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조모씨는 지난해 7월 A업체의 방문판매원과 자녀의 인터넷강의 18개월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247만원을 결제했다. 계약 당시 설명과 달리 교사의 학습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해지를 요구했으나 계약서에 6개월 의무이용기간을 특약으로 명시했다며 해지를 거절했다. 주부 이모씨(30)의 사정도 마찬가지. 지난해 6월2일 B업체에 2년 이용계약을 하고 381만6천원을 지불했다. 이용 6개월 만에 중도해지를 통지하고 사은품으로 받은 아이패드를 반환하려고 했지만 사업자는 위약금과 사은품 비용을 청구했다. 최근 인터넷강의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율적 학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소비자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터넷강의 이용 관련 소비자피해 건수는 2010년 259건, 2011년 285건, 2012년 398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피해가 전년 대비 39.6%가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계약해지 및 잔여기간 대금 환급 거절이 144건(36.2%)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지 비용 과다 청구 141건(35.4%), 계약해지 후 대금환급 지연이 51건(12.8%)으로 뒤를 이었다. 사업자가 이용료 할인 등을 통해 장기계약을 유도한 뒤 소비자가 중도에 해지하며 그 처리를 지연하거나 거절해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접수 건의 절반 이상인 초ㆍ중ㆍ고교생 대상 인터넷강의의 경우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해지 시 실제 수강한 부분의 수강료만 청구할 수 있음에도 상당수 사업자가 위약금을 추가 부과하고 있다.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강의 이용 시 장기계약 지양 ▲계약 시 해지 비용 확인 ▲시ㆍ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자의 학원 등록 여부 확인 등이 필요한다고 한국소비자원측은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무료 사은품이라 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비용이 청구되므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받지 않는 것이 좋다며 사업자가 계약해지 처리를 지연 또는 거절하는 경우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해 계약해지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로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한국 추상화의 대가 이두식 화백이 2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6세.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오는 28일 모교인 홍익대학교 정년퇴임을 앞두고 이를 기념해 홍익대미술관에서 지난 22일 열린 이두식과 표현색추상 개막식에 참석했었다. 고인은 1947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교토조형예술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화려한 오방색을 기반으로 밝고 역동적인 추상화 작업으로 한국 추상미술을 이끌고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다. 올초 용인을 비롯한 경기도권에서도 왕성한 작업 활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17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외교통상부 미술자문위원, 한국 대학배구연맹 회장, 한국 실업배구연맹 회장, 예술의전당 이사 등을 역임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전문예술 교육강좌 예술가꿈 2013년 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특히 올해는 가족강좌와 문화나눔 강좌가 신설돼 눈길을 끈다. 가족강좌는 토요일 오전 부모와 자녀가 신나는 댄스로 하나가 되는 특별한 강좌로 스트레스는 없애고 특별한 가족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 문화나눔강좌는 경기도내 저소득층, 문화배려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향유와 문화복지 실현을 위해 무료수업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한국무용, 사물놀이, 경기민요, 연극,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강좌가 마련돼 있다. 수강생 접수는 오는 3월 9일까지 선착순 마감이며 교육은 3월 4일부터 5월 25일까지 3개월 12주 과정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아트플러스 회원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및 65세 이상자와 세 자녀 가정 가족은 할인율이 적용된다. 문의(031)230-3273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절기상 입춘이 지나면서 봄이 다가오고 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처럼 주부도 한 해의 문을 여는 봄을 맞아 대청소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 찌든 때를 제거할 생각을 하면 걱정부터 앞서기 마련이다. 아무리 닦고 닦아도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 주부들이 힘을 들이지 않고 반짝반짝한 집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현관은 우리 집의 첫인상 현관은 손님을 맞는 첫 공간이기도 하지만 신발에 묻은 이물질로 더러워지기 쉽다. 현관 청소에 앞서 현관문과 신발장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 청소기로 대충 먼지를 제거하거나 녹차를 우려내고 남은 찌꺼기를 현관에 뿌린 뒤 빗자루로 쓸면 쉽게 청소를 할 수 있다. 현관 바닥은 베이킹 소다를 섞은 물을 뿌리고 걸레로 닦아주면 된다. 바닥 타일 틈에 낀 이물질은 칫솔에 소주를 묻혀 닦아주고 마른걸레로 마지막 정리를 하면 된다. 냄새가 나는 신발장 안에는 베이킹 소다를 뿌린 뒤 젖은 걸레로 닦고 마른걸레로 다시 닦아준다. 분무기에 소독용 알코올을 담아 뿌린고 마르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신발을 넣으면 불쾌한 냄새가 사라진다. 습기는 아래부터 차오르기 때문에 습기제거제는 신발장의 맨 아래 칸에 놓고, 방향제나 비누를 넣어두면 은은한 향이 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방 찌든 때를 벗겨내자 설 명절이 지나고 주방을 보면 한숨이 새어 나온다. 가스레인지 주변과 조리대에 기름 찌든 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름 찌든 때를 내버려둘 경우 실내온도가 높아 세균 번식률이 높아진다. 먹을거리를 다루는 주방은 다른 공간보다 위생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기름 찌든 때에는 식초가 제격이다. 식초와 물의 비율을 1대1로 섞어 끓인 뒤 가스레인지, 선반 등에 뿌려서 닦아주면 된다. 찌든 때가 쉽게 지워질 뿐만 아니라 살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찌든 때를 제거한 이후에는 키친타올 등에 맥주를 적당하게 적셔 올려놓았다가 떼어내면 좋다. 맥주의 당분에는 기름때를 분해하는 효능이 있다. ■변기, 배수구는 냄새의 주범 음식 찌꺼기로 악취가 나는 싱크대 배수구는 베이킹 소다에 물을 조금 넣어 걸쭉하게 만든 뒤 수세미나 낡은 양말을 이용해 닦아주면 된다. 만약 물때와 음식물 찌꺼기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면 베이킹 소다와 구연산을 물에 타 30분 정도 담가두면 효과적이다. 욕실은 햇볕도 없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특히 욕실 배수구는 머리카락과 이물질이 쌓이면서 악취가 심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욕실 배수구에 생긴 곰팡이는 소다, 전용세정제를 이용하면 좋다. 소다를 물에 풀어 솔을 이용해 배수구 틈새를 닦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곰팡이 제거 세정제를 뿌리면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항상 물이 고여 있는 변기 역시 이물질과 찌든 때가 끼기 쉽다. 먼저 티슈를 변기 구석구석에 붙인 다음 세제 원액이나 표백제를 푼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려준다. 1~2시간 뒤에 티슈를 떼어내고 솔로 문지르면 찌든 때가 제거된다. 이 같은 방법이 번거롭다면 먹다 남은 콜라를 변기에 붓고 3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최근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과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호기심이 많은 자녀라면 벌써 책을 펴고 별과 우주의 세계에 푹 빠져 있을 것이다. 대형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우주를 체험하며 흥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이색 천문대 두 곳을 소개한다. 별자리 여행에 앞서 자신의 생일에 해당하는 별자리를 알아두는 센스는 필수다. ■코스모피아 천문대(www.cosmopia.net) 환경오염으로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별을 만날 수 있다. 잣나무, 낙엽송으로 조림해 울창한 삼림욕장과 여름밤 반딧불까지 볼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생태계학습장이다. 또 별자리 관측, 별 관측, 숲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자연을 느끼는 동시에 별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다. 특히 밤하늘을 가득히 메운 별들의 향연은 코스모피아 천문대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입장료 : 무료(체험비 별도) 운영시간 : 오후 3시~다음날 오전 11시(명절 휴관) 주소 : 가평군 하면 명지산로 558-226 전화 : 031-585-0482 ■자연과 별 천문대(www.naturestar.co.kr)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느끼며 별을 관측하기에 좋은 하늘을 가진 곳이다. 명지산 해발 500m에 위치한 자연과 별 천문대는 도내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내 유일의 400㎜ 막스토프-카세그레인망원경과 2대의 돔 그리고 330인치에 달하는 스크린 교육시설이 자랑이다. 숙박시설도 있어 방학캠프, 당일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알찬 체험을 할 수 있다. 입장료 : 2만원 운영시간 : 오후 2시~오후 10시(연중무휴) 주소 : 가평군 북면 백둔로342번길 115-33 전화 : 031-581-4001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기관광공사 홈페이지(http://www.ggtour.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한겨울 발을 따뜻하게 해줬던 부츠와 이별을 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부츠는 한철만 신고 버리기에는 가격이 비싸 신발장에 보관할 때 제대로 관리해서 넣어야 한다. 1년이 지나도 색깔과 모양이 변하지 않는 부츠 관리법을 알아보자. 가죽부츠는 가죽 전용 세척제로 거품을 내 마른 수건으로 겉면을 닦아주면 된다. 깨끗이 닦은 뒤에는 신문지를 뭉쳐 신발 안에 넣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 보관하면 된다. 빨리 말리기 위해 헤어드라이어기 등을 이용하면 모양이 뒤틀릴 수 있어 꼭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가죽 뒷면의 털을 세워 만든 스웨이드 부츠는 스웨이드 전용 솔로 가볍게 쓸어내려 모를 살리고 얼룩 제거는 전용 얼룩 제거제를 이용해야 한다. 보관할 때는 얼룩 방지와 방수 효과가 있는 전용 스프레이를 뿌려두는 것이 좋다. 외피를 보호하고 양피의 부드러움을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어그부츠는 가죽부츠와 달리 색상이 옅고 양털이 밖으로 드러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먼지나 오염물질은 솔로 부드럽게 문질러 제거하고, 오염이 심할 때에는 신발전용 크림이나 일반 클렌징크림을 스펀지에 묻혀 살살 닦고 찬물로 헹궈야 한다. 너무 세게 지우면 양털이 망가져 어그 특유의 귀여운 스타일이 사라질 수 있다. 어그부츠 역시 신문지를 구겨 넣거나 빳빳한 종이를 말아 넣어 모양을 고정해둬야 한다. 신문지를 믿지 못한다면 부츠 모양을 유지해주는 부츠 키퍼를 추천한다. 부츠 키퍼를 부츠 안에 넣고 방습제와 함께 보관하면 올겨울에도 패션과 보온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여기 사람 아니면 어디에 붙여야 잘 보이는지 몰라요! 행사 홍보 걱정은 기우였다. 언제 연락이 되었는지 다양한 연령층의 20여명이 가평시 곳곳을 뛰어다니며 포스터를 붙인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다른 이보다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것마냥 모두 열심이다. 대학로 소극장 주변처럼 여기저기 초록색 테이프로 붙여진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순식간에 포스터를 붙인 이들은 한국 생활음악협회 가평지부 회원들이다. 가평에는 생활음악협회 뿐 아니라 문학회와 사진동호회 등 자생적으로 구성된 동아리가 많다. 그들이 하나같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서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가평문화원(원장 조정현)의 가장 큰 자랑이다. ■ 내가 좋은 것만 하나, 마당쇠도 해야지 가평 생활음악협회는 다른 곳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협회 소속 17개의 음악동아리가 그것이다.고등학생부터 70대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색소폰, 난타, 기타, 밴드 등 장르 역시 다양하다. 가평하면 떠오르는 재즈라는 음악적 이미지에 걸맞게 이들 역시 단순히 취미 생활 수준의 동아리로 접근하면 큰 코 다칠 만큼의 실력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 특히 연세 지극하신 어르신이 많은 색소폰 동호회는 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폐활량을 자랑한다.각 동아리 단원들은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부터 홍보에서 뒷정리까지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이처럼 일을 가리지 않고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모든 회원의 공통분모다. 세대별 장르별 다양한 음악 동아리가 오미조밀 모여 있어 서로의 공연에 협주가 가능하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직장인과 학생임에도 매주 연습이 가능한 지 묻자 아이고, 얼마나 기다리는데요.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여기서 다 풀어요. 나는 이거 안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몰라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정택원 생활음악협회 가평지부 사무국장은 생업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며 각 동아리 모임이 가진 큰 힘을 강조한다.가평문화원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동아리가 있다. 가평지역을 글로 노래하는 글두레 문학회다. 가평 지역을 시라는 문학적 언어로 다듬어 온지 18년째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노래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작품으로 가평을 담아 놓듯이 우리는 글로 가평을 기억하죠. 가평에서의 추억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지 않나요? 모두들 실력도 있으시지만, 작품활동도 정말 열심히 하세요. 김주린 글두레 문학회 회장의 말이다. 그들의 작품에는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것은 탄탄한 글솜씨뿐 아니라 가평과 함께한 그들의 삶과 애정이 고스란히 서려있다. 회원 중 소영숙 시인의 작품 하얀 고무신은 노래로 만들어져 재즈보컬리스트의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소 시인은 음악 가득 띤 얼굴로 누구보다 열심히 박수치며 공연장을 지켰다고. 문학회 회원 역시 하나같이 자신의 글이 노래가 된 것처럼 반색하며 내년에도 또 만들어 주나요? 내년엔 내 시가 뽑힐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작업은 문인에게 색다른 경험이자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열정적인 각 동아리의 활동과 장르가 다른 단체간 유기적 협업은 가평 문화원이 자랑하는 보석이다. ■그까이꺼 재즈! 재즈의 탄생배경은 삶의 예술적 투영입니다 가평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주민에게 재즈는 어렵고 복잡한 음악 장르일 뿐, 내 삶의 이야기가 곧 재즈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지난 2012년 10월 27일 가평 구역사에서 열린 그까이꺼 재즈! 행사는 음악이라는 공통된 단어로 묶인 이들에게 재즈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역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당초 가평 구 역사앞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운좋게(?) 비가 내리는 바람에 2010년 이후 열린 적 없던 가평 폐역사가 열렸다. 프로그램은 가평 주민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을 과거의 기억과 그것에 연관된 내 생애 단 한 곡을 접수받아 라디오 공개방송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이스크림통이 사회자석, 표 파는 곳은 음향 부스, 대기실은 전시장으로 폐역사 내부의 모든 물건이 고스란히 공연장이자 전시장이 됐다. 카페분위기로 꾸며진 역사 안에는 가평역의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진과 동영상이 펼쳐졌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에서부터 경춘선의 마지막 운행모습까지, 마을 주민 뿐 아니라 먼 길을 찾아 달려온 사람들에게도 하나쯤 가지고 있던 경춘선과의 인연을 끄집어내게 했다. 폐역사 내부에 들어간 주민들은 과거 이야기로 들떴고, 사연 소개와 음악 연주에 주민들은 진짜 라디오에서 사연이 소개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발그레해진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춘기 소녀가 됐다. 이날 방문한 코레일의 부역장 역시 신 역사에서도 이런 공연 했으면 좋겠다. 비가오니 더 운치있고, 이 분위기, 마치 재즈카페 같은데요라며 그간의 우려를 씻어내며 기뻐했다.공연을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만들고 즐기며 함께 박수쳐주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까지 생생한 에너지를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는 가평문화원을 창구로 생활음악협회와 글두레 문학회, 코레일과 그림마을, 가평군청, 문화집합36.5가 소통하고 네트워킹한 산물이다. 저희는 하나도 한일이 없어요. 저희가 전문가의 손길로 혜택을 주려고 시작한 일인데, 오히려 이분들이 모든걸 만들어 가셨고, 저희는 서포트한 모양이 되었네요. 문화집합 36.5의 기획자들은 문화원과 주민들의 소통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말한다. 조정현 문화원장은 시작은 문화원이었지만 이제는 주민과 각 동아리가 함께 어울려 스스로 너무 잘해냈다며 가평 폐역사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레일바이크도 설치한다는 등 많은 말이 나오는데 우리는 이 많은 주민이 함께 사용하고 상설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또 아직은 동아리 사람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대관이나 객석을 가득 채워야 하는 걱정 없이 정말 즐겁게 공연하고 작업할 수 있는 상설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과 네트워크를 통한 대안적 문화공간 창출, 그리고 지연 주민이 주체가 되어 즐거운 삶을 이뤄가는 과정까지 제도권에서 해야 할 일이 문화원에서 해냈다. 행사가 끝난 후 그냥 우리가 하는 일들이 즐겁다며 조촐하게 선물한 지역 상품권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주변 식당으로 가는 주민들을 보면서 끈끈한 지역 사랑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글_유쾌한 책상머리
경기도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현장과 인물,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은 문화예술 전문영상 무료 애플리케이션 매직아이(Magic Eye)를 출시하고 본격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매직아이는 대중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애 구애받지 않고 쉽고 간편하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새로운 창구다. 명칭은 Museum(박물관미술관), Arts create(문예창작), Ggcf(경기문화재단), Identity(경기문화 정체성), Civic Culture(문화시민) 등 문화재단의 2013년 비전과 미션을 상징하는 영단어의 각 이니셜에 눈을 뜻하는 Eye를 합성한 것으로, 마법처럼 자유자재로 손바닥 안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한 문화예술서비스 확대를 위해 재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무처와 경기도박물관ㆍ경기도미술관ㆍ백남준아트센터 등 산하 9개 운영 문화예술기관에서 제작축적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재단 전문영상채널 구축을 준비해 왔다. 문화재단과 도 대표급 문화예술기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영상 콘텐츠로 모은 것이다. 이후 지난 1월 첫 번째 단계로 안드로이드용 매직아이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지난 15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함으로써, 스마트폰 기종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직아이에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재단 사무처와 도내 각 문화예술기관에서 개막했던 다양한 행사, 전시, 인터뷰, 유명 작가와 전문 강사의 강연 영상 등을 선보인다. 또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의 원형을 기록ㆍ보존하고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제작한 경기문화 재발견시리즈 등 130여편을 제공하고 있다. 문화재단은 앞으로 매주 새로운 영상물을 업데이트하고, 신규 영상 콘텐츠를 기획ㆍ제작해 문화재단 문화포털(http://www.ggcf.or.kr)은 물론 네이버, 다음, 유튜브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1.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 1층.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어린이들이 지도교사의 지휘에 따라 한 유명 근대미술 작품 앞에 조용히 앉아있다. 지도교사는 어린이들에게 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화 작품에 대한 작가와 작품 등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그림 속 개구리는 어디있나, 초록색으로 칠해진 곳은 어디인가 등의 질문을 잇달아 던진다. 어린이들은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눈높이에 보이는 그림 속 이미지와 색을 가리키며 조용히 답한다. #2. 영국 런던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입구.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개관 시간을 30여 분 앞뒀음에도 우산을 든 관람객의 줄이 100m를 훌쩍 넘어섰다. 유럽회화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장품 때문에 관광객도 제법 있는 듯하지만, 현지인과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아니나다를까. 미술관에 들어간 (학생처럼 보이는 그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전시장 곳곳의 의자에 앉아 한 작품을 주시하거나 전시작품을 펜으로 모사하는 등 면학 분위기다. 마냥 부러웠던 외국의 문화예술교육계 한 단면이다. 당시 고작 1~2명의 교사가 30~40명의 어린이를 두명씩 짝지어 세운 뒤 일렬로 30여분만에 미술관을 휙 돌고 그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우리네 풍경이 오버랩되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특별한 기획전이 개막하는 날이 아님에도 개관 전부터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대학생과 관광객 등을 바라보며 썰렁한 우리네 다양한 예술공간을 떠올리며 부러움에 침을 꼴깍 삼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그것은 어린이들이 미술관을 미술관답게 관람하는 태도를 갖추고 세계적 명화 앞에서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감상하는 모습이었다. 미술관이 전공자와 성인에게 이른 아침부터 줄 서서라도 입장하고 싶은 장소이자 배움의 터전으로 인식한다는 의식 그것이었다. 한 마디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탄탄한 기반이 배 아플 정도로 부러웠다. 도대체 저런 교육 풍경은 어떻게 조성할 수 있는 것인가, 성인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저런 인식을 심을 수 있는 것인가. 지난해 6월 시작한 본보 연중 기획 비상하는 에듀클래스는 그 철학을 찾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종착역이다. 본보 시리즈 기획 기사는 문화예술교육에 희망을 담자는 목표로 20여 차례 이상 경기도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다니고 관계자들과 더 나은 교육환경과 방법을 모색했다. 이 긴 여행의 출발에 앞서 열린 자문위원 회의에서 자문위원단은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현실은 운영 철학의 부재 및 제반 여건으로 인해 기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기획시리즈가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도출해내고 예술강사는 물론 정책입안자 등 관계자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도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는 이미 철학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철학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이 진행중이었다. 지난해 한여름 문턱에서 찾은 부천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는 학교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했다. 수업 시간만 정해져 있을 뿐, 교과 과정과 주제ㆍ평가 점수 등은 없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보며 치유되고 성장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문화예술교육현장에서도 이 철학은 공통분모였다. 수원미술전시관이 토요문화학교로 선보인 새싹비빕밥이 그러하다. 맛있는 예술재료를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놀이예술을 즐기면서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모든 프로그램의 기반이었다. 차상위계층 가정과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하늘꿈 캡틴플레닛의 대신정원, 시골 마을에 살며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연극과 각종 문화예술활동을 가르치는 예술문화단 놀패의 몸 열고 마음 열고, 줄어든 또래 친구들과 폐교에서 신나게 즐기는 창문아트센터 소풍가는 날-우리동네 락! 락! 락!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문화예술교육이 공통된 교육 철학을 갖고 있었다. 문화예술은 자유로운 창의성과 자신 안에 가둬버린 나를 이끌어내는 도구이며, 예술가와 교사 등은 아이들 그 길을 스스로 밟을 수 있도록 안내판 역할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문화예술교육과 철학은 아이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센터의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을 통해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도드라진 특징을 갖는 특정지역 학습자들에게 지역주민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성과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교육도 진행됐다. 수원 화성동의 주민으로 구성된 못골문화사랑이 결혼이주여성과 중도입국이주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소통과 지원을 위해 진행한 다문화요리가 그것이다. 또 화성 반월동 자율방범순찰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빙빙돌자, 춤으로 동네한바퀴도 있었다. 춤을 배우며 활기찬 중년의 삶을 찾은 어른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인 문화예술교육 현장이었다. 문화예술교육에 있어 역차별 대상이기도 한 성인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잃어버린 삶의 가치와 열정을 얻을 수 있는 지 드러냈다. 이처럼 성인과 어린이들은 그 교육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된 철학이 존재했고 가치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통된 교육 철학처럼 현장의 예술가와 교사들이 하나같이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있었다. 교육 매뉴얼 제작이 그것이다. 다양한 방식의 문화예술교육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면서 각각의 결과를 낳고 있는 시점에서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정리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장기간 임상실험 프로젝트처럼 각종 경험과 사례, 효과 등을 기록함으로써 철학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 기반을 확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제 비상하는 에듀클래스는 종착역에 도착했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도출된 각종 문화예술교육 현장이 우리나라만의 철학과 방법을 정리하는 근간이 되기를 바란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세계 각 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부러워하지 않는 그 시작이 되기를 응원해 본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얘기치 못한 순간에 느닷없이,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이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이 일제히 저항하듯 당신의 눈을 점령해 들어왔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정엽은 신도림과 구로 사이의 전철역 주변에서 느닷없이 그것들과 마주쳤다. 전철을 타고 수없이 오가며 반복했던 순간들이었으나 그날은 예기치 못한 순간이었다. 그것들은 마치 한 날 한시를 작정한 듯 그에게 달려들었다. 익명의 사람들처럼 서 있는 나무들의 존재! 그는 숨이 턱 막혔다. 그것들은 기찻길의 배경에 지나지 않았고, 도시 생태의 한쪽 귀퉁이에서 미세하게나마 겨우 존재의 한 가닥을 드러낼 뿐 하등의 실존적 존재가치를 갖지 못했다. 설령 지워져도 그만이었고, 그림자에 묻혀도 그만이었다. 아니 어느 누구도 그것들의 실체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싹둑 잘려나간다 한들 눈 하나 꿈쩍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생의 반란을 일으키듯 정정엽의 눈에 파고들었다. 황폐한 도시 속의 나무들은 그렇게 눈에 박힌 채 시간을 보냈다. 2001년, 인천에서 개인전을 하게 되자 그는 오랫동안 깊게 각인되었던 그 나무들을 화폭에 옮겼다. 눈에 박힌 그것들을 꺼내 배경 없이 오직 그들의 모습만을 그렸다. 어떤 것들은 한쪽의 어깨가 꺼졌고, 어떤 것들은 배가 옴폭 뜯겨나갔다. 어느 것 하나 불구 아닌 것이 없었다. 봄여름가을 수시로 절지당한 몸들은 모두 지체장애를 앓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캔버스 화면을 독차지한 채 모노드라마를 펼쳤다. 나홀로 주연이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의 구석구석, 세포 하나하나까지 그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그들은 아우성을 쳐댔다. 매연과 소음, 온갖 먼지들과 가위질로 시커멓게 멍이 들어서 나무의 몰골은 온데간데없이 흡사 유령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그들이. 오랫동안 여성주의 미학으로 한국사회의 여성문제를 성찰해 온 정정엽에게 그들 그 나무들, 그 유령의 실존들은 이 사회의 여성들과 다르지 않았다. 새 천 년의 시대령을 넘긴 2000년에도 이름 없이 사라지는 여성들이 태반이었고, 가정에서 노동의 현장에서 아니 한국사회 전반에서 여성폭력은 일상이었으니까. 나무에게 가해진 소외의 폭력이야말로 여성폭력과 같았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자들의 세계일지 모른다. 다수가 진리인 세계에서 소수는 설 자리가 없다. 언제부터 민주주의가 경쟁과 다수자들의 세계가 되어버린 것일까? 민주ㆍ인권ㆍ평화가 하나의 철학이라면 소수를 위한 예의는 기본이어야 한다.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