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한항공이 팀 사상 최초로 남자 프로배구 통합 챔피언에 2년 연속 등극했다.
‘도드람 2021-2022 V리그’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서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를 앞세운 정규리그 2위 의정부 KB손해보험과 3차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신승을 거둬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승했다.
‘이방인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35·핀란드)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지난시즌 정규리그 MVP인 주포 정지석이 개막 이전 불미스러운 일로 1·2라운드에 결장하며 중위권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정지석이 복귀한 이후 12월들어 선두로 올라선 대한항공은 불안한 1위를 지키면서도 끝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전에서도 막강한 다연발 화력을 앞세워 첫 챔피언 도전에 나선 KB손해보험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대한항공의 우승 동력은 역대 V리그 최연소 감독인 틸리카이넨 감독이 추구한 낮고도 빠른 배구를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템포 배구를 완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탈리아)이 높이의 배구를 추구한 반면 틸리카이넨 감독은 낮고 빠른 배구를 시도했는데 처음에는 이에 익숙치 않은 선수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정지석 복귀 이후 대한항공은 완전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앞선 1·2라운드서 기량이 들쭉날쭉 했던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가 분산되면서 안정적인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이상 레프트), 임동혁(라이트) 등 토종 공격 트리오에 링컨이 좌우, 전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격루트로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또한 김규민, 진지위, 진성태 등이 구축한 센터진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제몫을 해주며 팀 우승에 기여했고, 베테랑 세터 한선수, 유광우의 현란한 토스웍은 단연 리그 최고였다.
대한항공이 리그 개인 시상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가 단 한명이 없음에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한 것은 특정 선수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공격 루트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틸리카이넨식 빠른 배구가 이룬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챔피언전 우승 후 “대한항공은 정말 좋은 선수가 모여있는 팀이다. 이런 팀과 한 시즌을 보내고, 통합 챔피언에 올라 기쁘다”면서 “새로운 배구를 팀에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모두가 잘 따라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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