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에 관한 관심으로 21세기를 준비하는 세계 각국의 문화정책에 대해 조사연구를 하면서 필자는 문화예술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문화기관들이 ‘아마추어 문화활동’ 활성화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다른 나라의 현황을 살펴보자. 미국은 21세기에도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의 창조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며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시장 수요와 일정거리를 둔 ‘건전한 비영리부문’과 실질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며 상당한 위험을 무릅써야하는 ‘상업적인 창조산업’, 마지막으로 공공의 삶에 생기를 부여하고 예술과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아마추어 문화활동’의 촉진이 그것이다. 일본이 21세기 유망직종의 영역에 ‘생활문화, 인력개발’등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창조력과 상상력의 원천이 문화와 예술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과거 비영리예술에 관한 정책은 분산되었고 전통적으로 정부는 소극적이고 민간부문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하면서 ‘비영리예술의 수준을 증진시키려는 정부의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1999년 1월부터 시행된 ‘예술가 소득지원법(WIK)’을 통해 ‘어떤 사람이든 전문적으로 예술 행위를 계속하고 있음을 보일 수만 있다면’ WIK에 의거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상깊다. 통일독일 이전의 동독의 경우는 문화부 내에 ‘아마추어 예술활동 위원회’를 설치하여 어린이를 포함한 아마추어 예술활동 참여인구가 1백 40만 명으로 추산되었고, 활동부문을 수적 중요도 순으로 볼 때 합창단, 댄스오케스트라, 취주악단, 예술사진술, 아마추어 영화 서클 및 촬영소, 합창클럽, 조형 및 응용미술 서클, 아마추어 연극, 무용(민속춤부터 고전발레까지), 풍자극, 시문학서클, 교향악단, 실내악단, 인형극단, 무용 및 곡예댄스, 혼합민속그룹, 버라이어티그룹, 마술사서클, 무언극 그룹 등이다. 1969∼1970년의 루마니아에서는 800여명의 교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총 36개의 인민예술학교가 무대감독, 오케스트라 지휘자 그리고 안무가들을 포함한 1만 2천여 명의 아마추어들을 위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정도였다. 1971년 개최된 제10회 ‘음악 무용 축제’에는 약 20만 명의 연예인들을 포함하여 약 8천500개의 그룹들이 참가하여 경연하였고, 같은 해 10만 명의 배우를 포함한 5천 개 이상의 연극그룹들이 제6회 ‘아마추어 연극그룹 축제’에 참가한 사실은 아마추어 예술운동이 대중운동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으로 살펴본 세계 각 국의 최근 또는 과거의 사례는 국가 또는 지역사회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아마추어예술활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도 문화예술분야 NGO들이 문화예술교육활동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거나 시도하고 있는데, 특히 안성의 ‘달팽이학교’는 이미 구체적인 실천으로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대학도 문화예술 전문교육기관으로서 앞서 살펴 본 다른 나라의 사례와 같은 실천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도내 각 지역에서 열정으로 지역문화를 일구는 일꾼들을 찾아 다니고 있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3-04-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