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에서 만나는 빛의 소망 ‘오르:빛 워터파고다’

도심을 밝히는 아름다운 불빛과 물덩어리 소리로 특별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소망할 기회가 마련된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는 30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문화도시 의정부 – 문화 누림 특별전-오르:빛 워터파고다’를 선보인다. 지난 16일 개막한 전시는 의정부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후 1년 차를 마무리하면서 시민들의 문화 누림 기회를 높이고, 다가오는 새해를 문화도시와 시민이 함께 꿈꾸고 소망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오르:빛 워터파고다’의 ‘오르:빛’은 orbit(천체의 궤도를 돌다)과 빛의 합성어다. 빛을 활용해 경기도 지역 곳곳을 밝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늘에 뜻을 닿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12m의 물탑과 사방에 흩어진 물덩어리들은 아름다운 빛과 소리를 내며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만지면 물방울 소리가 나는 물덩어리들을 직접 쌓아 올리고 감각하며 서로의 소망과 희망을 적어 AR로 공유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달의제곱 스튜디오가 함께 제작한 체험형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전시로 앞서 수원시, 부천시, 광명시에 선보이며 사전예약이 매진되고 관객만족도 4.76점을 받는 등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무료 관람 및 사전 예약 우선 입장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네이버에서 전시명을 입력하면 연결되며, 현장에서 예매를 진행할 경우 현장 상황에 따라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다. 자세한 관람 문의는 의정부문화재단 누리집이나 오르빛 워터파고다 고객센터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와 함께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로비에서는 문화도시 의정부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기획전시 문화도시 스케치’도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법정 문화도시 원년의 성과와 차기년도의 활동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공간의 재구성…평택 교차공간818 ‘그린라이트’

공공연히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부정 당해온 것들이 있다. 무의식에 억압 당한 불쾌한 기억처럼 그 존재가 일상 세계로 나오려는 시도는 일체 부정 당한다. 반대로 그곳을 들여다보려는 행위도 터부시한다. 불법이면서 동시에 실재하는 공간인 성매매 집결지가 그러하다. ‘교차공간818’과 ‘공간 삼리’에서 지난 1일 개막한 평택1구역 재개발지역 전시프로젝트 ‘그린라이트’의 출발점이다. 재개발로 곧 사라질 ‘쌈리’(평택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는 그간 열려 있으면서도 닫힌 공간으로 존재했다. 전시 제목 ‘그린라이트’엔 이제 쌈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청신호이자 쌈리란 공간과 이곳에서 이뤄지던 삶의 기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청신호란 의미가 담겼다. 강범규, 녹음(김한우, 문소현, 박유석, 수무), 박영희, 안민욱, 양성주, 평택미클, 형태와 소리(이경민, 한수지), 황혜인 등 8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일부 여성들이 이곳에서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지상 위의 섬’으로 보고, 회화·사진·설치·영상·소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기억하거나 재구성했다. 전시는 교차공간818에서 출발한다. 식당 건물 2층에 있던 여관을 통째로 전시 공간이자 지역의 기억을 아카이브하는 장소로 탈바꿈시킨 이곳에선 변화의 과도기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평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강범규 작가는 쌈리 입구 아스팔트 도로에 새겨진 ‘청소년 금지구역’ 문구를 부수고 ‘여성안심구역’, ‘문화의 거리’를 그려내는 작업으로 ‘이제 더는 이곳이 성매매 집결지가 아니다’란 공간의 재편을 선언한다. 전시는 ‘공간 삼리’로 장소를 옮겨 이어진다. 성매매 업소로 쓰인 건물을 리모델링 없이 기존 구조 그대로 사용했지만 전시 작품은 공간을 재구성해 관객에게 생경한 풍경을 선사한다. 형태와 소리의 ‘빛 조형 언어’, 녹음의 ‘물의 자리, 돌 풀 바람’은 각각 조명과 소리 등 전자적 요소와 제주도에서 수집한 소리와 영상을 토대로 이곳을 낯선 장소로 느끼도록 구성했다. 성매매업소 점포였던 공간의 특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안민욱 작가는 ‘영적(映赤) 드로잉’을 통해 이 공간이 주는 낯선 감정과 생각을 홍등가를 연상시키는 조명이 내리쬐는 한지에 그렸다. 또 관객이 직접 사인펜으로 작품에 그림을 덧그리도록 참여를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한지를 찢거나 훼손할 것 같은 아슬한 경험으로 성매매 업소였던 공간이 주는 불안한 감정이 전해진다. 평택미클은 이곳에서 발견된 메모, 도서, 인형 등을 모아 업소 내부를 재구성한 ‘하나의 방’을 통해 쌈리의 특수한 일상과 보통의 일상을 구현했다. 방에 놓인 일상용품을 통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을 구가한 사람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대상화된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충돌시킨다. 반면 양성주 작가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공동주택 건설로 폐쇄를 앞둔 이곳의 소멸과 상실, 기억과 치유를 서화에 담았다. 앞으로 이 일대가 희망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길 기원하는 작가의 소망이 엿보인다. 이정은 교차공간818 전시감독은 “재개발이 이뤄지기 전 사실상 마지막 남은 성매매 집결지인 이곳의 공간과 시간을 탐색한 작업을 통해 이곳의 특수한 삶과 그 속에서의 일상적인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1월14일까지.

음악회로 마무리 하는 2023, 경기도 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송년음악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연말을 맞아 경기도 곳곳에서 다채로운 송년음악회가 열린다. 바쁜 일상으로 문화생활을 잠시 미뤄뒀다면, 의미 있는 공연으로 연말연시를 따뜻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 오직 연말에만 감상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연주부터 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까지 풍성한 공연들이 찾아간다. ■ 수원시립합창단의 ‘Celebrate Ⅱ_Peace on Earth’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과 수원시립합창단이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오는 21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기획연주회 ‘Celebrate Ⅱ_Peace on Earth’를 선보인다. 합창단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II’의 OST인 ‘Into The Unknown’을 시작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징글벨’ 등 정통 크리스마스 합창 레퍼토리 뿐 아니라 핸드벨과 함께 연주하는 ‘종들의 노래’ 등 다채로운 크리스마스 음악을 선사한다. 또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넘버 ‘Bring Him Home’,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Prince of Egypt)’의 OST인 ‘Through Heaven’s Eyes’ 등 평화를 염원하고 아픔을 달래주는 가슴 따뜻한 음악들도 마련했다. 특히 배우 최재림과 경기소년소녀합창단, 페스티벌핸드벨앙상블, 22인조 팝스 앙상블 등이 함께 해 따뜻한 하모니를 이룰 예정이다. ■ 부천필하모닉의 ‘베토벤, 합창’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27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을 개최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015년부터 매년 송년음악회에 선보여 온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휘는 네덜란드 출신의 테오 월터스가 맡으며, 피아니스트 김규연, 소프라노 조선형 등과 부천시립합창단, 부천시민합창단이 협연한다. ‘합창’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성악과 합창이 등장하는 최초의 교향곡으로, 환희·인류애·자유·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환희의 송가’라고도 불린다. 이번 공연에선 합창 교향곡 이외에 ‘합창 환상곡’도 연주된다. ■ 의정부문화재단, 체코소년합창단 보니푸에리 ‘크리스마스 콘서트’ 체코의 문화사절단으로 불리며 천상의 하모니를 선사하는 체코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도 펼쳐진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는 23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송년 기획 공연 ‘체코소년합창단 보니푸에리’를 선보인다. 합창단은 유러피안 클래식 음악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는 경쾌하고 밝은 곡들을 부르며 희망과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6년 만에 이뤄진 내한 공연이니 만큼 한국 관객을 위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과 ‘고향의 노래’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곡들을 동화 같은 목소리로 선사할 예정이다.

구리문화재단,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 제 3회 정기연주회

구리문화재단은 오는 23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에서 아동·청소년의 꿈을 연주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 정기연주회’를 연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는 아동·청소년이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오케스트라 합주 활동을 통해 공동체적 인성을 갖춰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는 52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기존 단원들과 신규 단원들이 모여 역대 최대 인원으로 구성된 만큼 화려하고 다양한 구성의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에는 ▲존 윌리엄스의 ‘카티나 밴드’,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 등이 연주되며, 콘트라베이스와 플루트의 앙상블 연주도 함께 펼쳐진다. 진화자 구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우리 단원들이 지난 향상 음악회와 구구구페스타 오프닝 연주회를 통해 멋진 성장을 보여주며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것처럼,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도 꿈과 희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감동을 선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생은 호박꽃 로맨스 [예술+]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의 감정은 왜 생겨날까? 잘은 몰라도 사랑은 인간이 오묘한 감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증거가 아닐까? 사랑은 사람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생겨난다. 지금 이 순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진다. 인종과 민족의 경계도 넘고, 시간(나이)과 거리의 개념도 극복할 수 있다. 사랑은 참 마법 같은 인간의 감정임에 틀림없다. 거의 모든 남녀 간의 사랑은 사랑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아마 사랑 전에 사연이 먼저일 수도 있다. 남녀가 만나 눈빛이 오가고 사랑이 진행되는 사연은 밤하늘에 별보다도 많을 것이다. 소중하지 않은 사랑은 없다. 사연도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다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의 수원시립공연단 트로트 뮤지컬 ‘아빠의 청춘’에 등장하는 사랑도 애틋하고 소중하다. 인생풍파 다 겪은 박영감과 연안댁의 사랑. 이혼의 아픔이 있는 큰아들과 외국 여성의 사랑. 등산 중에 만나 애정을 키운 장여사의 사랑. 우여곡절을 넘기고 사랑의 꽃을 피운 박영감과 연안댁이 노래한다. “사랑이 별거드냐 좋아하면 사랑이지 이래저래 정이 들면 호박꽃도 꽃이란다….” ‘아빠의 청춘’에는 호박 같은 서민의 삶이 있고 호박꽃 로맨스가 있다. “쩔쩔 끓는 삼복염천/…척박한 땅에/뿌리를 박듯 좌판을 벌여놓고/아무튼 열심히 사는(중략)./(호박꽃·임영조) 호박의 일생도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땡볕에도 뿌리와 덩굴을 이어가는 생명력.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덩굴손. 호박엿, 호박잎, 호박나물 등 모든 것을 주고 가는 뒷모습. 화려한 주목은 못 받지만 늘 한결같고 은은한 멋이 있는 노란 꽃. 연출자는 사랑의 리듬을 잘 만들어 내고 줄을 잘 타는 능숙한 춤꾼이다. 뮤지컬 전체에 느슨하면서도 촘촘한 오선지의 그물을 펼쳐 놓았다. 또 팽팽하면서도 매끄러운 리듬의 추를 달아 놓았다. 리듬의 씨줄과 가사의 날줄은 출연자들의 사연과 어우러져 호박꽃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슬픈 사연에는 느리고 절절한 리듬과 음악, 그리고 애절한 가사로 관객의 눈물샘을 터뜨린다. 기쁜 사연에는 경쾌한 리듬과 흥겨운 노래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아빠의 청춘’에는 끈끈한 가족의 정도 있다. 물질만능주의와 노인 경시를 꼬집고 외국인과 함께하는 삶도 있다. 갈등도 있지만 서로 이해하는 포용도 있다. 그래서 ‘아빠의 청춘’은 달달한 호박엿과 구수한 호박찌개가 있는 호박꽃 로맨스다. 무대 전환 또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작은 공간에서 원형으로 이동하는 배치 동선과 배우들이 한 호흡으로 부드럽게 전환하는 기술이 돋보였다. 웃으며 손뼉 치며 두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후딱 지나갔지만 압축미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빠의 청춘’은 끝났지만 사람 냄새나는 호박꽃 로맨스는 세상 어디서나 피어날 것이다. “연분이 따로 있나…호박꽃도 꽃이란다….” 콧노래를 부르며 공연장을 나오는 나에게 아내가 옆구리를 꼬집으며 한마디 콕 찌른다. “당신 예전에 나한테 호박꽃이라고 말한 거 기억하지?”

명장면을 한 무대서…경기아트센터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

경기아트센터는 발레의 환상을 선보이는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를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는 국내 정상급 발레 무용수와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들이 발레 작품 속 주요 장면만을 모아 선보이는 갈라 공연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작품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카르멘’ 등의 명장면을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 영상과 미디어아트를 이용해 더욱 다이내믹 한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남녀 주역 무용수의 2인무이자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를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해 발레의 정형미가 돋보이는 무대가 마련된다. 각기 다른 발레단 출신의 총 13명의 무용수가 모여, 독무부터 군무까지 색다른 조합을 이루는 이번 공연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앙상블을 선사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 커튼콜,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발레판타지아 스티커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도 마련돼 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발레의 기원, 감상법 등 발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우리나라 최고 발레 무용수들의 환상적인 기교와 함께 역동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에는 다양한 할인이 적용된다. 경기 기회공연관람권 할인(75%), 65세 이상·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할인(50%), 문화누리·예술인패스·청년패스·병역명문가·다자녀(2명 이상)·임산부(30%), 경기도 카카오톡 친구 할인(20%)를 적용해 예매할 수 있다.

mM아트센터, 허창범 개인전 ‘etc.’ 개최

엠엠(mM)아트센터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21일까지 4전시실에서 허창범 개인전 ‘《etc.》’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구축된 세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숨을 참는 행위와 그 기록으로 만들어진 회화, 퍼포먼스, 영상 작업 과정과 형식을 관찰할 수 있는 작품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허 작가는 의도적으로 일정 시간 최대한 호흡을 멈추고 다시 호흡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이를 토대로 회화 작품을 제작했다. 숨을 참는 자학적 행위는 생소하거나 불편한 상황,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 불가항력적인 것으로부터 적응·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론이다. 모든 작품은 숨을 참았던 순간과 작가의 독특한 사유를 담지해 작가가 개인으로서 세계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사유를 미시적 관점에서 고찰했다. 특히 목록 열거 시 일부 항목을 함축하고자 쓰이는 etc.(기타 등등)를 전시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이미 공고화한 체계로부터 밀려나 함축된 개체와 세계의 관계에 집중하려는 의미를 담았다. 함축되는 항목은 열거하는 목록 가운데서도 중요도가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공고히 구축된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각자는 결코 체계의 의해 함축되거나 판단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고군분투하고 역동적으로 관계 맺는 존재자로서 제 위치하기를 제안한다. mM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세계에서 생략되고 함축된 ‘그 외의 것들’을 조망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며 “허창범의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통해 이미 변화된 상태임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려지고 함축된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작가가 취하는 새로운 태도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열리며 자세한 정보는 mM아트센터 누리집 또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반브레이크', 부산서 ‘크리스마스 아트 파티’ 예술축제

아시아 최대의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가 ‘예술 축제’를 열어 올 겨울 부산을 달군다. 어반브레이크는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 1전시장 2B, 3A홀에서 ‘윈터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로 ‘어반브레이크 엑스’를 개최한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축제는 젊은 감성을 가지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유니크한 구성의 작가별 전시공간을 선보인다. 특히 부산 로컬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확장된 아트페어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세계최대 규모의 스니커쇼 ‘스니커콘’의 프리뷰 전시를 선보인다. 내년 10월 본 행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스니커콘 프리뷰’ 특별전에서는 스니커즈 매니아들의 ‘드림슈(꿈의 신발)’로 불리는 초고가 한정판 스니커즈와 미발매 스니커즈 등 30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 ‘스니커콘 서울’ 현장의 열기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펼쳐진다. 또 클록(말레이시아)과 루킷(태국) 등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내한해 코마, 알타임조, 세미 등 국내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그래피티 X-MAS’ 특별전을 꾸밀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주목하는 천재 소년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의 작품들이 ‘어반브레이크 X 부산’에 특별전으로 마련된다. 파충류나 신화 속 생물들에 영감을 받아 8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니콜라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젊고 힙한 감성의 아티스트들의 개인전 역시 열린다. 어반브레이크가 꼽은 3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작가의 방’을 꾸며 관객들과 아티스트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관객들이 마커를 이용해 메시지를 남기거나 그림을 그리며 스트리트 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두들링 아일랜드’가 설치될 예정이다. 두들링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스트리트 아트 기법 중 하나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오리지널 펑크’, ‘매드덕’이 참여한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인공지능의 발전과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주제들과 예술의 결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포리’와 함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대형 로봇작품, 생태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공개한다. 또 ‘AI 특별전’을 진행해 어반브레이크가 만든 가상 아티스트 ‘패즐로(PZLO)’의 아트캡슐 등을 선보여 기술과 예술, 환경과 예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외에도 ‘부산을 콜라보하다’ 라운지에서는 ‘허대빵’, ‘딥플로우’, ‘매끈목욕연구소’, ‘무명일기’ 등 지역 브랜드와의 협업을 소개한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빨간색’ 드레스 코드를 제시했다. 해당 옷을 입고 방문한 관람객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셀프 스티커 브랜드 ‘포토이즘’의 새로운 브랜드 ‘포트’가 마련된 부스에서 재미있는 셀프 스티커 사진을 제작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동물 문양 소장품 보는 ‘수장고 산책: 아무튼, 동물!’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이 파주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 중 동물 문양의 소장품을 묶어 ‘수장고 산책: 아무튼, 동물!’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내년 2월25일까지 진행된다. 복을 상징하는 박쥐·화목함과 행복을 상징하는 나비·입신양명과 출세를 상징하는 잉어 등 동물 문양 소장품과 오채현 작가의 작품 ‘하하호호[해피타이거Happy Tiger]’ 등 15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를 통해 동물 문양의 유물들을 탐색하며, 우리 조상들이 생활용품에 동물을 새겨 넣은 이유와 의미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해설사가 안내하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설사는 전시 기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4회,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1일 5회 관람객과 함께 산책에 나선다. 산책길 끝엔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는 팝업전시와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돼 개와 닭, 호랑이를 비롯해 2024년을 기운차게 열어줄 용과 관련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산책길 중간엔 소장품에서 따온 동물 색칠하기, 동물 문양 스탬프 체험, 동물 종이접기 등을 할 수 있는 포켓형 체험 공간이 준비돼 있다.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개방형 수장고엔 친구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며 “전시를 통해 오랜 시간 우리 곁에 함께한 동물들의 상징과 의미를 되새겨보는 한편, 2024년을 시작하기에 앞서 좋은 기운을 가득 받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도자에서 예술작품까지…'2023 경기도자페어' 7일부터

국내 유일의 도자 전문 박람회 ‘경기도자페어’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한국도자재단은 올해 전시 전문 기업 리드케이훼어스와 함께 ‘2023 경기도자페어&홈·테이블데코페어’로 도자페어를 준비했다. 현대 삶의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도자기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소개하는 홈 스타일링 전시도 함께 열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주거생활 양식을 경험할 수 있다. ‘도자로 채워가는 일상 MAKE YOUR DAY’를 주제로 한 올해 전시는 ▲전시·판매관 ▲특별전시관 ▲이벤트관 ▲홍보관 ▲비즈니스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판매관’에는 경기도 요장 80여 곳이 참가한다. 트렌디한 생활 도자기부터 전통 및 작품 도자기, 장신구, 오브제 등 다양하고 감각적인 도자 상품을 만나게 된다. 방문객은 도예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상품을 살 수 있다. ‘특별전시관’에서는 테이블 웨어 연출법부터 미술관 입주작가의 도자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자 상품을 활용한 식공간 연출(테이블 세팅) 공모전 ‘경기도자테이블웨어’의 수상작 15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 바로 옆 공간에서는 2023 경기도자미술관 창작공방 입주작가 6인의 보고전 ‘여섯 개의 시선’도 함께 마련된다. 색다른 볼거리도 ‘쇼핑라이브 스튜디오’도 열린다. 홍보관에서는 네이버쇼핑 ‘리빙윈도 도자기 거리’를 통해 만날 수 있는 ‘2023 온라인 경기도자페어’ 생방송이 진행돼 관람객들이 관람하며 즐길 수 있다. 생방송은 7일부터 9일까지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이벤트관’에서는 도자기 제작 시연 행사, 푸드 스타일링(food styling) 강연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배워보는 참여형 도자 프로그램과 함께 설문조사 및 구매 금액별 영수증 인증 ‘경품 이벤트’가 진행된다. ‘강연 및 시연 행사’에는 ▲도화 김소영 작가의 ‘지지 않는 도자 카네이션, 카네이션과 함께 순례길 오른 사연(7일, 오후 1시)’ ▲요리연구가 요나의 ‘재료의 산책, 8.8만 계정 운영비결(8일, 오후 1시)’ ▲비눗방울을 활용한 백자 청화 포도문 제작 콘텐츠로 약 4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진환민 작가의 ‘청화포도문이 SNS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9일, 오후 1시)’ ▲나나테이블 이나경 대표의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도자식기 플레이트 시연(10일, 오후 1시)’이 진행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국내 대형 유통사와 홈쇼핑 등 바이어(buyer)를 초청해 경기도자페어 참가 요장과의 만남을 연결하는 ‘구매상담회’도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라이프 스타일과 다변화된 고객의 수요에 따라 우리의 식탁과 생활 공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 변화를 한 눈에 살펴보고, 향후 도자기 트렌드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준비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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