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에서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선수의 공백 속에서도 선두를 지켜온 수원 현대건설이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27·등록명 야스민)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 속을 태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허리 디스크 시술로 지난달 22일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국내 선수들로만 10경기를 치르며 6승4패로 선전, 선두를 지켜왔다. 그러나 3라운드 후반 시즌 첫 연패를 당한 데 이어 4라운드 막판 서울 GS칼텍스(2-3)와 김천 한국도로공사(1-3)에 거푸 져 시즌 두 번째 연패를 기록했다. 그 사이 2위 흥국생명이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현대건설로서는 5라운드 첫 경기인 2월 2일까지 8일간의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잡은 데다 재활 훈련 중인 야스민이 2월초 복귀할 것으로 예측하고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야스민이 재활 훈련은 하고 있으나 허리에 부담을 느껴 아직도 실전 훈련은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철 현대건설 부단장은 “당초 야스민이 5라운드 부터는 코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근력 보강 등 재활훈련은 하고 있으나 실전 훈련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허리 통증은 사라져 일상 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선수가 실전 훈련에는 아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훈련하면 2월초 복귀가 가능하지만 아직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야스민의 복귀가 늦어진다면 현대건설로서는 큰 걱정이다. 그가 빠져있는 동안 오른쪽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준 ‘맏언니’ 황연주를 비롯한 국내 선수들이 체력이 저하된 상황이어서 선두 수성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팀들에 비해 두터운 뎁스를 자랑하는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결장 속에서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황연주와 미들 블로커 양효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윤·황민경 등이 공격을 분담하며 선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야스민 부재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부상 이전 공격부문 1위를 달렸던 야스민의 복귀를 학수고대했던 현대건설로서는 그의 복귀가 늦어진다면 선수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1위를 내달리고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무산돼 챔피언 등극의 기회를 놓친 현대건설로써는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석권해 통합 우승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렇기에 야스민의 5라운드 복귀가 더욱 절실하다.
‘다윗’ 의정부 KB손해보험이 ‘골리앗’ 인천 대한항공을 격침시키고 2연승을 달렸다. KB손보는 2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26득점을 올린 ‘스페인 특급’ 비예나와 세터 황택의(세트 성공률 59.6%) 활약에 힘입어 선두 대한항공을 3대0(25-18 26-24 25-19)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KB손보는 시즌 대한항공전 3연패 수모를 갚고 2연승을 거두며 승점 24를 기록, 5위 수원 한국전력(30점)과의 격차를 6점으로 좁혔다. 1세트 초반 KB손보는 비예나의 맹활약으로 9-3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연속 범실로 대한항공에 추격을 내줬으나, 상대 역시 서브 범실로 기회를 빈번히 잃어 리드를 유지한 KB손보는 막판 황경민, 김홍정 등의 공격이 꽂혀 기선을 잡았다. 2세트는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KB손보는 비예나, 대한항공은 임동혁과 곽승석이 분투하며 1~2점 차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승부는 집중력에서 갈렸다. 24-24 듀스 상황서 KB손보는 비예나의 퀵오픈 성공에 이어 황경민이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켜 세트를 추가했다. 이어진 3세트서 KB손보는 대한항공 김규민의 속공에 초반 이끌렸으나 한상정의 퀵오픈 공격과 박진우의 연속 블로킹으로 12-11 역전을 이뤄냈다. 이후 비예나가 또다시 화력을 뽐내며 승기를 잡았고, 끈질긴 수비를 공격으로 연결시켜 25-19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9연패 늪에서 벗어나 연승에 시동을 건 수원 한국전력이 상승세가 주춤한 선두 인천 대한항공을 20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3연패 수모를 되갚고 3연승 행진에 도전한다.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에서 대한항공은 18승4패, 승점 53으로 2위 현대캐피탈(승점 43)에 10점 이상 앞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한국전력은 8승13패, 승점 26으로 5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양 팀의 최근 분위기는 반대다. 지난 10일 서울 우리카드전서 9연패 탈출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13일 안산 OK금융그룹을 3대0으로 완파하며 2연승을 달리고 있는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우리카드전서 풀세트 접전 끝에 2대3으로 석패해 3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새해들어 2패째다. 한국전력은 최근 완전히 살아난 분위기다. 중심에 타이스가 있다. 이번 시즌 팀의 부진 속에도 공격 1위, 득점 3위에 오르며 제 몫을 다해줬던 타이스는 최근 두 경기서 총 47득점, 공격성공률 각 58.54%, 63.58%를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OK금융그룹전 2세트서는 공격 성공률 85.71%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약점으로 지적된 범실과 리시브도 좋아졌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은 것도 고무적이다. 연패 수렁에 빠지며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선수들이 연승과 함께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실제 OK금융그룹전서는 3세트 동안 범실이 12개에 불과했다. 이는 세트당 평균 범실 4개 수준으로 이번 시즌 평균 기록(5.86개)보다 확연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선두 독주를 이어온 대한항공은 새해 첫 날 OK금융그룹에 셧아웃 패배를 기록한데 이어 우리카드에 덜미를 잡히며 주춤하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가 코로나19 감염으로 미들 블로커 이상현과 세터 한태준이 빠진 상황서 당한 패배라서 더욱 뼈아프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연패를 당한적이 없고, 우리카드전서 링컨이 올 시즌 리그 최다 서브에이스인 9개를 포함, 자신의 역대 최다 득점인 44점을 뽑아내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것이 위안이다. 더불어 이번 시즌 양 팀간 맞대결서 3전승을 거둬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상대 대한항공이 최강의 팀은 분명하지만 못잡을 팀은 아니다. 선수들이 지나치게 의식을 하지 않고 평소 연습대로 해준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전력이 선두 대한항공을 꺾고 3연승으로 후반기 반등의 불꽃을 계속 타오르게 할지, 아니면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의 상승셀르 저지하며 고공비행을 이어갈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천 흥국생명이 최하위 광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고 선두 추격의 끈을 계속 붙잡았다. 흥국생명은 15일 광주 페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2점을 합작한 ‘공포의 쌍포’ 옐레나(28점)-김연경(24점)의 활약과 28디그를 성공한 베테랑 김해란의 분전으로 최하위 광주 페퍼저축은행에 3대1(25-22 23-25 29-27 25-22)로 승리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승점 3을 추가하며 51점을 기록, 지난 11일 선두 수원 현대건설(승점 56)과의 맞대결서 패해 벌어진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혔다. 낙승이 예상됐던 흥국생명은 1세트부터 니아 리드가 활약하는 페퍼저축은행에 고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이한비에 연속 실점을 내주며 16-18로 이끌리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공격을 퍼부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잠잠했던 옐레나도 막판 힘을 보태 25-22로 기선을 잡았다. 흐름을 탄 흥국생명은 2세트도 초반 이주아-변지수가 탄탄한 블로킹 벽을 세워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답답했던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이 니아 리드가 살아나며 역전했고, 박경현이 연속 득점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도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김연경 쌍포의 폭격으로 앞서갔으나 니아 리드에 연이어 3실점해 추격을 내줬다. 이어 김연경의 공격이 막히고 페퍼저축은행 최가은과 이한비가 속공을 성공시켜 13-16으로 이끌렸다. 이후 김다은의 활약과 범실 속 냉·온탕을 오간 흥국생명은 듀스 혈투 끝에 김다은이 퀵오픈을 성공시켜 다시 2대1로 앞서갔다. 흥국생명은 공격진의 연이은 범실 속 4세트 졸전을 펼쳤으나 김해란의 안정적인 디그 속 수비가 살아나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교체 출전한 김미연의 화끈한 서브 에이스와 옐레나-김연경이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25-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수원 현대건설이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부재 속 5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건설은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베테랑 듀오’ 황연주(20점)와 양효진(19점)이 39득점을 합작해 엘리자벳(31점)이 분전한 대전 KGC인삼공사에 3대1(23-25 25-23 25-21 25-16)로 역전 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지난달 25일 개막 15연승 행진을 가로막았던 KGC에 20일 만에 설욕하며 승점 3을 추가, 56점(20승2패)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인천 흥국생명(승점 48)과의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1세트 고전했다. 초반 리시브 불안 속에 KGC에 잇따라 공격이 가로막혀 7-11로 리드를 내줬다. 이후 현대건설은 위기 때마다 3연속 득점, 4연속 득점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어 23-23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KGC 엘리자벳에게 후위 공격을 내주고 염혜선에게 공격이 막히면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접전 속 현대건설의 수비가 살아나며 세트 동점을 만들었다. 세트 초반 양효진과 황연주의 연속 블로킹으로 4-1로 기선을 잡은 현대건설은 정지윤과 고예림의 왼쪽 공격이 잇따라 성공하며 16-10으로 크게 앞서갔다. 이후 KGC가 속공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으며 연속 득점을 올려 23-22, 1점 차까지 추격을 내줬다. 다행히 KGC 박혜민의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고 황연주가 마무리 득점을 올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균형의 이룬 가운데 맞이한 3세트는 범실서 운명이 갈렸다. 현대건설은 상대의 연이은 오픈공격 기회를 놓친 틈을 타 13-7로 달아났다. 이후 KGC가 박은진, 엘리자벳의 공격 성공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양효진이 노련미를 과시하며 연속 득점을 올려 세트를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4세트에도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중반 이후 점수 차이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해 리드를 잡은 뒤, 이다현·정지윤이 연속 블로킹으로 상대의 기세를 꺾었고, 황연주가 재치있는 공격을 성공시켜 경기를 매조지 했다.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이 2위 인천 흥국생명과의 ‘승점 6’ 짜리 대결서 웃으며 토종 선수들의 힘만으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건설은 11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4라운드 원정 경기서 외국인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없는 상황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 3대2로 신승을 거뒀다. 비록 승점 3을 얻지는 못했지만 자칫 0대3 또는 1대3으로 패할 경우 1점 차로 쫓길수 있는 상황에서 귀중한 2점을 챙겼다. 53점(19승 2패)으로 흥국생명(16승5패·48점)과의 선두 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갔다. 이날 승리는 현대건설로서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홈에서 열린 3라운드 경기서 1대3으로 져 시즌 첫 연패를 기록한데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홈 연승행진이 23에서 멈췄던 아쉬움을 13일 만에 깨끗이 설욕하며 새해 4연승을 내달렸다. 주 득점원인 야스민이 허리 디스크 수술로 빠진 상황에서 국내 선수만으로 김연경·옐레나·이주아 삼각편대가 맹위를 떨친 흥국생명을 꺾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줬을 뿐 아니라 상대 선수들에게는 상실감을 안겼다. 현대건설의 승리 원동력은 수비력과 높이의 우위를 앞세운 근성의 배구가 꼽힌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은 리베로 김연견을 비롯, 선수들의 수비 능력이 크게 향상돼 디그 2위(세트당 평균 21.69개), 리시브효율 3위(38.49%)를 기록하며 흥국생명(21.25개, 37.03%) 보다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했다. 또 블로킹서도 양효진, 이다현 등 정상급 미들 블로커들을 앞세워 세트당 평균 2.64개(2위)를 성공시켜 흥국생명(2.02개)을 압도했다. 더욱이 이날 대결서는 17개의 블로킹을 잡아 흥국생명(8개) 보다 두 배 이상의 성공율을 보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기대이상 잘 해주고 있다. 야스민이 재활에 들어갔다. 상태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무리하게 투입할 생각은 없다. 5라운드부터 생각하고 있다”라며 “남은 3경기서 선두 자리를 지킨다면 당초 구상한 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프로배구 의정부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의 소방수로 투입된 안드레스 비예나(29)가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시즌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지만 2022-2023시즌 1라운드서 3승3패, 2라운드 6경기 전패, 3라운드 2승4패로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특히 지난달 초까지 8연패 늪에 빠져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결국 구단은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선수 니콜라 멜라냑과 이별을 택했다.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높은 V리그에서 기복이 심한 그를 믿고 한 시즌을 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스페인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비예나를 니콜라의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194㎝로 신장이 크진 않지만 빠른 기동력과 탄력을 이용한 높은 체공이 강점인 그는 지난 2019-2020시즌 인천 대한항공을 통해 V리그에 데뷔, 그해 득점 1위(786점), 공격 성공률 1위(56.36%)를 기록하며 ‘베스트 7’에 뽑힌 특급 선수다. 대한항공과 다음 시즌 재계약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2020-2021시즌 10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이후 두 시즌 동안 스페인리그 CV 테루엘에 돌아가 활약한 뒤 V리그 복귀를 꿈꾸며 이번 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냈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었다. KB손보의 비예나 영입은 현재로서 대성공이다. 실전 감각에 우려가 있었지만 단 한 경기만에 진가를 입증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전력과의 V리그 복귀전서 33득점, 공격 성공률 61.54%로 훨훨 날았다. 이어 31일 현대캐피탈전, 3일 우리카드전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으나 각각 18·19득점으로 분전했다. 특히 6일 우리카드와의 리턴매치서는 25득점, 공격 성공률 60%, 세트당 수비 3.67개, 디그 3.67개로 공·수에 걸쳐 맹활약해 팀의 설욕을 이끌었다. 비예나 합류 후 2승2패를 기록한 KB손보는 6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가 커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지만 비예나의 활약에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가 살아나며 시너지를 내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솔직히 나도 비예나가 이렇게까지 해줄 줄은 몰랐다. 우려를 씻고 맹활약을 해주면서 팀 분위기도 좋고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제부터 착실히 올라가겠다”고 전했다.
여자 프로배구 ‘전통의 명가’ 수원 현대건설과 인천 흥국생명이 또 한번의 ‘미리보는 챔피언전’을 갖는다. 시즌 개막 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18승2패·승점 51)과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2위 흥국생명(16승4패·47점)은 11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새해 3경기를 모두 셧아웃 승리로 장식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로서는 지난 3라운드서 홈 연승행진을 23에서 멈추게 한 흥국생명에 설욕, 선두 독주 채비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시즌 개막 후 15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현대건설은 ‘주포’ 야스민이 허리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3라운드 막판 대전 KGC에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데 이어 흥국생명에도 져 시즌 첫 연패의 쓴 맛을 봤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새해들어 화성 IBK와의 2연전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서 모두 3대0 완승을 거두며 충격에서 벗어났다. 3연승이 모두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이뤄졌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 중심에 ‘베테랑 듀오’ 황연주와 양효진이 있다. 그동안 야스민 그늘에 가려져 있던 황연주는 매 경기 15점 이상의 득점을 올리며 훌륭히 오른쪽 공백을 메우고 있고, 양효진도 오픈공격(성공율 45.36%)과 블로킹(세트당 0.74개), 속공(57.52%) 1위가 말해주 듯 공·수 양면에 걸쳐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또 세트 1위(세트당 11.55개) 김다인의 안정적인 볼배급과 디그 1위(세트당 5.99개)인 리베로 김연견의 신들린 수비, 강력한 서브를 장착한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 미들 블로커 이다현, 고비 때마다 한방을 날려주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 등도 기대 이상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통화에서 “우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잇지만 흥국은 상대하기에 다소 벅찬 팀이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다. 강한 서브와 블로킹을 앞세워 상대를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설 흥국생명은 야스민이 없는 틈을 타 호시탐탐 선두 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근 갑작스런 감독 교체와 이에 따른 수석코치의 퇴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흥국생명은 김연경·옐레나·이주아 삼각편대를 앞세워 4연승을 달리고 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이날 승점 3을 보탤 경우 현대건설을 1점 차로 따라붙어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다 시즌 상대 전적서도 2대2로 균형을 맞추게 된다. 따라서 야스민 없이 두 번째 치르는 이날 승리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 다만 흥국생명은 지난 8일 IBK전서 김연경이 장염 증세로 결장한 것과 김기중 새 감독이 얼마나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인천 흥국생명이 사령탑과 ‘에이스’ 김연경의 부재 속에서도 4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흥국생명은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화성 IBK와의 원정 경기에서 28득점을 올린 옐레나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대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을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승점 3을 추가하며 47점이 돼 선두 수원 현대건설(승점 51)과의 격차를 4점으로 좁히며 오는 11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을 기대케 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김연경이 컨디션 난조로 빠졌지만 대체선수 김다은을 비롯해 옐레나, 이주아가 고루 활약해 7-2로 손쉽게 리드를 잡았다. 이후 IBK 산타나의 오픈 공격과 김수지의 연속 블로킹으로 13-13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타점 높은 후위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고, 끈질기게 따라붙은 IBK의 범실을 이끌어내며 25-23로 기선을 잡았다. 2세트도 접전 양상은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김다은과 옐레나, 김미연이 맹공을 퍼부었고, IBK는 김수지와 표승주, 최정민이 단단한 블로킹 벽으로 맞섰다. 경기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가다가 흥국생명은 IBK가 연속 범실로 자멸한 틈을 타 24-24 듀스를 만든 뒤 막판 집중력서 앞서 30-28로 웃었다. 2라운드 IBK는 블로킹을 6개나 잡아냈지만 범실 7개로 무너졌다. 3세트 들어 IBK는 육서영을 중심으로 과감한 공격을 시도해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IBK는 또다시 연이은 범실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흥국생명은 이 틈을 파고들어 김미연의 시간차 공격과 이주아의 오픈 공격으로 추격했다. 흥국생명은 23-23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결국 IBK 육서영과 최정민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23-25로 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4세트 들어 초반 공격 성공률이 20%대에 그치며 지친 기색을 보였으나, 김다은이 연속 스파이크 서브를 꽂아넣어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김미연이 득점에 가세해 14-11로 달아났다. 이후 IBK가 산타나를 앞세워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리베로 김해란의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교체 선수들이 기대이상 활약해줘 듀스 접전 끝 26-24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IBK는 3연패를 기록하며 7승 13패로 6위에 머물러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사령탑 교체를 했던 화성 IBK기업은행이 이번 시즌 역시 부진의 늪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5일 현재 IBK는 7승12패로 7개팀 가운데 6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28일 최하위 광주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3연패를 끊었으나, 새해들어 치른 수원 현대건설전서 2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IBK는 총체적 난국이다. 주전은 아프고 비주전은 실력이 아쉽다. 로테이션 없는 경기 소화로 지친 공격진과 리베로 신연경의 부재로 공·수 양면에 걸쳐 흔들리고 있다. 특히 무기력한 플레이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공격수들의 창끝도 무뎌졌다. 김희진-김수지-산타나-표승주가 고정으로 나서고 있으나, 국가대표 출신인 이들은 최근 컨디션 난조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김호철 감독은 육서영, 최정민 등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IBK의 공격성공률은 35.15%로 6위에 머물러 있으며, 오픈공격(30.95%·6위), 시간차공격(40%·7위), 후위공격(29.52%·6위) 등 세부지표에서 모두 하위권이다. 특히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의 공격 성공률이 33.26%에 그쳐 이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점을 보였던 수비에서도 주장 신연경의 이탈로 위기다. IBK는 이번 시즌 블로킹 세트당 평균 2.39개(3위), 리시브 효율 39.01%(2위), 디그에서는 세트당 22.6개로 리그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신연경이 오른쪽 무릎인대 손상으로 전력에서 빠지자 구멍이 생겼다. 그의 공백을 최수빈과 구혜인, 김수빈 등 어린 선수들이 메우고 있지만 실력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세터도 확실한 선발감을 찾지 못하면서 공격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의 일정도 쉽지 않다. IBK는 8일 인천 흥국생명에 이어 13일 서울 GS칼텍스를 만난다. 흥국생명은 최근 감독과 단장이 동시 사퇴하며 내부 사정이 좋지 않지만 김연경-옐레나-이주아로 이뤄진 삼각편대가 여전히 위력적이고, GS는 에이스 강소휘가 복귀한 뒤 강팀의 면모를 되찾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김호철 감독은 “신연경의 이탈 후 수비가 무너지면서 공격이 제대로 맞아들지 않고 있다. 세터와 공격수들의 조화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IBK가 어떻게 지금의 부진을 헤쳐나가 ‘신흥 명가’로써 명성을 떨쳤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팬들의 걱정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