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사고로 타계한 라몬 막사이사이(Ramon Magsaysay) 전 필리핀 대통령의 업적을 추모,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 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의 위대성’을 심어준 개인에게 매년 시상해 왔다. 1958년 3월 미국 록펠러재단이 제공한 50만달러의 기금으로 설립된 막사이사이재단은 공무원, 공공사업, 국제협조 증진, 지역사회 지도, 언론문화 등 5개 분야에 걸쳐 시상했는데 아시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상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으로는 1962년 장준하 선생을 비롯해 김활란, 김용기, 이태영, 장기려, 김임순, 오웅진, 제정구씨가 수상했다. 올해 평화 및 국제 이해부문은 법륜(法輪)스님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불교계의 대표적인 사회운동가다. 1969년 불가에 입문한 스님은 1991년 은사인 도문스님으로부터 보살계와 비구계를 받았지만 행정상 실수로 조계종 승적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법륜 스님은 1988년 수행공동체인 정토회와 불교환경교육원을 설립한 이래 불교 교육과 환경운동을 주도해 왔으며 제3세계 지원에도 힘을 쏟았다. 1994년에는 인도 북부 천민촌에 수자타 아카데미를 설립, 미취학 아동 및 초·중학교 어린이들을 먹이고 가르치는 일을 했다. 스님이 북한지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6년 12월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를 창립하면서부터다. 당시 북한은 잇단 대홍수와 경제 정책 실패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북한 잠수정의 남한 침투로 대북 경제지원이 중단됐었다. 스님은 천주교·원불교 등 다른 종교인, 민간단체와 힘을 합하여 북한을 돕는 한편 ‘북한난민 실태 및 인권보고서’등을 만들어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데도 힘썼다. 스님이 이끄는 정토회는 현재 어린이 급식과 농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 해 10억원 정도의 물품을 북한에 보내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도모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새로운 사회,를 위해 동포애와 인류애를 실천하는 법륜 스님의 막사이사이상 수상은 그래 더욱 뜻 깊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2-08-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