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한의사회, 올해 나눔 손길 공유…‘제43차 정기총회 및 나눔의날’ 성료

수원시한의사회가 올해 지역사회에 나눔의 손길을 실천한 활동을 돌아보고, 한의약의 지속 발전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수원시한의사회는 26일 오후 7시30분 팔달구 라마다프라자수원호텔에서 ‘제43차 정기총회 및 나눔봉사단 나눔의날’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 민상준 경기도한의사회 수석부회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백혜련(수원을)·염태영(수원무) 국회의원 등을 비롯한 내빈과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상 및 나눔봉사단 활동보고’가 진행되는 1부와 ‘총회’가 열린 2부로 구성됐다. 먼저 수원시한의사회는 올해 ‘장애인 한의진료 후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 22명을 대상으로 한약, 침, 뜸, 추나, 한방물리요법 치료를 지원한 내용을 공유했다. 또 지난 2013년부터 이어진 ‘둘째아이상 출산여성 한약 할인지원사업’의 성과도 나눴다. 수원시한의사회는 출산 여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산모의 건강 회복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10여년간 약 6억200만원을 후원했고, 6천29명의 출산 여성들이 혜택을 받았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특히 수원시한의사회는 지난 10월31일부터 5일간 수원시 자매도시인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움 수원마을을 찾아 해외의료 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이어진 순서에선 한의 발전에 기여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이 진행됐고 감사보고·회계보고, 총회부의장선거 등이 이뤄졌다.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장은 “환자들이 있어 의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수원시한의사회의 재능을 더 많은 회원들과 나누고 수원 시민과 나눌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수원시한의사회는 어떤 분회보다도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펼치며 한의약 발전을 이끄는 활동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활밀착형 과학수다 속 ‘꿀팁’…‘브초 가족의 유쾌한 화학 생활’ 外 [신간리뷰]

■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의 한바탕 수다에 담긴 화학의 33가지 비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화학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화학’은 왠지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화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자, 혹은 화학을 이용해 기발한 일을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기발한 책이 나왔다. 집안일을 귀찮아해 늘 ‘화학지식을 이용해 깔끔하고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없을까’ 고민하고, 화학을 이용해 ‘게으름’을 피우라고 외치는 자칭 ‘게으른 자들의 왕’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가 김병윤 등과 함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를 펴냈다. 지난 12일 출간한 ‘브초 가족의 유쾌한 화학 생활’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과학분야 1위의 ‘모두의 화학’ 코너 중 가장 사랑받았던 ‘브초 가족의 생존 일지’를 책으로 엮었다. 이 교수는 전 국민을 상대로 ‘화학의 쓸모’에 대해 특유의 유머와 지식이 합쳐진 필력으로 열렬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에 빗대어, ‘화학 좀 아는 브로콜리’와 ‘화학이 궁금한 초고추장’이 마치 팟캐스트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유쾌한 수다로 구성돼 있다. ■ 가장 심오하고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물리학자의 생각 물리학은 직관과 종교에 의존해 세상을 바라보던 우리의 인식의 틀을 바꾸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던졌다. 하지만 때로 어떠한 이론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믿음’의 영역에 가깝다. 독일 이론물리학자 자비네 호젠펠더는 지난 7월 국내 소개된 도서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를 통해 “현대 물리학 연구 중 일부는 과학적이지 않다. 아이디어와 과학을 혼동하지 말라”며 물리학의 한계 속 과학과 추측, 신념의 경계를 나눈다. ‘물리학은 우주의 시작과 끝을 밝혀낼 수 있는가’, ‘우리가 보는 별빛이 수억 광년 전의 별빛이라면, 어딘가에선 우리의 과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우주에 우리의 복제본이 있는 걸까?’ 등 책은 오랜 시간 인류에게 사유를 던지고 물리학의 발전을 이끈 질문들에 대한 본질을 파고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자는 스티븐 호킹, 숀 캐럴 등 물리학자들의 아이디어와 과학의 영역 속 물리학을 구별하며 한계를 진단하며 과연 물리학이 어디까지 답할 수 있는지 시험한다. 총 9장으로 이뤄진 도서는 ‘과거는 정말 어딘가에 존재하는가’부터 ‘인간은 예측 가능한 존재인가’까지 근본적이고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각 주제 속 팀 파머, 데이비드 도이치 등 또 다른 물리학자들과의 인터뷰를 제시하며 다양한 관점을 전한다.

“‘미디어아트쇼 라이트웨이브’ 기대해주세요!”…주목할 만한 경기도 예술인 3팀

경기도가 수원 광교호수공원 신비한 물너미 일대에서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미디어아트쇼 라이트웨이브’를 개최한다. ‘빛의 파동,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선보이는 미디어아트쇼는 미디어아트와 경기 예술인들의 공연예술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을 색다르게 물들일 예정이다. ▲29일 오후 6시 ‘빛’나는 재즈 나이트(어니스트 뮤직, 재즈보컬 김만희) ▲12월1일 오후 3시 ‘흥’ 폭발 밴드무대(음악제작소 We Mu, 월드뮤직 큰그림) ▲12월2일 오후 3시 ‘흥’겨운 퍼포먼스 쇼(튠어라운드, 마술사 노윤수) ▲12월3일 오후 6시 ‘물결’ 속 클래식 하모니(하모니스트 백찬영, 이앤아이앙상블) 등 저마다 반짝이는 경기도 예술인들의 열린무대(오픈스테이지)는 특히나 기대를 모은다. 미디어아트쇼를 앞두고 “경기도민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열띤 연습 중”이라는 주목할 만한 경기 예술인 3팀을 만나봤다. 하모니카 연주자 백찬영 아티스트는 “이번 무대를 앞두고 공연자이면서 한 명의 관객으로서도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도내 거주하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소득을 지급하는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자이기도 한 그는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값진 기회가 주어져 더 설렌다. 백찬영은 자신이 빠진 하모니카의 매력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무대에 서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한 번의 무대가 끝이 아니라 기회의 연결고리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 이런 사업들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미디어아트쇼는 지금껏 섰던 무대들 중에서도 규모와 방식이 독특해 개인적으로 더욱 기대가 큰 공연”이라며 “경기도 브랜드와, 경기도의 흥과 멋이 어우러진 한 편의 무대가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음악을 통한 공감과 소통을 꿈꾸는 재즈밴드 튠어라운드는 공연 당일, 재즈의 매력을 많은 도민과 나눌 예정이다. 튠어라운드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박주홍은 “이번 공연은 경기도민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며 “최선을 다해 재즈의 매력을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처음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원받아 음악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했다. “이 장비를 통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서 더 나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어 좋았다”고 밝힌 그는 이를 통해 창작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경기도 내 예술인 간의 교류와 협업을 위한 장이 마련되면 더 큰 시너지가 일어날 것 같다. 앞으로도 예술인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예술인들에게 지속적인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행사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이앤아이앙상블은 바이올린과 첼로, 기타의 만남으로 독자적인 모던 팝 클래식 세계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클래식과 팝, 또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과 예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은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인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동기와 자원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예술인들은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소득이나 공연이 없을 때에도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작곡과 연습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런 가운데 예술인들에게 소득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장르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예술가에게 경기도에서 더 많은 관심과 예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더욱 힘이 날 것 같습니다. 다양한 공연 기회와 새로운 음악, 음반을 내는 지원도 단비 같을 거예요. 당장은 우리가 가진 예술이라는 도구로 미디어아트쇼에 함께하는 도민들의 2024년 12월에 의미 있는 기억으로 한 줄 새겨지고 싶습니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고색에서

계절은 헤어지는 연인처럼 쌓인 정을 뿌리치고 간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라는 님의 침묵처럼 말이다. 차마라는 단어는 고결하다. 슬픔을 삭이는 절제의 미학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노란 은행잎 쌓인 가로수 길을 걷는다. 새소리가 요란하다. 말 없는 자연과 더불어 살지만 새의 언어는 소리로 통한다. 사람의 언어도 자연을 담은 의성어에서 비롯됐고 자연을 본뜬 상형문자가 되기도 했다. 자연은 소리와 표정과 질감이 있다. 고색동 청춘 보리밥집에서 수제비를 먹는다. 배고프던 시절 주식처럼 먹던 것들이 이젠 절대 미감을 살려준다. 여럿이라 더욱 맛있다. 부근의 한옥 카페에서 그윽한 만추의 커피에 물들 때 가을 철새처럼 공허함이 밀려온다. 수인선 모뉴먼트를 찾아 봤으나 철길은 다 걷어 냈고 남아 있는 건 표지석뿐. 옛 협궤열차의 온전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코스모스 핀 철로 위를 외발을 교차하며 걷던 추억, 철로 위에 귀를 대고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던 시절, 열차 안에서 보는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다웠다. 부근 마을을 산책하다가 한 통나무집을 봤다. 아름다운 카페와 ‘나그네 길’이라는 간판도 낯선 변두리 마을의 서정이다. 10여년쯤 친구와 왔던 수인선 닭발집 원탁 앞에 앉았다. 소주 한 잔 부어 놓고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가 간다. 그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청소년·노인 건강 프로그램 필요” 군포시의회 ‘물리치료 현황 정책 간담회’ 개최

군포시의회는 지난 25일 군포시의회 2층 문화강좌실에서 ‘물리치료 현황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 간담회에는 박상현 군포시의원, 김구식 전 경기도물리치료시회장, 이진수 전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수석부회장, 경기도물리치료사회 김완주 군포분회장, 오재원 수원분회장, 박상민 홍보이사, 권은혜 회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김완주 분회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아동·청소년 불균형에 따른 척추 측만증, 어깨 불균형, 특히 스마트폰 및 인터넷 과의존 증후군으로 발생하는 일자목(거북목)에 관한 예방 및 개선 프로그램의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에선 군포시 인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현재 군포시 노인 인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근감소증 및 노인 낙상 예방에 관련된 논의도 이어졌다. 김완주 분회장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근감소증과 낙상이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여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하며, 이는 노인의 이동성과 자립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특히 근감소증은 낙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예방과 관리가 필수”라고 발표했다. 박상현 의원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예방과 개선 프로그램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구식 전 회장은 “모든 세대가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물리치료사회가 앞장서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나도 썼어 너도 써봐’ 개그맨 장용 시집 발간 기념 '북콘서트'

인천 대표 익살꾼이자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나눔 전도사로 활동 중인 개그맨 장용이 시집 ‘나도 썼어 너도 써봐(펴낸곳 마음시회)’를 들고 독자들과 마주했다. 장용은 시집 출간을 기념해 지난 25일 인천세종병원 비전홀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기록해 뒀던 짧은 글귀를 엮었더니 시집이 되더라”며 “‘누군가는 공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시집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인생 한 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대단치 않은 B급 시집”이라며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시집 ‘나도 썼어 너도 써봐’는 41년간 대중 앞에 서 온 장용의 인생 전반을 망라한다. 언제나 행복하고 화려하게만 보인 개그맨·방송인 이면에 짓눌렸던 감정, 세상에 내뱉고 싶었던 말, 가슴에 숨겨뒀던 얘기를 솔직하게 손글씨로 담아냈다. ▲‘나는 그렇게는 안 산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 ▲밝은 세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말 타고 놀자. 말에 밟혔다. 말 같지도 않은 말에 ▲책을 읽다가...나이가 억울하네, 이제 알다니 ▲신부님의 설교와는 다르다. 아내의 설교에는 대답을 해야 한다 ▲돼지머리는 누가 그렇게 웃겼을까? ▲서툴지? 맞네 사랑 등. ‘B급 시집’이라는 장용의 설명과는 다르게, 시집에 담은 시는 구절구절 정곡을 찌른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가슴 뭉클한 사연은 물론, 세대를 뛰어넘어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공감,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풍자·해학을 짤막한 몇 줄 시에 녹여냈다. 인천 토박이로, 인천세종병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장용은 시집 인세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 치료를 위한 의료나눔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시인 장용은 “내 인생에 시집을 낼 줄 몰랐다. 그동안 출판기념회 사회만 봤지, 주인공은 처음”이라며 “시를 읽는 누군가에게 웃음, 용기, 희망,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식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이사장은 “그의 시들은 모두 짧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는 깊고도 넓어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다”며 “일상을 살면서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장용의 시는 재미있고, 슬프고, 그립고, 아프다”고 했다. 한편, 시인 장용은 이번 ‘나도 썼어 너도 써봐’ 시집 발간을 기념해 전국 22명의 캘리그라피 작가들과 함께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다음 달 1일까지 인천세종병원 갤러리 란에서 한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담

담 박옥주 현이와 다툰 뒤 담이 생겼다. 잠도 못 잤다. 밤사이 담 위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눈은 봄이 오면 녹지. 현이와 나 사이 담도 눈 녹듯 사라졌으면... 내리는 눈에 녹는 마음 친한 친구와도 때론 다툴 때가 있다. 별것 아닌 걸 가지고도 토라지고 말도 하지 않는다. 어릴 때일수록 더 그렇다. 이 동시가 그 좋은 예다. ‘현이와 다툰 뒤/담이 생겼다.’ 담은 이쪽과 저쪽을 갈라 놓는 경계선이다. 쳐다볼 수도 없을 뿐더러 오고갈 수도 없게 한다. 높은 담장일수록 더욱 그렇다. 무엇 때문에 다퉜는지 모르나 현이와 다툰 아이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밤이 깊을수록 미웠던 마음이 사그라진다. 오히려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쳐든다. 친구 사이는 그렇다. 나라 사이에도 담이 생긴다. 그래서 생긴 게 국경이다. 그런데 국경 아닌 ‘이상한’ 국경도 있다. 우리나라가 그 좋은 예다. 같은 민족이면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지 햇수로 80년이나 됐다. 이 기막힌 운명 앞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그것도 갈라지기만 했으면 괜찮다. 적이 돼 3년 내내 피를 흘리며 싸웠다.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다. ‘눈은/봄이 오면 녹지.’ 맞다. 봄이 오면 겨울눈은 녹게 마련이다. ‘현이와 나 사이/담도 눈 녹듯/사라졌으면….’ 이게 어찌 동시 속의 아이뿐이랴. 정말로 녹아야 할 눈은 남과 북의 눈이다. 그리하여 삼천리금수강산에 통일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진동하기를! 윤수천 아동문학가

유둘 작가 개인전 ‘Adventure Time’... 12월 3일부터 아트스페이스 어비움서 전시

화려한 색감 속 신비한 세상. 지금 어떤 일이 펼쳐지고 주인공들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현재의 우리는 어떤 선택을, 어떤 길을 가는 게 마땅한 걸까. 예술로 인간다움을 표현하고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탐구하는 유둘 작가가 화려한 색감의 애니메이션 속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유둘 작가는 다음 달 3일부터 아트스페이스 어비움(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서 개인전 ‘Adventure Time’을 개최한다. 전시에선 100호 근작 ‘Adventure-Duel’을 비롯해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아기공룡 둘리’와 ‘드래곤 볼’, ‘슬램 덩크’ 등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 캐릭터를 따라 그리며 ‘그리는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듯, 때론 현 시대를 풍자하는 듯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중 ‘소녀’, ‘토끼’, ‘돼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빠짐없이 나온다. 작가의 캔버스에 등장하는 소녀는 첫사랑과 추억처럼 향수를 자아내는 매개체이다. 토끼는 생존을 위해 경쟁하고 투쟁하는 현대인을 상징하며 작품 속 악당. 돼지는 작가의 분신으로 등장한다.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도전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로, 근작에서는 결투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즐기며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붉은 돼지’ 속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하며 살아가는 붉은 돼지처럼 사회우리에서 벗어나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는 작가의 다짐은 개인전에 선보이는 작품에도 투영됐다. 작품 속 돼지는 작가의 분신이며 도전과 시련을 겪으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유둘 작가는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작품을 보는 누구나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작품 속 세상에 대해 생각하며 이야기를 공유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경기도, 광교호수공원서 미디어아트쇼 ‘라이트 웨이브(LIGHT WAVE)’ 개최

깊어가는 가을밤, 수원 광교호수공원 신비한 물너미가 자연과 예술, 공연이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 쇼의 장이 된다. 경기도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5일간 수원 광교호수공원 신비한 물너미 일대에서 미디어아트쇼 ‘라이트 웨이브(LIGHT WAVE)’를 개최한다. ‘빛의 파동,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퓨전국악과 영상을 통해 ‘흥이 넘치는 경기도’의 매력이 펼쳐진다. 우선 길이 16m, 높이 3m 규모의 대형 영상벽(미디어월)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바람과 물결의 형상이 빛, 음악과 한데 어우러진다. 이들은 안성 남사당패, 양주별산대, 경기도 도당굿 시나위 등 경기도 전통 공연예술 이미지로 연결돼 경기도만의 신명나는 예술성을 표현한다. 행사기간에는 예술인들의 다채로운 공연도 만날 수 있다. 30일 오후 5시에는 퓨전국악밴드 악단광칠, 소욘피쉬, 예결밴드가 참여하는 ‘경기-흥 조선팝 콘서트’가 열려 경기가락을 신명나는 빛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매일 저녁 이어지는 경기도 예술인들의 열린무대(오픈스테이지)도 볼거리다. ▲29일 오후 6시 ‘빛’나는 재즈 나이트(어니스트 뮤직, 재즈보컬 김만희) ▲12월 1일 오후 3시 ‘흥’ 폭발 밴드 무대(음악제작소 We Mu, 월드뮤직 큰그림) ▲12월 2일 오후 3시 ‘흥’겨운 퍼포먼스 쇼(튠어라운드, 마술사 노윤수) ▲12월 3일 오후 6시 ‘물결’ 속 클래식 하모니(하모니스트 백찬영, 이앤아이앙상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는 대형 영상벽(미디어월)을 통해 관람객 참여형(인터랙티브 콘텐츠)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반응해 나타나는 전통문양과 경기도정 캐릭터 ‘봉공이’의 다채로운 모습을 통해 미디어아트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이원일 경기도 홍보기획관은 “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감각적인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통해 도민 누구나 자유롭게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을 열어 나가겠다”며 “흥이 넘치는 경기도, 신명나는 경기도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이번 공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트윈세대’가 수원 슬기샘도서관서 꾸린 TRPG 프로그램 ‘평온한 한 해’ [현장리뷰]

“도시와 바다가 전쟁을 치러 세상은 황폐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 ‘서리몰이꾼’이 올 걸 대비해 지하 벙커에 대피소를 만들어 대비했습니다. 적이 몰려오면 싸울 로봇을 만들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배를 만들었습니다. 다시 전쟁이 일어났고, 사람들은 3분의 1만이 살아남았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 같기도, 판타지 소설의 도입부 같기도 한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다솔초 5학년 김장호 학생을 포함한 학생 세 명이 만들어낸 세계관의 줄거리다. 자신들이 구축한 마을의 지도 곳곳을 설명하는 김 군의 표정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김군은 “내 차례가 되면 내 마음대로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어 너무 재밌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SNS와 모바일·PC 게임을 통한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 디지털 매체와 미디어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을 기를 기회는 부족하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책’을 가까이 두고 ‘독서’ 문화를 전하고 싶지만,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도서관에서 TRPG(Table-talk Role Playing Game)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수원 장안구 슬기샘어린이도서관 3층 트윈웨이브 다목적실에는 4개의 원형 탁자에 나뉘어 앉은 12명의 학생들이 열띤 모습으로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의 TRPG 프로그램 ‘평온한 한 해’에 참여한 참가자들이다. ‘트윈웨이브’는 슬기샘어린이도서관에서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12~16세의 ‘트윈 세대’만을 위해 구축한 전용공간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어린이라 하기에는 꽤나 ‘철’이 들고,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이자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환기에 주목했다. ■ “참여자 스스로 배우이자, 관객이자, 각본가 돼” TRPG는 이미 해외에서는 어린이 문화프로그램으로 학교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TRPG는 유년 시절 모두가 한 번쯤 해본 일종의 ‘역할놀이’다. 참여자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대화하며 진행되는 놀이로서, 기본적인 상황과 이야기를 연계해 나갈 수 있는 설정이 담겨있는 얇은 ‘룰(규칙)북’이 되는 책을 기반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나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요소를 도입한 TRPG, 쉽게 말해 ‘이야기 놀이’ 콘텐츠를 도입해 참여자들이 직접 배우이자 관객이자 각본가가 돼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협동심과 공동체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의도했다. “숫자 6 카드를 골랐으면 이방인이 마을에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방인은 어디에서 등장할까요”, “아파트요!”, “이방인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얼굴이 두 개일 것 같아요!” 이날 도서관 문화프로그램팀 ‘도토리둥지’의 지도하에 진행된 ‘평온한 한 해’는 지도를 그리면서 진행하는 TRPG 게임으로 트럼프 카드와 주사위를 사용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종의 이유로 위기에 처한 세상 속, 일부 인류가 공동체를 만들어 세상을 구하는 내용으로 참가자들은 공동체가 한 해 동안 다양한 사건을 겪는 과정을 직접 만들게 되는데 참가자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구축해 공동체를 현명한 길 혹은 어리석은 길로도 이끌어갈 수 있다. 각 조에 자리한 학생들은 카드를 뽑고 주사위를 굴리며 이야기를 진행해 갔다. 기본적인 상황 설정을 기반으로 학생들은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취했다. 송덕중 1학년 현유민양의 조는 힘 센 근육 집단, 오리 군단, 좀비 등 여러 부족이 등장하는 마을을 만들어냈다. 현양은 “여러 부족 간 싸움이 일어났고 마을 청년 잭슨이 핵폭탄을 누르며 결국 적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죽었지만 오리 부족만이 살아남았다”며 “이 마을에는 사실 오리만의 세상이 온다는 예언이 있었는데, 그 예언이 들어맞는 이야기가 완성됐고 그 예언은 내가 만들었던 것”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의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수원문화재단의 유정호 수원문화재단 책문화부 대리는 “책에 대한 관심, 스스로 무언가를 상상해 내는 힘, 다른 사람과의 합의 등을 고루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도서관이 트윈세대 이용자들에게 TRPG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시방과 코인 노래방, 유튜브 등 12~16세의 나이대 친구들은 놀 공간도 즐길 만한 거리도 많지 않다”며 “이 시기에는 도서관과도 친숙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휴식을 취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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