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책들 잇단 출간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채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신경숙 모르는 여인들 작가의 말 中고독하고 외로운 이들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이야기하며 이들을 위안하는 책이 이따라 출간됐다. 신경숙과 한강, 일본의 대표 여류작가 오가와 요코가 각각 신작 소설집과 소설을 내놓았다. 이들 신작은 별다를 것 없이 제각각 살아가는 현대인이 보이지 않게 어깨를 맞대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쓸쓸하고, 우울한 일상을 달랜다. 섬세하고 절제된 언어로 일깨우는 책읽기의 즐거움도 쏠쏠하다. ■모르는 여인들(신경숙 著/문학동네 刊)2003년 펴낸 종소리 이후 팔 년 만에 내놓은 여섯 번째 단편집.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쓰는 사이사이 집필했다.책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은 세상의 중심부에서 벗어나 주변을 떠도는 잘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그려냈다. 군중 속에서 곧잘 묻혀버리는 익명의 인물들은, 현대인이 되어가며 잃어버린 따뜻한 체온과 연민을 지니고 있다. 지난 팔 년 중 작가가 가장 침울하고, 내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써낸 글들로 외롭고 슬픈 이들의 어깨를 토닥인다. 값 1만2천원 ■희랍어 시간(한강 著/문학동네 刊)희랍어는 고대그리스어를 칭하는 것으로 지금은 통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는 죽은 언어라고 표현한다. 소설은 원인 없이 말을 잃고 하지 못하게 된 여자와, 점차 볼 수 없게 된 남자의 이야기다. 죽은 언어를 가르치는 남자와 이를 배우는 여자가 만나 서로의 기척을 느껴가는 과정을 담았다. 무언가를 상실해버린 이들의 서툴고 조심스러운 만남은 차가운 공기를 천천히 덥힌다.자세하고 세밀한 설명보다는 기미와 흔적을 느껴가며 하나의 단단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느낌이다. 더하고, 덜함 없이 적절한 감정과 고르고 고른 단어는 국내소설을 읽는 일종의 쾌감을 준다. 값 1만원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오가와 요코 著/현대문학 刊)일본의 대표적 여성 작가 오가와 요코의 장편소설. 소설속 주인공은 열한 살 몸으로 성장을 멈춘 소년이다. 소년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체스를 두며 아름다운 기보를 남긴다. 위아래 입술이 붙은 채 태어난 고독한 소년은 소녀 미라와 코끼리를 친구삼아 지낸다. 모습을 보일 수도 없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체스판 밑에서 체스를 두면서도 누구를 만나든 시와 같이 아름다운 기보를 남긴다. 심원한 체스의 세계에는 이뤄지는 마음과 마음의 소통이 있다.현실과 공상이 신비하게 뒤얽힌 내용은, 소년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삶을 섬세하고 기품 있는 문체로 그렸다. 값 1만3천원성보경기자 boccum@kyoenggi.com

[라이프/출판]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화성 출신 중견 시인 최정례씨(56)가 5년 만에 낸 새 시집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문학과지성사刊)를 펴냈다.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유머와 냉소를 오가는 독특한 시상을 전개해온 시인은 한층 넓어진 시적 세계 속에서 지리멸렬한 일상의 시간들을 깊숙이 탐색해 왔다. 4부에 걸쳐 모두 54편의 시가 담긴 이번 시집에서 최씨는 예전의 능청스러움이 줄어드는 대신 기억의 편린과 겹침의 통증을 전작보다 더욱 첨예하게 드러낸다. 기억을 통한 현실의 재구성과 거리두기에 관심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유머와 냉소를 포갠 시상은 여전하다.하긴 나도 새끼를 들쳐 업고/ 이러저리 숨차게 뛰었지만/ 그렇다고 내 속에 캥거루가 있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요 (중략) 나는 가끔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캥거루 주머니에 빗물이 고이면 어쩌나 하는 식으로/ 우리 애들이 살아갈 앞날을 걱정하지요(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부문)최정례는 시력 20년 동안 꾸준히, 스스로와 싸워 변화해온 시인이다. 그리고 그의 다섯번째 시집인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는 그 치열함의 과정이다. 마치 첫 시집을 대하듯. 마치 처음 세계와 세계의 질서를 대하듯, 조심스럽게, 하지만 분명하게 발을 내딛는 시인의 행복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최정례의 다섯 번째 시집에는 특유의 시치미떼기와 능청스러움이 줄어드는 대신, 시간성의 뒤섞임과 교착 상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주 드러난다며 목소리의 간절함도 출현했다고 지적했다. 값 8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이 주의 새로 나온 책

●빨간수염 연대기(김영주著/문학과지성사刊)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책을 구해 읽고, 쟁점을 논했을까. 빨간수염 연대기는 많은 사람의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책장수 조생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사건 위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동화다. 독특하고 기이한 실존인물 조생의 이력과 인생을 중심으로, 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책에는 빨간 수염을 휘날리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책을 전달하고 다녔던 조생의 발자취마다 고서의 향취가 듬뿍 배어 있다. 아울러 1745년부터 1876년에 이르기까지 120여년에 걸쳐 일어난 조선 후기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과 문화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엮어 읽는 재미에 더해 역사 공부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값 9천원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책을 구해 읽고, 쟁점을 논했을까. 빨간수염 연대기는 많은 사람의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책장수 조생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사건 위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동화다. 독특하고 기이한 실존인물 조생의 이력과 인생을 중심으로, 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책에는 빨간 수염을 휘날리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책을 전달하고 다녔던 조생의 발자취마다 고서의 향취가 듬뿍 배어 있다. 아울러 1745년부터 1876년에 이르기까지 120여년에 걸쳐 일어난 조선 후기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과 문화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엮어 읽는 재미에 더해 역사 공부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값 9천원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내 삶은 괜찮은 것이다(데비포드著, 한정은易/위즈덤하우스刊) 내 인생이라는 배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순항하고 있는가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며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질문하기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인성변화 전문가이자 생활 컨설턴트로 경험을 쌓아온 저자가 사소한 것부터 인생의 심각한 여러 측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인생에 대해 질문한다. 뒤이어 질문마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나를 향한 질문들을 설명하는 책으로 조금 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지지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다. 값1만800원●여섯 살(낸시 휴스턴著, 손영미易/문학과지성사刊) 프랑스의 권위 있는 상인 페미나 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캐나다 출신 작가 낸시 휴스턴의 2006년 페미나 상 수상작이다.2004년 여섯 살 솔의 해설을 시작으로, 82년 손의 아빠 랜돌, 62년 랜돌의 엄마 세이디, 그리고 44년 세이디의 엄마 크리스티나의 이야기 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여섯 살에서 일곱 살로 넘어가는 한집안 네 세대에 걸친 아이들의 이야기는 각 시대를 특징짓는 역사적 사건과,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치명적 결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 가족을 중심으로 거대한 현대사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값1만2천원●절하고 싶다(함민복著/사문난적刊) 시인 함민복이 특유의 서정성과 따뜻함을 담아 시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됐던 77명 시인의 시 77편에 감상평을 곁들여 엮은 것. 이미 눈물은 왜 짠가(2003), 미안한 마음(2006) 등의 에세이집을 통해 산문의 아름다움과 정수를 펼쳐보인 시인은 시와 산문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독자들을 일상의 관점에서 친밀하게 느끼도록 하는 한다. 자신에게 강렬히 각인됐던 시를 모은 시인은 시를 이정표 삼고 시 구절을 멘토 삼아 살아왔을 타 시인의 시를 통해 내 영혼의 지적도가 그려진 느낌이라 쑥스럽다고 고백한다. 그의 말마따나 함민복의 내면 풍경과 궤적을 그대로 반추해낸 책이다. 값 1만원

[라이프/출판]무라카미 하루키의 발자취를 찾아…

소설가란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은 조금만 내리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인간입니다.소설과 소설 사이의 농한기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을 펴냈다. 소설도 수필도 아니다. 픽션이라는 형식으로는 다 주워 담을 수 없는 자잘한 세상사도 조금씩 찌꺼기로 남기 때문에 펴냈다는 신간은 여러 책의 서문, 해설, 인터뷰 질문과 대답, 각종 인사말, 짧은 미발표 소설 등으로 구성됐다. 잡다한 글들을 철저히 모았다고 해서 제목도 잡문집이다. 하루키의 신간이나, 소설이 아니더라도 에세이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갸우뚱한 책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혹은 조금 더 알고 싶었던 하루키의 세계가 정갈하게 들어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의 말마따나 미덥지 않은 자신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내는 의미가 있다는 그의 말마따나 서른 해 작가 생활의 발자취와 여정을 충실히 담았다.책은 하루키가 손수 엄선한 69편의 미발표, 미수록 산문으로 꾸려졌다. 전체가 열 개의 범주로 나누어졌는데, 서문 해설, 질문과 그 대답 등 영역이 분명한 범주가 있는가 하면, 음악에 관하여,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과 같이 주제가 같은 글을 묶기도 했다.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잡문집의 구성이 학술적 분류가 아닌, 어디까지나 그냥 왠지라는 느낌상의 구분이라는 그의 설명이 참으로 하루키답군하고 끄덕일 법도 하다.각종 상의 수상인사말, 낯을 많이 가리는 그가 다른 작가를 위해 쓴, 흔치않은 서문, 좋아하는 재즈 등 음악에 관한 글, 다른 이의 책을 번역할 때와 자신의 책이 번역될 때의 입장 등이 그냥 왠지 어울릴법한 순서로 나열돼 있다.군더더기 없는 구성이지만, 글마다 짤막한 설명을 다는 친절함은 잊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가 하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는 복주머니를 열어보는 느낌으로 읽어달라는 저자의 말처럼 부담없이, 책장을 넘겨보자. 평범함을 지향하는 비범한 작가의 잡다한 심경이 소설과는 또 다른 흥미로 다가올 것이다. 값 1만4천800원■무라카미 하루키는작가생활 30년을 넘어선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품 50여 편이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명실상부한 세계적 작가다. 1979년 바라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이래 국내에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킨 노르웨이 숲, 아시아 작가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즈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해변의 카프카,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킨 1Q84 등 발표한 작품마다 화제와 인기를 끌어모았다. 신비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소설과 개성적이고 친숙한 문체의 수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라이프/출판]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시대의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911 테러와 관련해서 쓴 논문 다섯 편을 엮은 책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자음과 모음 刊)가 번역출간됐다.책은 911 테러라는 사건 너머 직시해야 할 세계화 자본주의와 미국 패권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지젝은 책을 통해 911 테러에서 읽어내야 할 진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911 테러 이후 미국적 입장을 반영한 악의 축이니 무한한 정의니 하는 말에 길들여지고, 어느 사이엔가 테러리즘에 이슬람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하지만 지젝은 그것을 놓친 기회였다고 말한다.지젝이 보기에 911 테러는 안온한 삶을 깨뜨리는 악이 아니었다. 마치 19세기 산업사회의 몰락을 드러내는 타이타닉호의 침몰처럼, 자본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는 자기파괴적이고 상징적인 사건이었던 것. 지젝의 말처럼 9월 11일, 미국은 자신이 그 일부로 속해 있는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것을 잡지 않았던 것이다.지젝이 이 책에 담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당신은 지금의 안전하지만 통제되는 삶에서 한걸음 밖으로 빠져나올 용기가 있는가? 아니면 자본주의 매트릭스의 안온한 삶에 머물면서 호모 서케르나 최후의 인간으로 살아가겠는가?지젝은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처럼 독자에게 빨간 알약을 건네면서 그것을 삼키고 밖으로 걸어나와 자신이 주인인 삶을 살라고 권하고 있다. 옮긴이 이현우김희진. 값 1만9천원윤철원기자 ycw@ekgib.com

수험생 읽을만한 책

수능을 마친 수험생에게 3달여의 여유가 주어졌다. 자격증 준비는 또 다른 공부의 연속이고, 여행은 거창한데 마냥 놀기는 불안하다면 독서는 어떤가. 교과서와 참고서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를 알고, 경제의 맥을 짚으며 지적인 대학생 초읽기에 들어가 보자. 시험 준비를 위해 우격다짐으로 책을 읽어대던 예전과는 다른, 여유로운 독서의 참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이슈와 쟁점(김성기著/아르케刊) 제목 그대로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개념, 이슈, 실천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위한 지침서다. 사회적 기업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훑어 내려오며 관련 제도 및 정책, 특성과 지배구조, 노동, 지속가능성을 주제별로 다루고 그 의미와 쟁점을 파고든다. 사회적 기업 분야의 연구자이자 행동가로, 성공회대학교에서 논문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 연구: 다중 이해당사자 참여를 중심으로(2010)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사회적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박사논문을 비롯해 학술논문, 토론회와 잡지 기고문 등을 재구성했지만, 유기적으로 엮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수험생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최근 빼놓을 수 없는 이슈인 사회적 기업을 샅샅이 살필 기회가 될 것이다. 값 1만9천원 ■인류사를 바꾼 100대 과학사건(이정임著/학민사刊)과학이론과 발명품 중 인류에 중요한 획을 그은 100대 사건을 다뤘다. 인류가 어떻게 자연의 신비를 알아내고, 새로운 것을 발명해 왔는지, 과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포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과학 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과학의 발전 과정을 시간별로 조망해 볼 수 있게 했으며, 새로운 과학 이론이 발견됨에 따라 이가 상용화되어 새로운 발명품으로 등장하게 된 기술의 발달단계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현직 과학교사가 과학에 대한 관심, 과학에 대한 열린 사고를 꾀하며 집필한 글로, 과학상식을 확대하기 제격이다. 값 1만5천800원■달러 제국의 몰락(배리 아이켄그린著, 김태훈易/북하이브刊)국제금융의 권위자인 저자가 1차 세계대전 전까지 벨기에 프랑보다 못했던 달러가 국제통화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경위를 추적한다. 또, 달러가 국제통화의 위상을 잃어버릴 경우 세계경제 전반에 미치게 될 영향과 국제통화시스템의 변화를 예측한다. 경제대란으로 달러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우려가 난무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세계 최대 금융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시장 공황이나 정치적 분쟁 때문에 달러가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국외자본이 달러의 폭락을 막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달러의 흥망성쇠를 생생하게 기술하고, 금융 패권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국제통화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거시적 안목을 제시한다. 값 1만6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라이프/출판) 문학나들이-토마와 아멜리

아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또는 죽음의 경험은 인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너무 쉽게 아이의 슬픔을 지나쳐서는 안되는 이유다.첫 소설 C번 층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다수 집필해온 프랑스 작가 모카의 신간 토마와 아멜리(문학과 지성사 刊)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아이답게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은 따뜻한 이야기다.책은 사랑하는 사람이 비워 놓은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 주는 과정을 통해 만남과 이별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희망임을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의 슬픔을 치유하고 죽음에 대해 건강한 인식을 갖게 해준다.죽는 게 뭐야?라고 물어 오는 아이에게, 아직은 몰라도 되!라고 하지 않고, 죽음이나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고 희망이란다라고 속삭여 주는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읽고 슬픔에 빠진 아이를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이 책은 뒤몽 할머니를 잃어버린 어린이 토마가 할머니가 살던 집에 이사 온 새로운 이웃 아멜리네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뒤몽 할머니가 좋아하던 모란 대신 장미를 심으면 안 된다며 새집 정원을 파헤치기도 하고, 귀신이 나오는 집이라고 헛소문을 내는 등 토마의 행동 속에서 할머니의 죽음을 아이다운 유쾌함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책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고, 이별 뒤에 찾아오는 새로운 만남을 받아들이는 토마를 통해 슬픔이 치유되는 과정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담아냈다.책의 그림은 맨발, 가족 이야기 등을 그린 프랑스 작가 메트 이베르가 그렸다. 옮긴이 안의진. 값 7천원윤철원기자 ycw@ekgib.com

[새로나온 책] 무지개 끝 마을의 비밀 외

■무지개 끝 마을의 비밀(아리스가와 아리스著, 김은모易/학산문화사刊)어떻게든 추리작가가 되고픈 12세 소년 슈스케는 형사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동급생 유키와 무지개 끝 마을에 있는 미사토의 별장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기로 한다. 무지개와 관련된 일곱 가지 전설이 있는 마을은 고속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 간 대립이 심하다. 이 가운데 마을에서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데.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신 본격 추리소설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오른 저자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추리 소설을 통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값 1만3천원 ■굿 워크(E.F.슈마허著, 박혜영易/느린걸음刊)역사상 가장 창조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슈마허가 평생에 걸쳐 기존 경제학과 기술, 이를 떠받쳐 온 가치체제에 대해 근원적 도전을 던지며, 우리를 지속 가능한 삶으로 이끄는 탐색 한다. 슈마허의 최후 강연록을 엮은 책은 문명비판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현대 산업문명이 저지른 4대 죄악을 밝혀내며, 그중에서도 인간의 노동을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만들며, 인간의 총체적 본성 중 극히 일부분만 사용해 삶을 타락시킨 것이 산업사회의 가장 큰 죄악이라고 선언한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통해 생각의 전환을 꾀한다. 값 1만5천원 ■다윈과 함께 떠나는 진화여행(마라 돔페著, 조성윤易/산하刊)과학을 좋아하는 소녀 앨리스는 진화론에 관한 과학 시험을 앞두고 있다. 시험 걱정을 하다 잠이 든 앨리스의 꿈속에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이 나온다. 앨리스는 다윈과 탐사 여행을 떠나고, 다윈이 겪었던 여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듣는다. 때로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때로는 재미있는 과학 수업을 하듯 자신의 삶과 생각을 설명하는 다윈을 통해 앨리스는 자칫 어려운 수 있는 과학이론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어린이의 시선에 맞춘 질문과 설명, 만화풍으로 곁들여진 그림이 과학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간다. 값 1만원 ■방랑 백수, 세계일주로 5천억 부자 되다(나카무라 시게오著, 서혜영易/김영사刊)30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 해고되고, 중년의 나이에 백수가 된 한 남성이 여행가방을 꾸리고 전 세계여행을 떠났다. 이후 홀로선 지 불과 4년 만에 5천억 규모의 회사로 다시 일어선다. 일본 최초의 희귀금속 전문회사 어드밴스트 머터리얼 저팬을 이끄는 저자가 그 주인공으로 방랑정신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한 인생관과 성공담을 다뤘다. 무려 90여 개국 이상의 나라를 방문하며, 세계를 상대로 한 협상의 비밀을 담은 책은 도전과 열정의 가치를 되새겨준다. 값 1만1천원

(라이프/책마을) 빨간수염 연대기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책을 구해 읽고, 쟁점을 논했을까. 빨간수염 연대기(문학과 지성사 刊)는 많은 사람의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책장수 조생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사건 위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동화다.소맷부리에 책 여러 권을 넣고 다니며, 책이 필요한 곳이면 먼 길도 마다치 않고 한걸음에 달려간 조생은, 지식인에서 기녀에 이르기까지 신분과 연대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책을 전한 진정한 책장수다.독특하고 기이한 실존인물 조생의 이력과 인생을 중심으로, 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아울러 1745년부터 1876년에 이르기까지 120여년에 걸쳐 일어난 조선 후기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과 문화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엮어 읽는 재미에 더해 역사 공부의 기회까지 제공한다.빨간 수염을 휘날리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책을 전달하고 다녔던 조생의 발자취마다 고서의 향취가 듬뿍 배어 있다.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기생에게 권해 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 열심히 무예를 익히던 어느 산골 소년에게 쥐여준 병서 기효신서,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다양한 분야의 책과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을 책에 가까이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수백 년 전 옛날, 책이 백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삶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어 나갔는지를 알아가다 보면,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게 된다. 조생이 전해주는 명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값 9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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