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선도 문제와 노인복지 문제가 현대사회의 일만은 아니다. 예전에도 있어왔다. 옛 말에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했다. ‘나이들어 늙으면 아이가 된다’고도 했다. 이런 생활속 전래 속담은 예전에 있었던 청소년문제며 노인문제 등을 반영한 것 들이다. 다만 시대에 따라 문제성은 다르다. 농경사회에서의 청소년선도 노인복지는 비교적 단순했다. 생활상이 단순한데다가 사회적 도덕 규범이 아주 강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산업사회에서는 생활상이 다양해지면서 도덕 규범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정보사회에서는 생활상은 복잡하고 도덕 규범은 아주 약해져 가고 있다. 여기에 현대사회는 1960년대까지 이어온 전통적 농경사회와 그 이후의 신흥 산업사회에 이어 2000년에 접근하면서 급격히 발달한 정보사회 등 뒤죽박죽 살아와 더욱 혼란스럽다.
며칠전 집 베란다의 화분들이 꽃을 너무도 아름답게 만개하여 장관이었다. “사람들 좀 오게 해서 꽃구경시켜야 겠다”고 했더니 남편 말이 엉뚱했다. “당신이나 좋아하지 요즘 사람들은 삭막해서 별 감흥을 못느낀다”는 것이다. 딴은 듣고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현대인들은 이처럼 정서면 또한 혼란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의 청소년선도 문제나 노인복지 문제 역시 이처럼 예전같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 다단할 수 밖에 없다. 정보사회의 개방된 물결은 유익한 것이든 유해한 것이든 걷잡을 수 없이 도처에 넘쳐난다. 노인복지 수요의 개념도 점점 다양하다. 이에 따른 문제 유형 또한 열거할 수 없을만큼 가지가지다. 그러나 기본은 있다. 청소년선도는 사랑, 노인복지는 공경으로 시작하는 것 이상의 왕도가 없다. 이건 그간의 체험이다. 수년전 안양경찰서에서 맡았던 청소년문제 상담에 이어 지금의 노인사업을 해오면서 직접 터득한 결론이다. 물론 예산과 시설이 필요하지만 청소년 문제엔 그보단 사랑, 노인복지는 그보단 공경이 앞서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빈 그릇과 같아 실효가 있을 수 없다.
가령 일곱 여덟가지를 잘 못하는 청소년에게 잘 못한 것만 나무라기 보다는 잘 하는 두 세가지를 칭찬해주는 게 다른 잘 못을 고칠 수 있게 해준다. 노인복지도 겉치레나 체면치레가 아닌 진정으로 사회가 받드는 공경심이 전해질 때 비로소 긍지를 갖게 해 드릴 수가 있다. 모든 사람이 청소년기를 지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다 노년이 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은 아직 미완성 인격체인 반면에 노인은 인생의 쇠약기에 있으므로 청소년문제와 노인문제는 사회가 관심을 가질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래야 또 사회가 건강해 진다.
청소년에게 사랑, 노인에게 공경심을 갖는 건 곧 사람다운 인성이다. 여기에 어떤 사회적 조건이 있을 수 없다. 거의 무한한 사랑과 공경심이 갈구되는 것은 정서가 삭막한 정보사회에서 인간사회의 인성이 더욱 그리운 탓이다.
/이지현 (사)한길봉사회경기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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