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망국적 식생활문화 개선해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위해 해야할 일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가 식생활 문화의 개선일 것이다. 옛날 임금님의 수라상은 밥과 탕은 물론 신선로 등 5가지 기본 반찬을 제외하고도 12첩 반상으로 12가지 반찬이 올라간다. 이는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평균 1만1천350t으로 8톤 대형 트럭 1천400대 분에 이르며 생활쓰레기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2001년 발표에 따르면 한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4조7천억원에 달하고, 그 음식물 쓰레기의 일부를 처리하는데도 연간 4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업무관계로 일본에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일본의 음식업소는 음식의 양과 가지수에 있어서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인색하다. 그러나 식사를 마친 그들의 식탁은 우리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그들은 우리처럼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내오지도 않을 뿐더러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어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2년말 기준으로 우리의 세배인 3만2천불이다. 그들이 잘 살게된 배경에는 이와 같이 몸에 배어있는 근검과 절약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직도 결식아동이 존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버리는 음식이 절반이 넘는 우리의 식생활 문화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정부의 주요정책으로 오래전부터 추진해오고 있으나 현재까지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첫째, 우선 남기더라도 푸짐하게 음식을 차리는 것이 손님을 잘 접대하는 것으로 여기는 비합리적인 사고에 기인하고 있다. 둘째, 음식업소 및 국민의 참여의식 부족이다. 음식업소는 개인별 식성을 고려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내옴으로써 남겨지는 음식량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일반고객은 다양하고 푸짐하게 차려주는 식당을 선호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셋째, 그동안 정부시책으로 추진한 ‘주문식단제’ 등 여러가지 시책들이 국민의 호응을 불러 모으는데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참여가 중요하다. 따라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국민의식개혁 운동차원으로서 일회성이 아닌 단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추진방안으로는 음식을 남기지 않는 고객에게는 음식값의 일부를 할인해 주는 제도의 도입이다. 업소의 부담을 덜어 주기위해 할인가의 일정액을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방안도 함께 고려할 문제다. 제도의 효과성을 높여 나가기 위하여 정기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우수업소에 대해서는 세제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한다 해도 국민이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결국 국민의 실천의지에 달려 있다. 이제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 시대의 과제이자 의무다. 이토록 문제가 있는 식생활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는 선진국의 길은 요원할 것이다. /김학용.경기도의회 부의장

기고/선생님! 우리선생님!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면 자연히 학교현장을 말하게 되고 학교현장을 말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 공교육 붕괴니 교실붕괴라는 말이다. 더 나아가 각 교직단체간의 갈등을 말하면서 심하게는 다른 교직단체 간에는 식사도 함께 하지않고 모임도 갖지 않는다는 말들을 쉽게 말해 버린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일부 언론매체들이 너무 심하게 교육계를 폄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유쾌하지가 않다. 정말 세상에서 일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처럼 공교육이나 교실현장은 붕괴되고 있는가. 그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설사 교실에서 한 두 학생이 떠들거나 잠을 잔다고 해서, 교사의 말에 반항을 한다고 해서 교실은 붕괴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약 40여년에 가까운 교직생활을 해온 필자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입한 교직단체가 다르다고 해서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다거나 대화를 하지 않는 사실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한 두건을 가지고 전체를 그런 식으로 몰아 붙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촌지 문제도 그랬다. 서울의 일부 한 두 사건을 가지고 대한민국 교사 전체가 촌지나 받는 것으로 싸잡아 몰아 붙이는 것을 보고 할말을 잃곤한다. 그런 논리대로 말을 한다면 마치 절도사건 한 두건을 가지고 모든 국민이 도둑이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 우리나라 학교는 건전하다. 물론 이 나라의 선생님들 역시 건전하고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사들은 자신이 가입한 교직단체와 무관하게 서로 협조하면서 교육행정은 물론 학습지도나 생활지도를 잘 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필자는 정말 마음이나 행동이 아름다운 선생님들을 수 없이 만나면서 살아왔다.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열심히 환경을 가꾸어 가는 선생님들, 새벽에 나와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맞이하는 선생님들, 장학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선생님들, 가족처럼 서로 협조하고 협의를 하면서 인간적인 사랑의 마음으로 지내는 선생님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가 연구하고 공부하는 선생님들이 이 땅에 너무도 많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나 너무 아름답고 예쁘게 생활을 하고 있다. 교장의 아무런 지시나 명령 없이도 맡은 일에 충실하고 봉사와 희생적인 행동으로 가족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자부하고 싶다. 가끔 교무실에 올라가면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한다. 그냥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아침 이슬 같은 순수함을 느끼면서 찬사와 격려, 그리고 사랑을 보내고 싶어진다. 모든 것을 의논하고 협의를 하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학교! 다같이 마음의 손에 손을 잡고 열심히 근무를 하는 학교! 그래서 필자는 행복하다고 늘 선생님들에게 말을 한다. 솔직히 어떤 때는 필자가 모르고 지나가는데 선생님들은 내게로 달려 와서 정감있고 환한 미소를 보이며 인사를 하고 간다. 제발, 속담처럼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논리로 교육을 논하지 말았으면 한다. 아름다운 학교, 봉사와 희생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선생님,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이 이 나라 방방곡곡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쉴새없이 학교현장을 지키고 있는 한 학교교육인 공교육은 성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선생님! 우리 선생님!’ 파이팅을 외쳐보고 싶다.

기고/'그래도 우리가 극복해야지요'

정 교장 선생님! 요새 교장 선생님들이 자주 모임을 갖는 것 갖습니다. 정 교장선생님도 서울에 다녀오셨습니까? 교육 현장에서 먼저 나온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고 가끔 산에 오릅니다. 오늘도 광교산에 올랐지요. 그런데 한 열 명 남짓한 교장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그리 표정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씩들 내뱉었습니다. “에이, 먼저 잘 나왔어, 그 사나운 꼴 안 보고.” “매일 저리 싸우니,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 거야.” “잘못된 제도가 학교를 망쳐 놓았어.” “저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니 불안해지고, 공부를 어떻게 가르치나?” 정 교장 선생님! 이 말들을 종합하고 분석하여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못된 제도 때문에 저렇게들 싸우니,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져서 가르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라는 제도가 또 잘못되지 않았습니까?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면 설정하고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또 암초에 걸렸습니다. 인권 문제가 있으니 몇 부분을 빼야한다고 하고, 빼면 혼선이 오니 그냥 시행하려고 합니다. 만약 밀고 나가면 인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증폭될 것이고, 빼고 다시 고쳐 시행하려면 혼선이 올 뿐 아니라 예산 낭비가 8천400억~2조 2천억원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어디 실패한 교육제도가 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뿐입니까? 지금까지 해온 숱한 일들이 그랬습니다. 7차교육과정의 실현성 문제, 학급 정원의 급속한 축소, 교원정년의 단축, 교원성과급 등 여기서 나온 부작용이 얼마나 컸습니까? 스트레스는 여기서 오는 것이지요. 병도 들고요. 하나의 제도가 생길 때에는 충분히 연구하고, 바람직한 개혁 발전성이 보장될 때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 교장 선생님! 제도가 잘못되어 스트레스를 받아 살기 싫다고 귀중한 생명을 끊은 두 사람이 있잖습니까? 하나는 1999년 5월에 있었던 부산시 남구 ㅁ여중의 전 모교사의 자살 사건입니다. 개혁을 빌미로 교사들을 무능하다고 비리의 온상인 양 내몰고 있는 실정에서 학생들마저 선생님을 고발하고 구타하는 이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고 하면서 죽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몇 달 전의 일이지요. 충남 예산군 삽교읍 ㅂ 초등학교의 서 모교장의 자살 사건입니다. 그의 수첩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메모들이 있었습니다. 정 교장 선생님 ! 학교는 안정이 있어야지요. 선생님들이 스트레스 받고 불안해서야 어떻게 잘 가르칠 수가 있겠습니까? 한 교육학자가 실험을 했지요. 두 마리 원숭이를 기르는데, ‘가’장의 원숭이에게는 매 시간 막대기로 건드려서 성질을 나게 만들고, ‘나’ 장의 원숭이는 안정을 주면서 그대로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 동물병원에 가서 진단을 해보니 ‘가’장의 원숭이는 중병에 걸렸습니다. 죽게 된 것이지요. 병인은 스트레스였습니다. 제도는 있어야 하고 더구나 개혁을 하기 위한 것은 꼭 필요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와 토론, 실험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이번의 교장(감)과 교원 노조의 관계가 피차 타도의 대상으로 대립한다면 전 교원이 스트레스에 걸립니다. 충분히 논의하고, 양보하고, 사랑으로 감싼다면 그런 슬픈 현상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젊은 교사와 원로 교사, 남교사와 여교사, 교총과 전교조, 스승과 제자도 다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정 교장 선생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드리면서 글을 맺겠습니다. 부산의 여중교사 유서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었습니다.-‘선생님들, 비록 잘못된 제도이지만 용기를 보여주십시오.’ 보블 전쟁에서 승리한 프로이센 왕국의 몰트게 장군은 환영식장에서- ‘전쟁에 이긴 것은 우리가 아니라, 오랜 세월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선생님들의 공입니다.’ 정 교장 선생님! 학교 현장은 스트레스가 꽉 차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없습니다. 결국 선생님들의 몫입니다. 우리는 뒤에서 기도하겠습니다. /밝덩굴.경기수필문학회장

기고/통일의 전진기지에 웬 교도소?

파주가 매우 시끄럽다. 몇달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교도소 이전반대 투쟁으로 도무지 사그러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미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26일에는 조리읍 대책위원회에서 대규모집회로 읍면들이 참여하는 규탄대회도 가졌다. 파주는 선사시대의 고인돌 유적지로부터 조선시대의 향교와 서원 등 수많은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간직해온 문화유적의 보고이며 대현 이율곡 선생, 방촌 황희 선생 등 우리민족의 역사를 빛낸 뛰어난 선현들을 배출한 역사의 고장이다. 더욱이 교도소가 이전하기로 되어있는 주변에는 국가사적 205호인 공·순영릉 문화재와 파주시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공릉 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교도소가 혐오시설은 아니다. 꼭 필요한 시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관계되는 정부 공무원에게 우리는 좀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경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파주시민은 휴전선과 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아오면서도 국가안보와 평화통일의 선봉자라는 긍지를 갖고 지난 50여년간을 정부시책에 호응해 왔다. 그동안 파주시민에게는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이로 인한 지역개발이 외면 되어온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민들은 그나마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이 마련돼 미군이 주둔하는 기지가 연차적으로 반환이 결정돼 지역개발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잔뜩 부풀어 있는 지금, 교도소 이전계획이 국방부 용산사업단에 의하여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로는 남북정상들이 오고 다니는 국도1번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파주는 통일의 전진기지다. 통일을 대비한 중심도시로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현정부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파주는 DJ 정부말 부시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과 최근 손학규 지사의 LG PHILIPS LCD 생산공장 외자유치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도소이전 부지와 약 150여만평 규모의 LCD 생산공장과는 불과 5km 미만 거리에 있다. 앞으로 많은 외국관광객들과 바이어들이 통일의 첫 관문인 국도 1번 교도소 입구를 지나치게 될 것이다. 교도소 이전 관계자들에게 촉구한다. 실제로 파주의 첫 관문인 조리면 캠프하우TM을 직접 방문해보라고, 19만여평의 수려한 산세에 얼마나 좋은 환경에 장관을 이루고 있는지를. 이렇게 좋은 부지에 교도소가 웬말인가.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가 서로 흥정이나 하듯이 하는 LPP 협정이 파주시민을 두 번 울리는 표본적인 탁상행정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썬택시티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국제회의장 규모만 1만2천㎡에 한번에 1만2천여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회의장이다. 조리면 캠프하우TM 자리에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수도 서울의 위성도시로서 LG 필립스 생산공장이 성공적으로 준공된다면 연간 20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LCD 생산공장이 될텐데. 썬택시티 컨벤션타운과 같은 국제회의장을 겸비한 대규모 국제 호텔이 들어온다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텐데 하필 정부는 교도소만 고집을 하는가 ? 소중하고 귀한땅 정말 힘들고 어렵게 50여년만에 반환 받는 땅, 진실로 우리 후손에게 귀하고 값진 땅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서 촉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김광선.경기도의회의원

기고/'용산기지 이전' 지역발전 대책이 먼저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은 최근 미2사단과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기 위해 평택·오산 미군기지 주변 땅 500만평을 제공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과 같은 안보환경의 변화 없이 섣불리 이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고 본다. 특히 전투사단인 미2사단을 후방이나 다름없는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휴전선 일대 군사력의 균형을 해치고, 북한의 핵개발 위협에 대하여 평화적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의 재배치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을 고조시킬 수가 있다는 점을 한·미군사 당국자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번 노 대통령의 방미기간 중 한·미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한강 이북 미군기지의 재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정치·경제·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힘으로써 당분간 미2사단의 한강 이북 주둔을 계속키로 합의한 결정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직접적인 전투를 수행하지 않는 용산기지의 이전 문제는 한·미간 사정을 감안하여 다소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전대상지역 주민들이 받게 될 고충과 피해에 대하여 정부 차원의 충분한 보상과 지원의 정책적 배려가 이뤄져야 하며,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일방적 결정이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주한미군은 필요하지만, 주둔지역은 기지로 인하여 장기적인 도시발전 저해요인과 미군 범죄, 환경 피해 등으로 항상 미군과 지역주민간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또한 주민간에도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인한 갈등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평택지역 주민들은 지난 50년간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고충을 감내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또 다시 미군기지를 확장, 수용해야할지도 모르는 처지를 당하게 됨으로써 주민들의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만약 정부가 미국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가피하게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을 결정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한다. 첫째, 미군과 정부 당국은 미군범죄와 환경 피해 등에 대한 철저한 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한미간 SOFA개정도 동시에 이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미군기지 이전 대상지역의 충분한 주민 피해 보상과 더불어 이전 기지 주변 도시정비 및 생활 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차원의 예산지원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평택 지역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영어마을 대상지역으로 여건이 갖춰져있는 미군기지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외국대학 설립에 있어 미군기지 내에 설치되어 있는 미 대학 분교 및 외국대학을 국내 미군기지주둔지역에 설립시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 넷째, 평택, 동두천 등 미군기지주둔지역 관광특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특별 지원을 통하여 국제적 쇼핑타운으로 탈바꿈 시키는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다섯째, 현재 국회에 입법 청원 및 법안 계류 중인 미군기지주둔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원유철.국회의원

기 고/변화의 시대 ‘상공회의소의 역할’

부천지역 상공인들의 대변기관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수를 담당하고 있는 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의 중책을 맡은지 1개월여가 지나갔다. 짧은 기간동안이지만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산업현장의 어려움을 새롭게 체험하면서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의 피나는 노력과 땀의 귀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1인 3역, 4역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인과 위험하고 힘든 작업환경에서도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근로자가 있기에 오늘날과 같은 풍요와 행복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들을 위해 상공회의소의 역할과 노력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전국 64개 지역 그중 경기도 관내에 16개시군에 설립운영되고 있는 지방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5단체중 가장 맏형격으로 12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타 경제단체와는 달리 상공회의소법에 의하여 설립, 운영되고 있는 법정 민간경제단체로서 모든 업종(농·수산업 등 1차산업은 제외)의 대·중소기업을 총망라하여 상공업자 모두를 회원으로 하고 있다. 12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상공회의소가 우리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해 온 바는 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1970년대 공장새마을운동을 전개하여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던 공장들을 현대와 같은 과학적, 합리적 공장으로 만들어 놓는데 기여를 했고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중간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는데 적지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 상공인의 대변기관으로서 기업경영의 애로요인들을 해소하는데 일익을 담당해 왔고 개별기업의 힘으로 하기 어려운 각종 교육, 설명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민주화과정에서 노사안정과 산업평화를 지키기 위한 중재자 및 조정자 역할도 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국가경제발전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지않은 기여를 해 온 상공회의소가 21세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공회의소를 잘 이끌어 온 선후배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와 공로에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리며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전국 64개 상공회의소도 새로운 자세와 아이디어로 지역의 경제발전과 상공업의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찾아가는 상공회의소가 되어야 한다. 기업현장에 직접 찾아감으로써 상공회의소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을 할 것인지를 이해시키고 왜 상공회의소에 참여해야하는지를 설득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실제로 보고 체험해야 한다. 사무국장으로 취임한 이후 1일1사 방문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접하면서 향후 상공회의소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기업인이여 이제 상공회의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상공회의소를 심부름꾼으로 적극 활용해보세요.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업,윈-윈(Win-Win)전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상공회의소 모든 임직원들도 환골탈태의 모습과 각고의 노력으로 기업의 발전과 지역경제의 발전 그리고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민간 경제단체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천 인 기.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기고/‘가정의 달’ 小考

부부와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자녀들로 구성되는 가족은 1차적 혈연관계이며, 이의 공동체 생활단위가 바로 불가침의 성역인 가정이다. 그리고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적 요소다. 그래서 ‘한 다리가 천리’라는 옛 속담대로 가족은 삼촌이나 사촌이며 외가 등 2차적 혈연보다 더욱 진하고, 이같은 가정을 형성하는 부부는 남남으로 만나 부모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가정의 실체인 집은 곧 가족의 안식처다. 집은 모든 가족의 보금자리로 함께 돼야한다.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간, 형제자매 누구든 서로가 상대를 불편하게 할 권리는 없다. 가족간에 상대를 위하는 타이름도 그 과정이 괴롭히는 방법이어서는 안된다. 남편이 아내를 위하고 아내가 남편을 위하고 부모가 자식들을 위하고 형제자매끼리 위하는 것 모두가 이해심 속에 행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집에 돌아가길 싫어하는 이유는 부모의 잘못에 있고 남편이 그러는덴 아내의 잘못에 있으며 아내가 그러는덴 남편의 잘못에 있다. 그 잘못이 본의가 아니고 방법에 문제가 있다 하여도 잘못은 역시 잘못이다. 그러므로 가족을 위하는 좋은 목적이 있으면 방법도 좋아야 한다. 이해심은 그 중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며, 가족간에 이해못할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 이 한마디 속엔 무한한 이해가 움 틔우는 사랑과 희생이 영롱하게 농축돼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딴 남들도 이해해야 할 일이 많은 터에 하물며 가족끼리는 더 말할 게 없다. ‘가정의 달’ 들어 숨겨졌던 가족간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신문에서 볼 수 있었다. 스물한살의 의무경찰관과 군복무 중인 아들의 두 젊은이가 각기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간을 60%나 떼어준 이식수술을 자청했다. 갓난 아이적부터 정박아가 되어 평생 누워있는 50대 딸을 지금껏 보살피고 있는 백살 넘은 어머니의 애틋한 모정도 있다. 부모 자식간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뜨거운 사연은 이밖에도 많다. 우렁이의 모성애가 생각난다. 체내수정을 하는 우렁이는 새끼들이 어미의 몸을 갉아먹고 자라 세상 밖으로 나온다. 어미 우렁이는 빈 껍질만이 남는다. 바닷고기에 가시고기란 게 있다. 평생 한번 알을 낳는 암컷은 있는 힘을 다해 알을 낳고는 이내 죽는다. 그 알을 수컷이 또 부화하는데 있는 힘을 다 쏟고는 기진맥진하여 죽고 나면 갓 부화된 새끼들은 애비 고기를 먹으며 자란다. 미물의 가족관계엔 이처럼 비정한 것도 있다. 인간의 가족관계는 조물주에게 참으로 선택받았다는 생각을 갖는다. 만물의 영장다운 인간의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역시 인간다워야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자식을 버리거나 학대하는 미물보다 못한 부모가 돼서는 인간됨의 축복을 받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가정의 단위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대가족에서 중가족, 핵가족으로 변천하였지만 가족의 공동선은 달라짐이 없다.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효도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도리를 다 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인간다움의 공동선이다. 효의 개념 또한 달라져 예전같지 않으나 효는 부모를 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녀되는 자신들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효하는 사람 치고 잘된 집안 없고 효도하는 사람치고 복되지 않은 집안이 없다. 효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몸 건강하고 부모 속 썩히지 않으며 제 앞가림하고 살면 그 자체가 훌륭한 효도다. ‘가정의 달’은 생활에 쫓겨 황망간에 잊었던 주변을 돌아보도록해 의미가 깊다. 설사, 가족 중 누군가가 섭섭하게 했다 하여도 이해하려 들면 못할 게 없다.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문제의 해답은 이 속에 다 있다. 건강한 가정이 많으면 사회 또한 건강해진다. 가정문제는 곧 사회문제이기도 한 연유가 이에 있다. /이지현.(사)한길봉사회 경기도지부장

기고/선생님을 그리며

선생님! 세상이 온통 초록으로 뒤덮여 녹음이 짙어만 가는 5월, 스승의 은혜가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입학하던 해 교장으로 부임하시어 졸업하던 해 다른 곳으로 전근 가셨습니다. 저는 30여년전 그 중학교 교정과 동창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고마웠던 선생님께 감사의 편지를 씁니다. 선생님! 중학교 교육에 있어서 선생님께서 추구하셨던 교육목표는 교육환경 개선과 전인교육 실시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우리는 대운동장, 대강당, 도서관, 과학실, 미술실, 태권도실, 소극장형 음악실, 그리고 새로 지은 수족관과 샤워장 등 모두 넉넉한 공간과 훌륭한 시설이 잘 갖추어진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공부하며 사색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위엄있는 풍채와 독특한 카리스마(?)로 전인교육 실시를 위한 기수가 되어 깃발을 높이 치켜 세우셨습니다. 추측컨대 함께 일하셨던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본연의 업무 그 이상의 업무 수행으로 무척 힘이 드셨을 것입니다. 그 때의 모든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덕에 교과서 이외에서 배워야 할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함으로써 지적 호기심, 무한한 상상력, 그리고 더 큰 꿈들을 쌓고 넓히고 키울 수 있었으며, 무엇이든지 해보고자하는 도전정신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30여년 전의 그 때로 돌아가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52인조 브라스 밴드를 결성하여 매 월요 조회시 연주케 하시었고, 매년 봄·가을로 학년별, 종목별, 학급 대항 구기대회와 체육대회를 개최케하여 협동심과 단결심 그리고 승부욕과 애교심을 불러 일으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교내웅변대회, 학급별 환경정리 심사, 실험실기(과학·음악)수업, 경주와 부산으로의 수학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셨고 철저한 정규 C·A(특별활동)수업을 포함, 방과 후 현악반 활동, 브라스 밴드부 활동, 미술반 활동, 태권도실 운영 등 타고난 취미와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무대와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매년 가을 성대히 펼쳐진 3일간의 축제는 모교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 주기에 충분한 사건들이었습니다. 제자 사랑이 남다르셨던 선생님께서는 졸업을 앞둔 전체 학생 한 명 한 명을 만나서 직접 개인면담을 통해 고교 진학을 포함한 진로 문제를 상담해 주시는 자상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선생님! 졸업 후 15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서울 종로에서 뵈었을 때는 선생님께서는 정년 퇴임을 한 후이셨습니다. 어떻게 서울에 오셨냐고 여쭈었더니 ‘영어 회화를 배우러 왔는데 나온 길에 책 몇권 사러 종로에 들르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또 한번 선생님의 노교육자로서의 진면목을 가슴으로 느끼며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있는 길 가려 말고, 없는 길 헤쳐가서 흔적을 많이 또 많이 남기거라” 하시며 몸소 본을 보이시며 없는 길을 헤쳐 가셨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많은 제자들 가운데에는 저마다의 분야에서 선생님처럼 없는 길을 헤쳐 가려고, 그래서 흔적을 많이 또 많이 남기려고 몸부림치는 제자가 있음을 보고 드립니다. 선생님의 그 제자 사랑과 제자들의 미래를 위한 일념으로 온 정열을 쏟으셨던 교육자로서의 일생의 그 노고가 졸업한 지 30년이 넘은 오늘까지도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그리고 그 은혜가 정말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집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건강하십시오. /김태웅.경기도의원

기고/잊지 못할 스승님들

중학교 1학년때 세계사를 가르쳤던 박종무 선생님은 참 멋쟁이 선생님이셨다. 서구적인 얼굴에 기름을 발라 곱게 빗어 넘긴 머리가 꼭 영화배우를 연상시켰다. 여기에다 박 선생님은 독특한 음성으로 열정을 다해 세계사를 가르쳤다. 이래서 나는 국어 시간 다음으로 세계사 시간을 좋아했다. 중학교 3학년때 지리를 가르쳤던 박노철 선생님은 군인을 연상시켰다. 반장의 구령에 맞춰 우리들이 인사를 하면 언제나 거수 경례로 받곤 하셨다. 말씀도 우렁찼고 걸음새도 제식훈련하듯 하셨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농업고등학교와 함께 있는 학교라서 가을이면 퇴비 증산에 모든 학생이 참가해야만 했다. 할당된 퇴비를 가져가서 합격증을 받아야만 하였다. 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가까스로 퇴비의 양을 채우곤 했는데 담임이셨던 박노철 선생님은 퇴비를 못해온 학생들을 향해 “윤수천이도 해왔는데 너희들은 도대체 뭣들 했냐?”하시며 나무라곤 하셨다. 고등학교 3학년때 내가 전국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오자 이미 그때 퇴직을 하시고 신문사 지국을 운영하시던 박 선생님은 손수 붓글씨로 호외를 써서 안성 시내 곳곳에다 붙이셨다. 당신이 가르쳤던 제자의 입상을 기뻐한 나머지 애정의 표시를 그렇게 야단스럽게 하셨던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문예반을 지도하셨던 정장현 선생님은 형님 같은 분이셨다. 백일장이나 문예작품 공모에서 입상을 하면 우리 문예반원들을 중국집으로 데려가서 탕수육에다 백알을 사주곤 하셨다. 게다가 백일장에라도 나갈 때엔 선생님들이나 탈 수 있는 출장비를 타내서는 우리들의 호주머니 걱정을 덜으셨다. 그래서 출장비를 타 가지고 백일장을 나갈 때면 늘 심적인 부담감이 크곤 하였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누군가 한두 사람쯤은 꼭 입상자의 대열에 끼어서 선생님 체면을 세워드리곤 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체육을 가르쳤던 염희모 선생님은 후리후리한 키에 얼굴도 미남이셨다. 한 번은 단짝인 조충래와 영화를 보려고 표를 끊으려는데 하필이면 염 선생님한테 걸리고 말았다. 이거 꼼짝없이 걸렸구나. 겁이 더럭 나는데 염 선생님은 자신의 돈으로 표 두장을 사주면서 “너희들 문학할 놈들이라서 봐주는 거야. 영화 끝나면 곧장 집에 가”하는 것이 아닌가! 이 날 염치도 좋게 선생님 돈으로 구경까지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해진다.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나는 이 무렵이 되면 못내 학창 시절이 그리워오고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어른거린다. 조금은 철이 지난 양복 차림으로 도시락을 싸 들고 부지런히 교문을 들어서시던 모습. 우리들의 인사에 넉넉한 웃음과 미소를 보내주시던 자애로운 모습. 열성을 다해 가르치시던 푸르른 모습. 때론 우리와 함께 어울려 운동장을 뛰며 친구하던 모습. 되돌아보면 그분들은 ‘선생님’이란 직분을 참 사랑하신 분들이었고 무엇보다도 천직으로 아신 분들이셨다. 그리고 가르치시는 것 외에는 다른 곳에 결코 한눈을 팔지 않는 분들이셨다. 스승의 날을 맞으며 내가 그 분들을 잊지 못하는 것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나의 동화 쓰는 일도 그분들의 한눈 팔지 않는 그 정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는지. /윤수천.동화작가

기고/사랑이 머무는 곳에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그리고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사실 일년 사시사철 가정은 소중한 것이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애틋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참으로 좋은 달이다. 필자의 5월 첫날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 ‘사랑이 머무는 곳에’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음악회는 이천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평안의 집에서 주최했고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 무의탁 어르신들에게 우리 세상이 아직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음악회였다. 그리고 자선음악회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이 다름 아닌 무의탁 노인을 돕는데 쓰여진다는 점이 더욱 매력있는 음악회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악가인 바리톤 오현명 선생님과 테너 신동호 선생님 그리고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아버지합창단 등 많은 사람들의 연주는 5월의 첫날밤을 온통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무대를 가득 채우고 깊고 풍부한 선율과 차분히 안겨드는 부드러움은 천상의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맑고 고운 소리는 새롭고 넉넉함이 있었다. 닫혔던 가슴의 빗장을 열고 마음 설레게 하는 싱그럽고 소중한 선율에는 기쁨과 희망의 물결이 가득 넘쳐 흘렀다. 오현명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명태’라는 가곡에서 이 몸뚱아리 부서져 술안주가 되어도 좋고 시(詩)가 되어도 좋다는 메시지는 오직 자식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그 어려운 시기를 살아오셨지만 지금은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는 무의탁 어르신들과도 같은 처지를 시사하는 것 같아 가슴이 저려왔다. 참으로 뜻있고 소중한 음악회였다. 그리고 공연장에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아직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하고 든든한 마음 감출 길이 없었다. 계절의 여왕 5월이지만 세상살이는 계절에는 걸맞지 않은 듯 하다.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들 한다. 요즈음 세상살이가 그만큼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그러나 절박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때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고 신비한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마음껏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분위기에 순응하고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일은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달무리가 보이면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물기에 젖어 있으면 비가 오는 법이다. 주춧돌이 젖어 있는 것을 보며 남보다 먼저 우산을 준비하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슬기이자 지혜다. 원래 절망의 문턱을 가본 사람이 희망의 문을 향해 힘차게 솟구쳐 오를수가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시각, 미래에 대한 비관보다는 낙관론이 필요하다. 수원 미술관에서는 치매미술치료협회가 주관하는 미술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어린아이들과도 같은 천진난만함이 새록새록 묻어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도해 보았다. 이러한 가운데 어버이날에는 돌보는 사람 없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도지사 공관 뜨락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위로행사가 펼쳐졌다. 이 날은 때마침 부처님의 가호(加護)와 가피(加被)의 묘력이 함께 한다는 석가탄신일이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너무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콧등마저 시큰해지기도 했다. 아흔이 넘으신 어르신은 평생 가장 기쁜 날이라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어려운 우리의 어르신들을 위한 몸짓은 아무리 강조하고 실천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사랑이 머무르는 곳에 우리 미래의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가정의 달 5월을 가정의 달답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속에 신록의 싱그러움과 풀꽃향기가 가득 넘쳐 흐르고 있다. 5월은 우리 모두에게 가정은 바로 우리의 사랑이 머무르는 보금자리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참으로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다. /홍승표.시인,道가정복지과장

기고/유가불안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이번 이라크전쟁을 포함하여 20세기 이후에 발발했던 대부분의 전쟁 중 극히 일부의 민족분쟁이나 국지전을 제외하고는 한결같이 국제석유시장을 확보하려는 제국주의적 전쟁이었다. 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미국기업이 획득한 이라크 석유조광권이나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유, 표면적으로는 1968년 이스라엘에 빼앗겼던 시나이반도를 되찾기 위해 벌어졌던 아랍-이스라엘간 제4차 중동전쟁의 결과로 나타난 OPEC의 친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엠바고)로 빚어진 1973년의 1차 석유파동, 1979년 이란혁명에 뒤이은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빚어진 2차 석유파동,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으로 시작된 걸프전 사태 등이 모두 석유자원을 둘러싼 자원민족주의 차원에서 발발했던 전쟁이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는 형국이 연출됨에 따라 국제유가의 불안은 다소 진정된 듯하다. 그러나 벼랑 끝에 있는 이라크의 잔당들이 화학무기를 사용한다거나 유정에 불을 지르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써서 국제 원유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유가는 언제라도 다시 폭등할 수 있다. 이번 이라크전쟁은 에너지 부문 이외에도 수출에 큰 타격을 입히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다잡아야 할 것은 생활 속의 에너지절약의 자세이다. 물론 에너지를 안 쓰는 것만으로 현재의 사태를 극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이 높은 기기를 개발하고 획기적인 제도를 도입해도 우리 마음속에 에너지절약의 당위를 인정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없다면 역시 무용지물이다. 특히 에너지절약은 지금과 같은 에너지위기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안이며, 선진국에서도 갑작스런 에너지 부족사태를 겪게 되면 에너지절약을 최우선 정책으로 선택한다. 우리와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현재 일본의 도쿄도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사용하는 전력의 상당부분을 공급하던 원자력발전소에 이상이 발생하여 무려 14기의 원전이 한꺼번에 가동을 중지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도쿄 당국의 대응방안은 다름 아닌 에너지절약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자원부국인 노르웨이가 전력 부족사태에 직면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대처방법도 역시 에너지절약이었다. 절약만으로 에너지공급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단기적인 수요 절감에는 큰 몫을 하는 것이 에너지절약이며, 또 이렇게 에너지절약에 참여하는 선진국민들의 자세가 바로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이 된다. 이번 이라크전쟁에 대응해 정부에서는 전기·가스의 절약사용 가정에 대해 현금을 되돌려주는 에너지절약 캐시백 제도를 시행하는 등 가급적 강제적인 규제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시책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시행은 안했지만 이라크전쟁의 장기화와 유가폭등에 대비하여 강제적인 에너지 수급정책을 시행하는 시나리오도 준비했었다. 하지만 제도적인 통제는 항상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되며,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기업가로서, 근로자로서, 또 가정주부로서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강제적 제도의 필요성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 /차재호.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

기고/중소기업 CEO들에게

언제부터인가 우리 중소기업체 사장님들을 CEO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CEO의 개념은 최근 글로벌라이즈된 시대에 세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약간 딱딱하면서 무언가 책임을 지우는 듯한 그러한 어감이 배어 있으며, 옛날의 사장님보다 더 어려운 직책인 것 같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중소기업 CEO라고 하면 외로운 최고의사결정권자(Top decision maker)로서 기술개발(R&D)에 주력하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시장 차별화를 이행해 나가야하고 생산관리, 공정관리로 철저한 제품 관리를 해 나가야 하고 국경없는 무역환경에서 해외신시장 개척, 소비자 수요패턴의 변화를 읽고 제품 life-사이클의 단축화에 대비한 면밀한 시장조사, 자금의 차질없는 공급, 협력업체관리 등 그야말로 해야할 일이 끝이 없습니다. 1인 3역 4역을 해야합니다. 경기 지역은 전국 10만 중소기업(5인이상 제조업 기준)중 30%인 3만 중소기업이 활발하게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생산, 고용, 부가가치, 수출, 기술면에서 전국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리딩섹터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2년 4개월동안 경기지방청에 근무하면서 북으로는 포천, 연천, 동두천, 양주, 파주로 남으로는 안성, 평택, 오산, 용인, 화성으로, 동으로는 양평, 여주, 이천, 하남으로, 서로는 안산, 시흥, 부천, 광명 그리고 중부지역으로 수원, 안양, 의왕, 군포로 다니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CEO를 많이 만났습니다. 이 CEO들께서는 새로운 TPM이론을 빌려 말씀드리면, 첫 번째 산인 T산에서 열심히 오르고 있는 분이 계시고, 이제 T산을 넘고, 즉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막 생산에 착수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또 마지막 M산을 오르며 시장개척에 여념이 없는 CEO들도 있습니다. 21세기 우리 CEO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필자는 여기에서 세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주변환경과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세계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과 기능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향후 세계시장은 점차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바뀌어 갈 것이며, 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덩치 큰 대기업보다 유연성과 순발력을 가진 중소기업의 비교우위가 높으며, 니치마켓을 파고드는 것은 중소기업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R&D 투자를 체계적으로 해야할 것입니다. 필자가 이곳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근무한 후 줄기차게 주장해 온 1년에 1%포인트씩 R&D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즉 2001년에 1%, 2002년에 2% 그리고 2003년에는 3% 투자가 필요하며 2005년에는 매출액 대비 5%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기업 스스로 해나갈 것입니다. 셋째,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R&D 투자나 시설투자, 자동화투자에 대하여는 아까운 줄 모르고, 과감히 투자하는데 비해 마케팅에 대하여는 투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기업의 승부는 시장에서 나게되고, 이윤추구, 과실의 수확은 마켓에서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기업의 목표는 시장에서의 이윤추구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면밀한 시장분석, 마케팅 전문가의 영입, 과감한 영업전략 수립 등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왔던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야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살길입니다. 존경하는 중소기업 CEO들께서, 이 세가지 활동을 잘 하셔서 부디 성공하는 CEO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허범도.경기중소기업청장

기고/이의동은 개발돼야 한다

지난달 30일 열렸던 ‘2020 수원시 도시계획 공청회’를 듣고 이의동 주민으로서 한마디 해보고자 한다. 우리 이의동은 과거 용인군 수지면에서 수원시로 편입된 지 어언 20년이 지났다. 20년은 사람으로 치면 성년의 나이이다. 그러나 희망에 들떠서 수원시로 편입되었건만 우리에게 돌아온 이득은 없다. 오히려 행정당국으로서는 필요하지만, 우리에게는 혐오시설인 쓰레기 적환장이나 화장장만 들어섰으니 도대체 사람을 살라고 하는 동네인지…. 그나마 인구가 3천여명 밖에 되지 않아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시의원이 한명도 없다. 이의동 보다 늦게 수원으로 편입된 금곡동이나 망포동을 보면 번듯한 수원시로서 균형있는 발전을 해나가고 있지 않은가. 특히 하동 같은 경우 35년씩이나 유원지 지구로 묶어놓고 재산권을 제한해왔기 때문에 이제나 저제나 제한이 풀릴 때를 기다리다 한을 품은 채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신 어른이 한두명이 아니다. 수원의 화장실문화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하나, 이곳 이의동 주민들은 화장실 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어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 어찌 사람 사는 동네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의동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한탄한다. “그냥 용인군 수지면으로 남아 있었으면 수지지역 개발로 ‘수지’를 맞았을텐데, 공연히 수원시 이의동으로 편입돼 ‘이의(?)’만 제기한다”고. 우리 이의동을 취락지구로 지정해 준지가 과연 얼마나 되었는가. 주민들은 여기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유원지 개발 계획은 심심하면 식혜맛 변하듯이 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4월30일 개최된 ‘2020 수원시 도시계획공청회’는 이의동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 나온 모 환경단체 인사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람은 왜 정식으로 세금을 내고 살면서도 불이익을 받아온 이의동 주민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녹지로 보전하라고 한다. 남의 지역 일에 간섭을 할 때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수원시민의 입장에서 이번 기회에 좋은 도시 계획을 하여 수원시 전체가 균형있는 발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토지개발공사인지, 주택공사인지 밀어붙이기 식으로 개발계획을 넘겨본다는 신문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지역주민들은 분노를 느껴왔다. 이번 이의동 개발은 반드시 수원시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의동 주민들은 주민 의견을 일절 무시하는 상부기관의 사업행태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의동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수원시의 미래를 위해 이번 도시개발계획은 반드시 이의동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기를 바란다. /한상진.수원 이의동 주민대표

기고/음주운전 이대론 안된다

우리경찰에서는 금번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음주단속 방법을 개선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과 음주운전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던 시민들로부터 음주단속을 아예 하지 않고 완화하는 것으로 알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정말 음주운전의 심각성은 경찰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다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우리 경기청만 보더라도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가 5천여 건으로 전체사고의 12%를 차지하는가 하면 7만8천여 건의 음주 단속을 하였지만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음주운전 이야말로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행복한 가정을 파괴시키는 살인 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하고 처참한 결과에 대해서는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며칠 전 언론매체에서 음주단속 방식을 바꾼다는 보도가 있은 후 대리 운전 업소에 손님이 끊겨 영업이 되지 않는 다는 소리를 듣고 교통을 담당하는 경찰간부로서 매우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법은 스스로 지켜질 때 아름다운 것이며 성숙한 시민의식이라 생각한다. 나 하나쯤 위반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결국은 고귀한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국민의 저력이 사라지고 바닥으로 누워버린 준법의식 때문에 성숙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까지 실망과 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되지나 않을까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이젠 단속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나 자신과 가족, 온 국민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라도 음주운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경찰에서는 대로를 가로막고 통행하는 모든 차량을 일률적으로 검문하여 다른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한동안 기다리는 불편을 덜어 드리면서 실질적인 단속은 더욱더 강화하여 음주운전이 더 이상 사회를 분란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이면도로나 2차로의 좁은 도로, 교차로, 횡단보도, 유흥업소 지역등 에서 선별단속으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음주운전을 뿌리뽑아 명랑하고 아름다운 사회, 살기 좋은 사회가 되도록 국민과 운전자, 경찰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줄 것을 기대한다. /나옥주.경기지방경찰청 교통과장

기고/경마, 성인레저로서의 발전적 대안

10~20대가 소비의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현대를 사는 성인들은 ‘시대적 마이너리티’로 전락해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중이 누리는 문화’ 대중문화는 실상 대중이 아닌 10~20대 만을 위한 문화로 전락된지 오래다. 영화를 보려해도 대세는 ‘조폭’코미디거나 미국 블록보스터이다. 문화적 코드도 맞지 않거니와, 영화관을 가득 메운 이들과 그들만의 위락시설을 보노라면 메워질 수 없는 듯한 정서적 간극에 기가 죽게 마련이다. 동양권에서 성인들이 즐기는 대중적 놀이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중국의 마작을 들 수 있겠다. 한 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마작은 중화권에선 공인된 성인들의 대중문화이다. 국토가 넓은 구미에서는 골프도 훌륭한 성인들의 대중문화다. 인내심과 집중력을 요하는 골프는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는 성인의 입맛에 맞고, 또 비용도 저렴해 대중의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국토가 좁고 놀 거리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어른을 위한 대중문화를 찾기란 무척 어렵다. 비즈니스 문화에서 시작해 성인들의 취미로 저변을 확대한 한국의 골프는 주 이용층이 3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성인들의 문화로 분류될 수 있지만, 비용과 접근 용이성 등에서 아직 서민들에겐 거리감이 느껴진다. 유교문화권 공통 오락인 바둑을 보자. 한국에서 바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장점을 앞세워 30대 이상의 남성을 중심으로 두터운 이용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바둑 프로그램 개발로 더욱 접하기 쉬워졌다. 성인 취향임이 분명한 바둑은 그러나 이용자 성비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기우는 탓에 대중적이라기보다는 배우 마니아적 혹은 남성적 오락에 가깝다. 최근 방문할 기회가 있었던 뉴질랜드의 엘러슬리 경마장에서는 노부부들이 한가롭게 춤을 즐기는등 경마장 자체가 성인들의 사교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경마가 단일 대상을 넘어, 공간적 개념의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방송 내용은 유럽의 경마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가늠케 해 준다. 프랑스 인기 풍자뉴스(Les guignols)에서는 방송사들이 경마 중계투자에 혈안인 것을 빗대, 방송사 사장이 경주마와 결혼하는 장면으로 세태를 꼬집을 정도다. 이러한 외국의 모습은 한국의 경마관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왜곡되었는지를 시사하는 동시에 경마가 한국 성인 대중문화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마는 최근 몇년간의 급성장에 힘입어 많이 변모했다. 과거의 경마가 ‘패가망신’, ‘도박’과 동의어였다면 현재는 ‘게임’이나 ‘휴식공원’과의 동의어다. 벚꽃이 한창인 요즘 경마공원에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여인들,아기를 안고 온 젊은 부부,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경마팬들로 북적거린다. 40~50대 남성들이 주요 방문객이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시대가 변함에 따라 경마 고객 또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이미 연 인구 1천600만명에 육박, 대중문화의 외적 성장을 이룩한 경마는 이제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한국형 성인대중문화의 대안으로 모색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수려한 자연 속 스펙터클한 경주장면이 눈 앞에 펼쳐질 때 경마의 흡입력, 느껴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다. 또 말의 원시적 역동성과 흙투성이가 앳된 기수들의 젊은 힘은 경마만이 갖는 특유의 매력이다. 지엽적인 부분만을 보고 배척하기 보다는, 바람직한 성인레저의 범주 안에서 경마를 키워가야 할때다. 제대로 이해하고 즐긴다면 경마는 바람직한 성인 레저스포츠가 될 수 있다. /조정기.마사회 홍보실장

기고/안중근 의사를 화폐도안으로 넣자

지난 4월 19일은 4·19의거 22주년이었다. 4·19의거를 보내면서 민족을 위해 귀한 일을 하신 분 들을 떠올리게 됐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 분들을 화폐에 넣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그중 1천원짜리 동전이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500원짜리 동전에 학(鶴)대신 화폐도안으로 안중근 의사를 넣었으면 제안한다. 한 나라의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 가치 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성장에 따라 국제적으로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만큼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워싱턴 대통령,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 프랑스는 정치사상가인 몽테스키외, 독일은 과학자인 폰 지멘스 등과 같은 역사적 인물이나 기타 나라를 상징하는 동·식물을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1공화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근대적 의미의 화폐를 갖게 되었고, 처음에는 현직 대통령의 초상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후 세종대왕, 이퇴계, 이율곡, 이순신 등 국민의 추앙을 받는 역사적 인물과 남대문, 다보탑, 거북선, 무궁화 등 국보적인 문화 유산 또는 국가적 상징물을 채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사용하여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 의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재발견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행위규범으로 삼기 위함이다. 일본은 지난 1982년 이래 최근에 이르기 까지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거나 심지어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마저 은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매년 반복되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분명하게 매듭짓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함께 우리 민족의 진정한 자주 독립정신 고취와 민족정기 선양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했거나 사용중인 화폐는 인물도안으로 모두 조선시대의 인물들과 이승만, 이율곡, 이순신, 이퇴계 등 모두 이(李)씨 성으로만 되어있다. 이와같이 화폐인물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이 조선조의 李씨로만 국한되어 있는 사실은 조선을 국가가 아닌 하나의 씨족 왕가로만 호도하려는 일본의 식민사관에 근거를 두는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안중근의사 추모 법회를 매년 주관하고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사상과 인품에 감동하여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참회하는 지바도히치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안중근의사는 순국하던날 감방에서 사형장으로 나서기 직전에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글을 5개월간 감방지기 일인 간수였던 헌병특무조장 지바도히치에게 글을 써 주었는데 지바는 1934년 50세로 인생을 마칠때까지 안의사의 유묵과 존영을 집안에 모시고 조석으로 분향을 드렸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3선의원을 지낸 김영광 전 국회의원이 안중근의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재발견하고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행위 규범으로 삼기 위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 김대중대통령 재임시 화폐도안으로 채택해달라고 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고 실천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 36년 시절을 보내고 나서 아직까지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관이 없어지고 올바른 국가관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고 민족의 정기를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화폐를 도안하거나 우표, 복권 등을 제작 할때 도안으로 넣을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장호철.경기도의회 의원

기고/음주운전, 이대로 좋은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들의 변명을 들어보면 식사하면서 반주로 가볍게 한잔했다거나 주변에서 권하여 마지못해 마셨다는 등의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음주운전을 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운동 평행 능력이 손상되며 혈중알코올 농도의 정도에 따라 충동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므로 안전운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음주운전이 부른 사고는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음주운전을 즐기는 운전자들은 도벽과 같이 습관적이므로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가 많고 사고를 내면 순간적인 두려움에 도주와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통사고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음주운전이다 보니 주취운전자에게는 자살행위이고, 타인에게는 살인행위일 수 밖에 없다.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한 가정과 집안이 파탄에 이르게 하고 고통과 시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웃들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술자리에서 실수하는 것은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서양인에 비하여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같은 술을 마셔도 체질적으로 더 많이 취하는 것에 비하면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약하고 비교적 관대하다. 우리나라는 혈중알코올 농도 0.05%에서 0.1미만일 경우에는 100일간의 면허정지를, 0.1%이상일때 면허 취소 및 형사입건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음주운전자를 무기를 소지한 살인자와 동일하게 취급할 만큼 무거운 징계를 가한다. 터키는 음주운전자를 적발하면 30km 떨어진 외곽지역에 태우고 내려준 다음 걸어서오게 하고, 호주는 신문에 이름을 게재한다. 엘살바도로에서는 적발되는 즉시 총살형에 처해지는데 주·정차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만 있어도 총살을 면치 못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음주 운전자와 부인을 함께 수감하여 이튿날 훈방 조치하고, 불가리아는 초범은 훈방이고 재범은 교수형에 처한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음주운전을 과속, 무면허와 함께 교통 3악으로 규정하고 운전자뿐만 아니라 주류를 제공하거나 권한 사람도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무거운 처벌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줌으로써 사전에 주취 운전의 의사를 차단하고 인명을 구하겠다는 강한 국가적 의지가 담겨져 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이 되어 면허가 취소된 사람 중에서 억울하게 취소된 운전자 또는 면허 없이는 살수 없는 생계 곤란자들이 경찰청을 상대로 행정 심판 및 소송을 제기하여 이미 취소된 운전면허를 구제할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상류층의 상습 음주운전자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죄를 사면하여 운전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 연례적인 행사가 되다 보니 여전히 단속 경찰과 시민의 눈을 피해가며 주취 운전자들이 줄지 않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작년 여름 면허가 취소된 운전자들에게 대대적인 특별 사면을 해주었는데 근신하지 않고 음주운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는 이들에게 운전면허증을 준 것이 아니라 음주면허증을 부여해 준 셈이 된다. 정부는 선량하게 살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도로의 무법자인 음주운전자들을 통제할 강력한 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권성훈(시인)

기고/제1회 경기마라톤을 달리며

G형! 달리는 즐거움을 아십니까? 어제는 경기도와 수원시·용인시 그리고 경기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경기마라톤대회가 수원과 용인지역 일원에서 있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1만여 건각들은 수원종합운동장을 출발하여 되돌아오기까지의 42.195km를 저마다 5km·10km·하프-코스·풀-코스로 나누어 달렸습니다. 제1회 경기마라톤대회의 이름 하에 민초로부터 높으신 분(?)들에 이르기까지 신분의 높음과 낮음, 직업의 귀함과 천함, 재산의 많음과 적음, 남자와 여자, 연령의 많음과 적음을 떠나 달리는 것이 무작정 좋아서 달리러 나온 마라톤 마니아 모두는 흩뿌리는 봄비속에서도 마음껏 즐기며 하루를 달렸습니다. 대회가 있었던 어제 수원과 용인 일대는 건각들의 힘찬 레이스와 구경 나온 도로변 시민들의 뜨거운 격려와 박수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하루 종일 흥겨움이 넘쳐 흐르는 한마당 축제를 이루었습니다. G형! 마라톤을 아십니까? 아니 마라톤의 매력을 아십니까? 저는 마라톤 예찬론자입니다. 마라톤은 팬티와 러닝셔츠, 그리고 운동화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경제적인 운동입니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하는 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완주를 위해서는 힘의 안배와 스피드의 조절이 필요하고 그리고 자기와의 싸움과 끝까지 달려야만 하는 것 등이 중요한 데 인생도 마찬가지지요. 연령과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인생과 마라톤은 아주 비슷한데가 많다고 여겨집니다. 완주는 우리에게 무한한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마라톤에는 극한적인 즐거움도 있습니다. 어제 대회를 포함하여 몇 차례에 걸쳐 10km를 완주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달리는 도중에 전체 코스중 일정 시점에 이르면 다리의 아픔, 몸의 무거움, 숨의 가쁨 등 이런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반사적이고 무의식적인 발놀림 속에서 몸이 앞으로 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이런 경우를 가리켜 ‘구름위를 걷는 듯하다’고나 할까, 아니면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고나 할까 한다면 이는 과장된 표현이 될까요? 아무튼 저는 달릴 때마다 이런 경험을 하곤 하는데 분명 마라톤은 하면 할수록 빠져들게 하는 마력아닌 마력이 있는 듯 합니다. G형도 한 번 구름 위를 걸어보시고 또 무아지경에 빠져 보시지 않겠습니까? G형 뭐니 뭐니해도 마라톤은 땀을 흠뻑 흘려야 하는 온몸 운동으로서 건강에 더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저는 대회 후 대회 관계자들에게 이 대회를 세계적인 대회로 확대해 나갈 것과 한국 마라톤의 미래를 위해 전국 고교 역전 마라톤 대회의 개최와 세계 노인 마라톤 대회를 겸한 전국 노인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들을 전했습니다. G형! 그리고 우리에겐 또 우리가 가야할, 어쩌면 한참 달려가야 할 길 아닌 길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속의 경기도’의 길, ‘동북아 중심국’의 길, ‘평화 통일 조국완성’에의 길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 길로 달려가야 합니다. 어제 우리가 하나 되어 하루 종일 달리고 또 달리고 끝까지 달렸듯이 그렇게 힘차게 말입니다. /김태웅(경기도의원)

기고/'시민정신'을 살리자

경기 지역은 서울보다 더 많은 민생치안을 떠안고 있다. 서울에서 발생한 강력사건도 대개는 뒤치다꺼리를 도내에 옮겨 버린다. 인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 역시 서울보다 결코 못지 않다. 이런데도 경기 지역의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서울보다 훨씬 적다. 지방에선 인원을 늘리려 해도 중앙에서 들어주지 않는 것 같다. 민생치안이나 재난대비는 관계 당국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민정신의 협조는 전국 어디서나 다 필요한 것이지만 경기 지역에선 더욱 절실한 이유가 이때문이다. ‘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연합본부’는 바로 이를 위한 자원봉사 시민단체다. 방범 및 화재예방, 행락질서 유지, 청소년 선도, 환경보호, 응급환자 수송, 각급 기관 행사의 지원활동 등을 맡고 있다. 시연합본부 밑에 권선구·장안구·팔달구 등 각 구연합대가 있고 구연합대는 각 동별로 지대를 두고 있다. 대원이 모두 2천400여명이다. 평소엔 생업에 열중하면서 미리 짜여진 순회 일정에 따라 소정의 근무에 임하지만 비상근무나 비상소집이 있을 때가 있다. 지난해 6월 월드컵축구대회 수원구장 경기 땐 전 대원이 비상근무에 임했고 지난 2월 수원민자역사 애경백화점 유고 땐 대원을 비상소집해 시가지 교통정리 등을 해야 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할 일은 참으로 많다. 그래선지 대원들더러 ‘보안관’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수원의 보안관’이라는 지역봉사의 긍지는 갖고 있다. 대원들이 매월 내는 회비로 조직을 운영한다. 상하의 엄정한 위계질서는 우리 조직의 특성이다. 월례회의는 총회 다음의 최고 기구로 운영 방안을 토의하고 결정한다. ‘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연합본부’의 발대식이 있었던 것은 지난 2001년 7월 7일이다. 그 전의 민간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가 통합 발족하는 총회에서 직선으로 뽑힌 강남석 선배가 초대 본부장을 지낸 이후 현재 2대 본부장을 내가 맡고 있다. 발대식에선 당시의 임창열 경기도지사, 이무광 전 수원시부시장, 현 수원시장인 김용서 전 수원시의회의장, 남경필·신현태·박종희 국회의원, 전석완 수원시 남부소방서장 등의 축사가 있었다. 우리 대원들의 그간 자원봉사 활동이 있었다 하여 지역의 민생치안이나 재난대비 협조가 완전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상당한 기여는 있었다는 자부심 속에 범시민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싶다. 독일이 강력사건 미제 0%를 자랑하는덴 시민의 신고정신이 절대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민생치안과 재난대비에 바로 이런 시민정신이 있어야 하는 실정은 우리나라 역시 절박하다. 왜 제돈 써가며 힘든 방범기동순찰대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생각해 보면 그렇기도 하지만 굳이 할 말은 없다. 누군가가 해야할 시민정신 발휘를 대신 하고 있을뿐이기 때문이다. 나뿐만이 아니고 간부와 대원 등이 다 같은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건전한 시민사회 조성은 반드시 어떤 단체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 개개인의 신고의식 역시 훌륭한 시민정신인 것이다. 이 일을 하다보니 이러한 시민정신이 아쉬운 생각이 들어 펜을 들게 됐다.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168의 11에 연합본부 사무실이 있다. 지역사회의 편달을 기대한다./최천선(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 연합본부장)

기고/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얼마 전 기성인들의 안일한 행동으로 어린 축구 꿈나무들을 멀리 떠나보내야만 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의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지라 배가의 슬픔으로 자리잡았다. 기성인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훈련에 매진한 결과가 이렇게 참담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나친 승부욕으로 기성인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과도한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고 진단하여 이번 일을 계기로 유소년 선수들의 ‘꿈의 향연장’인 소년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정부로서도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하여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 처사이겠지만 정말 식상하고 진부한 발상이다. 72년 6월 6일 제1회 스포츠 소년 체육대회로 시작된 소년체전이 88년 제17회 대회를 끝으로 중단되었다가 92년 다시 종합대회로 부활의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체육청소년부의 통폐합 와중에서 한다 못한다 각계 각처에서 말이 무성했던 소년체전이다. 결국 제22회 대회를 93년 5월28일부터 4일간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초등학교 13개, 중학교 26개 종목에 걸쳐 시·도 대항전으로 열게 된 바 있다. 교육과정 정상운영이 밑받침이 되어 체육 클럽활동의 경연으로 우수한 꿈나무를 발견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일 자체는 선수양성이라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봐야할 것이다. 소년체전이 선수 양성으로 인한 일반 학생의 생활체육 위축, 교육과정 운영의 비정상화, 과열경쟁 등의 비교육적 요인 발생이 지적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구조적인 모순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해결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소년체전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기 보다는 엄격하게 말해 교육당국의 효율적인 지도교사 정원의 배정과 시설확충·예산 배정 등의 성의 있는 자세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다. 정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우수 선수 발굴에 필요한 예산편성을 비롯 행정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미래의 꿈을 키우기 위한 향연장을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월드컵 4강신화, 올림픽 10위권 진입이 어느 한 해 노력을 기울여 일궈 낸 과업이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1분 1초의 소중함과 한 순간 순간의 테크닉이 어떻게 어렵게 얻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종목 별로 어느 시기에 시작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 선수들의 몸짓 하나 하나 한 순간의 훈련에도 눈을 떼지 않고 집착하는 지도자들이 수백이 넘기에 적어도 스포츠에서만이라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세계 속에 내고 있지 않을까. 지금은 엘리트 체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지는 시기다. 박찬호와 박세리가 유소년의 시기에 엘리트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말하면 엘리트 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설, 지도자, 경기내용 등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으로 전이된다. 즉 수레바퀴의 양바퀴와 같은 조화속에 양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모든 지도자 및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스포츠 사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속에서 공동체의 열매가 맺어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학교체육이나 체육교육의 연장인 선수양성에 대해 지휘 감독하고 책임을 느낄 부서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부에 체육청이 있어도 지금과 같이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 삼간을 태우려는 듯한, 쉬파리를 잡기위해 장독을 깨려는 듯한 발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빈대와 쉬파리를 합리적으로 잡아야 할 때이다.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다시는 제2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설에 대한 배려, 지도자들의 의식 고양과 더불어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하늘에 있는 어린 친구들도 그라운드에 피어난 소년들의 꿈의 향연을 기대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못다핀 꽃님들에게 머리숙여 명복을 빈다. /강관희 경문대학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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