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님, 은수미 성남시장님, 백군기 용인시장님! 혹시 용서고속도로를 타 보신 적 있나요. 있으시겠죠. 그러면 출퇴근 시간대 타 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러셨을 수 있겠네요. 그러면 하루에 출퇴근을 모두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한 달쯤 이 도로로 출퇴근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것도 직접 운전을 해서요. 혹시 그런 적도 있으시다면 어땠나요. 사람이 할 짓이라고 생각되셨나요. 잉크도 마르기 전이라고 하죠. 이건 콘크리트도 굳기 전이겠네요. 불과 10년 전 도로가 개통됐습니다. 2009년 6월 30일 오후 2시에 뻑적지근한 개통식이 있었습니다. 국토부 장관, 국회의원, 시장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지금도 남은 김문수 도지사의 축사가 있습니다. 성남, 수원, 용인 지역은 더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앞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연결하면 교통체증도 완화될 겁니다 미안한데 다 틀렸네요. 강남 가는 데 90분 걸립니다. 20분이라더니 거짓말입니다. 출퇴근 아닐 땐 괜찮다고도 합니다. 우스운 얘기죠. 서울 가는 도로가 관광지 오가는 길인가요. 어차피 출퇴근용 도로입니다. 이 기본 목적 때문에 만든 거고요. 이게 10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고속(高速)이라는 특성이 실종된 지 오랩니다. 옆 국도를 달리는 차도 못 따르는 저속(低速)입니다. 성남ㆍ용인, 그리고 수원은 지금 용서 안 될 도로로 살기 나쁜 지역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연결도 오판이었습니다. 2018년 7월과 12월 드디어 연결했습니다. 효용성은 분명히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돈 들인 거고요. 과연 교통체증도 완화됐을까요. 관리자인 경수고속도로 측에 물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일평균 교통량을 비교했습니다. 작년 19만2천681대, 올해 20만357댑니다. 연결되고 나서 되레 3.98% 늘었습니다. 강설(降雪) 변수를 감안해도 +2%라네요. 경부고속도로 연결이 체증을 더했습니다. 염 시장님, 은 시장님, 백 시장님. 시장님들의 이름은 도로에 남습니다. 그만큼 오래가는 행정입니다. 도지사의 실언도 10년 가고 있지 않습니까. 용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더 잘 살게 될 겁니다고 말했던 무책임 발언 말입니다. 지금 고속도로 위 운전자들이 전부 욕합니다. 전 도지사도, 전 성남시장도, 전 용인시장도 다 욕합니다. 그러면서 그 원성 어린 눈으로 세 분 시장님들을 봅니다. 어떻게 좀 해달라는 하소연일 겁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용서 라인에 들어설 공동주택이 어마어마합니다. 광교 3만1천 가구, 신봉 1ㆍ2지구 2만 가구, 고기동ㆍ동원동 4천500 가구, 대장동 6천 가구, 서판교 7천 가구, 금토지구 3천255가구, 성남 고등지구 4천 가구, 세곡 1ㆍ2지구 7천300가굽니다. 사람 수로 따지면 28만 명쯤 됩니다. 모두 용서고속도로로 몰려올 사람들입니다. 빠르면 이번 임기, 늦어도 다음 임기 땐 그럴 겁니다. 대책을 내야 합니다. 다들 힘쓰는 건 압니다. 수원시는 신분당선 연장에 힘씁니다. 성남시는 대장동 교통 연결에 힘씁니다. 용인시는 우회 도로 마련에 힘씁니다. 그런데 근본 대책이 아닙니다. 수원 안에서 연장이고, 성남 안에서 연결이고, 용인 안에서 우회입니다. 서울로 가는 22.28㎞짜리 대안은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그 돈, 이 돈, 저 돈 다 합치면 나을 텐데. 부담은 3배 줄고, 효과는 3배 느는 협업의 묘수가 생길 수도 있을 텐데. 얘기 하나가 들립니다. 지하철 3호선 연장 검토 소식입니다. 서울시가 타당성 용역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수원, 성남, 용인시민이 한껏 기대합니다. 청원도 시작했고, 서명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간단해 보이진 않네요. 기지창을 어디에 둘지, 서울과 협의는 어찌 풀 지가 다 숙제네요. 결국, 광역 행정으로 갑니다. 그래서 세 분을 찾게 됩니다. 힘을 합치면-협의체를 만들면 더 좋고- 수가 보일 것도 같아서 말입니다. 좋든 싫든, 시장님들의 이름은 오랫동안 거론될 겁니다. 용서 문제를 해결해 낸 시장님들로든지, 해결 못 한 용서 못 할 시장님들로든지. 主筆
오피니언
김종구 주필
2019-11-20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