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 흑임자, 오미자 … 설날 상 '오색 다식'으로 화사하게

예로부터 잔칫상 이은 오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장식해왔다. 이 때문에 노랑 송화, 까만 흑임자, 하얀 콩, 연둣빛 녹두, 빨간 오미자를 이용해 다식을 만들어 설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지혜였다. 다식은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장성이 높고 순수 자연식이라 현대사회에서도 건강식으로 꼽히고 있다. 설날 상을 화사하게 만들어 줄 오색 다식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송화가루, 콩가루, 녹두가루, 오미자국 각각의 색깔을 가진 재료를 준비한다. 분량 0.5% 정도의 소금을 고루 잘 섞어 체에 치이고 반죽하기 좋은 그릇에 담는다. 반죽은 가루 1컵에 꿀물을 3티스푼 정도 넣고 녹녹하게 반죽한다. 겨울에는 꿀물의 농도를 옅게 해야 한다. 만약 꿀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면 설탕 1컵에 물을 약간 넣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엿과 과당을 혼합해 시럽을 만들어 써도 된다. 흑임자 반죽 방법은 조금 다르다. 흑임자가 기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김이 나는 찜기에 10분 정도 쪄줘야 한다. 찐 흑임자에 꿀을 넣고 반죽한 뒤 덩어리로 뭉쳐 다시 찜기에 쪄준 뒤 키친타올에 싸서 기름을 빼준다. 기름이 많이 나와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반죽을 다했으면 다식판에 비닐랩을 깔고 반죽한 재료를 밤톨 만큼씩 떼어 넣어 엄지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서 박아낸다. 윗부분은 도장을 이용해 문양을 내주는 것이 좋다. 양면에 문양이 새겨지면 공기층이 형성돼 다식을 여러 겹 쌓았을 때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 설날 예쁘면서도 만들기가 간단한 오색 다식을 준비해 차와 곁들여 가족들과 나눠 먹는 건 어떨까.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차례상 차림법 헛갈리지 마세요”

설날 아침 차례상을 차리다 보면 웃음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매년 두 번 씩 차리는 상이지만 여기가 맞는지, 저기가 맞는지 헛갈리기 때문이다. 가가례(家家禮)라 해서 가문과 집집마다 차례상 차리는 법과 제사 지내는 절차는 있지만 일반적인 차례상 차림법에 대해 소개한다. 차례상을 바라볼 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 앞쪽이 남쪽, 지방이 있는 곳이 북쪽이다. 1열에는 제사 때 신위(영정사진 또는 지방)에 바치는 쌀밥 메와 국 갱을 올리지만 설날에는 떡국을 올린다. 2열에는 전과 적을 놓는다. 어류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 것이 보통이다. 3열은 육탕, 소탕, 어탕 순으로 놓는다. 채소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같은 줄에서는 양(陽)수인 홀수로 놓는다. 4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로 문어, 명태, 오징어 등 포를 왼쪽에, 식혜를 오른쪽에 놓으며 침채인 나박김치나 동치미, 숙채인 익힌 나물을 가운데에 놓는다. 5열은 조율이시(棗栗梨枾)에 따라 대추, 밤, 배, 곶감 순으로 놓거나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배치해야 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올바른 세배법]큰절할때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가야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족들과 만나고 차례를 지내기만 했지 설날에 숨겨진 의미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설에는 3가지의 뜻이 있다. 낯설다, 선다, 삼가고 조심한다. 이처럼 다양한 유래를 갖고 있는 설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인 만큼 복을 많이 받고 가족들이 함께 아무 탈 없는 한 해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 있는 설날에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세배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며 웃어른께 올린다. 세배를 하고 나서 받는 세뱃돈도 빠질 수 없는 재미다. 하지만 세배를 정확하게 하는 법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바른 세배법을 소개한다. 남자 큰절의 경우 공수는 왼손이 위로 가게 포개 잡으면 된다. 공수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렸다 내리며 허리를 굽혀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는다. 왼쪽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꿇은 뒤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공수한 손등을 이마에 대면 된다. 이때 엉덩이가 들리면 안 된다. 공손함을 표현할 수 있다가 잠시 자세를 유지하다가 머리를 들며 팔꿈치를 펴고 오른쪽 무릎을 세우며 공수한 손을 바닥에서 뗀다. 바닥에서 뗀 손은 오른쪽 무릎 위를 짚고, 일어나면서 공수 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렸다가 내린 뒤 묵례를 하면 된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평절과 반절을 추천한다. 남자의 평절은 큰절과 같지만 손을 눈높이까지 올리지 않고, 이마가 손등에 닿으면 금방 일어나는 방식이다. 반절의 경우에는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고 무릎 꿇은 자세에서 머리와 엉덩이까지 등이 수평이 되게 엎드렸다 일어나면 된다. 여자 세배법은 공수하는 손부터 다르다. 여자의 공수한 손은 오른손이 위로 가게 포개 접어야 한다. 남자와는 반대다. 공수한 손을 들어 어깨 높이만큼 올리고 시선은 손등을 향하게 한다.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은 차례대로 가지런히 꿇은 뒤 엉덩이를 내려 앉힌다. 그 다음에는 윗몸을 45도 정도 굽힌 뒤 잠시 머물렀다가 윗몸을 일으키면 된다.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우고 일어나 올렸던 두 손을 내려 공수한 뒤 가볍게 묵례하면 끝난다. 반절은 남자의 반절 방법과 같지만 공수한 손이 오른손으로 위로 오게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우리의 음식' 스토리텔링 옷을 입다

우리는 설날에 왜 떡국을 먹을까, 돌상에 올린 미나리는 무슨 의미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는 우리 음식에 담긴 재미있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강좌가 수원에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1월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수원인문학 강좌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는 음식은 곧 생명이고 삶이다를 주제로 음식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색적인 수업이다. (사)수원가족지원센터와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관으로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수원 출신 경기음식전문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박종숙 원장이 맡아 진행 중이다. 수업은 △한국음식의 역사-그 깊은 속을 들여다보기 △통과의례로 보는 우리 음식문화의 의미 △ △세시풍속으로 만나는 우리음식문화 △외국의 식문화와 비교해 본 우리의 음식문화 △찬찬히 들여다 본 원행을묘정리의궤 △한국음식의 정체성 장(醬)을 이야기하다 등 총 6회에 걸쳐 박종숙 원장이 음식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박 원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우리가 즐겨먹는 떡꾹에 담긴 의미 다양한 의미를 털어놓았다. 음력 1월 1일 설날에 흰떡으로 끓여 먹는 떡꾹은 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희다는 것은 곧 순수하다는 것, 나쁜 일이 생기지 말라는 좋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떡가래가 긴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것, 떡을 동전 닮게 동글동글하게 썬 것은 많은 재산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떡 하나에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습니다. 왜 떡을 먹어야 되는지, 거기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해주다보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박 원장은 이처럼 우리나라 음식은 떡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다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가 낮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즉, 정크푸드에 질린 소비자들이 우리 음식을 제대로 알고 맛있게 섭취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대박을 났다고 설명했다. 음식관련 인문학 강좌라 해서 여자만 있느냐 그도 아니다. 3명의 남성 수강생들이 청강 중이다. 더이상 음식을 배가 고파서 먹는 도구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문화를 담고 있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기에 음식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40~50대 중장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박종숙 원장은 새로운 음식문화를 창출하고 음식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음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외식업단체, 학계 등의 지속적인 협조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의 (031)-245-7515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인터뷰>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 음식으로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고파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ㆍ사진)는 최근 1년 동안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굶지 않고도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 클린 다이어트덕분이었다. 우리가 1년 동안 먹는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무려 5~8k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몸속의 독소와 찌꺼기를 완전히 분리, 배출시키고 먹는 것에 신경썼는데 정말 사람은 먹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몸소 느꼈다. 요즘 한옥자 센터장은 건강을 위해 매주 수요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 수업을 빼놓지 않고 경청하고 있다. 우리의 먹거리를 제대로 알고 맛있게 먹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곧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센터장은 음식 속에 담긴 수많이 이야기와 의미까지 덧붙여 공부함으로써 먹는 행위 자체가 학문이 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인문학에 의한 사회 치유가 화두가 되고, 인문학과 세상의 소통이 예전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을 일컫는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학문적으로도 의의가 충분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특히 수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박종숙 원장의 음식이야기를 들으면 저절로 마음이 살찌우는 것 같다. 한옥자 센터장은 올 봄에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맛의 기본이 되는 전통 장담그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나날이 편리함만을 쫓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음식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장 담그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장 만들기는 콩을 삶고 메주를 빚어 발효시키는 일련의 수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서구화된 아파트 중심의 주거환경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다. 우리 콩으로 담근 된장ㆍ간장으로 시민들에게 잊혀진 옛 향수를 자극하고 우리 먹거리로 건강을 챙기는 알토란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옥자 센터장은 음식을 통한 인문학이 밥을 먹여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밥은 몸이 아닌 마음을 살찌우는 밥이라고 강조한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문화원에서 놀자]<28>과천문화원 청소년사이버기자단 ‘효담보담’

옛날엔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 3년 동안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보은과 효도를 다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삼년상을 지냈다. 공자는 부모님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삼년상도 짧다고 했다. 요즘엔 삼일 장례로 끝낸다. 그렇다고 효의 의미나 중요성이 작아진 건 아니다. 효는 우리가 가꾸고 발전시켜 미래의 시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자, 가치다. 그리고 효는 타인에 대한 사랑의 첫걸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효는 시대에 따라 효도선물, 효도관광 등 방법적으로만 성장해왔다. 과천문화원(원장 이영구)은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효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효를 주제로 한 기자단이라. 독특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10년 처음 구성돼 3기째 맹활약 중 청소년사이버기자단 효담보담은 이름부터 남다른다. 효담(孝淡)은 말 그대로 효 이야기다. 거기에다 어느 누구보다 바른 삶을 살자라는 뜻의 보담을 합쳐 효담보담이라고 학생들이 직접 기자단 이름을 지었다. 2010년 1기를 시작으로 2011년 2기, 2012년 3기까지 해마다 15~2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기자단은 3년째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 2기 기자단은 중ㆍ고등학생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다 활동의 폭을 넓여보자는 취지에서 3기 때는 어린 초등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효담보담은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과천을 알리고 청소년에게 효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사랑과 공경에 대한 의식이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래서 특별한 조건이나 까다로운 면접, 실기시험이 없다. 오로지 효 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초ㆍ중ㆍ고등학교)들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학생 중에는 효담보담 기자단 소식을 듣고 수원, 안양 등 인근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다. ■ 국내 유일의 효를 테마로 한 효신문 그렇다면 효담보담 기자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일까. 효담보담은 단순하게 기사작성법만 배우지 않는다. 어른 기자 흉내내기식 수업도 없다. 기자단은 4월부터 12월까지 월 1~2회 정기 모임과 온라인 카페를 통해 활동하게 된다. 기자단 임명장 수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취재 및 기사작성법, 인터뷰 기술 익히기, 효 문화에 관한 정보수집 활동, 효담보담 신문 발간이 주요 활동이다. 그리고 역사와 논술을 배우고 신문제작과 홈페이지 운영체계 프로그램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강의는 현직 기자가 책임지고 한다. 취재원 섭외, 질문방문, 기사작성, 사진촬영, 교정ㆍ교열 등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가 직접 강의하고 지도한다. 그야말로 밀착지도다. 기자단이 발간하는 신문은 효를 테마로 하는 국내 유일의 효신문이다. 2010년 9월 30일 효담보담 창간호에는 한국효문화센터가 주최하고 과천문화원과 과천향교 주관으로 열린 세대가 공감하는 효 포럼이 1면을 장식했다. 특히 조선시대 효자인 입지(立之) 최사립(崔斯立)의 효행을 알리기 위한 제1회 입지 효 문화제의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조선 중종 때 과천에서 태어난 최사립은 부모를 극진히 봉양해 동국신속삼강행실도, 과천군읍지 등에 그의 효행이 기록된 인물이다. 이처럼 효담보담 기자단은 효를 주제로 인물, 백일장, 한시 짓기, 사진 콘테스트, 문인화 그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 현장으로 달려가 생생한 소식을 취재했다. 이와 함께 <효행실천 10가지> 기사를 보도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게재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11년 7월 14일 발행한 제3호 신문에서는 △온온사를 찾아서 △과천의 효자 최사립의 효행을 추모하는 입지효문화축제 현장 스케치 △경기소리전수관 △부모님을 위한 미역국 만드는 방법 등의 다채로운 기사로 신문을 꾸몄다. ■ 효녀ㆍ효자되고 기자활동도 하고 1석2조 학교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고, 학년도 다른 학생들이 효신문을 제작하는 일은 만만치 않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담보담 기자단원들은 2011년 11월 30일자 4호 신문까지 발행했다. 학생들은 효담보담 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 가족간의 관계가 좋아졌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순하게 기사쓰는 법, 취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뛰어 넘어 지역의 효와 관련된 문화제나 문화유산 그리고 인물을 취재하면서 효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 특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효담보담 활동이 부모와의 관계에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효란 일상에서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함께 하는 것, 부모님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이 효라는 것, 큰 것 보다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쳤다고 했다. 또 효담보담 활동덕분에 대학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바로 정우진양(과천외국어고등학교 3년)이다. 정우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게시판에 붙은 기자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장래희망이 PD였던 정양은 효담보담 초창기 멤버로 3년 활동했다. 바쁜 학업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활동한 정양은 올해 입학사정관으로 서강대학교 중문학과에 입학했다. 정우진양은 입학사정관을 준비하면서 3년 동안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익힌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정확한 의사전달력이 합격에 주효했다며 무엇보다 3년 동안 활동하면서 정든 기자단 동생, 친구들과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만든 것이 고등학교 때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구 문화원장은 과천은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한 효성이 하늘을 감동시켜 추운 겨울날 벽에서 칡꽃을 피게 한 벽상가화의 주인공인 효자 최사립의 고장이라며 이에 걸맞은 기자단을 운영하는 것은 지역사회와 문화원의 책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무조건적인 희생을 기본으로 하는 과거의 효에서 가족 구성원간의 화합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신적 가치인 효를 실현해야 하며 즉,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효교육은 도덕교육이나 인성교육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효담보담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그림 읽어주는 남자]이상호 ‘얼굴을 감싸 쥔 남자’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심지어 아플 때조차도 흐르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은 단 한순간도 정지한 적이 없다. 우리는 오며가며의 사이를 산다. 오는 것과 가는 것의 사이에서 존재를 깨닫는다. 사이의 틈을 인식하고 벌리고 싹 틔우면서 사는 것이 사람살이인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사이존재의 주체들일지 모른다. 사이의 구속에 저항하면서 존재를 자각하니 말이다. 자기 존재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간의 사이에 갇혀서 흘러가버리기도 한다. 분명히 오늘의 시간을 살았으나, 영혼은 어제에 속해 있어서 과거의 추억들만 꺼내 놓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의 새로운 시간이 흘러와서 현재를 뒤흔들어도 시간은 쉽게 탈색해 버리거나 블랙홀로 빠져버린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나, 그의 현재는 과거의 풍경 속에 갇혀서 홀로 외로울 것이다. 이상호의 얼굴을 감싸 쥔 남자도 홀로 외롭다. 남자는 드넓은 광야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푸른 하늘은 먹구름과 흰 구름이 바람에 휩쓸려서 온통 불안이다. 화면을 가득히 채운 남자의 육체는 어두운 대지와 불안의 하늘을 검은 바지와 흰 셔츠로 고스란히 전치시켰다. 세찬바람이 그의 등을 떠밀지만 그는 얼굴을 감싼 채 나아가지 않는다. 이 작품은 1985년에서 1988년 사이에 제작된 그의 선 굵은 목판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목판화는 조르주 루오의 회화적 선을 연상케 하나 존재의 구도와 상징적 메타포는 케테 콜비츠의 인물들을 떠 올린다. 반면, 채색화에서는 198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전개된 신표현주의의 거친 붓질과 디에고 리베라의 멕시코 혁명벽화를 엿보인다. 그러나 이 그림은 그 어느 것도 아닌 오직 그의 것으로서 시간의 사이를 드러낼 뿐이다. 1986년과 1987년, 한국 사회는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외침으로 메아리쳤다. 청년 이상호는 대학의 교정에서 거리에서 판화를 찍고 걸개그림을 그렸다.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으로 무릎걸음을 걸으며 내일을 불렀다. 동료들이 불려가고 불타고 불안해 할 때마다 돌아앉아 얼굴을 감싸고 울었다. 얼굴을 감싸 쥔 남자는 그렇게 1987년의 사이에서 깊게 울어야 했던 그의 자화상이다. 예술은 때때로 시간을 초월하고 타자를 감정 이입시킨다. 시대의 사이에 묻혔다 생각했던 이 그림이 최근에 자주 떠올랐다. 떠올라서, 부끄러운 2012년의 겨울을 보내고 새해는 또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 그때 그의 자화상은 지금 나의 자화상이다.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경기문화재단-평택시, ‘창조적 문화예술도시 조성’ 맞손

경기문화재단과 평택시가 문화예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서해안 시대의 국제도시로 부상하는 평택시를 창조적인 문화도시로 구축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의 문화예술 부문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과 평택시(시장 김선기)는 지난 1일 평택시장실에서 창조적 문화도시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평택시는 올해 3월부터 고덕국제신도시조성사업, 삼성전자, LG전자, 황해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산업기반사업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역동적인 도시로 떠올랐다. 특히 대규모 주한미군부대가 이전함에 따라 지역특유의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는 만큼 지역 재생활동과 시민의 문화예술 역량 강화 등 도시문화 육성을 위한 전략적 방안이 필요한 도시다. 이에 시는 다양한 문화예술기관 운영, 문화예술 창작지원 및 보급, 각종 문화정책개발, 문화예술 교육 등 전문적인 문화사업 노하우를 갖춘 문화재단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날 협약에 따라 ▲안정리 등 미군 주둔지역의 창조적 지역재생을 위한 특성화사업 실행 ▲도시의 성장에 걸맞은 문화도시 전략 확립 ▲문화ㆍ예술ㆍ관광 특성화 공간 자원 발굴 및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전문 인력 참여 및 지원, 교류, 네트워크 제공 ▲기타 문화도시 발전을 위한 각종 협력 및 자문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양측 관계자는 역량있는 문화예술전문기관의 노하우와 전문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평택의 문화ㆍ예술분야 발전을 기대한다며 안정리 지역문화교류 기반구축사업, 국제중앙시장 문화관광명소화 사업, 한국 소리터 소리 메카 조성사업 등 평택시 권역별 성장환경에 걸맞는 국제도시 수준의 문화역량토대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철저한 위생관리'가 최선의 예방

최근 들어 주변에 설사나 구토를 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식중독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급성위장염을 일으키며, 강한 감염력과 냉장ㆍ냉동 온도에서도 감염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채소, 과일, 수산물 등을 섭취하거나 식중독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을 접촉했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하면 걸리기 쉬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손 씻기를 생활화하자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므로 청결한 음식준비, 손 씻기 등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음식 조리를 시작하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 뒤, 식사나 휴식 이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깨끗이 손을 씻어야 한다. 생고기나 흙 묻은 채소, 굴 등 어패류 등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음식재료를 만진 뒤에도 충분한 손 씻기가 필요하다. 식품을 담을 때는 일회용 장갑을 사용해 식품에 직접 손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품 조리 시 가열은 필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음식재료는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굴, 바지락 등은 내장부분에 바이러스가 축적되는 경우가 있어 중심부를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오염이 있는 지하수 사용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리기구를 소독하자 칼, 도마, 행주 등은 사용 전에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사용해야 한다. 육류, 채소, 어패류 등 음식재료의 종류에 따를 도마를 달리 사용해야 하며, 조리 후에는 조리대 등을 세제와 뜨거운 물로 씻고 소독제를 40배(염소농도 1천ppm) 희석해 소독해줘야 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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