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과 3일 일본 오사카 마츠시타IPM홀에선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을 보기 위한 관객들로 빼곡히 찼다. 전체 857석의 홀에서 4회에 걸쳐 열린 이번 공연은 개막 전에 좌석의 90% 이상 판매되며 현지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안산문화재단이 제작해 지난 2016년 초연한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해외 라이선스를 성사시키며 올해 일본 공연의 성과를 냈다. 한국 지역 문예회관에서 개발한 작품이 해외 라이선스 공연으로 성사된 것은 처음으로 한국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이다. 4일 안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지난 2~3월 일본의 오사카 마츠시타와 소게츠홀에서 총 20회에 걸쳐 관객과 만났다. 지난 2월15일 도쿄 소게츠홀(526석)에서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처음 막을 올린 후 25일까지 16회에 걸쳐 관람객들과 만나며 호응을 얻었고, 지난 2~3일 열린 공연까지 열기가 이어졌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농구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수현이 유령들을 만나 폐지 위기에 놓인 상록구청 농구단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와 먹먹한 감동으로 풀어냈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은 일본 현지 배우들로 구성됐다. 일본 공연의 연출과 안무는 뮤지컬 ‘IN THE HEIGHTS’, ‘텀블링’ 등을 연출 한 테츠하루가 맡았고, 수현역엔 하시모토 쇼헤이, 수학을 잘하는 다인역에는 우메즈 미즈키, 농구를 잘하는 승우역은 이토카와 요시로가 열연했다. 정 많고 분위기 메이커인 지훈역엔 요시타카 시온, 남에게 관심 없는 고교생 상태역은 오오타 마사키, 농구팀 코치 종우역은 히라노료가 함께 해 감동과 재미를 더했다. 농구장을 옮겨 놓은 듯한 무대, 귓가에 맴도는 뮤지컬 넘버가 특징이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재학생들의 쇼케이스에서 시작됐다. 박해림 작가와 황예슬 작곡가, 학생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선보인 공연에서 발굴돼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을 통해 새롭게 제작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후 2017년 중국 베세토연극제에 공식 초청돼 공연을 열었고, 2018년 대학로에 입성했다. 공공의 예산으로 경쟁력 있는 작품을 힘 있게 꾸준히 끌어나갔지만, 멀리 나가도 ‘서울’이었다. 스토리와 음악적인 면에서 경쟁력은 충분했다. 대형 뮤지컬보다 들어가는 예산도 적었다. 하지만 공공의 실무자들 선에서 작품을 더 이상 확장해 나가긴 어려웠다. 고민 끝에 여기서 착안한 말이 나왔다. “한계가 있다면 우리보다 제작 능력이 있고 해외 유통망이 있는 민간과 손을 잡아보자!” 안산문화재단은 공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민간프로덕션인 ㈜아이엠컬처와 로열티 보장을 전제로 공연권 임대 협약을 맺었다. 숙련된 민간제작사의 제작, 유통 노하우가 더해지니 해외 라이선스가 성사됐고 올해 일본 공연으로 이어졌다. 김수진 안산문화재단 공연기획부 과장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공공의 작품을 민간 프로덕션이 상업화하고 대중화한 사례가 드물었다”며 “경쟁력 있는 작품을 발굴해 공공의 예산으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유연한 자세로 민간과 협업하고, 민간은 축적된 경험과 해외 유통망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온 성과라 본다”고 말했다.
빛의 화가 렘브란트와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만나고, 뭉크의 절규하는 그림 위로 현대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울려 펴진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27일부터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융복합미디어아트 공연 ‘살롱 드 아트리움 Ⅳ’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수원SK아트리움의 대표 제작공연이자 브런치 콘서트 시리즈인 ‘살롱 드 아트리움’을 만날 수 있다. 2021년부터 3년간 총 13회의 공연 중 연속 8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살롱 드 아트리움’ 시리즈는 지난해 세번째 시즌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재공연 요청이 쇄도해 올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살롱 드 아트리움’ 시리즈는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융복합 미디어아트 공연을 표방한 ‘예술 종합 선물세트’로 꼽힌다. 거장의 작품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시시각각 화려한 영상미와 색감이 탁월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성악가 김세환이 바리톤 겸 히스토리언으로 등장해 화가의 삶이 담긴 이야기를 펼친다. 클래식 연주, 성악, 무용이 매 공연 각기 다른 주제로 메인이 돼 다채로운 감동을 전한다. 올해 선보이는 ‘살롱 드 아트리움 Ⅳ’는 3~6월까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오전 11시 진행된다. 이번 시즌은 16~18세기까지 활동했던 화가 중 미술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렘브란트, 고야, 카유보트, 뭉크 등 총 4인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3월 첫 번째 공연은 ‘스며드는 빛과 어둠의 대화’를 주제로 네덜란드 바로크 황금시대를 이끈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대표작 ‘돌아온 탕자’ 등을 음악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불리는 바흐와 헨델 등의 음악과 감상할 수 있다. 4월 두 번째 시간에는 ‘고통 속 광기’를 주제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왕실의 궁정화가 고야 앞에 펼쳐진 격동의 시대상황이 녹아난 작품들이 음악의 거장 베토벤의 곡과 하모니를 선보인다. 5월 세 번째 시간에는 ‘파리지앵이 되어…’를 주제로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 파리의 거리’ 등 작품이 그와 동시대 활동했던 멘델스존의 음악과 조화를 펼친다. 6월 마지막 공연에는 ‘내면의 교향곡’을 주제로 뭉크의 대표작 ‘절규’ 등 진솔하면서 극적인 감정이 드러난 작품이 현대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드라마틱한 영화 OST 곡과 만난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전시와 음악을 하나의 공간에서 즐기며 다양한 작품에 관심을 가질 마중물 역할의 공연이 되길 희망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을 편안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티켓은 전석 1만원으로 재관람 시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며, 28일부터 인터파크와 수원SK아트리움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김선욱이 그려내는 베토벤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3월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I – 베토벤 교향곡 3번’을 공연한다. 김선욱 예술감독이 이끄는 경기필은 이번 공연에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1막 전주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프로그램은 김선욱 지휘자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김 지휘자는 이번 마스터즈 시리즈 I 공연에 대해 “‘존경’의 뜻을 담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을 역순으로 배치해 베토벤으로 귀결되도록 구성했다. 김 지휘자는 “서양음악사에서 베토벤의 등장 이후 그 어떤 누구도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곡가 리스트와 바그너 모두 베토벤을 영웅처럼 존경했다”며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비롯해 교향시, 피아노 소나타 등 리스트는 베토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그너 역시도 베토벤의 관현악 작품을 공부하며 음악극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베토벤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리스트, 리스트와 연결된 바그너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바딤 콜로덴코가 협연한다. 바딤 콜로덴코는 2013년 14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2022년 임윤찬이 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폐막식에서 축하 연주를 선보였다. 당시 그가 연주한 곡은 우크라이나 국가였다. 또 센다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슈베르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대한 레퍼토리로 호평받고 있다.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의 모습과 교향시 작곡가로의 면모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치밀하게 설계됐으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듯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소리와 색채가 인상적이다. 전체 연주시간이 20분 남짓의 단악장이지만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며 16번의 템포 변화가 나타날 정도로 변화무쌍한 게 특징이다. 넓은 음역으로 펼쳐지는 화성과 옥타브 진행 등 웬만한 비르투오소가 아니면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난곡이다. 한편 경기필은 고양문화재단과 공동기획으로 3월16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한다.
암울한 시대, 삶의 질곡을 굳건히 견디며 누구보다 앞장섰던 영웅들이 한 판의 굿을 통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뱉은 독립투사들은 곧 ‘내’가 된다. 이윽고 하나가 된 그날 ‘우리’의 함성은 사방에 울려 펴진다. “내가 안점순이고, 임면수이며 김향화이고 김세환이다!” 전세계에 대한민국의 독립을 외치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왔던 3.1절. 수원 평화의 소녀상 건립 10주년이자 수원 출신의 독립운동가 필동 임면수 선생이 탄생한 지 150주년을 맞이한 의미 있는 해에 특별한 공연이 한 판 벌어진다. 1일 오후 4시30분께 수원 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갑진년 삼월 일일 ‘내가 안점순이다!!' ‘내가 임면수다!!’”는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위인 네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총 다섯 개의 마당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은 수원지역의 수원민예총 풍물굿위원회, 24반 무예경당협회 경기지부 등이 극단, 풍물, 노래, 춤과 노래 등 각 마당의 특색에 맞춰 다양한 예술을 복합적으로 선보인다. 첫째 마당에선 독립투사의 혼을 불러내는 초혼마당이 펼쳐진다. 수원의 대표 독립운동가 김세환, 임명수, 김향화 그리고 위안부 피해자에서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의 삶을 살았던 안점순 할머니의 혼이 황해도굿 산천거리를 중심으로 우리 곁에 되살아난다. 둘째 마당에선 영웅들의 합창이 울려 펴진다. 이들은 자신의 일대기를 스스로의 목소리로 풀어낸다. 수원 출신의 민족대표 48인으로 수원, 충청지역의 만세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이자 삼일여학교의 기반을 닦고 수원상업학교의 설립을 주도하며 후진교육에 힘쓴 교육가 김세환. 3.1운동 당시 수원에서 동료 기생을 설득해 만세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이자 서대문형무소에서 유관순 열사와 같은 방에 수감되기도 했던 김향화. 모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셋째 마당에선 만주벌판에서 총칼을 들고 싸우던 임면수 선생과 독립군의 힘찬 기상이 무예를 통해 펼쳐진다. 임면수 선생은 수원 출신으로 한일합병 이후 신민회에 가입했으며 만주에서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고 신흥학교를 설립, 군자금 조달하는 등 독립군 양성에 힘쏟았다. 경기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기도 하고, 삼일공고의 모태인 삼일학당의 설립자로 민족의식 고취했던 그는 수감 중 혹독한 고문으로 석방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넷째 마당에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안점순 할머니를 기억하며 만든 ‘기억의 춤’과 할머니의 육성 영상으로 그녀의 평화를 염원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누구보다 강인했던 여성 용담 안점순 선생은 환갑이 넘어 2018년 생의 마지막까지 조카가 있던 수원에 정착해 살아갔다. 일본의 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고,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에 나오지 않기 위해 그녀는 국제심포지엄에서 증언 활동을 하는 등 평화와 인권을 위해 앞장섰다. 이를 통해 2014년 3월에는 수원시민과 함께 수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 ‘수원평화나비’가 창립됐다. 마지막 다섯째 마당에선 배우와 관객이 함께 일어나 ‘내가 안점순이다’, ‘내가 임면수다’, ‘내가 김향화다’, ‘내가 김세환이다’를 외치며 ‘내가 독립군이다’라는 큰기와 함께 모두함께 독립투사가 되는 대동판을 벌인다. 공연 연출자인 이성호 (사)한국민예총 풍물굿위원회·풍물굿패 삶터 터장은 살아생전 안점순 선생과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와 발자취를 함께 해왔다. 그는 “아직 우리 주변엔 역사를 지우고 왜곡하는 친일세력과 일제 잔재가 많다”며 “이러한 세력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네 명의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싸운 이들”이라며 “수원시민을 포함한 이들이 이 역사를 알고 동참해, 우리 모두가 직접 네 명의 인물이 되어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지난 2019년 겨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이 성황을 이룬 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볼 수 없었던 뮤지컬 애니(Annie)가 오는 10월 유니버설 아트센터 무대에 다시 오른다. 일찌감치 뮤지컬 애니에 목말라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겐 화들짝 놀랄 소식이다. 뮤지컬 애니는 1976년 초연 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무려 50여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제31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상과 각본상, 음악상, 안무상, 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돼 성공을 거뒀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즐겨 관람할 수 있었던 애니는 지난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정식으로 초연됐고, 한국 뮤지컬 대상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9년에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공연될 정도로 예술성은 물론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뮤지컬 애니는 배고프고 힘들었던 미국 대공황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시 찾으러 온다’는 편지와 함께 11년 전 고아원에 버려진 애니는 슬퍼하거나 체념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를 찾아 고아원을 탈출할만큼 용감하고 씩씩한 열한 살 소녀! 그리고 그런 애니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악독한 원장 해니건! 애니의 친구들이 가세해 벌어지는 둘의 대결도 극의 큰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뮤지컬 애니가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인 이유는 바로 가장 절망적인 순간 부르는 애니의 희망 레퍼토리, ‘투모로우(Tomorrow)’ 때문이다. 음악을 맡은 장소영 작곡가(하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뮤지컬 애니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이자 최고의 넘버 ‘투모로우’를 통해 관객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꽃이 활짝 피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출이자 안무를 맡은 신선호 감독은 “시대에 드리워진 절망의 그림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화려하고 강력한 어린이들의 퍼포먼스로 거둬내겠다”고 장담했다. 제작을 맡은 ㈜와이엔케이홀딩스 이병길 대표는 “이번에 선발되는 아역 배우들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버셜 아트센터 공연을 기획중인 와이엔케이는 다음달 22일부터 아역 배우 공개 오디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오디션은 애니를 포함한 20여명의 아역 배우를 선발할 예정이다. 노래와 춤, 연기 능력을 갖추고 있는 7세(2016년생)에서 12세(2011년생)의 여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오디션 원서접수는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되며 와이엔케이홀딩스 홈페이지에서 접수 및 확인을 할 수 있다. 합격자에게는 지정연기, 안무, 특기 등을 선보이는 2차 오디션 참가 자격이 주어지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된 합격자는 오는 7월부터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기획자들과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한다.
‘우리가 인지하는 풍경은 실재와 의식의 모습이 공존한다.’ 풍경이 가진 동시성에 주목한 문복현 작가의 초대전이 다음 달 13일까지 안양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관객과 만난다. 문 작가는 감각으로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느끼면서도 내면의 생각과 이상이 결합돼 다르게 ‘보여지는’ 풍경을 ‘풍경의 동시성’으로 해석했다. 이번 전시에선 풍경의 동시성을 고찰한 문 작가의 작품 25점이 내걸렸다. 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조화가 어우러진 동양화의 특징과 색감의 대비가 돋보이는 서양화의 특징을 한 작품에 녹여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문 작가의 ‘관;송학도1-2’ 작품은 소나무와 달을 단색으로 표현한 풍경과 하늘을 나는 학의 모습을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풍경을 대비시킨다. 여백에서 느껴지는 사유를 통해 동서양의 조화도 녹여냈다. 작가는 학이 소나무 숲으로 날아가는 풍경을 통해 현실에서 동경의 세계, 즉 이상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학’에 투영하는데, 작품 ‘길’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드러난다. 호젓한 자연 속 직선인 듯 보이지만, 갈수록 구불거리는 길 중간 즈음 이를 가만히 응시하는 학이 눈에 띈다. 문 작가는 “자연 속 길은 ‘인생길’이다. 잘 살아온 듯 보이지만, 알고 보니 구불구불한 길이었다”며 “앞길 역시 안개로 덮여 있어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삶을 반추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시에선 고요한 밤 문을 열고 바라본 석등의 풍경을 담은 작품 ‘석등’을 볼 수 있다. 어두운 밤의 풍경과 밝은 석등을 대비시켜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며 느끼게 되는 ‘회복’, ‘명상’의 의미를 담았다. 이 밖에 전시에선 ‘소나무소요유’, ‘빈 배’, ‘백매’ 등 소박한 자연을 모사하면서도 지극한 삶의 이상을 반영한 다양한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문 작가는 “자연 속에 있으면 마치 어머니의 품 같이 안락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음의 정화를 얻는 경험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2024년 갑진년을 맞아 띠그림전 ‘용龍: The Dragon’을 오는 4월 14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고아빈, 권지은, 김봉경, 김선태, 김용원, 이인승 작가 등 6인의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용龍: The Dragon’은 용은 위엄 있고 권위 있는 전지전능한 신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인간 삶을 위로하기도 하고 동시에 자연과의 조화를 꿈꾸게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다채로운 용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작가들은 각자의 기법과 방식으로 우리가 기존에 능력자의 모습으로 인식해 온 용 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의 상황과 현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 관계자는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상상 속의 용을 현실 속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화폭 속에 구현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늘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이금희와 함께하는 더 클래식 하우스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금희와 함께하는 더 클래식 하우스 콘서트’는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의 상설 공연으로 ‘소통의 아이콘’ 이금희 아나운서의 소통과 인간관계에 대한 강연과 클래식 연주를 결합한 콘서트다. 3월 16일 진행 예정인 첫 공연은 ‘이야기가 있으면 당신은 용인 사람’을 주제로 용인의 역사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봄’을 주제로 한 클래식 음악과 용인의 역사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사극 드라마와 영화 OST를 클래식 악기와 국악기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관객에게 들려준다. 5월 18일에 열리는 두 번째 공연은 ‘한마디 말로 우리는’을 주제로 말과 인간관계를, 9월 21일 세 번째 공연은 ‘더불어 살며 서로 헤아리며’를 주제로 행복한 삶의 기본 조건인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이와 관련된 고민을 들여다본다. 마지막 공연은 11월 23일에 ‘늦가을의 영화 음악’을 주제로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쇼펜하우어와 주역의 관점으로 전개하고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 OST와 대중음악을 함께 곁들이는 자리가 마련된다. 티켓은 용인문화재단 누리집,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며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다.
우리가 자연을 지키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이 우리를 지키는 것일까. 도시 한 가운데 딱딱한 철제펜스와 대형 콘크리트 건물 그리고 아파트 사이를 지키고 있는 상록수 하나. 언제부터 존재했을지 모를 거대한 나무는 어쩌면 인간을 껴안고 있을지 모른다. ‘자연과 개발 사이 : 다큐경기 2024 사진전’은 자연과 개발에 놓인 경계선을 기록했다. ‘다큐경기’는 경기도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진가 그룹으로 2015년 결성 후 해마다 경기도의 한 지역을 선정해 사진을 찍으며 전시를 열어왔다.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5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개발 사이’를 주제로 권순섭, 김건우, 남윤중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자연과 개발의 갈림길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공간 혹은 시간을 머금은 동네, 콘크리트에 남겨진 자연의 흔적,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의 변화와 그럼에도 때로 그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자연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동두천시의 기록 작업을 진행한 박상환 작가는 ‘동두천 안말상회2020(2024)’를 통해 미군기지가 들어서고 대부분이 철수하기까지의 흥망성쇠의 흔적, 수도권 외곽의 위치가 어떻게 동네를 변화시키는지를 담아냈다. 하봉암동은 동두천의 북부 경계로 연천군과 맞닿아 있다. 사방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쌓여 있거나 미군 기지와 화려한 그라피티가 눈을 사로잡는 주변과는 사뭇 다른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작은 시의 외곽 풍경을 담은 동네다. 과거 ‘안말 마을’이라 불리던 이곳의 안말상회는 마을에서만 40년 넘게 운영된 가게로 GTX 노선 공사로 인해 철거됐다. 수원이라는 도시의 자연과 개발을 한 눈에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박창환 작가의 ‘수원 2010&2023#1(2024)’는 2010년과 2023년 수원 화성 서장대에서 바라본 수원의 모습을 사진 한 장으로 합성했다. 작품 가운데 위치한 수원화성을 경계로 하단에는 낮은 건물이 위치한 2010년의 모습을, 상단에는 아파트와 고층 건물이 즐비한 2023년의 상반된 모습을 담아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도시의 변화를 압축해 표현했다. 박김형준 작가는 ‘서수원 평동(2022)’을 통해 새로운 것을 위해 이전의 것이 어떻게 바뀌고 사라져가는지를 나타냈다. 작품은 수원 공군기지 바로 옆 고물상이 있던 곳을 배경으로 한다. 인근의 건설현장 등에서 나온 녹슬고 빛바랜 고철자재는 얼핏 나무 덩쿨더미처럼 자리잡은 모습이다. 마치 드넓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여인의 옆얼굴 같은 공간에는 참새 두마리가 나란히 앉아있다. 수원, 시흥, 화성 등에서 지역 기록사진 작업을 하는 김윤섭 작가는 ‘육지가 된 섬,우음도(2023)’를 통해 한때 바다였던 곳이 육지로 변화한 시간의 흐름을 담아냈다.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 위치한 우음도는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진 뒤 육지가 됐다. 작가에 따르면 작품 속 우음도 서쪽의 바위는 18억 7천만 년 전에 형성된 지질명소이며 주변은 송산그린시티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경기도 곳곳의 과거와 현재, 변화된 모습을 전시를 통해 감상하는 건 어떨까. 다큐경기 2024 사진전 참여작가 중 한명이자 예술공간 아름의 홍채원 관장은 “자연과 개발 사이 기록된 경계의 모습을 하나의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는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과 현실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의미부여 한다. 그러다 보면 임의적으로 붙여놓은 의미에 가려 사물의 본질을 못 볼 때가 많아진다. 그 틈새에서 발생하는 오해는 너와 나 사이의 진정한 이해를 가로막는다.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아트스페이스J에선 진정한 소통을 위해 필요한 태도를 역설하는 조경재 개인전 ‘What You See Is WHAT YOU SEE’가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조 작가는 18점의 작품을 통해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보라’고 말한다. 전시회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작가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물에 부여한 의미를 걷어내고 조형물을 조형물 그 자체로만 느끼며 고유성을 생각해보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한 작가의 의도는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추상회화처럼 보이는 사진들 속에는 사람이 쓰기에 너무 작아보이는 가면, 카페트, 나무 판자, 쇠철 덩어리들이 맥락없이 뒤엉켜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각각의 오브제가 가진 상징성을 철저히 파괴하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문맥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조 작가는 던져 놓듯 생경한 이미지들을 드러내 우리의 시각을 ‘반응’하게 한다. 본래의 문맥에서 벗어나 의미를 잃고 부유하는 사물들 사이에서 철저하게 미학적인 관계성만을 획득해 ‘보이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보이게’ 드러내려 했다. 조 작가는 오브제로 표현되는 ‘실체’와 평면으로 표현되는 ‘가상’, 설치와 사진 등 ‘매체 간의 경계’, 추상과 구상을 하는 작업들을 통해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읽어낼 것인가’의 사유를 이끌어낸다. 그렇게 작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라며 감상자를 끈질기게 사각지대로 밀어 넣는다. 어느 순간 감상자는 작품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사무실 카페트로만 생각했던 것이 카페트가 아닌 조형물 그 자체로, 모래 바닥을 파던 삽이 삽으로서의 기능이 아닌 그저 오브제가 되며 당연했던 사물들이 낯설어지는 순간이다. 전시를 기획한 한혜원 아트스페이스J 실장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자기도 모르게 사물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데, 작가는 그런 점을 인지하고 보이는대로의 모습을 느껴보자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며 “관객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있는 그대로 작품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자유롭게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