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책마을) 빨간수염 연대기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책을 구해 읽고, 쟁점을 논했을까.

 

‘빨간수염 연대기’(문학과 지성사 刊)는 많은 사람의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책장수 ‘조생’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사건 위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동화다.

 

소맷부리에 책 여러 권을 넣고 다니며, 책이 필요한 곳이면 먼 길도 마다치 않고 한걸음에 달려간 조생은, 지식인에서 기녀에 이르기까지 신분과 연대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책을 전한 진정한 책장수다.

 

독특하고 기이한 실존인물 조생의 이력과 인생을 중심으로, 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아울러 1745년부터 1876년에 이르기까지 120여년에 걸쳐 일어난 조선 후기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과 문화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엮어 읽는 재미에 더해 역사 공부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빨간 수염을 휘날리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책을 전달하고 다녔던 조생의 발자취마다 고서의 향취가 듬뿍 배어 있다.

 

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기생에게 권해 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 열심히 무예를 익히던 어느 산골 소년에게 쥐여준 병서 ‘기효신서’,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다양한 분야의 책과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을 책에 가까이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수백 년 전 옛날, 책이 백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삶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어 나갔는지를 알아가다 보면,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게 된다. 조생이 전해주는 명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값 9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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