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각 흐름을 한 눈에…성남의 얼굴전 '리게더: REGATHER'

유리, 나무, 청동 등 다양한 재료로 저마다의 주제를 표현한 ‘조각전’으로 국내 조각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13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에서 2024 성남의 얼굴전 ‘리게더: REGATHER’를 선보인다. ‘성남의 얼굴전’은 성남문화재단이 지난 2006년부터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성남의 다채로운 모습을 소개하기 위해 진행하는 대표 주제 기획전이다. 올해는 성남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조각’ 장르에 집중해 창작활동을 이어 온 신한철, 양태근 등 조각가 7명의 작품 34점을 내걸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신한철 작가의 ‘무한구체’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신 작가는 국내에서 가장 큰 조각인 전쟁기념관 6.25 상징조형물을 설치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구체들이 집적된 대형작품을 선보이는데, 이 구체들은 표면이 매끄럽고 거울처럼 관람객들을 비추며 주변 형상들을 투영한다. 거울효과를 가진 구체들이 연결돼 서로를 비추며 만들어지는 무한한 공간은 광활한 우주적 공간을 떠올리게 하며, 이에 반영되는 ‘나’는 소우주라는 동양적인 우주관을 담고 있다. 특히 신 작가의 ‘무한구체’는 전시 공간마다 다른 형태로 설치되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형태가 유일무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전시에선 독자적인 조형 세계로 한국 현대 조소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성묵 작가의 ‘메신저’ 시리즈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일상 속 밀접한 오브제인 의자의 형상에 다양한 재료를 덧대 삶의 새로운 소통 창구인 ‘메신저’의 역할을 부여했다. 작품은 프레임만 남겨진 채 기능적 용도가 배제된 의자를 통해 물질의 성질을 뛰어넘는 인식의 문제, 존재론적인 의미를 탐구하게 한다. 나무 합판을 겹겹이 쌓아 만든 유재홍 작가의 ‘The hole’은 나무의 질감을 극대화하고 작품 내형과 외형의 이질감을 교차해 드러낸다. 유 작가는 면밀한 계산으로 나무 합판을 약 1cm 간격으로 각각 다르게 재단해 켜켜이 붙인 끝에 천의 주름과 같은 형태를 구현했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 ‘1 week’는 톱밥과 접착제를 섞어 가공한 목재 합판인 ‘MDF’를 서류 봉투의 형태로 재현한 작품이다. 이 작가는 나무와 봉투라는 재료의 대조되는 속성에서 드러나는 공간의 생산과 확장에 대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 밖에 전시에선 물질과 재료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으로 자연, 환경 등 인간을 이루게 하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양태근 작가의 ‘교감’, 체리를 생동감 있는 색감과 과장된 크기로 표현해 강한 생기를 나타낸 윤덕수 작가의 ‘체리’를 만날 수 있다. 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긴 시간 직접 연마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인체를 떠오르게 하는 유기적 형상을 선보인 이윤복 작가의 ‘BODY’, 빛과 그늘의 경계·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탐구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이후창 작가의 ‘빛의 촉감’ 등을 볼 수 있다.

‘영웅’이야기 대결 펼쳐진다…토요예술책방 ‘트로트 대(對) 클래식’

인천 한중문화회관에서 ‘임영웅’과 ‘황영웅’의 ‘영웅’ 이야기 대결이 펼쳐진다. 1일 인천 중구와 한국레저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5일 인천 중구 한중문화관 4층 공연장에서 토요예술책방 ‘트로트 대(對) 클래식’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감성 장인 임영웅의 힘’ 저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전문기자와 ‘기다린 날이 왔어요!-엄마들이 눈물로 지켜낸 가수 황영웅 이야기’를 쓴 조갑제 조갑제 닷컴 대표가 각각 자신의 책에 대한 강연을 한다. 서 기자는 설명이 필요 없는 가수 임영웅의 매력을 담담하면서 세밀히 분석해 들려주고, 조 대표는 상해죄 논란으로 힘들어하는 ‘황영웅 구하기’에 나선다. 이 밖에 인천중구오케스트라 성악팀은 오프닝 콘서트로 황영웅의 ‘함께해요’와 임영웅의 ‘히어로’를 성악 창법으로 선보인다. 이름하여 ‘영웅을 노래하다’ 이다. 토요예술책방 참가비는 무료며,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로 전화하거나 개항도시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한국레저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토요예술책방을 통해 인천의 원도심에 품격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동물과 함께하는 박물관 전시 눈길…하남역사박물관, 반려동물 특별기획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익숙해진 오늘, 하남역사박물관이 동물과 함께 실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특별기획전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막한 특별기획전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이다. 오는 12월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동물을 주제로 기획했다. 지난 상반기 특별전 ‘Botanical Prism; 식물, 사람의 마음을 비추다’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박물관은 특히 지역민들과 전시를 함께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하남시민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사진 공모전을 진행, 총 109명의 사진과 가족의 일상을 받았다. 공모전으로 수집한 많은 자료는 전시는 물론, 도록에도 내용을 담았다. 전시는 인류가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함께한 동물과의 관계를 새롭고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본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동물과 인간의 관계 변화를 세 가지 시선으로 탐구해 기존의 일반적인 전시와는 다른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류가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동물과 함께 걸어온 문화를 ‘경쟁’, ‘소유’, ‘반려’로 구분해 살펴본다. 첫 번째 ‘반려’는 현대의 인간과 동물의 상호의존적 관계를 조명했다. 각각 ‘나의 집사’, ‘우주의 비밀’, ‘종을 넘어서’라는 소주제를 설정, 인간을 집사로 인식하는 동물, 둘이 함께 서사를 만들어가는 모습, 서로를 가족으로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시대의 변화 양상을 담았다. 두 번째 ‘경쟁’은 ‘약한 먹잇감’, ‘변화하는 생태계’, ‘새로운 먹이사슬’을 통해 고대 인간과 동물의 경쟁적 관계를 다뤘다. 세 번째 ‘소유’는 인간이 동물을 가축화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동물, 인간, 신이라는 세 가지 시선으로 ‘길들인다는 것’, ‘수확의 최대치’, ‘끝없는 탐욕’ 등으로 구분해 관람객을 맞는다. 하남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인류의 역사에서 늘 함께한 동물과의 관계 변화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소유와 지배를 넘어 상호의존적 관계까지의 시기별 인식체계 변화를 통해 오늘날 동물이 가지는 의미를 숙고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상 보호구역에 관한 저마다의 시선…홍성일 ‘어떤 보호구역’ 사진전

‘네모’로 이뤄진 가상의 보호구역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쓸모없다고 터부시되는 것들은 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감으로써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저마다의 관점으로 해석된다. 수원의 원로 사진작가 홍성일이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수원시가족여성회관 갤러리에서 ‘어떤 보호구역’ 사진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선 가상공간을 두고 편견의 벽을 허무는 홍 작가의 작품 30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40년간 자연 경관을 담아온 홍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에 있는 사물에 가상의 보호구역을 설정한 신작 ‘어떤 보호구역’ 시리즈를 펼쳐 보인다. 눈에 띄지 않고 쓸모없는 듯 보이는 피사체에 보호구역을 설정함으로써 관점의 차이를 지적하는 시리즈다. 작가는 흰 끈을 가지고 다니며 많은 이들의 관심 밖에 있는 사물을 네모로 둘렀다. 이는 작가가 설정한 일종의 보호구역 역할을 한다. 작가는 자연 속 인위적인 물체나 역할을 다하고 남겨진 사물에 보호구역을 설정했다. 작가는 보호구역 안에 있는 사물을 사회 속 약자에 빗대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작품 ‘#8’은 나무 판자에 달린 한 경첩 인근을 네모난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작가는 눈에 띄지 않는 이 경첩이 판자와 판자를 연결해 결국 전체의 피사체를 완성하는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들판에 있는 철근 조각에 보호구역을 설정한 ‘#17’ 역시 자연을 오히려 보호구역 밖으로 배치, 주객을 전도해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홍 작가는 “우리는 흔히 의심없이 포퓰리즘을 쫓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어도 깨뜨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당연시하지 않고, 강자와 약자를 서로 다르게 배치해 사고의 틀을 깨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작품 ‘#22’엔 살아있는 녹색 풀과 낙엽이 한 프레임에 담겨 있지만, 낙엽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쓰임을 다하면 버려지는 것들을 낙엽에 빗대 노인 소외, 환경 문제 등을 돌아보게 했다. 이와 함께 홍 작가는 물 속의 작은 송사리를 보호구역 안에 둬 주변의 피라미 등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로 표현했다. 작품 ‘#30’은 수면에 비친 햇빛과 일렁이는 물결 등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엔 하나의 화면을 4분할로 연출해 시각적·디자인적인 효과를 전달하는 대형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홍성일 사진작가는 “관람객들이 보호구역 밖의 대상을 주요 피사체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작가는 화두를 던질 뿐 최종판단은 관람객에게 있는 것”이라며 “전시를 보는 이들이 편견을 허물고 사고의 틀을 넓히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애니’, 하남시민에 깜짝 선물…26일 공개 드레스 리허설 선봬

5년 만에 국내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애니’ 공개 드레스 리허설이 하남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라 주목받았다. 하남문화재단은 지난 26일 하남 시민들을 상대로 초청 애니 드레스 공개 리허설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뮤지컬 애니는 미국 대공황 시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고아 소녀 애니가 부모를 다시 만날 희망을 품고 살아가던 중 억만장자 워벅스를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작은 고아 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 1977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48년 동안 전세계 32개국에서 공연되고 있는 글로벌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유명하다.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15관왕을 차지하는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뮤지컬 애니는 한국에서 1984년에 처음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9년 공연 이후, 5년 만이다. 하남에서는 최종 연습공연인 공개 드레스리허설로 하남시민 650여명에게 선보였다. 하남문화재단 대표이사이자 뮤지컬 애니의 음악감독인 장소영 대표는 “이번 공개 드레스 리허설은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좋은 기회였다”며 “하남시민들, 특히 하남의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애니는 다음 달 1일부터 27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음악극으로 태어난 윤봉길 의사…김우태 신작 발표회 ‘시간이 나를 데리고 가듯이’

윤봉길 의사의 강인함 등을 주제로 한 음악극이 펼쳐진다. 오는 27일 서울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는 작곡가 김우태의 신작을 선보이는 음악회 ‘시간이 나를 데리고 가듯이’가 열린다. 이번 공연에선 부산의 수려한 경관 등을 소재로 한 10곡과 윤봉길 의사의 강직하고 굽힘이 없는 사랑을 주제로 한 7곡 등 김우태 작곡가의 신작 총 17곡을 펼쳐 보인다. 특히 윤봉길 의사를 소재로 한 7곡은 노래, 무용, 연극이 조화를 이룬 ‘음악극’ 형태로 선보인다. 공연에서는 ‘만남, ‘오월의 사람’, ‘대포 한 잔 합시다’ 등 김 작곡가의 오랜 지인인 심현식, 정선기 등 시인이 작사를 한 곡들이 공연된다. 이어 칸타타 ‘삼포칠대’ 중 오륜대, 태종대 이중창과 이기대 남성 사중창이 이어진다. 이는 오륜대, 해운대, 신선대 등 부산 7곳의 절경과 청사포, 다대포, 구포 등 부산의 3포구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대한 노래다. 선조들의 지혜, 역사 등을 담았다. 음악극 ‘윤봉길 의사의 강의한 사랑한 사랑’에서는 윤봉길 의사의 삶을 기리는 ‘만천하의 동포여 힘을 기르자’, ‘어머니의 편지’, ‘강의한 사랑’ 등이 펼쳐진다. 김우태 작곡가는 “이번 공연은 오래 전 만들었던 곡을 한 데 모아 발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흔이 넘은 나이에 삶을 반추하는 의미, 외국생활을 하며 나라를 그리워했던 마음들을 모아 창작곡으로 선보인다. 관객들이 이 같은 마음을 함께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채색의 일상에 감성을 더하는 ‘제8회 아그모 유화展’ 29일까지

유화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제8회 아그모 유화展’이 24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개막했다. 아그모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로 2000년대 초반 수원지역 유화반에서 취미로 활동하던 이들이 모여 탄생했다. 40대부터 70대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9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크고 작은 전시를 열며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아그모 유화전엔 10명의 작가가 2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김혜경, 박성례, 박성아, 박은미, 방순복, 오은정, 양은운, 이정희, 임이화 등 아그모 회원들과 지도강사 이영래 수원미술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전시에 걸린 작품들은 저마다의 일상과 행복, 설렘을 드러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과 사람, 또 꿈꿨던 이상, 상상으로 그려낸 설렘의 어떤 모형, 생동감 있게 표현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한 정물화까지. 다양한 작품은 저마다의 색감을 입고 보는 이에게도 무채색의 일상에 환한 채색을 입혀 주는 듯하다. “그림은 함께, 또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준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욱 벅차고 기쁘다”라고 입을 모은 아그모 회원들의 소감이 가닿은 것처럼 작품은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살아 숨 쉰다. 아그모는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를 열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방안도 찾을 예정이다. 지도강사인 이영래 수원미술협회 부회장은 “슬픔이 많았는데 미술활동을 하며 치유가 됐다는 분들,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는 분들이 많다. 이것이 예술이 가진 힘이자 우리가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하는 이유”라며 “전시장에 오셔서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9일까지.

경기필, 10월17~18일 마스터즈 시리즈 IV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의 네 번째 여정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자전적인 작품 ‘영웅의 생애’를 선보인다. 경기필은 다음달 17~1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김선욱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D장조 작품61,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작품40을 연주한다. 독일의 작곡가들은 ‘영웅’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앞서 지난 3월 경기필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3번이 ‘영웅의 세기’를 시작한 곡이라면 슈트라우스 교향시 ‘영웅의 생애’는 ‘영웅의 세기’에 마침표를 찍은 작품이다. ‘영웅의 생애’는 1부 ‘영웅’, 2부 ‘영웅의 적들’, 3부 ‘영웅의 반려자’, 4부 ‘전쟁터의 영웅’, 5부 ‘영웅의 업적’, 6부 ‘영웅의 고독과 성취’ 등 총 여섯 장면으로 구성됐다. 특히 각 목관악기의 수가 네 대씩 배치되는 4관 편성, 8대의 호른, 2대의 하프, 여러 타악기 등이 나오는 대편성 곡이다. 이번 공연은 빈 필하모닉의 악장인 라이너 호넥이 객원악장을 맡아 더욱 특별하다. ‘영웅의 생애’ 등은 협주곡만큼이나 악장의 독주가 중요한 곡으로, 라이너 호넥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슈트라우스 교향시의 악장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라이너 호넥은 30여 년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세계적인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참여해 솔로 파트를 연주한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1부에 연주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베토벤의 유일한 현악기 독주 협주곡이다. 베토벤이 1806년 완성한 곡으로 멘델스존과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시벨리우스로 이어지는 19세기 바이올린 협주곡 명곡 계보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걸작이다. 빈틈없는 구성에 교향악적인 웅장함과 조형미를 갖춰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가장 마지막에 연주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힌다. 베토벤이 채워놓지 않은 1악장 카덴차 때문에 연주자의 음악성과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김선욱 예술감독은 “1부에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협주곡 중 하나로 저에게는 바이블 같은 곡”이라며 “다만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연주하기 어려운 곡인데 라이너 호넥이 어떻게 연주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슈트라우스의 작품은 기발하고 창조적인 발상으로 가득하지만 어느 음 하나 더하거나 뺄 수 없게 완벽하다”며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연주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날 것’ 예술의 힘을 보라…‘남수북파 화들짝 깨․달․움’展

‘벼락같이’ 짓고 일으킨 예술. 그 안에서 꿈틀대는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과 예술의 힘. 지난 14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수원시 팔달구 실험공간 UZ와 예술공간 아름, 예술공간 다움엔 한날 한시에 모여든 예술인 39명이 날 것의 예술을 펼쳐냈다. 지난해 8월 8일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의 이상집에서 첫선을 보이고 올해 1월 22일 수원에서 열린 데 이어 세 번째 열린 ‘벼락치기’다. 이들의 ‘짓거리’로 도출된 전시의 명은 ‘남수·북파-화들짝 깨․달․움’. 전시명엔 참여 작가들의 예술세계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예술은 언제나 처음을 일으킨 날벼락 같은 미학적 사건들로 새로워진다는 것. 그래서 낯선 처음이야말로 일상을 뒤흔들어 새날을 여는 나아감이자 새날의 오늘이며 ‘화들짝’ 깨우치는 깨달음이라고 이들을 말한다. ‘남수·북파’는 경기남부 수원시와 경기북부 파주시를 줄여서 쓴 말이다. 더 정확히는 수원시에 자리한 예술공간 아름, 예술공간 다움, 실험공간 UZ의 예술인 네트워크와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의 예술인 네트워크가 모인 ‘접화군생’이다. 예술가들은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 다원예술 등 장르도 다양했다. 이들은 한날 한시에 벼락같이 모여들어서 전시공간 안팎에 글짓, 그림짓, 꾸밈짓 등의 ‘짓거리’로 날 것 같은 예술을 펼쳤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가들이 처음을 일으킨 듯한 미학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예술세계를 돋보이려, 혹은 실수하지 않고 잘 보이려 애쓰기보다 예술이 일어난 그 자체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은 작품들은 그 현상이 일어난 전시장과 어우러져 마치 지금도 시끌벅적한 작업이 일어나는 듯하다. 수원과 파주 등 경기 남부와 북부에서 모여든 작가들은 각각 자신들이 품고 있는 현재의 예술세계를 펼쳐냈다. 전미영·나규환·전진경으로 구성된 ‘파견미술팀’은 한국 여성들의 아픔과 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성병관리소’를 형상화한 작품을, 이현정 작가는 어느 날 씨앗처럼 지구에 떨어져 발아한 생명체(작가)가 이 시대를 관통하며 삶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개인적인 사건, 경험들을 담아 써 내려간 내용을 책과 함께 고춧가루를 뿌려 만든 작품 ‘씨발’을 남겼다. 또한 수원에선 권혁, 김정대, 김성배, 왕희정, 이마로, 이수진, 오점균, 이윤숙, 최세경, 홍채원, 김다석 작가가 참여했으며 파주에선 금누리, 안상수, 권민호, 김기라, 김영주, 문승영, 손승희, 장서형, 조세랑, 정혜령, 박이창식, 문미희 등의 작가가 함께했다. 또 김진열, 김형기, 이현정, 서은주, 최혜정, 박건재, 이용규, 김지모세, 이진철, 배숙녀, 김계원 등이 함께 ‘벼락예술짓’을 펼쳐냈다. 홍채원 예술공간 아름·다움 관장은 “‘화들짝 깨․달․움’은 예술가들이 한날 한시에 모여들어 제 스스로 벼락짓거리를 터트리는 ‘앗숨’의 순간을 그리는 말”이라며 “새 예술의 씨앗을 심은 뒤 씨를 깨고 뿌리를 내리며 움을 쑥쑥 키우는 첫숨의 나날들로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예술 짓거리는 그런 첫숨이 터지는 순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이 가진 멋짓에 스스로 펄쩍 뛸 듯 놀라는 화들짝은 예술이 본래 가진 힘이다. 그 힘을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실험공간 UZ와 예술공간 아름, 예술공간 다움에서 만날 수 있다.

인천환경공단, 환경을 위한 선율… 그린콘서트 개최

인천환경공단이 가을 저녁 잔디밭 위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음악회를 개최한다. 19일 공단에 따르면 오는 28일 오후 5시부터 공단 승기사업소 인조잔디 축구장에서 ‘제9회 환경콘서트’를 연다. 이번 음악회는 OBS 경인 TV 전기현의 ‘씨네뮤직 콘서트’ 공개방송으로 이뤄진다. 경인 영 아티스트 플레이어즈 오케스트라의 영화 음악 연주가 2시간 동안 펼쳐진다. 지휘는 벤킴이 맡는다. ‘시네마 천국’, ‘인생은 아름다워’, ‘미션’, ‘타이타닉’, ‘보디가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기생충’, ‘라라랜드’, ‘겨울왕국’,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영화 음악을 선보인다. 팬플릇 정종수, 비브라폰 윤현상, 하모니카 박종성의 아름다운 악기 연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여기에 뮤지컬 이희주 배우의 목소리로 감동을 더한다. 부대행사로는 인천과학문화거점센터의 자원순환 체험 프로그램,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체험, 캐리커처 부스 등의 체험행사가 열린다. 공단은 인천시민들에게 깨끗한 환경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송도스포츠파크 야외공원에서 열린 ‘제8회 환경음악회’에서도 울랄라세션, 조정현, 김양, 팝페라아리엘 등이 출연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최계운 공단 이사장은 “가을 밤의 환경콘서트를 통해 자원순환시설들이 친환경 기초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공단은 수영장·잠수풀·캠핑장·Par3골프장 등의 송도스포츠파크와 인천시 중구, 연수구의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자원회수시설(50t/일)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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