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출판) 문학나들이-토마와 아멜리

아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또는 죽음의 경험은 인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너무 쉽게 아이의 슬픔을 지나쳐서는 안되는 이유다.

 

첫 소설 ‘C번 층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다수 집필해온 프랑스 작가 모카의 신간 ‘토마와 아멜리’(문학과 지성사 刊)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아이답게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은 따뜻한 이야기다.

 

책은 사랑하는 사람이 비워 놓은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 주는 과정을 통해 ‘만남과 이별’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희망임을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의 슬픔을 치유하고 죽음에 대해 건강한 인식을 갖게 해준다.

 

‘죽는 게 뭐야?’라고 물어 오는 아이에게, ‘아직은 몰라도 되!’라고 하지 않고, ‘죽음이나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고 희망이란다’라고 속삭여 주는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읽고 슬픔에 빠진 아이를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이 책은 뒤몽 할머니를 잃어버린 어린이 토마가 할머니가 살던 집에 이사 온 새로운 이웃 아멜리네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뒤몽 할머니가 좋아하던 모란 대신 장미를 심으면 안 된다며 새집 정원을 파헤치기도 하고, 귀신이 나오는 집이라고 헛소문을 내는 등 토마의 행동 속에서 할머니의 죽음을 아이다운 유쾌함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고, 이별 뒤에 찾아오는 새로운 만남을 받아들이는 토마를 통해 슬픔이 치유되는 과정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담아냈다.

 

책의 그림은 ‘맨발’, ‘가족 이야기’ 등을 그린 프랑스 작가 메트 이베르가 그렸다. 옮긴이 안의진. 값 7천원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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