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안무가 호페쉬 쉑터 ‘꿈의 극장’, 한국 초연 선보인다

세계적인 스타 안무가 호페쉬 쉑터의 최신작 ‘꿈의 극장’이 내달 14일부터 이틀간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성남아트센터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국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공동 제작 공연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 등 유럽 및 북미 20여 개 극장과 축제가 참여할 예정이다.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은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욕망과 억압의 경계를 탐구하며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춤과 음악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쉑터 특유의 역동적인 안무와 직접 작곡한 라이브 음악,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다이내믹하게 보여주는 강렬한 조명이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을 압도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에너지 가득하고 생동감 넘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의 날카로움을 동시에 표현해, 관객들을 익숙한 듯한 낯선 꿈의 극장으로 인도한다. 쉑터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현대무용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무용뿐 아니라 작곡, 영상, 영화 등 여러 방면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전 세계에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예술가다. 지난해 6월 파리올림픽 문화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했으며, 같은 해 10월부터 영국의 무용 전문 공연장 새들러스 웰스를 비롯해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성남과 중국 상하이에서만 만날 수 있다. 쉑터는 작품에 대해 “춤과 음악은 도구일 뿐,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의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무용에 대한 지식이나 안무가에 대한 정보, 어떠한 선입견이나 경계심 없이 관객에게 자유로운 해석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쉑터는 이 작품에서 압도적인 에너지와 감정의 폭발을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들에게 강렬하고 충격적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현안은 어느 시설물에 설치할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서문을 성 밖에서 보면 반원형 서옹성과 높은 서북공심돈이 보인다. 옹성과 공심돈의 벽면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파인 긴 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현안이라 한다. 현안도설에 “현안이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의 부속 장치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 바로 앞까지 접근한 적을 감시하는 것이 주기능이다. 이런 현안을 어느 시설물에는 설치했고, 같은 시설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설물에는 설치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현안은 어느 시설물에 설치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 의문을 풀어볼 예정이다. 현안 설치대상으로 현안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다. ■ 현안 설치 유무…시설물의 정체성과 관련 정조는 화성성역 착공 2년 반 전 정약용에게 성역에 필요한 기본계획 작성을 지시한다. 1년 후 ‘성설’을, 다시 6개월 후 ‘도설’을 완성한다. 성설은 성 쌓기에 대한 기본계획이고, 도설은 옹성, 현안, 오성지, 거중기, 그리고 시설물 선축에 대한 기본계획이다. 이 중 성설은 정조가 만든 “어제성화주략”이란 이름으로 공포한다. 의궤에는 현안 설치대상 시설물에 대한 기록이 없다. 현안에 대한 것은 의궤가 아닌 도설 중 현안도설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정약용은 현안도설에 “옹성과 모든 치성의 앞면에 현안을 각각 몇 개씩 설치합니다”라고 제안한다. 간단명료하다. 현안을 설치할 시설물 대상 기준은 ‘옹성’과 ‘모든 치성’이다. 설치 수량 기준은 각각 몇 개씩이고, 설치 위치 기준은 치성의 앞면이다. 준공도서인 화성성역의궤 내용과 실제 화성을 살펴보면 정약용의 제안을 철저히 따른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옹성과 모든 치성’에, ‘전면’에 현안을 설치했다. 시설물 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옹성 4곳이다. 북옹성, 남옹성, 동옹성, 서옹성이다. 모두 현안을 설치했다. 다음, 치성 21곳이다. 치성은 적대 4곳, 포루(군졸) 5곳, 치 8곳, 그리고 남공심돈, 서북공심돈, 봉돈, 동북노대로 21곳이다. 따라서 현안을 설치한 시설물은 옹성 4곳과 치성 21곳으로 모두 25곳이다. 옹성과 치성에는 하나의 예외 없이 제안대로 정확히 설치했다. 화성에 시설물 수가 60곳이므로 비율로는 전체 시설물의 42%가 되는 셈이다. 거의 반에 육박한다. 문제는 같은 시설물 중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물에 있다. “이 시설물에는 왜 현안을 설치하지 않았느냐?” “설치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논란이다.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물과 그 이유를 밝혀본다. 대체로 시설물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이래서 의궤 해석에 정확한 정의가 중요한 것이다. 첫째, 포루(대포) 5곳에 현안이 없다. 포루는 성에서 돌출된 전체를 벽돌로 지은 시설물이다. 성 밖 지면에서 성 높이까지 내부를 비워서 대포를 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화성 시설물 전체에서 지하를 사용하는 유일한 시설물이다. 또한, 내부 전체를 사용하는 유일한 시설물이다. 지하 사용이라 한 이유는 성에서는 성안 내탁 위를 기준으로 그 위는 지상, 아래는 지하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와 기능에는 현안이 불필요하다. 지하를 활용하는 시설물이므로 ‘성 아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려다볼 필요 없이 성 밖 전체를 바로 볼 수 있다. 포혈은 포 쏘는 구멍, 감시하는 구멍, 채광창 역할을 한다. 수많은 포혈이 현안의 역할을 겸하므로 포 쏘는 시간 외에는 언제나 전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포루는 치성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포루는 외형만 같을 뿐 치성과 완전히 다르다. 치성의 제도는 철부성면, 고여성제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포루와 이 조건을 비교해 보자. 첫 번째 ‘철부성면’은 “철(凸) 모양으로 성면에 잇대어 붙어야 한다”이다. 포루는 충족하지 못한다. 이유는 원성에 잇대어 붙인 것이 아니라, 덧붙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포루는 치성처럼 돌출된 부분이 잡석으로 차 있지 않고 내부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고여성제’는 “높이가 원성과 같아야 한다”이다. 포루는 높이가 원성보다 높은 처마 밑까지이다. 두 조건 중 하나도 충족하지 못해 포루는 치성으로 보지 않는다. 둘째, 문 11곳에 현안이 없다. 문 4곳, 수문 2곳, 암문 5곳을 말한다. 문도 치성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문은 앞에 옹성이 있으므로 현안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수문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현안을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쇠살문을 설치하여 전시에는 모든 홍예 수문을 폐쇄했다. 암문은 위급 시 묻어버리도록 설계가 되어있어 현안이 필요하지 않다. 특히 모든 문은 원성에서 돌출된 형태가 아니라서 현안이 불필요하다. 셋째, 지 3곳, 은구 2곳, 용연 등 6곳이다. 이 시설물은 물과 관련된 시설물로 현안을 설치할 수도, 설치할 필요도 없는 시설물 유형이다. 끝으로, 서노대, 동북공심돈, 장대 2곳, 각루 4곳, 서노대, 동북공심돈, 포사 3곳, 성신사, 용도 등 13곳에도 현안이 없다. 이 시설물은 “재성신지내(在城身之內) 시설물”, 즉 성안에 있는 시설물이다. ‘성안’이란 위치와 ‘치성 위’란 위치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성안은 자연 원지반이고, 치성 위는 치성 인공지반을 말한다. ‘지상축(地上築)’과 ‘치상축(雉上築)’으로 분류한다. 원지반은 돌출된 성이 아니므로 현안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물과 그 이유도 살펴봤다. 지금과는 거꾸로 현안을 설치하지 않아야 할 곳에 설치한 특이한 곳도 있다. 모두 원성에 설치한 경우로 위치만 소개한다. 북암문 좌우 원성에 각각 1개씩, 서북각루 전면 원성에 2개가 있다. 그리고 팔달산 정상 서장대를 둘러싼 원성에도 독특한 모양의 현안이 있다. 크기가 크고, 가로로 긴 모양을 하고, 아래위로 설치돼 있다. 현안 설치대상 시설물을 살펴보며 느낀 점은 ‘설치할 수 있다면 모든 시설물에 설치하는 시설’이라는 점이다. ‘성안, 통과하는 문, 지하 공간 이용, 물’ 등 설치할 수 없는 곳, 설치할 필요가 없는 곳을 제외하고 모두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성역 당시 방어 수단으로 현안을 매우 중요시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화성성역 100여 년 전 류성룡은 현안은 또 하나의 치성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안 설치대상 시설물에서 정조의 전략적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춥다고 실내만 있었더니… ‘이석증’ 위험

영하의 한파와 폭설이 반복되면서 실내에만 머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겨울철 실외 활동을 줄이며 햇볕을 제대로 쬐지 못하면 ‘이석증’ 발병 위험이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이석증은 내이(귀속)의 평형기관인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 비정상적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다. 이석증이 발생하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서거나 돌아누울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 서 있는 경우엔 천장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돌릴 때도 어지럼이 발생한다. 평균 1분 이내에 멈추지만, 심한 경우에는 구역과 구토를 하고 물체가 흔들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급격한 기온 차이로 인한 혈관 수축이 내이의 혈류 순환을 방해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석이 정상 위치를 이탈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특히 비타민D 결핍은 이석증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이석이 약해지면서 제자리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노화, 외상, 만성 피로,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햇볕을 쬐 비타민D를 만들어야 한다.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5~30분 정도 팔, 다리 등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실외에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고등어, 버섯 등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많은 이석증 환자들이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증상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내, 남극 땅을 밟기까지... 작가가 마주한 세계 ‘나의 폴라 일지’ 外 [신간소개]

■ 나의 폴라 일지 소설가 김금희가 지난해 2월부터 한 달 가량 남극 기지에서 체류한 내용을 담은 산문집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부터 남극 기지 방문을 꿈꿨던 김 작가는 남극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대면하고, 극지에서 이뤄지는 연구와 세계 각국의 연구원들을 만난 뒤 그 깨달음을 ‘나의 폴라 일지’로 남겼다. 그는 책에 대해 “오랫동안 꿈꿔온 공간에 다녀온 한 여행가의 벅찬 감상이자 젠투펭귄들 사이에 뜬금없이 끼어든 아기 턱끈펭귄처럼 무한한 호기심을 먹이 삼아 과학자들 사이를 탐험한 소설가의 일기, 그리고 자연 속에서 하나의 종으로 살면서 작고 단순하고 환해졌던 날들에 대한 일지”라고 소개한다. 책은 김 작가가 특별 취재기자 자격을 얻어 생존, 안전 교육 과정을 수료해 마침내 남극 땅을 밟기까지의 과정이 세세하게 그려졌다. 산티아고를 거쳐 푼타아레나스에 대기하던 그가 최초의 남극특별보호구역인 아스파인 펭귄 마을에 방문한 과정, 그토록 보고 싶었던 펭귄과 물개를 조우하고 폭신한 이끼 식물밭에서 식물 수업에 참여한 일, 대형 기상관측 풍선을 매일 띄워 대기 상황을 관찰하는 연구원들, 백두봉에 오른 여정, 세종기지 안 평화로운 일상 등이 모두 담겼다. 특히 화가와의 협업으로 삽입된 생생한 일러스트와 작가가 찍은 현지 사진이 대자연의 감동을 더한다. ■ 걱정 해방 각종 사건·사고, 부정적인 뉴스, 쏟아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걱정과 불안이 끊이지 않는다.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폴커 부슈 교수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보호와 방어, 회복과 치유, 성숙과 성장을 돕는 ‘정신 면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욕 대학교 연구팀이 수년 동안 2천400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사람들보다 행복감이 낮았다고 한다. 위기가 정신 면역체계의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걱정 해방’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우리의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하고, 내재된 정신 면역체계를 지원해 문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불확실성을 잘 견디고, 좋은 것에 집중하며, 생각을 멈춰 휴식을 취하고, 내면의 여유를 잃지 않는 등 정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3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일자목·디스크 이제 그만” 바른 자세의 중요성 [알기쉬운 한의약]

현대인은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모니터 및 스마트폰을 보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등은 굽고 추가로 목도 앞으로 나가게 돼 일자목이 상당수다. 당연히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허리에 영향을 줘 일자 허리나 골반의 후방 전위도 일으킬 수 있다. 일자목은 목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특히 목 위에 얹혀 있는 머리에 많은 영향을 준다. 긴장성 두통이나 안구 피로 등 상부 머리 쪽 혈액 순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일자목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상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허리, 골반 무릎의 하체 부위도 마찬가지다. 일자 허리를 개선하는 것으로 많은 하체 부위의 통증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추가로 근육의 과한 긴장이나 바르지 않은 척추는 내장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정상적인 척추는 흔히 S자 만곡을 유지해야 한다. 목도 완만한 S자, 허리도 완만한 S자 만곡이 있어야 건강한 척추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심혈관운동이 아닌 일자목이나 일자 허리 개선을 위한 바른 자세를 만드는 근육운동을 뜻한다. 운동은 평상시 생활과는 반대로 목을 뒤로 자주 넘기면서 등 근육을 강화하고 가슴 근육을 이완하는 방향으로 하면 좋다. 반대로 하체 다리 뒤쪽은 스트레칭 위주로, 앞쪽 대퇴부 근육은 강화 위주로 하면 바른 자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범위에서 통증질환을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물론 통증이 심하면 당연히 주변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운동하면 된다. 유튜브 및 인터넷에 나오는 수많은 자세교정운동이 있다. 취향에 따라 하면 되지만 너무 어려운 운동부터 시작하지 말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쉬운 운동부터 하루에 30분 정도 집중적으로 하거나 수시로 5분 정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서 하기 어렵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추나요법을 하는 한의원이 많으니 도움받을 것을 추천한다.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 팀장이다’…현직 공무원이 쓴 ‘공직 리더십’ 지침서 [신간소개]

현직 공무원이 지방공무원들이 체험하고 경험한 바를 가감 없이 담아내며 지양해야 할 ‘팀장 상’과 바람직한 ‘팀장 상’을 기술한 리더십에 관한 책이 나왔다. 지난 10일 출간한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 팀장이다’는 공무원 조직의 최소단위인 팀을 이끌고 시민과 소통하며, 처음으로 마주하는 결정권자의 직위에 해당하는 팀장의 역할에 관해 부하, 상사, 당사자 세 관점에서 논한다. 저자 장보웅씨(60‧행정 5급)는 “팀장이 업무와 직원들의 리드를 잘하면 시민들의 불만이 줄어들지 않을까? 팀장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갖추면 공직에 대한 질타가 감소하지 않을까?”라는 계기로 책을 펴냈다고 말한다. 1989년에 공직사회에 입문한 장씨는 수원특례시에서 문화체육국 행정팀장, 행정지원국 전략 및 정책팀장, 재정경제국 재산관리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3년에는 행정안전부 주최의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행정자치부 파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동료들과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연구해 21세기 공직자의 자세를 다룬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출간한 바 있다. 장씨는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발간하며 과장의 역할을 톺아봤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결제, 즉 책임자의 입장이 되는 팀장들을 위한 이야기를 공무원 조직의 현장에서 물러나기 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장의 자질은 무엇일까. 장씨는 ‘기다림’을 강조했다. 그는 "팀장으로선 부하 직원에게 잘 일러주고 가르쳐준다고 생각하지만 반대의 입장에선 초등학생에게 대학생 수준을 따라오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결국 잘 들어주고, 소통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책에 그는 퇴직을 앞두고 30년이 넘는 그간의 행정경험을 녹여내며 조선시대 공직 리더로 다산이 논한 정신과 현대사회에서 공직사회 팀장이 걸어야 할 길을 제시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흔히 말하는 바람직한 ‘리더’와, 권위와 소통 부재의 ‘꼰대’를 다루며 현직 지방공무원들이 체험하고 경험한 바를 설문을 통해 옮기며 현장감을 높였다. 제3장 ‘이런 팀장이 되어 주세요’에서는 부하 직원들이 원하는 팀장의 모습과 이들이 꺼리는 팀장의 모습을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냈고, 4~5장에선 상사인 과장의 관점과 팀장 당사자의 고충과 다양한 리더십 모델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연계부서의 협조와 외풍의 차단, 민원인과의 갈등 해결법, 과장과 직원 사이 징검다리 역할, 스트레스 해소와 멘탈관리법 등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의 폐단인 갑질 문화를 차단하기 위해 국무조정실과 경기도의 ‘공공기관 갑질 사례집’의 내용을 소개하며 현실감을 더했다. 공무원 조직 사회를 다루지만 조직을 이끌고, 상사와 소통하는 중간급 리더의 다양한 기관의 회사원들이 소통 과정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겨있다.

[영상] 쇼는 계속된다...100년사 곡예 ‘동춘서커스’ [로컬이슈]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현재 대한민국에 마지막 남은 서커스 공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장내에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며 천막극장의 막이 올랐다. 자칭 ‘예술회관급’ 의자에 앉은 관객들의 몸이 무대를 향해 앞으로 쏠렸다. 청년 일곱 명이 기다란 봉 하나에 매달려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인 터였다. 한 손으로 봉을 잡고 옆으로 뉘인 몸을 곡예사들은 마치 땅을 걷듯 공중을 걸었다. 몸의 근육을 세밀하게 쓰는 섬세한 움직임과 고도의 집중력. 100년의 역사와 자존심을 건 한편의 공연이 또다시 시작됐다. 편집자주 지난 9일 오전 11시 안산 대부도의 동춘서커스단 상설공연장엔 강한 바람을 뚫고 주말 첫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의 줄이 꼬리를 물었다. 곳곳에 붙여진 ‘대한민국 최초의, 최후의 서커스단’ 문구는 공연단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동춘서커스는 1925년 동춘 박동수씨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서커스단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예술단체이기도 하다. 100년의 역사만큼 사연도 숱하게 많다. 민족문화가 말살됐던 일제강점기에 전국 순회 공연을 펼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줬다. 이들이 가는 곳마다 만남의 장, 지역의 축제가 됐다. 황금기는 1960~70년대였다. 서영춘, 백금녀, 이봉조, 하춘화, 정훈희 등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과 대중음악가들을 배출한 스타 등용문이자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였다. 단원은 270명에 달했다.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드라마와 영화, 스포츠, 음악 쇼 등에 환호했다. 급기야 1985년 큰 태풍 피해를 보면서 동춘서커스단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동춘서커스단의 단장 박세환씨(81)가 동춘에 입단한 지 23년째였다. “대중문화예술의 원조이자 산실 역할을 해 온 동춘서커스단이 해체되는 걸 지켜볼 수만 없어” 박 단장은 1987년 동춘을 인수했다. ‘죽었다 살아났다’를 반복하며 2011년 현재의 자리에 짐을 푼 동춘은 점차 안정을 찾았다. 현재는 지역의 명물로 전국 각지에서 동춘서커스를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연간 관람객만 15만명. 대부도의 자연경관과 함께 동춘서커스단의 볼거리가 더해지자 인근 상권은 더욱 살아났다.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안정 궤도에 들어섰지만 박 단장의 마음은 편치 않다. 서커스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고 단원 양성이 어려워 서커스 단원은 현재 서른 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7년 전부터 한국 단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중국 등 해외에서 계약을 맺어 단원들을 데려와 공연을 선보인다. 동춘서커스단의 명맥을 잇고 한국 서커스 활성화를 위해 박 단장은 공연장 인근에 부지를 마련해 서커스 아카데미와 박물관, 극장을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의 산실인 동춘의 역사를 잇고 브랜드를 키워내겠다는 각오다. “우리는 대강할 수 없어요.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살려야 하니까요. 앞으로 또 100년 써내려 갈 동춘의 역사를 여러분이 함께 지켜봐주세요.” 박 단장의 목소리에 강한 힘이 실렸다. 인생을 타는 서커스, 어른에겐 청춘을... 아이에겐 동심을 “여러분이 앉아 계시는 15m 상공에는 가느다란 철선이 하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한 치의 땅도 없습니다. 지금부터 몇 년 전, 서독 서커스가 이와 똑같은 연기를 보냈을 때 여러분들은 ‘저것이 과연 사람이냐 귀신이냐’ 손바닥이 째지도록 박수를 쳤던 묘기~. 여기 동춘의 곡예사가 보여 드리는데 박수 하나 치지 않고 가만히 앉아 계시는 분, 인정도 사정도 피도 눈물도 애국심도 없는 분들입니다.” 장내에 쩌렁쩌렁 하게 울리는 박세환 동춘서커스단장의 멘트가 끝나자 객석에선 떠나갈 듯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천장에 줄을 매달고 펼치는 실크 공중 곡예, 단체 모자 저글링, 변검변복, 몸에 끈만 매단 채 하늘에서 커플이 선보이는 공중 로맨스 등 공연마다 관객들은 마술에 걸린 듯 탄성을 토했다. 눈속임 없이 오로지 몸으로만 증명하는 정직한 무대. 매일의 연습과 땀, 고된 노력으로 빚어낸 무대. 자신의 한계를 매일 깨치고 성장해야 성공하는 무대. 때로는 상대만 믿고 몸을 던질 만큼 상호 신뢰가 있어야 설 수 있는 무대.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놀라운 서커스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은 재미와 신기를 넘어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곡예사들에게서 삶의 한 단면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인터뷰 박세환 단장 “100년 지킨 ‘서커스 사랑’... 미래 100년도 이어갈 것” 경주 출신인 박 단장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63년 동춘서커스단에 입단했다. 그때만 해도 동춘은 스타의 등용문이었다. 이곳에서만 58년 근무한 박 단장은 1987년 당시 잠실 아파트 3채 가격에 동춘을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박 단장은 “숱한 위기와 고비 속에서 동춘이 100주년을 맞았다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선 아직 할 일이 많다”했다. Q. 쉽지 않았을 텐데. 왜 동춘서커스단을 계속 이어갔나. A. 서커스를 사랑했다. 남녀노소, 외국인 누구나 볼 수 있는 게 서커스다. 지방 공연을 가면 백발의 노모와 손자가 와서 함께 박수치고 즐긴다. 이런 공연이 또 없다고 생각했다. 흥행은 무조건 될 거고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엔 다 서커스단이 있다. 무엇보다 동춘은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원조이자 산실이다. 그런 동춘서커스단이 해체되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대중문화예술의 원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다. Q. 국내 유일한 서커스단이다. A. 우리나라에선 서커스 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부 문화예술에만 관심과 지원이 쏠려 있고 전통 대중문화예술인 서커스에는 관심이 없다. 중국은 서커스단만 600개이고, 관련 학교만 500개에 달한다.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 등에서 시립서커스단을 만들려고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 남사당 이후 대중예술의 원조 역할을 한 게 서커스다. Q. 그런 기적을 만들어 나간 원동력이 있다면. A. 10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동춘이 어려울 때 이를 알려주고 존재의 가치를 보도해준 매스컴과 국민의 응원 덕분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2009년 신종플루로 지역 축제가 모두 취소되며 관객이 급감했다. ‘이제 정말 폐업하자.’ 그때 시민들이 되살려 주셨다. 2009년 12월23일 김포 실내체육관에서 눈이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마지막 공연을 하는데 1천300석이 매진됐다. 20일 공연 기간 내내. 어딜가도 1만5천원 쓰는데, 동춘서커스에 1만5천원 못 쓰나 하며 시민들이 살려 주신 거다. 이 같은 국민들의 지원과 사랑에도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단원도 아무나 쉽게 할 수 없고 운영도 하는 게 쉽지 않다. 지자체와 정부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주와 공존의 이야기 담은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항장 일대서 개막

한국 디아스포라 역사를 상징하는 인천 개항장 일대에서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가 화려하게 막을 연다. 12일 시에 따르면 오는 5월16일 중구 인천아트플랫폼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 간 영화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온 이주민들의 삶을 지칭하는 용어인 ‘디아스포라(Diaspora)’에서 시작한 아시아 유일의 전문 영화제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시영상위원회가 주관한다. 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관 애관극장과 인천아트플랫폼에 더해 지역 극장인 인천 미림극장까지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강연과 토론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준비했다. 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이민을 시작한 도시이자 다양한 이주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을 배경으로 영화제를 운영, 화합과 공존, 존중의 가치를 조명하고 진정한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영화제의 출품작 및 부대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오는 5월 초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윤도영 시 문화체육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국내외 출품작 공모에서 역대 최대 접수 건수를 기록해 전 세계 창작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디아스포라의 상징적 장소인 개항장 일원에서 개최하는 명실상부 인천 최대의 영화제로서, 관객 접근성을 높여 영화제의 활성화는 물론 지역 독립영화관과의 상생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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