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1실점’ kt 마리몬 무난했던 국내 첫 등판

프로야구 kt wiz 새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28·콜롬비아)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마리몬은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투구 수는 58개로 직구(28개), 체인지업(14개), 투심 패스트볼(12개), 슬라이더(4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kt와 60만달러에 계약한 마리몬은 3선발로 내정된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직구의 힘이 좋고 체인지업의 각이 예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완벽지 않고, 무엇보다 구사 비율이 높은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날 삼성전에서도 마리몬의 장단점은 뚜렷했다. 1회초 직구 11개만으로 이닝을 마친 마리몬은 2회초에도 직구 중심으로 승부를 펼쳤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었지만 삼성 타선은 좀처럼 마리몬을 공략하지 못했다. 구자욱, 최형우, 이승엽 등 여섯 타자가 모두 범타로 돌아섰다. 마리몬은 3회 들어 직구 비율을 줄였다. 그러자 제구가 흔들렸다. 투구 수가 쌓였고, 출루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마리몬은 1사 1루에서 구자욱에게 던진 시속 145㎞짜리 투심 패스트볼이 보기 좋게 통타당하면서 실점을 기록했다. 마리몬은 경기 후 “공 몇 개가 높이 형성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면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차차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문제투성이 kt… 계산 들어간 ‘조갈량’

“차라리 잘 됐어.”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감독은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안 좋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노출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불펜이다. kt는 2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뽑는 등 리드를 먼저 잡았지만, 이후 불펜이 흔들리면서 무승부와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8일 경기는 4회까지 5대0으로 앞서다 주권, 최대성, 고영표가 대거 5점을 내주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고, 9일 경기는 8회까지 2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이창재, 김재윤이 4점을 헌납해 2대4로 패했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서 “시즌 전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경험은 미리 하는 것이 좋다”며 “(안 좋은 모습이)너무 자주 나오면 안 되겠지만, 투수들은 볼 배합이 문제인지, 능력이 부족한 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업 야수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조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살리지 못했는데, 팀 배팅과 루상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kt와 넥센의 시범경기는 한파로 취소됐다. 우천, 한파, 기상악화 등으로 취소된 시범경기는 재편성되지 않는다. 한파로 6회까지만 진행된 광주 경기에서는 SK 와이번스가 KIA 타이거즈에 4대3으로 이겼다. 선발로 나선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안정적으로 마쳤다. 조성필기자

서른에 꽃 피우는 야구인생 ‘무주공산’ kt wiz 안방마님 꿈꾸는 김종민

가수 고(故) 김광석이 불렀다.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일 줄 알았는데.” 프로야구 kt wiz 김종민(30)은 노랫말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가던 선수였다.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던 청춘에 아픔을 많이 겪었다. 대전고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돌아오는 건 방출통보였다. 육군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그를 불러주는 구단은 없었다. 야구공을 놓을 순 없었다. 김종민은 2011년 고양 원더스 창단 멤버로 다시 야구에 도전했다. 매일 프로 무대만을 꿈꾸며 땀을 흘렸다. 그렇게 1년, 2년. 조금씩 지쳐가던 무렵인 2014년 기회가 왔다. 퓨처스리그(2군)에 뛰어든 kt가 손을 내밀었다. kt 유니폼을 입은 김종민은 1년간 2군에서 꿈을 키웠다. 1군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을 그리며 인고의 시간을 버텼다. 꿈은 이루어졌다. 2015년 6월26일 1군에 등록돼 7월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7월3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난생처음 타석에도 들어섰다. 그리고 8월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첫 안타를 치고 첫 타점을 올렸다. 서른 즈음이던 그해 김종민이 남긴 성적은 타율 0.219, 1타점. 돌고 돌아온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군 데뷔 2년차인 2016년, 이제 김종민은 또 다른 꿈을 위해 걸음을 내딛는다. 장성우가 SNS와 관련한 논란으로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포수 자리를 메우고자 노력중이다. 꼭 주전이 아니어도 좋단다. 팀에 보탬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단다. 하지만 평가가 싸늘하다. 외부에서는 김종민을 비롯해 윤요섭, 이해창 등이 자리한 kt의 포수 포지션에 대해 ‘텅 빈 곳간’이라고 한다. 조범현 kt 감독도 팀 내 가장 앞선 포수가 누구냐는 물음에 “조범현”이라며 자조 섞인 농담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김종민도 이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속상하지만, 현재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송구를 꼽는다.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경기 경험이 적은 탓에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정규시즌 개막을 20여일 앞둔 현재 조급할 법도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단다. 그는 “우선 타자를 잡는 데 집중하겠다”며 “상대의 진루를 견제하는 능력은 차차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야구인생에 사연이 많은 까닭에 절실함이 강하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도 절실함은 묻어났다. ‘절실하면 통한다’고 했다. 2016년, 응원가사처럼 kt wiz 안방마님은 김종민이 될 수도 있다. 조성필기자

2% 부족했던 ‘kt 백업’

“춥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햇볕이 드니 한결 낫네.” 9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조범현 kt wiz 감독의 첫 화두는 쌀쌀한 날씨였다. 이날 오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진행될 오후 시간엔 영상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보됐지만, 조 감독은 하루 새 추워진 날씨가 영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선발 라인업에서 박경수, 유한준, 앤디 마르테, 이대형 등 주축선수들의 이름을 뺀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조 감독은 “기온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백업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이진영, 유한준 등을 영입하면서 전력 상승은 물론 선수층의 두께를 두텁게 했다. 하지만 주축과 백업 선수들간의 현격한 기량 차는 두고두고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NC와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백업선수들끼리 맞붙으니 게임이 되질 않더라.” 조 감독의 푸념이 kt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날이 풀리는 3월 중순께부터는 주축 선수들이 하나 둘 시범경기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실전감각을 조율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현재가 백업선수들에겐 조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호기인 셈이다. 하지만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전체적으로 ‘2%’ 부족했다. 장단 7안타를 때리고 볼넷을 7개나 얻어냈지만 뽑은 점수는 고작 2점. 잔루도 무려 8개나 됐다.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조 감독이 강조했던 상황별 대처능력도 미숙했다. 주루 플레이 미스, 도루 실패, 병살타 등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조 감독의 미간은 찌푸려졌다. 반면 두산은 ‘디펜딩 챔피언’다운 뒷심을 과시했다. 7회까지 kt 선발 요한 피노(5이닝 1피안타 무실점)와 불펜 조무근(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의 구위에 밀려 1안타에 그친 두산은 8회 안타 2개만으로 2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발휘했다. 2대2로 균형을 맞춘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두산은 국해성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더해 4대2 역전승을 일궈냈다. 답답한 경기 내용도 모자라 역전패까지 당했으니 경기 후 조 감독의 표정이 밝을 리 없었다. 조 감독은 “주루 플레이에서 보이지 않는 실책이 연달아 나오고, 팀 배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반대로 시범경기 첫승을 신고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여유를 찾은듯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보였다”며 흐뭇해 했다. 조성필기자

피노·조무근의 무결점 '피칭'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7회까지 기록한 안타 수는 고작 1개에 불과했다.kt 새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33)와 조무근(25)이 지킨 마운드는 그만큼 견고했다.피노는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히 막았다. 탈삼진은 2개로 많진 않았지만, 투구 수 62개가 말해주듯 효율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로 나쁘지 않았다. 피노는 이날 직구에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유일한 피안타는 5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오재일에게 던진 투심패스트볼이 가운데로 쏠리면서 얻어맞았다. 피노에 이어 6회부터 등판한 조무근도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 투수다운 피칭을 선보였다. 묵직한 직구와 흡사 포크볼처럼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두산 타선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조무근이 이날 남긴 성적표였다. 비록 팀이 2대4로 역전패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피노와 조무근의 투구는 2016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피노와 조무근이 예상대로 잘 던져줬다”며 “특히 무근이는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데, 시즌이 시작되면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kt 경기, 내 손안에 있소이다”

프로야구 kt wiz 열성팬 A씨. 그는 요즘 태평양 건너편 미국 kt 스프링캠프에서 벌어지는 연습경기를 꼬박꼬박 챙겨 본다. 방송사 중계를 통해 시청하는 게 아니다.kt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위잽(Wizzap)’을 이용해 무료로 보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이르면 새벽 5시께 시작되는 경기의 시청을 위해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다. 위잽만 실행시키면 언제든 다시보기가 가능하다.A씨는 지난 시즌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즐겨 찾았다. 응원단상 앞에서 여러 팬들과 어울려 응원가를 따라 부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시즌이 끝난 뒤 이 묘미를 잃었던 A씨는 최근 응원가를 다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경기장을 찾은 것처럼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해당 선수의 응원가가 흘러나와 A씨의 흥을 돋구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경기 중에는 선발라인업, 스코어보드 등이 띄워지는 것은 물론 캐스터의 해설까지 가미돼 A씨의 몰입도를 높인다.지난해 10월 이후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없었던 팬들을 위해 kt가 나섰다. 통신 대표기업의 이미지에 걸맞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생중계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구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청할 수 있게끔 생중계하는 건 10구단 가운데 kt가 최초다.kt의 자체 생중계에는 UCC(User Creative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포맷이 활용됐다. UCC란 서비스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서비스 제공업체가 제공한 인터넷 공간에 올려놓은 콘텐츠를 말한다. 동영상서비스업체인 유튜브(YouTube)가 대표적인 예다. 유튜브는 사용자들이 찍은 동영상을 중심으로 성장해 인터넷 업계를 장악했다.kt는 이번 생중계를 위해 유튜브 내 라이브 채널을 만들었다. 현지에서 스마트폰으로 연습경기를 촬영하고, 이를 유튜브 라이브 채널로 전송한다. 그럼 이 영상을 한국에 있는 구단 섭외 캐스터 윤동현씨가 받아 해설과 자막을 입힌다. kt는 이 영상을 다시 구단 홈페이지와 위잽에 임베드(EMBED)하여 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이렇게 완성된 생중계를 28일 현재까지 시청한 팬들의 수는 무려 5천여명.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700~800명에 해당한다. 대부분 이른 새벽 시간에 방송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kt 관계자는 “국내 10구단 중 6개 구단과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이 벌이는 ‘오키나와 리그’와 달리 미국 내 연습경기는 방송사에서 중계하지 않는다. 때문에 kt의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생중계를 기획하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kt만의 독자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조성필기자

터진 케미, 터트릴 실력 kt wiz 투수 고영표·정성곤

“‘케미’하면 또 저 친구들이죠.”프로야구 kt wiz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샌 마누엘 스타디움. kt 관계자가 기자에게 다가오더니 투수 두 명을 손가락을 가리켰다.검지손가락 끝에는 우완 고영표(25)와 좌완 정성곤(20)이 있었다. 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얘길 나누는 모습이 마치 친형제처럼 친해 보였다.캠프에서 극강의 케미(궁합을 뜻하는 영어단어 chemistry의 줄임말)를 자랑한다는 고영표와 정성곤을 훈련 뒤 만났다.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알뜰히 챙기는 모습에서 돈독한 우애가 느껴졌다. 이들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있어, 중심은 아니더라도 가장자리에서나마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이가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고영표(이하 고)=운동을 같이하는 사이다. 동생들하고 잘 지내는 편인데, 성곤이하고는 특히 합이 잘 맞는다.정성곤(이하 정)=영표형이 잘 챙겨주니까 따라서 하는 것 같다.- 친해진 계기는.고=성곤이가 막 입단한 2014년 겨울이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선수들 몇몇하고 사이판으로 몸을 만들러 갔는데, 그때 훈련 파트너가 성곤이었다. 어리바리한 고졸 신인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조금만 게으름 펴도 ‘형 빨리해요’라며 구박한다.정=영표형을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다. 절대 개인적인 앙금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하하. 아니다. 복수심이 없지 않아 있다.농담 섞인 폭로를 주고받던 둘에게 지난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들의 표정은 금세 바뀌었다. 고영표와 정성곤은 “아쉬움이 한가득”이라고 했다. 성적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지난 시즌 불펜으로 활약한 고영표는 14경기에서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79에 그쳤고, 선발로도 몇 차례 등판했던 정성곤은 14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美 야구 유망주 양성소에 꽂은 kt 깃발

▲ 23일(한국시간) kt wiz와 미국 샌디에이고대의 연습경기가 열린 샌디에이고대 파울러 파크(Fowler Park)의 전경. 조성필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샌디에이고대(University of San Diego)는 이 지역 내 대학 가운데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손꼽힌다.스페인풍의 화이트톤 건축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크기도 얼마나 큰지 자칫하면 대학교 안에서 미아가 될 수 있을 정도다.이 캠퍼스 한쪽에는 1천석 규모의 아담한 야구장이 있다. 파울러 파크(Fowler Park)라 불리는 이 구장은 탁 트인 전경에서 재학생뿐 아니라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3일(한국시간) 이 곳에서 프로야구 kt wiz가 홈 팀 샌디에이고대와 연습경기를 가졌다.샌디에이고대는 미국 내 신흥 야구 명문으로 캘리포니아주 최강 전력을 지닌 팀이다.2002년 이후 웨스트 코스트 컨퍼런스(WCC) 리그에서 다섯 차례 정상에 올랐으며,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지역리그에서 무려 여덟 차례 패권을 안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신인왕을 수상한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도 이 학교 출신으로 재학 중인 2013년엔 팀의 WCC 리그 우승을 이끈 바 있다. kt는 지역 내 최고 대학팀을 맞아 한 수 위 전력을 과시하며 4대2로 이겼다. 투수들이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는 상대 타자들을 상대로 쾌투를 펼쳤다.지난해 KBO리그 신인들 가운데에서, 또 팀 내에서 유일하게 ‘2015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뽑힌 조무근은 3대2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횡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4개를 솎아내며 그는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조범현 kt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무근을 비롯해 이날 등판한 엄상백, 정성곤, 홍성용이 마운드에서 좋은 투구를 했다”고 총평했다. kt는 24일 캠프지인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산 미누엘 스타디움에서 칼 스테이트대와 평가전을 치른다. 미국 샌디에이고=조성필기자

힘든 훈련 거뜬, 어느새 팀에 융화… 올해도 무한 모드

힘을 뺀듯한 스윙 동작은 유수(流水)와 같았다. 타구는 질 자체가 달랐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 마냥 쭉쭉 뻗어 나가 외야에 떨어졌다.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60억원이란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kt wiz 유니폼을 입은 유한준(35).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있는 kt 캠프에서 유한준을 만났다. 낯설 법도 했지만, kt 유니폼은 의외로 그에게 잘 어울렸다. 유한준은 “내가 선택해 옮긴 팀이다. 책임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2005년 프로데뷔 후 줄곧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어왔던 유한준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데뷔 12년차 베테랑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가지는 첫 전지훈련인 까닭에서였다. 하지만 늘상 해왔던 야구였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팀 훈련에 집중하며 묵묵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kt에서 첫 스프링캠프인데 적응 과정은 어땠나.“kt가 넥센보다 훈련량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님과 이숭용 코치님께서 나만의 훈련 루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훈련하도록 배려를 해주셨다. 훈련량을 갑자기 늘리면 자칫 부상 위험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유한준은 코칭스태프의 배려 덕분에 팀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었다고 자세를 낮췄지만, 조범현 감독의 이야기는 달랐다. 조 감독은 “자기 관리가 원체 뛰어난 선수”라며 “성실히 자기 할 일을 하다보니 터치할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배들이 이런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kt와 넥센 훈련의 차이점을 꼽자면.“넥센이 개인 중심의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kt는 조직력을 중시하는 팀 훈련이 많은 편이다. 각자만의 장단점이 있다.”-팀 동료들과는 많이 친해졌나.“야수조 뿐 아니라 투수조와도 많이 가까워졌다. 선ㆍ후배 가리지 않고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유한준은 이적 당시 kt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신생구단이란 점을 주목했다.모교 유신고가 자리한 수원을 연고지로 한다는 점 역시 큰 매력으로 다가왔으나, 그는 시행착오를 겪었던 자신의 경험이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한준은 이적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 점은 첫 만남서부터 구단과 생각이 일맥상통했다”고 밝힌 바 있다.-후배들을 잘 챙긴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소문의 근원지가 어딘지 모르겠다. 남들과 똑같을 뿐이다. 훈련 때는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해 주진 않는다. 코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다만 상황별로 나만의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다.”유한준은 지난 2013년 겨울 타구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몸무게를 늘렸다. 유한준은 그때 당시 찌운 몸무게(97kg)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몸집이 더 커진 것 같다.“체중은 그대로다. 아침, 저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빠짐 없이 하고 있는데, 그 효과로 벌크업이 조금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프링캠프 때는 웨이트를 가장 중요시한다. 올해도 변함은 없다.”-하루 일과가 어떤지 궁금하다.“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이다. 아침에 일어나 웨이트를 하고 식사 후 오전 훈련을 한다. 2차 캠프 때에는 주로 오후에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저녁엔 다시 웨이트를 한다. 이제 스프링캠프도 열흘 정도 밖에 안 남았는데, 이쯤 되니 솔직히 힘이 들긴 하다.”-올 시즌 각오는.“늘 같다.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치르고 싶다. 개인 목표는 따로 수치화하지 않는다. 부상 없이 시즌을 끝낸다면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kt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뛰어보겠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