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년간 정수기를 임차하고 월 3만원씩 지불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중도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지요? A.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정수기임대업규정에 따르면 소비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하면 의무사용기간을 1년 이하로 정한 경우에는 의무사용기간의 잔여월 임대료의 30% 해당금액과 임대차기간 임대료 총합의 10% 해당금액 중 적은 금액을 배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필터교체나 AS가 지연될 경우에는 지연한 기간만큼 임대료를 감액받을 수 있고, 만일 부실관리가 재발(2회부터)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없이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소비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필터교체나 AS가 지연된 경우는 제외입니다. 자료제공=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 손철옥팀장(031-251-9898)
최근 독감바이러스 등이 유행하면서 손소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손만 깨끗이 씻어도 세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소독제는 감염방지 등을 위해 손과 피부의 살균소독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외품으로,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손소독제에 대해 알아봅시다 책자를 발간하고, 손소독제 사용 시 주의사항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책자에 따르면 손을 씻을 때는 물과 손세정제로 꼼꼼히 씻는 것이 가장 좋으며 차량 안, 어린이집 출입 시, 잦은 기침 후 등 물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에는 손소독제를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세균 등을 소독할 수 있다. 사용할 때에는 먹지 말고 외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눈, 구강, 상처가 있는 피부에는 자극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이상반응이 계속되면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손소독제 구입 시에는 용기 등에 표시된 의약외품이라는 문구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하며, 액체타입 또는 겔타입으로 판매되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만, 손을 씻을 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에 속하는 손 전용 물비누와 손소독제를 혼동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식약청 홈페이지(www.k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 책자를 통해 소비자들이 손소독제를 올바르게 사용해 전염성 질환 예방 등 개인위생관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40대인 김모씨는 지난해 7월13일 전자상거래로 T항공사의 김포~제주 왕복항공권 2매를 24만6천원에 구입했다. 사정이 생겨 8월1일 계약해제 및 환급을 요구했지만 항공사는 이벤트 운임이라며 환급을 거절했다. #고양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7월 Z항공사를 통해 서울~마닐라 왕복 항공권 3매를 72만7천500원에 샀다. 다음날 취소를 요구했는데 항공사는 위약금으로 29만8천원을 공제하고 43만500원을 환급해줬다. 이처럼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2012년 접수된 항공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를 분석한 결과 2010년 141건, 2011년 254건, 2012년 396건으로 매년 약 70%씩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피해 유형을 보면 항공권 구입 취소 시 위약금 과다ㆍ환급거절이 149건(37.6%)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할인항공권 구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항공사가 자체약관을 근거로 환급을 거부하거나, 외국계 항공사가 국내에 지사를 두지 않고 있어 피해 발생 시 구제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송 불이행ㆍ지연, 정보제공 미흡에 따른 미탑승이 각각 146건(36.9%), 45건(11.4%)으로 뒤를 이었다. 항공권 구입 유형별 피해 현황으로 분석했을 때에는 소셜커머스나 항공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전자상거래로 항공권을 구입한 경우가 52.6%로 가장 높았다. 소비자원은 항공서비스 소비자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항공권 구입 시(특히 온라인 구입) 사전에 구매 취소에 따른 위약금 등 계약내용을 확인할 것 ▲외국계 항공사 이용 시 운항지연 및 결항, 수하물 분실 등의 근거자료 확보할 것 ▲예약 내용과 항공권을 꼼꼼히 확인할 것 등을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해 환급불가를 규정하고 있는 항공사의 약관을 개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MOU를 체결하고 매년 항공서비스 이용 소비자피해 실태를 분석해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매년 하얀 설원이 펼쳐지는 스키장에는 스키와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고 없이 겨울 스포츠를 즐기면 좋으련만 초보 슬로프, 중ㆍ고급 슬로프를 막론하고 매년 사고가 발생한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스키장은 눈으로 채워진 만큼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몸의 세포와 장기에 기능 장애가 오게 된다. 체온이 32도 이하일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므로 바람을 차단해주고 보온이 잘 되는 방수복과 모자는 필수다. 동상도 주의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 귀 등 말단 조직의 온도가 0도 이하로 떨어지면 동상에 걸린다. 추위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다 마비가 올 수 있다. 피부조직이 상해 동상에 걸리게 되는 것이므로 손으로 문지르거나 비비면 안 된다. 추위에 맞서 싸울 만큼 두꺼운 옷으로 무장했다면 스키, 스노보드를 타기 30분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자. 스키ㆍ스노보드를 탈 정도로 몸이 풀어졌다면 장비점검을 해야 한다. 스키 부츠가 자기 발에 딱 맞는지, 바인딩은 작동하는지, 폴은 망가지지 않았는지 사전에 점검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실전에 돌입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슬로프 선택이다. 대부분 자신의 실력보다 난이도가 높은 슬로프에 도전하는데, 이럴 경우 충돌로 인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다칠 수 있으니 본인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야 한다. 스키는 무릎, 머리, 손, 어깨 순으로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이 중 무릎 앞 십자인대가 가장 흔한 부상 부위로 꼽힌다. 하체가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졌을 때 많이 발생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통증과 관절 부종이 지속돼 반드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노보드의 경우에는 손목, 발목, 무릎, 머리 순으로 부상이 발생한다. 스키처럼 체중을 맞춰주는 폴을 사용하지 않아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 손목으로 땅을 짚어 손목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또 옆으로 넘어지는 키와 달리 수직으로 넘어져 뇌를 다칠 수 있으므로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상을 막으려면 넘어지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으며 골절이 의심될 때에는 함부로 움직이거나 만지면 안 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여년 전만 해도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차례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언젠가부터 한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이번 설날 자녀가 우리나라 전통의복인 한복을 이해하고, 친척들에게 귀여움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한복 설빔을 선물해주는 건 어떨까. 아이들에게 특별한 설날을 선물할 수 있는 한복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한복을 구입하려면 사이즈가 가장 고민될 것이다. 하지만 한복도 평상복을 선택할 때처럼 한 치수 큰 것을 고르면 된다. 아이들은 한 해가 다르게 쑥쑥 크기 때문. 여아는 뒷목 뼈에서 허리까지의 등 길이, 뒷목에서 어깨뼈, 팔꿈치, 손목뼈까지의 길이인 화장, 뒷목 뼈에서 발꿈치까지의 길이인 총장을 알아야 한다. 남아 역시 등 길이, 화장, 바지 길이로 알맞은 한복 호수를 찾으면 된다.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곁들이면 더욱 귀여운 자태를 뽐낼 수 있다. 여아는 머리에 스는 아얌이나 화려한 수를 놓은 머리꽂이 모양의 머리띠, 배씨 등으로 얼굴을 화사하게 살려주면 좋다. 남자아이는 꽃수나 금사로 무늬를 넣은 건모자를 씌어주면 어린이 한복 특유의 아기자기한 멋을 살릴 수 있다. 세탁 걱정도 필요 없다. 아동용 한복은 세탁이 쉽고, 구김이 덜 가는 합성섬유 재질의 소재가 많다. 처음에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주는 것이 좋고, 그다음부터는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이용해 손세탁해주면 된다. 금ㆍ은박 장식이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살살 흔들어 세탁해야 한다. 다림질을 할 때에는 헝겊을 덮고 다리고, 상자 안에 넣어 보관해야 한복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특히 설날을 맞아 인터넷 쇼핑몰, 대형마트 등에서 설빔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아동 한복을 구입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2월9일까지 설맞이 아동 한복 대잔치를 실시하고, 100여종의 아동 한복을 2만9천원부터 판매한다. 3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복주머니를 증정한다. 아씨 브랜드 구매고객에 한해 5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할인, 7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이 입던 한복을 가져오면 2만원 보상할인 해준다. 5만원 이상 단품으로 5벌 이상 구매 시에는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마트도 100여개 스타일의 아동 한복을 마련하고 저렴한 2만9천원 상당의 한복부터 9만9천원인 고급 한복까지 다양하게 판매한다. 옥션은 인기 아동 한복을 선정해 단독으로 최대 50% 할인가에 판매하는 옥키즈 단독 특가상품전을 진행한다. 자수가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아씨몰 특가한복은 2만5천590원, 알록달록 색동무늬 디자인의 금박색동 아동 한복 1만8천500원, 입체꽃수의 아동 한복 1만8천460원 등에 판매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수원청소년문화센터는 청소년들의 건강증진, 스포츠맨쉽을 통한 올바른 성장을 위해 2013년 SYCC 청소년 스포츠동아리를 모집한다. SYCC는 지난해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따라 토요일 청소년들의 여가시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기존에 진행했던 외발자전거, 농구, 스케이트 동아리와 함께 3월 야외 잔디 풋살장이 예정됨에 따라 풋살 동아리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수원지역 청소년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 희망자는 2월4일부터 22일까지 홈페이지(www.sycc.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뒤 접수하면 된다. SYCC동아리 회원이 되면 3~12월까지 활동을 할 수 있으며 각종 대회 참가, 봉사활동인증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문의(031)218-0457~8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겨울 방학이 끝났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자. 곧 봄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봄 방학엔 가족과 함께 새봄맞이 대청소를 해보자.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다 보면 버려야 할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보인다.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청소를 하다보면 집은 깨끗해지고 거기에 더해 그동안 무심했던 보물들도 하나 둘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빠의 비상금과 오래된 책, 그리고 지난 학년 함께 했던 교과서와 문제집들을 들쳐보면 앞에만 풀고 뒤를 고스란히 남긴 것들도 있을 것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 해 읽어봤던 좋아했던 과목도 있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문제집들을 보면서 올해는 조금 싫어하는 과목도 끝까지 다 풀어 보겠다는 결심도 해 보자. 오래된 책 중에는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도 있고, 친척 동생에게 물려준 전집 중에 빠뜨린 몇권의 책들도 방안 구석 어딘가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찾아낸 책 중에는 다시 읽어도 좋은 책들이 있다. 소중한 우리 것 재미난 얘기 시리즈는 다시 봐도 좋은 책이다. 50여권으로 구성 돼 있으며 단군이야기부터 우리 조상들의 숨겨진 얘기들이 총망라 돼 있다. 발명이야기, 명절 이야기, 동물이야기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 가질 만한 이야기들이 보물처럼 가득차 있다. 책은 사진과 그림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분량도 130여 쪽 내외여서 아주 쉽게 한권이 넘어간다. 책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사회교과서에 한 번쯤 배우고 넘어가는 내용이어서 앉은자리에서 10여권을 단 숨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속력을 낼 수 있다. 특히 18권 옛날엔 이런 직업이 있었대요, 25권에 나오는 머리에 쏙쏙 선조들의 공부법 등을 보면서 오늘날이나 옛날이나 변함없이 공부와 직업은 우리주변에 있었음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며 동시에 꿈도 키워보자.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가족들과 인근 향교나 유적지를 찾아 바람도 쐬고 돌아오는 길엔 모처럼 가벼운 먹을거리로 한가로움을 즐겨보자. 봄방학의 짧은 기운을 가득 받을 수 있는 쉬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경기도 연천군에는 없는 것이 많다. 우선 병원과 대형마트가 없다. 그리고 4년제 대학이 없다. 여기에 3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도 없다. 그러다 보니 서울과 연천은 불과 60㎞밖에 되지 않지만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처럼 연천군이 의료ㆍ문화ㆍ교통 등의 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한 규제를 받아 없는 것이 많은 연천군에서 2012년 처음 생긴 것이 있었다. 이름하여 미수문화제. 이름만 들어선 사생대회를 연상케 하지만 실체는 조선 후기의 문신, 미수(眉?) 허목(許穆, 1595~1682년) 선생을 기리는 문화제다. 연천군 사람들도 잘 모른다는 미수 허목 선생은 연천과 무슨 인연일까. 2012년 10월 19일, 연천문화원(원장 이경순) 주최로 열린 제1회 미수문화제를 통해 허목 선생은 다시 태어났다. ■눈썹이 눈을 덮을 정도로 길었던 허목 선생은 누구인가 미수 허목은 1595년 한양 창선방에서 현감 교(喬)의 삼형제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양천이다. 태어날 때부터 손바닥에 문(文) 자가 새겨져 있어서 자를 문보(文甫)라 했고, 눈썹이 눈을 덮을 정도로 길어서 호를 미수(眉?)라 했다. 영의정을 지낸 오리 이원익(梧里 李元翼, 1547~1634년)의 손녀와 19세에 결혼했는데, 이원익은 허목의 그릇을 알아보고 언젠가 반드시 내 자리에 앉을 사람이다고 공언을 했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 때 우의정까지 지낸 허목은 흔히 조선왕조의 일반적인 선비와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독자적인 학문의 길을 걸었다. 허목은 조선의 대학자, 문신으로 사상적으로는 이황, 정구의 등의 학통을 계승해 이익에게 전승시킴으로써 기호학파 남인의 선구자이고 남인 실학파의 토대가 됐다. 그는 당시의 사회 모순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대안의 제시에 주력했다. 즉, 그의 예(禮)를 준거로 한 합리론은 정치적으로 왕권강화를 위해 여러 주변세력들을 통제해 왕조의 권위와 질서를 확립하고 일반대중들이 왕실에 대해서 유교적이 예를 보편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집권층인 사대부의 권위를 높이려는 입장에 정면으로 대립했다. 특히 일반 사대부이 기회균등을 보장하려는데 주력했다. 또한 허목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방의 제1인자라는 독특한 그의 전서체이다. 중국 진한 이전의 문물에 대한 탐구가 문자에 적용된 경우인데 그 아름다운 글자체는 그가 직접 쓴 척추동해비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 비석을 세워 삼척의 바닷물도 물러나게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신기가 어려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 시와 글을 쓰면 말년을 보낸 은거당, 한국전쟁 때 소실 허목은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 소재한 은거당에 칩거하면서 지인들이 청해오는 묘비문이나 비문 등을 써주고 시와 글을 쓰며 말년을 보냈다. 은거당(恩居堂)터(연천군 향토문화재 제14호)는 미수 허목이 말년에 자연을 벗삼아 저술 활동을 주로 행했던 곳으로, 허목이 84세가 되던 해인 1678년(숙종 4) 국가에 공이 많은 신하를 예우하기 위해 왕명의 특전으로 건립된 7칸 규모의 가옥이었다. 허목은 은거당이 완성된 후 당호(堂號)를 수고은거(壽考恩居)라 하고 괴석원(怪石園), 십청원(十靑園) 등의 정원을 손수 가꾸었다. 은거당에는 허목의 각종 유품을 비롯해 정원의 각종 괴석, 희귀목 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 중 건물은 전소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정원의 괴석과 희귀목들도 모두 밀반출 됐다. 다만 근래에 십청원에 있었다는 석호(石戶) 명문 괴석이 발견돼 허목의 묘 아래에 옮겨져 있다. 현재 은거당터에는 은거당옛터라 음각한 커다란 안내 비가 조성돼 있다. 은거당은 소치 허련이 그린 십청원도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춤ㆍ음악ㆍ떡이 없는 문화제제2회 미수문화제를 기다리며 허목은 강원도 삼척, 경남 창원과 합천 전남 나주 등지에서 전설처럼 전해 오는 큰 인물이다. 허목의 묘는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 민간인통제구역 인근에 있으며 경기도 지정 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연천에서 허목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경순 연천문화원장과 이준용 사무국장이었다. 이경순 원장은 오래 전부터 연천의 대학자이며 행정가, 예술가, 정치가였던 미수 허목 선생을 기리는 문화제를 개최하고 싶었지만 예산이 따라주지 않아 못했다며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시작이라도 해보면 결국에는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심정으로 제1회 미수문화제를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천문화원은 2012년 10월 19일 연천수레울 아트홀에서 제1회 미수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김규선 연천군수, 왕영관 연천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양천허씨 대종회장 허찬씨, 미수 허목 선생의 후손, 군민 등 20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미수문화제는 크게 서예대전과 학술회의로 나눠 진행됐다. 서예대전에선 박대명씨(의정부시)가 대상을, 유연일씨(고양시)와 홍영섭(의정부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패널로 양태진 박사(전 인천대 교수), 이도남 건국대 사학과 교수, 최영택 전 서경대 교수 등이 나서 미수에 대한 다양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양천허씨 대종회장인 허찬(미수 허목선생 12대손)씨의 감회도 남달랐다. 연천문화원에서 미수문화제와 허목 선생과 관련된 학술대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후손된 사람으로 뜻깊은 일이라며 권력의 집행자로서가 아니라 학자로서, 임금을 보필했고 늘 군덕(君德)과 시정에 대한 의견을 올려 정치가 바로 되게 한 허목 선생의 삶이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제1회 미수문화제는 다른 문화제와 달리 가수도, 댄서도 없다. 떡도 음료수도 없다. 시끌벅적하지는 않다. 오로지 전서체 대가이며 조선 중기 대학자인 미수 허목선생을 기리고 도학과 철학에 대한 역사적 중요성과 예술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미수문화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1회 미수문화제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전해 미수 허목에 대한 더욱 심도있고 활발한 논의를 이루어내 연천의 위상을 높여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전국 규모의 학술문화의 장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한복시장으로 인식돼왔던 수원영동시장이 형형색색의 작품이 걸려 있는 문화예술 시장으로 변신했다. 영동시장을 화려하게 변화시킨 주인공은 바로 문화예술복합공간 수원영동 아트포라(이하 아트포라)에 입주한 안다미로팀이다. 안다미로팀은 수원문화재단이 지난해 7월 실시한 아트포라 입주공모를 통해 선정된 프로젝트팀으로, 9개 분야 11명의 작가로 이뤄져 있다. 금속공예 작가 어진선을 중심으로 회화 김춘홍, 염색ㆍ직물공예 이정하, 사진 조성근, 전통문양 디자인 최윤경, 생활서예 윤경숙, 한복ㆍ규방공예 이정화, 한지공예 이혜순, 도자공예 허영남, 안소원 등으로 구성된 안다미로팀은 영동시장을 노는 시장 Young-動으로 바꿔가는데 힘쓰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입주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시범활동 기간 동안 지동교에서 전통시장 토요 문화공연 체험부스를 열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또 수원역 노숙인 보호시설 꿈터를 찾아 재능기부로 노숙인 공간을 생기있는 공간으로 꾸며주는 등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역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야별 체험 행사를 운영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등 상인과 시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작업공간이 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영업시간에는 불을 끄지 않는다는 규칙을 세웠다. 예술과 상업의 융합을 위해 작가들이 먼저 상인들의 생활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한 데 모았기 때문이다. 2월 중에는 상인 대표단과 워크숍을 갖고 영동시장을 상업ㆍ문화예술 명소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안다미로는 입주 6개월 차에 접어드는 3월부터 상인과 예술가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포라와 수원천을 무대로 공연, 퍼포먼스, 아트마켓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 예술 창작에서 소비, 문화 향유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적 모델을 특화시킬 예정이다. 아트포라 내에서 먹즐방 공간을 운영 중인 윤경숙 작가는 영동시장이 한복 가게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붓글씨 간판, 붓글씨 블라인드, 혼사지를 상품으로 개발하고 상인들과 협업할 계획이라며 온종일 장사하며 지쳐 있는 상인들에게 활기를 넣어줄 수 있도록 관심거리를 연구해 그들과 어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학교 안 교육과 학교 밖 문화를 분리시키는 것이 시대착오적 관행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또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새로운 방법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을 들어봤다. <인터뷰 1>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교육과정,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야" 교육과정을 모든 학문의 통섭을 바탕으로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최근 미래 교육의 열쇠 창의적 문화교육(살림터 刊)을 펴낸 심광현 교수의 말이다. 미래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여기서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히 개별교과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교육이념이다. 지식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과정으로 초점을 이동하자는 것. 여기서 문화는 음악ㆍ미술ㆍ체육 등 좁은 의미가 아닌 예술ㆍ학문ㆍ대중문화ㆍ미디어ㆍ기호체계ㆍ생활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따른 교과 과정 개편을 제안한다. 우선 초등교육은 전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중심교과 영역으로 배정하고 언어, 사회, 수리 같은 과목은 중심교과와 연결된 보조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고등학교에선 지식교과를 중심에 세우고 문화예술교육이 보조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중학교 교육은 균형점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이같은 교과비율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서 전두엽의 성장속도와 관계를 따진 것이다. 좌뇌 전두엽의 성장은 완만하게 진행되는데 좌뇌 전두엽이 미성숙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지식 교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뇌의 심각한 불균형은 물론 신체적 성장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좌뇌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왜곡, 편중화되고 우뇌의 활성화는 거의 중단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교육과정을 모든 학문의 통섭을 바탕으로 통합적으로 재구성하고 교과 비율을 재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이같은 통섭과 통합이 교과과정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는 문화부와 교육부처럼 동일한 목표의 유사한 일을 진행하는 정부부처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문화부와 교육부가 서로 협력해야 되는데 이른바 나와바리(なわばり, 영역) 싸움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문화와 교육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화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그것을 수용하고 촉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현재 예술강사와 학교 안 교사가 분리돼 소통이 불가능한 것도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한다. 심 교수는 거듭 지금의 문제는 단시일 내에 봉합할 수 없으며 교육과정 전체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과 맞물려 중기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2> 이중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문화예술교육, 학교교육에서 정상화 돼야" 교내 문화예술교육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인력, 지역 문화예술단체ㆍ기관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합니다. 이중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발전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학생들이 배우는 미술, 음악 등의 교과는 지식 기능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마저 암기에 집중하고 클래식 연주 감상이나 유명 화가 전시 등 문화를 향유하는 법조차 잃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이 장학관은 음악, 미술 교과 영역은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학교 내 교육에서 빠져선 안 될 부분이라며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온 노래보다 대중가요를 더 신나게 부르는 걸로 미뤄봤을 때 학교 안과 밖의 문화예술교육에 괴리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창의성, 감수성, 사회성으로 나눴다. 그중에서도 사회성을 더욱 강조했다. 문화예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표현하고 나누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어, 영어, 수학에만 시선이 쏠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 미술, 체육까지 두루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이 자연스레 넓어지는 것이라며 문화예술교육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해당 교육이 학교 교육에서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로 문화교육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꼽았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기능적인 이해만 한 교사는 아이들을 예술적으로 감동시킬 수 없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해를 완벽하게 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게 하는 방식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입시 위주의 교과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미술이 기타 과목이 되는 한 아이들이 소홀할 수밖에 없어 과학 교과에서 베토벤 음악을 활용해 수업하는 등 모든 교과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이용한 수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지도교사가 부족해 동아리, 특정 학년에 국한돼 있다. 이 장학관은 전교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지역 예술인 작업장 설치, 교사의 문화예술교육 연수 기회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안들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문화예술교육 전담 장학사를 선발해 문제점을 진단, 교내 문화예술교육의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인터뷰 3> 호중훈 예술강사ㆍ(사)한국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 이사 "사업의 양보다 질이 중요"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의 양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질적 향상이 중요합니다. 예술강사이자 (사)한국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 이사인 호중훈씨는 현장에서 느낀 문화예술교육의 문제 해결 지향점을 이같이 밝혔다. 현대 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육지원청, 지역 문화관련 기관, 아동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진행 중이다. 일부 교육은 성격이 비슷하게 중복되기 마련이다. 또 예술강사의 경우 많은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을 예술로 변화시켜야겠다는 점과 수업 진행횟수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깊이 있는 교육이 어려워진다. 호 강사는 소관 부처가 나뉘어 있어 프로그램도 많아진다며 천만원짜리 10개 보다 5천만원짜리 2개를 만들어 심사를 강화하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질 수 있는 질 높은 공모사업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강사 입장에서 양이 많아진다는 것은 예술교육을 할 수 있는 그라운드가 넓어지는 것이지만 좋지만은 않다며 예술교육 성과는 강사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강사 간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새로운 것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 강사는 현장에서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모두 가르치면서 실제로 예술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과정을 확인했다. 그중 자신이 진행하는 만화ㆍ애니메이션 수업을 통해 진로를 결정했던 고등학생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관심 없고 방황 하던 한 고등학생이 수업 뒤 자기가 창작한 그림을 보여주더라고요. 나중에 미대에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상담을 해줬어요. 예술을 통해 창작의 즐거움을 느낀 학생에게서 변화가 나타난 거죠. 교육 현장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는 호 예술강사는 아이들이 내면에 감춰져 있는 색깔을 문화예술교육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뿐인 문화예술교육이지만 그 수업 자체가 아이들이 갇혀 있는 밀봉된 봉지에 구멍을 뚫어주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공교육에선 감성, 인성, 창의성을 채워줄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없다. 이 역할을 대신해 줄 전문성을 가진 예술강사가 아이들을 찾아가는 이유다. 예술과 교육 두 개를 봤을 때 어울리는 게 있는 반면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의 아이들의 변화를 유도하는 수업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자료제공 :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교육지원센터> 류설아기자ㆍ장혜준 기자 rsa11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