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의정부 환경정책 변화 필요해’

경기북부 중심도시 의정부가 자치단체의 소홀한 환경관리로 쾌적성을 상실한 불결한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주민 수가 38만 밖에 되지않는 의정부시는 규모가 비슷한 여타의 중·소 도시들의 환경에 견주어봐도 시민들이 깨끗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각종 환경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의정부에 살고있는 주민들이나 이곳을 방문한 외지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이나 웬지 시가지가 밝은 느낌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의정부 시가지 자체가 일부 신도심을 제외하고 구도심의 낡은 건축물과 후미진 굴곡 도로가 많아 산뜻한 느낌을 주지 않는데다 도로·공원·하천들이 청소 불량으로 더럽혀져 있다는 얘기다. 의정부 시가지의 환경문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시측의 환경정책이 구심점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고, 일부 비양심적인 주민들이 주변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내 환경오염 문제는 도시의 관문이자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역사주변에서부터 시작된다. 역광장 주변은 물론이고 역에서 시청에 이르는 간선도로 뒤편 이면 도로의 일부 주택가나 상가 골목에는 주민들이 몰래 버린 잡쓰레기와 각종 폐품이 뒤섞인 채 방치돼 있다. 마땅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돼야 할 중랑천변도 빈병·폐타이어·플라스틱 용구 등 잡동사니 쓰레기가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 수거가 제대로 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 양측의 고수부지에는 주택가가 많아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찾아와 산책을 하가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도 악취를 맡아가며 운동을 해야 될 형편이다. 백석천의 오염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배수펌프장에서 의정부교 사이 백석천 제방옆 녹지대는 버려진 폐품들이 나뒹굴고 있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하천이 오염돼 검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하천오염에 대해 아직까지 개선되거나 단속된 사례는 거의 없다. 시측은 그저 인원이 적어 단속을 제대로 할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있다. 아무리 용역업체에서 폐기물을 처리한다 해도 관리 책임은 해당 관청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중앙로 근처에 있는 작은 놀이터공원도 쓰레기장에 가깝다고 아우성들이다. 이곳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는 일마저 빈번하다. 하지만 제때 수거되지 못한 쓰레기를 없애는 방법은 태우는 방법 외엔 달리 대책이 없지 않은가. 요즘에는 도로변에 서있는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까지 가세해 열악한 청소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실 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되면서 내 집앞을 청소한 쓰레기도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과거처럼 주택가 골목길을 청소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의정부 시내 전역에는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 12대의 무인작동카메라가 설치 운영 되고 있다. 길거리에 설치된 무인카메라가 단속공무원 보다 무서운 세상이지만 무단투기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시민들의 도덕심이다. 역설적인 얘기같지만 사실 쓰레기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가 더 늘어만 가고 있다. 이는 일부 양심을 저버린 시민들의 경우 1장(20ℓ)당 370원하는 비닐 봉투를 사는것이 아까워 골목길이나 하천변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쓰레기처리와 관련 의정부시 인터넷홈페이지에는 매일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고 해당 부서에 하루 50∼70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해당 공무원들의 본연의 업무는 현장에 나가 무단 투기나 오염실태를 확인한 후 단속을 하거나 시정조치 등을 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데 인원 부족으로 실태조사는 물론 현장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도시의 인구가 팽창하고 발전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환경문제가 발생하는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시민들이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환경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천호원·북부지역취재본부장

<기고>경찰관 운영비 ’절약이 최대수입’

/김철회(경기경찰청 경리계장) 일전이 경기일보의 파출소 운영비 관련 보도를 보고 지방경찰청 예산 담당자로서 예산 편성과 관련한 절차나 근거 등 관련 사항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경기일보를 통하여 독자들이 파출소 근무 직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계기가 되었고, 또한 파출소 운영비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시해 기획예산처 등 예산 부서에서도 많은 배려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난번 경기일보에 보도되었듯이 경찰서나 파출소 운영비가 충분치 못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근무여건과 임무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10여명이 근무하는 동사무소보다도 파출소 운영비가 월100만∼200만원 정도가 적다. 경찰 예산을 편성, 요구하는 경찰청(본청)에서는 수뇌부를 비롯한 예산, 방범, 수사 등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기획예산처 등에 예산 증액을 위해서 각종 자료를 제출하면서 설득, 이해를 시키고 때로는 통 사정하면서 예산 한 푼이라도 더 늘리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파출소 운영비를 한달에 10만원씩만 올린다고 해도 연간 4억4천640만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이를 전국적으로 계산하면 30억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파출소 근무 경찰관 1인당 금액으로 나눠보면 월 6천250원(16인 근무시)∼1만원(10인 근무시)에 불과한 것으로 경찰 1인당 수혜는 얼마 안되는 소액에 불과하지만 국가적으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어려운 형편을 감안하여 경찰관서의 운영 경비가 현실화 될때까지 주어진 예산을 최대한 아껴 쓰는 방법 밖에는 도리가 없을 것이다. 경기경찰청에서도 금년에 지휘부를 비롯한 전 직원이 어려움을 감내 하면서 공공요금 아껴쓰기 운동을 실천한 결과 선거요금 2백86만9천380원 등 공공요금을 총 2천만78만3천920원을(9월말) 절약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에너지는 한 해에 34조6천억으로 국가 예산의 20%나 차지하며 에너지는 한 해에 1천691만t이나 소비하고 음식물 찌꺼기는 14조17억원 어치나 버려진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석유는 에너지 소비량의 50%나 차지한다. 우리 경찰관부터 솔선 수범하여 물자를 절약하고 공공요금을 아껴서 어려운 나라 살림살이에 주름지지 않게 하여야 할 것이다. 사무실 창가의 조명 등을 끄면 11억, 복사지 한장 아껴쓰면 연간 2억, 냉장고의 문을 자주 여닫지 않으면 연간 255억원이 절약된다고 한다. 돈을 얼마큼 꼼꼼하고 알뜰하게 쓰느냐에 따라서 살림살이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예산담당자로서 경찰관의 운영비를 충분히 지원해 주지 못함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국가에서 배정해 주는 예산으로 임무에 충실하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에 맞도록 알뜰하게 집행하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 주택 소유율이 경찰 53.7%, 교육 74%, 일반공무원 60.4%로 경찰이 제일 낮고 사망률은 제일 높다는 생각이 언뜻 나면서 정부와 국회에서도 경찰관서 운영비 현실화 및 처우 개선에 기대를 걸면서 ‘절약이 최대 수입이다’라는 서양 속담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고>기도의 성과주의 예산제도 도입방안

/도의회 예·결산특위 위원장 안기영 공공부문의 재정은 불특정한 주민들의 조세로 운영되기 때문에 편성과 집행에 있어서 합리적인 관리 감독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고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경기도의 예산제도는 품목별 예산서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 예산제도는 통제 지향적인 예산운영으로 예산의 낭비를 억제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던 반면에 지나치게 엄격한 관리 규제로 인해 예산과정이 경직화되어 상황변화에 유연하고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또한 기존의 관리와 통제중심적인 예산운영체제는 실제 공공재원이 투자된 이후 얼마큼의 효과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는 예산이다. 따라서 이제 경기도의 예산제도도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투입된 예산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결과중심적인 재정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종전의 품목별예산서틀(장·관·항·세항)을 벗어나 도민들이 낸 세금으로 어떤 사업에 어떤 목적으로 얼마나 쓰이는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실·국별, 목표별, 단위사업별로 작성된 예산서 제도이다. 성과주의 예산서의 구성체계는 실·국 단위로 총괄표, 성과계획서, 성과단위 명세서로 이루어져 있다. 실국별로 조직과 임무, 연도별 전략목표와 예산을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다. 성과계획서는 전략·성과목표, 성과지표 및 검증방법, 그리고 목표별 예산규모를 총괄적으로 작성된다. 성과단위명세서는 전략·성과목표별 단위사업과 그 예산편성 세부내역을 설명한다. 한마디로 어떤 기관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며 어떻게 그 효과를 검증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어 예산을 심의하는 의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결국 세금을 내는 시민들이 세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발전된 예산제도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서울시는 2년전부터 성과주의예산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물론 도입과정에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사례연구는 경기도에 많은 것을 시사해 줄 것이다. 집행부의 도입과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예산제도에 관한 학술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로운 제도도입으로 인한 업무부담을 덜기 위해서 1∼2개 실국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한 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제도도입으로 인한 업무부담을 덜고 새로운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제6대 경기도의회 예결특위는 예산분야에 대한 많은 제도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결산심사의 성과보고서 제도도입과 성과주의 예산서제도, 소위원회 활성화를 통한 겉핥기식 예산심의의 문제점 극복 등이다. 이러한 제도개선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예산낭비를 막고 예산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용됨으로써 세계속의 경기도를 건설하는 기초가 되기 바란다.

<기고>열 명의 애국자

/道 농정국장 유도형 최근 보도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간자료에 의하면 세계의 기아인구는 8억4천만명이고, 이 가운데 7억9백90만명이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마다 전세계에서 5세 미만 어린이 6백만명이 굶어죽는다는 것이다. 가까이는 북한에서도 배고픔을 참지 못한 주민들의 탈북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인류가 농업을 영위해온지 1만년 이상 되고 그 동안 농업혁명이라고 할만큼 생산성이 향상된 오늘, 지구촌 곳곳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다는 것은 인류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 농가와 농가인구가 계속 감소해왔다. 1980년 215만5천호이던 농가는 2001년에 135만4천호로 줄고, 같은 기간 농가인구는 1천82만7천명에서 393만3천명으로 줄었다. 전체인구에서 농가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80년 28.4%이던 것이 2001년에는 8.3%로 줄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우리 농업의 위기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농촌인구가 더 줄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어느 입장에 있던 간에 분명한 것은 농업이 여전히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는 점이다. 사실 지난 세기 산업화과정에서 우리 농업이 기여한 부분은 적잖다. 도시로 나온 이농인구는 도시근로자로서 산업화에 기여했고, 우리나라 공업의 생산성 향상은 저임금-저곡가 구조의 기반 위에서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농가와 농가인구가 계속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쌀 생산량은 일정규모를 유지해왔다. 1981년 506만2천975t이던 쌀 생산량은 2001년에는 551만4천7백96t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생산기술의 진보와 우리 농업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쌀이 남아돌고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농업의 생산성이 더욱 높아져야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것이 그 동안 해온 농민들의 노력을 폄하하자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경기도가 이 시대 최고의 농어민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농어민 대상’ 수상자들을 선정하여 표창하는 것은 농어민의 사기 앙양과 농업경쟁력을 향상시켜 복지농어촌 건설을 앞당기겠다는 취지에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경기도농어민 대상’은 부문별로 한 명씩 총 10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물론 각 시·군의 추천과 도 농정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의결을 거친 분들이다. 고품질 쌀 생산 부문의 정덕희씨(이천)는 농어민후계자로써 6.7ha의 영농을 하면서 질소 등 화학비료를 30% 절감하여 고품질 쌀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경기미 홍보와 품질향상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특작가공분야의 이종노씨(화성)는 대학시절부터 농업에 뜻을 두고 허브 재배와 가공기술 개발로 소득증대는 물론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밖에 과수·화훼 채원병씨(파주), 채소 이세영씨(평택), 수출농업 고양시영농조합 한국농원, 환경농업·신기술 안성마춤회, 대가축 김희동씨(포천), 중·소가축 조윤상씨(양주), 수산 오성환씨(용인), 임업 부문 정만수씨(광주) 등이 영광의 얼굴들이다. 이들은 해당분야에서 생산성 향상과 농업경쟁력 제고에 땀흘린 분들이다. 이 분들은 우리 농촌도 살만한 곳이며, 우리 농업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만천하에 알린 사람들이다. 앞으로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우리 농업의 미래도 결국은 이들의 머리와 손에서 달려있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는 우울한 현실에서 우리나라가 그나마 식량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도 이분들과 같은 농어민 애국자 덕분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기고>가을을 보내면서…

/홍승표(시인) 가을은 사랑이 목마른 계절이다. 어느덧 가을이 절정을 넘어서고 있다. 아니 늦가을 비가 한차례 지나간 후엔 벌써 겨울이 시작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어깨가 움츠러들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 광교산에 들렀더니 단풍의 어우러진 모습들이 제법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어쩌다 호들갑을 떠는 검은 날다람쥐 녀석이 기분을 흔들어 놓기도 했지만 형제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더없이 풍요롭고 넉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가을은 꼭 그런 느낌도 아니었다. 지난 월드컵의 열기와 환희가 엄청난 수해로 잠겨버리고 수마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채 맞이한 계절이기 때문이리라. 산을 벗어나면서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사실 말이 가을이지 가평 유명산에 들어 갈대 숲과 계곡의 맑은 물과 단풍으로 곱게 단장한 숲을 만난 것 밖에는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변변히 느껴볼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린이와 노인 어르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을 치르면서 우리네 삶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되돌아보는 참으로 소중한 계절이었다는 고마운 마음 또한 감출 수가 없다. 그러나 가을은 사랑이 목마른 계절이다. 수채화로도 결코 흉내낼 수 없이 고운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아름다운 산이나 눈이 시리도록 높고 푸르른 하늘과 맑은 물소리 이 모든 것들이 웬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한다. 가끔은 넉넉한 들판이나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마저도 외로움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드리우게 한다. 하지만 더나가는 가을의 뒷모습이 더없이 아쉽게만 느껴지던 어느 주말 늦은 밤에 본 영화 한편을 통해 계절의 대미를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7살 지능을 가진 아버지의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아이 엠 샘(I am Sam)’은 사랑에 목마른 가슴을 적시는 특별함이 있었다. 지적 장애인인 샘은 커피숍에서 적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어린 딸 루시를 위해 눈물겨운 사랑과 정성을 쏟는다. 루시 역시 아빠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더 이상의 지식을 쌓으려고 하지 않는 몸짓이 안쓰럽기만 했다. 그러나 법원의 샘의 지능을 문제삼아 루시를 정부기관 보호를 받도록 한다. 졸지에 딸과 함께 살 수 없게 된 샘은 딸을 양육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능력있는 변호사와 함께 법정투쟁에 돌입하게 된다. 결국 샘의 애틋한 사랑이 딸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암시에 이르러서야 가라앉았던 마음이 사랑의 소중함으로 채워지게 된다. 사랑의 능력은 결코 지능으로 저울질 할 수 없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해주는 아이 엠 샘은 모처럼의 감동스러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가을은 사랑이 넘쳐흐르는 계절이기도 하다. 바라보이는 세상 모든 것들이 풍요롭고 마음마저 넉넉하고 훈훈해지는 계절이다. 이 좋은 계절에 아들·딸에 대한 사랑이나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곰곰이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우리 인류가 생겨난 이래 가장 크고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는 다섯가지 화두가 신(神)·지식·인간·국가·사랑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사랑이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신문화의 연결고리라는 것이 정설이라는 데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가을을 떠나보내는 지금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의 불씨를 되살리는 몸짓이 정말로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을 찾는 몸짓은 더없이 아름다운 일이다. 지금 이순간에 있어 꿈과 희망이 가득한 사랑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불변의 명제이자 아쉬움 속에 가을을 떠나 보내는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한다.

<기고>지방자치시대의 지방문화육성

/경기도 보건위생정책과장 박원용 청년이여 고향에 돌아가 시장(市長)이 돼라! 모범적인 지방자치국가로 손꼽히는 일본 ‘전국 청년시장협의회’에서 최근 펴낸 단행본의 제목이다. 34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제는 지역청년 지도자의 참여와 헌신 봉사를 요구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의 세계화 추세에 대응해 나가는 한국의 지방화시대에 청년들의 역할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1세기를 맞는 올해 우리 사회는 정치, 사회적으로 희망과 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자제 현장에서는 ‘좀더 낮은 곳으로’를 향한 민선 자치단체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민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민선목민관(牧民官)들의 조용한 혁명을 보면서 우리들은 지방자치의 현장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 지자제시대에는 과다한 욕구분출에 따른 지방행정과 주민의 대립,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 민주 시민정신의 미성숙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관(官) 주도에서 벗어나 민(民)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의 권리의식도 점차 고양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집단 이기주의의 또다른 얼굴이 아니라면 자신이 낸 혈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행정감시 활동에서 지방경영에 이르기까지 잡라적인 참여자치가 필요하다. 지역의 환경문제, 낙후지역개발, 도시의 난개발, 교통문제, 교육환경개선 등 산적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자치단체 여건에 맞는 주장을 펼 수 있는 성숙한 주민의식과 개인이나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 지역 전체의 발전을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청년들도 지역사회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방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야말로 지방자치를 살아 숨쉬게 하는 맥박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중앙에 발을 딛고 서서 고향에 시선을 두지 않았던 우리 청년들은 이제 눈을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고향에 두어야 할 것이다. 중앙집권화 된 한국사회속에서 행정의 중심이었던 서울장안으로 집중됐던 인재들은 이제 새로운 일터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와 뿌리를 내리며 살수 있어야 하고, 또 지방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향에 돌아가 市長이 되려는’ 인재들의 힘이 결집될 때 중앙집권체제가 막을 내리고 진정한 지자제의 막이 오를 것이다. 민선3기를 맞아 그간 많은 청·장년층이 광역·기초의회에 진출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젊은 우리 지성들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려는 애향심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분명한 국가관과 봉사정신을 가지고 시대적 변화에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문화의 빈곤에 따른 ‘이기주의’ ‘인간소회’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의 달을 맞아 우리 청년들도 경기문화의 정체성을 정립시키고, 지방문화를 육성시키기 위해 향토문화 발굴과 보존에 관심을 갖고 지방문화사업 발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각종 문화단체들을 적극 지원하고 이들이 지방문화의 기수가 되도록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지방발전의 희망을 갖고 향토 경기의 일꾼으로 지방자치시대의 주역으로 구체적인 청년문화가 형성될 때 우리사회는 진정한 지방자치로 뿌리 내리게 될 것이다.

기고/ 남양주시 미래위한 발전 방안

기고/ 남양주시 미래위한 발전 방안 박광석 남양주 부시장 민선 3기가 출범한지 어느덧 4개월이다. 임기 4년중 4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러고보면 자치단체장 임기 4년이 그리 길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기간중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시 큰 계획들을 세워 나가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 동북부의 신흥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양주시는 양면성을 가지는 특이한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많은 문화유적 등을 보유하고 수도 서울에 연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는 반면, 개발제한구역·상수원보호구역·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수변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가 이중 삼중으로 제약하고 있는 개발욕구와 규제가 상충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잘만 가꾸고 만들어 나간다면 수도권 최고의 주거공간과 쾌적한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자족도시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남양주시의 미래를 위한 방안들을 몇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첫째, 자족기능을 갖출 수 있는 시설의 적극적인 유치가 필요하다. 수도권 도시들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가 자족 도시로서의 기능보다는 베드타운화 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는 도시자체에서 생산과 소비, 주거가 함께 이뤄지는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규모 지방산업단지의 적극적인 개발과 유치가 필요하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연평지구·금곡지구·진건지구 외에 호평동의 공업용지 대체부지 개발 등을 통해 생산시설을 유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진건지구의 유통센터 건립을 통한 물류·유통의 중심마련과 대규모 백화점, 할인매장의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동서남북 사통팔달 도로망의 체계적인 구축이 필요하다. 민선 1,2기를 거치며 많은 도로사업을 추진했고 교통망 정비와 연계한 도로망 구축 등을 추진하여 왔으나 너무 많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백화점식 사업이 되다보니 계획적·체계적인 사업추진이 되지 못한 점이 있다. 수요를 예측하고 사업의 시급성 등을 고려한 체계적인 사회간접시설의 구축을 통해 비용의 최소화와 적시에 사업을 추진하는 효율성을 갖춘 행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지침을 근간으로 주요 도로와의 연계도로망을 구축하고 지역내에서 쉽게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간선도로를 구축하여 사통팔달의 도로망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문화·관광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생활과 의식수준 향상으로 이제는 여가의 활용이 일상화되고 문화 활동에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생활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생활 체육시설의 확충과 함께 수도권의 많은 관광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관광자원의 개발과 유치가 필요한 과제다. 시 곳곳에 산재한 문화재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테마관광의 적극적인 개발과 다산 유적지, 서울종합촬영소 등을 특화하는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하천둔치와 폐천부지 등을 활용한 다양한 체육공간조성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설 유치가 필요하다. 도시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 척도가 쾌적한 주거공간이라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시는 42%의 개발제한구역과 41%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 86%가 규제지역이나 이러한 규제를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으로 만들어가야 하며 쾌적한 도시이미지 형성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혜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고등 교육기관인 대학의 유치를 통해 우수인력의 지역내 육성을 추진하고 시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이 함께 따라야 하며 공동주택 거주자들을 위한 휴게공원조성 등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21세기를 맞는 전국의 232개 지방자치단체가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고 힘차게 출발하였다. 새로운 천년의 시점에서 수도권 동북부의 중추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남양주시의 100년후 미래를 기대해본다.

기고/다국적기업의 떠남

기고/다국적기업의 떠남 허범도(경기중소기업청장) 매일 중소기업체를 방문하다보면 희망에 찬 확장(Expansion)준공(New-building)의 현장도 보지만 며칠 혹은 몇개월 후면 문을 닫거나(Closing) 철수(Withdrawal)할 기업도 만나게 된다. 최근 안산에 있는 N이라는 회사를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공장이라고는 하지만 앞뜰에 잔디와 나무를 심어 환경과 조경이 눈에 띄어 끌려 들어가듯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분위기에 지나는 사람도 없어, 수위실에 이야기하고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으로 가서 깨끗한 실내화로 갈아신고 공장장을 만나게 되었다. 마침 그 회사는 다국적 기업으로 전문의약품을 연구, 개발, 생산 해내는 제약회사였다. 공장장과 회사의 제품내용, 전문성 및 여러분야 인력수급의 어려움 등을 얘기해 나가는데, 나중에는 급기야 이 회사가 연말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었다. 이미 작년 연말에 철수 방침이 결정되고, 금년 2월에는 구체적인 인력 퇴직계획까지 발표하여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정부는 활발한 외자유치활동을 펼쳐 나가면서 외국의 하이텍 분야 특히 생명공학, 첨단과학, 고부가치기술 등을 우리나에 유치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제안하고,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등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는데, 또 한편에서는 소리없이 외자철수작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17년이란 기간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뛰어들고 나름대로 기술의 개발, 고용의 촉진, 지역사회 발전의 일익을 담당해 온 유명기업이 있기 때문에 한편 아쉽기 짝이없고, 또 한편 그 철수의 이유나 배경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 이 분야 제약의 특성상 미국 FDA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할 시점이 왔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고가의 설비투자, 고급인력의 확충등 대규모 신규투자와 비용발생이 일어난다는 점이었다. 둘째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생산성(Productivity)을 초과하는 임금구조 때문에 그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로서의 이점을 이미 상실했다는 점이었다. 셋째는 시장의 개방으로 국경없는 무역환경(borderless trade)시대로 접어들면서 현지생산의 이점이 점차 축소되어 본사에서 생산, 수입되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WTO이후 우리나라의 각종 관세장벽(Tariff barrier)과 비관세장벽(Non-Tariff barrier)이 제거되면서, 각 분야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우리의 외자유치정책은 지금 하나의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때마침 북한의 신의주 경제특구가 개설된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중국의 각성, 각시에서 경쟁적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전용공단을 만들고, 공무원들이 세일즈맨이 되어 우리의 기업들을 데려가기 위해 파상공세를 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세계화(Globallization)와 현지화 (Locallization)에 거의 성공하고 착근(着根)되었다고 믿었던 한 다국적 기업이 내 고장을 떠난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공장을 나서면서 공장장과 회사직원들은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이 회사의 대표에게 그간의 고마움을 표하고 이번에는 본사결정으로 철수하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도록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당부를 하고 그 공장을 떠나는 필자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우리 다함께 시야를 넓혀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로컬라이제이션의 새로운 환경속에 눈을 크게 뜨자. 큰 스케일로 나가자.

기고/ 성형열풍 ‘얼굴에서 밀리면 안돼’

기고/ 성형열풍 ‘얼굴에서 밀리면 안돼’ 분당 고운세상 성형외과 원장 이병회 요즘 들어 주가하락이나 경기 침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외모를 가꾸는데 연관된 미용관련 산업의 매출곡선은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화장품, 향수, 헬스, 피부 및 몸매관리, 기능성 속옷까지 관련 산업의 분야도 다양하고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고객층도 점점 넓고 두터워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뷰티(beauty)와 다운에이징(down aging) 산업은 21세기에 가장 각광받을 분야로 꼽힌다. 이런 추세의 가장 첨단에 있는 것이 신체 일부를 수술해서 아름다움과 개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미용성형수술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통계수치가 나와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남성 5만여명을 포함, 매년 40만∼50만여명의 남녀가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는다. 손상된 신체 부분들을 복원하기 위해 시작된 성형수술은 현대에 이르러 눈부시게 발달한 여러 의학분야들에 힘입어 질병 치료나 신체적 결함 복원이 아닌 미용성형이라는 새 분야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용성형은 외국 언론사에서 기사화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재외 교포나 일본인들 사이에도 미용수술의 중심지는 한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져 우리나라를 찾는 이들도 늘고있는 추세이다. 얼마 전 일본의 한 텔레비전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인터뷰를 청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질문 요지는 왜 한국여성들이 그토록 성형수술에 관심이 많은가 하는 것이었다. 적당한 대답을 찾기위해 고심하다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지 않는 분위기다. 또 한국여성들이 외모를 가꾸는 일에 대해 일본여성들 보다 적극인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사실은 ‘얼굴에서 밀리면 안돼’ 라는 식의 외모 지상주의가 성형열풍의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 이렇듯 성형수술이 대중화 되다보니 겨울 방학이 되면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리는 여고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아이는 쌍꺼풀만 있으면 되나요?, 코를 좀 높여주면 어떨까요, 라는 등의 말을 들을 때면 치열한 외모경쟁사회로 뛰어들게 될 학생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외모 콤플렉스를 성형수술을 통해 극복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성형수술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더 예뻐지려면 어디를 수술해야 하나요’ ’제 얼굴 견적이 얼마나 되나요?’식의 질문은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형외과 의사는 의학적인 한계의 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성형은 외과분야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특수 분야이다. 따라서 수술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고 수술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구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형외과의사가 아닌 비전문의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비의료인들이 여러 성형외과적인 시술을 하고 있고, 부작용도 늘고있다. 눈, 코 등의 간단한 수술을 넘어 안면윤곽수술이나 지방흡입수술 등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고 고도의 수술 테크닉을 요하는 수술들이 많이 행해지는 추세이다. 따라서 성형수술을 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수술을 하는 의사가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인지의 정도는 확인해 보아야 한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자격이 없는 자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해결할 능력이 없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를 끝까지 돌보아 주겠다는 책임감이 없다는 것이다. 수술하는 의사와 수술 받는 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책임감과 신뢰라는 관계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기고/음식에도 선입견이 있다

기고/음식에도 선입견이 있다 김종오(동남보건대학 환경위생과 교수) 우리는 미역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참 많다. 시험에 떨어지거나 무슨 일을 하다가 잘 안될 때 미역국을 마셨다고 푸념하는 경우를 가끔씩 보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선입견 때문에 아이들이 입학시험이나 수능시험 있는 날 아침에는 미역국을 끓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계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속담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말 때문인 것 같다. 오리알과 계란은 비슷하고 계란은 0점을 뜻하기도 한다. 자녀가 시험 보러 가는 날 아침 밥상에 계란으로 만든 반찬을 올리게 되면 어른들에게 야단 맞는 경우를 보게 된다. 미역국이나 계란 반찬을 먹었다고 모두 시험에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들이 염려하는 의미에서 조심스럽게 자녀들을 챙겨주는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어떤 시험이든지 공부를 잘해야 시험에 붙는 것이지, 엿이나 풀로 교문 앞에 ‘○○○합격’이라고 붙여야 합격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도 우리사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신혼일 때 사촌 동생들이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서 함께 먹고 잘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사촌동생이 시험 보는 날인데 아내는 무심코 아침밥상에 계란 반찬을 해주었다. 그러나 계란 반찬에 상관없이 사촌 동생은 시험에 합격하여 대학 졸업 후 공기업에 취업이 되어 지금은 간부로서 잘 활동하면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상태이다. 무슨 일이든지 하다가 잘 안되면 핑계거리로 미역국을 들먹이거나 달걀 반찬을 탓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미역국은 또 다른 날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생일날 아침에는 미역국을 꼭 끓여 먹는다. 이것은 미역국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부터 미역은 피를 맑게 해주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출산한 여자들은 미역국을 며칠씩 계속해서 먹고 있다. 그런데 내가 미역국을 좋아하게 되고 자주 먹게 된 계기가 있었다. 환경 오염물질 중에는 우리 몸에 해로운 중금속 물질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호흡기나 식품을 통해서 미량의 중금속들을 계속해서 섭취하고 있다. 그래서 마우스에 중금속을 투여하고 이를 배출시키거나 체내에서 흡수를 억제하는 물질에 대한 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해조류가 아주 큰 효과가 있다는 실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문헌조사를 해보니 나보다 먼저 많은 연구자들이 비슷한 결과를 얻고 있었다. 해조류인 미역, 김, 다시마에는 중금속 흡수 억제제로 알려진 알긴산 성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을 하고 난 후부터는 김과 다시마도 좋아하게 되었으며, 미역국도 의식적으로 더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은 미역국을 좋아하게 되었다. 계란도 마찬가지이다. 계란은 우유와 더불어 영양가가 가장 풍부한 동물성 식품으로서 성장기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민에게 미역국과 계란은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식탁의 안전과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서 질(質) 좋은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기고/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경마의 열매를 나눌 때

기고/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경마의 열매를 나눌 때 한국마사회 홍보실장 조정기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마인구가 1천3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라고하는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의 지난해 관람객이 225만명과 229만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경마에 대한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경마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판단이 어떻든 이제 경마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마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성인의 오락에서부터 스포츠와 레저가 혼합된 형태의 레포츠, 도박등이 그것이다. 모두 나름대로 경마가 가진 속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떨어진 개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만일 경마가 그저 단순한 내기차원의 성인오락 정도에 머무른다면 어째서 경마를 국가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국가의 이익- 세금확보 차원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마는 흔히 말하는 즐길거리 제공이라는 서비스업, 즉 3차산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의 본질적인 의미, ‘보다 빠르고 강한 말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과정의 하나’곧 ‘마필의 개량증식 수단’의 한 방편으로 간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경마는 말들의 경주이며 실제 우리나라에서 한 해 필요로하는 경주마수만 해도 올해 기준으로 대략 700여두에 이른다. 경마시행을 위해서는 경주마 생산이 필수적이며, 한 마리의 경주마가 데뷔하기까지는 종부∼생산∼사양관리∼육성조교∼경주마유통∼경주시행∼장제 및 수의 마필보건∼퇴역마 재활용등 1∼3차산업에 이르는 거대한 복합산업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 부문별 인력의 활용은 물론 분야별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경마의 사회적 의미, 세계 100여개국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또 장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러부문에 걸친 부가가치 창출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경마가 이러한 복합산업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단순한 놀이차원으로만 이해되어온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마는 경마의 본질적 측면, 즉 경주마 생산측면이 상대적으로 부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한국마사회는 ‘국산마생산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최첨단의 시설과 과학적인 생산 육성기법을 도입해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등 외산마에 뒤지지않는 우수국마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금년도의 경우 서울 경마공원에서 활약하는 경주마의 65% 수준까지 국산마로 대체하게 되었고 경주능력도 외산마를 능가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정부의 지원과 마필생산농사, 마사회간의 긴밀한 협력이 바탕이 되었다. 한국 마사회는 꿈을 가지고 있다. 경마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경마산업이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꿈은 첫째, 경마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의 사회공익환원 비율을 한층 높여가고 둘째, 외국산마를 능가하는 우수경주마를 생산해 외국에 수출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다. 이같은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베팅에만 열을 올림으로써 경마가 단순한 레저·사행산업으로 치부된다면 경마의 제대로 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마에 대한 불신을 걷고 하루에 써버려도 좋은 만큼 적당한 돈을 투자하며 즐기고, 경마가 열리기전까지 경주마생산에 땀흘린 마필농가의 수고를 한 번쯤 생각하는 열린 눈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선진경마국의 경우처럼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성숙해질때 경마는 그 열매를 고스란히 국가와 사회에 환원될 것이다.

<기고>가을 산에서 보는 비기(秘記)

/권성훈시인 산이 좋아 산에 가지만 실제로 산에서 머물러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풍드는 가을이면 한번의 나들이를 위하여 전국의 명산은 진통을 겪으며, 고속도로는 귀성길을 연상케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산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전설을 안고 있는 산마다 그 깊이 만큼의 숨어 있는 비기(秘記)를 찾아 볼 수 있는 것일까. 가을이 깊어 갈수록 숨통 막히는 도시를 떠나 탈 일상의 세계에서 평화롭게 저물어 가는 자연을 경험하고 돌아온다. 아무튼 현대인들은 과학의 발달로 각종 공해오염과 무분별한 자연파괴로 낮아진 산소농도에다가 밀폐된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탁한 공기와 저하된 습도로 두통, 현기증, 답답함 등을 호소하는 산소 결핍을 원인으로 하는 호흡기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산소는 식물의 푸른 잎에 지니고 있는 엽록소에 뿌리로부터 올라온 물과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와 태양에너지를 합성하여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광합성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만들어지므로 산소 생산의 주역인 나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울창한 숲을 간직한 산은 생명의 공급처인 셈이다. 하지만 산업화의 대기 오염은 도시를 덮어버렸고 늘상 공기 좋은 산과 바다에서 살 수 없으니, 산소 부족으로 착안해 낸 것이 산소 음료, 산소 발생기, 산소 캔, 산소 화장품 등 급속도로 상업화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결국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의 꼬리를 물고 생겨난 꼴이 된다. 이처럼 인류의 이익을 위하여 제기된 문제가 되레 문제가 되어 구원책을 강구하지만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지만 산은 어떠한가. 모든 것을 인간들이 원하는 대로 내어 주고도 바라지 않으며, 그 자리에서 철저하게 내면을 감추고 있으면서도 그 속을 들여다보려고 오는 사람은 막지 않는다. 사람들은 하늘에 가장 맞닿아 있는 정상을 오르면서 산을 정복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산을 정복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인내와 한계를 극복한 것이니, 산을 정복하고 자연을 정복한다는 것조차도 인간의 오만이 가져다 준 언어유희일 뿐이다. 산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태고 적부터 내려놓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멀리서 관망만 한다. 산을 오르다보면 나무, 숲, 바위, 새, 바람 등 산을 이루고 있는 일부를 만나며,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면 아무런 조건 없이 동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산의 일부가 되어 버린다. 산 속 깊이 들어갈수록 세속에서 벗어나 자연인이 되는 것이다. 산의 어디든지, 울창하고 험난한 가운데 깊은 계곡을 이루고 있는 산골짜기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 사람은 그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쉬기도 하고 물을 마시기도 하고 계곡을 이용하여 건너가기도 하지만 산과 산 사이 경계가 되고 있는 물줄기 하나 건너지 못하여 반대편 산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가 산이기도 하다. 바다도 마찬가지로 섬은 바다를 건널 수 없고 파도만이 망망 대해를 횡단하여 육지에 다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산에서 바다의 원리를 알게 된다. 나아가 인간, 산, 바다, 우주의 수식관계를 자세히 관찰하다가 보면 자연의 어느 것 하나, 삼라만상의 축소판이 아닌 것이 없듯이 인간이 돌아갈 자연을 통하여 삶의 원형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가을 산은 저물어 가는 한 생애를 온통 울긋불긋한 오색 단풍으로 물들이며 최후를 장식한다. 그러면서도 부피를 줄여가며 겨울을 준비하는 내실을 키운다. 우리는 인생을 완성하고 있는 가을 산을 보면서 무엇을 버릴 것인가. 무엇을 심을 것인가.

<기고>‘안성맞춤’브랜드

/한영구(안성시 부시장) 우리는 상품을 사면서 먼저 상표를 보게된다. 브랜드는 대상물을 상징화한다. 대상물에 붙어다니는 가치 또는 인상되는 생각, 그것이 브랜드다. ‘히딩크’하면 월드컵 4강신화, 네덜란드, 매너있는 신사, 붉은 악마 등 그와 관련된 많은 이미지가 연상되고 그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으로 연결된다. 그만큼 브랜드라는 것이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95년 지방자치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자치단체마다 자기 얼굴 알리기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특산품은 물론 그 지역의 특성, 전통을 이용한 각종 예술제나 축제가 전국적으로 800여개나 된다고 한다. 쌀만해도 안성마춤쌀을 비롯해 임금님표, 김포금쌀, 교동특미, 대왕님표, 갯벌쌀 등 수십가지가 넘고 포도·배·복숭아·고추·인삼 등 농특산품, 애니메이션, 영화제, 환경박람회, 바이오 엑스포, 꽃박람회 등 지역의 산업과 연계한 축제라든지 춘향이, 임꺽정, 논개 등 인물로도 지역을 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의 브랜드기법이 자치단체에 접목되어 브랜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 제품에 대한 브랜드 산업은 정착단계에 있지만 자치단체마다 농축산 분야의 브랜드는 아직도 기법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어느 지방의 농축산물은 제품의 고품질화는 등한시 한채 제품에 대한 브랜드의 난립으로 오히려 제품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떨어뜨려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는 일이 종종 있다. 앞으로 농업부문이 가장 문제가 되고있는 뉴라운드시대에서 우리 농축산업이 가야할 새로운 길은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 2005년 1월이면 뉴라운드가 시작된다. 그동안 높은 관세로 보호를 받아오던 마늘, 고추, 쇠고기 등 일부 농축산물은 특화된 전략없이는 경쟁에서 당연히 밀릴 것이다. 품질에 자신이 있는 농특산품은 생산자나 농·축협 등 관련단체가 스스로 판로개척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경영감각이 높아지고 농축산업이 정부의존에서 벗어나 시장개방에 견딜수 있는 체력을 서서히 키워나갈 수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앞서기 위해 안성시에서는 농촌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의 하나로 지난 99년에 ‘안성맞춤’브랜드를 상표로 등록하였다. 또한 안성맞춤 상표사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이를 지원하고 관리할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으며 쌀 포도 배 한우 인삼의 특산품을 대상으로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하여 브랜드 전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의 성과는 당장 눈에 보이거나 잡히는 것이 아니고 굳이 농특산품에 국한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안성맞춤’의 이미지가 확고히 자리잡게 되면 대내외적인 파급효과는 수치로 환산할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이제 안성시가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이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쌀은 전국쌀품평회 2연패(99∼2000), 경기미쌀 품평회 대상(2001), 한우는 전국한우경진대회 브랜드 부문 최우수(2000), 전국축산종합평가 최우수(2000)를 수상했다. 이러한 성과는 생산자, 단체, 시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땀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안성시에서는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도 ‘안성맞춤’브랜드 전략의 큰 줄기다. 바우덕이 축제가 지역민속축제로서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전국의 18개 축제의 하나로 선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 우리 시민도 브랜드를 알리고 지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역브랜드의 가치는 지역시민이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하게 먹을 수 있는 신용이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얄팍한 상혼보다는 ‘안성맞춤’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품질이 좋고 규격에 맞는 농특산품을 만들어 내야한다. 농민들은 브랜드 및 품질관리를 위해서 생산기준이나 사양관리를 철저히 하여 브랜드가 요구하는 품질좋은 특산품을 생산하고, 농·축협 등 관련단체는 마케팅전략에 심혈을 기울여 제값을 받게하고 판매망을 확대해야 된다. 그리고 시에서는 품격있는 브랜드가 유지될수 있도록 홍보와 지원에 애써야 할 것이다.

<기고>진정한 지방자치를 말한다

지방자치는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 또는 민주주의의 주춧돌이라고 말한다. 국민은 국가와 정치권력의 주인이며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참여하는 정치문화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의 민주화를 완성해야 한다. 이러한 지방자치에 있어 지방의회 기능의 올바른 정착은 역사적으로 중대한 과업이다. -지방의회 국민 기대 못미쳐- 그러나 현행 자지제도는 지방행정기관이 중앙정부의 절대적 지배하에 놓여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방의회 또한 그 권한과 기능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물론 근래 지방자치단체와 광역의회를 중심으로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움직임은 있으나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과 실현은 지방의회의 기능 강화에 있음을 강조하고 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간사간 협의를 통해 언제든지 상임위원회를 소집할 숭 있도록 위원회 활동을 극대화해야 한다. 지방자치법상에 행정사무 감사제가 있으나 대상기관과 범위, 실시기간의 제도적 한계로 사실상 철저한 감사를 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 의결권의 범위를 확대하는 일 또한 초미의 과제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에서 시.군.자치구의 조례나 규칙이 시.도의 그것에 과하지 못하도록 조례제정권을 상급관청의 규칙으로 제한하고 있다. 의결권을 제한한 지방의회란 유명무실한 겉치레 자치에 불과하다. 둘째, 예산과 의결에 있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수 없다는 것은 의회의 결의에 따라 예산을 심의하고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 극히 제한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지방의원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의욕을 저하시키는 처사다. 따라서 예산심의에서 수정권한을 부여함이 마땅하다. 셋째, 자치법상 지방의회 의원을 명예직으로 규정한 것은 의회의 기능적 측명에 문제가 있다. 의회 활성화를 위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비와 전문적인 보좌관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예산심의 수정권 부여 등- 넷째, 현 지방자치제는 재정에 관한 권리의 상당부분을 중앙에서 지방에 이양하지 않고 있어 중앙통치의 연장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 지방해정의 확충과 제도적 독립이야말로 지자체의 확립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섯째, 인사권에 있어서 지방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며 자치단체장이임명한 의회사무국 직원의 경우 집행부, 즉 자치단체를 감시.감독해야 할 의회의 통솔에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따르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방의회 사무국 직원도 실적주의 원칙에 의해 의장이 행함이 마땅하다. 여섯째, 현 지방자치제도는 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있는 직무의 모호함과 집행과정에서 중앙정부의 통제와 간섭의 여지가 많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간기능을 명백히 배분하고 권한을 과감히 이양하는 지방자치의 기능 강화를 통한 행정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 일곱째, 지방자치제 부활 뒤 지방자치단체(집행기관)와 의회(의결기관)간 또는 자치단체간에 갈등 사례가 표출되고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갈등의 해결방안으로 의회의 자치단체장 불신임권과 부단체장 임명동의권, 자치단체장의 의회해산권, 주민투표제의 채택을 적극 검토하고 사전 협의제와 상급기관의 조정등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권한.역할 대폭 강화해야- 지방자치제도는 주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존재한다. 즉 주민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행정에 반영하고 그 집행을 감시.비판하며 개선할 제도를 수정하거나 부결시켜 주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집행을 막아야 한다. 또한 주민의 혈세인 예산의 집행이 제대로 행해지고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지역현안을 외면한 의회나 지방자치제도는 결코 무의미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행의 지방자치제도로는 행복을 추구하는 주민의 꿈을 이루는데 너무나 한계가 많다.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대폭 강화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고>인천항과 평택항을 신의주 개발거점 항만으로

/이광로(국립해양연구소장) 북한은 개방초기에 나타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경제발전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하였다. 신의주를 국제적인 금융, 무역, 상업, 공업, 첨단과학, 오락, 관광지구로 꾸민다는 계획아래 입법, 행정, 사법의 삼권을 독립적으로 부여한 것은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놀라운 것이다. 경제적 실리를 목적으로 외교, 국방 등의 극히 예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독립적인 지위로 신의주 특구를 만든다는 것은 반세기 동안의 북한의 행태로 볼 때 대단한 사건이다. 특구를 운영하는 장관으로 네덜란드계 화교인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선임하였으며 사유재산을 보호하고 재산의 상속권을 보장하는 것은 파격적인 조치라 아니 할 수 없다. 북한의 신의주의 성공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물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나아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가시화 시키고 앞당겨 줄 것이다. 신의주 특구는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 값싼 양질의 노동력 공급과 더불어 전력, 항만, 도로건설 등의 인프라 구축 등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북한측의 이행능력과 신뢰성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의주는 해안선에 인접해 있기는 하지만 수심이 낮아 커다란 선박이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한다. 육로운송은 낙후된 북한의 열악한 도로 및 철도 사정과 운송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보완책으로 신의주와 거리가 가까운 인천항, 평택항을 신의주로 드나드는 화물의 중간거점으로 지원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신의주에서 작은배로 인천, 평택으로 화물을 싣고와서 큰배로 화물을 모아서 목적지까지 나르도록 하는 것이다. 신의주의 개발로 늘어나는 화물을 저 비용으로 대처하게 해주고 인천 및 평택항은 화물 유치로 인한 운영효율이 높아지는 북한과 우리 양쪽이 성공하는 좋은 방법으로 제안을 해본다.

Opinion/범법 가능성 10%

Opinion/범법 가능성 10% 한효석 (부천교육연대 편집국장) 그 사회에서 어떤 제도를 갖추느냐에 따라 시민 의식과 생활이 바뀔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정부가 교통 법규위반 차량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주기로 하면서 이른바 ‘카파라치’라는 직업이 생겨났다. 카파라치들은 일반인들이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할 만한 장소에 숨어서 사진을 찍는데, 심한 경우에는 하루 한 장소에서 불법으로 유턴하는 차량사진을 몇 천건씩 찍기도 한다. 그런 경우 그 지역 의원 사무실과 경찰서는 사진 찍힌 사람들의 항의전화로 불이 날 지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진 찍힌 사람들끼리 서로 연락하여 법적으로 집단 대응하기도 한다. 경찰은 경찰대로 운전자들이 그곳에서 범법하지 않도록 차선을 고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거나, 안내 현수막을 달기도 하고, 어떤 때는 교통경찰이 직접 나와 지도하기도 한다. 카파라치가 교묘한 지점을 찾아 사진을 찍어 이렇게 집단문제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루에도 수천명의 운전자들이 그 장소에서 가슴을 졸이며 법규를 위반할 것이다. 그리고 경찰은 평소에는 대충 놔두다가, 일제 단속기간 때는 그 장소에서 쉽게 빨간 딱지를 떼면서 여전히 운전자들과 입씨름을 할 것이다. 말하자면 시민은 그 장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직적으로 항의하지 않고 대부분 재수없이 걸렸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며, 경찰은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 문제가 있더라도 어쨌든 운전자가 법규만 잘 지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무심히 넘겨버리기 쉽다. 따라서 선진국과 후진국은 국민성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 차이가 있다. 그 장소에 있을 법한 문제점을 진작에 고쳤더라면 시민과 경찰, 카파라치가 공연한 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선진 정도는 1% 가능성을 배려하느냐, 0.1% 가능성을 배려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1% 가능성이라면 100명에서 한 명이 그 장소에서 범법한다는 말이며, 그곳에 하루에 5000명이 지나갈 때 50명쯤 범법자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그 숫자를 다시 줄이고 또 줄여서 0.1%로, 0.01%로 낮추어야 한다. 지극히 적은 소수를 배려하는 사회는 선진국이지만, 10%가 위반하든 20%가 범법하든 무심하게 지나치는 사회는 후진국이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우리사회에서 시급히 손보아야 할 곳을 알 수 있다. 학교를 그만 두는 아이와 왕따로 고통받는 아이가 굉장히 많으며, 호주제로 피해보는 사람들과 가족에게 일상적으로 폭행당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통계적으로 1% 또는 0.1%가 넘으면 그 문제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니라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제도적 문제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 애가 원래 그랬어, 네가 좀 참으면 되잖아, 그 집안 내력이 안 좋아”라는 말을 좋아한다면,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우리는 아직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기고/황금빛 들판에 서서

기고/황금빛 들판에 서서 장 원 섭(세중옛돌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들판은 한햇동안 열심히 땀 흘린 농부들에게 풍요로움과 결실의 만족을 가져다준다. 우리에게도 이맘때가 되면 무언가 결실의 즐거움이나 희망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를 지켜보노라면 도대체 그럴 기색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도의회가 개원하기도 전부터 자리싸움하는 걸 지켜보면서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생각나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온 나라가 수해 때문에 망연자실하여 한 사람의 일손, 한 푼의 구호성금이라도 절실한 마당에 도의원 전부가 교대로 외유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아예 눈을 감아버린다. 명분이야 경기도에는 수해가 없어서 외국의 지방자치를 배우러 간다고 하지만, 한가하기 짝이 없는 생각도 그렇고 그 말을 그대로 믿어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번에는 도지사가 지자체 문화 행사에 참석하면서 소방헬기를 이용했다고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경기도청 담당자는 소방헬기 사용에 관한 운영규칙을 들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운영규칙의 우선순위 7가지 중에서 담당자가 밝힌 순위는 맨 마지막인 7순위에 해당한다. 인명구조나 화재진압 등과 같은 공익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기시켜 놓아야 할 소방헬기를 굳이 사용하는 배짱도 또한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도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나 그 행정을 견제하는 기구인 의회나, 모두 상식 밖의 일들을 지극히 상식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이 쯤 되면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뽑아 놓은 사람들에게 정작 우리가 이렇게 무시당하고 살아갈 일을 생각하면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모두가 도덕성과 가치관의 전도(顚倒)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인조 때 영의정을 지낸 홍서봉의 살림살이는 그 권세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가난했다. 거친 밥과 죽으로 연명하는 것은 물론이요, 양식이 없어 굶는 날도 많았다. 어느 날, 홍 대감의 부인이 여종을 시켜 제사음식으로 쓸 고기를 사오게 했는데, 사 온 고기를 보니 이미 상한 고기다. 부인은 아직도 그 푸줏간에 고기가 많이 남아 있더라는 말을 듣고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패물과 머리에 꽂은 비녀를 장에다 팔아 남아있는 고기를 다 사오게 하였다. 그리고는 마당 한구석을 파서 그 고기들을 다 묻어버렸다. 궁궐에서 돌아온 홍서봉이 그 연유를 물으니 부인이 “다른 사람들이 그 고기를 사먹고 혹시 탈이라도 나면 어찌 되겠습니까? 하여, 패물을 팔아 고기를 사와서 마당에 묻어 버렸습니다”라고 답했다. 홍서봉이 부인의 머리를 보니 비록 은비녀 대신 나무비녀가 꽂혀 있었지만, 세상에 그 보다 더 아름다운 비녀를 본 적이 없다고 적고 있다. 옛 어른들이 관직에 나아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와 같았거늘, 이제 우리는 도 행정의 집행과 감독에 대한 소임을 부여받은 사람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연 홍 대감 부인과 같은 마음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고기만 팔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푸줏간 주인의 마음을 택할 것인가? 선거 때만 되면 온갖 장밋빛 공약들이 난무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결정되고 나면, 우리는 그들의 공약을 믿은 것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쯤은 알게 되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던 일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이제는 웬만한 충격에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냉소적으로 지켜볼 수 있을 정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어느 새 우리가 이렇게 변해 버리고 말았다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이다. 이제 아침마다 신문을 펼치기도 겁이 나고 저녁마다 TV를 켜기도 식상하다. 앞으로 4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만족감을 느껴보고 싶다.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은 농부가 부럽기만 하다.

기고/지역문화를 육성하자

기고/지역문화를 육성하자 지역문화를 육성해야 하는 까닭은 도시와 지방간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는데 있다. 이는 지자체들간의 오랜 숙원이자 바람이기도 하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이하면서 여가선용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어느덧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사회적 성취감 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생활 패턴이 급속도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와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각 지자체에서는 과거 물질적인 면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던 개념에서 벗어나 정신적 풍요에 비중을 두는 지역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연천군의 경우 문화원을 비롯해 도서관·문화체육센터·청소년수련관·군민회관·여성회관·유적관·전적관 등 문화기반시설이 확충되었고 최근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일체감을 조성키 위한 연극제나 구석기 문화축제를 비롯해 미술전시회나 전통 민속놀이 등의 다채로운 행사나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다소 미흡하다는게 중론이며 그간의 문화정책이 외형에만 치우쳤다는 일부 비판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나는 행정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10여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집행부의 문화정책에 대해 평소 느꼈던 바를 제언코자 한다. 예컨데 우리군도 도시에 견줄만한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다같이 참여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지역문화의 자생력을 키우는 일이고 문화와 역사, 안보관광이 함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집행부와 문화원 등은 먼곳이 아닌 우리주변의 산재한 지역문화부터 발굴해야 한다. 독창적이면서 풍부한 감성을 기르고 높은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수요를 불러 올 수 있는 문화진흥을 위한 교육확대와 기반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예술진흥 사업에 지원도 뒤따라야 할것이다. 한마디로 지역문화 육성은 지역공동체의 정서가 균형있게 발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전통문화 보존회나 민간 문화단체의 활성화 방안이 수립돼야 할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거시적 안목에서 창의적 발상의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햐야할 때다. 우리군이 자립의욕을 고취시킬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문화사업, 즉 지역문화를 살려 고용을 창출하는 일이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를 확립하는 중요한 자원일 뿐 아니라 지방자치의 토대를 굳건하게 다지는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잘해왔다고 하지만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던 만큼 향토애를 바탕으로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통해 정주의식을 확산해 나가기 위해서는 집행부와 군의회 의원, 군민들 모두가 동참하고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할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미래를 생각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미래를 가질수 없다고 했다. 지금 우리들에게 절실한 것은 자치시대에 걸맞는 자세 변화와 의식의 전환이다. 쉽게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버려졌던 우리들의 문화를 되살리는 길이다. 변화없이는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없을것이다. 우리들만의 문화를 어떻게 어떤식으로 살려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공동과제다. 연천군의회 의장 성영웅

기고/아름다운 한글을 위하여

기고/아름다운 한글을 위하여 이원규(시인·경기도문인협회 사무국장) 지금부터 556년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이라는 아름답고 훌륭한 ‘한글’ 을 만들었다. 지금 우리는 그 혜택으로 손쉽게 자신들의 의사를 말과 글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있다.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쉽게 익혀 쓸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들었다’고 세종대왕은 머리글에서 백성들을 걱정했다.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요,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정인지는 꼬리글까지 달아주며 장려하고 있다. 그러한 훈민정음은 언문(諺文)·언서(諺書)·반절(反切)·암글·아햇글·가갸글·국서(國書)·국문(國文)·조선글 등 명칭으로 불리며 업신여김을 당하기도 했다. 나라 잃은 시대에는 창씨 개명을 실시하여 그 말과 글을 쓰지 못하도록 억압도 당했다. 얼마전 어느 국회의원이 큰일을 해냈다. 중학교 1, 2학년용 국정교과서에서 무려 1천여건의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상하게도 우리들은 우리말 우리 글에서는 맞춤법, 띄어쓰기가 틀려도 무감각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안 돼요’와 ‘그러면 안 되요’를 구분하지 못한다. ‘우레와 같은’과 ‘우뢰와 같은’, ‘김치찌개’와 ‘김치찌게’도 혼돈한다. 외래어 표기도 마찬가지이다. ‘앙코르’와 ‘앵콜’, ‘리더십’과 ‘리더쉽’도 섞어 쓰고있다. ‘텔레비전’을 ‘텔레비젼’이라고 쓰기도 하고 요즘에는 아예 ‘티비’로 간단하게 철자만 읽는 사람들도 생겼다. 대기업체이나 공기업은 앞다투어 한글이 아닌 영어로 기업의 이름을 바꾸고 있다. 포항제철이 포스코(POSCO), 한국통신공사가 KT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 전에도 이미 LG, SK, KTF 등의 영문 표기는 쓰고 있었다. 특히 정치인을 영문 이니셜로 신문이나 잡지에 쓴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다 보니 벤처산업이나 구멍가게까지도 온통 외래어로 뒤바뀔 전망이다. 얼마전 성공리에 끝난 월드컵이나 현재 진행중인 아시안 게임에서도 ‘응원단’을 ‘서포터즈’라고 서슴없이 부르고 있다. 외국인들도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외우고 있는데 우리는 스스로 낯선 외래어만 골라 쓰고 있다. 그 뿐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먹고 마시는 식품, 입는 옷도 외래어로 간판을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신문, 잡지는 물론 문학작품이나 평론도 외국어로 버무려져 있다. 과연 여기가 민족어인 한글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인가. 지난 연초에 문화관광부에서 국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표기법 및 표준어 지수를 측정하니 100점 만점에 30점으로 낙제 점수라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 익숙한 신세대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서 사용하는 이상한 조어나 속어, 외계어, 축약어를 서슴없이 쓴다. 한글, 영어, 한자, 일본어는 물론 특수문자 등을 조합한 암호 같은 그 문자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통되고 있다. 그냥 재미로 보고 듣고 모른 체 넘기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글을 보면 우선 자극적이다. 쉽게 흥분하고 쉽게 욕으로 뱉는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으로 끝낸다. 생활까지 엉망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그들이 국어사전을 가까이하여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골라 통신언어로 활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고>경찰관의 지시에 따르자

/양승본 영덕고 교감(소설가) 필자가 고교생이었을 때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당시 용산역 근처에 교통고등학교가 있었는데 그 교통고등학교의 골목에서 고급승용차가 좌회전 신호를 보내면서 나오려 하고 있었으며 시내버스는 직진 중이었다. 그곳에 서 있던 교통경찰관은 신호가 직진표시를 하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직진 우선 원칙에 따라 버스를 먼저 보냈다. 그러자 골목에 있던 고급승용차안의 귀부인인 듯한 여자가 나와서 교통경찰관의 멱살을 잡더니 ‘너, 왜 그렇게 버릇이 없어? 야, 자식아! 우리 집 양반이 지금 타고 계신데 버스를 막고 어르신부터 먼저 보내드려야지’라고 말하면서 질질 끌고 길가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사람들도 분개했지만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남편이 경찰관 보다 높은 관직에 있다고 소위 유세(有勢)를 떨던 그런 모습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필자를 속상하게 하는 기억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런 현상은 요즈음에도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교통질서는 지위고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신호가 없다면 경찰관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길거리 풍경이다. 운전을 하고 가거나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우리는 심심치 않게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경찰관의 단속을 받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된다. 그 단속을 받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일어나는 꼴불견들이 종종 보인다는 것이다. 경찰이 법규위반으로 단속을 했으면 당연히 그 단속이나 지시에 따라 경찰관의 요구대로 면허증을 제시하거나 그 조치에 따라야 하는데 이것저것 변명을 늘어놓거나 심지어는 경찰관과 옥신각신 다투고 있는 모습들이다. 그런데 그 다투고 있는 사람들보고 누군가가 ‘당신은 민주시민이 아니군요’라고 말했다고 치자. 아마 대개는 화를 내면서 덤벼들지도 모른다. 결국 그런 사람들도 자신은 훌륭한 민주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시민으로서 가장 기본으로 지켜야 할 교통질서를 어겨놓고 경찰관 앞에 대드는 그 꼴불견은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경찰관도 사람이기에 법규적용에 간혹 실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옥신각신 하는 그 흔한 모습들의 모두가 그런 실수는 아닐 것이다. 특히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할 것은 교통법규를 단속하는 경찰관들이 운전자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법규위반도 아닌 사실을 가지고 자동차를 세우라고 하겠는가? 반드시 위반을 했기에 세운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것이 아닌가. 더구나 음주단속의 현장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도망가는 사람, 나무에 올라가서 버티고 있는 사람, 운전을 안했다고 우기는 사람, 차를 두고 도망가는 사람, 이미 측정한 것을 다시 하자고 하는 사람, 큰소리로 욕설을 해대면서 싸우는 사람 등등 정말 슬픈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당초에 위반을 하지 말았어야 하고 일단 위반을 했으면 민주시민다운 자세로 떳떳하게 경찰관의 조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운전을 할 때는 언제나 경찰의 지시에 따랐으면 한다. 그런 마음과 태도가 진정한 민주 시민일 것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기초질서 확립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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