「마음을 읽는 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출판

분당서울대병원(원장 백남종)이 환자와의 공감을 바탕으로 최상의 ‘환자경험’을 이끌어낸 사례 책자를 냈다. 의료 현장에서의 생생한 환자 경험과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 「마음을 읽는 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다. 책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가진 입장과 요구를 공감하고 이해해 나가는 사례를 다양한 관점에서 수록했다. ▲직원 에피소드 ▲환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불편사항 ▲의사가 기억하는 환자와 생생 인터뷰 ▲불편사항을 체감하고 개선한 사례 ▲환자가 이야기하는 칭찬과 감사 순으로 구성됐다. 책에서 병원은 단순한 환자(고객)의 만족을 넘어 진정한 ‘치유’라는 관점에서 인간적인 공감과 이해를 실천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환자경험을 제공해 나간다. 최근 ‘환자경험’ 혹은 ‘고객경험’이 중요한 경영 가치로 부상한 가운데 최상의 환자경험, 환자 중심의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 밖에도 병원이 환자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도 소개되고 있는 만큼, 환자경험 혁신을 시도하는 병원에게 유용한 벤치마킹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남종 원장은 “심신이 지친 환자들과 보호자, 그리고 늘 환자들의 곁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의료진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치호기자

시련을 버티게 하는 힘, 파울로 코엘료 '다섯번째 산' 외

‘이기지 못할 시련은 없다’는 말이 와닿는 시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련을 겪은 이들이 많지만 힘을 내 고통을 이겨내려는 이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위기의 순간에 무너지지 않는 법을 책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많은 작가들이 시련을 버티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 다섯번째 산 『다섯번째 산』은 소설 『연금술사』의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가 지난 1996년에 펴낸 장편 소설이다. 1998년 영어 중역으로 국내에 소개됐으나, 문장을 현대적으로 다듬어 재출간했다. 작가는 비극과 시련을 벌로 여기지 말고, 도전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삶을 위해 이용하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성경에 등장하는 선지자 엘리야의 이야기에 문학적 상상을 더했다. 기원전 9세기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을 떠난 엘리야는 죽음의 위기에 처하며 올랐던 다섯 번째 산을 무사히 내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이후 엘리야는 갖은 수난과 고통을 거쳐 아크바르 도시에 남은 주민들과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며 자신을 주체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한 신의 사랑과 믿음을 깨닫는다. 『다섯번째 산』은 종교색이 짙은 소설로 평가 받지만, 위기의 순간에 무너지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보편적이고 진정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시간을 건너는 집 김하연 작가의 장편소설 『시간을 건너는 집』에서는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힘으로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준다. 책에는 4명의 청소년이 등장한다. 췌장암 말기인 어머니 곁에서 지쳐가는 선미, 학교 폭력 피해자인 자영, 어린 시절 부모의 방임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이수, 이들 3명과 비교해 완벽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강민이다. 과거·현재·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신비한 집에 모인 이들 4명은 어느 시간으로 갈지 고민한다. 그러나 결국 이기적인 마음을 버린 채 서로를 위한 선택을 한다. 김 작가는 상처 받은 이들이 시간을 건너는 집에서 위로를 주고받으며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상처 뿐인 고난 속에서도 사람은 사람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 선물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작가 스펜서 존슨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흔히들 답답함, 고난, 시련 등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비범하고 독특한 해법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주어진 ‘현재’가 일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선물임을 보여준다. 오늘에 집중하고,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한다. 좌절과 환멸로 가득 찬 세상을 마주한 어느 소년이 한 노인에게서 ‘현재에 존재하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소년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내일을 앞당겨 쓸 수 없고, 어제를 다시 쓸 수 없기에 오직 순간에 몰두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독자들은 마음이 팍팍한 순간, 이 책을 통해 오늘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김보람기자

한림대의료원, 의료 주춧돌 역사 '50년사' 발간

한림대학교의료원의 50년의 발자취를 정리한 책 ‘한림대학교의료원 50년사’와 ‘한림대학교의료원 병원사’가 발간됐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학교법인일송학원 도헌홀에서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윤희성 한림대학교의료원 상임이사, 최창식 전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림대학교의료원 50년사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50년사’에는 한림대의료원과 한림대의 설립자인 故 윤덕선 박사 의료 일생부터 1971년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설립으로 시작된 의료원의 50주년 여정이 담겨 있다. 책은 ▲제1부: 1970년대를 다룬 ‘도전의 시간’ ▲제2부: 1980년대~90년대를 다룬 ‘성장의 시간’ ▲제3부: 21세기~현재를 다룬 ‘응전의 시간’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의료원의 중요한 사건에 대한 개괄, 의료 활동과 의료진의 의학 성과, 사회봉사와 구성원의 생활·문화 등이 서술돼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병원사’에는 산하 5개 병원들의 역사, 의료 및 연구 성과, 사회봉사, 병원생활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1971년 한국전쟁 등으로 공공의료와 보건체계가 미비할 때, 의료 혜택이 적고 난민이 많은 서울 영등포 지역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을 세우며 시작했다. 당시 감염병이 유행하고 의료수요가 높아 병원은 정식 개원을 하기 전부터 무료진료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본격적인 의료복지 활동을 위해 자선병원을 설립, 1982년까지 총 6만2천명의 환자를 무료로 치료했다. 1978년에서 1982년까지 지원한 진료비는 10억6천500만원에 달한다. 국내 공공의료와 보건복지 수준의 전반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도 앞장섰다. 지역별 의료 수요도나 공중보건 현황이 전무하던 한국전쟁 직후부터 한림대학교의료원은 민간 병원에서 처음으로 인간과학연구소, 병원컨센스 등의 국내 보건실태 전문 조사분석기관을 설립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보건백서’ 등을 출판하는 등, 국내 보건복지와 의료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의료원의 봉사와 헌신의 역사는 다양한 복지관 및 한림화상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2022년 현재 한림대학교의료원에서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복지관은 신림종합사회복지관, 관악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 한림청소년복지센터,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화성시 동탄노인복지관 등이다. 또한 한림화상재단을 운영하며 화상환자의 치료뿐 아니라 삶으로의 복귀, 심신 건강 유지, 가족과의 관계까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50년사에는 과거뿐 아니라 미래 선도를 향한 발걸음도 담겨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디지털 첨단기술의 활용과 의술 혁신을 위해 ‘마이티 한림 (Mighty Hallym)’을 비전으로 삼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된 마이티 한림 제1, 2기에서는 전자의무기록, 경영정보시스템, 자료 관리 및 자원 관리 등 의료와 경영 전반에 걸친 병원 정보의 디지털 시스템 구축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마이티 한림 제3, 4기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세계화 시대 글로벌 플레이어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02년 미국 컬럼비아 의대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미국 코넬 의대, 미국 뉴욕프레스비테리안 병원, 스웨덴 웁살라대학, 핀란드의 오울루대학, 이탈리아의 파도바대학, 미국 UCLA메디컬센터, 일본의 나고야시립대학·나가사키대학·교토부립대학·동해대학·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베트남의 호치민 국립대학, 중국의 길림대학 등과 교류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진료·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마이티 한림’ 4기인 현재 한림대학교의료원은 100년을 향한 비전을 목표로 디지털과 AI시대에 적응하는 스마트 병원, 의료 데이터와 정밀 의학의 구현,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특허 등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 경영을 내걸고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찬 실무를 지휘한 윤희성 한림대학교의료원 상임이사는 “우리 의료원은 생명 보호, 의학 및 교육적 성과, 사회 공헌에 앞섰으며 무료진료와 자선‧사회봉사를 지속해 ‘함께 사는 사회’의 밑거름이 됐다”며 “숨은 거인으로 불리던 설립자처럼 한림대학교의료원 가족 모두가 숨은 거인으로서 큰 업적과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책 읽는 즐거움으로 풍덩!’…여름 휴가철 추천 도서

더위를 한 풀 꺾어줄 긴 장마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를 떠날 시간이다. 녹음이 우거진 숲으로, 시원한 파도가 치는 탁 트인 바다로 떠날 때 책과 함께 가는 것은 어떨까. 휴가지에서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여름 휴가와 어울리는 책을 소개한다. ■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는 강원도 속초에서 작가들이 사랑하는 서점으로 알려진 동아서점 대표 김영건의 독서 에세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는 저자는 책 속에 일과 삶, 사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담아냈다. ▲사람의 풍경, 서점의 초상 ▲읽는 마음 ▲책들이여, 맡기신 분들을 찾아가세요 등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서점에서 바라본 풍경,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 책방 지기로 경험한 사람들의 에피소드 등 소박한 일들을 흥미롭고 다정하게 풀어냈다. 독자들은 그가 만들어낸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바닷바람 부는 서점에 도착하게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책 속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책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동네의 후미진 골목길, 가정집들 사이에 동네 서점 하나가 들어선다. 휴남동 서점이다. 서점 주인 ‘영주’는 처음 몇 달 간 일은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책만 읽는다. 점점 공허한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 영주. 그 순간부터 서점은 사람과 감정, 저마다의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다. 황 작가는 크고 작은 상처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을 안식처로 삼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바리스타 ‘민준’, 로스팅 업체 대표 ‘지미’, 작가 ‘승우’, 단골손님 ‘정서’ 등 다양한 인물의 대화, 우정, 연대를 통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채워준다. ■ 숲 사용 설명서 ‘과학 지식을 감정으로 번역해 주는 자연 통역가’로 불리는 세계적 생태 작가, 페터 볼레벤의 『숲 사용 설명서』다. 그는 책 속에 숲을 보존하면서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담아냈다. 계절별로 숲에서 즐거움을 얻는 법, 아이들이 숲을 제대로 체험하고 배우는 법, 숲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숲에서 나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는 법 등 우리가 정말 숲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법을 일깨워주는 설명서다. 여기에 숲에 사는 곤충, 나무가 알려주는 숲에 대한 경고와 자연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가져온 부작용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올바르게 숲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숲의 즐거움을 발견하며 숲 산책자가 될 수 있다. 김은진기자

[이날e북] 역행자 外

일 년의 반이 시작되는 또 다른 계절 7월이다. 하반기를 맞이하는 기대감 덕분인지, 마음가짐을 다잡는 데 도움을 주는 전자책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네이버e북에선 『역행자』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가난을 극복한 저자 자청이 깨달은 인생 조언이 펼쳐진다. 그는 말한다. 정체성을 바꾸면 인생을 바꿀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 기회를 놓치면 계속 순리자로 살게 된다고 말이다. 그는 20대가 되자 다양한 책을 읽고 창업에 도전해 성공했다. 저자는 어느 분야든 왕초보의 수요가 분명히 있고, 조력자가 초보여도 상관없다는 점에 착안해 여러 컨설팅 비즈니스를 설계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 책엔 지난날의 삶을 다르게 만드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담겼다. 교보ebook의 베스트셀러 페이지에선 『멘탈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성공심리학 전문가 박세니는 이 책에서 실체가 없는 긍정주의 대신 실전에서 곧바로 성과를 내는 방법을 다룬다. 곱씹어서 계속 상상하고, 끊임없이 내면화해서 멘탈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실제로 성과를 보여준 자의 말만 철저하게 인정하고 따르면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매일 실천하고 스스로 멘탈 리허설을 이어나가면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예스24 화제의 ebook 코너에선 누군가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인 『기적일지도 몰라』가 주목 받고 있다. 영화 <동주>와 <박열>로 강인한 인상을 남긴 배우 최희서의 첫 산문집이다. 이 책에는 삶에서 찾아 오는 작은 우연들이 기적과 같은 환희로 바뀌는 순간들이 모여 있다. 한 배우의 작업노트이자 제작기일 뿐 아니라, 연극 공연을 올리거나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연출하는 등의 다양한 경험, 여성과 사랑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의 조각들이 스며든 삶의 단편집으로 보아도 좋다. 송상호기자

[이날e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外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다가도 하늘에 구멍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는 요즘이다. 고단한 일상에 생활고까지 겹치는데 날씨까지 말썽이라 여러모로 뒤숭숭한 6월의 마지막 주. 이 때문인지 전자책 플랫폼에서도 혼란 가득한 세상을 견뎌내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이 화제다. 경제, 자기계발, 에세이 등 각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ebook을 소개한다. 먼저 교보ebook에선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가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Fed(연준) 전문가 오건영 저자는 예측하기 힘든 격동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역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Fed가 지나 온 행보가 곧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인 셈이다. 저자의 해설을 듣다 보면 앞으로 그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우리가 적용해야 할 투자법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나갈 수 있다. 정재훈의 『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은 예스24 ebook 자기계발 분야 4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저자는 SNS 계정 ‘마인드셋’을 운영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살면서 겪는 인간관계를 다루면서, 팩트로 무장한 자존감 도둑들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무례한 상대를 계속해서 용인한다면 그 상대와는 건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없으니, 자신을 위해 더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알라딘 ebook 베스트셀러 3위를 차지했다.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가 쓴 이 책은 여러 매체에서 주목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저자는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추적한다. 그의 삶에서 생을 관통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파고드는 이야기는 마치 소설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를 이어간다. 무질서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인 이 책은 과학을 렌즈 삼아 사랑과 상실 그리고 혼돈을 응시하는 방법을 말한다. 송상호기자

책으로 배우는 ‘소통의 방식’…『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外

말하는 게 중요한 시대다.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오해를 줄이는 수단은 말이다. 하지만 소통이 절실한 요즘, 말은 많으나 대화가 부족한 시대이기도 하다. ‘세대 차이가 나서’, ‘할 말이 없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공통점이 없어서’ 등 여러 이유를 붙이며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소통하는 법을 책에서는 어떻게 다뤘을까. ■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마일스톤 刊)는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면서 깨달은 것에 대한 기록이자 좀 더 괜찮은 대화법을 고민 중인 저자 이진희의 이야기다. 라디오 PD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얘기를 나눴지만 매일 헛헛함을 느꼈다. 가족과의 대화는 빈곤했으며 직장에서의 대화는 피곤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로 상처 주지 않는 방법, 폭력적인 말로부터 나를 지키는 비폭력 대화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말, 상대방의 날카로운 말을 대응하는 법, 공감하는 대화 등 다양한 대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또한, 말이 누군가의 마음을 찌르는 칼이 될 수도,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약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고백을 읽으며 자신에게도 그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 감정 어휘 “짜증나.” 사람들이 보통 자신의 분노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불안, 초조, 분노, 우울, 자기 비하 등 다양한 감정을 안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루뭉술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데에 서투르다면 유선경 작가의 『감정 어휘』(앤의서재 刊)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감정에 알맞은 어휘를 붙이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모든 것은 나의 감정에서 시작되니 그 감정에 세세하게 이름을 붙이는 것을 권유한다. 또한, 온도, 통각, 촉감, 빛을 감정과 엮어 ‘내가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진단하게 한다. 자신의 감정을 세세하게 살피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적절한 어휘로 표현, 나와의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할 말은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독보적 유튜브 ‘희렌최널’의 첫 번째 책이다. 『할 말은 합니다』(유영 刊)에는 무례하게 선을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언어 습관이 담겨있다. 불쑥불쑥 선을 넘으며 막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미지근한 대답을 하는 등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언어 기술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호신의 기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쓸수록 자존감이 높아지는 말투, 내가 점검할 말투, 처음 만난 상대에게 건네는 말, 따뜻하고 생생하게 감정을 전하는 방법 등 뻔하지 않은 표현으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대화법의 모든 것을 담았다. 김은진기자

대변화 시대 속 물류의 미래를 제시하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우리나라의 생활물류는 우편서비스(1884년)와 철도소화물운송(1904년)으로 시작됐다. 1962년에는 노선정기화물서비스가, 1991년에는 택배서비스가 등장했다. 2019년 한 해 28억 개이던 택배 물량이 2020년에는 34억 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삶의 양적 질적 변화다. 이제는 생활 깊숙이 침투한 물류가 멈추면 의식주 전반에 걸쳐 우리들 생활도 멈추게 될 지경이다. 택배 서비스가 없다면 온라인 쇼핑 자체가 중단되고 퀵 서비스가 없다면 중국집,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 배달도 멈출 것이다. 최근 출간된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아웃소싱타임스 刊)는 대 변화의 시대 속 물류의 미래를 그려냈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산업 간 경계가 무너졌다. 따라서 산업 간 카테고리는 사라지고 동일 산업 내 경쟁도 무의미하게 됐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 등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과 기술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과 물류를 합세한 ‘신유통’을 표방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 등 ‘토탈 플랫폼 기업’과 쿠팡, 배달의민족 등 ‘전문 플랫폼 기업’이 이미 물류산업 영역을 깊숙이 침범해 있다. 그러면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책은 물류산업은 사라질 수도 있지만 물류가 없는 제조, 유통, 일상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다고 단언한다. 이제 물류는 별도의 산업이 아니다. 오히려 제조, 유통 등 모든 경제활동의 근간이자, 각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는 저자의 통찰이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의 저자 이상근(삼영물류 대표)은 군 복무 시 군수지원사령부에서 처음 물류(병참·로지스틱스)와 연을 맺었다. 한국에 물류학과가 신설되기도 전에 유통산업을 전공해 학위를 땄다. 이후 줄곧 물류 산업 현장을 지켜내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후즈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송상호기자

현실에서 벗어나 꿈같은 세상 펼치는 소설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外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 우리는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한다. ‘만약 내가~한다면’이라는 작은 상상으로 시작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한다. 상상이 실현되지 않지만 지루한 생활에 활력이 되기도 하며 무언갈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에서 마음껏 나래를 펼치게 하는 책들을 꼽아봤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창비刊)는 독특하고 다채로운 서사로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박서련 작가의 13번째 작품이다. 책 속 ‘나’는 신용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 한강에서 죽기로 결심한다. 한강 다리 위에 서서 뛰어내리지 못하고 울고 있던 나의 앞에 흰 옷을 입은 예언의 마법소녀 ‘아로아’가 등장한다. 아로아는 나에게 시간의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라며 기후 위기로 인한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함께 하자고 말하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책은 이후 ‘마법소녀’라는 상상에 신용카드, 전염병, 기후 재난 등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을 녹여냈다. 박서련 작가가 “각자 자신의 삶에서 마법 같은 기적을 간절히 바란다고 상상하는 일에서 출발한 셈”이라고 말한 것처럼 책을 통해 마법 같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수상한 중고상점 지난 2011년 미치오 슈스케가 나오키상 수상 직후에 출간해 이목을 끌었던 『수상한 중고상점』(놀刊)이 11년 만에 찾아왔다. 가게 운영엔 관심이 없고 어떤 사건에 휘말리기를 기대하며 엉뚱한 추리를 늘어놓기 바쁜 점장 ‘가사사기’와 장사 수완이 없어 매번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쓰는 ‘히구라시’는 작은 중고상점을 운영한다. 어쩐지 어설프고 어수룩한 사람들이 경영하는 이곳에는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각자의 고민과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 특히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다. 물건을 시장에 가지고 나오며 얽힌 사연과 아픔을 치유하고 그 과정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려냈다. 책 속 『수상한 중고상점』은 평범하지만 신비한 이력을 가졌다. 책을 덮고 나면 행복과 감동의 여운이 남는다.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허블刊)은 우다영, 조예은, 문보영, 심너울, 박서련 등 5명의 작가가 출간 예정작 5편의 프리퀄을 엮은 중·단편 SF 앤솔러지다. 이들은 각각 ‘긴 예지’, ‘돌아오는 호수에서’, ‘슬프지 않는’, ‘기억칩’,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이다음에 지구에서 태어나면’ 등 5편의 작품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들이 창조한 주인공들은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서로 사랑하고 연대한다. 그렇기에 책 속 인물들의 미래는 낙관적이고 희망적이다. 외계인, 괴물, 운석 충돌 등 SF 사건을 통해 혼란스러운 일상에서도 인간 사이에 차오르는 사랑과 우정, 서로의 문제를 깨닫고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준 5명의 작가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김은진기자

박지영 장편 '고독사 워크숍' 현실을 껴안고 삶을 견디는 이들의 이야기

주변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떠나는 것. 우리는 이러한 죽음을 고독사라 부른다. 뉴스 등을 통해 비춰지는 고독사는 말그대로 고독하다. 타인과의 교류가 오랫동안 끊겼거나 맞이한 죽음 역시 대부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세상에 알려진다. 주로 무연고 사망자 상당수를 고독사로 판단하는데, 2017년 무연고 시신은 2천8명에서 2020년 3천52명으로 약 52% 늘었다. 특히 40대 미만은 같은 기간 63명에서 102명으로 62%가량 증가했다. 이런 시대에 박지영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고독사 워크숍>(민음사 刊)은 다소 도발적이다. ‘오늘부터 고독사를 시작하겠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등장 인물들은 이런 초대 메일을 받는다. 민간 동물 보호 협회 정책 2팀에 근무하던 송영달도, 고결한 도지처럼 죽고 싶은 영우도 모두 평범한 이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메일을 통해 워크숍의 제안대로 ‘고독사 워크숍’ 참가 지원서를 쓴다. 애초부터 일상이 고독하거나, ‘자발적 실종’에 관심 가졌던 이들을 골라 초대장이 발송된 터였다. 고독사를 ‘원하던’ 혹은 ‘준비하던’ 이들은 고독사를 해야 하는 이유와 고독한 일상을 온라인으로 적어내야 한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고독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도서관의 책들에 그어진 밑줄을 포스트잇에 옮겨 적기, ‘오늘의 부고’ 작성하기, 매일 한 사람을 위한 농담 하나 만들기 등등. 소설은 고독사 워크숍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존엄한 죽음을 꿈꾸는 인물들의 어찌보면 시시하고 또 모순된 욕망이 13편의 옴니버스 형태로 펼쳐진다. 무너지는 듯한 일상을 살아내는 한 사람이 여기 있고, 또 비슷한 사람이 저기에 있으며, 누군가는 비좁은 방 안에서 그것들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은은한 연대와 위로를 보내는 데서 이 소설의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 “이럴 때일수록 탈모를 조심해야 합니다. 고독사는 슬퍼요. 그러나 대머리와 결합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머리로 고독사하는 한 이유가 무어건 당신의 고독사 원인은 오로지 대머리가 될 겁니다.” 고독사를 원하던 참가자들은 서로 피드백도 건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오히려 고독을 견디는 힘을 기르게 된다. 소설가 정이현은 “<고독사 워크숍>은 고독사를 피하는 법이나 고독사에 담담해지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어떻게든 삶을 견뎌 내는 무형의 기술을 연마하고 동료의 연습 과정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하는 학교”라며 “문학의 힘과,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 독서였다"라고 평했다. 13편의 옴니버스는 결국 현실을 껴안고 무한한 상상을 펼치며 희망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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