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께 바칩니다”…<엄마들은 성자다>

푸른 기와집에서 미역국을 끓여 드리고 싶었던 엄마! 엄마께 이 시집을 바친다. 엄마들은 성자다(출판마을 刊)의 저자 배순정 시인은 시집 서문을 통해 출판 소감을 밝혔다. 이 시집은 시인이 지난 26년간 보험설계사로 발품을 팔며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총 5부 202개 작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책 제목에 걸맞게 모성애를 반추하는 시는 물론, 사회 세태를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고발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볼거리를 더했다. 대표적인 예로 번역이라는 시는 말은 엄마라 하면서 글로 표현할 때는 母라고 썼다. 일상이 번역이었던 셈이다라는 구절을 통해 부모를 향한 애정과 동시에 외래어와 전자로 점철된 언어생활을 풍자한다. 아울러 보살핌이라는 시에서는 엄마 품은 아들신앙도 잠재웠다. 서슬 퍼런 할머니의 기상도 엄마가 방패막이었다 라는 표현으로 엄마의 보살핌을 그리워한다. 이어 집안을 이끌었던 큰오빠는 나를 돌보며부모님에 이어 오빠들의 보살핌까지 받으며 등을 통해 부모님과 오빠들의 애정도 그리워하며 읽는 이에게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끔 한다. 사회풍자 및 고발적인 요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로 소녀를 보내며가 손꼽힌다. 저자는 이 시에서 수많은 김복동을 만들었던 찌질한 지배층이 오늘도 전시작전권 환수를 거부하고 방위비 분담금 국민모금 운운한다 라는 표현으로 다시는 환난으로 김복동과 같은 인물이 만들어져서는 안 됨을 설파한다. 이외에도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 고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현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저자는 부모를 향한 그리움 외에도 수탈이 구조화된 현대 사회를 고발하고 싶었고 이를 향한 몸부림이 시가 됐다라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권오탁기자

첫 시집을 통해 “너는 소중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다…<그리운 이름>

이숙아 시인의 첫 시집 그리운 이름(문학과 사람 刊)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해랑 어린이집 원장과 경기대다문화교육센터 다문화감수성 강사를 겸하는 이 시인의 첫 시집이다. 그는 서문을 통해 많이 부끄럽지만 나도 시집을 선물로 드릴 수 있어 첫 시집 앞에 설렌다라고 말했다. 시집에서 담은 주 테마는 너는 소중해다. 그래서인지 시집에 수록된 총 4부 61개 작품은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을 담았다. 그 예로 해랑 어린이집 아이들을 시로 그려낸 해랑의 별이 있다. 이 시는 첫 줄과 마지막 줄에 꿈을 실은 해랑별이 달린다라는 구절을 반복해 강조와 운율감을 동시에 살려냈으며 해당 구절 사이에는 수현이, 하민이, 승현이, 태이 등이 타고 다니는 소방차, 기차, 경찰차 등을 별로 묘사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노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아울러 하나님을 향한 감사함을 담아낸 시도 있다. 부활의 아침에서는 새들의 속삭임을 하나님이 들려주는 희망의 노래라고 표현하며 가시면류관으로 은총 받은 화자 자신이 어떤 시로 찬양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드러낸다. 타인에게 기쁨이 되고 하나님 앞에서 찬양해야겠다는 마음은 시 텃밭에서 나도 무처럼 기쁨이 되어야지, 새해에서 어릴 적 친구들 새해 첫날 함께하며 사랑을 노래합니다 희망을 노래합니다 등의 구절로 시집 전반을 채우고 있다. 시집의 해설 및 평을 맡은 임병호 시인은 시집 전반에 동시풍 느낌이 강하게 반영돼 있으며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일상 속 따뜻한 풍경을 담아내 보편적 정서가 편하게 드러나 있다라며 아동문학이 아동뿐만 아니라 동심적 성인도 독자로 여기는 만큼 그 의의가 명확한 시집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값 1만원 권오탁기자

[이주의 신간 소개]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外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김태권 著 / 한겨레출판 刊 『불편한 미술관』, 『십자군 이야기』 등을 펴낸 만화가 김태권의 신작. 고기를 먹으면서도 왜 고기 먹는 게 불편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책이다. 고대 신화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와 역사 속 인물을 빌어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평소 관심 있었던 빅데이터를 이용해 곱창의 곱의 의미를 추적하고, 외국에서 말하는 한국식 코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치킨을 통해 공장식 축산의 문제부터 육식의 대안점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1만5천500원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 / 석정연 著 / 산지니 刊 계약직 사서로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근무한 저자가 6년 동안 경험한 현장의 실태에 관해 풀어낸 에세이집. 노동 현장의 모습과 학교와의 불공정한 계약 실태를 책으로 옮겼다.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재능기부로 독서지도 수업을 하던 저자는 학교 측에서 도서관 사서 도우미를 권유받았다. 자격증까지 따서 정규직이 될 꿈을 꾸지만, 결국 학교는 애초 말과는 달리 계약을 해지한다. 저자는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값 1만5천원. 조선회화실록 /이종수 著 / 생각정원 刊 미술과 역사를 넘나들며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는 저자가 실록과 회화를 나란히 놓고 읽는 조선사를 표방하며 펴낸 책이다. 건국부터 망국에 이르기까지 500여 년에 이르는 조선 역사를 시대순으로 요약한 27개 장마다 시대를 대표하는 그림을 선정해 소개한다. 역사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산수화에도 시대의 희로애락이 담겼다. 세조 대에 왕실 불화로 제작된 관경십육관변상도는 아들의 반란으로 폐위, 유폐된 인도 왕비에게 부처가 불국정토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야기. 당시의 피비린내 나던 시국과도 관련있따. 역사를 담은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값 1만8천원.

광기의 시대, 개인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을까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왕들에게만 시식가가 있던 게 아니다. 아돌프 히틀러 에게도 비밀리에 운영했던 시식가들이 있었다. 히틀러의 시식가이자 유일한 생존자였던, 실존인물 마고 뵐크의 고백을 바탕으로 한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문예출판사刊)이 국내에 출판됐다. 식탁 위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산해진미들. 식탁에 앉은 여성들 앞엔 진귀한 음식이 담긴 접시가 하나씩 놓여 있다. 그러나 식당 안엔 극도의 긴장감만 돈다. 누구도 식기를 들지 않고 음식을 바라만 본다. 이내 그녀들의 뒤를 지키고 있던 군인들이 식사를 종용하고, 그제야 억지로 음식을 떠먹는 여성들과 비워져 가는 접시의 음식들. 침묵의 식사가 끝나고, 여성들은 그대로 공포의 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생과 사를 가르는 60분이 지나야만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시식에 이용된 여성들은 아리아 혈통의 여성들이었다. 남편들은 전쟁에 차출돼 생사 여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날마다 독살감별사로 살아야 했다. 역시나 전쟁의 광풍 속 또 다른 피해자들이었다.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실존 인물 마고 뵐크는 70년간 비밀로 간직했던 이야기를 공개하면서 식사 후에는 살았다는 기쁨에 개처럼 울어야 했다고 말했다. 마고 뵐크는 전쟁이 끝난 후 평화를 얻지도 못했다. 같이 히틀러의 음식을 감식했던 여자들은 모두 처형당했고, 그녀는 독일 장교의 도움으로 유일한 생존자가 됐지만, 소련군에게 잡혀 14일간 성폭행을 당했다. 히틀러가 시킨 일을 하면 음식을 먹다 죽고, 히틀러를 추종해도 전쟁 종결 후엔 나치 추종자란 명목으로 죽어야 한다. 히틀러에 반대하면 그 역시 죽음뿐이다. 책엔 두 가지의 평범함과 하나의 악이 등장한다. 하나는 시대의 격류에 쓸려가는 힘없는 인간의 평범함, 다른 하나는 한나 아렌트가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에게서 발견한 악의 평범성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악이라 부르기 충분한 일을 스스로 자행하는 이들이 있다. 시대의 격류에 휩쓸리며 자신의 생존을 결정할 수 없는 개인은 존엄성을 지킬 수 있었을까. 책은 힘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이 죄가 되는 광기의 시대에 어떻게 인간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지를 묻는다. 공포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인간의 생존 욕구뿐 아니라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까지, 제2차 세계대전의 단면과 이면을 균형 있게 다뤘다. 작가 로셀라 포스토리노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이탈리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캄피엘로 비평가상 외에도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값 1만4천800원 정자연기자

36년 간의 공직 생활을 뒤로한 채 남긴 책…<갈매기 조나단의 꿈>

36년 간의 공직 생활을 되돌아보고 도와 각 시ㆍ군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담긴 갈매기 조나단의 꿈(명문 刊)이 출간됐다. 이번 신간은 36년 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해 평택ㆍ안양부시장은 물론 도 자치행정국장 등을 거쳐 1급 공무원으로 퇴임한 서강호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총 6장에 걸쳐 자신의 인생과 공직 생활을 반추한다. 1장에서는 유년 시절과 성장기를, 2장에서는 공직에 입문해 도청 공무원이 되기까지 열정적으로 일하며 겪었던 일들을 소개했다. 이어 3장에서는 비고시로는 처음으로 국비 유학에 도전했던 경험과 투자유치 현장에서 죽음을 넘나들던 사건들을 다뤘고 4장에서는 서기관으로 승진해 도 총무과장과 자치행정과장, 인사과장을 두루 거치며 열린 마음으로 펼친 행정 경험들을 정리했다. 5장에서는 다산의 길을 따라서 평택시 부시장과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을 거쳐 안양시 부시장에서 관리관으로 퇴임할 때까지 목민관으로의 역할을 기록했고, 마지막 6장에서는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운 분들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담았다. 그는 막상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놓으려고 하니 부끄럽기도 했다라면서도 부모로서 공직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감사의 마음과 치열한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 선배 공무원의 퇴임식을 떠올리기도 했다. 저자는 그 선배는 퇴임식때 가진 것 하나 없었는데 공무원이 돼 가정을 꾸리고 노후까지 보장돼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라며 지금 내 마음도 이와 같아 받은만큼 돌려드리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귀욤 뮈소만의 힘이 살아있는 신작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귀욤 뮈소의 신작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밝은세상 作)이 출판됐다. 언제나 빠른 전개와 놀라운 반전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욤 뮈소 매직은 이번 소설에서도 여전하다. 일단 책을 펼치면 어김없이 빠져들고, 도출되는 결론은 상상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소름 돋는 충격을 가한다. 소설의 배경은 야생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중해의 진주 보몽 섬. 평화롭기 그지없던 보몽 섬은 유칼립투스나무에 못 박혀 죽은 한 여성의 주검이 발견되고, 경찰의 섬 출입 봉쇄조치가 단행되면서 돌연 어둡고 불안한 그림자에 휩싸인다. 네이선이 절필을 선언한 1998년부터 베르뇌유 일가족이 살해당한 2000년까지의 과거 이야기, 2018년 현재 보몽 섬의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게 된 라파엘과 20년 전 사건의 비밀을 추적하는 마틸드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소설은 작가 지망생 라파엘이 화자이고, 작가 네이선이 이야기의 키를 쥐는 핵심 인물이다. 작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촌철살인의 경구들이 많이 나온다. 작가가 쓴 글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만나고 싶다면 푸아그라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거위를 만나봐야 하는 경우나 다를 바 없지 않나요. 작가는 절대 휴가를 누릴 수 없다. 작가에게 삶이란 곧 글을 쓰거나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니까. 네이선이 말하는 작가 이야기들은 아마도 기욤 뮈소가 직접 겪은 경험의 산물일 것이다. 무엇보다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라는 평은 이번 책에서도 여전할 듯하다. 귀욤 뮈소는 빠른 사건 전개와 생동감 있는 화면 구성,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요소들로 독자들을 매혹하는 이 시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첫 소설스키다마링크에 이어 2004년 두 번째 소설 그 후에를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구해줘,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등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연이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는 국내에서도 무려 200주 이상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등재됐으며,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국내에서 영화로도 제작됐다. 값 1만4천800원 정자연기자

[이 주의 신간 소개] 바닥에서 일어서서 外

바닥에서 일어서서/ 주제 사라마구 著/ 해냄 刊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 초기 작품이 특별판으로 재출간됐다. 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격변의 포르투갈 현대사를 조망하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투쟁을 이야기한다. 하층 농민 계급 가족이 빈곤과 독재 정권의 압제 속에 오랫동안 고난을 겪지만 삶은 계속된다. 좌파 사회주의 운동이 일어나고 카네이션 혁명으로 소작농들이 대지주가 독점한 땅을 나눠 갖게 되면서 이 가족에도 평온한 삶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값 1만7천500원. 자동 피아노 / 천희란 著/ 창비 刊 죽음에 대한 충동을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여기에 맞서는 삶에 대한 열망이 샘솟는 인물 심리를 정교하게 그려낸다. 자폐적인 인물은 내면에서 끊임없이 분열하고 이런 모습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연주하는 피아노 같다. 신예 작가인 천희란은 2015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로 젊은작가상을 받았고, 소설집 영의 기원을 냈다. 값 1만4천원. 관계의 과학 / 김범준 著/ 동아시아 刊 복잡하고 무질서한 복잡계 전체를 읽는 법을 탐구한다. 복잡계 안 구성요소 사이의 강한 연결은 하나의 구성요소에서 발생한 사건의 규모를 확대하고 파급시켜 엄청난 규모의 격변을 만들 수도 있다. 부분과 전체가 어떻게 연결됐는지, 그중 어떤 연결이 힘이 센지를 살피는 것은 복잡계 과학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저자는 우리의 일상과 친구 관계에서부터 사회 현상과 재해 등 자연현상까지 어떻게 작은 부분들이 전체로서 사건이 되고 현상이 되는지 통계물리학의 방법으로 조명한다. 값 1만5천원.

국보급 투수의 회상과 자기고백을 담다…<야구는 선동열>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지난 1998년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김응용 전(前) 해태 타이거즈 감독(79)이 일본으로 진출한 선동열(56)과 이종범(50)의 공백을 토로하며 내뱉은 말이다. 당시 해태 왕조라 불리던 팀을 15년 가까이 이끌던 김 감독이 이처럼 토로한 데는 선동열이라는 투수의 기량과 이름값이 걸출했기 때문이다.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거쳐 한 차례 스카우트 파동을 거친 끝에 지난 1985년 후반기부터 KBO리그에 데뷔한 선동열은 데뷔 첫 해 반 시즌만 소화하면서도 111이닝 동안 7승에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하며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이듬해 완투만 무려 19번을 하며 262와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9와 24승을 수확하면서 전설이 됐다. 그는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10년 간 1천647이닝을 투구하며 146승 132세이브를 따냈고 평균자책점은 1.20으로 국보급 투수라는 세간에 걸맞는 성적을 거뒀다. 그런 가운데 그가 화려했던 학창시절과 KBO리그 시절, 영욕의 세월이었던 NPB리그(일본프로야구) 시절, 그리고 우승반지 개수와 별개로 호평과 혹평이 오가던 삼성 라이온즈ㆍKIA 타이거즈ㆍ대한민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시절을 반추하고 자기고백을 담은 신간 야구는 선동열(민음인 刊)이 출간됐다. 투수 선동열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으로는 유연한 몸, 역동적이면서도 정석적인 투구폼, 커맨드가 가미된 묵직한 속구와 역대 최고라 불리는 슬라이더 등이 지목된다. 하지만 이번 신간에는 이 같은 피상적인 요인 외에도 그의 유년 시절과 당시 만난 스승과 동료들, 국가대표와 프로에서의 일화, 감독으로 겪은 시행착오와 후회 등이 담겨 있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인간 선동열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대표적으로 초등학생 시절 매일 야구 일기를 쓰게 한 개인교사와의 일화, 고려대 졸업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본의 아니게 일으킨 스카우트 파동 당시 정권과의 이해관계, 일본 진출 이후 만난 귀인들 및 소속팀 주니치 드래곤즈와 연고지 나고야에서 겪은 일화, 투수코치로서는 성공했지만 감독으로서는 애매해진 평가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번 신간의 첫 챕터는 나는 국보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구절로 시작한다. 그가 말하는 솔직한 야구 인생, 인생관, 자신이 바라 본 야구 등은 어떤 것일까? 이를 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값 1만6천원 권오탁기자

세계 첩보 고수들이 벌인 100년간의 비밀전쟁을 담다…<세기의 첩보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스파이(간첩)들의 공작은 역간첩, 이중간첩 등의 형태로 무수히 진행됐고 일부는 역사를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인지 직접 첩보전에 참전한 이력이 있는 이안 플레밍과 로알드 달 등 유명 작가들은 007시리즈에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투영하는 등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첩보를 널리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0년 간 일어난 비밀 전쟁인 첩보전을 다룬 세기의 첩보전(좋은땅 刊)이 출간돼 눈길을 모은다. 이번 신간은 ▲기만과 파괴 ▲열전, 도전과 응전 ▲냉전, 소리 없는 전쟁 ▲잠복, 보이지 않는 위협 등 총 4개 챕터로 나뉘어 첩보전 38개를 소개한다. 첩보전은 역사 속 조연으로밖에 머무를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났다. 막후 진실의 상당 부분이 비밀주의라는 근본적 한계로 인해 일반에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단 그것이 역사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행위라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세기 초 일어난 세계적 대사건, 1차 대전과 러시아 내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얼핏 한쪽의 우월한 군사력이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보다 내밀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전쟁에서 독일제국의 패배를 부른 것은 자신들의 첩보 역량을 과신한 무리수였으며, 영국의 거미줄 같은 첩보망은 이런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또 반(反) 볼셰비키의 집요한 도전을 밑동부터 허물어 재기 불능에 빠뜨린 볼셰비키 스파이들의 기만술은 어두운 비밀서고에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찬란한 빛을 발한다. 저자는 블랙톰 파괴공작과 트러스트 작전 등을 통해 이 전설과도 같은 막후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이어 격랑을 타고 다다른 2차 대전은 현대 첩보사에서는 성장기인 동시에 황금기다. 제 아무리 안하무인 히틀러라도 전쟁의 명분은 분명해야 했고 오른팔 히믈러는 특유의 간교한 술수로 고민을 해결했다. 이에 맞서 영국은 군사력의 열세에도 최고 두뇌들을 가동해 마침내 기적 같은 승전을 일궈냈다. 나치가 이빨을 드러낸 세기적 음모는 히믈러 작전으로, 히틀러를 농락한 영국인들의 농익은 첩보술은 울트라 작전과 더블크로스 작전 등으로 베일을 벗는다. 저자는 정보당국의 은밀한 움직임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밀주의로 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등 근현대 첩보사의 굵직한 비밀작전들을 사실에 근거해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값 1만6천 원 권오탁기자

[이 주의 신간소개] 나무를 다시 보기를 권함 外

나무를 다시 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 著 / 더숲 刊 생태 작가로 명성을 얻은 저자가 나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나무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무의 언어란 인간의 시선이 아닌 나무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나무의 이모저모를 나무의 의사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곳곳에 우리가 흔히 보는 수종의 흥미로운 특성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값 1만6천원. 원점에 서다 / 사토 료 著 / 페이퍼로드 刊 일본의 베스트셀러 경제경영서인 원점에 서다에 살아남는 회사, 사장의 원점 일부를 합본한 스페셜 에디션. 모든 경영 혁신의 핵심은 목적 지향적 사고에 있다고 강조한 이 책은 국내 출간과 동시에 언론 및 국내 굴지 기업의 관심을 받으며, 출판 부수 5만 부를 돌파했다.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한 바 있는 사토 료는 원점으로 돌아가 일의 진정한 목적을 살펴봐야 비로소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한다. 값 1만5천800원 운을 부르는 외교관 /이원우 著/ 글로세움 刊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터득한 협상과 교섭의 기술을 전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길 원하는 현대인들이라면 주목해볼 만하다. 외교관이 되어 저자만의 기술을 터득해 나가는 법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본격적인 교섭의 기술을 2장부터 시작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약자를 고려, 상대에 대한 칭찬과 관심사 등을 파악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값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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