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미술관, ‘선과 선을 잇는 사유의 여백-존재의 유속’ 전시

노동의 본질은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얻는 보상을 경제적인 효과를 얻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노동의 본질은 ‘땀’이라 말하며 예술 활동을 통한 ‘땀’을 명상과 수행으로 환원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호미술관(관장 홍정주)은 서정민 작가의 ‘선과 선을 잇는 사유의 여백-존재의 유속’ 전시를 지난 12일 개막했다. 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 시리즈를 통해 노동으로 서체를 변환시켜 우연히, 또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선을 불교의 수행적 의미를 가진 ‘선(禪)’과 석도의 일획론에서 ‘한번 그음’을 의미하는 ‘선(線)’으로 표현해냈다. 이를 위해 서 작가는 붓과 먹으로 정신성을 드러낸 서지를 차용했다. 과거의 역사적 가치를 소환해 현대의 시대정신과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천 년 역사를 지켜온 우리 민족의 정서와 끈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질김’과 ‘부드러움’이 특징인 한지를 재료로 선택한 점도 눈에 띈다. 그의 작품에선 빠르게 진화하는 현 디지털 시대에서, 손끝으로 전달되는 아날로그의 감성이 담긴 작품을 통해 차가운 현대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한지 토막들이다. 서예가들의 습작 서지를 수집한 후, 우리 고유의 두루마리 기법을 응용해 한지를 말고, 자르고, 붙이고, 쪼개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이 토막을 활용해 작품을 구성했다. 작품 속 만들어진 한지 토막들의 단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지의 글들은 형상이 바뀌어 먹빛을 머금은 가느다란 선들만 남는다. 이는 ‘글’이 ‘선’으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지점에서 유(有)와 무(無)로 치환해 화면을 구축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들은 콜라주 방법으로 화면 위에 쌓이고 붙여졌다. 화면 위에 나지막한 부조처럼 쌓인 글과 글들의 집합체는 작품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소통으로 하나 됨’을 의미하게 된다. 전시에 걸린 작품 15점에선 서 작가가 내포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오프닝 행사는 20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열리며 전시는 7월 7일까지.

“낭만주의 절정 라흐마니노프의 선율 속으로”…수원시향, 제292회 정기연주회 개최

러시아 낭만주의의 거장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의 곡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이하 수원시향)은 20일 오후 7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제29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수원시향의 예술감독 최희준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이번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연주된다.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교향곡 2번은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슬럼프를 겪던 라흐마니노프는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박사의 치료로 회복하고, 이후 1901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발표하며 글린카상을 수상한다. 재기에 성공한 그는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10여년 만에 교향곡 제2번으로 교향곡에 재도전한다. 결국 또 한번 글린카상의 영예를 차지한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반열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적인 선율과 화려한 관현악 색채를 수원시향의 연주로 만나게 된다. 이에 앞선 무대에선 K-클래식의 흐름을 주도하는 클래식 스타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인다. 신창용은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 등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프로코피예프의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폭넓은 다양성을 가진 세 번째 협주곡이 신창용만의 표현력으로 어떻게 연주될지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예매는 수원시립예술단 누리집과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분당에 퍼진 색소폰 선율…동호회 20여개 모여 '해피콘서트' 개최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하던 차에 색소폰 소리가 들려 이끌려 나왔는데, 살랑살랑 바람 부는 사이로 즐겁게 놀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성남시 분당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색소폰 동호회원들이 지난 15일 ‘해피콘서트’에 총출동했다. 이날 오후 5시 분당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는 지역문화창달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색소폰 동호회 20여개팀이 참여하는 해피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는 해피색소폰클럽(회장 황병진)이 주최하고 성남시가 후원했다. 참여자들은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을 비롯해 시민들이 즐겨듣는 음악을 중심으로 3시간 넘게 공연을 펼쳤다. 특히 프로음악인들로 구성된 AJ밴드(단장 유정희)가 스모키의 대표 곡인 ‘아일 미트 유 앳 미드나이트’(I'll meet you at midnight)를 시작으로, 벤 E 킹의 ‘스탠 바이 미’(Stand By Me) 등을 30분간 연주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병진 회장은 “피날레곡으로 준비한 ‘나는 행복한 사람’에 맞춰 관객들이 다 함께 노래를 부를 때는 저도 가슴이 뭉클해졌다”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 등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겠지만 음악이 주는 힘으로 위로 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억압적 체제 속에서 탄생한 미술…‘탈출의 형식으로서의 회화’展 [전시리뷰]

“예술은 잘못 설계된 세상에서만 태어날 수 있다”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말처럼 예술은 억압 속에서 피어나며 체제에 균열을 만들어왔다. 인류 역사에서 권력은 예술을 입맛대로 길들이려 했다.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자 체제의 생명을 연장하는 선전물로 쓰기 위해서다. 다만 그럴수록 예술은 검열과 예속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다. 지난 4일부터 평택 mM(엠엠)아트센터 전시실3에서 진행 중인 소장품전 ‘탈출의 형식으로서의 회화’에선 체제의 억압 속에서도 피워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엔 1940년대부터 소련이 붕괴하는 1991년까지 회화는 물론 소련 붕괴 후 작품 활동을 이어온 러시아 작가의 작품 등 총 83점을 한데 모았다. 스탈린 집권 후 예술은 당국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했다. 특히 1934년 제1차 소비에트작가총회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 개념이 탄생한 후 모든 작품은 당국에 통제 아래서 프롤레타리아성, 일상성, 현실성, 당성(黨性)을 담은 관제 예술이었다. 당과 체제, 노동계급을 찬양하고 낙관에 찬 인물과 도시를 내세우며 이상화한 현실을 표현하는 등 국가에 의해 주제와 양식이 정해졌다. 반대로 추상화나 당국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인물화와 풍경화 등은 국가 주도의 미술 양식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일종의 저항이었다. 이번 전시 작품 대부분 이 같은 소련의 ‘비공식 지하미술’이다. 특히 1974년 모스크바 교외에서 기습적으로 연 비공식 미술 전시회인 ‘불도저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당시 전시회는 불도저를 동원한 경찰 당국의 폭력적 진압으로 무산됐고 참여 작가들의 작품 또한 당국에 압류 당했지만, 소련 붕괴 후 러시아 문화부 승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선 작품을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추상화 등 표현 양식으로 구분했다. 시대가 아닌 표현 양식으로 배치하면서 당대 체제가 원하던 미술과 체제 저항적 의미를 담은 미술을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아니케예프의 ‘여성 노동자’, ‘나스텐카’ 등 인물화 작품에선 1940~1960년대 스탈린 집권 시기 당대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의 전형을 관람할 수 있다. 반면 타티쉬빌리의 ‘트빌리시 구시가지’와 같은 작품에선 소련 이전 비러시아권 지역의 모습이 담겼다. 회색빛 단조로운 소련의 도시 풍경과 대비되는 이들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미학적 탈출구로 삼으려던 작가들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체제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담은 코르반의 풍경화와 정교회 성당과 같은 종교 건축물 등 체제가 원치 않는 상징을 담아낸 코미사로프의 풍경화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로신과 쿠페탼 등 소련말 추상미술도 감상할 수 있다. 그간 체제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샤갈, 칸딘스키, 말레비치 등 작가들의 추상 미술을 재조명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작품이다. 최승일 mM아트센터 관장은 “공훈예술가로서 선전·선동 그림을 강요받으면서도 체제에서 벗어나 그리고 싶었던 것을 표현한 작품”이라며 “당시 정부가 정한 양식과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작가의 시선을 따라 그려진 소위 비공식 미술은 작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와 상관없이 예술의 길을 걷던 과거 예술가의 시선을 따라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7월14일까지.

현대미술의 오브제로 재탄생한 ‘공예’의 면모…구하우스 미술관 ‘Layers’

실용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현대미술의 오브제로 재탄생한 ‘공예’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숙련된 기술과 장인정신에 미학적 요소를 입혀 예술 표현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은 현대공예가 이근세(금속공예), 이헌정(도자), 허명욱(옻칠) 작가의 ‘오브제’ 작품 15점을 모아 2024 공예주간 특별전 ‘Layers’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을 통해 양평 지역을 하나의 작은 공예 클러스터로 연결하는 ‘구하우스미술관 손가락 공예산책’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물질과 시간의 층위를 쌓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허명욱 작가는 켜켜이 옻칠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아톰 형상의 오브제를 선보인다. 1년 내내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옻칠을 쌓아 만든 작품은 시간의 흔적이기도 하다. 아톰 투구를 쓴 소년의 모습을 한 ‘Astro Boy’는 작가의 분신이자 유년시절의 정체성이다. 허 작가는 초능력으로 세상을 구원하지만, 역설적으로 시간이 멈춘 듯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캐릭터를 표현했다. 특히 이헌정 작가는 가마 안에서 일어나는 ‘요변’의 우연성을 수용했다. 예상치 못한 표면의 갈라짐, 겹쳐 발라진 유약이 흘러내리며 만들어 낸 색상의 변화를 활용하는 식이다. 여러 개의 큰 덩어리로 이뤄진 작품 ‘섬’은 사회에서 따로, 또 같이 공존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형상화했는데, 다양하게 쓰인 유약의 색채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인간사를 보여준다. 이 작가는 비율, 질감,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 자유분방한 인물 조각도 선보인다. 머리에서 꽃이 피어난 채 행복한 생각에 잠긴 듯한 ‘꽃을 생각하는 남자’는 야외 전시장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관람객들에게 유희를 선사한다. ‘우리 시대의 대장장이’로 불리는 이근세 작가는 사람과 그 주위를 둘러싼 대상을 꾸준히 작품의 주제로 삼아왔다. 그가 만들어 내는 동물 형태의 작품은 소박하고 친근하지만,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탐구하는 시대 의식을 보여준다. 이에 이번 전시에선 ‘사람’과 ‘길고양이’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잡묘상(雜猫像)’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그는 작품을 통해 오랜 세월 사람의 생활과 문화에 깊숙이 들어온 고양이와 그를 바라보는 인간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신해리 선임학예사는 “망치로 금속을 끊임없이 두드려 형태를 빚는 ‘단조’, ‘옻칠’ 등 공예는 창작의 여정을 중시하는 예술 분야”라며 “경기도 출신의 작가 3명이 공예적 감수성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적, 개념적 언어로 스토리와 철학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공간의 고찰…예술공간 아름, ‘Your Office 2024(당신의 사무실)’

현대 사회에서 ‘장소(place)’와 ‘공간(space)’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 그 이상을 의미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공간적 구조가 그 집단의 세계를 재현하는 방식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집단 그 자체를 재현하는 데 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일상에서 늘 마주하는 장소와 공간이 가진 의미에 실험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예술공간 아름은 지난 8일부터 기획전 ‘Your Office 2024(당신의 사무실)’을 예술공간 ‘아름’(2F)과 실험공간 ‘UZ’(B1), 야외공간 ‘다움’ 등 3곳에서 개최하고 있다. 전시의 기획자이자 지난 3월 제13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한 김기라 작가는 이번 전시가 비워진 공공 공간의 ‘비장소성’을 함께 고민하며 역사, 기억, 사물, 객체, 자연, 도시 등 개인의 개념적 생산방식의 실험들을 통해 유의미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 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 파주 출판단지 북페스티벌과 맞물려, 비워진 타인의 사무실이나 공간을 점유하고 새로운 예술과 실험을 통해 성격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됐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더욱 확장해 제3자 혹은 다른 공동의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전환하는 방식이 소개된다. 김환유(설치), 정이루(회화), 김세진(설치, 비디오), 박체홍(미디어 설치), 김수연(설치), 황재호(조각 설치), 감기배(회화 설치), 임동현(사운드 설치), 정유성(회화 설치), 박광태(회화 설치), 리원밍(사진 설치) 등 11명의 젊은 작가들은 단편영화를 비롯한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30여점 작품을 통해 ‘WITH’, ‘ON’, ‘IN’등의 전치사방식의 개념으로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다’는 것이 중요성을 갖는 현실 존재의 독자성에 집중한다. 전시는 예술행위에 있어 밝은 단색의 벽면에 작품을 띄엄띄엄 배치한 ‘화이트큐브 전시’처럼 자본화, 보편화, 일반적인 예술이 자신을 증명하는 방식이 아닌 점유, 공동, 수평의 공간을 구성하고 고민한다. 결국 ‘Your Office 2024’는 하나의 공간에서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성격의 정체적 공간과 시간 경험, 기억, 사고와 부여되는 시간을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의의를 갖는다. 전시는 이달 28일까지.

인천시립합창단, 27일 제186회 정기연주회 ‘모차르트 레퀴엠’

인천시립합창단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전쟁 종식과 영원한 평화를 기리는 ‘레퀴엠’을 연주한다. 라틴어로 ‘안식’이라는 뜻을 지닌 ‘레퀴엠’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죽은 이를 위한 미사를 드릴 때에 연주하는 곡이다. 공연의 시작은 현대음악의 거장 펜데레츠키의 ‘아뉴스 데이(Agnus Dei, 하나님의 어린양)’로 연다. 10대에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페테레츠키가 고통과 슬픔에 잠긴 인류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이어 윤의중 예술감독과 인천시립합창단은 장엄하면서도 숭고한 모차르트 최후의 마스터피스인 ‘Requiem in d-Moll, K. 626(레퀴엠)’을 들려준다. 1791년 병마와 싸우고 있던 모차르트가 의뢰를 받아 착수했으나, 결국 완성하지 못한 미완성 유작이다. 사후 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스케치와 지시 등을 토대로 완성했다. 모차르트의 작곡기법을 모두 쏟아부은 듯한 높은 완성도와 슬프고 처절한 분위기, 목소리와 기악의 조화로움이 주는 입체적인 선율과 관악기의 풍부한 울림이 이 곡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특히 영화 ‘아마데우스’ 중 모차르트 장례식 장면에서 울려 퍼진 ‘Lacrymosa(눈물의 날)’는 이 곡의 장엄함과 비통함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진혼곡이 된 비극적인 곡인 동시에 인류 최고의 음악 중 하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윤의중 예술감독은 “지나온 날들과 역사 속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 된 이들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마련한 무대”라며 “인천시립합창단의 연주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R석은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인천문화예술회관이나 엔티켓,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선욱의 ‘베토벤 교향곡 9번’은?

연말에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베토벤 교향곡 9번. 올해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이 초연된 200주년을 맞아 봄과 이른 초여름부터 세계 각국에서 기념 공연이 열리고 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III –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무대에 올린다. 경기아트센터 출범 20주년 페스티벌 중 하나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김선욱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다. 무대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손지훈, 바리톤 양준모, 고양시립합창단과 서울모테트합창단이 함께 오른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작곡가 베토벤이 완성해낸 마지막 교향곡이자 오랜 세월에 걸쳐 작곡된 최고의 역작이다.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4악장에 독일의 시인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합창이 나와 ‘합창’이란 부제가 붙었다. 베토벤은 그의 나이 53세인 1824년 2월에 ‘합창’ 교향곡을 완성해냈지만 이 교향곡은 이미 1812년경부터 구상됐다. 실러의 ‘환희에 붙여’ 송가에 곡을 붙이려 생각한 것은 그가 고향 본을 떠나 빈으로 가기 이전으로, 베토벤은 교향곡 제9번을 30년 이상이나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욱 지휘자는 “많은 사람이 다 같이 ‘합창’하려면 마음이 맞아야 한다. 마스터즈 시리즈 III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이 가지고 있는 힘과 메시지를 빌려 재단법인 출범 20주년을 기념하고 노래하겠다”라고 말했다.

성남문화재단 15일 ‘인, 애 : 당신의 뒷모습’ 공연 개최

성남문화재단이 한국 전통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무용극 ‘인, 애 : 당신의 뒷모습’을 오는 15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무대에 올린다. ‘인, 애 : 당신의 뒷모습’은 불안정한 현시대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질문을 던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연민과 위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몸짓과 감각적인 무대, 한국춤의 멋과 향취가 묻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세련된 연출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을 선보이는 최원선 본 댄스컴퍼니는 고유한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목표로 2006년 미국에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창단했다. 동서양 문화 배경의 특수성과 다문화적 창작 소재를 가미한 ‘한국형 컨템포러리 댄스’를 지향하는 무용단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이매방류) 이수자이자 박병천류전통춤보존회 회장을 역임한 중견 안무가 최원선이 예술감독을 맡는다. 공연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고와 사회적 고민을 감각적인 한국춤으로 다룬 본(本)댄스컴퍼니의 대표 레퍼토리인 ‘나비계곡’과 ‘자아도취 : 취(醉)’를 재창작해, 각각 ‘그 계곡 바람’과 ‘리비도’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은 성남아트센터 혹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전화와 온라인 예매 가능하다.

“국내 미술 유통시장 판도, 경기 남부권서 뒤흔든다”…미리보는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대규모 미술 장터 ‘화랑미술제’가 수원에서 나흘 간의 축제를 펼친다. (사)한국화랑협회와 (재)수원컨벤션센터는 오는 27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30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4 화랑미술제 인(in) 수원’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화랑협회 우수 회원화랑 95곳, 특별전 포함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600여명 작가의 작품 2천5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화랑미술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들로 구성된 한국화랑협회가 지난 1979년 미술 유통 질서 확립과 건전한 미술시장 육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아트페어다. 지난 4월 서울서 열린 ‘2024 화랑미술제’의 바통을 이어 받은 ‘화랑미술제 in 수원’은 수원에서 처음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아트페어라는 의미를 갖는다. 화랑미술제의 노하우와 컨벤션센터 인근의 광교 호수공원 및 경기지역 인프라를 주축으로, 경기 남부권 중심의 새로운 미술 유통시장을 형성해 서울 집중의 미술시장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취지다. 전시회에 앞서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40여년 전통의 화랑미술제가 비서울권(지방)에서 개최된 것은 부산을 제외하고 수원이 최초”라며 “경기 남부권에 자리한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과 다양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지역사회 예술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대표 95여개 갤러리들이 젊은 콜렉터와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회화, 설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만나볼 수 있다. 주요 갤러리로는 국제 아트씬에서 활발한 행보를 펼치는 박여숙화랑의 최정화, 위트를 자랑하는 금산갤러리의 윤필현, 추상적 이미지로 자연을 시각화하는 가나아트의 박철호 등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쿠사마 야요이(일본), 웨이 싱(중국), 린 마이어스(미국) 등 글로벌 작가의 작품들이 풍성함을 더하며 솔로 부스로는 노화랑의 김태협, 나인갤러리의 우병출, 갤러리 미루나무의 최성환 등이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3층 컨벤션홀에서는 교수 등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라운지,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 및 각종 특별전이 마련돼 있다.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ZOOM-IN)’에서는 역대 줌인 어워즈 선발 작가 중 강민기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줌인’은 화랑미술제가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관람객 투표, 전문가 심사 등으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테크놀로지와 예술을 접목해 현대미술의 미래를 발견하는 실험적 전시인 ‘뉴미디어’전에서는 샘문, 이돈아 등이 참여한다. 수원특례시를 주제로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개성을 담아낸 ‘수원 인 마이 마인드’전에서는 강희갑 등이 페인팅, 사진 등의 작품을 펼친다. 이번 행사는 미술작품 전시에서 한발 나아가 캔들라이트 콘서트, 수원 지역 음식과 화성 행궁 연계의 지역 관광 투어 프로그램 ‘올댓수원’, 광교호수공원 배경의 ‘갤러리즈 나잇’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외국인 방문객의 체류형 관광도 유도한다.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인 ‘키즈 아트살롱’과 반려동물 동반입장, 다문화 가정 초청 어린이 가족 도슨트 투어 등 지역사회 구성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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