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일의 전진기지에 웬 교도소?

파주가 매우 시끄럽다. 몇달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교도소 이전반대 투쟁으로 도무지 사그러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미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26일에는 조리읍 대책위원회에서 대규모집회로 읍면들이 참여하는 규탄대회도 가졌다.

파주는 선사시대의 고인돌 유적지로부터 조선시대의 향교와 서원 등 수많은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간직해온 문화유적의 보고이며 대현 이율곡 선생, 방촌 황희 선생 등 우리민족의 역사를 빛낸 뛰어난 선현들을 배출한 역사의 고장이다. 더욱이 교도소가 이전하기로 되어있는 주변에는 국가사적 205호인 공·순영릉 문화재와 파주시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공릉 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교도소가 혐오시설은 아니다. 꼭 필요한 시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관계되는 정부 공무원에게 우리는 좀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경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파주시민은 휴전선과 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아오면서도 국가안보와 평화통일의 선봉자라는 긍지를 갖고 지난 50여년간을 정부시책에 호응해 왔다. 그동안 파주시민에게는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이로 인한 지역개발이 외면 되어온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민들은 그나마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이 마련돼 미군이 주둔하는 기지가 연차적으로 반환이 결정돼 지역개발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잔뜩 부풀어 있는 지금, 교도소 이전계획이 국방부 용산사업단에 의하여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로는 남북정상들이 오고 다니는 국도1번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파주는 통일의 전진기지다. 통일을 대비한 중심도시로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현정부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파주는 DJ 정부말 부시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과 최근 손학규 지사의 LG PHILIPS LCD 생산공장 외자유치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도소이전 부지와 약 150여만평 규모의 LCD 생산공장과는 불과 5km 미만 거리에 있다. 앞으로 많은 외국관광객들과 바이어들이 통일의 첫 관문인 국도 1번 교도소 입구를 지나치게 될 것이다.

교도소 이전 관계자들에게 촉구한다. 실제로 파주의 첫 관문인 조리면 캠프하우TM을 직접 방문해보라고, 19만여평의 수려한 산세에 얼마나 좋은 환경에 장관을 이루고 있는지를. 이렇게 좋은 부지에 교도소가 웬말인가.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가 서로 흥정이나 하듯이 하는 LPP 협정이 파주시민을 두 번 울리는 표본적인 탁상행정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썬택시티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국제회의장 규모만 1만2천㎡에 한번에 1만2천여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회의장이다. 조리면 캠프하우TM 자리에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수도 서울의 위성도시로서 LG 필립스 생산공장이 성공적으로 준공된다면 연간 20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LCD 생산공장이 될텐데. 썬택시티 컨벤션타운과 같은 국제회의장을 겸비한 대규모 국제 호텔이 들어온다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텐데 하필 정부는 교도소만 고집을 하는가 ?

소중하고 귀한땅 정말 힘들고 어렵게 50여년만에 반환 받는 땅, 진실로 우리 후손에게 귀하고 값진 땅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서 촉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김광선.경기도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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