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없고 자기밖에 모르던 십대 소년에서 내실 있는 청년운동단체의 대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면, 여러분도 여러분의 학교와 이웃과 지역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바꿀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사회에 개혁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환경운동가 ‘대니 서’(22, 한국이름 서지윤)가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소수민족인 한국계 이민 2세이자 최종학력 고졸, 졸업성적은 꼴찌였던 대니 서가 각광받는 환경운동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행동철학과 환경운동 노하우를 담은 ‘행동하는 세대」’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가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됐다. 모범생이었던 형이나 누나와는 달리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던 개구쟁이 대니 서는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단돈 23달러를 갖고 ‘지구 2000년’이라는 단체를 창단, 8년만에 미국의 가장 큰 청소년 환경단체로 성장시켰다. 그는 이 단체를 통해 인근의 숲을 짓뭉개 버리고 주택을 건설하려는 개발회사를 제지하는가 하면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모피불매운동을 펼치고 학교의 해부 실습시간을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바꾸게 하는 경이적인 일들을 이룩했다. 이런 공로로 대니 서는 지난 95년 알베르트 슈바이처 인간존엄상과 시민단체가 수여하는 올해의 젊은이상을 수상했다. 이어 98년에는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으로 선정됐고 99년에는 ‘워싱턴 포스터’특집기사에서 ‘지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22세 청년’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대니 서가 말썽쟁이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한번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추진해 나가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실천력의 원동력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그의 행동철학에서 우러 나온다. 대니 서는 ‘한 방울 한 방울의 작은 빗방울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이 작은 실천들이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동하는 세대’는 대니 서가 사회운동을 시작한 계기와 운동을 전개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운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 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그 첫걸음은 어떻게 뗄 것인지와 그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알려준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하루 15분간의 실천이 어떻게 기적을 만들어 내는 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연합
지난해 IMF한파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출판계는 올들어 대형서점들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이나 소형서점들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부대형서점들이 체인화를 모색하거나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공간을 확대, 새로운 고객창출을 꾀했다. 특히 새로운 세기를 목전에 둔 올해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서점의 부상이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 공간과 서점의 접목을 시도한 ‘골드북’이 12월에 출범, 서점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출판계는 또 새로운 출판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연초부터 ‘출판진흥법’ 제정에 골몰했다. 정부는 지난 1월말 ‘출판진흥법 제정안 용역 시행’을 위해 각 출판 관련 단체에 공문을 보냈다. 연구용역을 주도한 출판문화학회는 출판진흥재단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03년까지 23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것과 도서정가제 유지 등을 골자로한 법안을 만들어 문화관광부에 제출했다. 한편 99년 문학계는 원로와 중진들이 굵직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해 ‘제도권 문학의 정통성’에 대한 신뢰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박완서씨가 ‘너무도 쓸쓸한 당신’으로 만해문학상을, 현기영씨는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한국일보상을, 서정인씨는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또 80년대 문학의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던 이인성, 황지우씨가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오며 겪었던 번민의 성과를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황지우씨는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로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큰 각광을 받았으며 이인성씨도 ‘강 어귀에 섬 하나’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반해 90년 문학의 총아로 떠올랐던 신경숙과 윤대녕은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작품수준을 뛰어넘지 못하고 다소 정체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관습적이고 유희적인 글쓰기의 모습을 보여왔던 장정일과 성석제는 각각 ‘중국에서 온 편지’와 ‘홀림’을 통해 희극적, 풍자적인 글쓰기를 생산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하 배수아 등으로 대표되는 신진 문인들의 작품활동도 나름대로 성과를 보였다. 김영하는 ‘엘리베이트에 낀 남자’를 통해 시뮬레이션 세대의 감각적인 인간상을 보여줬고, 배수아도 대중소비문화의 체험속에서 성장한 세대의 감각적 글쓰기를 꾸준히 유지했다. 특히 90년대 문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작가의 활발한 활동도 계속 이어졌다. 전경린의 ‘내 생에 꼭 하루 뿐일 특별한 날’과 은희경의 ‘마지막 춤을 나와함께’는 통속적이지만 상당한 성공을 거둬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반해 시는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하는 상황속에서 위반, 전복, 일탈을 추구하는 실험적인 시들이 줄어들고 고백위주의 서정시가 주류를 이루었다. 동국대 황종연교수는 “새로운 세기에는 대중문화체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쓰기가 더욱 두드러지고 기존의 윤리적, 도덕적 인간에서 탈피한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모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 10대, 노인 등 다양한 소수 집단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소수집단 문학’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
전 주한미국대사인 윌리엄 글라이스틴의 회고록 ‘알려지지 않은 역사’(중앙M&B)가 출간됐다. 저자인 윌리엄 글라이스틴은 지난 78년 7월부터 80년 8월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과 12.12 쿠데타,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등 한국현대사의 역사적인 사건을 겪은 인물. 그는 이번 회고록에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인 사건들을 밝혀 놓아 관심을 모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2.12 쿠데타 이후 군부의 일부 장성급 장교들이 전두환전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역쿠데타를 모의했다는 것. 글라이스틴은 “고위 전투지휘관을 지낸 한 인사가 미국측에 한국군 장교단의 반(反) 전두환 분위기를 전했다”며 “이 인사는 ‘비육사 출신 장교들의 90%와 육사 출신 장교 50%가 전두환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인사는 미국의 지원을 묵시적으로 요청하면서 ‘역쿠데타 모의가 실질적으로 감행될 경우 부지휘관이 신군부에 의해 임명된 사령관을 무력화 시킨다’는 시나리오를 전했다”고 그는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글라이스틴은 이어 미국의 워싱턴에서도 군부내의 반 전두환세력을 동원, 전두환과 그의 추종세력 제거를 모색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이와함께 미국측이 ‘한국이 참석하지 않는 북한과의 대화불가라는 우리 정책을 제고한다’는 대북한카드를 활용, 김대중 현 대통령의 처형을 막았다는 사실을 회고록에 적어 놓았다. 중앙M&B는 글라이스틴 전 대사와 함께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위컴 장군의 회고록 ‘12.12와 미국의 딜레마’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연합
연천군의 유일한 문인들의 모임인 ‘그리고 문학동인회(회장 이돈희)’는 회원들의 시를 모은 ‘놀란 흙’제2호를 발간했다. 연천출신 시인인 박희진(朴喜璡)의 ‘애향가’를 초청시로 실은 ‘놀란 흙’은 문학동인회원 9명의 시 96편이 수록돼 있다. 회원 모두가 고향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어진 시들은 일상 생활에서 보고 느낀 향수와 자연에 대한 고마움, 그리움이 표현돼 지역정서에 맞는 따뜻하게 다가오는가슴 가득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총 142쪽의 ‘놀란 흙 제2호’는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오직 글만을 사랑하는 회원들의 주머니를 털어 제작돼 순수함이 돋보이는 시집으로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 한번쯤 읽어볼 만한 시집. ‘그리고 문학동인회’는 지난해 2월말에 결성돼 지역내에서 활발하게 문학활동을 펴고있는 유일한 문인들의 모임으로 지난 13일 오후 회원과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연천=장기현기자 khjang@kgib.co.kr
우리는 10대에 무엇을 했을까? 10대 소년들의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사실적으로 그린 호머 H.히캄 주니어의‘시월의 하늘’(도서출판 승산, 전2권)은 성인들에겐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하고 10대들에게는 원대한 포부를 심어주는 실화소설이다. 저자인 호머 히캄 주니어의 자전소설인 이 작품은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를 목격한 탄광촌 출신의 주인공이 로켓을 발사하는 꿈을 이룩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1957년 10월4일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시기이고 그 무대는 가난한 탄광마을. 이 탄광마을의 10대들에게 있어서 미래에 대한 꿈이나 희망은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으로 오직 먹고 살 걱정만이 전부인 암울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인 소니 히캄도 탄광의 총감독인 항장(杭長)이라는 직함을 가진 아버지 호머 히캄 슬하에서 광부의 운명을 타고난 소년. 호머는 소니가 자신의 뒤를 이어 광산기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소련의 인공위성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쏘아 올려지면서 소니의 운명은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된다. 소니가 또래 친구들과 함께 로켓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되면서 아버지와 충돌을 빚게 된 것이다. 소니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분탄장에다 ‘케이프 콜우드’라는 로켓 발사장을 세우고 몇번의 실패 끝에 로켓 발사에 성공한다. 소니의 로켓 발사 성공은 패배감에 젖어 있던 탄광촌 주민들에게 ‘탄광촌에서 도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희망찬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준다. 이 책은 미국에서 ‘October Sky’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절찬리에 상영중이기도 하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경기대학교 홍보처장 윤산학씨의 두번째 글모음집 ‘탁! 차버리고 싶은 사연들’ 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나라기획) ‘탁! 차버리고 싶은 사연들’은 지난 96년부터 올해까지 저자가 각 신문이나 잡지 등에 틈틈히 발표한 글을 엮어 만든 책으로 94년에 펴낸 ‘인생재수생’에 이어 두번째로 출간된 책이다. 전북 김제출생으로 동국대 법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국회부의장 공보비서관, 한국해외개발공사·한국학술진흥재단·동국대·경찰종합학교 초빙교수, 전북도민일보 논설위원과 편집부국장 겸 서울취재본부장, 한국편집기자회 편집인 겸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한민국 ROTC중앙회 부회장, 경기대 홍보처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탁! 차버리고 싶은 사연들’은 ‘공직자 부정부패 척결’ ‘가슴 아픈 청소년 폭력’ ‘어수선한 대선정국’ ‘박세리 선수의 눈물’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등 지난 96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나라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나 현상들에 대해 그때 그때 저자 자신이 느낀 점을 77개의 작은 소주제로 나뉘어 피력한 글들로 내용은 비단 저자의 개인적인 소견이라 하더라도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는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저자는 본문에서 “한 국가의 역사는 결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것이다. 우리가 서둘러야 할 과제는 국제화·개방화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가치관과 사명감의 확립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느지 깨달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먹과 채색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의 정서를 차분히 순화시켜주는 ‘채묵회’의 열세번째 회원 작품전이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86년 정부교 남기표 김성호 등을 중심으로 창립된 채묵회는 이듬해 이천문화원에서의 첫번째 전시를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회원전을 열면서 우리의 전통 수묵과 현대적 기법의 채색을 조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천을 중심으로 여주, 김포, 수원, 부천, 서울 등에서 나름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들로 구성된 채묵회의 이번 전시의 주제를 ‘산하 그리고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정하고 우리의 생활주변에 펼쳐진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감을 표현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는 회원전에는 강은심 박정숙 등 모두 18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0336)632-7589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평택시가 한세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시민들에게 활기찬 미래를 여는 계기 마련을 위해 시민들이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송년음악회를 연다. 시는 오는 21일 남부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시민합창단, 캐나다 알버타대 교수 및 학생, 수원시립교향악단 브라스밴드팀이 출연하는 송년음악회를 갖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에는 특히 한국이 낳은 세계적 성악가로 캐나다 알버타대학에 재직중인 정은주 교수가 출연, 알버타대학생의 트럼펫연주와 수원시립교향악단 브라스밴드팀이 협연, 주옥같은 곡을 선보이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오는 22일에는 소년소녀합창단과 청소년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제4회 정기연주회, 24일에는 주부들의 숨은 노래실력을 발휘하는 주부가요열창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음악회도 마련된다. 이와함께 오는 31일 오후 4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40분까지 서해대교 주변 및 북부문예회관 등에서 ▲천년 낙조행사 사진촬영대회 ▲밀레니엄 축제 공연 ▲폭죽잔치 및 카운트다운 ▲시낭송 ▲풍물사물놀이 등 새천년맞이 행사가 다양하게 치뤄진다. /평택=김덕현기자 dhkim@kgib.co.kr
수원시립교향악단이 꾸미는 20세기 마지막 정기연주회가 16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화합과 환희의 송가’라를 제목으로 마련된 이번 제110회 정기연주회는 현 한양대 음대교수인 박은성씨의 객원지휘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합창 d단조 작품 125’와 역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c장조 작품 56’이 연주될 예정이다. 바이올린·첼로·피아노가 한데 어우러져 연주되는 ‘삼중협주곡’은 현재 수원시향의 악장을 맡고 있는 김동현이 바이올린을, 한양대와 청주대 등에 출강중인 김선주가 첼로를, 수원대 교수로 재직중인 주영목이 피아노를 연주한다. 송년때마다 가장 인기있는 레퍼토리로 손꼽혀 연주되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수원시립합창단과 선교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반젤리컬싱어즈가 연주하는데 소프라노 최성숙(경원대, 교원예대 출강), 메조스프라노 장현주(경원대 음대교수), 테너 김태현(상명대 예체능대 음악학부장), 베이스 김인수(세종대 교수)가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A석 3천원, B석 2천원 (0331)229-2814∼5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파주를 근거지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각가 최일씨(파주시 광탄면 방축1리)의 작품전이 11일부터 16일까지 파주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있다. ‘1999-되돌아보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조각작품전에는 청동으로 빚은 다양한 형상의 인물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서울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지난 89년 이후 계속해온 인체작업을 정리하고 향후 새로운 작품세계를 모색하는 의미와 함께, 결코 만만치않은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작품을 통해 세기의 끝에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의미를 담고있다. 작가는 수많은 군상과 그 얼굴들에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결코 잘 생기거나 반듯하거나 세련되지 않은, 다소 일그러진 듯하고 모자란 듯하고 소외된 듯한 인물들로 다양하게 빚어냈다. 삶의 질곡을 억척스럽게 살아온 그런 사람들로 이중엔 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선구자도 있고, 어려운 시대를 힘겹게 살면서 무너져내린 가장의 모습도 있고, 그런 가장 대신 은끈과 끈기의 저력으로 이 사회를 지탱해온 강한 여성의 모습도 선보여지고 있다. 최씨는 특히 이번 작품전에서 여성의 저력이 이 시대의 큰 힘이 되고있음을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IMF사태 등을 맞으면서 거꾸로 곤두박질 친 남성들의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여성이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 단적인 예다. 서울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최일씨는 지난 91년부터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 이번이 6번째인데 내년에는 장흥의 토탈미술관에서 1개월간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0344)914-1945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