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공모 나섰으나… 경기 침체 등 이유로 모두 유찰 기부대양여·원도심 등 원인 지목... 국방부·정부 함께 대안 마련을 市 “사업구조 개선 용역 등 검토”
인천의 도심에 있는 군부대의 이전 사업이 수년째 공회전만 하고 있다. 군부대 건설 등 대규모 선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다, 원도심 개발에 따른 사업성이 낮아 선뜻 나서는 민간 투자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국방부 등 정부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등 근본적인 사업 구조 변화와 용적률 상향 등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21년부터 총 사업비 1조7천억원 규모로 부평구 제3보급단과 507여단 등을 17사단으로 이전시키고, 군부대가 떠난 자리를 개발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의 군부대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5년째 이 사업이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할 민간 투자 및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지난 2024년 10월 군부대 이전 사업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참여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으나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참여한 곳이 없어 유찰했다. 이후 시는 인천도시공사(iH)가 군부대 이전비용 6천억원과 도시개발 및 주택건설 1조1천억원 등 모두 1조7천억여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공영개발 방식을 검토하다가 백지화하기도 했다.
특히 시는 민간사업자가 개발 가능한 땅인 가처분용지 비율을 35%까지 허용했는데도 공모가 유찰한 만큼,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니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해당 개발사업 추진 시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 등도 대책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가 중구에 있는 해군 제2함대 예하의 인천해역방어사령부를 이전하는 사업도 무려 16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이 사업 역시 기부대양여 형태로 이뤄지는데, 5천억~7천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부담 비율과 이전 지역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는 사업 초기 군부대를 먼저 이전시켜 놓은 뒤 해당 부지를 개발하는 형태의 기부대양여 방식인데다, 군부대 위치가 모두 원도심이라 사업성이 낮은 것을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군부대 이전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국방부 등 정부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도 10년 넘게 지지부진 하다, 결국 해양수산부가 직접 나서면서 최근에야 본격화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사업 구조 자체가 어려운 형태이고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악화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쉽지 않은 만큼, 근본적 형태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와 국방부 등 중앙 정부가 함께하는 협력사업 형태가 이뤄지면 행·재정적으로 원활하게 이전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을)은 “부평의 현안인 군부대 이전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시는 물론 국방부 등과 추가로 협의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현 가능한 다양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성을 높여 민간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한 용역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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