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선수, 애리조나는 '약속의 땅'

미국 애리조나주의 거친 사막도시 피닉스가 한국 야구선수들에게 ‘약속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닉스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3)을 비롯해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인 최희섭(23)과 권윤민(24), 유제국(20)은 물론 일본에서 뛰고 있는 조성민(29·요미우리 자이언츠)도 피닉스 인근 지역에서 올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플로리다주와 더불어 미국프로야구의 2대 전지훈련장소다. 매년 2월 중순이면 메이저리그의 10개 구단이 애리조나를 찾아와 캑터스리그를 펼칠 정도로 기후와 구장시설이 스프링캠프를 열기에 적당하다. 또 9월말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폴리그의 최고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교육리그는 박찬호(텍사스)가 스타 반열에 오르는데 단단히 한몫한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 꼽힌다. 최적의 조건을 구비한 애리조나에서 올겨울 한국선수들의 뿜어내는 열기는 유난히 뜨거워 사막의 차가운 밤공기마저 달구고 있다. 지난 해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9회말 2아웃에 동점홈런을 허용했던 김병현은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 뱅크원 볼파크에서 체력훈련과 구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병현은 약점으로 지적되는 체력을 강화시키면서 지난 겨울 익히다 만 싱커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꿈꾸는 최희섭은 3년째 애리조나를 떠나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손등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접어야 했던 트리플 A의 최희섭은 마이너리그 구장인 메사의 피치파크에서 연일 타구를 담장밖으로 넘기고 있다. 컵스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최희섭은 올 스프링캠프에서 활약 여부에 따라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될 수 도 있다. 싱글 A의 포수 권윤민과 루키리그의 투수 유제국 역시 화려한 내일을 꿈꾸며 애리조나의 겨울 밤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재활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일본프로야구의 조성민도 이들과 가세하는 등 애리조나는 한국선수들이 내일을 준비하는 무대로 각광받고 있다./연합

국내 프로야구 발전 '한목소리'

국내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8개구단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윈터미팅이 개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현대 유니콘스 등 8개 구단 임직원 197명은 26일 용인 한화콘도에서 모여 1박2일 일정으로 2002년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과 저변확대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였다. 이번 윈터미팅은 김승철 성균관대 교수와 유혜정 전문강사의 스포츠 마케팅 강의에 이어 단장과 운영, 마케팅, 홍보, 스카우트, 경영관리, 트레이너 등 7개 분야로 나눠 분임토의를 가졌다. 먼저 운영 분과는 관중 증대방안과 야구장 환경 개선을 중점 토의했고 마케팅분과는 8개구단 통합 마케팅회사 설립방안, 경영관리분과는 선수연금 및 구단 경영개선 방안, 스카우트는 2차지명 제도개선과 아마야구 지원방안, 트레이너분과는 스포츠 의학정보 교류와 선수관리 프로그램 개발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윈터미팅은 본고장 미국에서는 올해 100회째를 맞은 아주 오래된 겨울 행사지만 국내에서는 프로야구 출범 20년만에 처음 열렸다. 이번 윈터미팅에서 향후 프로야구 운영방안에 대한 결론은 기대할 수 없지만 토의된 내용들은 다시 분야별로 심의를 거친 뒤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상정될 예정이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프로야구 MVP 경쟁 '안개속'

올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타이틀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오는 31일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MVP와 신인왕은 뚜렷하게 돋보이는 선수가 없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기 때문. MVP는 정규시즌 홈런왕 이승엽(삼성), 타점왕 타이론 우즈(두산), 타격왕 양준혁(LG) 등 타자 3명과 다승·구원·승률 1위로 투수부문 3관왕을 차지한 신윤호(LG), 방어율 1위 박석진(롯데) 등 투수 2명을 합쳐 총 5명이 후보에 올랐지만 이승엽과 우즈, 신윤호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39개로 홈런왕이 된 이승엽은 지난 97년부터 최근 4년연속 홈런 1위가 MVP로 뽑힌 전례를 감안하면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그러나 이승엽은 홈런 타이틀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 없는데다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준우승에 머문 것이 걸림돌이다. 반면 한국시리즈에서 4개의 홈런을 포함해 23타수 9안타(타율 0.391), 8타점의 맹활약으로 MVP에 오른 우즈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규시즌 113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던 우즈는 포스트시즌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투수 신윤호 역시 올해 MVP의 강력한 다크호스. 지난 95년 데뷔후 지난해까지 단 2승에 그칠 정도로 무명이었던 신윤호는 올해 6위라는 부진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다승(15승)·구원(32sp)·승률(0.714) 1위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역대 MVP 중 투수 출신은 프로야구 원년 OB의 에이스 박철순을 포함해 9명이나 되기 때문에 신윤호가 타자 2명의 다툼속에 어부지리로 MVP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애 단 한번뿐인 신인왕 경쟁은 후보 3명중 사실상 박한이(삼성)와 김태균(한화)의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한이는 올시즌 주전자리를 꿰차며 타율 0.279, 홈런 13개의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김태균은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만 타율 0.355, 홈런 20개를 뽑아내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연합

프로야구선수협 "PS 보이콧"

<속보>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포스트시즌을 보이콧하기로 결정, 일파만파로 파장이 번질 전망이다. 선수협의회는 4일 홀리데이인서울 호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이사회가 외국인선수 고용제를 현행 팀당 ‘3명 등록, 2명 출전’에서 ‘2명 등록, 2명 출전’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지 않는 안을 찬반 투표에 부친 결과 압도적인 표차로 보이콧을 결정했다. 찬반투표에는 8개구단 대표자 1명씩과 팀당 대의원 5명 등 총 48명 중 부상중인 김민재(롯데)를 제외한 47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43표, 반대 4명이었다. 이날 오후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인 LG와 한화는 김정민과 장종훈이 각각 투표권을 위임받아 행사했다. 이에따라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두산-한화의 준플레이오프를 비롯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등 프로야구의 ‘가을 축제’가 출범 20년만에 처음 선수들의 보이콧으로 열리지 못하게 되는 위기를 맞게 됐다. 이와관련 이상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선수협은 지난 8월 열린 선수관계위원회를 통해 외국인선수를 줄여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그 달 열린 8개구단 단장회에서도 용병 축소에 합의했었다. 그러나 9월7일 열린 이사회에서 8개구단 사장단은 내년에도 외국인선수제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 선수협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됐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