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 명인들과 세종국악관현악단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새해 희망찬 출발을 기원하는 공연이 열린다. 군포문화재단이 오는 2월 24일 오후 7시 정월대보름 ‘달달한 콘서트’를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선보인다. ‘달달한 오케스트라’는 섬세한 곡 해석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박상우 지휘자와 창단 32년을 맞이한 세종국악관현악단이 함께한다. 특히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은 혼으로 노래하는 시대의 가인 장사익이 ‘찔레꽃’, ‘봄날은 간다’, ‘꽃구경’ 등의 노래를 선보인다. ‘장사익류(流)’로 불리는 독보적 장르를 만들어 낸 그는 국내외에서 ‘장사익의 소리판’ 공연을 쉼 없이 선보였다. 또 대한민국 대표 전통타악 그룹 뿌리패 예술단의 판놀음과 강태홍류 가야금산조의 명인 이문희가 협주한다. 소리꾼 이은비의 ‘액맥이 타령’, ‘흥보가 중 박타령’ 등과 함께 창작국악관현악 신나는 민요곡들로 한바탕 어울리는 무대가 열린다. 군포문화재단 관계자는 “2024년 갑진년과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시민들과 나누며 국악 공연을 통해 서로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누리집 등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일반적인 도자기의 쓰임에서 벗어나 예술의 한 장르로 변화해 온 ‘현대 도예’ 작품들이 한데 모였다. 현대 도예사의 시작과 뿌리가 된 한·미·일 작가들의 작품부터 3차원의 입체 조형까지 다원화된 예술매체로서 점토의 혁신을 살펴볼 수 있다. 경기도자미술관은 현대 도예 231점을 선보이는 소장품상설전 ‘현대도예-오디세이’를 진행중이다. 전시는 ‘흙, 현대도예의 서막’, ‘흙, 물질과 조형 언어’, ‘흙, 현대도예 모색과 탐구’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의 선구자 작품들을 통해 현대 도예의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중반부터 ‘한국적 정체성 구축’과 ‘현대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유근형의 ‘청자버들문매병’, 조소수의 ‘백자포도양각항아리’ 등 전통적인 도자기에서 많이 봤던 항아리 형태와 매병 형태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후 대학에서 도예 교육을 받고, 유학을 다녀온 2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도예의 변천을 알린다. 임무근의 ‘하나님의 비밀’, 정담순의 ‘벗어나고 싶은 심정’ 등은 이들 작가들이 유약, 문양 등 표면의 표현변화를 모색하고 현대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시기의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뒤 새로운 도예가 출현했다. 현대도예에서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유분방한 표현방식이 특징적이다. 뜯기고 찢기고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입체 작품들이 많이 나타났는데, 피터 볼커스의 ‘펜린’ 등을 통해 ‘추상표현주의’ 도자가 전성기를 이뤘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역시 쓰임의 기능을 버리고 ‘오브제’ 표현주의로 조형성을 추구한 도자가 발달했다. 2부에서는 ‘물질’과 ‘조형’을 중심으로 흙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붉은색의 질퍽한 듯한 원초적 흙의 느낌을 살리고, 작품 구멍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형태의 로손 오예칸의 ‘치유하는 존재’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대표적인 추상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 ‘소통’의 의미를 띤 파이프 형태를 겹겹이 쌓아올려 무게감을 주면서도 하중을 버티는 안정감 있는 형태를 보여주는 토비욘 크바스보의 ‘튜브조형물’, 겹겹이 쌓인 흙을 깨부수며 그 단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엔소링의 ‘발굴’ 등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수상작, 국제 공모전 수상작 등을 살필 수 있다. 3부는 도자예술의 회화적 특성이 돋보이면서도 흙이 아닌 사물 자체인 듯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실제 나무 상자와 두부를 갖다놓은 듯 보이는 아 레온의 ‘두부 인스톨레이션’, 현대사회의 관계, 소통 등을 모티브로 작가 자신을 형상화해 표정과 얼굴의 주름까지 완벽히 재현한 팁 톨랜드의 ‘짜증’ 등이 있다. 특 ‘기(器)’에 초점을 둬 쓰임과 그 이상의 무한한 확장성을 담은 작품, 차도구, 오브제 주전자 컬렉션 등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김지수 경기도자미술관 학예사는 “현대 도예는 탈장르, 융합의 의미를 넘어 도자예술 장르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또 다른 범주로 확장되고 있다”며 “도자예술의 이해와 특징을 살피고, 내일의 현대도예를 향한 사고의 지평을 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027년 1월10일까지.
오산문화재단이 오는 3월 24일까지 오산시립미술관 제1~3 전시실에서 ‘변화(change)와 변환(convert)’展을 진행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세상 속 ‘변환’을 주제로 감성을 접목한 신기술 콘텐츠가 주를 이룬 미디어아트 전시다. 관람객은 전시에서 일방적으로 보고 듣는 게 아닌,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아티스트와 함께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위해 기계에 감정을 넣어 지나온 추억을 예술로 승화한 것이 핵심이다. 전시엔 김홍년, 노진아, 송창애, 이이남, 이재형, 최종운, 한호 등 총 7명 작가가 참여했다. 송창애 작가의 ‘WATE RODYSSEY’는 물의 파동을 시각화하는 예술체험을 통해 관객들에게 자기 접속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재형 작가는 ‘시간여행’을 통해 공중전화를 예술적 장치로 삼은 인터랙티브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50년 전 오산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오산시의 과거의 모습을 영상으로 구현했다. 김홍년 작가의 ‘Love fly in osan’은 오산천의 환경을 주제로 내세웠다. 19인치 모니터 30개를 2개실로 나눠 모니터 총 60개와 판화작품 30점을 내걸어 미디어를 활용해 작품의 색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미디어아트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한호 작가의 ‘Last supper’ 이이남 작가의 ‘병풍시리즈’ 노진아 작가의 ‘불완전 모델’ 최종운 작가의 ‘Beyond the Space’를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강양은 청운대 교수(극단 ACTS 대표)연출의 연극 ‘흑백다방’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금천뮤지컬센터 무대에 오른다. ‘흑백다방’은 2014년 초연 후 국내를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500회 이상 공연을 올리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정성호, 윤상호 두 배우의 숨막히는 극적 긴장감이 작품을 이끌어 간다. 심리치유 장소인 흑백다방의 주인 정성호를 찾아온 손님 윤상호. 1980년대 민주화를 울부짖던 시대에 진실이 가려진 어두운 현대사의 억울함, 분노, 아픔의 상처가 직시하고 두 인물 각각의 비극이 공존하며 전개된다. 배우와 스텝은 모두 청운대 졸업생과 재학생이 맡았다. 다방 주인역 한동규, 손님역 조정우·김종성·임정민, 스텝 최지인·조영환·최영림 ·이정훈·김태형·김미르·박태연·장수원·오해성 등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 한동규 배우는 ‘제11회 GAF(Glocal Acting Festival) 공연예술제’에서 연극 ‘고사(枯思)’로 서울연극협회 회장상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임정민 배우는 웹드라마 ‘끄적끄적’ ‘하이틴에이저’에 출연했으며 김종성 배우는 국립극장 공연 및 넷플릭스 ‘셀러브리티’에서 활약했다. 조정우 배우는 다양한 매체와 연극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강양은 교수는 GAF에서 ‘고사’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상 작품상, ‘출발’로 한국연기예술학회 회장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전주에서 길을 묻다’에서 주연으로 열연했고, 연극 ‘수덕여관’ 주인공으로 러시아 국제공연예술제에 참여하는 등 교육자 및 배우·연출로도 활동하고 있다. 배우들의 긴박감 있는 호흡과 그들을 통한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감동과 웃음을 즐길 수 있는 ‘흑백다방’은 25~26일 오후 8시, 27일 공연은 오후 3시와 5시에 전석 무료로 마련된다.
겨울방학을 맞아 ‘요리’를 주제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용인문화재단은 2월25일까지 아이가 직접 빵을 만들며 생각을 나누는 베이킹 체험 프로그램 ‘포근포근파티시엘’을 운영한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그램은 용인어린이상상숲 요리조리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24일부터 2월4일까지는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파프리카, 양파, 소시지 등이 들어간 '눈사람 피자'를 만든다. 2월7일~25일까지 이어지는 회차에선 ‘이글루 안은 왜 따뜻할까?’를 주제로 이글루 안은 왜 따뜻한지 이유를 알아보고 치즈를 들어간 ‘이글루빵’을 만든다. 2012년생부터 2019년생까지 참여 가능하다. 먹거리의 시작인 농업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도 한창이다. 국립농업박물관은 개관 1주년을 맞아 3월3일까지 기념전 ‘남겨진, 남겨질’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 곁에 농업이 자리매김하기까지 ‘남겨진’ 이야기를 통해 농업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담아냈다. 1부 ‘도전의 시작’에선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농업을 지속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던 과거를 살펴보고 2부 ‘땅, 물, 바람 그리고 사람’에서는 수 세기 동안 땅, 물, 바람의 조건을 이겨내고 농업을 이어온 국가중요농업유산을 살펴본다. 3부 ‘공존의 시작’에서는 그 유산들의 아름다운 현재를 영상으로 선보인다. 농경 문화 산물과 농업의 유구한 가치를 살펴보면서 농업과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이천시립박물관에선 이천시와 이천문화재단, 샘표가 함께 ‘오늘, 요리하는 새미가 있다’ 전시를 진행 중이다. 2월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샘표 새미네부엌 브랜드 캐릭터 ‘새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요리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오늘 뭐 먹지’, ‘왜 요리를 하는 걸까?’ 등 음식과 요리를 둘러싼 현대인의 고민을 즐겁게 풀어낸 체험형 전시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는 건 물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용인문화재단이 우수작을 발굴해 지역 문화예술을 강화하는 ‘제10회 경기공연예술페스타-용인’을 선보인다. 경기도 등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용인의 문화예술공간인 용인포은아트홀, 요인포은아트갤러리, 큰어울마당 등에서 경기공연예술페스타를 개최한다. 페스타는 우수 작품을 발굴해 지역의 문화예술을 강화하고 상생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페스타는 1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깊다. 페스타에선 예술 단체와 공연장을 연결해주는 ‘아트마켓’, 2023년 경기도 ‘베스트컬렉션(초청작)’ 3개 작품, 신규 창작 공연 ‘창작 쇼케이스’ 15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5일엔 개막 축하공연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축하공연을 열 계획이다. 경기지역 우수 작품을 전국에 소개하는 ‘아트마켓’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아트마켓은 전문예술단체와 문예회관 종사자들 간 교류의 장이 되고, 작품 소개 및 레퍼토리 피칭 등 실질적인 협업 네트워킹 시간이 될 예정이다. ‘베스트컬렉션’은 ▲극단 명작 옥수수밭의 연극 ‘패션의 신’(25일), ▲연희집단 The광대의 ‘딴소리 판’(26일), ▲극발전소301 연극 ‘밀정리스트’(27일)로, 용인포은아트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창작 쇼케이스’는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서 발굴된 15개의 작품을 용인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선보이는 자리다. ‘2023 경기예술지원 기초예술창작지원-창작준비’ 선정작 11개 작품은 오는 26~27일, ‘2023 새로운 예술을 위한 기술지원-예기술술’ 선정작 4개 작품은 오는 28일에 만날 수 있다. ‘2023 경기예술지원’ 선정작 ‘창작준비 쇼케이스(26~27일)’에는 ▲정지혜-신세계(무용) ▲큐댄스컴퍼니-PLAY MAX(무용) ▲한강공장(스타케이크 이엔티)-넌버벌 한강공장(음악) 등을 소개한다. ‘예기술술 쇼케이스(28일)’에서는 ▲ARTSTAGE 다올–처용-心(무용) ▲아트컴퍼니 예기–봉수당진찬연(무용) ▲김홍모–기진무량(전통) ▲라츠–안녕, 나의 별님에게(음악)가 소개된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응원과 힘이 되고, 도민들이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공연예술페스타는 경기문화재단과 도내 기초문화재단이 협력해 전국문화재단 최초로 시행, 총 130개의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내면서 많은 공연 축제의 모티브가 됐다. 의정부를 시작으로 안양, 구리, 수원, 안산, 하남, 광주, 고양을 거쳐 올해 용인까지 도내 곳곳에서 예술이 일상이 될 수 있게 뿌리내려 오고 있다.
국내 유일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이 2024년 주요 전시 일정을 공개했다. ▲한국미술 전 세계 확장 ▲한국 현대미술 심화, 다양성·확장성 모색 및 소외분야 조명 ▲포스트휴먼, 인공지능, 주거 등 동시대 사회적 맥락 주제전 ▲회화, 사진, 뉴미디어 소장품 입체적 조명 주제전으로 미술사 지평 확장 ▲중견·신진작가 지원 프로젝트, 동시대 미술 경험 확장 프로그램을 목표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올해 미술을 더 가까이할 계획을 세웠다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조망하는 굵직한 근현대 미술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과천관에서 열릴 예정인 전시를 살펴봤다. ◇ 국제기획전·심화한 한국 현대미술…새로운 흐름 살펴보다 위계에 저항하고 수평적 연결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횡단 신체 개념은 여성주의 관점과 접목한다. 국제기획전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가제, 9월~2025년 2월, 서울)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횡단 신체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최근 국제 미술계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여성주의 미술의 다층적 면모를 초국가적·비교문화적 관점, 동시대 관점에서 살펴보는 게 특징이다. 아라마이아니, 아츠코 타나카, 인 시우전, 파시타 아바드, 홍인현숙 등 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 현대미술 심화하고 다양성·확장성을 위해 기획한 전시도 눈에 띈다. ▲‘이강소’(가제, 10월~2025년 3월, 서울)에선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도와 소통의 역사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 한국 대표작가인 이강소를 조망한다. 체험적인 퍼포먼스와 개념미술, 설치작업, 조각, 추상 풍경에 이르기까지 이미지와 리얼리티 사이에서 작가가 치열하게 창조해 온 시각적 언어를 살펴본다.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이자 최초의 여성 조경가인 정영선(1941~)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조경가 정영선’(가제, 4월~9월, 서울). 정영선의 조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정원을 서울관에 직접 조성하고, 올림픽미술관 및 조각공원, 대전엑스포공원 등 국가·지역의 주요 프로젝트를 구축해 온 그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또 정규, 유근형, 김석환, 신상호 등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도자를 조망하는 ▲‘생활·도자·예술: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도자’(11월~2025년 3월, 과천)에선 도자 생활과 예술이 생산한 미적·사회적 가치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 사회적 맥락, 시의성 담고 소장품 활용한 기획전 포스트휴먼, 인공지능, 주거 등 동시대 사회적 맥락과 호흡하는 시의성 있는 주제기획전도 마련된다.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5월~9월, 서울)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비인간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미래상을 제시한다. 오늘날 인간의 행태와 방식이 야기한 팬데믹 상황을 통해 비인간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해 본다. 인간과 인공물이 함께 만드렁 나가는 공생의 미래상을 제시하며 디자인, 사진,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퍼포밍 홈: 대안적 삶을 위한 집’(7월~12월, 과천)에선 승효상, 임태병, 조병수, 최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이 설계한 주택 작업을 통해 주거문제가 첨예해지는 현대 한국 사회를 비평적으로 바라본다. 소장품을 입체적으로 연구·조망해 미술사의 지평을 확장하는 전시도 열린다. 카메라 렌즈로 일상 풍경의 이면을 다룬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3월~8월, 과천)는 미술관이 소장한 대표 사진작품을 통해 도시의 구조와 본질,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고찰한다. ▲‘가변하는 소장품’(가제, 3월~7월, 서울)은 기후위기와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에 미술관과 소장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 미래세대에 남겨질 소장품의 생애주기와 현대미술의 속송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1960~1970년대의 구상회화는 미술사에서 비교적 소홀히 다뤄져왔다. ▲‘MMCA 기증작품전: 1960-70년대 구상회화’(5월~9월, 과천)는 최근 5년간 작가와 유족, 소장가 등에게 기증받은 2천400여점의 작품 중 1960~1970년대의 구상회화를 소개하며 미술사의 지평 확장을 꾀한다. 박수근, 황유엽, 박고석, 김태, 김영덕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등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뉴미디어 중견 작가의 작품은 ▲‘동존(同存)’(9월~2025년 3월, 과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올해의 작가상 2024’(10월, 서울) ▲‘새로운 기술, 오래된 이야기 -한·캐나다 VR’ 등 동시대 현대미술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충실한 전시기획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소장품의 체계적인 연구에 기반한 수준 높은 소장품 구축과 이를 해석하고 전달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군가가 과연 내 목숨과도 바꿀만한 의미 있던 일이었나 물으면 나는 무어라 말할까.”(이순옥 시집 ‘불꽃혼 나혜석’- ‘작가의 말’ 中)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예술은 후손의 향유를 통해 새롭게 탄생해 영원처럼 이어진다. 지난 16일부터 수원 행궁동 행궁길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이순옥 작가의 스물일곱번째 ‘시와 그림’ 개인전에는 열정으로 가득찼던 나혜석의 예술혼, 또 나혜석의 생애와 영혼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찬 이순옥 작가의 삶이 녹아있다. 나혜석의 삶은 ‘불꽃’과도 같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학가이자 운동가였던 나혜석은 평생 글과 그림을 통해 시대를 이야기했다.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은 그녀를 타오르게 만드는 동시에 그녀 스스로를 타버리게 만들었다. 시를 쓰고 서양화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25차례 치른 작가 이순옥은 나혜석의 삶에 동질감을 느꼈다. 나혜석이 꿈꿨던 세계, 이루지 못한 세상을 연구하며 그녀의 일대기를 집필한 소설 ‘불꽃혼 나혜석’을 집필하던 지난 2016년 이순옥 작가는 과로로 쓰러졌다. 오랜 혼수상태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그녀에겐 오른쪽 마비라는 장애가 찾아왔다. 그녀는 다시 펜을 들었다. 불굴의 의지로 병원에서 보낸 4년여간의 투병 생활 중 왼손가락으로 100편의 시가 담긴 ‘불꽃혼 나혜석’을 지난 2020년 출간했다. 이후 재활치료를 하며 그녀는 “나혜석의 삶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며 그림을 펼쳐냈다. 이번 전시회에서 관객들은 그녀의 시와 시를 집필하며 든 감상을 녹여낸 약 스무작품 이상의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상실의 시대를 지나와 이제 미래를 향한 닻줄을 올린다. 막힌 숨결을 가다듬고 긴 호흡을 하며 항해를 시작한다.…” (‘불꽃혼 나혜석’-‘미래에서 온 여자 사람’ 中) 이번 전시의 메인 중 하나인 ‘나혜석이 세계일주를 하다’에 이순옥 작가는 나혜석이 실제 서울, 북한,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세계일주의 모습을 상상을 통해 녹아냈다. 나혜석의 삶에서 세계일주는 의미가 남달랐다. 1927년 남편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오른 세계여행 길은 그녀에게 새로운 삶과 영감의 행복을 주었지만 동시에 불행을 안겨주기도 했다. 작가는 “나혜석이 부푼 꿈을 안고 세계일주를 떠나 고통 속에 돌아왔지만 그게 바로 인생”이라며 “언제 뭐가 일어날지 모르는, 즐겁고 신이 나다가도 어둠이 찾아오고 다시 그 속에 즐거움이 찾아오는 것”이고 말한다. 또다른 작품에서 그녀는 나혜석에 대한 100편의 시를 한 편의 그림으로 압축했다. 활기차고 대담하면서도 강렬함이 특색인 미국의 추상화가 잭슨 폴록을 연구한 이순옥 작가는 “얽히고 섥힌 우리네 인간사를 표현했다”며 “몸은 힘들지만 커다란 작품을 표현해 내며 내 속도 풀렸다”고 말했다. “꽃처럼 활짝 웃어본다. 세상을 품에 안고 어둠을 멀리 쫓아 낸다.…뿌연 안개 걷어 내고 박차고 알에서 깨어난다.”(‘불꽃혼 나혜석’ 시집-‘나혜석이 꽃처럼 활짝’ 中) 전시에는 붉고 강렬한 그림이 여럿 펼쳐져 있다. 이 작가는 나혜석의 가슴 속에 활화산처럼 뿜어나오는 정열과 꽃처럼 피어난 그녀의 모습을 표현했다. 동시에 이 작가 본인의 나혜석에 대한 열정과 갇혀 있는 시대와 민족 속 세상에 대한 여성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나타냈다. 이순옥 작가는 원래의 꿈이었던 나혜석 일대기의 소설을 완성하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낼 계획도 가졌다. 그녀는 “영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시와 그림, 소설이 완성되면 이 모든 과정을 모티브로 한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나혜석이 태어나고 자란 동네인 수원 행궁동이 지금의 젊은 이들에게 즐거움의 공간이 되었듯 그는 100년 전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는 존재”라며 “나혜석의 발자취를 같이 즐거워하고 아파하며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인간으로 그녀를 본받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2일까지.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024 신년음악회’가 오는 19일 저녁 7시 30분,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열린다. 공연은 새해를 맞은 시민들에게 힐링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청룡(靑龍)의 해를 맞아 흥겨움과 황홀함이 가득 담긴 분위기로 꾸며질 예정이다. 지휘는 국내외 다수의 교향악단, 오페라, 발레를 지휘한 김광현 지휘자가 맡았다. 또 팬텀싱어3와 미스터 트롯2에서 국가대표 성악가로 실력과 대중성을 입증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1부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경쾌하고 다채로운 곡을 연주해 관객들에게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생동감으로 가득한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 작품번호 92번’으로 시작하여 밝은 내일을 기원하는 ‘빠른 폴카 근심 걱정 없이 작품번호 271’,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모음곡 제2곡 중 ‘왈츠’ 등을 선보인다. 2부는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이 무대를 채워줄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김효근의 ‘천년의 약속’, 윤학준의 ‘마중’, 빅시오의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 로시니의 ‘소문은 산들바람처럼’ 등의 다채로운 노래를 선사한다. 공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으로 문화회원(1인 4매), ‘2023 송년음악회’ 관람객 대상 20% 할인을 제공한다. 관람권은 군포문화재단 누리집이나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새해 클래식 음악과 우리 민족의 흥겨운 국악의 만남이 펼쳐진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2024년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익숙한 클래식 교향곡부터 매력적인 바리톤 김종표의 한국가곡 및 경기민요 소리꾼 송소희의 ‘아리랑’이 연주되고 해금, 대금, 꽹과리, 북과의 협연이 새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1부에선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에 이어 프랑스 작곡가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가 연주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에서 미키마우스가 마법사의 제자로 등장, 경쾌하게 변하는 음악을 영상으로 묘사하며 더욱 유명해진 곡이다. 1부 마지막은 헝가리 국민음악 작곡가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이 장식한다. 2부에선 ‘밀양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화려하고 세련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활기찬 리듬의 작곡가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가 무대를 꾸민다. 이어 따뜻한 음성의 바리톤 김종표가 ‘뱃노래’와 ‘청산에 살리라’ 등을 들려주며, 국악인 송소희의 대표곡 ‘사랑계절’과 ‘아리랑’이 대미를 장식한다. 수원시향 담당자는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과, 흥겨운 집시 무곡, 국악과 교향악의 만남 등 다채롭게 준비한 이번 음악회로 2024년 새해를 흥겹게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 신년음악회는 수원시립예술단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