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수성고와 한봄고가 2022 정향누리배 전국중·고배구대회 남녀 고등부에서 우승, 시즌 2·3관왕을 차지했다. 김장빈 감독이 이끄는 수성고는 24일 전북 정읍국민체육센터에서 벌어진 남고부 결승전서 윤서진, 윤하준의 활약으로 임정식, 박세민이 이끈 순천제일고에 세트 스코어 3대1(17-25 26-24 25-21 25-20) 역전승을 거두고 이 대회 첫 패권을 안았다. 이로써 수성고는 지난 5월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3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승세를 과시했다. 수성고는 지난 18일 예선리그서 0대2로 완패했던 순천제일고를 맞아 1세트 상대의 강한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기선을 빼앗겼다. 2세트서도 불안감 속에 접전을 벌이던 수성고는 신명호의 공격이 살아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24-24 듀스 상황서 신명호의 왼쪽 공격과 시간차 공격이 잇따라 꽂혀 세트를 따냈다. 이어 수성고는 3세트 초반 7-7서 신명호의 연속 공격과 한태준의 서브에이스, 윤서진의 후위공격이 꽂혀 12-7로 점수 차를 벌린 뒤, 2~4점차의 리드를 이어가다가 상대 공격 범실과 윤서진의 직접 강타로 25-21로 마무리해 역전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수성고는 4세트 초반부터 윤서진의 공격이 잇따라 호조를 보이고 윤하준이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해 16-11로 앞서나갔다. 순천제일고는 최보민의 공격을 앞세워 추격전을 벌였지만 수성고는 신명호가 결정타를 날리고 송대명이 블로킹에 가세해 25-2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장빈 감독은 “주전 센터인 한태준이 손가락 부상으로 공격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상대가 워낙 중학 때부터 전국을 제패했던 선수들로 이뤄진 강팀이다.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결승전을 많이 치뤄본 경험이 있어 멘털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또 신태인체육관에서 열린 여고부 결승전에서 박기주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한봄고는 진주 선명여고에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 3대2(19-25 15-25 25-23 25-2118-16) 대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 달성과 함께 태백산배대회(3월)와 종별선수권에 이어 시즌 3관왕에 올랐다. 이날 한봄고는 예선서 3대1로 꺾었던 선명여고를 맞아 1,2세트서 공·수에 걸쳐 난조를 보이며 두 세트를 연속 내줘 완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봄고는 3세트서 리시브가 안정을 찾고 경격력이 살아나 최효서가 매치포인트를 따내며 25-23으로 잡아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한봄고는 4세트서도 상대의 연속 범실에 편승 15-7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은 뒤, 23-21서 상대 공격 범실과 최유림의 마무라 강타로 세트를 추가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봄고는 마지막 5세트 16-16 듀스 접전서 송아현이 연속 2개의 퀵오픈을 성공시켜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기주 감독은 “주전 선수 4명이 청소년 대표로 빠진 상황에서 최유림, 최효서 등 어린 선수와 나머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정말 잘해줘 어려울 것 같았던 시즌 3관왕을 달성해 줘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성고 우승의 주역인 한태준은 대회최우수선수(MVP)상, 송대명은 우수공격상, 이도윤은 센터상, 신희섭 코치는 지도자상을 수상했고, 한봄고는 이미소가 MVP, 정수지가 리베로상, 주연희가 우수공격상, 박기주 감독이 지도자상을 받았다. 황선학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친정팀 인천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1일 “김연경이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최고 금액인 총액 7억원(연봉 4억5천만원·옵션 2억5천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연경은 지난 2021-2022시즌 중국 상하이에서 뛴 후 두 시즌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5월 말 귀국해 흥국생명과 복귀를 두고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 구단의 적극적인 요청 속에 김연경은 복귀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경은 안산 원곡중·수원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를 졸업한 후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이후 국내 무대를 제패한 뒤 일본, 터키, 중국 리그에 진출해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을 4강에 올리며 여자배구 흥행에 앞장섰다. 김연경은 “새로 이전한 홈구장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을 만나게 돼 기쁘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팬과 만남이 어려워 아쉬웠는데, 좋은 모습을 직접 보여드릴 기회가 생겨 저 역시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흥국생명은 “1년 만에 돌아온 김연경을 격하게 반겨달라”며 “김연경의 복귀는 구단뿐 아니라 한국 프로배구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영웅기자
수원 수성고와 한봄고 ‘남매’가 제77회 전국종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고등부 정상에 올랐다. 김장빈 감독이 이끄는 수성고는 8일 충북 제천시 어울림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남고부 결승전서 윤서진이 37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장보석(40점)이 분전한 시즌 2관왕 속초고에 3대2(22-25 27-25 25-27 25-23 15-12)로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지난달 1일 태백산배대회 결승서 속초고에 0대3으로 완패, 우승을 넘겨줬던 수성고는 한달여 만에 깨끗이 설욕하며 시즌 첫 패권을 안았다. 수성고는 리시브 불안과 잦은 공격 범실로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 26-25에서 윤하준의 오른쪽 오픈 공격이 성공돼 세트스코어 1대1 동률을 만들었다. 하지만 3세트서도 듀스 접전 끝에 장보석에게 블로킹과 라이트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내줘 25-27로 세트를 빼앗긴 수성고는 4세트 24-23서 윤서진의 왼쪽 오픈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혀 2대2 재동률을 이뤘다. 이어 마지막 5세트를 윤서진이 마무리해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장빈 수성고 감독은 “저학년들이 많아 지난 태백산배에 이어 워낙 멤버가 좋은 속초고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줘 3연패를 이뤘다. 조금씩 전력이 상승되고 있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제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고부 결승서 박기주 감독의 한봄고는 홈 코트의 제천여고에 3대1(21-25 25-20 25-14 25-17)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지난 3월 태백산배대회에 이어 시즌 2관왕을 차지했다. 한봄고는 1세트를 리시브 불안으로 내준 뒤 2세트서 최효서의 왼쪽 공격과 김세빈의 속공을 앞세워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안정을 찾은 한봄고는 라이트 송아현의 마무리로 25-14로 따내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4세트서도 초반부터 리드한 끝에 25-17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한봄고 박기주 감독은 “첫 세트를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데 2세트부터 리시브가 안정이 되고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우리 페이스 대로 경기를 이끈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서진, 최효서는 남녀 고등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한태준, 김사랑은 세터상, 양승민, 정예원은 리베로상, 김장빈 감독과 어창선 코치는 지도자상(이상 수성고, 한봄고 순)을 각각 수상했다. 한편, 남중부 결승서는 권동환 감독이 지도하는 안양 연현중이 익산 남성중에 2대1(26-24 23-25 15-10) 신승을 거두고 1위를 차지, 역시 태백산배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패권을 안았다. 황선학기자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 수원 현대건설이 야스민 베다르트(26·미국)와 재계약했고, 인천 흥국생명과 화성 IBK기업은행은 각각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5·보스니아), 아나스타샤 구르바노바(33·아제르바이잔)를 지명했다. 현대건설은 28일 오후 2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라이트 공격수 야스민과 재계약을 맺어 별도 지명을 하지 않았다. 야스민은 지난 시즌 득점 4위(674), 공격성공률 2위(42.81%)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야스민은 줌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챔피언전을 치르지 못해 아쉬웠다. 좋은 멤버들과 다음 시즌 지속해 노력한다면 챔피언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라며 “꾸준한 공격은 물론, 블로킹과 서브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구단 관계자는 “강성형 감독과 외국인선수 선발을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눈 결과 지난 시즌 뛰었던 야스민 만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재게약키로 했고, 선수와 사전 조율을 통해 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3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흥국생명은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라이트 공격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를 호명했다. 옐레나는 지난 시즌 대전 KGC인삼공사에서 득점 5위(672), 공격성공률 5위(39.44%)를 기록했었다. IBK기업은행이 4순위 지명권을 얻어 낙점한 아나스타샤 구르바노바는 190㎝의 장신에 역시 라이트 공격수로, 아제르바이잔 국가대표를 역임햇으며, 지난 시즌에는 카자흐스탄 리그에서 활약했다. 옐레나는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매 경기 힘든 상대였던 기억이 난다. 다음 시즌 실망시키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아나스타샤는 “V리그에 뛰게돼 기쁘다. IBK에서 뛸 시간이 기다려진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지명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드래프트에서 1순위 광주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브라질리그 득점왕인 레프트 니아 리드(26·미국)를, 2순위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에서 뛴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33·헝가리)를, 5순위 김천 한국도로공사는 카타리나 요비치(23·세르비아)를 뽑았다. 서울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뛰었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29·카메룬)과 재계약했다. 황선학기자
프로배구 안산 OK금융그룹이 외국인 레프트 공격수 레오나르도 레이바(32·등록명 레오)와 재계약했다. OK금융그룹 배구단은 28일 “레오가 다음 시즌에도 OK금융그룹 소속으로 활약하게 됐다”고 재계약 사실을 알렸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2021-2022시즌 30경기에 출전, 득점 3위(870점), 공격 성공률 3위(54.48%), 서브 4위(세트당 0.5개), 오픈 공격 1위(50.97%)에 오르며 ‘베스트7’ 레프트 부문 수상을 했다. OK금융그룹은 “레오는 코트 위에서 리더십도 발휘하는 등 이전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며 “일찌감치 다음 시즌에도 OK금융그룹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레오는 2012-2013시즌 자유계약선수로 대전 삼성화재에 입단, 3시즌을 활약하며 V리그 사상 최초로 3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3시즌 연속 득점 1위를 차지했고, 2012-2013,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로 봅히기도 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레오는 실력과 노련미를 모두 겸비한 최고의 선수로, 올해 드래프트 지원자 가운데 레오보다 좋은 선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자연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21·의정부 KB손해보험)과 ‘거미손 센터’ 양효진(33·수원 현대건설)이 ‘도드람 2021-2022 V리그’ 시상식서 나란히 남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케이타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시상식서 기자단 투표 31표 가운데 23표를 얻어 인천 대한항공의 곽승석(7표)과 한선수(1표)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 KB손해보험 구단 역사상 첫 수상이자 정규리그 2위팀에서 나온 역대 두 번째 수상이다. 케이타는 이번 시즌 V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인 1천285점(종전 1천282점)을 득점해 두 시즌 연속 득점 1위에 오르며 팀을 첫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또 여자부에서 양효진은 31표 중 28표의 지지를 얻어 같은 팀의 야스민 베다르트(2표)와 세터 김다인(1표)을 제치고 지난 2019-2020시즌에 이어 2년 만에 개인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양효진은 총 502득점을 기록해 국내선수 1위·리그 전체 7위에 올랐고, 블로킹(세트당 0.744개), 오픈 공격(성공률 50.90%), 속공(성공률 55.60%)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양효진은 코로나19로 여자부 시즌이 조기 종료됐지만 소속팀 현대건설이 27승3패(승점80)로 압도적인 1위 독주에 앞장섰다. 한편, 남녀 신인상은 안산 OK금융그룹의 레프트 박승수(20)와 수원시청 출신의 ‘중고 신인’ 세터 이윤정(25·김천 한국도로공사)이 수상했다. 박승수는 16표로 양희준(KB손해보험·15표)을 1표 차로 제쳤고, 이윤정은 17표를 얻어 정윤주(인천 흥국생명·13표)를 따돌렸다. ‘베스트7’에는 남자부 라이트 케이타, 레프트 레오(OK금융그룹), 나경복(서울 우리카드), 센터 신영석(수원 한국전력), 최민호, 리베로 박경민(이상 현대캐피탈),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가, 여자부는 라이트 모마(서울 GS칼텍스), 레프트 박정아(도로공사), 강소휘(GS칼텍스), 센터 양효진, 이다현(이상 현대건설), 리베로 임명옥(도로공사), 세터 김다인(현대건설)이 뽑혔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남녀부 감독상을 수상했다.
치열했던 2021-2022시즌을 마친 남자 프로배구가 대어 풍년의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개장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2일 인천 대한항공의 2년 연속 통합챔피언 등극을 견인한 레프트 정지석, 곽승석, 수원 한국전력의 주포 서재덕 등 대어급 선수가 대거 포함된 26명의 FA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는 25일 오후 6시까지 원 소속 팀을 포함한 7개 전 구단을 상대로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이번 FA 중 각 팀이 욕심을 부릴 만한 대어급 선수로는 정지석, 곽승석, 서재덕 외에도 천안 현대캐피탈의 간판 전광인, 팀이 첫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데 기여한 김정호(의정부 KB손해보험), 한국전력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센터 신영석 등이 꼽힌다. 또한 대한항공의 센터 김규민과 진성태, 현대캐피탈 최민호 등도 즉시 전력감으로 센터진이 취약한 팀들로서는 구미를 당기게 하는 자원이다. 이들 외에도 세터 하승우(서울 우리카드), 곽명우(안산 OK금융그룹),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 이상욱(우리카드)도 눈여겨 볼만한 선수다. 한편, 이번 FA 자격 취득 선수 26명 가운데 연봉 2억5천만원 이상의 A그룹은 14명, 1억원 이상 2억5천만원 미만의 B그룹 선수는 10명, 연봉 1억원 미만의 C그룹 선수는 2명이다. 각 구단들은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FA를 통한 다음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2주동안 치열한 ‘쩐의 전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대한항공이 팀 사상 최초로 남자 프로배구 통합 챔피언에 2년 연속 등극했다. ‘도드람 2021-2022 V리그’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서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를 앞세운 정규리그 2위 의정부 KB손해보험과 3차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신승을 거둬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승했다. ‘이방인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35·핀란드)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지난시즌 정규리그 MVP인 주포 정지석이 개막 이전 불미스러운 일로 1·2라운드에 결장하며 중위권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정지석이 복귀한 이후 12월들어 선두로 올라선 대한항공은 불안한 1위를 지키면서도 끝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전에서도 막강한 다연발 화력을 앞세워 첫 챔피언 도전에 나선 KB손해보험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대한항공의 우승 동력은 역대 V리그 최연소 감독인 틸리카이넨 감독이 추구한 낮고도 빠른 배구를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템포 배구를 완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탈리아)이 높이의 배구를 추구한 반면 틸리카이넨 감독은 낮고 빠른 배구를 시도했는데 처음에는 이에 익숙치 않은 선수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정지석 복귀 이후 대한항공은 완전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앞선 1·2라운드서 기량이 들쭉날쭉 했던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가 분산되면서 안정적인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이상 레프트), 임동혁(라이트) 등 토종 공격 트리오에 링컨이 좌우, 전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격루트로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또한 김규민, 진지위, 진성태 등이 구축한 센터진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제몫을 해주며 팀 우승에 기여했고, 베테랑 세터 한선수, 유광우의 현란한 토스웍은 단연 리그 최고였다. 대한항공이 리그 개인 시상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가 단 한명이 없음에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한 것은 특정 선수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공격 루트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틸리카이넨식 빠른 배구가 이룬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챔피언전 우승 후 “대한항공은 정말 좋은 선수가 모여있는 팀이다. 이런 팀과 한 시즌을 보내고, 통합 챔피언에 올라 기쁘다”면서 “새로운 배구를 팀에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모두가 잘 따라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자 프로배구 최고의 센터인 양효진(33)이 앞으로 3년간 더 수원 현대건설과 함께 한다. 현대건설은 6일 자유계약선수(FA)인 양효진과 3년 15억원에 계약하는 등 FA 선수 4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9년 연속 ‘연봉 퀸’ 자리를 지켜온 양효진은 내년 시즌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제) 도입에 따라 자신의 지난 시즌 보수 총액인 7억원(연봉 4억5천만원+옵션 2억5천만원)에서 2억원을 낮춘 5억원(연봉 3억5천만원+옵션 1억5천만원)에 사인했다. 양효진이 보수총액을 낮춰가며 FA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15년간 ‘원클럽 우먼’으로 활약해온 현대건설의 샐러리캡을 고려해 구단의 입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구단을 통해 “2년 전과 지난 시즌, 두 번이나 우승컵을 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 다시 도전을 하고 싶었다”며 “늘 최고 대우를 해줬던 구단이라 이번 FA때도 팀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데뷔 때부터 뛰어왔던 팀에서 은퇴 전에 꼭 우승컵을 들고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소감을 말했다. 구단에 따르면 FA계약 진행과정에서 양효진은 지난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도 코로나19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레프트 고예림과 3년 총액 8억1천600만원, 세터 이나연은 3년 4억9천5백만원, 리베로 김주하와는 2년 1억7천만원에 계약하는 등 FA 4명과 모두 계약했다.
‘2차전에서 끝내겠다’(대한항공), ‘홈에서 설욕하고 3차전까지 가겠다’(KB손해보험) 2년 연속 통합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겨둔 인천 대한항공과 첫 챔피언의 희망 불씨를 홈에서 살리겠다는 의정부 KB손해보험이 7일 오후 7시 의정부체육관에서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갖는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3전 2선승제로 축소된 챔피언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기선을 제압해 우승에 단 1승 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벼랑끝에 몰린 KB손해보험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차전에서는 대한항공이 1세트서 뒷심 부족으로 기선을 빼앗겼으나, 이후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31점)와 레프트 듀오 정지석, 곽승석이 나란히 15득점을 올리는 삼각편대의 활약으로 내리 3세트를 따내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927점)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자주 차단된 KB손해보험은 4세트서 단 15점을 얻는데 그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당초 우려했던 케이타에 대한 과한 의존도가 빚어낸 결과였다. 따라서 2차전서 끝내겠다는 대한항공에 맞서 승리가 절실한 KB손해보험은 반전을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케이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다른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1차전서 15득점으로 활약한 김정호와 한성정을 활용한 공격 성공률을 높여야 하고, 지난 플레이오프 한국전력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베테랑 센터 김홍정과 박진우가 대한항공 공격을 적극 차단해 줘야 한다. 또한 대한항공이 범실이 많은 팀으로 객관적인 화력이 뒤지는 KB손해보험 입장에선 실수를 줄이고 강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선 제압으로 여유가 생긴 대한항공은 2차전도 변함없는 공격 트리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링컨이 막힐 경우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였던 임동혁이 소방수로 나서 전천후 폭격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우리가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해 2차전도 노력할 것이다. 상대 주 공격수인 케이타를 수비에서 잘 막아낸다면 2차전도 어렵지 않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1차전 패배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치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공격 성공률을 좀더 높이고 적극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케이타가 욕심부리지 않고 평소대로 해준다면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