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체험 속 되새기는 3·1절의 역사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인 1919년, 혹독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3월의 첫날 우리 민족은 일제의 무단통치와 식민지 체계에 항거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민족 대표 33인의 독립선언을 시작으로 우리의 독립 의사를 세계에 알린 3·1운동은 수개월간 지속되며 종로의 탑골공원에서 전국 팔도, 국외로까지 확산됐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 학생과 교사, 농민과 노동자를 비롯한 전 계층이 함께했다. 이러한 민족해방운동을 기념하며 3·1절은 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가 됐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라는 보다 뜻깊은 해를 맞이한 만큼 이날을 특별하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온 가족이 목청껏 ‘만세’를 외치는 이색 체험부터 독립운동가가 되어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임무를 맡아보는 등 즐거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역사의 의미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목판 태극기 들고 외쳐보는 ‘만세’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군중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지역으로 1919년 3~4월 두 달간 225회의 시위가 진행될 만큼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두가 몸을 바쳐 싸워왔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3월1일부터 3일까지 어린이들이 민족해방운동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행사 ‘우리 함께 외치는 대한독립만세!’를 운영한다. 박물관은 3·1운동 당시 태극기 목판으로 만든 태극기를 대량 보급해 만세 운동을 진행했던 사실에서 착안해 참여자들이 태극기 목판으로 직접 한지에 인쇄하는 체험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목판화로 제작한 태극기를 들고 포토존 등에서 촬영하며 그날을 지속하여 기억할 수 있다. ■ 전곡선사박물관,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다” 전곡선사박물관이 자리한 경기 북부는 항일 의병 활동이 활발히 일어났던 곳으로 백학 두일리 장터에선 1919년 3월21일에 연천 지역의 첫 만세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은 3월1일부터 3일까지 이러한 정신을 이어가고자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행사 ‘도전! 2천만의 함성’을 마련했다. 이 기간에 박물관에선 3가지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먼저 ‘도전! 2천만의 함성’은 대한의 독립을 목 놓아 외쳤던 삼일운동을 느낄 수 있도록 특정 데시벨에 이르기까지 가족과 함께 ‘만세’를 외치는 프로그램이다. 나이별 일정 수치 이상에 도달하면 다양한 박물관 문화상품도 부여된다. 이밖에 ‘막집에 그리는 독립운동’ 프로그램에선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막집 위에 태극기를 비롯한 다양한 삼일절 문양을 새기는 체험을 즐길 수 있고, ‘태극기 만들기’ 프로그램에선 가족이 함께 태극기를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수원박물관, “김세환 선생부터 기생 이끈 김향화까지” 수원의 3·1운동은 1919년 3월1일 화홍문 방화수류정에서 출발했다. 민족 대표 48인 가운데 한 명인 김세환(1888~1945) 선생을 필두로, 교사와 학생, 종교인들이 중심이 돼 만세운동을 했다. 4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수원 전 지역에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울려 퍼졌다. 특히 수원에선 종교인, 유학자, 농민, 학생, 상인, 기생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했는데 조직적인 항거로 이어지며 일제의 지배 기구였던 면사무소와 주재소를 파괴하고, 온갖 악행을 일삼던 일본 순사들을 처단하기도 했다. 수원박물관은 이러한 수원 사람들의 항거를 재조명하는 특별 기획전 ‘항거, 수원 1919’를 3월1일부터 6월29일까지 개최한다. 수원의 3·1 운동 함성과 전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개도와 ▲3월1일 방화수류정 만세운동 ▲3월28일 송산면 사강리 만세운동 ▲3월29일 수원면 수원 기생 만세운동 ▲4월3일 우정·장안면 만세운동 ▲4월15일 제암리·고주리 학살 사건에 관한 사진과 유물 40여 점을 전시한다. ■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3가지 전시로 되새기는 과거 일제강점기에 경서지방의 대표 장터였던 양촌면(현 양촌읍)은 오라니장과 월곶면 군하리 장터에서 3.1만세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이는 등 자랑스러운 역사를 안고 있다. 이를 기념하며 세워진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은 애국지사의 정신을 기리고 청소년에게 민족의 얼과 지역의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상설전 ‘김포에 울려 퍼진 독립의 함성’ ▲특별기획전 ‘1920 독립전쟁의 해’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순회전시 ‘기억상자’ 등 전시와 다양한 체험을 마련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김포의 애국 계몽 활동, 의병 활동 및 3.1운동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3월1일부터 4월27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이동형 전시콘텐츠 ‘기억상자’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순회전시로 기념관에선 김포 출신 대한민국임시정부 인물 심영택 선생에 관한 내용이 함께 소개된다. 특히 기념관은 올해 상설 전시 연계 모바일 활동지 ‘비밀작전, 3.23’을 처음 선보이며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비밀작전 3.23’은 김포를 배경으로, 주인공(참여자)이 비밀리에 태극기를 제작하고 만세운동을 전개하는 내용이다. 청소년 관람객들은 전시를 관람하고 임무를 수행해 가며 지역의 역사를 흥미롭게 배워갈 수 있다. 이밖에 무궁화 자개 열쇠고리와 손거울, 태극 팽이와 목걸이, 페이스페인팅, 나랑사랑에코벡 나만의보틀만들기등 총 8종의 체험과 메타버스 가상 전시를 즐겨볼 수 있다.

수원미술협회, 김대준 제23대 회장 취임…“미술과 사회 연결할 것”

김대준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 제23대 회장이 수원미술협회 신임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미술이 지역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이하 수원미술협회)는 지난 26일 팔달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오영균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오현규 수원예총 회장을 비롯해 협회 임원진과 회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2‧23대 회장 이‧취임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수원 미술인의 가치, 수원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이날 행사에서는 제22대 이동숙 회장에 대한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 전 회장의 이임사에 이어 김대준 신임 회장의 취임식이 진행됐다. 김대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미술협회는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비롯한 미술과 사회의 긴밀한 연결을 도모하는 조직”이라며 “회원들과 함께 수원미술협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지난달 15일 수원미술협회 임원선출총회에서 당선된 김 회장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예술뿐 아니라 행정 및 정책 분야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김 회장은 수원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미술인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법정단체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국민연금개혁위원회 및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공공정책 활동을 수행하며 행정과 조직 운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소통 시스템을 마련, 투명한 재정 운영과 민간 교류 확대, 수원시와의 거버넌스를 통한 지역 예술 정책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 교류전을 활성화 및 정기 전시회 확대 등 보다 다양한 창작 및 전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넥스트 AI 비즈니스, 최은수 대표가 자신한 "새로운 부 실용 지침서"

AI(인공지능) 기술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는 언제나 새로운 부 창출의 기회가 됐다. 도서 ‘넥스트 AI 비즈니스’(지은이 최은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AI를 통해 새로운 부의 창출이 현실 되는지 해답을 알려주고 있다. ▲ CES 2025 빅 트렌드와 국가 정책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기회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발표한 ‘AI 성숙도 매트릭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 · 중국 · 영국 · 싱가포르 등이 포함된 AI 선도 국가 대열에는 끼지 못한다. AI 운영 환경 측면에서는 35위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인재와 GPU 확보 측면에서도 글로벌 비주류에 해당한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 탈피하지 못한 채 AI 혁신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괴적 혁신의 고삐를 놓아버린 탓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미래 기술 전쟁의 패자가 되지 않으려면 개인과 기업 모두 AI 전사가 되어야 하며, 국가는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AI를 활용한 창조적 혁신의 기회를 찾을 다양한 방법과 분야별 투자 포인트까지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CES 2025 혁신상 심사위원인 저자가 꼽은 AI의 핵심 트렌드가 비즈니스 생태계 및 제품에 구현되어 가공할 만한 경쟁력이 된 사례를 설명한 부분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산업 AI 확산을 위한 10대 과제’의 핵심을 분석한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 선도 프로젝트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육성과 전력 인프라 확장 그리고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구현 및 활용에 관한 세부 과제도 공개했다. 해당 내용은 향후 정부가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정책으로 구체화할 내용으로, 해당 분야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거나 투자를 원한다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이다. ▲ AI 비즈니스의 미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지침서 AI 기술은 신생 회사에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직원 130여 명의 스타트업 ‘피겨 AI’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객사에 인도하면서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쟁자가 되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드론의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차세대 드론 시스템으로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자율비행 드론 스타트업 ‘니어스랩’,《타임》선정 2024년 세계 최고 에듀테크 기업으로 선정된 ‘매스프레소’, 의료 영상 판독 AI 기업 ‘루닛’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넥스트 AI 비즈니스’에는 이같은 기업들의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낸 케이스 스터디북이다. 또한, AI가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시장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과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까지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 제조업과 유통, 바이오와 의료, 우주와 로봇 등 산업별 맞춤형 케이스 스터디북 해당 도서에는 총 여섯 개의 장에 걸쳐 AI가 개인의 삶과 기업의 경영 그리고 국가 시스템의 진화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1장은 디지털 전환에 이은 AI로의 전환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지, 2장과 3장에서는 비즈니스 생태계의 혁신과 AI 신기술의 적용, AI를 통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 등이 담겼다. 이어 4장은 AI가 공교육 및 기업의 인재 발굴과 양성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5장은 국가 인프라 구축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마지막 6장은 AI가 그려낼 미래상 등을 설명한다. 지은이 최은수 대표는 MBN 보도국장‧본부장을 거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AI 석학교수를 역임했다. 국내 1호 데이터거래소인 KDX 한국데이터거래소의 창업자이자, 현재 AI 영상 분석 전문기업 인텔리빅스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안전 및 보안 모델 설계와 생성형 AI(VLM) 기반 영상 분석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무명의병' 가치 찾는 여정... 시민 중심 ‘경기 의병’, 민주의식의 시작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이 경기도 무명의병의 가치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역사문화 강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지난 26일 재단 강의실에서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 대한제국기 경기도 무명의병은 누구인가’ 강좌의 세 번째 순서로 ‘경기의병의 항일현장에서 미래를 만나다’를 열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 중 하나로 마련된 이번 강의에선 김명섭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초빙교수가 강의자로 나서 경기도 의병의 활동을 시기별로 짚고, 해외 사례를 통해 경기도 무명의병 추모·기념 방안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날 강의에서 김 교수는 한말 경기의병의 탄생이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 ‘단발령’에서 비롯된 점을 짚었다. 이후 경기도에선 1896년 1월1일 김하락이 이천에서 의병을 조직, 같은 달 18일 ‘광현전투’에서 일본군에 맞서 처음으로 승리한 점을 강조했다. 이후 경기의병은 남한산성으로 이동해 다른 지역에서 온 의병들과 연합의진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04년 러일전쟁 시기 경기의병은 안성, 용인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당시 용인에서 활동한 이인응은 “갑오 이후로 외해가 날로 심해져 우충소격에 신민의 의를 펴고자” 의병을 조직했다. 전쟁을 거치며 의병 400여명은 칠장사에 주둔하기도 했는데 김 교수는 1905~1906년 당시 황성신문 기사를 자료로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이후 경기의병의 활동은 1907년 고종이 퇴위하고, 군대가 강제 해산되면서 절정을 맞이했다. 김 교수는 이 시기부터 여성과 농민, 평민이 등장해 의병활동이 이어진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군대 강제 해산 후 평민들이 등장하면서 시민이 중심이 된 의병활동이 시작됐다”며 “이때 우리나라 민주의식, 자유의식, 시민의식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차 의병활동에 들어서며 부대가 50여명 등 소규모 단위로 움직이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기동력도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의에선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의병장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농상공부 주사로 관직을 지낸 공무원 출신의 양평 의병장 ‘임옥여’, 광주 유생 ‘남상목’, 해적 의병 ‘정주원’, 여성 의병장 ‘윤희순’ 등이다. 특히 양주 출신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은 ‘병정의 노래’, ‘안사람 의병가노래’ 등 의병가사 17편을 작사했는데 강의에선 이들 노래 가사를 낭독하며 경기의병이 꿈꿨던 미래와 가치를 되새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영국 웨스터민스터 사원, 프랑스 개선문, 러시아 알렉산드로프 공원,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폴란드 바르샤바 샤스키 공원 등 전 세계 12개국에 조성된 ‘무명용사의 묘’를 소개하며, 경기도 무명의병을 기억·추모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경기도 의병들이 꿈꿨던 백성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공동체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했지만 경기도엔 무명의병을 기리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며 “경기도가 무명의병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 건립 등을 해 의병정신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오래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률플러스]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고의 인정 시점

A씨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B씨의 주점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지난 1월6일 오후 11시경, B씨가 운영하는 주점의 비상 출입문을 통해 내부로 침입했다. 이후 A씨는 매장 카운터에 설치된 포스기를 발견하고 이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 19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지만 “주점에 침입할 당시 포스기의 존재를 몰랐고 돈을 훔칠 의도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때 법원은 A씨에게 야간주거침입절도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까.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주거침입죄와 절도죄가 결합한 범죄이다. 결합범이란 각각 독립된 범죄로 성립할 수 있는 행위들이 결합해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한 후 타인의 금품을 절취한 경우, 폭행죄와 절도죄가 따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강도죄가 성립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야간에 타인의 주거 등에 침입해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따라서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해야 성립하며, 주거침입 단계에서 이미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대법원 1999년 7월13일 선고 99도1229 판결 참조). 언뜻 보면 A씨처럼 야간에 주거침입과 절도죄를 모두 범한 경우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결합범으로, 시간상으로 주거침입이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주거침입 시점에 이미 절도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A씨가 주점에 침입할 당시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25년 1월9일 선고 2022도5573 판결 참조). 다만, A씨는 독립된 2개의 범죄, 즉,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경합범(이는 ‘결합범’과 다른 개념)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모든 주거침입을 수반한 결합범에서 주거침입 시점에 고의가 있을 것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강간죄의 경우, 대법원은 “가해자가 주거침입 당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후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주거침입 성폭력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6년 9월14일 선고 2006도2824 판결 참조). 이처럼 동일한 결합범이라 하더라도 적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재즈의 탄생부터 오늘날까지…‘나의 첫 재즈 수업’ [신간소개]

“재즈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음악입니다.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을 재즈의 새로운 세계로 이끌겠습니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경 작가가 ‘나의 첫 재즈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두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재즈의 세계로 독자들을 친절히 안내한다. 26일 김 작가에 따르면 오는 3월11일 재즈의 탄생부터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 역사적인 재즈 가수들, 현대적인 해석까지 전 과정을 소개하는 ‘나의 첫 재즈 수업’을 출간한다. 김 작가가 재즈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단단히 성장해갔듯이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황홀한 재즈의 세계를 선보인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한 이 책은 재즈 역사의 탄생부터 오늘날의 재즈를 보여준다. 재즈의 탄생 과정부터 재즈의 선구자들,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또 재즈가 싹을 틔우고 재즈가 변화해 위대한 재즈 가수들이 쏟아지는 시기를 소개하며 마침내 재즈가 꽃을 피우는 흐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재즈가 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잡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재즈의 매력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유로움”이라며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이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걸음을 함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즈의 역사를 살펴보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진정한 ‘나’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작가는 재즈와 글, 교육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 재즈씬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3년 ‘메타버스 : 혁신의 안식처’를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음악과 교육 분야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무형유산은 어떻게 현재에 존재하나…국립민속박물관 2종 도서 발간

무형유산은 손에 잡히지 않는 비물질적이고 ‘옛 것’으로 인식된다. 국제 무형유산 연구 사례를 통해 무형유산은 과거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는 책이 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무형유산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무형유산 관련 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2023년 진행한 공모에서 선정된 원고를 엮어낸 책은 “무형 유산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형유산을 현대 창작 작업의 영감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 캐나다 이민자인 아그니에슈카 파우워프스키-메인빌(Agnieszka Pawłowska-Mainville)이 쓴 ‘살아있는 유산의 문화경관: 캐나다·폴란드의 무형유산과 언어 가치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캐나다 이민자인 저자가 캐나다와 모국인 폴란드 자연 경관에 내재한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와 온타리오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자연 보호구역 ‘ 피마치오윈 아키’. 이곳엔 보레알 숲 등 자연유산 뿐 아니라, 아니시나베 원주민의 생활 방식과 신념 체계를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있어 2018년 최초의 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전까지 유형과 무형,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온 유네스코의 관행을 변화시킨 최초의 사례로 주목된다. 두 번째, 지트카 치르클로바·바츨라프 리슈카(Jitka Cirklová and Václav Liška)의 ‘시간을 잇는 전통, 빛나는 체코의 무형유산’은 체코의 무형유산이 현대 디자인, 사회운동, 디지털 기술과 만나면서 어떻게 전승되고 변화·발전하는지 연구했다. 유네스코는 2003년 무형유산보호협약에서 무형유산을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시간에 따라 진화하며,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고 정의한다. 저자는 체코의 무형유산이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대 체코 사회의 살아 있는 일부로 자리하며, 각 세대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재해석된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개발해 18세기 유럽으로 전파된 전통 직물 염색법인 블루프린트 기술이 2018년 체코 등 5개 유럽 국가가 공동 신청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사례, 2011년 체코의 게임 회사 워호스 스튜디오(Warhorse Studios)가 개발한 RPG 게임 ‘킹덤 컴: 딜리버런스(Kingdom Come: Deliverance)’의 사례가 등장한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체코 포사자비(Posázaví) 지역의 경관과 마을을 탐색하며 전통 펜싱 기술을 체험하게 되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펜싱 동작과 무기 등은 전통 검술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섬세하게 고증됐다. 저자는 게임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와 전통이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전파될 수 있으며, 게임 속 도시에 대한 관광을 증가시켜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말한다. 두 권의 책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청소년Q&A] 친구 관계가 어려운 아이, 어떻게 도울까요

Q.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유치원 때 장난꾸러기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는데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아이가 산만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친구들과 가끔 갈등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최근 학교에서 자주 전화를 받으니 저도 스트레스가 심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하교하면 친구들과 싸우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게 되고 아이 행동을 지적하며 자꾸 혼내는데 아이 친구 관계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A. 자녀와 관련해 자주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걱정이 되면서 어머님 마음도 불안할 것 같습니다. 고학년이라고 하면 좀 더 의젓하게 행동하고 학교생활도 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이때 아이 행동이 산만해 보이고 또래 아이들과 갈등이 생기면 지금 이를 바로잡아줘야겠다는 생각에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더 눈에 들어와 지적하게 되고 말이 부드럽게 나오지 않으면서 자녀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녀를 잘 키워야겠다, 바르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부모일수록 더 단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어떤 맥락에서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싸우게 되는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면 좋겠습니다. 자녀가 충동 조절이 잘 안 되는지, 외부 자극에 대해 정서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과하게 반응하는지 등 요인에 따라 자녀를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녀를 혼내기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대화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자녀가 하교하기 전에 우선 부모님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마음이 태풍 속에 있어 그 격렬한 마음이 자녀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자녀를 호기심 있게 대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먼저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와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학교생활 특히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 대한 정체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받게 되면 위축되고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자녀의 학교생활 및 또래 관계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고 자녀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