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예비 예술인’들이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특별한 전시를 열었다. 있는 그대로의 기능에서 벗어나 ‘사물, 현상’ 등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이 한 데 모였다. 경기문화재단은 ‘예비예술인 창작시연 공간지원사업’으로 올해 ‘2기적팩토리’의 전시를 선정, 지난 1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디자인1978 전시실A에서 ‘개는 뼈다귀를 훔쳤다’ 전시를 열고 있다. 예비예술인 창작시연 공간지원사업은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콘텐츠를 전시할 공간이 없는 경기도내 예비 예술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경기상상캠퍼스의 장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학에서 문화예술 관련 전공을 했지만, 학교 선생님 등 다른 직업활동을 하다가 다시 예술활동을 이어가는 작가 10명의 작품 61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이솝우화 ‘욕심 많은 개’의 이야기를 통해 기획됐다. 욕심을 부려 뼈다귀를 놓친 개의 행동을 해석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 단편적이고 국한됐음을 알려준다. 최영귀 작가는 사별한 남편의 옷가지, 벨트 등의 유품을 오브제로 사용한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사냥을 즐겼던 남편의 옷을 사냥터 여기저기에 걸어 그리움을 표현한 ‘Woods’, 최 작가의 뒷모습에 남편이 사냥한 동물의 뿔을 오브제 한 ‘A deer’ 등이다. 작가는 흘러가는 과거의 시간, 변형되는 사랑과 기억 속 작가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한희준 작가는 ‘Plastic’ 등 찌그러진 플라스틱을 활용한 작품들을 내걸었다. 언뜻 보면 각종 물병·음료수병을 스케치한 그림 같지만, 찢기고 뜯긴 플라스틱을 촬영한 사진이다. 그는 편리함을 가져온 동시에 재앙을 가져다 준 물질로 플라스틱의 속성을 부각했다. 특히 플라스틱을 촬영한 뒤 프린트 해 감광액과 인화지를 만들고, 색을 입히고 덜어내는 과정을 거치는 ‘검 바이크로메이트(Gum Bichromate)’ 기법을 활용했다. 이미경 작가는 사진과 트라우마의 접점을 영민하게 활용했다. 이 작가는 설치 작품 ‘기억 보자기’를 통해 어머니에게 닥쳤던 큰 사고를 직면한 뒤 자신에게 남은 트라우마를 중첩시켰다. 오랫동안 모아둔 어머니의 사진을 얇은 천에 인화해 보자기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냈다. 특히 조정호 작가는 소리와 주파수가 일으킨 파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THE MOMENT’를 선보였다. 작품은 눈, 비, 바람, 번개 등 자연 현상을 모티브로 해 영상을 재구성하고, 소리의 파편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레이저빔을 합성해 평면적인 스크린을 입체 공간으로 확장함으로써 시각 효과를 넘은 공감각적인 체험을 가능케 했다. 전시에선 이 외에도 김희곤, 류엘리, 이인화, 이혜정, 정현주, 한영숙 작가의 설치미술, 사진, 팝아트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미경 ‘2기적팩토리’ 대표는 “작가들이 오랜 기간 작품활동을 하지 않다가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되면서 마련된 전시라 큰 의미가 있다”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남들과 다른 시선, 다양하게 생각하는 사고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년(萬年)의 수(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으로 정조가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지은 곳이자 혜경궁의 성대한 회갑연이 열렸던 화성 행궁의 ‘봉수당’. 그 인근에 위치한 한 지하연습실에서 지난 15일 오후 7시께 봉산탈춤보존회, 배우, 전통무용가, 곡예사 등 각양각색의 예술인이 모였다. 흥이 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곡선의 전통 무용과 직선의 절도 있는 무예가 한바탕 어우러졌다. 발차기를 선보이며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던 무관들 뒤로 정조와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등장했다. 울부짖는 목소리로 갈등을 빚는 모자의 모습은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들고, 순식간에 200여년 전 조선의 그날로 몰입시켰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23~24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전통예술 창작극 ‘해후’를 선보인다. 이날 연습실에선 ‘해후’ 무대에 오르는 출연진들이 공연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해후’는 화성행궁에서 8일간 벌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전통무용, 무예, 극, 곡예 등이 어우러진 총체극이다.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공표하면서 끊임없는 암살 시도를 받은 정조, 아들과 지아비 중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혜경궁 홍씨가 주인공이다. ‘해후’의 제작단체 아트컴퍼니 ‘예기’의 수장이자 공연의 예술감독 및 총연출을 맡은 안영화 대표는 “지극히 로컬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표현했다. 이 모든 이야기에 수원 화성이라는 공간의 존재가 가진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1776년 영조대왕이 붕어하고 세손 이산(정조)은 조선의 제22대 왕으로 등극해 자신이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세상에 널리 알린다. 이는 노론의 세력을 자극하게 되고, 계속된 암살 시도의 배후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가문이 연루되며 조정엔 피바람이 분다. 하지만 정조는 보란듯이 사도세자의 묘를 화산(현재의 화성)으로 이전하고, 수원에 화성을 건설한다. 1795년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으로 향한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에 참배하고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을 열기까지, 가장 존귀한 왕가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엔 갈등과 반목 속에 사랑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영화 대표는 “당시 왕의 행차 자체가 백성에겐 크나큰 축제이자 행사”였다며 “수원으로 떠나는 정조의 모습, 왕의 행차를 구경하고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백성, 회갑연을 준비하는 여령, 장용영의 군사 등의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전통 한국무용수들뿐만 아니라 배우, 곡예·탈연희·무예 등의 연희팀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을 한 데 모았다. 왕실의 얼굴뿐만 아니라 나라의 축제를 준비하고 즐기는 백성의 모습을 그대로 불러왔다. 극의 절반 이상이 퍼포먼스로 구성된 것도 이러한 이유다. 봉수당 진찬연이라는 전통을 얼마만큼 해체하고 확장했느냐는 이번 공연의 핵심이다.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무예팀 ‘라온제나’는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영 병사들의 무예를 펼치고, 예기 소속의 무용팀은 봉수당 진찬연을 준비하는 여령의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우리나라 1세대 곡예사 안재근은 ‘산악백희’라는 전통의 마술을 펼친다. 수원의 낙성연 그림에서 호랑이탈, 사자탈의 연희의 기록은 봉산탈춤보존회를 통해 재현됐다. ‘해후’는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 이후 6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나게 됐다. 시간이 흐른 만큼 작품엔 세련미가 더해졌다. 안 대표는 “과거에는 회갑연이 벌어졌던 봉수당 실제 현장에서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그때의 감동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영상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현대의 기술을 접목한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공연을 앞둔 배우들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2016년 초연부터 정조로 작품에 참여한 정의갑 배우는 “정극만 임하다 다양한 장르의 이들과 함께한 것은 신선한 자극”이었다며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다시 많은 분들께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지역이 안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쉽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등 대중적인 접근방식을 많이 고려한 작품”이라며 “많은 분들께서 편안하게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 소리꾼이 주류인 경기민요에서 남성 소리꾼만으로 꾸며진 경기민요 공연이 오는 16일 덕수궁 석조전에서 개최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16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경기민요 공연 ‘남자경기소리, 고만고만’이 열린다고 13일 전했다. 그동안 경기민요는 국악 분야 중 삶의 애환을 담아낸 노랫가락으로 높은 인기를 누린 전통 민요다. 경기민요를 다양하게 재해석하며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이희문 소리꾼(국가무형유산 경기민요 이수자)이 기획을 맡아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대체로 여성 소리꾼이 주류였던 공연과는 다르게 남성 소리꾼으로만 꾸며진다. 서울시무형유산 제21호인 ‘휘몰이잡가’ 이수자인 조원석 소리꾼을 비롯해 국가무형유산 경기민요 전수자인 김주현·이채현·남경우 소리꾼, 국가무형유산 서도소리 전수자인 양진수 소리꾼 등 남성 소리꾼 5인은 경기민요의 백미로 꼽히는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을 특유의 맑고 화려한 가락과 경쾌한 소리로 들려줄 예정이다. 장구,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등 악기 연주는 전통 음악집단 ‘샛’이 맡는다. 공연 관람은 선착순 70명까지이고 궁능유적본부 통합 누리집 홈페이지에서 14일 오전 11시부터 접수한다. 관람비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이나 전화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는 “이번 공연은 대한제국기 대표적 서양식 건물인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다. 관람객들은 대한제국 황실의 품격을 느낌과 동시에 국악의 흥과 멋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문화재단이 명화와 해설이 있는 ‘2024 브런치 콘서트-전람회 속 멜로디’ 시즌2를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전람회 속 멜로디’는 4회차 전석 높은 티켓 예매율을 기록하며 용인문화재단의 대표 상설 기획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오는 3월 30일 오전 11시 용인시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꺼지지 않는 빛,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총 6회의 공연을 펼친다. ▲4월 27일 ‘꿈과 사랑의 화가, 마르크 샤갈’ ▲5월 25일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9월 28일 ‘영원한 황금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10월 26일 ‘상상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11월 30일 ‘현대미술의 아버지, 파블로 피카소’가 이어진다. 이서준 도슨트가 해설을 맡아 반 고흐, 마르크 샤갈 등 인상주의 화가의 삶을 이야기 한다. 또 트리니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단원들로 이뤄진 앙상블 트리니티가 그 시대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해 음악과 미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전석 1만5천원으로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상반기(3~5월) 공연 티켓은 13일 오후 1시부터 용인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전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하고 있다.
“자네는 왜 요리사라는 힘든 길을 선택했나?” 한 때 몽블랑 레스토랑은 국내 최고의 정통 프랑스 음식점으로 드높은 명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의 영광일 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몽블랑은 조금씩 도태되며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던 몽블랑에 요리 경연대회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위기에 처한 몽블랑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6일 수원시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시연회를 마친 2024 수원시립공연단의 찾아가는 예술무대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심각한 경연난을 극복하기 위한 몽블랑 레스토랑 직원들의 갈등과 극복, 화합을 다룬 뮤지컬이다. 수원시립공연단은 문화예술을 통해 조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고민해 보는 ‘무대예술을 활용한 인식개선 사업’이자 민선 8기 핵심 과제인 ‘기업활성화’의 일환으로 이번 공연을 선보인다. 리더십·소통 등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기획된 공익적 목적의 예술무대 프로그램으로, 관내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등은 무료로 추진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입사해 아직은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신참 막내 직원부터 한 때는 최고의 요리사이자 1인자를 꿈꿨지만 반복되는 업무에 지친 중간급 요리사들, 미각을 잃고 매일 술로 보내는 주방장, 레스토랑 운영을 책임지는 지배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젊은 시절 청춘을 바친 레스토랑에서 점점 빛이 바래지던 주방장은 생기로 가득 찬 신참을 보며 자신이 왜 요리사가 되고자 했는지 잊고 있던 꿈을 되살려 본다. 결국 초심과 마주한 그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변화한다. 작품은 몽블랑 레스토랑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다루지만 작품 속 이야기는 ‘K-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두고도 각기 다른 구상을 하는 직원들 간의 갈등, 부서 간 갈등을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또 신참부터 중간급 직원, 부장급 관리자, 경영자의 이야기까지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다루며 다양한 조직원의 입장을 대변한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문화예술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때로 몇 시간짜리 강연보다 강하다”며 “조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화합해야 한다는 조직문화 인식개선 교육은 흥겨운 춤과 노래, 몰입도 높은 스토리가 들어간 작품 한 편을 보고 나면 누구나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지난 10여년 전부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펼치던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의 가장 완성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수원을 대표하는 ‘인식개선 교육 뮤지컬’ 상품으로 특화·발전 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9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면서 가족, 친구, 연인과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경기도 뮤지엄에서는 다채로운 전시를 비롯해 윷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미술관으로 잠시 일상을 벗어나거나 세시 풍속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가족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박물관에서 설 연휴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 박물관 설 맞이 신년 행사 ‘풍성’ 경기도 내 박물관에서는 청룡의 해를 맞아 ‘용’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기도박물관은 오는 12일까지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안뇽, 부른 용!’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도박물관의 상설전시와 특별전시를 연계한 2개의 미션이 이어진다. 첫 번째 미션은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에 전시돼 있는 유물 중에 용의 무늬가 나타나는 전시품을 찾아 용 무늬 사진을 찍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정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된다. 두 번째 미션은 특별전 ‘오늘 뭐 입지?’와 ‘구름 물결 꽃 바람’을 관람한 뒤 특별전의 내용으로 구성한 ‘가로세로 낱말 퀴즈’ 9개의 빈칸을 채우는 것이다. 2개의 미션 중 1개 이상을 수행하는 관람객에게는 박물관에서 자체 제작한 달력을 선착순 100명에게 증정한다. 실학박물관에서는 9일부터 11일까지 ‘갑진(甲辰) 설날 함께해용’을 개최한다. 청룡 바람떡 나눔, 민속놀이 체험 마당, 한복 체험, 갓 만들기 체험 등 4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관람객 30명에게 선착순으로 청룡 바람떡을 제공하고, 용띠 인증 관람객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또 주차장에서는 윷놀이, 투호 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장신구 기획전 ‘조선비쥬얼’의 일부로 조선시대 남자 복식과 장신구를 착용할 수 있는 체험 코너도 즐길 수 있다. 기획전시실 앞 체험 코너에 마련된 한복과 장신구를 착용하고 박물관 곳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 다채로운 민속놀이로 즐기는 설 명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다채로운 민속 놀이를 즐길 수 있다. 11~12일 열리는 ‘2024 갑진년 설맞이 한마당’ 행사에선 정초 세배와 성묘가 끝나면 연을 띄웠던 전통행사에 따라 관람객들이 ‘청룡 가오리연’을 직접 만들어 새해 소원과 함께 하늘에 날려보내는 행사가 펼쳐진다. 새해엔 나쁜 기운을 막고 행복을 기원하는 세화(歲畫)를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는데, 청룡을 담아 세화 연하장을 만드는 전통 체험도 할 수 있다. 또 가족이나 친구 등 두 명이 짝을 이뤄 윷놀이를 하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윷놀이 마당’에서는 윷을 던져 나오는 괘로 일년 운수를 점치는 ‘갑진년 운수대통 윷점’ 코너도 마련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서는 11일부터 이틀간 개방형 수장고 체험 중심의 특색 있는 설날 세시 행사도 개최한다. 설날과 관련된 다양한 소장자료를 관람하며 궁금증을 해결하는 ‘수장고가 들려주는 설날 이야기’ 체험활동과 소장품에 숨어있는 ‘용’을 찾아 SNS에 인증하는 ‘갑진년, 용(龍)을 찾아라!’ 이벤트도 열린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9일부터 4일 내내 정조테마공연장 야외마당에서 ‘설맞이 전통놀이마당’을 운영한다. 방문객은 재현배우로 구성된 조선시대 놀이장인들과 함께 대왕 윷놀이·딱지치기·고리던지기 등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또 공기놀이·종이딱지놀이·알까기 등 ‘추억놀이’와 곤장체험, 소원지 매달기, 체험자 간 함께 놀이를 겨뤄볼 수도 있다. ■ 나혜석부터 이신자까지…미술관에서 즐기는 ‘쉼’ 미술 작품을 보며 휴식을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수원시립미술관은 설 연휴 기간에 휴관 없이 무료로 전시장을 운영한다. 현재 전시 중인 소장품 상설전 ‘물은 별을 담는다’를 관람할 수 있다. 최초로 원본이 공개된 나혜석의 ‘염노장’을 비롯해 이중섭의 스승으로 알려진 백남순의 희귀작 ‘한 알의 밀알’, 수원 지역 작가 작품, 여성주의 컬렉션 등이 전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설 명절 연휴 무료로 국내 현대 미술사를 조망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9일부터 12일까지 무료로 정상 개관한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이신자, 실로 그리다’, ‘동녘을 거닐다: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 ‘MMCA 과천프로젝트 2023:연결’ 등이 전시 중이다. 그 중 한국 섬유예술의 1세대 작가 이신자의 대규모 회고전인 ‘이신자, 실로 그리다’가 눈에 띈다. 이신자는 1970년대 ‘태피스트리’ (tapestry)를 국내에 소개하며 한국 섬유예술의 영역을 구축하고 확장한 인물이다. 회고전에서는 초기작부터 2000년대 작품 90여 점과 드로잉, 사진 등의 아카이브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서울관에선 ‘올해의 작가상 2023’,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김구림’을 선보인다. 서울관은 설 당일(10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한다. 한국 실험미술의 대가로 불리는 김구림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김구림’ 전시에선 비디오아트·설치·판화·퍼포먼스·회화 등 230여점의 작품과 60여점의 관련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불안, 강박 등 현대사회 속 일상을 선으로 재해석한다. 무질서한 선이 중첩되고, 또 밖으로 뻗어나가 모든 작품이 하나의 영상처럼 전환된다. 특유의 선형 기법으로 현대사회의 관계를 표현한 김봉각 작가의 개인전 ‘이탈다수’가 지난달 31일부터 아르띠앙서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선 김 작가의 자화상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의 현대인을 형상화한 작품 18점을 만날 수 있다. ‘이탈다수’는 김봉각 작가가 새롭게 만든 단어로, 현대사회의 관계를 투영해 현대인들이 서로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본따 만들었다. 김 작가는 어릴 적 우연히 고압전선 감전 사고를 목격한 뒤 세상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빨간색을 보면 식은땀을 흘렸고, 대상을 오래 관찰하는 습관도 생겼다. 특히 주변을 전깃줄과 같은 ‘선’으로 기억하는 표현방식이 만들어졌다. 이에 김 작가의 작품은 ‘선’이 배경을 이룬다. 선과 선 사이를 일종의 ‘틈’으로 인식하고, 실제 틈 사이로 지나쳤던 현대인들의 잔상을 표현하는 식이다. 김 작가는 “출퇴근 시간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무표정하고 무기력한 현대인들의 표정을 관찰한다”며 “또 목적지를 가다 보면 수많은 출입문을 지나는데,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 틈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을 중첩된 이미지로 편집한다”고 작품 과정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김 작가의 대표작 ‘이탈다수 16’을 볼 수 있다. 작품은 한 인물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형상화해 장면의 전환을 연속적으로 담았다. 평면에 담겨 있지만 중첩된 이미지가 입체적으로 보이게끔 하는 이 작품은 작가가 애정을 들여 키웠던 식물 등을 그려 넣어 과거와 현재의 장면을 포착했다. 이와 함께 여러 차례 선을 중첩해 내면을 관찰하고 투영한 김 작가의 자화상인 ‘이탈다수 1’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선을 그려 넣지 않았던 그의 초기작 ‘감정시선 21-1’과 최근 작품인 ‘이탈다수 12’ 등을 비교해 작품 과정의 변화를 느껴보는 재미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김 작가의 19번째 작품을 함께 만드는 참여형 공간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들이 ‘기억에 나는 얼굴’을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 김 작가가 그 위에 선 등을 입혀 작품을 완성하는 형태다. 김봉각 작가는 “작품에는 가로선이 걸쳐져 있거나,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들이 있다. 이 라인들이 서로 연결되면 분할된 이미지가 영상처럼 작용한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작업한다”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일상의 고요한 순간들, 혹은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으로 세상을 구분한다. 지지직 거리는 화면의 TV 스크린, 계속해서 잡음(노이즈)이 담기는 카메라는 흔히 말하는 ‘내다 버려야 할’ 고장 난 기기들이다. 권현진 작가는 우리 모두가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으로 구분되는 사회에서 무언가의 가치와 의의 그리고 유용성은 누가 정하는 것인지에 의문을 던지는 예술가다. 그가 던진 두 번째 질문. 미디어(기기) 너머의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 4일 독립예술공간 아트 포 랩 에서 막을 내린 그의 첫 번째 개인전 ‘☒☒☒ : Pierced Body’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매개체로서의 기기를 파손함으로써 생명력을 입증해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미디어(대중매체)를 예술에 접목한 ‘미디어아트’는 무언가를 전달하는 매개체 모든 것이 소재다. 권현진 작가는 이미지 재생 기기를 드릴과 레이저로 절단하며 그 행위에서 발생한 우연한 이미지를 실험한다. 스포츠 중계, 뉴스를 보여주는 TV 스크린, LED 화면,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노트북, 갈수록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 일상의 모든 것이 재료다. ‘☒☒☒ : Pierced Body’에서 그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그가 한 실험의 결과물을 지켜보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관통된 몸’이자 ‘구멍 뚫린 기기’를 통해 그는 무엇을 드러냈을까. ‘one mouth, one Monitor’(2011)를 마주하며 처음 드는 감정은 ‘당황스러움’이다. 마치 방금이라도 문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활용됐을 것 같은 흔하디 흔한 노트북. 그런데 모니터의 화면 가운데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고 그 주위로는 마치 계란 프라이의 흰자처럼 검정색 화면이 펼쳐져 있다. 검정색이 아직 닿지 않은 모니터 구석자리의 남겨진 일부 공간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10여년 전 독일서 미디어아트를 공부하던 그는 “내 입으로, 내 목소리로 직접 말해보고 싶다”란 생각에 모니터에 입을 냈다. 재밌는 것은 그 후에 벌어진 일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갈수록 관통 행위로 인해 스크린이 어둡게 나타나는 검정 구간이 넓어졌다. 처음에는 구멍 근처에 얇은 띠처럼 까맣게 보이던 구간은 갈수록 넓어져 지금은 모니터의 대부분을 덮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기기의 ‘몸체(body)’에 구멍을 냄으로써 숨을 불어 넣게 됐다. 영상의 재생 기기라는 수단으로 존재하는 모니터는 인간에 의해 관통되고 파손되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그렇게 그는 고장과 작동 사이 시공간을 벌어 놓으며 지연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끝내 영상을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이를 고장이라 볼 수 있을까요.” 작품을 통해 권 작가가 드러내는 반문이다. 모니터에 언뜻 비친 영상은 입을 벌리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 작가 본인의 모습이다. 그 속에 뚫린 구멍은 모니터로 닫혀 있던 모니터 너머의 세상을 관객이 자신의 눈과 입, 귀로 ‘직접’ 보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 ‘Monitor Wors’(2016) 시리즈에선 피부와 혈관이 드러난 모니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one mouth, one Monitor’(2011)가 완전히 관통된 기기라면 ‘Monitor Wors’(2016) 시리즈는 ‘닫힘’과 ‘열림’ 사이의 중간이다. 마치 병원에서 신체 일부의 엑스레이를 보는 것처럼 LED 화면 너머로 이를 구성하는 조명기기나 TV 스크린 액정 너머 초록색 기기판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에게 미디어를 보여주는 매체는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그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그 위로 작가는 창문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 같은 파란 바다나 끊임없이 모래가 자글자글한 사막의 모습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하드웨어에 네모난 구멍을 뚫은 행위는 그 위에 소프트웨어로 재생되는 영상에 변형을 가져왔다. 권 작가가 초·중반기 모니터 작업에 주력했다면 최근엔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의 공간을 조작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특히 ‘프레임’(2023)에선 관객에게 기기를 통해 눈으로 보고 있는 현실 너머의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불어 넣었다. 권 작가는 “카메라 조리개의 공간을 어떻게 조정하는 지에 따라, 빛을 어떻게 조정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현상이 우리 눈에 포착되는데 이러한 현상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미디어로 둘러 쌓인 세상에서 이를 ‘뚫는’ 관통의 행위 끝에 우리가 목격한 것은 무엇일까. 권 작가는 “꼭 무언가 ‘쓸모’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매체에 대한 권 작가의 실험 정신이 내디딜 다음 단계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예술의 힘은 언어가 달라도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와 수원지역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작품으로 서로의 뜻을 이해했다. 지난 30일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아트갤러리 라포애에서 열린 ‘몽골리안 루트 2024’ 개막식은 ‘교류의 장’이었다. 언뜻보면 생김새도 비슷한 이들은 국가는 달라도 예술이라는 공통점으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게 포옹을 나누고 각자의 전통문화를 선물했다. 라포애 갤러리가 주최하고 몽골 국립교육대학과 경기대, 수원문화재단이 후원한 ‘몽골리안 루트전’은 몽골의 수도에 자리한 국립교육대학의 미술학과 교수진 10여명과 경기대 미대 교수 등 한국작가 10여명이 참여한 한-몽 협력전이다. 몽골의 작품을 대거 한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조차 쉽지 않았던 이번 전시의 출발에는 약 15년 전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바트에르덴 몽골인한국유학졸업생협회 회장이 있다. 과거 경기대에서 관광경영학 석·박사를 딴 한국 유학 1세대인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몽골의 자연환경관광부 국장, 관광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한국에서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그는 누구보다 한-몽간 교류가 계속되길 바라며 끊임없이 양국 교류의 물꼬를 터왔다. 여기에 제자들을 과거 몽골에 교생실습을 보내는 등 몽골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박성현 라포애 대표이사 겸 경기대 명예교수의 뜻이 맞닿았다. 박 대표는 “몽골과 우리는 하나의 뿌리를 가진 동질성을 갖는다”며 “4년 전부터 준비했던 전시인데 코로나로 무산돼 아쉬움이 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이 문화는 물론 교육 등 전 분야에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천여년 전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뻗어나갔던 몽골의 궤적을 현대의 예술로 다시 좇아가는 의미를 담았다. 갈바드라흐 몽골국립교대 미술학과장은 “서양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한 뿌리의 아시아의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 새롭게 개척하고 계속해서 뻗어나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몽골국립교대 교수진이 직접 작가로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몽골의 드넓은 초원 위 말의 모습 등 자연 풍경화와 몽골인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전통화, 서양화와 추상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대진, 이동숙 등 한국 작가들 역시 전통화, 추상화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전시는 3일까지.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이 3·1절을 소재로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담아낸 창작 뮤지컬 ‘타임슬립 1919:무명의 소녀들’을 선보인다.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은 오는 2일부터 이틀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정기공연 ‘타임슬립 1919:무명의 소녀들’을 진행한다. 1919년을 배경으로 한 이번 창작 뮤지컬은 주인공 ‘나나’가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의 인물 개똥이를 비롯한 백화학당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뮤지컬은 나나와 친구들이 함께 일제강점기 속 독립만세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되면서 겪는 모험들을 다채롭게 담고 있다. 특히 뮤지컬단이 그동안 선보였던 공연들엔 아이들의 감성이 배어 있었다면, 이번엔 어른 세대도 진지하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마련했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관계자는 “뮤지컬단 단원들이 학업을 병행하며 바쁜 와중에서도 열심히 공연을 준비해왔다”며 “뮤지컬단이 준비한 감동의 무대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5년 10월 창단한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예술감독 정유진, 연출 고서형)은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및 공연 무대를 지원하고 있다. 정기공연 외에도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정기 공연은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전석 무료다.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 및 정기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수원청소년문화센터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