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업경영에 성별은 없다

여성 경영인을 보는 사회적 시각은 보편화 되었다. 적어도 “여자가 사업을 해?”하고 과거와 같은 의문의 눈길로 보는 사회가 지금은 아니다. 여성의 사회참여엔 한계가 없다. 예컨대 국내에서도 여성장관이 많이 나왔다. 외국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일반화됐다. 핀란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다 여성이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대통령도 여성이다. 특히 필리핀은 2대가 연거푸 여성 대통령이다. 힐러리는 2008년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초유의 여성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성장관에 이어 조만간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은 많다. 주목할 대목은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비교적 평온하여 전보다 나라가 안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 기업도 마찬가지다. 여성 경영인 기업은 부도율이 남성 경영인 기업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낮아 여성 경영 기업의 안정성이 훨씬 더 높다. 여성이기 때문에 경영이 소극적이라는 것은 당치 않다. 남성 못지않은 적극성과 결단력에 플러스 알파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가미된 게 여성기업의 안정성이 높은 이유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말한다. 2만달러 시대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잠재된 여성 능력의 사회참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보는 객관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여성 경영인은 그같은 경제발전의 첨단에 서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여성 경영인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앞서 말한 것처럼 전향적인데 비해 주변의 관련 기관, 즉 기업환경은 아직도 후진적 시각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동료 및 후배 여성 경영인들의 이같은 호소는 공동체 사회발전과 지방경제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여성 경영인 역시 경영상 행정 또는 재정 및 금융을 접해야 할 때가 많다. 기업 규제가 심한 행정의 경직성, 대출 한도가 조족지혈인 재정자금의 긴축성, 정부 발표와 은행 창구가 다르기 일쑤인 금융자금의 괴리성 등 이런 것들로 인해 겪는 경영인의 고충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다를바가 없다. 문제는 그같은 업무를 다루는 주요 포인트가 모두 남성 일색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여성 경영인들을 대하는 그들이 대개는 신임을 주지 못하는데 있다. 여성 경영인에게 어떤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규제의 완화, 재정자금의 기여도 제고, 금융자금의 활성화 등 제반 시정을 요하는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 경영인에 대한 관련 당국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어야 하는 점은 촉구된다. 여성 경영인을 대하는 사회적 시각의 전향성과는 전혀 반대로 기업 환경의 시각이 후진적인 것은 역차별이다. 기업의 기여는 경영인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업환경은 이처럼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전국적 현상이다. 그러나 국민총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 경기도 지역사회만이라도 기업환경의 선도적 인식전환이 있어야 한다. 여성 경영인들의 분발이 한층 더 있어야 하겠지만 환경의 변화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구조와 프로세스 전환, 행정의 경영화 마인드, 금융기관의 탄력성 정착 등 이런 것들이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환경의 변화적 역할인 것이다. 우리 여성 경영인들은 이에 부합된 긍지와 소명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또 뛰고 있다. /전재은.경기도여성경제인연합회장

기고/부동산중개업자는 투기꾼이 아니다

정부의 5·23 부동산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국세청의 중개업소 상주입회조사는 우리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아직도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매번 연례행사처럼 부동산가격만 오르면 마치 부동산중개업자들이 투기 집단인 것처럼 몰아붙였다. 우리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부동산유통시장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 직능 단체라고 자부한다. 6만여 우리업계는 국민에 대한 회복될 수 없는 명예 실추에 분노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재발돼서는 안되며 재발할 경우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 실질적으로 투기를 부추기는 집단은 일명 ‘떴다방’이나 무등록 중개행위자로 단속의 대상은 바로 이들이다. 그러나 정당한 중개업소를 이들과 동일한 선상에 두고 투기와 불법을 조장하는 범법자로 추정해서는 안된다. 대다수 회원들은 원칙과 투명한 중개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그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우리업계와 협조해 완전히 정리해주길 바란다. 또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에 문제가 있다. 일시적 봉합이나 책임 전가보다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책임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업계에서는 부동산투기의 근본 원인은 최근의 저금리와 채권, 증권시장의 불황으로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데다 신도시 개발, 행정수도이전, 재건축 등과 맞물려 급속도로 시장 자체가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전대미문의 중개업소 상주 입회조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비밀준수의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과 자율적인 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유용한 국토개발 정보 제공으로 건전한 부동산 유통시장 형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도 부동산거래시 반드시 행정관청에 등록된 중개사무소를 이용해주길 바란다. 행여 중개업자의 과실이 있을 경우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에서는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우리협회 회원은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호응하고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거래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협회에서는 회원업소 보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김영근.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도지부장

기고/도의회 개원 1주년을 맞으며

G형! 어느새 6대 도의회 개원 1주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저는 희망하던 경제투자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충실한 도민의 대변자가 되겠다던 그 처음 결심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이 조금도 퇴색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1년이 지난 지금의 심정, 다시 말해 일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푸념삼아 형님께 토로함과 동시에 저 스스로에게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G형! 솔직히 말해서 일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첫째,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수 없는 고충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의정활동만 하는 것으로는 생계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다른 직업, 다시말해 생계를 유지해 줄 수 있는 본업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의원은 의정활동에만 전념해야만 합니다. 둘째,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일을 다 해나가기에는 너무 큰 고충이 따릅니다. 다른 상임위원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저의 위원회에서는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다 할 수도 없습니다. 경기도의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각오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보니 해야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밤 늦도록 일을 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셋째,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고충이 있습니다. 의회 기능의 대표적인 것이 예산심의, 행정감사, 조례제정, 도정질문 그리고 최근 크게 강조되고 있는 정책적 대안 제시 등입니다. 심의든 감사든 제정이든 질문이든 대안제시든 모든 것을 잘 알아야 제대로 하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요즈음과 같이 경제상황이 최악인 상태에서의 우리 경제투자위원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는 밤 늦게까지 공부도 하고 현장에도 자주 나가보지만 여하튼 역부족인 것은 사실입니다. 넷째, 선거구(지역)주민과 살고 있는 동·시·시의원 단체장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때때로는 선출직이 갖는 활동의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역주민들이 도의회의 역할을 많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주 눈에 띄고 자주 어울려주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의사결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G형! 얼마 안 있으면 유급제가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그리고 얼마를 줄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 1년처럼 해 오던대로 그렇게 똑같이 일해 나갈 것입니다. G형! 약속합니다. 도민의 대변자로 공무를 맡은 이상 힘들어도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아무리 일이 많아도 밤새우고라도 하겠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찾아서 배워서라도 반드시 알아서 제대로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제는 지역주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주민들의 의견도 더 폭 넓게 깊이 듣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G형! 정치판(?)이 어수선 합니다. 더 어수선해지리라 봅니다. 어떤 경우에라도 수의 다소를 떠나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 성실하게 능력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집단속에 속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G형!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기억합니다. G형! 어떻든 많은 충고와 격려를 부탁합니다. /김태웅 경기도의원

기고/학생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자

인간은 누구나 남한테 칭찬을 받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갖는다. 모든 사람이 타인한테서 인정을 받고 싶은 간절한 소원을 지닌다.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고, 나의 재능을 인정받고 싶고,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것은 인간성의 근본적인 현상이요, 보편적 경향이다. 칭찬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칭찬은 무덤 속까지 간다’고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남한테 칭찬을 받으면 죽는 날까지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체험담을 하나 얘기하겠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음악시간에 「화음3형제」라는 단원을 배울 때 계명창을 우연히도 잘하게 되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종구는 어쩌면 그렇게 악보를 잘 보며 계명창을 잘 할 수 있느냐고 머리를 정답게 쓰다듬어 주심과 더불어 꼭 안아 주셨다. 그 후 지금에도 그 선생님한테 칭찬을 받던 시간과 장소와 분위기를 그대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덕분에 지금 나는 누구보다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교사 초임 발령을 받아 계속적으로 피아노 개인 레슨을 받아 음악을 깊숙히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재능을 키울 수 있었고 그 능력으로 학생지도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세상에 칭찬의 힘처럼 크고 강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칭찬의 말은 사람에게 커다란 기쁨을 주고, 강한 자신감을 주고 대단한 용기를 주게 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가 더욱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칭찬의 말이 학생의 잠재의식의 밭에 씨를 뿌리면 강한 신념의 힘이 되고 부단한 향상(向上)의 원천이 된다. 프랑스의 위대한 교육사상가인 장자크 루소는 이렇게 말했다. ‘화초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따뜻한 햇빛이 필요하듯이, 한 인간이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칭찬이라는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한다.’ 칭찬은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활력소요, 기쁨을 주는 강장제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이다. 현명한 부모는 자식에게 적절한 칭찬을 한다. 총명한 선생님은 학생에게 칭찬의 무기를 활용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직원에게 칭찬의 말을 보낸다. 학생은 칭찬 받는 재미에 공부하게 되고, 칭찬 받는 기쁨에 부지런히 모든 일을 더욱 잘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칭찬을 아끼지 말자.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학습효과를 높이는데 칭찬처럼 좋은 최적의 보약도 드물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 칭찬의 문화가 빈약한 느낌이다. 마음속으로 칭찬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표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칭찬이 없으면 정신적 고독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칭찬의 교육적 가치는 대단히 크다. 일일일찬(一日一讚), 하루에 한번은 학생을 칭찬하자. 특히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공개적인 칭찬이 효과적이며, 능력이 뛰어나거나 가정환경이 좋은 학생의 칭찬은 개별 칭찬이 더욱 교육적이다. 학생은 누구나 몇 가지의 장점이 있다. 선생님은 될 수 있는 대로 학생의 장점을 많이 발견하고, 그것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칭찬을 해주는 것은 선생님의 가장 훌륭한 교수방법 중 으뜸이다. /김종구.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예절분원장

기고/성남 필 창단을 축하하며...

“100만 거대도시에 교향악단 하나가 없다”는 핀잔을 듣고 살아온 성남시민들도 이제는 할 말이 생겼다. 숙원이던 교향악단이 창단됐기 때문이다. 성남시립교향악단 창단연주회가 지난 4일 분당 계원예술고 벽강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로써 경기도내에서 수원, 부천에 이은 세번째 교향악단이 태어난 것이다. 성남시 승격 30주년을 기해 가진 이날 창단연주회는 벽강홀을 가득 메운 1천여 시민들의 기대와 환호속에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커튼 콜인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5번’ 연주를 마칠 때까지 관중들은 장장 2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모처럼의 문화예술 향연에 취해 오히려 연주회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향기 있는 문화도시’ ‘e-푸른도시’ 이는 21세기 문화의 시대, 성남시가 내걸고 있는 문화청사진이다. 영화배우 출신인 이대엽 성남시장은“문화에 투자하는 것이 21세기 선진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며 시정발전방향을 ‘문화도시’로 잡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시립국악단 창단작업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2004년 이후 시립무용단 창단 방침을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기존의 시립합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포함한 5개단체의 시립예술단을 조만간 갖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야탑동에 건립중인 성남문화예술회관(연면적 1만2천평)의 2005년 상반기 개관과 때를 맞추어, 성남의 5개 시립예술단은 연중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게 될 것이며, 성남은 명실상부한 ‘문화의 도시’로 자부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성남시가 뒤늦게나마 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하고 문화공간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우리는 시 당국이 ‘성남시를 사람이 살 만한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인 것을 방관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성남시민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시 측은 유사한 외국의 사례를 참고삼아 미흡한 부분은 부단히 보완하고 시민의 동참을 유도해 끊임없이 개선책을 내 놓아야 한다. 시 당국은 시립문화단체 및 산하 문화기관들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이를 체계화하고 내실화를 다져가야 한다. 이번 시립교향악단 창단공연 시 30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을 외부에서 초빙해와 80여 명으로 첫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는 사실 ‘미완의 창단’이란 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성남교향악단은 현재 47명에 불과한 단원을 연차적으로 늘려, 조만간 최소 60명까지 충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57명으로 구성된 시립합창단도 현재 내부 분규로 공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휘자마저 떠나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문화예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문화예술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삶의 활력소로 다가오며, 각박한 사회를 정화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 특히 도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산임에 틀림없다. /구동수.성남시정신문 논설위원

기고/팔당호 퇴적물 처리에 대한 제안

지난 날 우리 어머니들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항아리에 부어 넣기 전에 항아리를 먼저 깨끗하게 씻으셨다. 깨끗한 물이라도 며칠 고여 있으면 미세한 점토 같은 물질이 바닥으로 가라 앉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밑바닥에 쌓여있는 유해퇴적물의 제거는 필수사항이다. 팔당호는 무엇인가. 인공적으로 만든 엄청나게 큰 항아리, 또는 납작한 그릇과 같은 것이다. 물의 일부분은 댐을 통하여 하류로 방류한다. 댐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막은 것이다. 그러므로 팔당 바닥에 쌓인 퇴적물질은 홍수와 같은 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청소되지 못한다. 당연히 일반 하천보다 훨씬 빨리 퇴적작용이 일어나 밑바닥에 쌓인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식수 항아리 같으면 밑바닥에 무엇이 쌓여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 볼 수가 있겠지만, 팔당호는 대단히 넓은 호수라는데 있다. 즉 이 큰 호수의 바닥에서 유해퇴적물이 쌓여 있다면 도대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얼마나 많은 양(두께)이 존재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환경관련 연구기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팔당퇴적물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넓은 팔당호의 극히 작은 부분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진정으로 호수바닥의 유해퇴적물 분포를 과학적인 기법으로 샅샅이 조사된 일은 없다. 즉 그동안의 연구조사는 일종의 예비 조사연구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병이 들었다’ 는 것은 알았는데 ‘내 몸의 어느 기관에 어떻게 어느 정도 병이 들었는지 아직 모른다’는 것과 같다. 최근 또다시 팔당호의 퇴적물 제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옳은 말이다. 하나 팔당호 전반에 걸쳐 유해퇴적물의 분포와 그 두께와 그 양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호수의 퇴적물 제거는 대수술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 몸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수술을 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정밀진단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더욱이 여기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일은 호수의 유해퇴적물은 자연계의 장구한 지질시대를 통하여 형성된 원래의 퇴적물과 구분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퇴적물, 즉 모래층이나 자갈층과 같은 것들은 생태계의 건강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보물이다. 혹시, 어떤 기관에서 유해퇴적물 제거를 빙자하여 생태계의 보물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할 흑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므로 팔당호의 유해퇴적물 제거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팔당호의 바닥을 지구물리학적 지질광상학적 기법을 응용하여 샅샅이 조사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연계에서 형성된 원래의 퇴적물과 산업체로부터 발생되어 유입된 유해퇴적물을 구분하고, 유해퇴적물의 입체적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정밀 진단·조사가 선행되어야만, 비로소 유해퇴적물 제거에 대한 해법을 얻을 수 있다. 즉 자갈과 모래는 깨끗이 닦아서 제 자리에 두고, 유해물질은 제거하는 이원화된 접근방식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김동렬.(주)바투환경 회장

기고/역사 (歷史)의 교훈

연천군 미산면 마전리 삼거리에서 숭의전으로 넘어가는 고개 즉 염창골 고개를 넘어서면 왼편에 초라한 무덤이 하나 있다. 사실 그 앞에 아무렇게나 세워 놓은 비석만 아니면 누가 무덤이라고 생각하겠는가. 그 무덤은 초대 숭의전부사(崇義殿副使)를 지낸 왕순례(王循禮)의 무덤이다. 필자는 숭의전을 오갈때마다 마주치게 되는 왕순례의 무덤에서 인간사 무상함을 느낀다. 태조 왕건의 후손들이 건재한데도 불구하고 저기 누워 계시는 저 분은 죽어서도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일까? 살아서는 많은 부귀영화를 누렸던 분인데… 조선왕조실록에서 왕순례에 관한 기록을 읽다 보면은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보는 것 같다. 고려가 망하고 나서 충청도 공주에 숨어살던 왕우지(王牛知)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을 핍박하던 조선의 왕(문종 2년· 1452) 앞에 불려나가 이름을 왕순례라 고치고 종3품 벼슬의 숭의전부사에 임명된다. 나라에서 숭의전이 있는 마전군에다 집을 지어주고, 양가의 딸과 혼인을 시키고 노비 15명에 제사를 도와줄 수복(守僕) 6명과 기름진 땅 10결(약 30,000평)을 받는 등 그야말로 금시발복(今時發福)의 편안한 삶을 살게된다. 그렇게 7년을 잘 보내고 있는데 나라에서 갑자기 숭의전부사의 벼슬을 거두어 간다(세조 7년·1459). 벼슬을 앗아간 이유가 “본처를 박대하고 첩을 매우 사랑하고 있으며 또 거주하는 백성을 침학하고 방자하게 행동하면서 거리낌이 없으니 공경하고 근신하는 뜻이 조금도 없습니다. 청컨대 사헌부로 하여금 그 첩을 이혼시키고 왕순례의 직첩을 회수하여 징벌하도록 하소서.(세조 7년·1459)” 세조는 왕순례로 부터 벼슬을 거두었다가 4년 뒤에 벼슬을 돌려준다. 그리고 나라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불러올려 다독 거리면서 벼슬을 종3품에서 종2품으로 올려주기도 한다. 세조에 이은 성종 때에도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한양으로 불러 올려 빈객의 예우를 다해주는 등 영화를 누리게 되지만 왕순례는 성종 16년(1485)6월에 죽는다. 그가 묻힌 묘는 몇 백년이 흐르는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최근에 와서 고갯길을 확장하면서 묘비가 발견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다. 필자는 왕순례의 경우를 보며 우리네 선조들이 그토록 역사를 두려워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를 통하여 후대의 평가를 받고 동시에 현재의 삶속에 후대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역사를 두려워 했던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지만 어느날 갑자기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 왕순례가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생각하며 선대를 공경하고 신중히 행동하였다면 권력을 남용하고 백성을 괴롭히며 안하무인격으로 방자하게 행동한 사실이 역사서(조선왕조실록)에 고스란히 기록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의 무덤이 오늘날과 같이 초야에 묻혀 돌보는 이 없는 신세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교훈은 비단 왕순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몇 백년 아니 수천년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교훈이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러한 역사의 교훈을 염두에 두고 각자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병수.연천문화원 사무국장

기고/양성평등 '함께하면 쉬워져요'

‘저 말씀 좀 묻겠습니다. 왜 기업에 여성임원이 없습니까? 수원 모 기업은 대기업인데 글쎄 여성임원이 없다지 않습니까? 뭐 특별한 대책 좀 마련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느 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받은 전화내용이다. 수원 중부경찰서 정보과에 근무하는 누구라고 자신의 신원을 밝힌 이 경찰관(남성)같은 남성이 있다는 사실이 나의 아침을 벅차게 만들었다. 흔히들 ‘여성부가 왜 필요하냐, 그러면 남성부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성의 지위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면 골치아프다, 이제 평등을 넘어서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는 거나 아느냐 등등’…라고 말하고 있는 사람들을 아주 자주 만나게 된다. 얼핏보면 참으로 타당성 있는 논리인 듯 싶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여성부가 왜 있어야 하는지, 여성들이 남성들과 평등하다고 왜 느끼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될 듯 싶다. 도내 여성인구는 전체인구의 49.4%로 절반인 셈이다. 그런데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남성이 76.2%인데 비해 여성은 47.0%이며 특히 고급인력인 대졸자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남성 77.3%인 반면 여성참가율은 그 절반인 38.7%로 많은 우수한 고급여성인력들이 사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지구촌 한쪽 노르웨이에서는 민간기업의 여성 이사비율을 40%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하였다고 한다. 삶의 모습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과거에 비하여 많이 달라졌다. 특히 그동안 교육의 혜택에서 후순위였던 여성들이 이제 남성들과 같은 비율로 사회적 훈련을 받았으나 그에대한 활용은 아직도 미진하다는 게 통계상 해석이 가능하다. 얼마전 도 출연기관 신입사원 채용시험의 시험감독을 하였을 때의 일이다. 직종이 기술직(건축직)이었는데 전체 25명 응시생 가운데 여성응시생이 9명 그러니까 백분율로 환산하면 36%인 셈이다. 물론 시험결과야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여성이 과거 남성의 영역이라고 하는 기술분야에 이처럼 많은(?) 수가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미 사회는 많이 변화하고 있다. 아니 여성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능력에 있어 여성이 남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남성과 여성이 근력이라든가 물리적 힘이 같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물리적인 힘은 남성들이 당연히 강하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과거사회에서처럼 힘을 사용하던 산업구조가 아닌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을 것이며 그래서 21세기의 트랜드를 지식정보화사회라고 한다. 이는 물리적 힘이 아닌 독창적인 아이디어, 감수성 등 여성이 갖고 있는 특성들이 잘 적용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21세기의 지식정보화시대가 요구하는 특성을 갖고있는 여성들이 아직도 주변노동력으로 사회발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음은 개인적인 손실은 물론 사회적인 크나큰 손실임을 다 함께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자리를 나눠갖자는 것이 아닌 함께 하자는 것이 뜻있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진정한 평등 사회인 것이다. 얼마 전 청소년들의 양성평등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실시한 초·중·고생 대상 표어 포스터 공모전의 응모작품 중 어느 초등학생의 비뚤 비뚤하게 그린 듯이 써놓은 ‘함께하면 쉬워져요’라는 포스터 문구가 새롭다. 진정한 평등이 이뤄져서 여성부의 존재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남녀평등의 촉진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7월 1일부터 7월 7일 한주간을 여성주간으로 명명하여 국가에서 법으로 정한 것도 잊고 지나갈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최봉순.道 여성정책과 사무관

기고/'지정시' 도입은 시대적 흐름일 뿐이다

우리나라에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어언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아직도 우리의 지방자치는 여러 면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지역특수성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인 규제와 행정체제로 인해 지방자치의 본질인 자율성을 저해하고 원활한 행정수행을 가로막음으로써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참여정부에서는 지방자치 발전이 곧 국가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이라는 인식 하에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지방분권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행정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행정수행에 애로를 겪고 있는 행정구가 있는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에 대해 일부분야에 특례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본의 지정시(가칭)제도 도입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32개(시74, 군89, 구69)의 기초자치단체가 있으며 이 중 행정구가 있는 50만 이상의 대도시는 9개시(수원·성남·부천·안양·안산·고양·청주·전주·포항)가 있다. 인구 10만 미만인 자치단체는 92개(시7, 군80, 구5)나 되며 3만이 채 안 되는 곳도 9개 군이나 된다. 대도시와 소도시, 도시와 농촌은 행정수요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직, 인사, 재정, 지역개발(도시계획) 등에 있어 기초자치단체에 법령을 획일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대도시들은 크게 증가하는 다양한 행정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대도시가 406명(전국평균 216명)으로 전국평균의 2배 정도가 많다. 수원시 인구는 103만으로 울산광역시 106만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으나 기구·정원에 있어 울산광역시(9국 37과 4,016명)가 수원시(5국 23과 2,181명)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수원시 인구는 금년 말이 되면 울산광역시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구 100만 전후의 대도시와 몇 만명 밖에 안되는 시·군이 똑같이 획일적으로 법령의 적용을 받는 우리의 불합리한 현행제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지역개발분야만 하더라도 도시계획시설을 비롯해 교통시설, 도시공간시설 등 무려 20개 사항이 광역자치단체의 승인사항으로 되어 있어 다변화하는 도시환경에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행정구가 있는 대도시는 시 자체 내에만도 시-구-동의 3개 행정계층이 있다. 도-중앙까지 합치면 5개 계층이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4개 행정계층을 3개 계층으로 축소하는 문제가 공론화 되어온 터에 5개 계층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 9개 대도시는 독자적인 문화·경제생활 여건을 갖춘 자족도시로서 권역별 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오고 있다. 수원시 등 일부 대도시는 광역단체에 버금가는 행정수요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몇년 안에 수원시를 제외하고도 인구 100만에 이르는 대도시는 성남·고양·부천시 등 여러 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도시로부터 계속 광역시 승격요구가 이어질 것이다. 광역시 설치는 대도시들이 광역자치단체의 관할에서 빠져나감으로써 기존 광역자치단체의 존립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대도시들을 현행제도의 틀에 계속 묶어 놓으려고 고집하는 것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화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들 도시에 대한 문제해결을 회피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에 지정시제도는 광역시 설치로 인한 폐단을 줄이는 동시에 대도시들의 광역시 요구를 잠재울 수 있는 것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본 제도는 광역자치단체의 관할 하에 있으면서 조정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의 반대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대도시들은 계속적인 도시팽창으로 행정수요는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의 획일화되어 있는 자치제도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지정시제도의 도입은 현행 자치제도의 발전적인 보완을 통해 대도시는 물론 우리의 지방자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시대적 요청임을 올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신중대 안양시장

기고/노년 인생의 수정

현대인의 화두는 변화이다. 모든 것이 변화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특별히 인생의 절정기를 지난 노년들은 변화에 참으로 약하다. 그 이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생각이다. 모든 행동에서 생각이 먼저이다. 생각에 따라 행동을 몇번 하면서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에 생각은 물러가고 자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 때를 흔히 말하기를 익숙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익숙하다고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어떤 행동은 참 익숙하고 능숙한 것 같으나 거기에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더 발전된 행동이 나오지 않고 거기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다. 이 행동이 지속되면서 습관이 된다. 습관이 지속될 때에 이것이 문화가 된다. 문화화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전통으로 굳어지게 된다. 전통이 되면 그것이 하나 가치관이 되어서 인생의 지침이 된다. 이렇게 가치관으로 굳어진 것은 버리기가 어렵다. 그 가치관이 굳어진 것을 고정관념에 빠졌다고 하는 것이다. 이 고정관념 속에 묵은 경험이 있다. 이것은 새 경험과 반대되는 낡은 특징이 있다. 이 낡은 경험은 반복되는 경험으로서 사람을 아무 생각없이 익숙하게 반복된 습관으로 살게 만든다. 그래서 새로운 인생, 환경에 적응하려면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하는데 그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편하고 삶의 위험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노년의 사람들은 그냥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것을 버리기 위해서는 한번쯤은 주도 면밀하게 내 모든 행동과 생각을 품고 바라보아야 한다. 경험이란 사람에게 지식을 주고 지혜를 주지만 반복되면서 고집이 되어 새로운 변화를 거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변화를 거절하는 사람을 고집 불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고집 불통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늘 편한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물론 모든 변화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주의 법칙도 아니고 만고의 법칙도 아닌 내 삶을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고정관념, 고정된 행동은 바꾸어 볼 이유가 된다.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요구하는 이 시점에서 내가 변화되지 못하고 생각 없는 관습에 머물면 속상해서 노년의 인생만 한탄한다. 해묵은 것을 털어버리는 용기가 지금 필요하다. 그대로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 참고 기다리면 무슨 일이 있겠지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경험이 많을수록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인생의 궤도수정이 아직 늦지 않았다. 링컨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꽃이 있어야 될 자리에 엉겅퀴가 있으면 비판하고 원망하지 말고 그 엉겅퀴를 뽑고 꽃을 심으면 된다.” 오늘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나갔기에 나는 쓸모가 없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 내가 할일이 있다. 그리고 이 시점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자기를 수용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것을 생각하지 말고, 항상 생산적 경향을 가지고 오늘 최선을 다하는 인생을 살아가자. /최의동.前 경기도 교육위원

기고/'경기콩'을 우리나라 최고 브랜드로

유전자변형콩(GMO)이 아직까지 인체 안전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있지만 지난 6월 24일자 경기일보에 보도된 항암효능이 탁월하다는 내용의 경기콩에 대한 기사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뉴스이면서 경기콩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97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경기콩의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파주지역의 장단콩을 비롯한 연천·양주·포천지역 등 경기도 전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8천5백여ha에 콩이 재배되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이 2001년부터 2년간에 걸쳐 전국 여러지역에서 생산된 콩에 대해 성분을 비교, 연구조사한 결과 경기지역에서 생산된 콩이 우리나라 남부지방 등 타지역에서 생산된 콩보다 ‘아이소플라본’ 함유량이 무려 35% 정도 많게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소플라본’은 골다공증과 심장병은 물론 특히 ‘암’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식물성 호르몬으로 주로 콩과류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 생산된 콩은 항암성분인 ‘아이소플라본’ 함량이 2천48㎎/㎏로 조사되었고,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생산된 콩은 1천519㎎/㎏으로서 무려 35%정도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콩은 일찍부터 오곡의 하나로 꼽혀왔으며 전분식품인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에게 쌀에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질을 보완 공급하는데 콩이 제일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실례로 쌀에는 단백질이 8%정도, 특히 라이신(lycine)이라고 하는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낮아 콩으로 라이신의 부족분을 메워주어 영양면에서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콩에는 단백질함량이 40%이상이나 되고 지방질(기름) 또한 20%정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콩은 곡식이라기 보다는 고기에 더 가까워 우리는 흔히 콩을 ‘밭에서 나는 고기’로 비유하기도 한다. 더욱이 콩기름은 우리나라 전체 식용기름 수요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콩기름 중 86%가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하는 질 좋은 성분으로 이루어져있고 콩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킨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이와같이 콩은 식량으로서 뿐만 아니라 건강식품으로도 그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콩의 우수성을 체험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었으며 특히 밥을 지을 때 콩을 함께 넣어 건강을 유지하는 놀라운 지혜를 지녔었다. 우리 도는 지난 97년부터 파주 장단지역에 통일촌 콩생력재배 단지를 조성, 기계화재배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고 콩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파주의 장단콩 축제와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과 연계, 이천 서경들 전통장을 비롯한 김포의 금나루, 포천의 해실전통장 등 14곳에서 우수전통장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경기콩을 지역특산물로 발전시켜 소비자를 위해 더욱 좋은 건강식품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는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야 할 때다. /이경석.도농업기술원 작물기술과 과장

기고/숨겨진 보물, 건설폐기물!

과거에는 도로를 빠른 시일 내에 훌륭히 건설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그 건설과정에서 삶의 터전이 파괴된 야생동물 한 마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이다. 우리 인간의 생존만 고려하던 시대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건설폐기물 재활용 문제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그동안 취해왔던 폐기물관리정책은 일부 사용할 수 있는 폐기물을 제외하고는 매립하는 것이 고민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연골재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환경이 파괴됨과 동시에 건설폐기물의 불법폐기로 환경파괴는 나날이 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최근에 환경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1년 1월부터 일반건설공사와 건설폐기물처리용역을 분리 발주함으로써 건설폐기물 처리를 위한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공사 발주자의 책임강화를 제도화함으로써 불법 매립되거나 무단 방치된 폐기물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폐기물을 적정처리 하는 문제는 분리발주제도의 도입·시행으로 어느정도 정착단계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지만, 적정처리한 후 발생된 재생골재의 재활용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천연골재 특히 하천골재와 바다골재까지 고갈위기를 맞이하면서 환경보호와 골재의 원활한 수급은 따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에 따른 고부가가치의 재생골재생산과 이의 활용을 위한 수요처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해결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건설폐기물의 사용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미비점들을 보완하여 재생골재 사용을 대중화해야 한다. 최근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건설폐기물의 발생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설폐기물은 국내 전체폐기물발생량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며, 수도권매립지는 53%가 콘크리트 폐기물로 포화상태가 됨에 따라 이의 적정처리 및 재활용방법에 대한 연구와 대책수립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의 대부분이 성토재·복토재 등 단순 매립용도로만 한정 사용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건설자재로의 사용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는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 재활용을 빙자하여 현장에서 단순파쇄하여 매립하고 있다. 자원으로서의 가치보다 단순경제성의 논리에 따른 폐기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일부 정부부처에서도 건설현장에서 발생된 건설폐기물을 300~600㎜ 덩이로 단순파쇄하여 매립하여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며 정책적으로 도입·시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어 이러한 행태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건설폐기물은 다양한 성상으로 다량발생하고 혼합 배출되는 특징 때문에 자칫 현장에서의 단순처리는 오히려 법규위반과 자원의 사장화, 환경오염 등 여러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량 전문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여 양질의 재생골재로 생산해야 그 활용가치 또한 극대화 시킬수 있다. 현재 국내 건설폐기물 전문처리업체는 대략 250여개 사 정도가 영업 중이다. 이중 80%이상의 업체가 40mm이하의 재생골재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적정처리를 하여 고부가가치 재생골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재활용 용도를 확대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본격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건설폐기물이 적정 처리되고 재활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첫째, 전문처리업체는 고부가가치 재생골재 생산을 위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둘째, 정부차원에서도 부처 이해득실을 초월하여 발생된 건설폐기물의 적정처리와 생산된 양질의 재생골재 확대보급을 위한 제도개선, 수요처 확보, 재활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하여야 한다. 셋째, 건설현장에서도 재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철거단계부터 성상별로 분리배출을 더욱 강화하고, 현장에서 단순용도로의 재활용은 지양해야 한다. 넷째, 건설폐기물 처리용역 분리발주제도를 일정규모이상 민간공사에도 점진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 숨겨진 보물을 개발하고 보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民·官·學·産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김지환.전국건설폐기물처리 공제조합 이사장

기고/새로운 시대의 자녀교육

20세기말 뉴 밀레니엄을 준비하는 수많은 학자들은 지식기반사회를 위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식기반사회란 다른 가치보다도 지식의 가치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사회를 의미한다. 교육학 영역에서도 끊임없이 이러한 노력이 있었으며, 특히 미국 하버드대 가드너 교수의 견해는 새로운 시대의 자녀교육을 위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독자들은 네가지 유형의 아이들중 어떤 아이가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가. 첫째, 유창한 어휘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는 아이. 둘째, 어려운 수학문제에 도전해 과제집착력을 발휘하여 문제해결을 하는 아이 . 셋째, 절대 음감력이 뛰어나 바이올린 연주실력이 탁월한 아이, 넷째 안정환 선수처럼 축구실력이 뛰어난 아이…. 아마도 20세기적인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아이를 선택하려고 한다면 첫째 혹은 둘째 사례의 아이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화했음을 직감하고 있다면 잠시 고민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 새로운 시대의 잣대로는 이 네 가지 유형의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거나 서열화할 수 없으며 모두가 다 각각의 영역에서 우수한 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언어, 논리-수학적 능력이든 음악적, 신체적 능력이든 모든 인간의 능력은 평등한 잣대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학자가 바로 가드너다. 그의 견해가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각이 과거의 언어, 논리-수학적 능력 일변도의 고정된 시각에서 탈피해 개개인의 개성 및 특유의 능력 등 평등한 평가관으로 바꾸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릇된 교육관을 갖게하는 역기능적인 문제를 파생시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즉 그의 견해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다수의 부모들이 갖게된 새로운 자녀교육관중 하나는 ‘수학이든 음악이나 미술 혹은 체육이든 간에 어차피 모든 것이 지능이라면 일찌감치 하나만 정해서 하나만 교육시키자!’ 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의 뒷면에는 다른 것은 일찌감치 포기해도 괜찮다는 자기 위안적인 생각이 들어있어 후일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일찍 진로를 선택한 사람들이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하나를 선택하면서 발달적으로 너무 이른 시기에 다른 영역을 무시하거나 완전히 포기해 버리는 경우에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 너무 이른 시기인지에 대해서는 전공 영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하나의 진로를 결정하고 다른 영역을 포기해 버리는 아이는 그 하나만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해도 단순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과정까지는 별 무리없이 견딜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려고 할 때는 분명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단순 지식이나 기술만으로는 창의적인 지식의 생산자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조기에 특정 영역의 지식만을 편식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영역의 지식에 대한 고른 섭취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에서 자녀교육의 출발점은 내 아이의 강점과 약점 영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는 자녀에 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간혹 어떤 부모들은 이것이 전문가들이나 할 역할이라고 판단해 성급히 특정 기관에 의뢰하여 내 아이의 여러 특성들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먼저 서두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것이 아니라 먼저 내 아이의 학교 및 일상 생활에서의 특성을 면밀히 관찰하거나 아이와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여 다양하고 폭넓은 자료를 수집한 다음 담임 교사나 교육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녀교육을 위한 방향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부터 조금씩 천천히 내 자녀를 알아가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執着) /박숙희.협성대 교양학부 교수

기고/문화재보호와 개혁적 문화재 정책

우리나라는 ‘효’문화 나라다. 지역의 곳곳에 효의 전설과 유물 그리고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도는 효의 고장임을 자랑하고 있다. 그 뿌리가 화성시의 ‘융건릉’이다. 22대 정조가 불쌍하게 돌아가신 아버님의 무덤을 찾아 묘지를 훌륭하게 만들고 자신의 묘도 곁에 만들었다. 융릉이고 건릉이다. 정조대왕이 백리 밖의 묘지를 찾아 올 때마다 고갯길에서 “불쌍하게 돌아가신 우리아버지 한시 바삐 뵙고 싶다”면서 “지루하다, 지루하다” 했다고 해서 ‘지지대 고개’가 있는가 하면 ‘행궁’을 지어놓고 며칠씩 묵었는데 그 화성 행궁이 복원되었다. 그 둘레에 성곽을 쌓고 병사들을 훈련시키기도 했다. 수원시에 있어서는 화성과 연무정이다. 화성은 유네스코 문화재에 등록되어 세계적인 유산이 되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의 융건릉과 수원의 행궁, 연무정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문화재 관광명소로 개발하며 우리나라의 효문화를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당시의 관료와 백성들에게 교훈이 되었다고 해서 경기도는 효문화를 정체성으로 확립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효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효행박물관을 세우기로 하였다. 화성시에 융건릉 이웃에 부지선정을 의뢰했다. 융건릉을 위해 정조대왕은 ‘용주사’를 지었고 보통리 저수지도 만들었기에 이 곳 일대를 효의 테마파크로 설계하고 효행타운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큰 테두리 한가운데 효행박물관 건축후보지를 몇 군데 선정했으나 허사가 되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500m이내에는 건축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법규때문이라는 것이다. 화성시의 주장도 그렇지만 관광객이나 효의 문화재를 통한 교육을 위해 찾아온 학생들이 큰 묘지 두개만 보고 가는 것보다 곁에 효행박물관에 들러 전시된 각종 효의 유물들을 보고 듣고 교육도 받고 효행실천의 실습도 하는 연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건축물이 아니다. 문화재 보호와 효문화계승을 위한 필수적인 부속건물이다. 관람객이 묘지를 보고 다시 문밖으로 나와 버스를 다시 타고 효행박물관을 관람하여야 하는 것은 잘 못된 것이다.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더욱이 개인이 아니고 경기도와 화성시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전 지구촌에 알리고 효문화를 꽃피우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하는 일에 문화재를 관리하는 분들의 동참이 요망된다. 효행박물관의 설립에 무게를 두는 것은 권위주의시대의 효문화를 계승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 시대의 새로운 효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치자는 것이다. 정조의 효심을 군주가 어버이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니 백성도 그 뜻을 이으며 군주에게 충성하자는 권위주의시대의 충효사상으로 받들자는 것이 아니다. 정조는 실학자들을 아끼고 키우며 실학을 통한 개혁을 내세웠다. 실학은 근대화의 뿌리다. 근대화의 바탕은 문예부흥이다. 르네상스는 중세의 암흑시대를 극복해서 고대의 이상을 찾아 근대의 과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자는 것이다. 우리의 효문화도 권위주의시대의 충효문화를 극복해서 정조의 실학정신을 바탕으로 고대의 예효(禮孝)문화를 이끌어 내 새 시대의 새로운 효문화에 새로운 인식을 효행박물관의 교육을 통해 이루어내야 한다. 예(禮)는 자유의 정신적 바탕이다. 아름다운 수직적 효정신이 자유시대의 개인주의로 흐트러졌으니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자기 일은 자기가 하고 집안일은 서로 도와 즐겁고 명랑한 생활을 하자”는 가훈과 함께 가정과 지역과 국가를 새로운 효문화로 번영케 하는 비전을 내세워야 한다. 문화재보호를 위한 경직된 법률적관행을 타파하고 개발하며 창조하는 일이야말로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고 자유를 바탕으로 개혁을 외치는 참여정부의 실천과제라 하겠다. /이달순.수원대 대우교수

기고/NEIS와 CS, 무엇이 문제인가

‘NEIS와 교육 갈등 해법 없나’란 주제로 100분 토론에서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문제를 반대자와 찬성자 두 당사자의 끝장 토론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지난 5일 모방송에서 손석희 앵커가 5시간 동안 애처롭게 노력했으나 해답도, 해법도, 성과도 없었다. 앞으로는 이런 토론이나 협의회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 토론에서 나온 문제로는 첫째,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둘째, 정보 유출 소지가 있다 셋째, 2001년 청와대 지시를 국회교육위원회에서도 반대했고 각 교육단체·정당에서도 반대와 우려를 표했으나 교육부에서 아무런 검토와 준비없이 강력하게 추진한데서 NEIS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었다. NEIS는 국민의 정부가 IT강국, 전자정부를 표방하면서 효율성의 논리를 교육분야에 잘못(그릇) 확대 한데서 생겨난 미숙한 정책이다. 그러면 미숙한 정책의 오류를 청산할 참여정부가 왜 거머쥐고 가는 것인가. NEIS는 근본적으로 이권단체간에 협의(합의)되어야 할 교육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원칙에 관한 문제요, 교육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에 관한 문제다. 그것은 국가정책의 효율·비효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다. 어떻게 학교내의 정보가 학교 담장 밖으로 흘러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수시로 변하는 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한 정보가 국가정보로서 고착될 수 있는가. 어떻게 국민 개개인의 신상 정보 일체를 국가가 그 개개인 당사자의 동의없이 다 긁어모을 수가 있단 말인가. (법의 뒷받침 없이) 따지고 보면 이것은 위헌이요, 위법이요, 위정이요, 위약이요, 위속이요, 인권침해인 것이다. NEIS는 위헌인데 CS는 위헌이 아닌 이유가 있나. NEIS는 인권침해이고 CS는 인권침해가 아닌 이유가 있나. 대학입시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것도 위헌이고, 취업시 대기업에서 학교성적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위헌이다. 해커들에게 CS보다 NEIS가 더 안전하다고요. 해커들은 펜타곤 전산망도 다 뚫었다. 정보를 집중시킬수록 해커의 농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NEIS의 본질과 무관한 이권단체간의 쌈박질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NEIS는 교총의 문제도 아니고 전교조의 문제도 아니며 교장단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인권과 상식의 문제이며 결단과 실천의 문제다. 왈가왈부할 하등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다. 책임져야 할 교육부는 도교육청에다, 도교육청은 지역교육청에다, 지역교육청은 각급 학교에다 NEIS로 하든, CS로 하든, 수기로 하든 학교장의 재량에 맡긴다고 책임 회피성 지시 행정을 하는 것은 상급 관청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인가.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교육부는 CS를 실시할때나 NEIS를 실시할때 일선 교장들의 동의를 받고 실시했단 말인가. 이 나라의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교육부는 무소신 행정과 땜질 교육정책을 이제 그만두라. NEIS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의 소유자는 참여정부이며 대통령이다. NEIS 시행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이 국론 분열에 이를 정도로 찬반 양극으로 치닫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다. 요즘 상황을 보면 도대체 이 나라의 국정이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집단의 힘과 목소리의 크기에 의해 떠밀려 움직이는 것인지, 이때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구심과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고, 위헌인 CS나 NEIS를 실시하려면 참여정부와 대통령은 지금 이 시점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통한 선진지식정보사회로 나갈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갖추느냐 하는 것이 21세기 우리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관건이고, 보다 인간적인 정보사회가 우리 모두의 목표라면 교육부에 맡기지 말고 직접 국민을 상대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동의를 받고서 실시해 주기를 바란다. /강창희.경기도교육위원

기고/'도민의 얼' 담김 소나무림

한 나라의 문화가 나무나 식물로 대표성을 띤다면 우리 한국의 문화는 아무래도 ‘소나무 문화’에 가까울 것이다. 비록 매화·난초·국화·대나무가 사군자로 사랑 받는다고 해도 한국 문화를 ‘매화문화’ ‘대나무문화’라고 이르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하겠다. 러시아의 자작나무, 북구의 전나무, 남구의 올리브, 영국의 장미, 열대 지방의 야자수가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듯이 우리의 상징은 소나무가 제격인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소나무와 함께 일생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솔가지로 군불 지핀 방에서 태어나 소나무 장작불에 밥지어 먹고, 배고픈 날은 송지를 벗겨 허기를 때우기도 했다. 명절이면 송편을 빚고, 소나무 잎과 꽃과 순으로 송엽주, 송화주, 송순주를 담가 일미를 즐겼으며,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을 만병통치약으로 알았고, 송이버섯을 채취했다. 그러다가 생을 마치면 송판으로 만든 관에 담겨 땅에 묻혔던 것이다. 우리나라 지명에는 송(松)자가 유난히 많은데 조사결과에 의하면 전국에 680곳의 지명이 송자를 포함한다 하니 소나무는 우리와 불가분의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도에도 송중, 송포, 송산, 송정 등 소나무를 상징하는 마을이 곳곳에 있고, 애국가 2절 에도 ‘남산 위에 저 소나무~’란 구절이 엄연하다. 산림청이 재작년 3월에 실시한 ‘산림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에 의하면 대상자 1천814명 가운데 58.7%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고 있다. 2위인 은행나무 6.8%와 비교하면 압도적이라 할 만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삼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우리와 밀착돼 있는 소나무가 환경오염, 병충해 등으로 점점 메말라 가고 있으며,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각종 개발의 영향으로 솔밭도 많이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우리도의 경우 수도권의 지역적 특성으로 그 정도가 더욱 심한 편이라 하겠다. 우리도에는 팔달산, 남한산성, 홍유릉, 칠장사, 용주사 등 유적지와 청계산, 용문산, 평택항 주변 등에 총 486㏊의 우량 소나무림이 분포되어 있다. 일부는 잘 보존되어 있는 곳도 있으나 대부분 특별관리가 필요한 실정으로 연차별 계획에 의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28억 1천9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 첫해인 작년에 남한산성 등 10개소 58㏊에 토양개량제 투입, 비료주기, 수간 주사, 병해충방제 등 식생여건 도모와 생육환경을 개선하였으며, 금년에도 용주사 주변지역 등 16개소에 6억200만원을 투입하여 65㏊의 우량 소나무림 보존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는 한대림인 침엽수종을 우점해서 아열대림인 활엽수종을 번성시켜, 백년쯤 뒤에는 소나무가 지금의 10분의 1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울한 보고도 있다. 전 지구적인 온난화문제를 한 지방자치단체가 나선들 모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향토수목인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나무가 사라진 우리 문화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덕영.경기도 농정국장

기고/여름철과 식보(食補)

한 여름철은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기가 쉬운 계절이다. 땀을 쏟곤하여 에너지 보충이 더 긴요한데도 잘 먹지 못하면 생병이 날 수가 있다. 닭백숙 같은 건 원래 이래서 생긴 여름철 별미다. 수박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토록 조물주가 인간에게 계절따라 선물한 여름 식품이다. 입맛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수입 식품의 범람은 뭘 만들어도 예전 맛 같지 않다. 우리 몸엔 우리 농축산물이 좋다는 ‘신토불이’를 마다 할 입맛은 있을 것 같지 않다. 우리 것을 먹고싶어도 웬만한 건 중국산 등 수입품 투성이다. 국산이라도 그렇다. 예를 들어 상추도 앙증스럽고 파란, 그런 토종 상추가 아니고 널따랗게 퍼진 외래 품종 씨앗의 상추는 국내서 생산했어도 완전 국산으로 보기 어렵다. 닭도 놔먹여 벌레 등을 잡아먹지 않고, 돼지는 구정물을 먹이지 않고, 소는 여물과 풀을 먹이지 않고 모두 배합 사료만을 먹여 키우니 토종이라도 옛 토종맛이 날리가 없는 것이다. 농축산물만이 아니다. 생태계 환경은 절묘하여 같은 바닷물 속에서 나는 생선 등 해산물도 국산과 수입품이 다르다. 가령 국산 고등어는 옆구리의 비단 무늬가 선명하고 구울 땐 비린내가 나도 먹을 땐 비린내가 없고 쫄깃 쫄깃하다. 이에 비해 수입 고등어는 옆구리 얼룩 무늬가 희미하고 구울 땐 비린내가 안나도 먹을 땐 비린내가 나고 푸석푸석하다. 그러나 뭐든 먹지 않고는 장사가 없다. 아무리 입 맛이 없어도 먹어야 힘을 쓴다. 여름철 더위에 지쳐 보약을 먹기 보다는 국산이든 수입품이든 우선 뭐든 잘 먹는 것이 더 좋은 보약이다. 약학박사인 홍문화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래서 영약보다 식보를 으뜸으로 꼽은 것은 새겨 들을만 하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잘 먹는 것 이상으로 더 좋은 약은 없는 것이다. 이리하여 모든 음식의 색깔은 그러니까 빨간 토마토는 빨간 간에 좋고, 검정 콩은 검은 쓸개에 좋고, 돼지고기 흰 비계는 흰 색깔의 장에 좋다는 등 음식마다 음식 색깔 따라서 맞는 오장육부에 도움이 간다는 속설이 있게 된 것 같다. 내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다 잘 먹게된 것은 순전히 친정 어머니 덕분이다. 설사 맛이 덜한 음식일 지라도 맛있게 먹는 것 역시 어머니때문에 생긴 식성이다. ‘여자는 고루 고루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어릴 적에 귀에 못이 배기도록 들은 어머니 말씀이다. 여자가 먹기 싫은 음식이라고 안먹고 편식을 하면 나중에 시집가서 남편과 자식 등 가족들 특히 남자들이 제대로 못먹는다고 늘 타일르곤 하셨다. 이렇다 보니 처음엔 먹기싫은 것도 자꾸 오랫동안 씹으면 그런대로 맛을 알게 되는 습성이 생겨 지금은 쓰디 쓴 우황청심환을 먹는데도 맛있게 먹는다는 우스갯 소릴 주위 사람들로부터 곧잘 듣곤 한다. 입 맛이 없다고 안먹으면 더욱 입 맛이 없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면서도 잘 고치지 못하는 것은 생활의 습관 탓이다. 병원 신세를 지는 환자의 병은 물론 의사가 고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환자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것처럼, 더위를 이기기 위해선 뭐든 잘 먹는 것도 본인 스스로가 마음 먹기에 달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 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로 가는 피서법도 좋지만 입 맛을 잃지 않도록 잘 먹는 식보야 말로 더위와 맞싸워 이기는 최고의 납량법이다.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는 식보를 위해 더욱 세심한 주부들의 손길이 아쉬운 계절이다. 우리 모두가 입맛을 잃어 건강을 잃는 일이 없도록 잘 먹는 지혜로 이 여름 한철을 건강하게 보내면 좋겠다. /이지현.(사)한길봉사회 경기도지부장

기고/독서지도 전문가 양성해야

정부는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을 수립하여, 모든 학교에 도서관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계획은 2007년까지 학교도서관을 학교의 심장부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하여 투입되는 재원 3천억 원까지 책정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계획은 학생 1인당 평균 장서를 10권 이상으로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마련되어 있어, 학교의 독서 교육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 정책은 무조건 환영하기에 앞서 수정 검토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이 정책의 핵심은 도서관 설치 혹은 학교도서관의 시설·장비 개·보수 등 물리적 환경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문제점이다. 물론 학교도서관 시설 확충은 필연적 과제이다. 하지만 학교 도서관의 신축 및 개·보수는 학교에 새로운 서고를 짓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많다. 즉 학교도서관은 독서지도 전문가가 함께 배치되지 않으면, 동네 책 대여점과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학교도서관을 학교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 구상이라면, 독서 지도 전문가가 반드시 배치되어야 한다. 정부안은 사서 배치에 대해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우리 나라 문헌정보학과나 도서관학과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사서 교사는 도서 및 각종 도서관 시설을 관리하는 전문 교육을 받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사서는 학생들의 독서 능력 신장을 도울 수 있는 독서지도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일부에서는 국어 교사가 독서 지도를 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어 교사 역시 대학에서 독서 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비전문가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독서지도 전문가는 독서 이론 및 실제에 대하여 전문적인 능력이 있고,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독서 부진아와 지진아를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독서지도 전문가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양성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없으니 교원 연수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현직 교사들을 상대로 연수 후 ‘상담 교사’ 자격증을 수여하듯, 교원 연수 규정에 ‘독서지도 교사’ 자격 연수 제도를 신설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핵심시설로 학교도서관을 둔다는 정책은 정부가 학교도서관을 대상으로 수립한 최초의 정책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기대되는 바도 크다. 특히 최근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창의적·자율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도서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그런데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학교 도서관의 핵심인 독서지도 전문가에 대한 대책이 없이 학교도서관 건물 짓기만 한다면 책만 쌓아놓는 서고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늦기 전에, 학교 독서 교육을 전문적으로 전담 관리할 인력의 확보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독서지도전문가가 있는 도서관이 진짜 학교의 심장부가 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임을 생각해 보자. /윤재열.수원장안고교사.수필가

기고/'아이의 행복' 어른이 만든다

아동은 누구나 부모와 주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서 가정과 사회의 관심과 애정으로 길러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학대받으며 살아가는 아동들이 적지 않다. 이들 아동들은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에 의해 방임되고 유기되고 신체적, 정서적, 성적, 언어적으로 폭력을 당함으로써 심각한 상처를 받고 정상적인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 “어린이는 모든 형태의 학대, 방임 및 착취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유엔 어린이 권리선언이 무색해진다. 보건복지부가 작년 한해동안 아동학대 신고전화 ‘1391’을 통해 신고된 아동학대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피해 아동의 약 75%가 만 11세 이하이고 가해자의 80%가 친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으로는 아이를 굶기고 제대로 입히지 않거나 오랜 시간동안 위험한 상태에 방치하는 방임형 학대가 36%로 가장 많았다. 학대 사례로는 매일 주먹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골방에서 재우거나 학교에 보내지 않고 몸이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뜨거운 다리미와 불에 달군 쇠젓가락으로 몸에 화상을 입히거나 남편의 외박에 대한 불만으로 추운 겨울날 아이를 발가벗겨 대문 밖에 세워두는 경우와 같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사례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학대를 받으면서 성장한 아동들은 신체, 정서, 그리고 행동상의 장애를 나타낸다. 특히 행동장애가 심해지면 공격적 행동이나 절도 등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인생을 비관하고 사회생활에서 부적응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성적 학대는 정신적 고통으로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거나 자녀를 갖지 못하는 불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크게는 구조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가정의 구조적 요인으로는 가족간의 의사소통 부재와 가정불화, 이혼, 실직, 경제적 어려움, 한부모 가정, 소외의 문제 등이 있다. 개인적 요인으로는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그릇된 자녀관과 체벌을 당연시하는 훈육관, 자녀양육지식 및 기술 부족,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 부모의 감정조절 능력 미숙, 부모의 알코올 또는 약물중독, 그리고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 등을 들 수 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동학대를 근절시키기 위한 법과 제도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아동학대 행위를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원인이 대부분 부모와 가정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있기 때문에 올바른 가정생활과 바람직한 양육태도에 관한 부모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의 행복은 어른들이 만든다. 마찬가지로 아동의 인권도 어른들에 의해 지켜진다. “내 아이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거나 “남의 아이니까 무관심해도 된다”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부도덕성으로 아이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학대받아서는 안된다. 더욱이 부모 혹은 자녀에 의해 가정이 무너지고 인성이 파괴되면 그 피해는 결국 사회가 떠맡게 된다. 이제 아동학대는 더이상 어느 한 가정, 한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혜금.동남보건대학 보육과 교수

기고/누드 파티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가 반포동 자신의 업소에서 상습적으로 ‘완전 나체 가면파티’를 주선하다가 최근 경찰에 구속되었다. 김씨는 인터넷 화상 채팅사이트를 이용해 ‘누드카페 멤버십 남자 회원’을 모집하는가 하면 구인·구직사이트에 ‘누드카페, 여 시간제 알바 모집’이라는 광고를 내서 여성 아르바이트 구직자들도 손쉽게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특히 여성 아르바이트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나체 심사를 한뒤 주부, 여대생 등 7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런 방법으로 모은 누드파티 남자 회원들과 아르바이트 여성들 중에서 3~5명씩을 자신의 카페에 비밀리에 오게 한 뒤 여자들 모두 완전 나체 상태에서 각각 가면을 쓰게 하고 그 중 제비뽑기로 선발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성행위를 연출시키는 일명 ‘왕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김씨는 이런 식의 누드파티 때마다 남자 회원들에게서 입장료 명목으로 30만원씩을 받아냈다. 이 변태 음란파티는 작년 6월부터 시작해서 올 3월까지 모두 20여 차례나 계속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적발된 것이다. ‘왕게임’을 하는 변태성 ‘누드파티’가 여러 곳에서 성행한다는 정보에 따라 경찰이 현재 유흥가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수사중이라고 한다. 가정을 가진 주부와 여대생들이 나체 심사를 받으면서까지 이처럼 변태 누드파티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저 알몸으로 술이나 마시는 단순한 누드파티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성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섹스파티를 열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섹스란 무엇인가. 한 사람의 남자와 한 사람의 여자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치르는 육체적 비밀행위가 아닌가. 짐승과 인간이 다른 것 중의 하나가 짐승은 공개적으로, 인간은 비공개적으로 성행위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적어도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되는 것이다. 인간이 이처럼 스스로 인간이기를 거부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우리 인간들은 저마다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해서 돈도 버는 것 아니겠는가. 철없는 아이들도 아닌 가정을 가진 주부들, 최고학부를 다니고 있는 여대생들이 공개적 성행위도 불사하는 나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성도덕의 타락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인 도덕의 파산이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인간의 정신과 존엄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을 내팽개치고 권력과 물질 만능주의를 키워온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주도층 인사들, 그리고 우리 모든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지금이야말로 육체의 누드가 아닌 정신의 누드가 필요한 시대이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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