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문화재단, 10년 만에 돌아온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2년 만에 독주회로 관객들과 만난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는 7월6일 오후 5시 용인포은아트홀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김선욱은 18세에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로, 2021년 KBS교향악단을 이끌며 지휘자로 데뷔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을 맡아 지휘와 피아노를 통해 음악세계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김선욱은 하이든의 ‘E플랫 장조 소나타(Hob. XVI:49)’, 슈만의 ‘다비드 동맹 무곡집(Op.6)’,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D.960’을 연주한다. 김선욱이 이번 곡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 피아노를 치는 행위 그 자체보다 마치 ‘피아노로 노래하듯’ 음악으로 들릴 수 있는 곡들을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알려진 만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지난 2014년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용인 시민들과 소통했던 김선욱이 10년 만에 같은 무대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그 긴 세월 동안 더 깊어진 김선욱만의 음악 세계를 만끽할 기회”라고 말했다.

켜켜이 쌓인 역사…해움미술관 ‘퇴화와 변성의 조형-인간과 자연’

자연의 요소가 미술에 등장하는 일은 낯설지 않다. 예술가들에게 자연은 언제나 영감을 전하는 존재다. 인간과 자연, 이를 바라보는 작가. 해움미술관에서 오는 4일 개막하는 ‘퇴화와 변성의 조형-인간과 자연’ 전시는 자연의 다양성과 실재에 대한 작가들의 성찰이 응축됐다. ‘2024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김보중, 나종희, 송창, 이해균, 이흥덕 등 5명의 작가가 유채, 아크릭 페인팅과 알루미늄 캔, 나무껍질, 낡은 베니어판 등 자연물 오브제를 사용해 퇴화와 변성을 드러낸 설치작업 등 총 25점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은 자연을 상황적 자연과 현상적 자연으로 해석했다. 이들의 자연에는 역사가 쌓여 있고, 온몸으로 교류하는 체험의 줄기이자 현실의 원천이 담겼다. 연속적인 구성을 통해서 모종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달해온 이흥덕 작가는 ‘태풍’을 통해 엄청난 자연력이 훑고 지나간 사건 앞에서 얼어붙은 듯한 인간들의 다양한 면모를 불연속적으로 배치한다. ‘종착역’은 다양한 인간들이 한 플랫폼에서 뒤섞이며 활기와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반도 분단의 풍경을 지속적으로 그려온 송창 작가의 작품에선 분단국가의 현실과 선사시대로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역사성을 담은 작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나종희 작가는 압축된 알루미늄 캔을 붙인 작품으로 대량 소비사회의 풍경을 고발한다. 그는 작품 ‘집적’과 ‘녹색 터널’을 통해 인간의 생산·소비 활동이 가져온 기후변화와 일회용 소비의 삶을 사는 인간의 모습을 드러냈다. 또 ‘팬데믹’이란 작품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왔던 세계적인 재앙은 자연의 역습이 깃들어 있고, 그것이 상시적일 것이라는 묵시록적 예감을 표현했다. 이해균 작가는 자연에 내재한 추상적 형태를 강조한 작업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산과 바다, 산맥 등을 거칠게 표현한 그의 작품에선 에너지의 흐름이 자연으로 출렁인다. 허(虛)의 공간을 요동치는 붓자국으로, 또 나무껍질을 이어붙이며 형태를 강조하는 그의 작업에선 우주의 질서가 새겨져 있다. 김보중 작가의 작품에선 낙원으로서의 자연, 자연과 대립하지 않고 귀속된 인간의 본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광장, 인류세 이후’는 대지를 벌떡 일으켜 세운 듯한 구도가 긴장감을 준다. 살을 떠올리는 대지, 그 위에 돋아난 식물의 모습을 통해 인류세 이후의 지구에서 인간의 자리는 불확실하다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인류에게 놓여 있는 태초의 자연과 그 자연이 풍화작용처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현상, 외부의 가해로 변성되는 상황적 자연, 오늘날 인간이 극복해야 할 수많은 재앙과 환경의 난제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26일까지.

지나온 세월의 ‘행복’을 전한다… 화홍작가회 ‘행복은 일상에서-행복 나눔 소품전’

전시장에 구름 인파가 모이고, 집집마다 그림이 걸리면서 ‘1가구 1그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작품의 크기와 가격을 낮춰 미술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전시가 속속 열리고 있다. 화홍작가회는 장안구민회관 노송갤러리에서 제28회 화홍작가전 ‘행복은 일상에서-행복 나눔 소품전’을 오는 6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화홍작가회 작가들의 일상이 곧 ‘행복’이라는 데서 착안해 관람객들과 행복을 나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에선 회원 전원인 21명 작가의 작품 총 130여점이 내걸렸다. 특히 전시 제목처럼 작품은 모두 10호 크기 이하의 소품(小品)으로 구성됐으며, 가격도 6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화홍작가회는 작품 판매 금액의 일부를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화홍작가회는 수원, 오산, 화성, 용인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단체다. 수원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華虹門)’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화(華)’는 꽃, 색채, 빛을 의미하고, ‘홍(紅)’은 무지개를 뜻한다. ‘예술창조를 슬기로운 문자로 풀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996년 구성돼 매년 정기전을 열고 있으며, 유화·수채화 등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아트페어, 초대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인물, 풍경, 사물 등을 작가의 의지대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관람객과 만난다. 오혜련 작가의 ‘빛의 흔적(아름다운 기억)’은 어두운 밤중에도 언덕 위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인다. 오 작가는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을 빛으로 표현했다. 또 손순옥 작가는 ‘동심-놀다 121’을 통해 추억의 놀이였던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소재로 어릴적 기억을 소환했다. 특히 전영매 작가는 ‘숨’의 의미를 담아 삶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인물화, 풍경화 등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achieve’는 탁자 위에 놓인 3개의 풋사과를 담은 구상화다. 화려한 색감으로 완성한 작품은 소망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영매 화홍작가회장은 “작가들은 저마다 지나온 세월만큼 다양하고 많은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들이 쌓아온 삶의 보따리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데 목적이 있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소장하면서 행복과 희망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상력으로 채운 소리와 울림, 수평선 너머 어부를 그리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이자람 작창(作唱)극 ‘노인과 바다’가 제주, 경남 김해, 경기 화성을 거쳐 안양 평촌아트홀을 끝으로 상반기 공연을 마무리했다. 쿠바의 어부 산티아고의 삶을 연기한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의 능수능란한 장단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 무대였다.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작창극 ‘노인과 바다’가 지난 1일 안양 평촌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로 시작하는 동요 ‘내 이름 예솔아’로 5세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이자람은 1990년 국악과 인연을 맺어 국립국악중·고교, 서울대 국악과를 거쳐 판소리 인간문화재 오정숙, 송순섭, 성우향 명창을 사사했다. 1997년 ‘심청가’를, 1999년 20세의 나이로 최연소 ‘춘향가’ 완창 기록을 세운 이자람은 2007년 ‘수궁가’, 2010년 ‘적벽가’, 2015년 ‘흥보가’까지 주요 판소리 다섯 작품을 모두 완창했다. 한편 이자람은 2008년부터 작창극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사천의 선인’을 기반으로 한 ‘사천가’, 2011년에는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모티브로 한 ‘억척가’의 대본, 음악, 연기를 맡으며 젊은 관객을 국악의 세계로 이끄는 성과를 거뒀다. 2019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신작으로 초연한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소설을 판소리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추물/살인’으로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박지혜가 연출하고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시노그래퍼로 참여했다. 쿠바 어촌에 얹는 판소리 가락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텅 빈 공간에 등장한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은 암전도 되지 않은 환한 객석을 향해 인사를 대신한 소리 한 자락으로 무대를 열었다. “볼 것도, 할 것도, 갈 곳도 많은 세상에 우리의 공연을 찾아줘 고맙다”며 한순간 판소리의 벽을 허문다. 판소리가 낯선 관객을 위해 틈틈이 해설과 설명을 덧붙이며 추임새를 독려하고 장단을 가르치는 모습은 렉처 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평생을 바다 위에서 외줄낚시를 하며 살아온 주인공 산티아고는 커다란 고기를 낚는 재주가 있어 타고난 어부 소리를 들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좀처럼 큰 고기가 찾아오지 않아 대물에 대한 염원을 품고 바다에서 버틴다. 80여일이 지난 어느 날 마침내 청새치 한 마리가 나타나고 바다 깊은 곳에서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청새치와 수면 위의 산티아고는 꼬박 이틀을 대치한다. 이날 무대를 채운 것은 이자람의 소리와 북소리, 거기에 ‘부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전통 판소리 무대에서도 부채는 소리꾼 신체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쓰인다. 이자람은 거기에 더해 넘실대는 파도, 팽팽한 낚싯줄, 청새치의 숨통을 끊는 작살 등 그림을 그리듯 부채에 생명을 불어넣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렇게 사투 끝에 마침내 청새치 등에 작살을 꽂은 산티아고는 마을로 돌아가 잔치를 벌이고, 연인을 만날 생각에 부풀어 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상어 떼의 습격에 청새치 몸통을 다 뜯기고 뼈와 머리만 갖고 돌아간다. 손이 끊어지는 고통을 이겨내며 지켜낸 청새치가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리자 산티아고는 밀려 드는 후회를 되뇐다. 좀 더 큰 배를 가져올 걸, 작살을 넉넉히 준비했더라면, 혼자가 아닌 누구와 함께했으면 상어를 물리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이내 육지에 도착하고 며칠 죽은 듯이 자고 일어난 산티아고는 다시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한다. 이자람은 노인이 만난 청새치가 특별한 하루가 아닌 일상으로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극을 마무리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하루도,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허탕치는 하루도 모두 일상 속 하루일 뿐, 특별한 것도 대단할 것 없는 하루는 매일매일 그렇게 계속 됨을 노래했다. 소리꾼 이자람은 여는 소리에 이어 닫는 소리로 무대를 마쳤다. “여러분 엉덩이도 아플 테고, 이자람 몸도 부서질 것 같고.” 웃음으로 마무리했지만 2시간여 바닥에 앉아 있던 고수는 일어나기도, 걷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런 그를 부축하며 퇴장하는 모습을 보며 관객은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이자람은 ‘노인과 바다’ 상반기 일정이 끝나자마자 지난 13, 15일 양일에 걸쳐 ‘적벽가’ 완창을 또 한 번 해냈다. 전통과 작창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이자람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

자연담은 ‘천연염색’ 매력 흠뻑…윤희경 ‘온고지신’ 展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珍羞園) 연작 초대전의 올해 4번째 전시로 윤희경 작가의 ‘온고지신展’이 열리고 있다. 윤 작가는 꽃과 풀, 열매, 나무, 흙, 광물 등 자연 재료만을 이용해 염색을 한다. 화학염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에서 색을 추출해 천에 물을 들인다. 인공색소를 섞는 게 아니다 보니 똑같은 색을 만들어내기 어렵지만 자연을 담아서인지 더 곱고 아름답다. 지난 18일부터 관객을 맞이한 전시에선 자연염색 기법을 통해 물 들인 다양한 섬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천정에서 늘어뜨린 푸른색 톤의 천들이 살랑거리고, 벽에 내걸리거나 돌돌 또는 둘둘 말아 놓은 곱고 은은한 색색의 천이 눈길을 끈다. 부채도 있고 방석도 있다. 염색 원 재료들도 도자기에 담아 놓았다. “여름이 되면 손가락에 올릴 봉숭아 꽃물 생각에 가슴이 콩닥 거리고, 고무신에 물들일 자리공 열매를 따는 일이 재미있는 장난거리였다. 그렇게 풀물과 꽃물을 가까이 하던 자연스런 경험은 여전히 기억 한편에 남아있다.” 윤 작가가 자연 염색에 푹 빠진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쪽, 쑥, 모시, 치자, 홍화, 오배자, 소목, 빈랑자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했다. 이런 재료들에서 어떻게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이 나오는지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염색 재료를 구해서 끓이거나 삭혀서 염료를 만들고 천에 염색을 하는데 염재를 마련하는게 어렵다. 쑥이나 환삼 넝쿨은 베어오거나 얻어오고, 쪽은 직접 파종하는 등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한다. 염료를 만들었으면 이번엔 천에 색을 입힌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여러번 색을 덧 올린다. 힘든 작업의 반복이지만 마지막 얻어지는 아름다운 색을 보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 “물들임은 염료가 직물에게 흔적을 새기는 일”이라는 윤 작가는 “염색은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 어울려 살며, 물들이고 물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러면 스스로 아름다운 염료를 준비해야 하고 주변을 물들일 지혜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들이는 윤희경’, 그는 염색하는 작업을 즐겁고 행복해 한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편집기자 60년 발자취 한눈에…특별전 ‘언론의 지평’ 개최

한국편집기자협회와 종로문화재단이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협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언론의 지평’을 선보인다. 전시는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세종대왕 동상 일대)에서 열리며, 다음 달 2일 오전 11시 개막식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번 전시는 협회 60주년에 걸맞게 ‘6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해 입체적으로 꾸려지며 총 3개의 주제로 이뤄진다. 첫 번째로 ‘편집기자, 언론의 지평을 열다’를 주제로 편집기자의 역할, 협회 연혁 및 활동을 소개한다. 두 번째로 ‘종로, 언론의 지평이 열린 도시’를 주제로 종로 속 언론사, 언론 속 종로 등 언론의 중심이 된 종로를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지평을 열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한국편집기자의 60년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편집상 수상 지면과 53개 회원사 대표작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레터링존 메시지 적어보기, 나만의 헤드라인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한국편집기자협회’, ‘#종로문화재단’, ‘#언론의지평’ 등의 해시태그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면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개막식에선 글씨당 김소영 작가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또 ‘2024 서울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가 열려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김창환 한국편집기자협회장은 “편집기자의 60년 발자취 속에서 편집의 역사와 역할을 되짚어보고 신문이라는 기록물의 가치를 중심으로 언론의 역할을 되새기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뉴스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편집기자가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변화는 있어도 변함없는 편집의 가치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으로 만나는 단짝 이야기…‘세상친구’ 7월5일 개막

연극 ‘세상친구’(오세혁 작, 변영진 연출)가 오는 7월5일부터 8월11일까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관객과 만난다. 배우극단 세상친구와 (재)마포문화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죽마고우로 자란 만석과 천석이 격변하는 세상, 그에 따라 바뀌는 둘의 처지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상친구’는 2019년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을 만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장기 레퍼토리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으로 휘몰아치는 역사. 세상이 바뀔때 마다 친구와 가족이 원수가 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세상에서 서로 숨겨주고 구해주던 사람들. 그 정신없이 바뀌고 휘몰아치는 일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숨겨주었던 두 단짝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경쾌하면서도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풀어내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출연진에는 지난 2023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뮤지컬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테이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공연계를 넘나들며 선 굵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늘메, 김대곤, 이성욱, 이순원, 최영우, 심우성, 태항호, 김천, 유일한, 강연정, 이민지, 김려은, 서태인 배우가 더블 및 트리플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또 이성욱 배우(영화 늑대사냥, 드라마 기상청사람들·고요의 바다 등), 이순원 배우(영화 육사오, 드라마 라이브·방과후전쟁활동 등), 강연정 배우(드라마 구미호뎐1938·하이바이 마마 등), 이민지 배우(영화 공조, 드라마 응답하라1988 등)가 새롭게 합류해 기존 배우들과 색다르면서도 어우러지는 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2시·6시에 관객과 만난다. 공연 예매는 인터파크와 마포아트센터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경기시나위, 경기아트센터 20주년 기념 ‘20년의 울림:미래를 향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오는 2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재단법인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 ‘20년의 울림:미래를 향해’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걸어온 찬란한 과거와 현재, 앞으로 그려나갈 미래에 대한 음악사적 의미와 당찬 포부를 담아 진화하는 한국음악의 모습을 제시한다. 공연에선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음악감독으로 알려진 크로스오버의 거장 양방언이 ‘아리랑 로드-디아스포라’ 일부 악장들을 펼친다. 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공식 주제곡인 ‘프론티어’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대표곡들을 재편곡한 피아노 협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힘찬 도전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손다혜 작곡가의 경기민요 한강수타령을 활용한 국악관현악 위촉 초연곡 ‘이화 도화 만발하니’를 들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탁월한 해석력과 연주력을 가진 대금 명인 김정승의 ‘대금 협주곡 풀꽃’ 협연과 경기도립국악단 초대 이준호 예술감독의 소금 협주곡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한 홍민웅 작곡가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앞으로 그려나갈 음악사의 역동적인 변화와 도전이 담긴 품격 있는 무대를 통해 관객분들에게 깊은 감동의 울림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가야금 앙상블에 흠뻑…달문가야금연주단 ‘열 두 줄에 실어 나빌레라’

달문가야금연주단(박이슬 예술감독)이 오는 23일 서울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가야금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선사하는 ‘열 두 줄에 실어 나빌레라’ 공연을 한다. 달문가야금연주단은 지난 2014년부터 화성시를 기반으로 활동해 오며 실력을 닦아왔다. 가야금을 사랑하는 열정과 연주에 순수한 열망을 지닌 ‘닮은 마음’을 가진 가야금연주자들과 전공생들이 모여, 가야금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탐구하고 모색하는 단체다. 이번 공연은 창단 연주회 겸 정기연주회로 가야금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앙상블로서의 매력을 한껏 발휘할 예정이다. 작곡가 송준영의 ‘다섯 대의 가야금을 위한 나비의 꿈’을 비롯해 작곡가 한지나의 ‘The falcon will fly again’이 첫 선을 보인다. 또 가야금연주자들의 팔색조 매력을 뽐 낼 수 있는 ‘경기도당굿을 위한 새가락별곡’은 송문수 타악연주가가 직접 타악을 지도해 가야금과 타악기가 어우러진 신명나는 무대를 꾸민다. 마지막 무대는 ‘성금연 가락에 의한 열 두 줄에 실어 나빌레라’로 장식한다. 작곡가 홍수미의 작품으로, 전통 산조 가락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풍부한 색채감이 느껴지는 색다른 버전으로 이번 공연에서 초연된다. 황병기 작곡의 ‘달하노피곰’과 성금연 작곡의 ‘흥’도 재구성해 선보인다. 달문가야금연주단 관계자는 “특히 다채로운 작품들과 12현가야금, 18현가야금, 저음가야금, 철가야금, 25현가야금 등 여러 개량 가야금의 소리를 느껴볼 수 있는 묘미도 있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삶은 작고 짧은 것의 무한한 반복”…‘Like-150㎜ 반복의 영속’展 [전시리뷰]

예술은 세계를 설명하는 방법이다. 작가는 자신이 바라본 세계 또는 세계의 질서를 회화, 조각, 몸짓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다. 언어적 기술과 달리 예술의 설명은 달리 함축적이고 은유적이다. 고대 동굴벽화의 한 장면에서 사냥 성공을 기원하던 인류의 염원과 소망을 담은 주술적 세계를 볼 수 있듯이 캔버스 하나에 세계의 원리가 담길 수 있다. 지난 4일부터 mM(엠엠)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기획초대전 ‘Like-150㎜ 반복의 영속’에선 자연물로 표현한 제이영 작가의 조형언어와 만날 수 있다. 작가가 포착한 세계란 ‘작고 짧은 것의 무한한 반복’이다. 삶도 반복의 영속이다. 이 시간의 반복과 영속의 과정을 거쳐 인간과 사회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전시장을 채운 평면 작업과 퍼포먼스로 탄생한 작품 등엔 이 같은 작품관이 오롯하게 담겼다. 우선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통도사에서 녹음한 범종 소리와 함께 작가가 모래에 붓으로 남긴 거대한 흔적과 조우한다. 전시에 앞서 작가가 직접 만든 붓으로 선보인 퍼포먼스다. 지난 2018년 프랑스에서 열린 ‘아트 파리’에서 그가 선보였던 것처럼 정신과 육체를 커다란 붓에 집중해 모래 위에 남긴 흔적이다. 모래에 붓을 드리우며 마찰과 만남으로 모든 것이 시작하고 존재함을, 반복적으로 선을 끊이지 않게 그리면서 반복과 영속성을 표현했다. 모래 위엔 그가 작업했던 영상이 반복적으로 영사되면서 ‘작고 짧은 것의 무한한 반복’이라는 주제가 한 번 더 강조된다. 그는 “내가 죽어도 자연은 영속할 것이며 내가 묻힌 흙으로부터 다른 생명체와 사람이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흙에서 태어나 흙을 밟고 다니다가 죽어서 다시 흙 속에 묻히니 돌고 도는 반복과 영속”이라며 “반복과 영속은 개인일 수도, 인류일 수도, 자연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작가가 올해까지 작업한 지난 10년 간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연히 주워온 돌과 나뭇가지를 비롯해 모래, 숯, 목탄 등 자연물을 활용한 ‘Like-150㎜’ 연작 외에도 돌가루와 모래, 바인더(접착제)를 사용한 ‘모멘트’ 연작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돌가루와 모래로 한층 한층 쌓아 만든 모멘트 연작은 어린 시절 마을에서 흙벽돌로 집을 짓는 과정을 본 경험을 반영했다. 그는 “캔버스에 터치한 것 같지만 실은 벽돌처럼 쌓아 올린 것”이라며 “이것 또한 반복의 중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적 영속으로서 인간의 가치관은 형성된다”며 “나의 행위 작품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고 작가의 가치관 또한 반복과 영속에서 얻어지는 그 자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이영 작가의 조형언어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7월1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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