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도덕의 학교다’라고 스위스의 뛰어난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말했다. 가정은 사랑의 학교요, 도덕의 학교요, 윤리의 학교다. 부모의 무릎은 자식의 정다운 교실이요, 부모의 얼굴은 자식의 중요한 책상이요, 부모의 입은 자식의 소중한 교과서요, 부모의 손은 자식의 고마운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독립심을 심어주고, 당당한 자신감을 키워주고, 어려운 일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을 길러주고, 남과 같이 살아가는 협동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버지의 가장 중요한 몫이다. 내 아들이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을 때 비로소 아버지의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관점에서 사랑하는 아들에게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사용하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명심해 주기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간의 귀중함과 그 사용 방법이다.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으나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정치가요, 과학자요, 공공(公共)사업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네가 네 인생을 사랑한다면 네 시간을 사랑하여라. 왜냐하면 시간은 인생의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인생은 시간으로 구성된다.(Life is time). 살아있다는 것은 시간이 있는 것이요, 죽는다는 것은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시간에 대한 투철한 철학과 윤리의식을 갖고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독서를 통한 인생학을 익혔으면 좋겠다. 감격성과 흡수력과 성장력이 왕성한 청년시절에 어떤 책을 읽느냐,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라고 여겨진다. 젊은 날에 읽은 책의 감동과 내용들이 정신적 비료가 되어 너의 40대, 50대, 60대의 삶의 방향과 질을 결정 할 것이다. 셋째, 젊은이다운 밝음과 쾌활함을 유지하기 바란다. 네 나이 또래의 젊은이들은 언제나 힘이 넘쳐흐르고 있다. 선로(線路)를 놓아주지 않으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으며, 자칫하면 넘어져 목뼈가 부러질 염려도 있다. 그렇지만 이 무모한 젊음도 비난만 받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신중함과 삼감이 가해지면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젊은이 특유의 들뜬 마음은 젖혀두고, 젊은이다운 쾌활함과 밝은 마음을 가지고 당당히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넷째, 상대방을 생각하는 감성을 발달시키기 바란다. 너는 이제 사물을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나이 또래의 청년으로서 그런 사람은 아직 적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너는 꼭 사물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기 바란다. 그리고 항상 따뜻한 감성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기 바란다. 다섯째, 지식은 풍부한 것이 좋으나 몸가짐은 겸손해야 한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은 지식에 자신이 있는 나머지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일이 많다. 그렇게 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기 쉽다. 지식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좀 유연한 자세로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끝으로, 후회 없이 살기를 바란다. 사람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없는 것이 또한 인생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때 좀더 열심히 공부할 것을, 그때 좀더 부지런히 일할 것을, 그때 좀더 성실하게 살 것을 하고 후회 막심하게 뉘우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늦게 깨닫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범하고, 허다한 실패를 겪은 후에 비로소 올바른 깨달음을 느끼게 된다. 학(學)과 애(愛)와 동(動)의 인생관을 가지고 어떤 직장, 어느 위치에서 무슨 일을 수행하든 직함이 인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직함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것으로 믿는다. /김종구.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예절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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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3-09-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