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바람

淸河 미국 뉴욕에서 활동중인 동화작가 최양숙씨(35)의 동화 ‘이름 항아리(The Name Jar)’가 시카고 공립도서관의 ‘2002 최우수 아동도서’와 국제도서협회의 ‘교사 선정 아동 도서상’에 선정됐다. ‘이름 항아리’는 컴퓨터 일러스트 대신 유화로 그림을 그려 한국분위기가 물씬 나는 동화책으로 2001년 미국 크놉프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미국으로 이민 온 소녀 은혜가 초등학교에 다니며 할머니가 준 ‘이은혜’라는 자신의 이름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최양숙씨는 상명대 가정교육과를 졸업하고 1991년 미국으로 가 미시간 켄달 아트디자인 칼리지와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스테파니 이(17·한국명 이현지)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단 1명뿐인 학생교육위원으로 선정됐다. 각 학교와 교육구에서 추천한 280여명의 후보를 제치고 성인 2명과 함께 신임 교육위원이 된 것이다. 오는 9월 12학년(고3)이 되는 이양은 지난 4월 사이언스볼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캘리포니아주 학생회 간부로도 활동, 2001년 주지사 장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포 2세인 이양은 앞으로 1년간 10명의 성인 교육위원들과 교육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태미 정 류(41·한국명 정영은)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지난 1998년 12월 임명된 마크 김 LA 카운티 지법판사에 이어 한국계로는 두번째 현역 판사이자 첫 여성판사다. 교포 1.5세인 류 판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10세 때 괌으로 이민갔다. 1987년 UCLA 법대를 졸업, 1998년부터 주 검찰에서 보건 및 교육담당 차장검사로 일해 왔다. 그는 특히 1999년 캘리포니아주 등 36개주가 필립 모리스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해 승소한 2천80억달러 배상 소송에서 한몫을 하기도 했다. 어찌 최양숙, 이현지, 정영은씨 뿐이겠는가. 요즘 미국에서 들려오는 여성 교포들의 소식은 활력이 넘친다. 한국여성들이 자랑스럽고 미국에서 떳떳하게 살고 있는 교포들의 노력이 믿음직스럽다.

지구환경 사수

淸河 국제사회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온 환경문제는 ‘물 부족’이다. 1997년 유엔의 평가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3분의 1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이른바 ‘물 스트레스 국가’에 살고 있다. 2050년에 가서는 경제성장에 따른 물 수요와 인구성장 등의 요인으로 세계인구의 3분의 2가 이같은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오는 2025년까지 24억∼34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물 부족은 또한 식량공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각국은 농업 생산을 유지·확대하기 위해 지하수를 개발하고 식량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이것이 장기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댐 건설도 이상적인 방법은 못된다. 세계댐위원회(WCD)는 2000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관개용수와 전기를 공급하는 데 대한 댐의 기여도는 인정되지만 인간과 생태계에는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20세기 4천만∼8천만명의 사람들이 댐 건설로 인해 이주해야 했고 세계 주요 강 유역의 46%에는 1개 이상의 대형 댐이 들어서는 바람에 강의 흐름이 교란되고 있다.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물공급 가격을 둘러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간 갈등처럼 물 문제에 따른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또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8월26일부터 열흘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가 열린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과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세대들의 삶의 질을 충족시키자’는 의미에서 개최된다. 지난 10년간 지구의 환경상황이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189개국 지도자 및 시민단체 등 6만5천여명이 모이는 유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주요 정상들이 회의에 참석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불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누가 참석하는가. 금수강산이 적토강산으로 변해가는 위급사항인데도 한국의 환경정책은 감각이 무디다. 아주 천하태평이다.

떨꺼둥이

淸河 ‘노숙자(露宿者)’는 서구의 홈리스(homeless)를 차용한 용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홈리스’를 ‘학교, 교회 지하실 등 응급쉼터를 이용하거나 길거리, 공원 등 주거지가 아닌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노숙자에 대한 법적 근거도, 공식적인 개념정의도 없다. 한국도시연구소가 정의한 노숙자는 ‘실제로 노숙하거나 노숙에 가까운 불안한 주거상태에 있는 사람들 ’이다. 노숙자는 글자대로 하면 길거리 등 집이 아닌 곳에서 자는 사람들을 말하지만, 정부의 노숙자 서비스는 대부분 자유의 집 등 쉼터 생활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노숙자는 근로능력을 소유하고 자활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부랑인과는 구분된다. 최근에는 노숙자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노숙인’으로 칭하기도 한다.‘집이 아닌 곳에서 자는 사람(인·人)’이라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집이 아닌 곳에서 자는 ‘사람’이 되레 욕스럽다. 쉼터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순우리말인 ‘떨꺼둥이(의지하고 지내던 곳에서 쫓겨난 사람)’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그렇다. 옳은 말이다. 노숙자는 떨꺼둥이다. 이 나라 이 정부가 멀쩡한 가장들을 집에서 거리로 내몰았다.1997년 IMF 관리체제 편입과 함께 나타난 사회문제 중 하나가 노숙자의 증가다. 1997년말부터 대도시 역사를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노숙자는 1998년 11월 4천120명이던 것이 1999년 2월 6천312명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이니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게 분명한데 2002년 6월엔 4천256명이라고 했다. 노숙자의 연령층은 40대가 37.5%로 가장 많다. 30대는 23.7%, 50대는 23.1%다. 노숙자중 남자가 93.6%라니 여자도 6.4%나 된다. 남자도 비참한데 여자가 노숙을 하다니 끔찍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노숙자 관련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서 노숙자를 부랑인에 포함시켰다. ‘부랑인’의 정의를 ‘일정한 주거와 생업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구걸하는 자’에서 ‘일정한 주거와 생업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노숙하는 18세 이상의 자’로 변경한 것이다. 말썽이나자 부랑인 개념에 노숙자를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IMF사태의 유민(流民)’인 노숙자가 하마터면 부랑인으로 전락할뻔 했다. 한국의 법안추진은 이렇게 신뢰가 안간다.

부시의 오만

白山 미국이 부시 대통령 취임후 많은 욕을 얻어먹고 있다. 부시의 일방외교로 반미감정이 지구촌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교토기후협약 비준거부(2001년 3월), 수입철강 제품의 보복관세 발동(2002년 3월)에 이어 지난 6월에 아라파트 축출발언으로 EU 및 아랍권 반발을 사는가 하면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 해외주둔 미군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거부 등 잇따라 유아독존의 오만을 드러냈다. 요즘은 테러 위험국에 핵선제공격 불사도 공언하고 있다. 동맹국이나 유엔과의 협의를 무시, 국제법 위에 군림하고 무역정책은 자국 이익만 추구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소문이 났다. 지난 7월에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까지 부시의 일방외교 정책을 비판, 반미감정의 세계적 확산을 경고했다. 미국의 민간외교단체인 외교협회(CFR)도 반미감정 확산에 우려를 표시하고 이미지 개선을 위한 기구 설치등 7개항의 대책을 제시했다. 이번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중부유럽 여러 국가들이 미국에 지겨웠던 비만큼 빗발치는 비난을 쏟았다. 400만명의 이재민을 낸 독일은 유럽 최대의 미술품 소장을 자랑하는 츠빙거궁이 물에 잠기는 등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로 수해가 확산돼 100여명이 숨지고 많은 문화 유적지가 손실을 입은 것이다. 특히 프라하 등에서 유실된 중세 유적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 문화유산이 적잖다. 독일을 비롯한 이들 나라는 이같은 대홍수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면서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의 책임으로 집단 성토했다.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는데도 부시는 자국의 산업보호 이유를 들어 지구온난화 방지협약인 교토의정서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그의 오만은 초강대국의 횡포로 이어져 정의의 개념마저 제멋대로 재단되고 있다. 9·11 테러도 부시의 오만이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정부에서 우리의 여중생 2명을 미군 장갑차로 치어 죽이고도 재판권을 넘기지 않은채 좀처럼 사과할 줄 모른 미군의 오만 역시 부시의 영향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방지축으로 설치는 부시를 보노라면 흡사 자신이 법임을 자임하는 서부시대의 망나니 총잡이를 연상한다. 거기에 오기까지 고집불통일만큼 세어 자국 여론의 비난에도 여름휴가를 한달이나 보내고 있다. 휴가야 또 그렇다지만 CFR의 충고마저 외면하는 실정이다. 부시가 이끄는 미국이 어디로 갈 것인지 미국의 장래가 걱정스럽다.

탈북자들

白山 지금은 탈북자가 으레 기자회견을 갖던 그런 시대가 아니다. 웬만한 탈북자는 신문에 나지도 않는다. 정부가 북측을 자극하기 싫어하는 햇볕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탈북자가 그만큼 많기도 하기 때문이다. 제3국을 통한 탈북이 수두룩하다. 주중국 외국공관은 한국행 탈북코스가 돼버렸다. 이런 가운데 보트피플 귀순이 또 있었다. 지난 19일 해경에 의해 인천항에 예인된 북측 선박 20t급 목선에 운명을 맡긴 탈북자 21명은 평안북도 선천군 홍건포구를 출발한지 48시간만에 자유의 땅을 밟았다. 순종식씨(70) 가족 등 이들 세가족은 길이 20m 폭4m 목선의 어획물을 보관하는 비좁은 어창에까지 나눠 옹기종기 타고 있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이 3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30만에 이를 것으로 보는 또 다른 관측이 있다. 러시아에도 수천명의 탈북자들이 있는 것으로 전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은 올해 더욱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해 640만명이 굶주리는 것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탈북사태는 기아 때문인 점에서 세계의 난민들과 성격이 다르다. 베트남 보트피플이 100만명, 이라크 반후세인 난민이 50만명, 르완다 종족분규로 300만명, 코소보 인종청소로 100만명이 자국을 떠난 난민이 있었지만 북한처럼 먹을 게 없어 생긴 기아난민은 없었다. 외국에 대해 부끄럽게 알아야 할 식량원조 요청을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당당하게 생각한다. 비록 인민은 제대로 못먹여 살려도 군사력은 막강한 나라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미 알래스카와 미국 본토의 일부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3단계 미사일이 개발되면 사정거리가 1만5천㎞에 달해 북미 전역이 공격 대상이 된다고 지난 3월 상원에서 증언했다. 동독이 무너진 것은 피난민 행렬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데서 시작했다. 탈북사태가 심상치 않다. 선박을 이용한 집단탈출은 이번 일로 단속이 강화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 날마다 수명꼴로 서울에 오는 탈북자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탈북에 대한 북측 대책은 중국에서 탈북자를 잡아들여 엄단하는 것 뿐이다. 엄단해도 탈북자는 늘고만 있다.

돈 돈… 돈

白山 춘추전국시대에 어느 제후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병신이 뭐냐고 했다. 별의별 대답이 다 나왔으나 제후는 머리를 가로 저었다. “돈 없는 것 이상이 없느니라”고 했다. 이유가 분명했다. 돈 없으면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사람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맞다. 돈이 없으면 사람노릇을 못하는 게 맞다. 돈에 침 뱉으면 그래서 위선이다. 돈은 벌고 봐야 한다. 다만 어떻게 버느냐가 문제일 따름이다. 한국사회에서 부(富)가 존경받지 못한 것은 불행이다. 근검절약, 노력의 결정체가 곧 부이다. 그런데도 사기 협잡, 그리고 권력과 부정한 결탁의 소산으로 치부되는 사회병리 현상이 심각하다. 현찰 200억원이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만원짜리 신권으로도 007가방 가득히 1억원밖에 못들어간다. 007가방으로 무려 200개다. 누군 사과상자에 담아 쌓은 돈냄새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대우그룹 어느 중진의 부인 얘기가 그랬다. 천장까지 쌓은 돈에서 돈냄새가 그토록 진동했다는 것이다. 그돈을 김대중 평민당 총재에게 둘째아들 홍업씨가 운반하여 가져가도록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주었다는 것이다. 그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둘째아들 홍업, 셋째아들 홍걸씨가 수십억원을 해먹고 구치소에 갇혀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판에 007가방 200개 분량의 만원짜리 현찰을 불우이웃돕기에 내놨다. 더 보태어 70억원 상당의 부동산까지 기탁했다. 이 분은 이보다 앞서 음성꽃동네에 100억원을 희사하기도 했다. “자식들은 키워 공부시켜 결혼하고 집한채 사주면 더 해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큰 재산을 물려주는 건 되레 자식을 망치는 것”이라고도 했다. 자식에게 집한채 사주지 못하는 부모는 더 할말이 없지만 이 분의 또 한마디가 새겨들을만 하다. “재산을 사회에 내놓는건 가족과 상의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북에서 맨주먹으로 월남하여 막노동판을 전전하는 것으로 시작해 버스회사 사장을 지낸 분이다. 강태원씨(83·용인시 기흥읍), KBS에 사재를 이토록 아낌없이 기탁한 그를 보면서 돈에 눈먼 정치인들을 생각해 본다. 권력으로 축재하는 정치인과 벼슬아치 그들을 경멸한다. ‘강선생, 정말 고맙습니다!’.

국무총리 재산

淸河 캐나다 장 크레티앵 총리는 19남매 중 18번째로 태어났다. 선천적으로 한 쪽 귀가 멀고 입이 비뚤어진 장애를 갖고 있다. 말이 어눌한 크레티앵의 장애는 정적과 언론에 의해 악의적인 풍자 대상이 되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에게 언어장애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하지만 어눌하면서도 단호한 크레티앵은 “나는 말은 잘 못하지만 거짓말은 안합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한번에 잠재웠다. 크레티앵이 1993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를 세번재 연임한 데는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신뢰’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가족이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슈리터 총리 가족이 사는 작은 아파트는 월세가 67만원으로 침실, 욕실, 거실, 주방이 하나씩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슈뢰더는 주말에는 운전사가 딸린 관용차 대신 자가용 소형차 폴크스바겐골프를 직접 몰로 다니며, 부인도 직접 장보고 요리하며 청소한다고 한다. ( )는 한국의 환희는 60년대 가까이 관직에 있었다. 대사헌, 이조, 병조, 예조판서, 우의정·좌의정에 영의정을 18년간 역임했다. 요즘으로 치면 장관과 부총리를 두루 거치고 국무총리를 18년간이나 역임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허름한 집은 비(雨)까지 샜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일 장대환 매일경제사장을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했다. 총리 서리제도가 위헌이라고 그토록 말이 많은데도 ‘아니다’라고 김 대통령은 판단한 모양이다. 그런데 장대환총리 서리가 13라 국회에 제출한 총리임명동의안 관련서류를 보면 재산 총액이 56억4천700만원이라고 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현 국무위원 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여서 화제 또는 구설수에 올랐다. 돈 없는 것이 죄인취급 당하는 요즘세상인데 돈 많은 것은 죄가 될리는 없다. 26,27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장대환 서리가 가결될런지 부결될런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부유한 가정이라고는 하지만 재산 형성 과정이 석연치는 못하다. 민주당이 지금은 여당도 아닌데,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여당도 아닌데 김대중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 서리가 어떻게 평가를 받을 것인가.

법륜 스님

淸河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사고로 타계한 라몬 막사이사이(Ramon Magsaysay) 전 필리핀 대통령의 업적을 추모,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 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의 위대성’을 심어준 개인에게 매년 시상해 왔다. 1958년 3월 미국 록펠러재단이 제공한 50만달러의 기금으로 설립된 막사이사이재단은 공무원, 공공사업, 국제협조 증진, 지역사회 지도, 언론문화 등 5개 분야에 걸쳐 시상했는데 아시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상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으로는 1962년 장준하 선생을 비롯해 김활란, 김용기, 이태영, 장기려, 김임순, 오웅진, 제정구씨가 수상했다. 올해 평화 및 국제 이해부문은 법륜(法輪)스님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불교계의 대표적인 사회운동가다. 1969년 불가에 입문한 스님은 1991년 은사인 도문스님으로부터 보살계와 비구계를 받았지만 행정상 실수로 조계종 승적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법륜 스님은 1988년 수행공동체인 정토회와 불교환경교육원을 설립한 이래 불교 교육과 환경운동을 주도해 왔으며 제3세계 지원에도 힘을 쏟았다. 1994년에는 인도 북부 천민촌에 수자타 아카데미를 설립, 미취학 아동 및 초·중학교 어린이들을 먹이고 가르치는 일을 했다. 스님이 북한지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6년 12월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를 창립하면서부터다. 당시 북한은 잇단 대홍수와 경제 정책 실패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북한 잠수정의 남한 침투로 대북 경제지원이 중단됐었다. 스님은 천주교·원불교 등 다른 종교인, 민간단체와 힘을 합하여 북한을 돕는 한편 ‘북한난민 실태 및 인권보고서’등을 만들어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데도 힘썼다. 스님이 이끄는 정토회는 현재 어린이 급식과 농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 해 10억원 정도의 물품을 북한에 보내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도모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새로운 사회,를 위해 동포애와 인류애를 실천하는 법륜 스님의 막사이사이상 수상은 그래 더욱 뜻 깊다.

정신 나간 사람들

淸河 농촌지역 우체통이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행인들이 우체통속에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다. 우체통에 편지보다 쓰레기, 오물 등이 더 많고 심지어 피우던 담배꽁초를 그대로 버려 우편물이 불에 타고 훼손되는 사례가 빈발한다. 정신 나간 작자가 아니고서는 우체통에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릴 리 없다. 자신과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을 갓 지난 아들을 살해한 정신 나간 작자도 있다. 14개월된 아이가 계속 울어댄다고 마구 때려 숨지게한 뒤 형과 함께 야산에 시신을 몰래 묻었다니 동생이나 그 형이나 정신 나간 것은 확실하다.부부 또는 연인들이 서로의 파트너를 바꿔 성행위를 하는 ‘스와핑’에 이어 자신의 아내를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남성에게 소개해 성관계를 맺게 하는 ‘트리플 섹스’에 미친 작자들도 많다. 부부나 연인들이 자신의 파트너와 제3자의 성행위 장면을 지켜보면서 쾌감을 즐기는 신종 성도착증이 ‘트리플 섹스’라고 한다. 모 은행 지점장과 모 중소기업 사장도 정신이 완전히 나갔다. 남편과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서로 아내와 남편을 바꿔가며 성행위를 했다니 그 남편이나 그 아내나 똑같이 정신 나간 작자들이다. 여든이 가까운 아버지에게 “X새끼야, 내 방이 왜 이렇게 춥냐”고 욕하면서 연탄집게로 얼굴을 찔러 상처를 입힌 40대의 패륜아도 있다. 이 작자는 지난해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둘러 폭행한 전과가 있는데 또 정신 나간 짓을 했다. 강도로 위장해 자신의 집에 침입, 동거녀를 흉기로 찌르고 돈을 빼앗은 정신 나간 작자가 있는가 하면 파출소에 가서 애인을 찾아내라고 길길이 날뛴 정신 나간 작자도 있다. 우리 사회에는 정신 나간 짓 하는 작자들이 너무 많다. 상상을 초월하는 짓들이 여기 저기서 벌어진다. 김대중 대통령 둘째아들은 1998년 한해에만 17억원을 썼다고 검찰이 밝혔다. 홍업씨는 모 재벌 회장으로부터 받은 10억원을 돈세탁하여 아파트의 베란다 창고에 넣어둔 뒤 그 앞에 가구를 놓아 은닉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모르는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다. 내일은 또 어떤 정신 나간 작자가 뉴스에 등장할까. 이제는 두려워지기까지 하다.

김대업 ’상자’

김대업 테이프는 판도라 상자다. 재앙의 근원인 판도라 상자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신(神)중에 가장 높은 제우스신은 나쁜 짓을 일삼는 인간세계를 응징키 위해 불을 몰수했다. 인간들은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을 뿐만이 아니라 위험에 처했다. 불을 두려워 했던 맹수들이 불을 잃은 인간을 마구 습격하였기 때문이다. 평소 제우스신에게 왕따 당한데 불만이 있었던 거인신 프로메테우스가 몰래 하늘로 올라갔다. 옷깃에 숨긴 산삼대를 태양신마차에 부벼 이윽고 옮겨 붙은 불씨를 지상의 인간들에게 주었다. 뒤늦게 이를 안 제우스신은 대노했다. 프로메테우스를 엄히 징계하고 인간세계에 중벌을 내린 것이 곧 판도라 상자다. 상자는 제우스신 특명으로 곱게 만든 판도라로 불리운 여인이 가지고 지상에 하강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의 아내가 된 판도라는 어느날 호기심을 못이겨 상자 뚜껑을 열고 말았다. 지진 번개 화재 등 온갖 재앙과 404가지 병마를 지닌 괴물들이 쏟아져나와 결국 인간세계에 퍼졌다. 김대업 테이프의 진위논란이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조작됐다’, 민주당선 ‘사실이다’라며 공방을 벌인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녹취 진술의 당사자로 꼽힌 사람은 ‘그런 말을 한적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한다. 테이프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장됐었다. 일도양단(一刀兩斷)을 낼만큼 딱 부러진 내용의 테이트 같으면 왜 진즉 내지 못했느냐 하는 의문이 없지 않았다. 미루적거리다가 낸 테이프란 게 결국 신빙성에 시비가 일고 있다. 이번에 검찰에 제출된 것은 여러개가 있다는 주장 중의 테이프 한개와 5∼6분 분량의 녹취록이다. 문제는 녹음된 음성의 진술 당사자 장본인 것이 맞는가, 맞다 하더라도 제3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투의 녹취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판도라의 상자다. 만약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불법으로 아들의 병역을 기피시켰다면 자신의 말대로 정계를 떠나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측의 공세가 사실이 아니면 한화갑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정계를 떠나야 한다. 그래서 김대업 테이프는 판도라 상자와 같다. 검찰의 테이프 감정 결과를 주목하고자 한다.

아인슈타인

白山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7∼1955)은 독일 태생의 유대인이다. 1905년 특수상대상이론에 이어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을 정립, 191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근검 검소하면서 낙천적 성격을 지녔다. 1933년 나치에 쫓겨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의 일이다. 세계적 공항으로 아인슈타인의 생활이 어려울 것을 걱정한 몇몇 미국인들이 부친 돈을 몇달뒤 부인이 연구실 책갈피 속에서 발견해 냈다. 그것도 돈 부친 사람의 확인요청에 의해서였다. 이 때문에 미국서 살면서 부터는 아인슈타인의 성격을 안 미국인들이 연구비를 언제나 부인에게 건넸다. 말년에는 평화운동에 참가, 세계정부를 제창했다. 세기의 요정으로 불리운 여배우 먼로가 열렬히 사모하기도 했다. 한번은 아인슈타인의 연구실까지 찾아갔으나 유혹에 성공못한 일화가 있어 흡사 서화담과 황진이의 고사를 연상케 한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손꼽히는 아인슈타인의 광속이론이 도전받고 있다. 호주 시드니 메쿼리대학 이론물리학자 데이비스 교수는 최근 광속은 일정하지 않다며 빛의 속도는 절대적 고정불변(에너지는 질량에 광속의 제곱을 곱한 것과 같은 값을 갖는다)으로 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 예로 우주 생성기인 우주대폭발의 광속은 무한대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9월말부터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도시에서 ‘아인슈타인의 생애 및 업적 전시회’를 갖기로 한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널리 일깨우기 위해 모처럼 계획한 전시회를 취소한 것은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중국이 제공받기로 된 이스라엘의 아인슈타인 홍보물 가운데 ‘아인슈타인은 유대인이며 이스라엘 정부창성을 지지했고 한때 이스라엘 대통령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부분을 삭제토록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측이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중국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 아랍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평소 품어온 이스라엘의 불만이 결국 전시회 중단불사로 표출된 것으로 보는 관측이 더 유력하다. 이 전시회는 지난 2000년 장쩌민 중국 주석이 이스라엘 방문시 두 나라간에 모처럼 합의했던 게 무산됐다. 아인슈타인 사후 반세기가 거의 다 되어간다. 그에 대한 학문적 도전의 시도는 타당성 여부는 접어두고 일단은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정치적 이용은 고인을 모독하는 게 된다. 중국의 중동정책이 어떻든 간에 이스라엘이 같은 유대인이라 하여 아인슈타인을 홍보물을 통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은 지나쳤다. 아인슈타인의 평화운동은 그런 게 아니었다.

인공기

白山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기는 깃발의 가운데에 넓은 붉은 폭이 있고 그 아래우에 가는 흰 폭이 있으며 그 다음에 푸른 폭이 있고 붉은 폭의 깃대달린쪽 흰 동그라미 안에 붉은 오각별이 있다’북한 사회주의 헌법 169조에 규정된 국기에 관한 조항이다. 170조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라고 했다. 또 있다. ‘제7장 국장, 국기, 국가, 수도’부문에서 17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는 평양이다’라고 못박았다. 168조에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쓴 붉은 띠로 땋아올려 감은 벼이삭의 타원형 테두리안에 웅장한 수력발전소가 있고 그 우에 혁명의 성산 백두산과 찬연히 빛나는 오각별이 있다’라고 했다. 인공기(人共旗)는 북한 ‘인민공화국기’ 준말이다. 인공기 게양, 북한 애국가 연주가 문제가 됐다. 오는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9월29일∼10월16일)에서다. 북한 선수단(약500명)이 참가하면 인공기 게양을 안할 수 없고 입상자 시상 때 북한 선수가 1위를 하면 시상 종목별 우승국 국가를 연주 안할 수 없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헌장 48조는 ‘모든 경기장 및 그 부근에는 참가 회원국기와 평의회 기를 게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시내 메인스타디움을 비롯한 각 보조 경기장은 물론이고 그 인근에 다른 참가국 국기와 함께 인공기가 펄럭이는 것은 당연하다. 북측의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참가는 남한서 갖는 국제 스포츠 공식행사에 처음 참가하는 것으로 인공기 게양에 신경과민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졸렬하다. 그러나 인공기 게양과 북한 애국가 연주는 어디까지는 공식에 한정돼야 한다. 예를들면 서포터즈의 북한선수 응원은 좋지만 서포터즈를 포함한 스탠드에서의 인공기 등장은 실정법에 저촉된다.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게양하지 않은 임의의 인공기 게양은 어떤 장소이든 국가보안법에 위배된다. 문제는 북측이 응원단 형식으로 대거 보내는 ‘인공기부대’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 정부 당국은 이를 제한하는 유관 기관끼리의 구체적 협의내용을 북한에 통보·공표함으로써 혼란을 막아야 한다. 광복이전, 일제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할 당시에는 공산주의의 독립운동가들도 태극기를 썼다. 인공기가 나온 것은 1948년 9월9일, 북측 헌법을 채택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조각을 위임한 김일성내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면서 부터다.

松竹같은 신문

松竹같은 신문 淸河 “ (전략) 이제 6백만 도민은 앞으로 전개될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우리 도의 참모습을 조명해줄 새로운 신문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역사회의 알찬 건설과 문화창달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신문, 정의롭고 공정한 신문을 만들어야할 책무를 절감해 왔습니다. (중략) 우리는 앞으로의 민족사를 위한 등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자원하며 경기일보를 자유민주 언론의 공기로 내세우고자 합니다.(후략)” 1988년 4월 경기일보 창간발기위원 일동이 공표한 ‘창간취지문’의 일부다. 1988년 8월8일자로 발행한 PR판 1호 1면에 게재됐다. ‘도민이 모여 도민을 위해 도민이 만드는 신문’이라는 기사제목이 눈에 띈다. 첫 PR판 30만부는 도내 전역으로 퍼져 순식간에 동났다. 경기일보 창간기념일을 8월8일로 삼은 것은 PR판 1호를 8월8일 발행한 데서 연유한다.PR판 2호는 8월13일 발행됐다. ‘경기일보사기(旗) 「솔대골」에 드높이 올랐다’가 1면 큰 제목이다. ‘3백여 「京畿가족」 모여 힘찬 출발’이란 제목하에 “「솔대골 」에 경기일보사기가 드높이 게양됐다. 겨레와 영광의 상징인 태극기와 오륜기도 함께 올랐다. 1988년 8월6일 오후 4시, 이 날은 성하를 구가하던 태양도 흐뭇했으리라. 숨가쁘게 달리던 발을 멈추고 잠시 땀방울을 닦으며 대견해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솔대골’은 경기일보 사옥이 있는 ‘송죽동’을 말한다. 솔대골은 송죽동의 옛 지명이다. 1988년 8월17일, 지방지로서는 처음으로 CTS방식을 채택, 컴퓨터로 제작한 신문 지령 제1호 창간호가 드디어 나왔다. 윤석한(尹石漢) 초대 대표이사 발행인이 창간사를 통해 ‘경기일보는 공명정대한 사회의 공기(公器)’ 임을 선언했다. 수원시 권선구 매교동 인영약품 건물에 있던 경기일보 창간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의욕을 불태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창간 14주년, 지령 제4270호가 나왔다. 창간사원 중 한 사람인 지지대子는 경기일보 사옥이 건립될 송죽동 203의2 (현 452의1 구 번지) 대지의 ‘터 파기 공사 현장’을 임원들을 따라 둘러 보기도 했다. 동료들과 함께 책상, 의자, 캐비닛 등 사무실 집기들을 사옥에 들여 놓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 지금도 근무하는 창간사원들이 있고 고인이 된 사람들은 이따금 추억 속에서 환생한다. 창간 때 부터 계속 구독하는 고마운 독자들도 많다. 독자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경기일보의 미래는 푸르다. 그리고 밝다.

신문과 공부

신문과 공부 白山 아버지가 읽고난 신문을 고등학생 또래의 자녀들이 으레 읽곤하였다. 신문이 지금처럼 한글판이 아니고 한문을 혼용했을 때다. 모르는 한문자는 모르는 대로 제쳐두고 읽었다. 기사 내용을 잘 이해못해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마구 읽었다. 날마다 그러다 보면 몰랐던 한문자도 차츰 알게되고 이해가 안됐던 기사도 점점 이해가 되곤 하였다. 지금의 신문은 한글로만 만든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신문을 얼마나 읽고 있는가 하는 의문에 흥미있는 기사가 신문협회보 253호(7월30일자)에 실렸다. ‘학교 상위권 학생 10명중 8명이 가정에서 일간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반면, 하위 20%인 학생 10명 중 4명의 가정은 신문구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조사한 ‘선행학습의 효과에 관한 연구’내용이 이러하다. 중·고등학생 3천4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위 20% 학생의 80% 이상이 집안에서 일간신문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1년동안 국어 영어 수학 과목별 학업성적이 상위 20%인 학생과 하위 20%인 학생을 대상으로 알아 본 것이다. 연구조사는 가정에서 신문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자녀의 학업성적 향상에 긍정적 요인이 되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신문쟁이가 신문 팔아먹기 위해 하는 소리가 결코 아니다. 기왕 구독하는 신문이라면 자녀들에게 신문 읽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게 좋은 이유의 예로 논술을 들어 설명하겠다. 논술은 어느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폭넓은 교양상식, 그리고 수준높은 판단력에 설득력있는 표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에 대한 일상적 사실 기술은 해설이지 논술이 아니다. 논술은 출제된 주제가 무엇인가를 파악, 이에 자기 주장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 자기 주장이 맞고 안맞고는 객관적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주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논리적 타당성이다. 즉 논리가 정연해야 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논술이 신입생 합격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부만 기계적으로 잘 하는 것 보다는 판별력, 응용력, 비판력 테스트로 창의적 사고(思考)의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 말고도 다른 교양서적을 많이 읽으면 더 좋다. 교양서적을 읽지 못하면 적어도 신문이라도 날마다 읽어 보는 게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논술에 선행학습의 큰 도움이 된다.

원시공산체

원시 집단사회는 공산주의였다. 구성원이 다 같이 살 곳을 마련하고 다 같이 먹을 것을 준비했다. 나누는 것도 다 같이 나누었다. 그러다 보니 불평등, 불공정이 생겼다. 누구는 남보다 더 많이 수확하고 나누는 것은 똑같이 하는 폐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일을 더 할 수 있어도 게을리하는 풍조가 생겼다. 생산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다같이 가난해지는 집단사회가 돼갔다. 결국은 소유권의 사유재산이 인정됐다. 더 잘 살기 위해 각자가 일을 더 열심히 하면서 씨족공동체에서 부족국가가 형성됐다. 이상의 공산주의 집단사회를 ‘원시공산체’라고도 한다. 부족국가에 이은 통일된 국가가 봉건제로 지속되다가 근대사회의 변혁을 가져온 것 역시 19세기에 발달한 절대적 소유권 개념의 자본주의에 의해서다. 그러나 소유권의 절대적 개념은 부(富)의 축적과 함께 빈(貧)을 유발, 갖가지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20세기 들어 소유권 제한의 상대적 개념 정립과 더불어 자본주의가 수정된 게 이 때문이다. 이에따라 사회복지의 개념이 점점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성장이 우선이냐, 분배가 우선이냐 하는 논란이 종종 인다. 성장이 없으면 분배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반면에 분배가 고르지 못하면 성장이 이룩될 수 없다고 말한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논란을 방불케 한다. 성장과 분배는 결국 양수레 바퀴와 같다. 다만 수레가 가다가 지형에 따라 어느쪽 바퀴에 더 힘을 주느냐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시대상에 따라 어느쪽에 잠정적 힘을 더 주느냐가 있을 뿐이다. 성장과 분배의 근원은 곧 균형이다. 그러나 북한은 다르다. 계획경제를 좀 수정했다고 하여 체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범위 안에서 지방과 사업소에 권한을 일부 이양한 것은 가중된 경제난 타개의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이런 제한적 조치로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예컨대 거듭되는 식량난의 여러가지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협동농장 때문이다. 공동생산, 공동분배로 인하여 생산고가 오르지 못한다. 중국이 인민공사를 타파한 사실을 타산지석 삼아야 하는데도 ‘우리식 사회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북한이다. /白山

먼로 40주기

먼로 40주기 白山 마릴린 먼로와 소피아 로렌은 1960년 전후를 풍미했던 육체파 여배우다. 도발적인 섹스어필로 ‘세기의 연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먼로는 한국전쟁 때 방한, 미참전 군부대를 찾아 위문하기도 했다. 고아나 다름없이 어렵게 자라 모델을 거쳐 영화계에 데뷔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뜨거운 것이 좋아’ ‘칠년만의 외출’등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의문의 죽음을 한 말년엔 케네디가(家)와 염문설이 파다했다.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된 그녀는 전화기를 한 손에 쥐고 있었다. 다량의 수면제가 검출됐다. 미국 경찰은 자살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자살을 위장한 타살설이 무성하다가 미궁으로 빠졌다. 숨지기 전 누군가와 통화했을 가능성에 그가 누구인지도 미스터리로 넘어갔다. 먼로는 사후 역시 섹스 심벌의 여배우로 종종 회자되곤 하였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어느 시사 주간지가 그녀의 미공개 사진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1985년에 사망한 어느 사진 작가의 자료 더미속에 묻힌 무명배우 시절의 흑백 사진이 대량 발견됐다는 것이다. 유품도 공개 입찰로 팔리는 판이니 미공개 사진은 더 말할 게 없다. 백치미 섞인 미소는 먼로의 상표다. 이런 뇌쇄적 20대 초반의 그녀 모습을 사후 40년만에 볼 수 있는 것은 호사가들의 입방아 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그녀가 1962년에 의문사한지 꼭 40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비해 소피아 로렌은 아들이 감독한 영화 ‘낯선 사람들’로 오는 29일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다. 영화 감독이 된 아들 에도아르도 폰티(29)는 남편의 나이가 스무두살이나 더 많은 전 영화 제작자 카를로 폰티 사이에서 태어났다. 로렌도 어느덧 이제 예순일곱살이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고 했지만 먼로는 요절하고 로렌은 말년에 그녀의 통산 100번째 영화에 출연했다. 인생으로는 로렌이 훨씬 다복하다 할 것이다. 다만 먼로의 아까운 죽음을 위안삼아 말하여 살아 있으면 일흔네살이 됐을 할머니인데도, 세인은 아직도 요절한 당시의 설흔네살로도 믿기 어려운 ‘쭉쭉빵빵’으로 기억하고 있는 점이라 할까. 그나저나 절세 가인도 늙고 죽고한다. 세월 앞에는 그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글값

淸河 영화배우 겸 탤런트 전도연이 올 12월 방송예정인 SBS 16부작 드라마(제목 미정)의 여주인공을 맡기로 하고 1천만원 안팎의 개런티를 받기로 했다는 연예가 소식이 들려왔다. TV 연기자로 사상 최고의 출연료다. 전도연은 ‘약속’ ‘해피엔드’ ‘피도 눈물도 없이’등으로 충무로에서도 인기가 한층 상승중이어서 TV제작진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SBS에서 내년 2월 방송예정인 음악 전문 드라마(제목 미정)의 남녀 주인공인 송승헌과 장나라도 출연료가 1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IMF사태이후 출연료의 거품을 줄이기 위해 출연료의 상한선을 200만원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톱스타 기용 경쟁으로 곧 깨졌다.이른바 호화 출연진이 TV드라마의 인기를 좌우하는 탓이다. 2000년 SBS ‘여자만세’의 채시라는 300만원을 받아 당시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엔 SBS ‘여인천하’의 강수연과 KBS ‘명성황후’의 이미연이 500만∼600만원(추정액)을 받으면서 이전 기록을 깼다. 수십년간 연기생활을 한 중견 연기자가 100만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여간 큰 액수가 아니다. 보통 미니시리즈 편당 제작비는 5천만원이다. 여기서 주연급에게 1천만원대의 개런티를 주고 나면 작가와 조연급 연기자들, 촬영비 등에 써야할 돈이 줄어든다. 제작진은 ‘본전을 뽑기 위해’주인공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하지만 TV 연기자의 출연료 상승은 대체적으로 불가피한 현실로 여긴다. 인기 탤런트 상당수가 영화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유명 배우의 경우 2억∼3억원의 개런티를 받은지 벌써 오래됐다. 제작 조건도 영화가 TV보다 나은 편이다. 인기 탤런트를 TV드라마로 모셔(?)오려면 높은 개런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저 드라마에서 똑같은 얼굴이 등장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 제목과 내용이 헷갈릴 정도다. 신인 탤런트 발굴은 그래서 필요하다. TV 드라마의 문제점은 탤런트들의 ‘얼굴값’에 비해 작가들의 ‘글값’은 아주 적은 데 있다. 극본 없는 드라마는 없다.극작가는 드라마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작가도 인기 탤런트의 출연료와 같은 수준으로 원고료를 받아야 한다. 작가조합은 왜 없는지 모르겠다.

농촌

/ 淸河 소설가 박영준(朴榮 ·1911∼1976)선생의 작품 가운데 ‘모범경작생(模範耕作生)’이 있다.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단편소설이다. 동네 전체에서 소학교를 혼자 졸업한 주인공 길서(吉徐)는 면사무소 출입이나 마을의 일을 도맡아 하는 관제 농촌지도자이다. 동네 유일의 자작농이기도 한 그는 제법 근면하고 착실하여 동네사람들의 신망도 있고, 모범경작생으로 서울 농사강습회에 뽑혀 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됨이 영악하고 이기주의적이다. 혹심한 가뭄으로 살길이 막연해진 농민들이 길서에게 도지(소작료) 인하 교섭을 간청하지만 그는 이를 외면하고 일본시찰단의 일원으로 떠나 버린다. 게다가 호세( )까지 올라 더욱 고통을 받던 농민들은 호세인상공작에 길서가 관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개하여 길서의 논에 박힌 ‘모범경작생’의 말뚝을 뽑아 쪼개버린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를 본 길서는 충격을 받는다.밤에 찾아간 애인 의숙마저 등을 돌리고 울고, 마침 성난 청년 성두가 들이닥치자 길서는 바나나를 든 채 뒷문으로 도망친다. 식민지 당국은 농촌 빈곤의 악순환이 불경기 때문이라고 둘러 대는가 하면, 극심한 흉년으로 앞이 캄캄한 농민들을 구휼하기는 커녕 호세와 묘목가격 인상으로 더욱 쥐어짠다. 농촌지도자라는 길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소학교 돈을 무이자로 쓰고 자기가 기른 묘목값을 올려 준다는 유혹에 눈이 어두워 당국의 농가 호세 인상에 협력한다. 소설 ‘모범경작생’에서는 길서의 배신행위가 이야기의 기본축을 형성하고 있지만 작가의 의도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하여 농촌의 참상과 가난의 고통을 생생하게 제시하는데 역점을 둔 것이다. 나아가 비인간적인 수탈을 계속하는 부조리하고 타락한 세계를 고발하는데 초점을 맞춰 인간주의적인 작가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오늘날도 농민들 대다수는 소설 ‘모범경작생’에 등장하는 농민들과 별다르지 않은 고통을 겪는다.쌀은 남아 돌고 집집마다 TV는 있어도 일년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마늘 파동’과 같은 별별 꼴을 모두 당하고 농사 지어 봐야 빚만 늘어 부채비율이 85%나 된다. 길서와 같은 이중인격자가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북한의 동시

淸河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기 4차 회의(1949·9·8)에서 1950년 9월1일부터 인민학교의 의무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실제 인민학교의 의무교육이 실시된 것은 1956년 부터이다. 인민학교는 남한의 초등학교에 해당한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6살에서 9살의 어린이가 다닌다. 레닌은 일찍이 “정치에서 분리된 교육은 무용하다”고 했다. 북한은 헌법 제43조에서 “국가는 사회주의 교육학의 원리를 구현하여 후대들을 사회와 인민을 위하여 투쟁하는 건결한 혁명가로 지·덕·체를 갖춘 공산주의적 새 인간으로 키운다 ”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인민학교 국어 교육의 목적을 “우리말과 글을 통하여 학생들을 경애하는 수령님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고 그들에게 혁명적 정서와 사고력을 키워 주고 우리말과 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기능을 갖추어 줌으로써 그들을 자주성과 창조성, 의식성을 가진 공산주의 혁명 인재로 키우는데 있다 ”고 했다. 북한의 인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동시들이 그 목적을 잘 말해 준다. “아침해도 방긋웃던 따사론 봄날/대원수님은 사진을 찍어주셨죠/새 교복 곱게 입고 활짝 피여난/우리 모습 기념으로 찍어 주셨죠//”- (‘대원수님은 우리 사진 찍어주셨죠’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121쪽) “우리들을 넓은 품에/안아주시는/김정일장군님은/우리 아버지//”- (‘충성동이 효성동이 될래요” 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83쪽) “대원수님 다녀가신/우리 마을 교시터/동글동글 조약돌/누가누가 닦았나//”- (‘누가누가 닦았나’ 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51쪽) 1998년에 발행한 북한 교과서는 김일성 사후에 나온 교과서인데 여기에는 비전향 장기수로 남한에서 복역하다 북송된 이인모 노인을 다룬 ‘그 사랑을 노래해요’가 실려 있다. 남한의 교과서 동시는 자연친화와 어린이의 생활이 주제가 되고 있으나 북한의 교과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다. 사상을 주입시키는 데는 어릴 때 각인되는 동시가 가장 좋은 형태의 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초등학교 교육이념부터 다르다.아직도 이데올로기의 벽은 이렇게 높다.

故 이윤주 사무관

白山 서기보(9급)에서 사무관(5급)까지는 아득하다. 사무관에 오르면 가히 하늘의 별을 따는거나 다름이 없다. 사무관부터가 관헌의 관직이다. (관헌과 이속을 합친 말이 관리다) 고등학교를 나와 사무관에 올랐으면 얼마나 노력형인가를 짐작할만 하다. 남다른 노력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더 배우지 못한 게 한(恨)이었던지 주경야독으로 대학을 나와 대학원까지 다녔다. 공무원의 박봉으로 착실 근면하지 않으면 엄두를 못낼 일이다. 예산담당관을 지냈다. 공직에 현직과 한직의 구분이 있을까만은 두뇌와 업무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년 좀처럼 맡기 어려운 자리다. 일에 쫓겨 야근을 하기가 일쑤이면서도 공무원으로서 하는 일에 긍지를 갖는 자리이기도 하다. 경기도 예산담당관실의 이윤주사무관(47), 고인이 됐다. 엊그제 발인하면서 29년의 공무원 생활중 몸담았던 경기도청서 노제를 가졌다. 도청 직원 5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동료애로 애도를 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무원사회의 인간적 응집력을 회복해 보이는 것 같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고인의 애절한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했다. 휴가가 어려워 주5일근무제 토요휴일을 이용, 모처럼 가족과 함께 물놀이 갔다가 물에 빠진 중학생 아들을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한 것이다. 가슴 아픈 부성애(父性愛)의 비극이다.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익사사고 혹은 구조자의 동반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매우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소중한 인명에 너무 허망한 생각을 갖게 한다. 실은 오늘의 이 난(欄)엔 장상 국무총리 지명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말라려고 했다. 이를 접어두고 고인을 두고 언급하는 것은 부자의 변이 충격이기도 하고 도청 직원들의 애도가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그가 열심히 산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게 많으나 열심히 산 인생처럼 아름다운 것도 드물다. 원숙한 아까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인과 그의 아들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졸지에 남편과 아들을 잃은 미망인에게 비탄에만 잠기기보단 삶의 용기를 갖는 것이 고인의 뜻일 것으로 믿는 깊은 위로를 보낸다.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이치가 정말 만유무상(萬有無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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