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중소기업체 사장님들을 CEO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CEO의 개념은 최근 글로벌라이즈된 시대에 세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약간 딱딱하면서 무언가 책임을 지우는 듯한 그러한 어감이 배어 있으며, 옛날의 사장님보다 더 어려운 직책인 것 같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중소기업 CEO라고 하면 외로운 최고의사결정권자(Top decision maker)로서 기술개발(R&D)에 주력하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시장 차별화를 이행해 나가야하고 생산관리, 공정관리로 철저한 제품 관리를 해 나가야 하고 국경없는 무역환경에서 해외신시장 개척, 소비자 수요패턴의 변화를 읽고 제품 life-사이클의 단축화에 대비한 면밀한 시장조사, 자금의 차질없는 공급, 협력업체관리 등 그야말로 해야할 일이 끝이 없습니다. 1인 3역 4역을 해야합니다. 경기 지역은 전국 10만 중소기업(5인이상 제조업 기준)중 30%인 3만 중소기업이 활발하게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생산, 고용, 부가가치, 수출, 기술면에서 전국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리딩섹터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2년 4개월동안 경기지방청에 근무하면서 북으로는 포천, 연천, 동두천, 양주, 파주로 남으로는 안성, 평택, 오산, 용인, 화성으로, 동으로는 양평, 여주, 이천, 하남으로, 서로는 안산, 시흥, 부천, 광명 그리고 중부지역으로 수원, 안양, 의왕, 군포로 다니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CEO를 많이 만났습니다. 이 CEO들께서는 새로운 TPM이론을 빌려 말씀드리면, 첫 번째 산인 T산에서 열심히 오르고 있는 분이 계시고, 이제 T산을 넘고, 즉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막 생산에 착수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또 마지막 M산을 오르며 시장개척에 여념이 없는 CEO들도 있습니다. 21세기 우리 CEO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필자는 여기에서 세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주변환경과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세계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과 기능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향후 세계시장은 점차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바뀌어 갈 것이며, 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덩치 큰 대기업보다 유연성과 순발력을 가진 중소기업의 비교우위가 높으며, 니치마켓을 파고드는 것은 중소기업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R&D 투자를 체계적으로 해야할 것입니다. 필자가 이곳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근무한 후 줄기차게 주장해 온 1년에 1%포인트씩 R&D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즉 2001년에 1%, 2002년에 2% 그리고 2003년에는 3% 투자가 필요하며 2005년에는 매출액 대비 5%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기업 스스로 해나갈 것입니다. 셋째,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R&D 투자나 시설투자, 자동화투자에 대하여는 아까운 줄 모르고, 과감히 투자하는데 비해 마케팅에 대하여는 투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기업의 승부는 시장에서 나게되고, 이윤추구, 과실의 수확은 마켓에서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기업의 목표는 시장에서의 이윤추구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면밀한 시장분석, 마케팅 전문가의 영입, 과감한 영업전략 수립 등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왔던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야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살길입니다. 존경하는 중소기업 CEO들께서, 이 세가지 활동을 잘 하셔서 부디 성공하는 CEO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허범도.경기중소기업청장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3-05-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