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나눔재단,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 초청해 '이야기 음악회' 공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가 평택시를 찾아 시민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 공연을 펼쳤다. 한국음악나눔재단과 평택시 평생학습센터는 지난 19일 오후 7시께 평택시 평생학습센터 1층 대강당에서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연에서 미하일로프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표트르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거장들의 명작을 연주해 이들 작품 속에 담긴 깊이 있는 감성과 예술성을 전달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스크리아빈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아 왔으며 라흐마니노프 해석의 거장이라 불린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정서를 피아노 음악으로 녹여낸 작곡가로 그의 작품들은 극한의 감성과 서정미를 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정장선 시장 부부와 시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공연 중간 소프라노 특별 공연도 진행됐다. 해설을 맡은 노태철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넘어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머리가 아닌 영혼이 치유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음악나눔재단 조인진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무명의 후원자들 덕에 시민들에게 음악 문화 활동을 선보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8일의 잔치, 조선의 전통에 현대기술 덧입다 …‘봉수당 진찬연:그 움직임의 포말’ 기획공연

1795년 화성(지금의 수원 성곽)에서 큰 잔치가 벌어졌다. 정조는 자신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이해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만년(萬年)의 수(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의 ‘봉수당’을 짓고, 성대한 회갑 잔치를 벌였다. 왕의 어머니의 회갑연은 백성들에게도 큰 기쁨이 돼, 마을의 노인들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축제를 즐겼다. 정조는 8일간 벌어진 잔치에 대한 기록을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상세히 남기도록 지시했다. 봉수당 진찬연의 기록이 인공지능(AI), 3D 영상, 인터랙티브 등 미디어아트 기술 및 현대무용과 만나 감각적인 작품으로 재탄생 했다. 오는 29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수원문화재단 기획 공연 ‘봉수당 진찬연 : 그 움직임의 포말’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궁중정재무를 영상기술과 비쥬얼 아트,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체, 확장한 작품이다. 작품은 앞서 2024 경기문화재단 ‘예술을 위한 기술사업’ 쇼케이스에 선정돼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날의 축제는 기록을 바탕으로 6개의 주요 장면으로 그려지며 시공간을 초월해 관객과 만난다.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모란도 병풍 등 동양의 이미지는 3D 애니메이션 기법 등으로 구현돼 관객들은 눈앞의 살아 움직이는 무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정조의 상징인 달빛 속에 피어난 춤사위를 다룬 ‘만천명월주인옹(달빛 아래 펼쳐지는 춤)’, 3천년 만에 꽃이 피고 다시 3천년 만에 열매를 맺으며 한 개라도 먹으면 1만 8천살까지 살 수 있다는 신선의 복숭아를 바치는 ‘헌선도(꽃이 피어나는 무대)’, 용과 호랑이의 치열함 검무를 그려낸 ‘검무(용과 호랑이의 운명적 대결)’, 정조와 사도세자의 애틋함을 다룬 ‘무고(운명을 담은 북소리)’ 등이다. 이처럼 ‘봉수당 진찬연 : 그 움직임의 포말’에는 조선 후기 실용의 관점에서 융합을 추구한 정조의 시대정신이 반영돼 있다. 공연의 제작사이자 경기도 지정 전문 예술단체인 ‘아트컴퍼니 예기’의 안영화 단장은 “봉수당 진찬연에는 당시 잔치를 벌이기 위해 수원과 서울 각 지역의 예술가들이 한데 모였다는 점, 수원의 유수부 기생과 악사 등 민간의 연희가 도입됐다는 점 등 예술적인 의미도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를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 안 단장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기록을 현대적으로 해체,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얼마만큼의 파도가 이는지 ‘포말’을 담아낸 것. 작품에는 젊은 무용수들을 중심으로 의상부터, 몸짓까지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혜경궁 홍씨와 봉수당 진찬연 등의 역사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과거를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공연은 만 7세 이상 관람가이며, 티켓 가격은 1만원으로 자세한 사항은 수원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등의 가치’ 내세운 정조의 리더십…경기도무용단 ‘5049 : 허공에 날린 화살’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이 정조의 리더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5049 : 허공에 날린 화살’을 선보인다. 경기도무용단은 오는 28~29일, 4월4~5일 각각 경기아트센터 소극장과 경기국악원 국악당에서 올해 첫 기획공연으로 킹시리즈Ⅱ, 정조를 조명한다. 경기도무용단은 지난해 백성 중심의 통치를 안정화시켰던 킹시리즈Ⅰ 세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세종’에서는 천장(遷葬)을 주관했던 예종의 시점으로 한글창제의 과정이 드라마적으로 펼쳐졌다면 이번 작품은 서사보단 정조의 리더십에 집중한다. 작품은 50발의 화살을 모두 명중시키는 대신 한 발을 허공으로 쏘아 올렸다는 정조의 일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왕권을 내세우기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을 위하는 정책을 펼쳤던 정조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수평의 철학을 무용의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경기도무용단은 평등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서사적 전개보다는 철학적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관객들이 순간순간 보여지는 이미지와 정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연은 총 3막으로 구성된다. 1막 ‘혼란-불신과 차별, 부패가 가득한 혼돈의 시대’에서는 정조와 대립적 구조를 보이는 노론, 정조의 개혁에 지지를 보내는 소론 가운데 그려진 정조의 내적 갈등을 다룬다. 2막 ‘수평-5049, 허공으로 날리는 마지막 한 발의 화살’에선 좌우의 대립과 상하의 무질서에서 중용을 찾아내며 소통과 포용을 중시했던 정조의 리더십을 그린다. 3막 ‘사색-수평선 너머로 사색하며 길을 걷다’에서는 정조의 개혁을 통해 번영과 안정을 맞이하게 된 시대상을 담아낸다. 이번 공연은 최진욱 상임안무가가 안무를 맡았다. 한국적 움직임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최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더해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진정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에 경기도무용단의 상임단원인 손승주, 김민정 단원이 조안무를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경기도무용단 관계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경험했으면 한다”며 “사회·경제적으로 지쳐있는 도민에게 우리의 뿌리를 인식케 하는 동시에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과거와 현재, 나와 너를 넘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와 지역 예술인들의 하모니…2025 수원 음악인의 밤 [공연리뷰]

관객은 지역의 수준 높은 음악가를 알게 되고, 교향악단은 평소와는 색다른 구성의 작품을 연주해 보며, 음악인들은 지역의 전문 교향악단과 합을 맞추며 큰 무대에 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뜻깊은 밤이었다. 지난 13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수원 음악인의 밤’은 축제의 장이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수원 음악인의 밤’은 (사)수원시음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지역 음악인들이 매년 수원시향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선보이는 지역 문화예술 교류의 장이다. 이날 축제의 시작을 알린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에서는 호스트 격인 수원시향 오케스트라의 매력이 한껏 드러났다. 이 곡은 스코틀랜드 핑갈 동굴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커다란 암굴 부근의 경치 등 자연이 지닌 분위기와 전설적인 사건이 소재가 돼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지휘를 맡은 신은혜 수원시향 부지휘자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현악기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오보에의 선율은 동굴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진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은 마주 본 두 대의 피아노 사이로 각각 붉은 색과 검정 드레스로 상반된 아우라를 풍기는 수원음협의 두 피아니스트 황수연, 김은아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마치 핑퐁처럼 음을 주고받으며 한 대가 경쾌한 마디로 문을 두드리면, 다시 상대가 묵직한 음으로 대답했고 여기에 오케스트라가 풍미를 더했다. 모차르트가 그의 누이 ‘난네르’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은 특히 제3악장 ‘론도’에서 가장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줬다. 수원시향의 현악기가 론도 주제를 시작하고, 이어 피아노가 빠르게 악상을 이끌어 가며 흥겨움을 더했다. 이날의 묘미는 색소포니스트 임승훈이 함께한 이베르의 ‘색소폰을 위한 작은 협주곡’이다. 색소폰은 풀 사운드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는 경우는 드물며 곡 자체도 흔치 않기에 이날 연주는 관객으로선 자주 접하기 어려운 무대였다. 해당 곡은 1900년대 초 프랑스 최고의 작곡가고 자리매김한 이베르가 알토 색소폰과 플루트, 바순, 오보에, 호른 등 현악기를 위해 만든 협주곡으로 색소폰 연주자 지그문트 라셔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다. 서정적인 곡의 분위기를 뚫고 나오는 색소폰의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음색은 객석으로 피어올랐고, 그의 솔로 연주에 화답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풍성함을 더했다. 흔치 않은 조합에서 매력적인 무대로 마무리된 연주에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이날 객석에서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받은 건 첼리스트 권새롬과의 협연 무대였다. 대미를 장식한 곡은 첼로의 모든 음역을 사용하며 연주자에게 숙달된 테크닉을 요구하는 고난도 작품으로 유명한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이었다. 세 개의 악장이 중단되지 않고 연주되는 기법은 생상스 특유의 창의성을 엿보게 한다. 이날 객석에선 작품이 소개되자마자 과연 이 고난도의 작품을 권새롬과 수원시향이 어떻게 선보일지 기대감이 한껏 더해졌다. 이날 권새롬은 숨 쉴 틈 없는 연주를 마치 첼로와 한 몸이 돼 선보이며 객석을 감탄의 시선으로 숨죽이게 했다. 그는 첼로 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화려한 기교를 소화해 냈다. 권새롬의 솔로에 이어서 특히 그를 둘러싼 바이올린의 향연은 압권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 처음의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화려한 주제들이 첼로와 오케스트라로 번갈아 주고받는 마무리는 피날레다웠다. 수준급 연주를 펼친 지역 음악인과 시립교향악단의 어우러짐에 관객들의 박수갈채는 오랫동안 공연장을 메웠다. ● 관련기사 : “지역 음악인과 함께”… 수원시향, 13일 ‘수원 음악인의 밤’ 개최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03580147

따뜻한 봄, 주말 오후에 만나는 우리 음악…경기시나위 ‘Weekend Concert-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봄을 맞아 자연을 주제로 한 국악관현악으로 주말 콘서트를 선보인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오는 29일과 4월12일, 4월26일 경기국악원 국악당에서 ‘Weekend Concert-오후 4시’ 공연을 진행한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대표 공연인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관현악, 민요, 사물놀이, 전통음악, 무용 등 다양한 나이의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우리 음악에 대한 친근한 해설을 선보인다. 지난 15일 공연의 첫 문을 연 데 이어 다음 달까지 관객과 만난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고, 방송인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린데만이 해설자로 나서 자연에 깃든 삶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총 네 가지 테마로 국악의 아름다움을 펼쳐내는 가운데 지난 15일엔 ‘봄빛’을 테마로 공연을 꾸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테마는 ‘속삭임’으로, 각양각색의 국악기들이 속삭이는 깊은 울림을 아름다운 국악 앙상블의 형태로 감상해 보는 음악회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국악 실내악 공연으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자연과 맞닿아 있는 우리의 삶을 연주한다. 세 번째 테마인 ‘Timeless’는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한국 고유한 전통음악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조선 왕실의 장엄한 역사를 담은 궁중음악과 경기도 유산에서 비롯된 민속음악, 경기민요 등 다양한 전통예술 장르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네 번째 테마는 ‘깃듦’이다. 공연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다양한 자작곡 앨범을 발매하며 피아니스트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다니엘 린데만의 피아노 협연이 진행된다. 자연에 깃든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친근한 소재로 풀어낸다는 의미를 담아 테마를 선정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관계자는 “‘Weekend Concert-오후 4시’가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 속에서 삶의 진실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고,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 인터파크티켓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과의 공존, 환경 메시지 담은 특별전…헤드비갤러리 ‘Well Green Life’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 환경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환경 회화전이 마련됐다. 성남 헤드비갤러리는 김재종, 백은하, 윤소연 작가와 함께 3인전으로 기획된 전시 ‘Well Green Life’를 다음 달 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멸종위기 동물, 과소비에 대한 경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다채로운 작품을 펼쳐놨다. 초현실적 화법을 구사하거나, 천과 실을 이용하고, 일상적 소재를 정물화로 표현하는 등 작가 3명의 표현방식은 각각 다르지만,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김재종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유화로 표현한다. 기존의 구성에서 초현실적 화법으로 변화하며 나무, 꽃, 동물, 하늘 등 자연의 구성물들은 그림 안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각자의 모습으로, 또는 변형된 모습으로 소개된다. 그들의 다양성은 그림 속 공간에서 확장돼 새로운 세상을 만들며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길을 제시한다. 대표작 ‘공존_말하기의 다른 방법’과 같이 김 작가의 작품은 층층이 쌓여 있는 레이어 안에 돌고래, 사슴 등 바다와 육지에 사는 동물을 함께 제시한다. 여기에 인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집, 책 등의 일상적인 소재를 섞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표현했다. 백은하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동물이 단순한 도구로 전락하는 현실 속에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이 단지 동물의 삶뿐 아니라 우리의 인간다움 자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동물의 피모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사람들의 몸을 감싸는 소재인 천과 실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본능적으로 친근하고 따뜻함을 느끼는 소재로 동물·환경 보호 등 거리감을 줄 수 있는 주제에 온기를 담았다. 백 작가의 ‘마지막 장생도’는 지구를 떠올리게 하는 둥근 모양의 자수를 바탕으로 장수하는 동물로 알려진 거북이와 두루미 등을 담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들 동물들이 더 이상 장수하는 동물이 아닌 보호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음을 강조한다. 윤소연 작가는 대수롭지 않은 일상을 화면에 담는 작업을 시작으로, 익숙한 공간과 사물들을 정물화로 표현해왔다. 그 과정에서 멈춰진 일상이 때로는 움직이는 듯 보이기도 하고, 무대처럼 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진을 재구성해 새로운 방식으로 일상을 구현하며, 종이상자나 종이가방을 통해 또 다른 일상을 만들어낸다. 윤 작가는 일회용 쇼핑백, 택배상자들을 여러겹 배치하고, 그 안에 사실주의적인 자연의 모습을 담는다. ‘기억을 걷는 시간’, ‘나른하게 시작된 하루는 순식간에 일년이 되었다’ 등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과소비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나타냈다. 헤드비갤러리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인간과 사회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를 통해 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이를 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양대 이여진·위서현 교수, 국제초대작가전 최우수작품상 수상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 뷰티메디컬디자인학과 이여진 교수와 위서현 교수가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열린 ‘국제초대작가전’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Korea Communication Design Association)가 주최했으며, 지난 2024년 8월 9일부터 30일까지 퍼듀대학교 루프갤러리(The Rueff Gallery)에서 진행됐다. 이여진 교수는 ‘Unfold the Beauty’ 작품으로, 위서현 교수는 ‘Dancing Butterfly Pattern in the Breeze’ 작품으로 출품해 최우수작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K-Cul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초대작가전에는 전 세계 21개국에서 167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수상 결과는 지난 8일 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 총회에서 발표됐다. 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는 지난 1994년 창립돼 현재 1천80명의 교수진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2~3회의 국내외 초대 디자인 작가전을 개최하고 있다. 1999년부터 일본,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캐나다, 러시아 등에서 국제 디자인 경연대회를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2024 국제초대작가전’을 개최했다. 이 교수와 위 교수는 “국제무대에서 한국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연구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남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 ‘다시, 봄날’, ‘봄소품’ 外 [이주의 공연·전시]

■ 공연_성남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 새봄 음악회 ‘다시, 봄날’ 13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 성남시립국악단이 제72회 정기연주회로 새봄 음악회 ‘다시, 봄날’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의 서막은 강상구 작곡의 ‘달항아리’로 열리고, 이어 박수정 상임 단원이 25현 가야금으로 다양한 주법과 음색이 돋보이는 ‘아나톨리아, 고원에 부는 바람’을 연주한다. 장자의 ‘호접지몽’에서 영감을 받은 대금 협주곡 ‘호접몽’은 대금 임재원의 협연으로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국악 아카펠라그룹 ‘토리스’가 특별 출연해 ‘창부타령’과 ‘신 옹헤야’를 들려주며 김백찬 작곡의 국악관현악 ‘아리랑’이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 전시_‘한국 현대 구상미술의 단면:사실과 재구성展’ 5월6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 / 양평군립미술관과 한국구상화가협회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25명의 작가를 통해 한국 구상미술의 단면을 조명한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사실주의’, ‘극사실주의’, ‘구상적 초현실주의’로 나뉘어진다. 사실주의가 일상적 삶이나 현실 세계를 중시한 데 비해, 극사실주의 작품들은 현실적 요소를 바탕으로 비현실적 상황이나 설정을 포함하기도 한다. 또 구상적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구체적 형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사실적 재현보다 의미 전달에 중점을 둔다. ‘구상미술’ 통해 제3의 생경한 풍경을 읽고 작가의 사고와 철학을 짚어낼 수 있다. ■ 전시_‘봄소품’ 4월12일까지. 갤러리위 / 용인 갤러리위가 매년 선보이는 봄맞이 소품 전시다. 봄소품은 20호 미만의 비교적 작은 작품만 전시한다. 작은 틀 안에 무한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품은 부담 없는 크기와 가격, 작은 캔버스에 집약시킨 세밀한 미학이 특징. 크기가 작다는 것은 결코 그 깊이와 가치를 제한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작가의 의도와 감정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권용래, 김덕용, 김산, 김세중, 손정기, 유아영, 이나진, 이운, 장희진, 정윤영, 조이경, 최영욱, 허필석 등 13명의 작가가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거장부터 클래식계의 라이징스타까지 총출동…‘성남아트리움’ 공연 라인업 발표

피아니스트 백건우·손열음 등 세계적인 거장과 함께 클래식계의 라이징스타들이 올해 성남아트리움을 찾는다. 성남문화재단은 솔로 리사이틀, 실내악, 오케스트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성남아트리움의 ‘2025년 클래식 시리즈’ 라인업을 발표했다. 먼저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다음달 10일 ‘백건우와 모차르트’ 리사이틀로 관객들을 맞는다. 지난해 5월 첫 모차르트 앨범 발매와 동시에 전국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한 성남아트리움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한 백건우는 지난 5일 세 번째 앨범 발매와 이번 공연으로 2년여간 이어온 모차르트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0·12·16번, 론도, 환상곡 등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과 함께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작은 장례 행진곡 등 숨은 명곡들을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11월20일에는 K-클래식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무대에 오른다.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은 신창용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레이먼드 E. 버크 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라이징 스타에서 K-클래식을 이끌어가는 연주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공연에서는 바흐의 ‘파르티타 4번’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성남문화재단은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작곡가 시리즈’의 주제를 ‘모차르트’로 선정해 대표 교향곡과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선보인다. 5월15일에는 모차르트의 3대 교향곡 중 가장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교향곡 40번과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대표적인 3번을 들려준다. 공연은 지휘자 김성진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기악 부문 우승을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협연한다. 또 6월28일엔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인 41번과 마지막 바이올린 협주곡인 5번을 지휘자 최희준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만날 수 있다. 협연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함께한다. 이와 함께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실내악’ 대향연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7월6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고잉홈 프로젝트’로 무대에 오른다. ‘고잉홈 프로젝트’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주도로 해외 각국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출신 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다. 지휘자 없이 연주자들 간의 쌍방향 소통으로 무대를 이끌어가는 한편, 모든 연주자가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자 협주곡의 협연자로 개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이며 기존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단원으로는 리더 스베틀린 루세브를 비롯해 첼리스트 김두민,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이 참여한다. 공연에서는 서주와 알레그로, 피아노 삼중주 등 라벨 실내악 시리즈를 들려줄 예정이다. 9월20일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앙상블인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이 관객들을 만난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자 4명과 100년이 넘는 역사의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첼로 수석 연주자로 구성된 세계 정상급 현악 5중주 앙상블이다. 일반적으로 현악 5중주가 바이올린 2명, 비올라 2명, 첼로 1명으로 구성되지만, 이 앙상블은 비올라 1명 대신 더블베이스를 추가해 실내악이지만 교향곡이나 협주곡 같은 풍부한 선율을 선사한다.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오랜 음악 동료들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 ‘선물’ 공연을 12월20일 개최한다. 공연은 2017년부터 매년 다양한 장르와 구성으로 연말 시즌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송년 콘서트 시리즈다. 올해는 미국을 대표하는 지적인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가 함께한다.

“삭막한 도심에 색을 입히다”… 2025 산루리 어반스케치展 ‘아스팔트 위에 핀 꽃’

도시의 일상, 사라져간 옛 풍경과 그 안의 사람과 삶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순수 아마추어 단체 ‘산루리 어반스케치’가 시민과 함께하는 전시회를 선보인다. ‘산루리 어반스케치’ 팀은 다음 달 30일까지 수원시 팔달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25 산루리 어반스케치 정기전 ‘아스팔트 위에 핀 꽃’을 개최한다. ‘삭막한 도시에 피어나는 꽃과 같은 그림’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에는 서양화가인 이해균 작가가 지도하는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어반스케치팀, 매교동 어반스케치팀, 행궁동 현대미술팀 등 총 세 팀의 회원 60명이 참가해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구도심을 주제로 한 미술 공동체 ‘산루리 어반스케치’는 ‘산루리’(일제강점기 전 수원의 팔달구 매산동, 교동, 중동 일대의 지명)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서양에서 우리나라로 상륙해 트렌드가 된 어반스케치를 다룬다. 어반스케치란 골목과 건물, 사람과 자동차와 카페로 빼곡한 현대인의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며 그 안의 풍경을 그려나가는 장르다. 특히 6년 차에 접어든 올해에는 현대미술 부문을 새로 도입해 ‘도시’를 주제로 도심 속 장소에서 개최하며 시민과 더욱 가까이서 정서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산루리 어반스케치를 이끄는 이해균 작가는 “이번 전시의 참여자들은 현역에서 은퇴한 아마추어 작가들이지만 전공자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실력자들이 다수 있다”며 “퇴근길어반스케치팀은 직장 일을 끝내고 야학을 하는 등 진지한 태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평범한 우리 이웃이 살아가는 도심의 풍경을 함께 나누고 추억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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