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9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필 스터피스 시리즈 X -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임헌정 충북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경기필의 첫 번째 호흡으로, 메인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다. 이 곡은 드보르자크가 미국 뉴욕 음악원 교수로 부임해 생활하던 시기에 작곡했다. 미국에 대한 인상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은 작품으로 잉글리시 호른으로 연주되는 2악장 라르고의 선율이 유명하다. 특히 이번 공연엔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인 백혜선 피아니스트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피아노가 있는 교향곡’으로 알려진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보통 피아노 협주곡이 3악장인 것과 다르게 교향곡처럼 4악장으로 만들어졌다. 또 피아노와 관현악을 대등하게 취급해 교향악적 모습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브람스가 이탈리아 여행 후 작곡해 이국적 낭만이 짙게 배어 있는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임헌정 지휘자는 “음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세상을 한 뼘 더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누군가 제 음악을 듣고 삶에 대한 애정과 의욕을 얻는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이 또 있을까 한다.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경기필이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수원시립공연단이 수원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 구축에 출사표를 띄웠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창작 무예 뮤지컬 ‘THE BOOK(더 북)’이 오는 11일과 12일 양일간 수원 정조테마공연장에서 펼쳐진다. ‘THE BOOK’은 책을 중심 소재로 삼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정조 시기 규장각 검서관인 이덕무·박제가, 장용영의 장교 무사 백동수가 1790년 편찬한 훈련용 병서 ‘무예도보통지’를 두고 벌어지는 역사 판타지 액션 활극 뮤지컬이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의 풍부한 경험을 살린 연출과 함께 진남수 작가 겸 배우의 대본, 이술아 음악감독의 음악 등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자아낸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타임슬립’ 구조로 진행되는 이번 뮤지컬은 무사 백동수가 과거에서 현대로 건너오고, 현 시점 수원에서 촬영 중인 유튜버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등 시공간을 교차하는 구성을 통해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역사 소재를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서사가 구축됐다. 특별히 극단과 무예 24기 시범단이 힘을 합쳐 분야와 장르를 넘나드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 9월 새로 위촉된 신규 단원들과 기존 베테랑 단원들 간의 조화를 살펴보면 더욱 깊이 있게 공연에 몰입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1일 권호성 예술감독 부임에 이어 9월26일 정조테마공연장 개관을 기념해 새로운 정체성과 비전으로 무장한 수원시립공연단이 수원시민들과 만나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그동안 정조를 다뤘던 극들이 시종 진중한 분위기로 관객에게 다가갔다면 ‘THE BOOK’은 한층 가볍고 유쾌한 무드를 살려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뮤지컬이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콘텐츠이자 브랜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첫 단추부터 잘 끼워보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과 문화예술인협의체는 7일부터 ‘지역작가 초대전(문화예술인협의체 창립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경기 북부지역을 근거지로 활동 중인 작가 8명이 제작한 작품 20여 점으로 구성됐다. ‘나(羅)’를 주제로 작가들이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개성 있는 작품들을 서각, 서예, 회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내건다. 전시 장소는 박물관 PH-X이며 액션페인팅, 구음시나위, 시낭송 등 다양한 내용의 전시 개막 행사가 7일 오후 2시부터 전시 장소에서 진행된다. 전시를 공동주최 하는 문화예술인협의체는 경기 북부지역의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새롭게 창립된 단체로, 이번 전시를 창립전으로 선보인 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전시는 19일까지 2주간 열린다.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의체를 비롯한 유관단체와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무르익은 가을 감성을 만끽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지난 3일 오후 6시 화성시 향남읍 소재 카페 파인트리 숲 야외음악당에서는 패밀리 앙상블이 주관하는 행복나눔 콘서트가 열렸다. 행복나눔 콘서트는 색소포니스트 전용섭(색소폰교육협회 회장)씨가 연주를 기부하고 이를 통해 기금을 마련,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열었다. 이날도 관객들은 음악으로 훈훈한 정을 나누는 동시에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눔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는 기회가 됐다. 콘서트에는 드림 앙상블을 비롯해 색소폰 연주자 성미경, 오정애, 이세빈, 유쾌종, 김성태씨가 함께 해 주옥같은 색소폰 곡들을 선사했다. 행사를 주관한 전용섭씨는 음악학 박사로 색소폰 대중화를 위해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음악을 통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봉사자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 옥조 근정훈장, 녹조 근정훈장과 대한민국 사회봉사 대상은 그가 음악을 통해 재능을 기부해 온 길을 잘 보여 준다. 이날 콘서트를 후원하고 장소를 제공한 카페 파인트리 숲 이석준 회장은 직접 색소폰으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 ‘오텀 리브즈(Autumn leaves)’를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회장은 “관객들이 좋아하시니 더 기쁘다”면서 “지역 문화 발전의 초석이 되도록 음악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수원문화재단이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를 오는 12월2일 오후 2시와 6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악성’ 베토벤의 삶과 내면에 얽힌 이야기를 무대로 풀어낸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2018년 초연 이후 매년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나면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특히 ‘프리다’, ‘스모크’ 등 다수의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을 빚어낸 극작가·연출가 추정화와 작곡가·음악감독 허수현 콤비의 대표작으로, 2019년 K-뮤지컬로드쇼 쇼케이스, 2022년 도쿄 라이선스 공연 등 해외 무대에서도 주목 받았다. 무대 위에선 베토벤이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신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인물 마리와 소통하려는 모습이 펼쳐진다. 특히 세 명의 배우가 베토벤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 중년 시절을 나눠 연기해 굴곡진 베토벤의 일생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음악을 향한 순수했던 열정, 동료 음악가에게 품은 열등감과 재능에 대한 회의감,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느꼈던 감정 등이 넘실대는 서사가 관객들의 내면에 스며든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의 일환인 이번 공연은 지방 문예회관 운영 활성화와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원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의 남자들은 어떻게 ‘멋’을 냈을까. 격식에 맞는 옷을 차려입어 예를 갖추고 체면을 차리면서도 ‘갓’의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고, 모자 안 잘 보이지 않았던 망건에도 수를 놓았으며, 다양한 종류의 갓끈 등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했다. 공·사적으로 외부와 접촉이 많았던 조선의 남자들은 장소와 용도에 따른 의복 뿐 아니라, 장식의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실학박물관에서는 이 같은 조선시대 남성들의 장신구 100여점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기획전 ‘조선비쥬얼’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여성 못지 않게 화려했던 남성의 장신구를 조명하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선 남성들의 장식은 ‘머리’에 집중돼 있었다. 하루의 시작은 상투를 틀고 망건을 조이는 일이었는데, 이 같은 행위가 끝나면 꾸밈의 반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조선 남자를 상징하는 장신구 중 으뜸은 단연 ‘갓’이다. 당시 집한 채 가격을 호가하기도 했던 갓은 외출할 땐 반드시 착용해야 했다. 이 때문에 전시장에 들어서면 숭실대학을 설립한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가 착용했던 양태가 큰 갓이 눈길을 끈다. 갓은 모자와 양태로 구성되는데, 19세기 전반까지 모자가 높고 양태가 어깨를 넘을 정도로 커지다가 사치와 허비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19세기 후반 들어 양태가 다시 작아지는 모습을 띤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국가민속문화재인 능창대군의 망건과 영친왕의 망건도 볼 수 있다. 남성용 헤어밴드인 ‘망건’은 상투를 튼 뒤 이마에 둘러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없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마가 패일 정도로 꽉 조여매면 눈매가 올라가 최적의 ‘리프팅’으로 인상을 바꾸기도 했다. 능창대군의 망건은 황색 말총과 검은색 말총으로 기하무늬를 넣어 짰으며, 좌우에 매화 옥관자가 달려 있다. 영친왕의 망건은 보다 원형을 잘 갖추고 있으며, 짜임이 섬세한 수작으로 좌우에 작은 금관자와 중앙의 호박 풍잠이 있다. 이 같은 장신구가 어우러진 모습은 ‘권기수 초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시 63세의 권기수는 양태가 좁은 ‘소립’을 쓰고 좁은 소매에 쥘부채와 선추, 안경을 들고 있으며 붉은 세조대를 맨 형태를 보인다. 실용을 추구한 장신구가 어우러진 조선 ‘멋쟁이’의 모습이다. 이밖에 당시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대나무, 구슬, 유리 등으로 만들어진 ‘갓끈’, ‘귀걸이’, 옷고름을 매는 복식에서 중앙에서 만나는 복식으로 변화하며 생긴 ‘단추’, ‘안경’과 화려한 무늬의 ‘안경집’, 높은 신분인 남성들의 신 ‘태사혜’와 ‘나막신’ 등 남성들의 미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장신구를 볼 수 있다. 관람객 A씨는 “옛 남성들이 사용했던 장식품은 멋과 실용, 예술성까지 돋보였다”며 “장신구를 하나 하나 해체해서 조선시대 남성들의 멋과 유행을 알 수 있게 했다. 손톱만한 장식에도 각각의 처지와 신분이 드러나 재미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정미숙 학예연구사는 “조선 남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지, 어떤 장식을 하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실용성에 바탕을 둔 장신구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와 공예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선보인 이번 전시는 내년 2월24일까지 이어진다.
김환기, 박수근,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50인의 명작 80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양문화재단의 ‘2023 한국근현대명화展 : 사시산색(四時山色) 그리고 바람’이 12월1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기획부터 작품 섭외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고려대학교 미술관을 비롯한 14개 기관과 윤중식 작가의 유가족이 작품을 제공했다. 전시는 1부 ‘사시산색(四時山色)을 그리다’, 2부 ‘그리고 그리다’, 3부 ‘바람을 그리다’로 이어지며 한국 화단의 거장들이 바라본 자연과 예술, 삶이 펼쳐진다. 전시 중인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김환기의 ‘월광’을 비롯해 천경자가 신혼 초에 그린 ‘전설’, 이응노의 추상화 ‘창조’, 박수근의 ‘고목과 여인’, ‘복숭아’, 이중섭의 ‘바닷가의 아이들’, 두 어린이와 복숭아’, ‘꽃과 노란 어린이’ 등이다. 특히 ‘복숭아’는 무채색의 화가 박수근이 색채를 사용한 흔치 않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전시회를 기획한 정채경 큐레이터는 이숙자 작가의 세 작품 ‘청맥’, ‘황맥’, ‘백맥’을 가장 먼저 추천했다. ‘보리밭 작가’로 유명한 화가 이숙자는 고양시에서 활동 중인 원로작가다. 특히 작품 ‘황맥’은 1980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고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이 됐다. 보리알 5만개에 하나하나 입체감을 줘 그려낸 역작이다. 리움과 6개월간 협의 끝에 이번 전시회에 내걸 수 있었다. 전시회를 찾은 이숙자 작가는 “오랜만에 내 작품을 볼 수 있게 돼 기쁘고 고맙다”고 전했다.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오지호 작가의 ‘항구’와 BTS의 멤버 RM이 사랑하는 화가로 유명한 윤형근의 ‘번트엄머&울트라마린’도 만날 수 있다. 전시회를 찾은 김훈 소설가는 “귀한 전시회”라고 평했다. 그는 “고양시민이라면 꼭 봐야 한다. 서울에서 열렸다면 몇 십만 명이 왔을 것”이라며 “오늘이 다섯 번째인데 계속 보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일반 5천원, 청소년·어린이 4천원으로 고양시민은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양문화재단 김백기 예술경영본부장(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이번 전시로 고양시민들에게 한국 근현대 명작들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특히 고양 원로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돼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돌과 캔버스에 백두대간의 생태, 삶과 역사를 표현해온 권용택 화백의 개인전 ‘산넘고 물건너’가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아트스페이스 감에서 열린다. 1974년 수원문화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현실 참여 미술을 오랫동안 해온 권용택 화백은 환경·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평창 백석산 작업실 하오개 그림터에 정착했다. 산책과 등산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는 정착 초기 백두대간 겹겹이 굽이치는 산과 깊은 산 속의 폭포, 또 크고 작은 계곡들을 만났다. 그 속에 기대어 살아가는 물까마귀와 고라니, 산양, 멧돼지, 수달, 황조롱이, 물까치, 어치 등 온갖 생명들의 아우성 역시 보고 들으며 이를 작업에 녹여냈다. 권 화백의 대표 작업이 된 돌작업은 이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자연 속에서 살고 자라는 생명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우연히 발길에 채인 돌을 재료 삼아 자연을 녹여내기 시작한 것. “권용택의 돌그림은 자연 이미지의 환영이기 보다 실제적인 자연에 기초한 실제의 존재,즉 실재가 된 것”이라고 밝힌 김성호 미술평론가의 평처럼 돌의 형태와 굴곡을 따라 백두대간 곳곳을 담아낸 그의 돌그림 작업은 권 화백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평가 받고 있다. 캔버스 작업에서도 권 화백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역사적이거나 지나간 삶의 궤적을 표현한다. 수묵기법을 차용해 밑 작업을 한 후 아크릴이나 유화로 덧입히는 최근의 평면 회화 작업 역시 과거와 현재, 거시적인 것과 미시적인 것 등 중층적인 표현 방법으로 소통을 중시하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낸다. 권 화백은 24번의 개인전과 2회의 부스 개인전, 광주비엔날레, 평창비엔날레, 강원국제 트리엔날레 등 500여회의 전시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자연과 인간에 대한 독자적 회화철학을 지금까지 펼쳐 내고 있다. 박은충 스페이스 감 관장은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작가만의 생태미술이 체계화 됐다. 전시엔 이에 따른 내용과 형식을 조화롭게 진전 시키는 작가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고 전했다.
㈔경기민예총이 제7회 2023평화통일장승축제 ‘100년의 기억, 만년의 희망’을 4일 오후 1시 이천시 독립운동의 산실 관동학교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경기민예총 주최, 평화통일장승축제추진위원회 주관, 경기도·이천시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지난 2017년부터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장승제 아홉마당’ 축제로 시작해 매년 매향리, 대추리 등 평화와 생명을 상징하는 지역을 순회하는 경기도내 주요 문화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펼쳐지는 축제는 이천 독립운동 기념사업회와 협력해 이천시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고, 항일운동부터 분단 그리고 현 시점까지 100년을 돌아본다. 또 향후 100년과 그 이후를 내다보며 추구해야 할 가치를 모색하겠다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식전 공연에서는 의정부민예총이 국악앙상블, 대금 및 스트릿댄스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로 포문을 연다. 이어지는 기념식에선 길놀이, 비나리, 시낭송, 고천문 낭독 및 소지 등이 수놓는 ‘장승축제 열림굿’이 이어지며, ‘장승세우기와 통일 비나리, 대동 한마당’을 통해 축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덕규 ㈔경기민예총 이사장은 “이번 장승축제는 지난 독립운동의 물결을 들여다보며 선조들이 지켜낸 평화를 기념하고, 만년의 희망을 깎고 새긴 평화통일장승을 관동학교 옛 교정에 세우고 기리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이천시민을 비롯한 많은 경기도민이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마련한 만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편안히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도극단이 2023년 레퍼토리 시즌 마지막 작품인 연극 ‘맥베스’를 2~12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초연한 맥베스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의 본질을 담아낸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혹한 작품으로 꼽힌다. 악의 유혹에 빠진 ‘맥베스’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추악한 욕망, 그와 대결하는 고귀한 양심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한태숙 감독이 연출하는 맥베스는 인간 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들며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이는 현대적인 연출을 시도해 새로운 맥베스를 창조했다. 원작의 중세 배경은 현대의 잔혹한 전쟁터로 옮겨가 기관총과 폭탄이 등장하고, 대량 살상의 전투가 벌어진다. 군사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총을 들고, 힘과 권력이 곧 정의가 되는 디스토피아를 만들어냈다. 시종일관 어둡고 연기가 자욱한 무대를 배경으로 해 산 자와 죽은 자, 환상 속 존재들이 뒤섞여 현대사회의 잔혹성과 부조리성을 나타냈다. 특히 고귀한 존재의 파멸을 통해 인간의 비극적 조건에 대해 연민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번 한 감독의 맥베스는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배경, 극적 상황, 캐릭터, 작품의 메시지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재창조했다는 평을 받는다. 주인공인 맥베스 역에는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경기도극단 수석단원 윤재웅이, 맥베스 부인 역은 초연과 동일하게 성여진이 맡아 작품을 이끈다. 또 경기도극단 단원들을 비롯한 21명의 배우들이 밀도 높은 호흡으로 열연해 무대를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한태숙 감독의 새로운 ‘맥베스’를 통해 배우들의 에너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인간의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