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따이한’들

白山 1997년 6월 베트남 퀴논에서 ‘라이 따이한’ 합동결혼식이 있었다. 베트남 한국인 2세와 함께 가는 민간인 모임의 코베트(KOVIET) 주최였다. 이의 공동대표로 있던 분이 전 국회의원인 신영순씨(안양 신병원원장)다. 당시 현지 취재 간 본지 이연섭 특파원(문화부장)은 르포기사 가운데 “라이 따이한들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 했으며, 이미 나이든 그들의 어머니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남몰래 닦아내고 있었다”고 전한 대목이 있었다. 벌써 5년이 된다. 사이공 정권이 망한 게 1975년이므로 ‘라이 따이한’들도 이젠 30이 가깝거나 30대들이다. 파월군인 및 기술자 가운데 일부 한국인들이 베트남 여성들에게 씨를 뿌린지도 어언간 장구한 세월이 됐다. 아버지는 귀국해 그들을 잊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어머니는 기약없는 재회를 기다리다 늙거나 병들고 한국인 2세는 고달픈 나날을 지금도 보내고 있다. 사이공 정권 패망 직후에 심했던 적성국가의 소생이라는 박해는 이제 많이 없어졌지만 취업 등에 차별은 여전해 살기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그 어머니는 이국의 남성을 사랑한 게 죄라면 죄지만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라이 따이한’은 약 1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 다행히 산업연수생 등으로 아버지 나라에 온 2세들이 친자확인소송의 아버지 찾기에 나서 잇달아 승소하고 있다는 보도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그 아버지들도 대부분은 벌써 60대이거나 70대들이다. 노령이지만 당연한 업보로 받아 들여야 한다. 뒤늦게나마 아버지를 찾은 ‘라이 따이한’은 그래도 다행이다. 아버지를 찾지 못한 2세, 찾을 수 없는 ‘라이 따이한’들이 비할 수 없을만큼 훨씬 많기 때문이다. 국가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그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줄 수는 없어도 미국, 프랑스 등이 베트남에 있는 자국의 2세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정부에서 ‘라이 따이한’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제 때 위안부 만행을 겪었다. 한국전쟁 땐 미군들에 의한 많은 혼혈아를 낳았다. 우리가 겪은 불행을 탄식했으면 우리가 베트남 여성들에게 끼친 불행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오늘 이 순간에도 많은 ‘라이 따이한’들은 그리움이 가득한 눈망울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아버지 나라 사람이 되기 위해 한국말을 익히고 한글을 배우고 있다.

지구와 소행성

白山 소행성은 우주의 무법자다. 제멋대로 떠돌아 다니다 지구등 아무 행성이나 부딪친다. 천문학계는 약 2천개의 소행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직경이 900km가 넘는 것도 있고 1m 내외의 것도 있다. 작은 소행성은 지구에 떨어져도 대기권에서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타버린다. 운석은 그 잔해지만 대부분은 운석도 남김없이 다 타버리고 만다. 그러나 큰 소행성은 지구에 치명상을 준다. 이런 위협적 존재의 소행성을 전문가들은 250개 안팎으로 보고 있다. 1908년 시베리아 벌판 2천㎢ 지역을 초토화한 소행성 충돌은 직경이 불과 60m 짜리다. 직경 1km짜리 같으면 지구 전체에 피해를 주고 2km면 인류가 멸망할지 모른다는 게 천문학계의 통설이다. 바다에 떨어지면 상상을 초월한 공전의 해일로 육지 태반의 면적이 물에 잠기고 육지에 떨어지면 핵폭탄 수천개의 위력과 맞먹는 파괴와 더불어 지구를 뒤덮는 먼지구름이 오랫동안 태양을 가려 일대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소행성의 충돌이 이처럼 무서운 것은 자체의 엄청난 무게로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속력이 가속화(S=½gt²)하기 때문이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 과학자들 중엔 수년전부터 소행성 충돌을 피하기 위한 지구궤도수정설 제기가 있었으나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자칫 인류의 손으로 재앙을 초래할 수 있어 하나의 설로 그치고 만 적이 있다. 소행성의 이같은 위협속에 최근 미국 ‘링컨 지구근접소행성연구소’가 직경 2km로 추정되는 소행성 충돌 가능성을 발표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궤도분석 결과 오는 2019년 2월1일로 계산이 나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계산은 그래도 앞으로의 상황이 달라져 비껴갈 확률이 훨씬 높다. 이번 발표의 적중 확률은 9만분의1 이고 거대한 지구의 타격적 소행성 충돌은 1천만년에 한번꼴이라는 것이 학계의 관측이다. 그렇지만 공룡 전멸설을 가져온 6천500만년전의 소행성 충돌설이 떠올라 소행성은 역시 위협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빅뱅(대폭발)설에 의하면 우주가 생성된지 130억년, 지구가 생성된지는 30억년에 얼마 전엔 인류와 침팬지의 공통 선조로 추정되는 원인(原人)의 두개골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그 두개골이 놀랍게도 700만년 전 것이라지만 지구와 우주의 연륜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한 세월이다. 인류는 대자연에 대한 외경심 속에 지구를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재고쌀 해결

재고쌀 해결 淸河 ‘6·29 서해교전’직후부터 “남조선 군부의 계획적 도발”이라고 계속 목소리를 높이던 북한이 25일 오후 느닷없이(?) 전화통지문을 통해 “얼마전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북남 쌍방은 앞으로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간주한다”며 선심 쓰듯 남북장관급회담 개최를 제의해 왔다. 정부는 북한의 유감표명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또 이용당하는 느낌부터 앞선다. 그동안 북한은 도발사건 때 마다 형식적인 유감표시로 적당히 얼버무렸다. 1968년 1월21일의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에 대해서는 4년이 지난 1972년 5월4일에야 김일성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그것은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으며 우리 내부에서 생긴 좌익동맹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1976년 8월 18일)’도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사건이 발생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김일성의 구두메세지를 군사정전위 북한측 수석대표가 유엔군사령관에게 전달한 정도다. ‘시아펙스호(대북지원선박) 인공기 강제 게양 사건(1995년 6월27일)’ 때도 전금철 베이징쌀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아래 일꾼들의 실무적 착오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 북한잠수함 동해안 침투사건(1996년 9월18일)’때엔 외교부 대변인이 방송을 통해 “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사건 때 마다 ‘유감’만 표명했지 ‘사과’는 한번도 없었다. 6·25전쟁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이 사과를 할 리가 없다. 북한이 이번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무엇보다도 식량원조 등 경제적인 외부지원 확보가 절실해서일 것이다. 남한에서 남는 쌀을 사료로 쓰겠다는데 오죽 아깝고 다급했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김동태 농림부장관이 25일“북한이 유화제스처를 보낸만큼 재고 쌀을 가축사료로 처리하는 대신 대북지원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금방 반응을 나타냈다. 북한은 전화통지문 하나로 쌀 400만석을 공짜로 얻은 셈이다. 북한은 우리의 대처방안까지 미리 꿰뚫고 사건을 저지른다.그리고 계속 실리만 챙긴다.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워진다.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의 원조는 미국이다. 20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이념과 도덕의 무덤’으로도 불린다. 개인이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와 윤리규범이 공직수행에 적합한지 심층적으로 해부되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사상 지금까지 모두 12명의 장관 내정자가 인준 거부됐다. 또 28명의 대법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언론을 통한 검증에서 탈락한 경우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위법이나 탈세가 드러나면 청문회를 거칠 필요도 없다.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본인이 중도 포기한다. 미국에서 인사청문회에 나가기까지는 몇가지 검증단계가 있다고 한다. 백악관의 인사국은 대통령의 키친 캐비넷(지인들의 모임), 의회의 추천, 정권인수위원회 등을 통해 추천된 인사들에 대한 검증작업을 한다. 임명 이전의 단계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사들을 제외하고 3배수로 압축한다. 대통령은 여기서 최종적으로 1명을 선정하고, 장관급인 경우는 직접 임명 발표를 한다. 나머지의 경우는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한다.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와 국세청의 세금조사,공직자윤리위원회 등 3개 기관의 조사도 통과해야 한다. 이 3개 기관의 조사에는 개인과 가족 배경, 직업 및 교육적 배경, 세금 납부, 교통범칙금 등 경범죄위반 여부, 전과 및 소송 진행 등 총 233개 문항이 있다. 최근 15년간 해외여행 한 곳, 고등학교 때의 친구, 처가 친척들의 생년월일까지 적어 내야 한다니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는 사람은 감히 명함도 못내밀게 돼 있다. 이 3가지 조사에서 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아야 대통령이 비로소 공식 지명을 하고 상원의 각 위원회는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를 준비한다.청문회 대상도 행정부의 경우 차관보급 이상 고위정무직과 증권거래위원회 등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장, 대사, 군 장성 등 513명에 이른다. 장상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9,30일 열린다. 미국 대통령 인사권에 비하면 한국 대통령의 인사권은 실로 제왕적이다. 인사청문회 대상도 극소수여서 약과(藥果)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총리 지명자의 인격을 손상시키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할텐데 어쩐지 위태, 위태하다. /淸河

舌禍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에 들어간다는 속담이 있다. 쉽게 내뱉은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여파를 몰고 오는가를 뜻하는 말이다. 평생동안 선(善)을 행하여도 잘못 된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그르치는 법이다. 조선시대 신숙주(申叔舟·1417∼1475)가 산정(刪定)한 <오예의(五禮儀)>에 “입이란 좋은 말을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니,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도 혀의 힘을 따를 수 없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말 삼가기를 세번 다물어 봉하고, 입 지키기를 병마개 막듯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쟁이란 총칼과 포화로 치러지지만 실은 그 시작이 한 마디 말에 기인하는 것이다. 말을 삼가고 입을 조심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해당하지만 특히 소위 지도층은 더욱 말조심을 해야 된다. 정치인을 지도층이라고 지칭해야 되는지는 망설여지지만 23일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가 민주당을 ‘빨치산 집단’으로 비유한 것은 아무래도 지나쳤다. 이 총무는 파문을 의식, 곧바로 “파티잔(Partisan), 즉 집단이라는 파티(Party)의 의미지, ‘지리산 빨치산’은 아니다”고 순발력있게 해명은 했지만 어쨌든 표현이 부적절했다. 두산세계대백과에는 ‘빨치산(Partisan)’을 ‘유격전을 수행하는 비정규군 요원의 별칭’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도당, 일당, 당파적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파르티잔’은 프랑스어 ‘파르티(Parti)에서 비롯된 말로 당원, 동지, 당파 등을 뜻하는 말이지만, 현재는 유격대원을 가리키며, 스페인어에서 나온 ‘게릴라’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빨치산은 정규군과는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통신·교통수단을 파괴하거나 무기와 물자를 탈취 또는 파괴하고 인원을 살상한다. 그러나 한국에선 ‘빨치산’을 주로 6·25 전쟁 전에 지리산 일대 등에서 암약하던 공산주의 게릴라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이 총무의 ‘말’이 화를 불렀다.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려고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도 아닐텐데 일부 한국 정치인들의 ‘막말’은 가히 엽기적이다. /淸河

실종된 정부책임

잘못된 결과에 책임은 실종됐다. 중국산 마늘수입 자유화를 내용으로 하는 2000년 한·중 마늘협상 결과가 이 모양이다. 외교부는 ‘가서명 때까지 협의를 거쳤다’면서 ‘후속조치는 농림부 소관’이라고 한다. 농림부는 ‘연장불가 조항이 본문에 없어 몰랐다’며 ‘외교부서 발표안해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다. 청와대측도 가관이다. 이기호 경제수석은 ‘나도 모른 일’이라면서 ‘대통령도 몰랐을 것’이라고 책임을 내각에 떠민다. 무슨 쇼같기도 하여 웃긴다. 도대체 이런 정부가 또 어디에 있겠나 싶어 나라가 걱정되기도 한다. 국무회의가 있다. 헌법이 정한 심의사항 가운데 ‘중요한 대외정책’, ‘행정 각부의 중요한 정책의 수립과 조정’ 항목은 마늘 협상이 국무회의 소관 사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차관급으로 구성되는 정부위원회의도 있다. 이런 공식 회의에서 거론 됐더라면 부처간에 다른 말이 나올 수 없다. 마늘 협상 은폐의 책임이 실종된 것은 국무회의에서 한번도 논의된 적이 없음을 방증한다. 외무부, 농림부가 서로 나홀로 식으로 얼버무려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마늘협상이 2년 전이었으면 그땐 국무회의가 ‘필기장관’들 이었을 적이다. DJ ‘분부말씀’을 받아쓰기에 급급하느라고 안건 제기를 못했는지 모르지만 뭣을 한 국무회의였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의 입장이 궁금하다. 어떤 경로로든 보고되지 않았다고는 믿기 어렵다. 설사 보고되지 않았다 하여도 면책될 일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조직에 의해 투명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인치에 의해 은밀하게 처리돼 온 악폐 의 결과다. 마늘협상만이 아니다. 이밖에 예를 들자면 공적자금의 방만한 운용 손실도 마찬가지다. 만약 마늘협상이 잘된 일이라면 지금 서로 ‘내가 한 일’이라고 나설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일이므로 ‘난 모른 일’이라고 발뺌하기에 바쁘다. 정말 부도덕하다. 중국은 마늘 재협상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농업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뭐라고 말 해 줘야 하는데 말할 사람이 없다. 결국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白山

‘내부의 적’

이스라엘 현역 군인이 포함된 민간인 등 6명이 자국의 군부대 탄약고를 턴 무기를 3년동안이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팔아넘긴 사실이 밝혀져 야단인 모양이다. 범인들은 탄환의 경우 한발에 우리나라 돈으로 125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PLO의 자폭 테러로 편할 날이 드문 이스라엘로서는 무기밀매에 충격이 커 ‘내부의 적’ 문책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이스라엘은 남녀를 막론한 국민개병주의로 여군 소총부대가 직접 교전에 임하는 나라다. 범아랍권과의 전쟁땐 미국에 유학중이던 젊은이들이 총을 들기 위해 배움을 중단하고 자진 귀국했다. 1949년 12월 장개석의 국민정부가 중국 본토에서 모택동이 이끈 공산군에 쫓겨 대만으로 도망간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부패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지원한 M1소총이 국민정부군에게 보급되면 일부는 그 이튿날 공산군 손에 가있을 정도였다. 8연발의 M1소총은 3·8식소총이 격발때마다 노리쇠를 잡아당겨야 했던 단발 소총에 비하면 위력적이었다. 모택동 군대는 2차대전에 패한 일본 군대가 썼던 3·8식 소총이 보병의 주무기였으나 국민정부군의 밀매로 M1소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장개석 국민정부는 대만에 가서도 부패가 끊이지 않다가 장 총통 자신의 며느리가 보석을 밀수입한 사실을 알고 며느리를 대북 시가지서 공개 총살하는 척결의지를 드러냄으로써 비로소 부패가 추방되기 시작했다. 대만이 오늘날 경제부강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뒤늦게나마 장개석의 그같은 읍참마속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PLO에 대한 무기밀매사건을 보면서 국민정부군의 공산군에 대한 무기밀매를 생각나게 하지만 그렇다고 장개석처럼 이스라엘이 무너질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내부의 적’ 단속에 나선 것은 무척 주목할만 하다. 부패를 척결하지 않고 잘된 나라는 없다. 1975년 사이공 정부가 하노이정권, 즉 월맹에 의해 망한 것도 부패 때문이었다. 배신과 더불어 부패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해야 하는 게 이스라엘 뿐이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白山

대통령과 아첨꾼

1977년 12월 대구∼마산간의 구마고속도로 개통식장에서다. 시승을 마치고 개통 테이프를 끊은 박정희 대통령은 아주 만족해 하면서 관계자들을 치하하자 누군가가 재빠르게 “다 각하의 홍복 덕분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누구란 지금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사람이다. 그러자 박 대통령의 곁에 있던 작은 딸이 고개를 돌려 냉소지으며 입을 삐쭉해 대는 것이었다. 그때도 반골 기질이었던 작은 딸은 벼슬아치의 아첨 말이 비위에 거슬린 빛이 역연했다. “내 주변에는 아첨꾼들로 득실거린다”며 대통령이 각료들을 공개비난 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말이다. 외신보도가 전한 메가와티 대통령의 격노는 대단하다. 그녀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때 ‘각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여겼던 관행이 시대가 변했는데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그따위 엉터리 보고는 듣지도 받기도 싫다고 질타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농업관련 행사에 참석한 각료들에게 “상황이 나빠도 진실을 말하라”고 정확한 보고를 촉구했다. 또 2001년 어획량이 1998년의 360만t에 비해 450만t으로 크게 늘었다는 어업장관의 보고에 “이 또한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한 허위보고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판단은 참으로 중요하다. 아래 사람의 보고를 안믿을 수 없지만 진실이 아닌 엉터리 보고를 그대로 믿는 것도 대통령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주변에 바른말 하는 측근보다 듣기좋은 말만 하기를 일삼는 이들이 많으면 더욱 그러하다. 중국 마늘의 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 불가 조항이 담긴 한·중 마늘협상 내용이 2년만에 공개돼 농업인들의 분노를 사고있다. 내년부터 중국 마늘 수입이 자유화되기 때문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 압력설이 거의 기정 사실화돼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다. 국내산보다 수십배나 비싼 외국계 회사만 이득을 보여준 결과가 됐다. 의료 수요자를 위한다던 의약분업에 파업등 그토록 심한 고통을 겪게 해놓고 결국은 엄청난 수요자 부담만 가중 시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받는 사람의 잘못가운데 보고받는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 우리의 대통령은 측근의 아첨을 질책한 적이 한번도 없다. 아첨꾼은 분명히 득실거리는데…. /白山

월하독작

월하독작 淸河 ‘이 태백도 술병 날 때 있다’거나 ‘이 태백이 돈 가지고 술먹었다던?’은 술을 잘 먹는 사람이 과음으로 앓아 눕거나, 술 때문에 돈의 낭비가 심하다고 할 때 반발하는 말이다. 이렇게 ‘술’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당나라 때의 시인 이 백(李白·701∼762)이다. 그는 <이태백 시집> 30권을 남겼다. 이백은 자(字)가 태백(太白)으로 소년시절부터 이미 문제가 나타났다. 검술을 익혀 협객을 자처한 것이 호방한 성품을 말해준다. 이백은 혼란했던 때에 태어나 자신의 이상을 펴 보지 못하고 평생을 술과 시만을 벗삼아 보냈던 불운의 시인이기도 하다. 시대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그의 이상 역시 시대를 용납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백은 젊은 시절 촉에서 교육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이 촉의 선배인 진자앙(陣子昻)의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진자앙은 기절(氣節)을 중시하고 세절(細節)에 구애받지 않던 임협(任俠)한 인물로서 유교적인 예교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행동하였다. 이백은 42세 때 한림학사가 되었으나 그만 두고 다시 천하를 주유하였다. 이 백의 작품에는 웅방한 기풍에 최대의 특색이 있다고 하지만 그의 천재적인 조예는 어느 한 방면에 국한되지 않고 당대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백은 술과 달을 유난히 좋아했다. 이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도 술과 달을 좋아한 이백의 심성이 보인다. “화간일호주(花間一壺酒)/ 독작무상관(獨酌無相觀)/거배요명월(擧杯邀明月) /대영성삼인(對影成三人)”이라고 읊었다. “꽃 사이에 한 동이 술을 놓고/ 홀로 마시니 내 세상이구나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고 /그림자를 대하니 세 사람(시인·달·시인의 그림자)이 되었다”는 경지를 노래했다. ‘월하독작’4수 가운데 첫번째인 이 시는 달빛 아래서 술을 마시는 정서를 표현했다. 동양인의 마음 속에 달은 언제나 생각을 맑게 하고 근심을 없애주는 고독한 영혼의 벗이 되는 것 같다. 이백이 달밤에 술마시며 뱃놀이를 하다가 수면에 뜬 달 그림자를 잡으려고 뛰어들어 익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그는 62세로 병사했다. 호심에 달이 떠 있는 호숫가에서 그야말로 ‘월하독작’하면, 얼굴도 모르는 이백이 가끔 그리워진다.

지구의 수명

1990년 이후 세계의 숲이 2.4%나 줄었다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는 섬뜩하다. 포유류의 25% 이상과 조류의 12%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2033년까지 비상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육지의 3분의 2가 도시확장과 도로개발로 인해 환경피해를 보게 된다고 한다. 지난 수십년간 그악스레 진행된 개발로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진 것도 아니다. 12억 인구는 여전히 절대 빈곤선(하루 1달러)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11억명은 음용할 식수를 제때 구하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인류가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의 천연자원은 50년 후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는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의 보고서도 인류를 긴장케 한다. WWF의 보고서‘살아있는 행성’은 “현 상태로 가면 지구는 2050년에 사용기간이 만료된다”고 주장했다. 산림은 1970년에 비해 12% 감소했고 식수의 질은 55%나 하락했다. 환경파괴가 생태계에 비수를 들이댄 것이다. 1980년 120만마리이던 아프리카 코뿔소는 50만 마리로 줄었다. 호랑이 숫자는 100년전에 비해 5%에 불과하다. 해양의 생물다양성은 30년만에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구의 유효기간을 단축시키는 환경파괴 주범은 ‘부국들의 사치스런 생활방식’이라고 WWF는 강조하고 있다. 만약 모든 지구인이 미국이나 영국인처럼 자원을 소비한다면 지구크기의 행성이 2개 더 있어도 모자랄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도벌과 정부의 벌목허가 남발로 인해 산림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으며 파괴규모가 적정 벌목량의 6배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이 지구 수명 단축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한국의 그린벨트정책도 ‘녹지 허파를 파먹는 포클레인’수준이기는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6월 건설교통부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군포시 부곡지구와 의왕시 청계지구 지역주민 400명이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기 원한다”고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했다.“ 도시가 팽창할수록 그린벨트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고 주장하는 이 운동이야말로 지구의 수명을 늘리는 비법이다. 희망을 주고 있는 군포·의왕 주민들이 고맙다. /淸河

사친회비

淸河 의무교육이 실시되면서 지금은 없어졌지만 국민(초등)학교 시절 사친회비를 제때 못내 학교에서 쫓겨나온 어린 학생들이 많았었다. 등교할 때 준비못한 사친회비를 가져오라고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 보냈으니 실로 야박한 시절이었다. 그 시절 초임 교사였던 한 50대는“ 학교(교장)에서 시키니까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지만 아무튼 학교에 낼 돈을 준비하지 못하는 고통은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여간한 게 아니었다. 사친회(師親會)는 아동·학생의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모와 교사가 상호 협력하는 교육적인 민간단체로 전신은 1897년 2월17일 미국의 버니(Birney, A.M)가 주도한 아동 교육·건강·급식 및 도덕생활의 향상을 목적으로 워싱턴에서 개최한 전국어머니회이다. 우리나라의 사친회는 종전의 후원회를 개편, 발족한 것으로 8·15 광복 후 학교가 심각한 운영난에 부닥쳤을 때 재정적 원조를 위하여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회를 조직하여 학교를 도왔다. 그러나 점차 시일이 경과됨에 따라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주로 학교운영 및 교사 후생을 위한 재정지원단체의 구실을 하게 됨으로써 때로는 모금단체적 성격을 띠기도 했다. 부정적인 비난여론이 높아 1962년 사친회는 해산됐지만 학교의 소요경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성회, 또는 육성회로 변형적으로 조직돼 집안이 가난한 학생들은 여전히 사친회비, 기성회비, 육성회비 등 월사금에 시달렸다. 지금 대학생들이 내는 납입금도 사친회비처럼 학교에 내는 돈이기는 마찬가지다.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등록금 때문에 고생한다. 그런데 장상(張裳) 국무총리 내정자가 이화여대 총장시절인 지난 2000년 상반기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던 학생회 간부들과 면담하면서 “라면 먹을 돈으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겠느냐. 돈이 없으면 이대에 오지 말라”는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이대 인터넷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돈이 없으면 교육의 기회도 가질 수 없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총리가 되어선 안된다’는 장문의 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이화여대 홍보실 관계자는 “장 지명자측과 통화한 결과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만일 사실이라면 대학총장, 교육부장관도 어렵다. 국무총리 자리는 더욱 곤란하다.

총리서리(署理) -白山-

1948년 정부수립 당시의 초대 국무총리는 이범석이었으나 1차 지명을 받은 건 아니었다. 대통령 이승만은 이윤영을 1차 지명했다. 국회에서 당연히 인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부결됐다. 원내 다수 세력이었던 한국민주당이 이북(황해도) 출신의 대통령이 이북(평북) 출신의 이윤영을 총리로 지명한데 반발한 것이다. 이윤영은 감리교 목사로 3·1운동과 관련, 복역하고 광복후에는 조선민주당 부당수를 지냈다. 이승만은 이범석을 총리로 2차 지명했다. 이범석은 서울 출신이다. 청산리전투에 참전하고 광복군 참모장을 지냈다. 한민당은 광복후 이범석이 이끄는 족청(민족청년단)이 못마땅했으나 이승만의 체면을 생각하여 국회에서 마지못해 인준했다. 이윤영은 사회부장관 등을 지내다가 1952년 비로소 국무총리 서리가 됐었다. P국무총리서리는 1980년 5월부터 1981년 9월까지 16개월동안을 서리로 끝냈다. 이밖에도 총리서리는 보통 한달을 넘기기가 예사였다. 물론 서리를 거치지 않고 국회의 인준을 바로 받아 총리 취임을 하는 예도 있었다. 총리서리는 국회 폐회기간에 지명하는 경우 잠정조치로 취하는 관행이었으나 총리서리가 아닌 ‘서리총리’를 선호한 경향 또한 없지 않았다. 과거의 관행이 어떻든 총리서리는 위헌이라는 정치권의 새로운 주장은 귀담아 들어 볼만 하다. 총리 지명자를 총리서리란 이름으로 국회 인준도 받기전에 총리업무에 임하게 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논리는 충분히 검토해 볼만 하다. 총리지명자는 법률상 총리가 아니다. 그런데도 서리란 편법으로 사실상의 총리노릇을 하게 하는 건 국회 인준권을 유린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국회의 인준을 얻지 못할 경우에 서리로 행한 책임을 누가 지느냐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또 예컨대 대통령 유고시 국무총리서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당연히 정부조직법에 의한 부총리 서열 순으로 권한대행이 돌아간다. 관행일지라도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한다. 이 또한 정치개혁이다. 장상 국무총리서리가 사실상의 총리노릇을 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임시국회가 개회중이다. 총리 인준을 받을 때까지 업무에 임하기를 피한 전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영덕 총리가 그랬다. 장 총리서리는 ‘서리’로써 총리 행세에 지나치게 튄다는 게 세평이다.

‘별망구’보단 ‘별성구’가?

안산시에 2개 구제가 시행되면서 서부지역을 별망구(別望區)로 명명한데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별망구’란 이름이 비속어인 ‘할망구’를 연상케해 어감상 좋지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역 명칭은 한번 정하면 고치기가 아주 어렵다. 공·사권(公私權)상의 각종 공부(公簿)가 작성되기 때문에 뒤늦은 지명 개정은 불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안산시가 각계 인사로 위촉한 ‘구 명칭 심사위원회’에서 동부지역을 ‘상록구’로 한것은 이해가 간다. 일제치하때 최용신 선생이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다가 꽃다운 나이에 과로로 병사한 유서깊은 청석골 고장이다. 최용신 선생을 심훈이 ‘채영신’으로 소설화하면서 제목으로 붙인 ‘상록수’는 오늘날 안산 지역사회의 대명사처럼 됐다. 서부지역 명칭에 별망성의 유래를 딴 것도 긍정적이다. 일부에서 제기한 별망성 사연에 어부 부부의 이별이 있으므로 구 명칭에 적합지 않다는 견해는 신경과민이다.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다. 그보다는 지역 연고성에 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별망성’을 줄여 ‘별망구’로 한데는 뭔가 좀 문제가 없지 않다. 지역 명칭은 연고성과 함께 부르기 좋고 듣기 좋아야 하는 것 또한 부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컨대 명칭을 두자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처럼 ‘별망성’을 줄여 ‘별망’으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주민사회 일각에서 말하는 대로 ‘별망성구’, 또 ‘상록구’는 ‘상록수구’로 하는 것도 능히 고려해 볼만 하다. 안산엔 ‘상록수공원’도 있고, 또 서울시 ‘영등포구’, 부산시 ‘해운대구’처럼 세자로 된 구 명칭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설사, 두자 명칭을 꼭 붙이고 싶다면 ‘별망성’가운데 ‘별망’(別望)보다는 ‘별성’(別城)을 따 ‘별성구’로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안산시 측은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므로 어쩔수 없다고 한다. 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나쁘다 할 수 없으나 후대에 전할 명칭을 두고 지나치게 경직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무슨 의사일정이 정해져 일사부재리원칙이 적용되는 일도 아닌 이상, 탄력성 있는 고려가 요구된다. 구제 실시는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앞서 구 명칭을 공표해야 한다. 안산시는 심사위원회를 재소집, 재의를 심의토록 하는 결단을 갖기 바란다. ‘별성구’로 하든지 ‘별망성구’로 하든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심사위원회의 소관이다. 다만 재의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방송이 주범?

白山 막 뜨는 남자 가수가 있었다. 방송 출연을 위한 리허설 중간 중간에 쉬는 풀죽은 모습이 연습때 무대에서 보여주는 열정적 면모와는 영 판이했다. 이리저리 달래며 캐물었다. 간간이 한마디씩 토하듯이 한 말을 간추리면 이랬다. 소속 기획사에서 돈을 제대로 안준다는 것이다. PR비 명목으로 수익금 거의 전액을 챙겨간다는 것이다. 방송에 이처럼 파김치가 되도록 하루종일 연습해가며 출연해봐야 출연료 한푼 안돌아 온다는 것이었다. 남자 가수뿐만이 아니다. 한 여가수는 주먹 출신의 매니저와 동거를 강요당하다시피 했다. 이런 남녀 가수가 기획사나 개인 매니저의 횡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그들이 방송출연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에서 뜨려면 방송을 타야하는 아킬레스적 약점을 교묘히 악용당하고 있는 것이다. 가수 등 연예인들이 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그땐 이런 일이 많았다. 지지대자가 방송담당 기자였을 때니까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 이런 악폐가 아직도 시정되지 않은 것 같다. 검찰이 연예계 비리에 대해 전면수사의 칼을 빼든 것을 보면 시정은 커녕 더욱 심화한 모양이다. ‘연예계의 고질적 금품수수비리 및 상납관행, 연예기획사와 방송 편성책임자 및 PD와의 유착관계 등 구조적 비리의혹에 대한 집중수사’등의 신문 보도내용을 보면 심상치 않다. 이른바 PR비로 음반 한장당 3억원을 썼다니 엄청난 착취에 엄청난 상납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연예계 비리에 가장 주목되는 게 방송의 기능이다. 방송의 공공성을 사유물화한 연예담당 PD나 편성책임자는 대중의 스타는 내 손으로 만든다는 오만에 찌든 군상들이다. 시청자는 어차피 보여주는대로 길 들여 진다는 독선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들이다.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그 얼굴이 그 얼굴들인 것도 이에 연유한다. 오락프로그램의 품질이 갈수록 저질인 것 역시 이에 연유한다. 연예계 비리를 방송이 부추긴 것은 결국 방송사의 책임이다. 연예계 비리가 이토록 고질화한 것 또한 방송사의 책임이다. 검찰은 연예계 비리의 근절차원에서 전면수사에 나선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방송사의 자정의식이 앞서야 한다. 이런 자정의식이 없고서는 일부의 연예담당 PD들 탓으로 돌릴 수 마는 없다.

순결교육

淸河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가 실시한 청소년 성매매(원조교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암담하다. 전국의 남녀 초·중·고교생 2천8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채팅을 통한 성매매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천629명 중 496명(30%)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돈을 받고 이에 응했다고 밝힌 청소년이 77명(16%)이었고, 성매매 제의를 받았다고 밝힌 초등학생도 149명(9%)이나 됐다. 이중 3명은 실제로 이에 응했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 청소년의 95%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거기다가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설치 컴퓨터가 25%밖에 안되는 것도 한심하다. 그렇다고 맥 놓고 있을 수 만도 없는 노릇이다.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인터넷 건전 사용법 지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무래도 순결을 강조하는 ‘성교육’이다. 성개방적인 미국같은 나라도 ‘혼전순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0대 청소년들의 ‘혼전순결’을 보존하고 촉진시키기 위해 2천77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2003년에는 1억3천만달러를 배정하겠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약속도 있다.혼전순결 운동은 10대 청소년들의 문란한 성접촉과 이로 인한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1990년대부터 미국 기독교계에서 일기 시작한 공동체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임신 및 에이즈 등을 막기 위해 12∼18세 청소년들이 혼전 성교를 삼가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외국은 이렇게 청소년들의 ‘성교육’과 ‘혼전순결’을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 붙였다는데 예의지국이라는 한국은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제의하는 못된 자들이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지를 않나,또 철 모르는 것들은 여기에 솔깃해 하고 있으니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정부차원에서 혼전순결 운동을 거론했다는 말도 들은 기억이 없고, 조지 부시 대통령처럼 선거 공약에서 청소년들의 혼전순결 보전을 역설한 정치인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혼전순결 운동 필요성이 참으로 절박한데 ‘ 내 자식만 보호하면 된다 ’는 사고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초등학생까지 유혹을 하고 있다니 인터넷이 점점 무서워진다.

용인축구센터

淸河 용인시 원삼면 독성리 일대 야산에 자리잡은 ‘용인축구센터’는 티에르 앙리, 지네딘 지단 등 세계적인 축구선수를 배출한 프랑스의 클레르퐁텐 축구기술센터를 모델로한 국내 최초의 유소년축구학교다. 용인시가 지난해 6월 국가축구대표 감독을 지낸 허정무씨와 손잡고 출범시킨 용인축구센터는 이미 꿈나무를 선발, 축구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8∼9월 두차례의 공개 테스트를 거쳐 중학생 45명, 고등학생 25명, 모두 70명을 제1기생으로 선발했다. 용인축구센터 소속 학생들은 벌써 12∼13세의 유소년국가대표에 12명, 16세 이상 상비군에 2명이 선발될 정도로 기량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허정무 총감독을 중심으로한 스테프는 쟁쟁(錚錚)하다. 이상래 수석코치를 비롯, 김봉길·박광현·서영석·정광석·류영록·김봉수·김병조 등 국내 프로리그를 거쳐 브라질 등 축구선진국에서 지도자 수업을 쌓은 코치팀과 팀닥터(김동한)까지 갖췄다.브라질 프로팀 코치 출신의 마르코스 코치는 브라질의 선진축구를 고스란히 전해 준다고 한다.인조잔디구장은 이미 완공돼 학생들이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부지조성이 끝난 천연구장은 잔디 파종을 준비중이다. 천연잔디구장은 FIFA 관계자들이 극찬한 수원월드컵구장과 같은 방법으로 조성된다고 한다.또 잔디구장이 완공되면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어 2003년 이후엔 국내외 축구팀들의 훈련장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인근 원삼중, 백암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용인축구센터 학생들은 공부가 끝나면 축구센터, 대우연수원 잔디구장, 용인공설운동장 등에서 축구교육을 받는다. 지역유지 및 명사초청 강의를 통해 전인교육도 받고 앞으로 국제무대 진출에 대비하여 영어·중국어 회화 등도 공부한다. 용인축구센터는 용인시가 설립하였지만, 2003년말 완공되면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이 예산을 특별히 지원해야 한다. 외국 유소년들이 이곳으로 축구 유학을 올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키면 한국축구의 메카가 될 게 분명하다.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용인축구센터의 학생들이 믿음직스럽다.

한국프로복싱

淸河 한국 유일의 세계프로복싱 챔피언 최요삼 선수가 지난 6일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특설링에서 멕시코 호르헤 아르세와 가진 세계복싱평의회(WBC)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 4차 방어에 실패했다. 6회 1분 22초만에 KO로 진 최요삼은 이로써 지난 1999년 10월 왕좌에 오른 2년 9개월만에 타이틀을 잃었다. 최요삼이 타이틀을 상실함으로써 한국은 단 한명의 세계챔피언도 없는 ‘무관의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복싱은 1980년대만 해도 세계챔피언을 6명이나 보유했고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는 전체급을 석권하며 프로복싱·야구 모두 황금기를 누렸었다. 한국복싱이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면서부터다. 사회전반에 만연했던 ‘3D 기피현상’이 스포츠에도 번졌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유달리 힘든 훈련과 김기수·홍수환 선수가 이름을 날리던 시절에 비해 시장성이 크게 위축됐고 유망선수들의 복싱외면으로 하향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IMF한파로 다시 복싱바람이 불어 1999년 백종권 (WBA·세계복싱협회 슈퍼페더급), 조인주 (WBA슈퍼플라이급), 최요삼이 세계챔피언에 등극,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백종권·조인주에 이어 최후의 보루였던 최요삼마저 챔피언 자리에서 물러나 한국복싱은‘노 챔프’의 암흑기를 맞았다. 사실 한국프로복싱의 하락은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꿈나무 발굴 실패, 엷어진 선수층, 대형스타 부재, 팬들 외면의 악순환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최요삼도 WBC챔피언에 오른 이후 매번 스폰서를 구할 수 없어 한때 13개월이나 링에 오르지 못해 타이틀 박탈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다. 이번 4차 방어전은 쫓기듯 치른 것과 마찬가지다. 최요삼은 “3차 방어에 만족하며 복싱계를 떠나겠다”고 은퇴를 선언해 아쉬움이 더욱 크다. 요즘 프로복서 김득구의 치열한 삶을 그린 영화 ‘챔피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복싱이 부활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노 챔프 시대’를 맞았다. 한국의 축구와 골프가 전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비해 프로 복싱은 암흑기에 처해 씁쓸하다. 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복싱을 부활시킬 챔피언들이 등장할 것을 기대하는 바람으로 위안을 삼아야할까 보다.

동네목욕탕에서 -白山-

오랜만에 동네목욕탕엘 갔다. 전보다 발길이 뜸해지는건 동네목욕탕 뿐만이 아니다. 동네가게, 동네이발소도 마찬가지다. 누군지, 성씨가 뭣인지는 몰라도 서로 낯설지 않아 눈 인사라도 주고받곤 하는 곳이 동네목욕탕 같은데다. 전엔 으레 만나곤 했던 이런 동네사람의 만남도 전 같지 않다. 목욕탕이고 가게고 모든게 다 대형화돼 손님들이 그런 곳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마침 손님도 두어 사람이어서 한적한 가운데 탕속에 몸을 녹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노인 한 분이 들어 오시더니 다짜고짜로 흙사우나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우나 입구엔 분명히 ‘노약자와 어린이는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그 분은 족히 여든이 가까워 보였다. 기골이 장대하여 젊은 시절 힘깨나 쓰셨을 것 같지만 아무튼 지금은 거의 피골이 상접한 노약자인데도 5분이 지나도 나오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 기억을 더듬컨대 흙사우나 안엔 노인 한 분만이 계시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됐다. 목욕탕안 벽시계는 10분이 이미 지났다. 안되겠다싶어 탕속에서 나와 사우나를 들여다 봤더니 그 분은 눈을 지그시 감은채 윗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지 않은가. 119 구조대라도 부를 심산으로 조바심을 가졌던 게 내심 어이없어 실소를 머금었다. 정말 대단한 체력이었다. 이윽고 사우나에서 나온 건 정확히 15분이 지나서였다. 탕 밖에서 물을 훌쩍훌쩍 끼얹는 그분 곁으로 우정 다가갔다. 말을 걸고 싶어서였다. “어르신 체력이 감축할만 합니다” 돌아보는 노인장의 얼굴은 미소가 가득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쑥사우나에 들어가 역시 같은 시간을 보내어 또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놀란 것은 나뿐이었다. 동네목욕탕 종업원이나 동네목욕탕 손님들은 그 노인장을 이미 잘알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왕따당한 동네목욕탕의 이방인이 된 기분이 들어 머쓱했지만 그래도 동네목욕탕 인심은 살아 있구나 싶어 흐뭇했다. 동네목욕탕에서 외톨이가 된 것은 나 스스로였지 동네사람들 탓이 아닌 것이다. 오랜만에 동네목욕탕을 다녀 나오는 심신이 그 어느 때보다 날아갈 듯이 상쾌했다.

태극기 -白山-

국내 법률가운데 가장 짧은 전문 60여자로 된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 다음으로 전문 120여자인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있다. 전문 2조로 3·1절(3월1일), 제헌절(7월17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국경일은 공휴일이다. 노는 것은 잘 지키면서 국기, 즉 태극기 게양은 좀처럼 안하는 게 언제부터 생긴 풍조인지 잘 몰라도 우리 사회가 그런 실정이다. 국기 게양을 안한 집보다 게양한 집을 헤아리는 게 훨씬 더 쉬울 정도다. 이토록 가까이 하기에 인색했던 태극기가 인파속에 물결 넘치듯 한 게 월드컵 응원 군중이었다. 태극기를 맞잡거나 들고, 심지어는 몸에 휘감고도 모자란듯 얼굴에 까지 그려넣곤 하였다. 나라사랑 마음이 이토록 넘쳤던 것은 월드컵 승전보의 감격이 자극제였던 건 사실이나 평소의 잠재정서가 폭발된 것으로 보아져 무척 고무되는 현상이었다. 국내에서는 무심히 보았던 태극기였지만 외국에서 보면 새삼 가슴 뿌듯한 나라사랑을 느끼는 것도 역시 같다할 것이다. 정부가 태극기의 국민생활속 관심을 드높이기 위해 국기사용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모양이다. 태극기로 예컨대 모자나 치마 등도 만들고 각종 물품의 문양으로 활용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종전에는 ‘국기의 품위 손상’으로 규정해 왔던 것을 ‘현저히 손상하지 않는…’으로 관련 법규를 완화 개정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관련한 법규로는 ‘국기에 관한 규정’의 대통령과 국무총리 훈령 등이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국기를 헌법에 규정해 놓고 있다. 국기(169조) 뿐만이 아니다. 국장(168조) 국가(170조) 수도(171조)까지 헌법에 명시해 놨다. 정부의 이같은 태극기 사랑의 생활화 실천방안은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고양된 국기사랑을 지속시키기 위한 것으로 평가할만 하다. 국기의 존엄성은 멀리 두고 보는 것보단 가까이 두고 접촉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또 기왕이면 태극기를 마음 속에만 품는 것보다는 마음 밖으로 고양하는 것이 더 좋다. 우리는 박수를 치고 싶으면서도 참는 때가 많은 국민성을 지녔다. 태극기 게양도 역시 비슷하다. 이제는 국경일에 마음속의 태극기를 꺼내어 집 대문에 게양하는 노력을 가졌으면 한다. 월드컵 나라사랑 때처럼 당당하게 말이다.

태풍

태풍에도 일생이 있다. 형성기 성장기 최성기 쇠약기 등 4단계에 짧으면 일주일, 길면 일개월의 수명을 갖는다. 열대성 폭풍인 태풍은 한마디로 기압골 차이에 의한 대자연의 핵폭발이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수천배, 수만배의 위력을 갖는다. 다만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방사능 피해 등이 없을뿐 그 위력은 가히 공포의 대상이다. 한반도는 지형상 여름철엔 태풍을 계절풍처럼 맞게 돼 있다. 태풍이 지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또 지형상 이점도 있다. 태풍의 통과 경로가 S자형으로 한반도를 완곡하게 지나게 돼있다. 대개는 태풍의 중심권에 드는 일본 열도보다 진행방향의 왼쪽 가장자리에 있게 된다. 게다가 한반도에 접근할 즈음이면 최성기의 위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제5호 태풍 ‘라마순’이 당초의 초대형급은 고사하고 중형급 위력조차 잃은게 최성기를 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낮은 해수면 온도, 편서풍의 영향 등으로 그나마 더 줄었다. 그러나 강타당한 태풍도 많다. 인명피해가 100명이 넘는 것만도 1959년 태풍 사라호로 750명의 사망자를 낸 것을 비롯, 1963년 107명, 1979년 136명, 1881년 136명, 1987년 177명등 허다하다. 이번 태풍에 인명피해를 극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대책이 크게 주효한 탓이다. 예를 들면 기상예보에 맞춰 등산객 야영객 피서객들을 제한하거나 통제한 것은 눈에 드러나지 않은 큰 기여다. 특히 국민관광지가 많은 가평군 등 경기북부지역 행정당국의 이런 노고가 컸을 줄로 안다. 태풍은 꼭 무서운 불청객만은 아니다. 바다를 소용돌이쳐 연안 해수를 정화시키는 것은 태풍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대기도 정화시킨다. 각종 오물에 찌든 대기를 말끔하게 청소해주는 것도 태풍이 아니면 못할 일이다. ‘라마순’은 많은 비를 동반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물었던차에 내린 비다. 밭작물엔 더 할수 없는 감로수였다. ‘태풍전야’ ‘태풍일과후’란 말이 있다. 올 태풍은 ‘라마순’한 차례로 끝나지 않는다. 벌써 태풍 ‘차타안’이 예고됐다. 앞으로도 몇차례 더 있을 것이다. 인간의 능력으로 태풍을 피할 수는 없어도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는 것은 인간의 능력에 속한다. ‘태풍일과후’에도 ‘태풍전야’와 같은 간단없는 대비책이 요구된다. 이 여름 한철을 큰 태풍피해 없이 잘 넘기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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