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에 울상 짓는 무릎, 통증 이유는?...봄철 관절염 원인과 예방법

봄이 찾아오면서 무릎 관절염을 호소하는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매년 3~5월엔 무릎 관절염 환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무릎관절증 환자의 진료 현황은 지난해 2월 87만7천935명에서 3월 96만6천677명, 4월 101만5천297명, 5월 103만5천88명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더욱 증가했다. 무릎 관절염은 연골이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관절염은 추운 날씨에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서 통증이 심해지지만, 실제로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겨울보다는 봄철에 더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날씨 변화에 따른 신체 반응과 활동량 증가가 관절염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봄철에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한낮에는 따뜻한 큰 일교차가 특징이다. 기온 상승과 함께 기압 변화도 급격히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관절 통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관절은 특히 날씨에 민감한 부위로,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이러한 기압 변화에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겨울 동안 줄어들었던 신체 에너지가 봄이 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활동량 증가한다. 문제는 겨울 동안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관절과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증가한 활동량이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관절염 초기 증상이 발현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봄철 야외 활동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무리한 활동량 증가를 피하고 본인의 체력에 맞게 운동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은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등 무릎을 많이 구부리지 않고 체중 부담을 덜 주는 종목이 효과적이다. 또한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10%씩 서서히 증가시키고, 가벼운 산책, 속보, 가벼운 조깅, 등산 순으로 단계별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전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부상을 예방하도록 한다. 이미 무릎에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염증이 심해지고 관절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로 통증을 먼저 조절한 후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통증이 완화되면 걷기, 스트레칭 등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높이고 운동 후 무릎이 붓거나 통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정밀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적정 체중 유지도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요소다. 체중 1㎏ 증가 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4㎏ 증가하므로 체중 관리만으로도 무릎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허동범 원장은 “봄은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와 잘못된 운동 습관은 관절염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고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며 통증이 있는 경우 무리하지 말고,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후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회장 연임 확정…“간호법 하위법령 제정 이끌 것”

경기도간호사회 제22대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김정미 현 회장이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간호법 하위법령 제정과 경기지역 간호 인력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사)경기도간호사회는 6일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 ‘간호법 제정, 대한민국 간호 100년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를 주제로 제77회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임원 선거를 진행했다. 김 회장이 연임을 확정 지은 데 이어, 제1부회장에는 이춘미 추병원 간호부장, 제2부회장에는 신연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간호본부장이 각각 선출됐다. 이날 총회에는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부천갑), 유영철 경기도 건강보건국장, 전성원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김태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기남부본부장 등 관계기관 단체장과 대의원 230여 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오는 6월 시행될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와 범위를 명확히 하고,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초석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현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는 구체화한 하위법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법 하위법령 제정과 우수한 간호인력 양성, 근무 환경 및 처우를 개선해 간호사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며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총회에서는 우수 회원 등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경기도지사상은 김경미씨(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재직) 등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대한간호사협회장상은 김영신 전 여주시간호사회장에게 돌아갔다. 경기도간호사회장상은 강경숙씨(명지병원 재직) 등 10명이 수상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2025년도 사업계획, 예산 검토와 함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 간호법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 보편적 건강 보장과 수준 높고 체계적인 간호·돌봄 실현을 위한 건의안과 결의안 등이 채택됐다.

수원문화재단-청소년청년재단 MOU… “문화복지 사각지대 청소년 지원”

수원문화재단은 5일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과 지역사회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번 협약은 청소년 및 청년들의 차별 없는 문화예술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체험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청소년·청년 대상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및 진흥을 위한 공동 교류 및 상호 협력 구축 ▲문화예술 콘텐츠 및 인적자원, 공간, 인프라 상호 공유 ▲협력사업을 위한 홍보 활동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문화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브릿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소년의 문화 감수성 함양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균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역 청소년과 청년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청소년이 품격 있는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협력으로 수원시의 문화적 다양성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병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이사장은 “이번 협약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양 기관의 의지를 확인하고, 청소년‧청년의 문화예술 경험 확대 지원을 위한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삭막한 도심에 색을 입히다”… 2025 산루리 어반스케치展 ‘아스팔트 위에 핀 꽃’

도시의 일상, 사라져간 옛 풍경과 그 안의 사람과 삶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순수 아마추어 단체 ‘산루리 어반스케치’가 시민과 함께하는 전시회를 선보인다. ‘산루리 어반스케치’ 팀은 다음 달 30일까지 수원시 팔달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25 산루리 어반스케치 정기전 ‘아스팔트 위에 핀 꽃’을 개최한다. ‘삭막한 도시에 피어나는 꽃과 같은 그림’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에는 서양화가인 이해균 작가가 지도하는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어반스케치팀, 매교동 어반스케치팀, 행궁동 현대미술팀 등 총 세 팀의 회원 60명이 참가해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구도심을 주제로 한 미술 공동체 ‘산루리 어반스케치’는 ‘산루리’(일제강점기 전 수원의 팔달구 매산동, 교동, 중동 일대의 지명)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서양에서 우리나라로 상륙해 트렌드가 된 어반스케치를 다룬다. 어반스케치란 골목과 건물, 사람과 자동차와 카페로 빼곡한 현대인의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며 그 안의 풍경을 그려나가는 장르다. 특히 6년 차에 접어든 올해에는 현대미술 부문을 새로 도입해 ‘도시’를 주제로 도심 속 장소에서 개최하며 시민과 더욱 가까이서 정서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산루리 어반스케치를 이끄는 이해균 작가는 “이번 전시의 참여자들은 현역에서 은퇴한 아마추어 작가들이지만 전공자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실력자들이 다수 있다”며 “퇴근길어반스케치팀은 직장 일을 끝내고 야학을 하는 등 진지한 태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평범한 우리 이웃이 살아가는 도심의 풍경을 함께 나누고 추억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마음의 양분

세찬 비바람에도 쑥 햇님의 사랑을 받아 쑥 자고 일어났더니 또 쑤욱-쑥 매일매일 다르단 말이지 넌 바로 너 말이야 이 동시를 읽다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아침마다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 벽에다 표시를 했던 기억이 되살아난 것.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옆집 수동이도, 태식이도, 영자도 그랬다. 우린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키재기판이 없던 시절 이야기다. 시인도 어릴 적에 그랬나 보다. 하루라도 빨리빨리 자라고 싶어 ‘쑥’이란 어휘를 사용했다. 매일 조금씩 자라고 싶은 게 아니라 단숨에 쑥쑥 자라고 싶었나 보다. ‘세찬/비바람에도/쑥//햇님의/사랑을 받아/쑥’. 그리고 또 있다. 시인은 여기서 키만 노래한 게 아니다. 아이의 마음도 함께 노래했다. 쑥쑥 자라는 만큼 마음도 튼튼해져야지 다짐한 것이다. 내 어릴 적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키도 크고 체격도 당당하다. 좋은 환경에서 영양가 있는 음식 먹고 자유롭게 자라는 덕분이다. 그러다 보니 서양의 청소년들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국제경기에서도 당당한 체격을 보여주는 우리의 청소년들이다. 기왕 자라는 김에 튼튼한 체력만큼 꿋꿋한 의지와 인내심까지 지니기를 바라고 싶다. 시인은 몇 해 전, 동시집 ‘아기별 탄생’을 일본어판으로 내 왕인 박사를 흠모하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기도 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광복 비춘 민족의 등불‘홍익인간’을 소환하다 [경기도박물관 특별전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독립의 토대를 구축한 역사 인물 중심의 3부작 특별전을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합(合)’을 모토로 독립 완성과 통일 성취의 미래를 역사에서 찾는 특별전 ‘광복80-합合’을 연중 개최한다. 세계사 속의 20세기 한국은 1897년 대한제국 출범에 이어 1910년 한일 강제병합, 19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945년 광복, 1950년 6·25전쟁, 남북 분단 등을 거쳤다. 특별전 3부작은 이 같은 주요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며 역사 속 중심인물을 김가진, 여운형, 오세창으로 선정해 그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본다. 다음 달 11일부터 6월29일까지 선보이는 제1부 ‘김가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는 대한제국의 대신이자 강제병합 후 상하이 임시정부에 망명해 독립전쟁에 투신한 동농(東農) 김가진(1846~1922)의 정치와 예술 일체의 삶을 다룬다. 전시는 인물 김가진을 △개화선각자 △대한제국 대신 △정예일치 △임정국로(臨政國老)로 나눠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이후 7월17일부터 10월26일까지는 제2부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을 선보인다. 몽양(夢陽) 여운형(1886~1947)은 계몽운동가, 임시정부 외무차장을 지내고 중국국민당에서 반제국주의 운동, 광복 이후 좌우합작을 통한 남북통일을 주도하다 암살됐다. 경기도박물관은 여운형의 선지적인 융화주의 정치철학 등을 정치, 언론, 체육, 문화를 키워드로 조명한다. 11월27일부터 내년 3월8일까지는 제3부 ‘오세창, 문화보국’이 관객들을 만난다. 3·1운동의 민족대표인 위창(葦滄) 오세창(1864~1953)의 문화독립운동을 △서화사연구 △서화감식비평 △서예전각을 중심으로 바라본다. 여기에는 ‘근묵’, ‘근역인수’, ‘근역서휘’, ‘근역화휘’, ‘근역서화징’ 유물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이와 함께 오세창과 동시대에 활동한 서화미술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내일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은 광복 80주년의 메시지를 우리시대 사회의 해결 과제인 ‘합(合)’으로 제시한다. 특히 김가진, 여운형, 오세창의 철학을 풀어내 오늘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김가진, 여운형, 오세창 등 세 사람을 관통하는 중심 사상에는 ‘홍익인간’이 있다”며 “이번 특별전 3부작은 망국시대 민족의 등불이었던 ‘홍익인간’을 오늘날 다시 소환해낸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문협회 "뉴스 저작권 보호위해 AI기본법·저작권법 개정해야"

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는 지난 2월 28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과 △‘저작권법’ 개정 의견을 국회와 정부 등에 각각 제출하고, 뉴스 저작권 침해 방지 관련 조항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제정된 ‘AI 기본법’은 정부가 AI 산업의 △지원 근거와 기준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AI 산업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입법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AI 학습 데이터 기록 보관 및 공개 등의 규정은 빠져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문협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제출한 ‘AI기본법’ 개정 의견서에서 “제31조(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에 인공지능 개발·활용에 사용된 학습데이터 공개의무 조항을 추가하고, 공개방법 및 공개항목은 시행령에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신문협회는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다양한 창작물과 지식이 포함돼 있다”며 “△저작권 보호 △인공지능 기술의 투명성·신뢰성 확보 △국제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학습 데이터 공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협회는 뉴스를 별도의 저작권대상으로 규정하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제출했다. 신문협회에 따르면, 현행 저작권법 제4조1항(저작물의 예시)은 소설·시·논문·각본·음악·연극·무용·회화·서예·조각·건축 설계도·사진·지도 등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지만, 언론의 뉴스기사는 특별한 언급 없이 ‘그 밖의 어문저작물’에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신문협회는 “기자의 사상이나 감정 등 창작적 표현이 담긴 뉴스 기사는 독립적인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법 제4조 저작물의 예시에 ‘뉴스’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제7조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규정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보도 기사라도 소재의 선택과 배열, 구체적인 용어 선택, 어투, 문장 표현 등에 창작성이 있거나 작성자의 평가, 비판 등이 반영돼 있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들어 이 같이 밝혔다. 신문협회는 특히 “저작권법 제7조1~4호는 국가, 법원, 지자체 등이 작성한 공공기록물인 반면, 제5호는 사기업인 언론사의 지적 재산권”이라며 “법 기술적 측면이나 1~4호와의 형평성 및 성격에도 맞지 않으므로 해당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뉴스 저작권 침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지만, 현행 저작권법은 뉴스 저작물의 보호 및 공정한 이용에 관한 규정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AI·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논리에 맞는 새로운 뉴스 저작권 보호 법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삼일문 앞에서

내 안의 울타리가 케테 콜비츠의 목탄처럼 어둡다. 새해 들어 벌써 두 달을 낭비한 채 삼월을 맞는다는 게 스스로에게도 예의가 아닌 듯하다. 봄은 왔건만 마음은 아직 얼음장 밑 물소리 같다. 궂은비처럼 어수선한 시국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동주 형의 거룩한 시를 가슴에 내었다. 그를 옥사시킨 일본이 8개월 동안 다녔던 릿쿄대에 기념비를 세우더니 편입한 도시샤대에선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사람은 가도 영혼은 부활해 그와 그의 시를 가슴으로 영접한 것이다. 탑골공원 삼일문 앞으로 갔다. 풍물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만세삼창과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무엇보다 서예 퍼포먼스에 광화문 미술행동이 그림을 입히는데 대장께서 내게 붓을 내밀어 당황했으나 나는 이 땅에 새봄이 오기를 비는 의미를 담아 꽃으로 여백을 채웠다. 장순행님의 즉흥 창작무 ‘조선의 소녀 몸짓으로 피어오르다’가 아름답게 펼쳐졌다. 이 시대의 봄에 유관순 누나의 꿈이 분분히 재림하는 환영을 본다. 미움은 오물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더럽히는 부메랑이 된다. 요즘의 분위기가 염려스럽다. 편을 갈라 상대편을 욕하는 미움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분열뿐인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자신을 인정받게 되는 게 아닐까. 우리의 적은 너와 내가 아니다. 더 큰 세계관으로 튼튼히 뭉칠 때다.

경기필, 김선욱과 모차르트 역작 재현…‘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I – 아마데우스’

고전주의 교향곡의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는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 39, 40, 41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I 아마데우스’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선욱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아 모차르트 후기 3대 교향곡이자 역작으로 불리는 세 곡을 연주하며 우아함의 39번 교향곡, 긴장감 넘치는 40번 교향곡, 웅장함의 41번 등 모차르트의 감각적인 세계를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은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사망, 아내와 자식들의 건강 문제, 급증한 빚 등으로 극심한 고난을 겪던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이다. 어려운 환경에도 그는 이 시기 고전주의 교향곡의 정점에 오르며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서 만나게 될 세 교향곡은 1788년 6~8월 사이 짧은 기간 동안 작곡됐는데, 교향곡 39번과 40번은 강한 감정선과 역동적인 구성을 지녔지만, 41번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중 가장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작품으로 여겨진다. 지휘를 맡은 김 예술감독은 국내외 다양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모차르트의 작품을 완벽하게 해석해 낼 예정이다. 경기필하모닉 관계자는 “세 교향곡은 그 형식과 기법, 정서적으로 매우 뚜렷하게 구분되며, 각각의 특성에 맞는 독특한 색깔을 지닌다”며 “그럼에도 교향곡들은 하나의 연작처럼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이 세 작품을 한 번에 감상하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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