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우완 투수 ‘김재윤’ “완벽한 슬라이더 구사하며 올핸 부상없이 끝까지 활약”

“아따. 깜짝이야. 나이스 볼!” 프로야구 kt wiz가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샌 미누엘 스타디움. 불펜 마운드에 오른 투수 김재윤이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뿌려대고 있었다. 공은 묵직한 소리와 함께 포수 윤요섭의 미트에 꽂혔다. 윤요섭은 “공 좋다”라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지난 시즌 kt가 발견한 진흙 속 진주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김재윤(26)이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돌아온 김재윤은 지난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타격이 신통치 않은 대신 송구가 워낙 좋아 조범현 감독이 실험 삼아 마운드에 세웠다. 5월 중순 1군에 데뷔한 그는 강력한 직구를 뿜어내는 계투요원이 됐다.kt의 캠프지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만난 김재윤은 한층 진화한 모습이었다. 직구는 더 묵직해졌고,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변화구의 각은 제법 예리해졌다. 김재윤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난 시즌보다 직구가 더 무거워진 것 같다.“내가 불펜 투수이다 보니 정명원 투수 코치님께서도 많은 투구 수를 가져가지 말고 짧게, 또 강하게 공을 뿌리라고 주문하신다. 코치님 말씀대로 투구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공에 힘이 실리게 된 것 같다.” - 불펜 투구를 마치고 윤요섭과 무슨 얘기를 나눴나.“슬라이더에 대해 물어봤다. 직구와 달리 변화구는 투구 후에 꼭 포수들에게 ‘어땠냐’라고 물어본다. 오늘 요섭이형이 ‘좋았다’고 답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지난 시즌 김재윤은 직구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지만 늘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간혹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에게 고전하곤 했다. 현재 그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슬라이더의 제구를 잡아가고 있다. 심광호 전력분석팀 과장은 “변화구의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직구가 워낙 좋은 친구라 위력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새로 익히고 있는 구종이 있나.“일단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스플리터를 조금씩 배우고 있다. 아직 시합에서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연습을 꾸준히 해서 시범경기부터는 한두개 정도 던져보고자 한다.”- 올 시즌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아직 보직까지 언급할 실력이 안 된다. 그냥 감독님께서 결정하는 곳이 내 보직이라 생각한다.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 하겠다.”- 선발로서의 욕심은 없나.“선발은 쉽지 않을 것 같다.(웃음)”- 지난 시즌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상대하면서 까다로웠던 타자가 있었나.“몇 명 있었다. 한화 이용규 선배님, 삼성 이승엽 선배님, 그리고 두산 김현수 선배님이다. 내 임무 중 하나가 적은 공으로 이닝을 빨리 마치는 것이었는데, 이 세 분은 선구안이 워낙 좋다 보니 상대하기 힘들었다. 특히 김현수 선배님이 유독 까다로웠다. 커트 능력까지 뛰어나 투구 수가 쌓이고 체력 소모가 많았다.”실제로 김재윤은 지난해 김현수에게 약했다. 두 차례 만남에서 모두 안타를 맞았고, 6타점이나 헌납했다. 8월 22일 잠실 맞대결에선 쓰리런 홈런을 얻어맞기도 했다.하지만 올해는 이 둘의 대결을 볼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다. 김현수는 현재 소속팀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현수에게 설욕을 노렸을 텐데, 개인적으로 아쉬울 것 같다.“하하.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어떻게 보면 다행인 일이다. 나뿐만 아니라 KBO리그 모든 투수들도 이처럼 생각할 것이다.”- 김현수가 없는 이번 시즌이지만, 각오는. “부족한 점도 많고 배워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몇 홀드, 몇 세이브를 올리겠다고 이야기는 못 하겠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부터 1군에서 뛰었다면, 올해는 처음부터 시작해 부상 없이 끝까지 활약하고 싶다.”김재윤은 기자의 질문에 미소를 띠며 서글서글하게 답했다. 굳은 표정으로 공을 뿌리던 마운드 위 김재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또 질문 하나하나에 신중히 고민하며 대답하는 모습에서는 겸손함이 묻어났다.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늦은 저녁 식사를 하러 향했다.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 그에게 “맛은 괜찮냐”고 물었다. 김재윤은 해맑게 웃으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네.”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두터운 전력층 확보… 조범현 감독의 행복한 고민

프로야구 kt wiz는 지난 1년 동안 남 부럽지 않은 구슬을 그러모았다.이진영(36), 유한준(35), 김연훈(32), 오정복(30), 홍성용(30) 등 투타에 걸쳐 많은 이들이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조범현(56) kt 감독으로선 더없이 좋은 기회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며 혹독한 1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조 감독이지만 올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는 2014년 부임 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의 kt 캠프 분위기도 활력이 돌고 있다. 지난해 kt는 선수층이 엷었다. 선수 절반이 2년차 이내 신예들로 채워지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주력 선수가 부족했다. 특별지명을 통해 9개 구단으로부터 받은 이대형, 김상현이 없다면 제대로 된 라인업을 짜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올해는 선수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외야진에 이진영, 유한준이 합류하면서 김상현을 1루수로 전향시킬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수비가 매끄러운 김연훈이 내야에 포진하면서 유연한 선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남태혁 등 신인선수들의 성장이 따라준다면 kt의 라인업은 더욱 두터워진다. 기존 외야 자원인 오정복, 하준호의 활용이 올 시즌 선수 운용의 핵심이다. 조 감독은 “오정복과 하준호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해준다면 지명타자로 쓸 수 있는 선수가 많아진다. 컨디션에 따라 유한준, 김상현, 남태혁 등 여러 선수들이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야와 내야 모두 로테이션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주전급 선수와 백업 선수들 간의 기량 차가 크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주전급 선수 몇 명이 자칫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다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조 감독은 “NC와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우리 백업선수들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백업선수들끼리 맞붙는데 게임이 않되더라.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kt의 전력이 가을 야구도 가능하다’는 일각의 평가에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우린 아직 멀었다. 지금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뒷받침 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지금까지 조 감독은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였다. 박경완(44·현 SK 와이번스 코치) 등 수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조 감독의 손을 거쳐 대형스타로 성장했다.지난해에는 박경수(32), 김재윤(26), 조무근(25) 등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도 kt의 성적은 조 감독의 조련이 얼마 만큼 빛을 발하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김광현과 대결 땐 흥미진진… 이길 자신 있다”

몸쪽을 찌르는 직구는 여전히 날카롭고 묵직했다.바깥쪽으로 뿌린 슬라이더는 횡으로 떨어지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종으로 살짝 꺾였다. 정명원 kt wiz 투수코치는 “올 시즌 15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SK 와이번스 소속으로 지난해 7월 오른 손목 골절 부상을 당해 미국으로 돌아갔던 트래비스 밴와트(30)가 kt 유니폼을 입고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있는 kt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밴와트는 “KBO리그에서 꼭 다시 한번 뛰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이날 인터뷰에 앞서 밴와트는 샌버나디노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140㎞대 중반의 직구를 포함해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총 40개의 공을 던졌다. 공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었다. 2014시즌 11경기에서 무려 9승(1패)을 쓸어담으며 ‘승리 요정’이라 불리던 그때 그 모습이었다.- 오늘 불펜 투구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불펜 투구가 매우 만족스럽다. 이전에 불펜 투구를 했을 때도 상당히 좋았는데 오늘 좋은 투구를 하면서 나는 물론이고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불펜 투구와 달리 밴와트는 이튿날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선발 슈가 레이 마리몬에 이어 2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첫 타자 용덕한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3회 제구가 흔들리면서 무사 2, 3루에 몰렸다.이 위기에서 밴와트는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고비를 넘기는듯했으나, NC 조영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1이닝 2피안타 2실점. 투구 수는 32개였다. 첫 실전 등판을 마치고 밴와트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차근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BO리그 경험이 있긴 하지만 kt서 스프링캠프는 처음이다.“SK와 스케줄 자체가 다르다. 훈련량만 놓고 따지면 kt가 확실히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또 감독님과 코치들의 지도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주로 어떤 훈련을 했나.“상체나 하체, 신체적인 균형을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해왔다. 투구를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지난해 부상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밴와트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재활에만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밴와트는 시즌을 일찍 접게 되면서 오히려 몸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을 때도 괜찮았지만, 현재는 몸 상태가 더욱 좋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조범현 감독은 상당히 꼼꼼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전혀 문제가 없었다. 내 할 일만 잘하면 문제 될 게 없다. 그리고 감독님은 한국 선수들에게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매우 잘 대해준다.(웃음)”지난 시즌 초반 kt는 외국인 투수 3인방(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 앤디 시스코)가 부진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세 외국인 투수가 합작한 승수는 고작 16승. 그중에서도 12승은 옥스프링이 홀로 따냈다. kt는 변화를 택했다. 옥스프링과 재계약도 포기하고 밴와트, 요한 피노, 슈가 레이 마리몬로 외인 마운드 구성을 새로이 했다. -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kt 팬들의 기대가 크다.“kt에 오기에 앞서 여러 환경을 경험했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다. 또 한국에서의 경험도 있다. 내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무엇보다 피노와 마리몬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힘을 합치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1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나.“전혀 전해 들은 바가 없다. 꼭 1선발이 아니더라도 감독님이 원한다면 난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 1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올 시즌 개막전에서 SK 김광현과의 맞대결이 유력하다.“성사된다면 매우 재밌는 대결이 될 것이다. 김광현이 훌륭한 투수이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밴와트는 김광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빙그레 웃으며 “very fun”을 반복했다. 이런 밴와트에게 ‘김광현과 대결에서 이길 자신이 있냐’고 물었다. 밴와트는 “물론이다. 꼭 SK전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기기 위해 던진다”라고 대답했다. ‘승리 요정’에게 어울리지 않는 우문(愚問)이었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kt wiz 막내 강승훈 “시즌 1군 잔류 목표… 신인다운 패기 보여드릴게요”

한국 사회에서 막내는 늘 바쁜 위치다. 자신이 할 일은 물론이요, 잡다한 일까지 책임져야 하기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 와중에 윗사람 눈치도 살펴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군기가 바짝 든 모습에서 막내는 어디서나 티가 나기 마련이다.프로야구 kt wiz가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샌 미누엘 스타디움에서도 막내는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연습을 마치고 끝까지 남아 정리를 하고, 이래저래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하고자 만났을 때도 그는 남들이 다 마친 저녁 식사를 아직 못 했다고 했다. 식사까지 미뤄가며 인터뷰에 임하는 그의 얼굴에선 막내의 풋풋함이 물씬 묻어나고 있었다. kt wiz 신인 강승훈(22)의 이야기다.강승훈은 2016년 신인 2차 드래프트 8라운드로 kt에 입단했다. 수원 유신고-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키 173㎝, 몸무게 72㎏으로 다소 왜소한 체격 탓에 아마추어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질 못했다. 때문에 드래프트 당시에도 그의 지명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모교 유신고가 위치한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kt가 그를 호명하면서, 프로에 데뷔할 수 있었다. 강승훈은 “어느 팀에서든 불러만 준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kt가 선택해주면서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돌아봤다.강승훈은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 당시만 해도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했다. 드래프트에서 낮은 순위로 호명된데다, 부상이란 악재가 그를 덮쳤다. 하지만 성실한 훈련 태도 덕분에 이번 스프링캠프 초대권을 받아들 수 있었다. 투수 박세진과 야수 남태혁과 함께 신인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강승훈은 “설마 했는데 이렇게 정말 미국에 오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스프링캠프에서도 강승훈의 성실함은 단연 돋보인다. 타 팀에 비교해 적지 않은 양을 자랑하는 kt의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고, 팀의 막내로서 허드렛일을 마다치 않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다섯 차례나 나섰다. 비록 타율이 0.100으로 부진하지만, 괜찮다. 경험이란 열매를 먹고 있으니 말이다. 강승훈도 “처음에는 스프링캠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여러 선배들이 편하게 대해준 덕분에 적응을 마쳤다”고 말했다.내야수 강승훈은 이번 시즌 1군 잔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시즌 kt의 내야진은 김상현, 박경수, 박기혁, 앤디 마르테 등 쟁쟁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심우준, 김선민 등 젊은 내야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빈틈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환경에도 강승훈은 신인의 패기로 1군 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조범현 감독도 강승훈에 대해 “수비를 정말 잘하고, 내야 전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라며 “올 시즌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인터뷰가 마무리돼 가던 중 kt 관계자가 다가왔다. 이 관계자는 “강승훈이 아직 식사를 못해서 인터뷰를 조금 짧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인 뒤, 식당으로 뛰어가던 강승훈의 뒷모습에서 또 한 번 막내의 향기가 묻어났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kt wiz 투수 주권 “올해 목표는 부상없이 달리고 파”

“올 시즌은 안 아프고,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입니다.” 프로야구 kt wiz 우완 투수 주권이 밝힌 올 시즌 포부다.청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주권(21). 그는 프로 데뷔 첫해인 지난해 부상 때문에 울었다. 시작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였다. 불펜 투구를 하던 중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진단결과는 어깨충돌증후군. 어깨충돌증후군이란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rotator cuff, 돌림근띠)가 그 위에 있는 견봉 뼈와 부딪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결국 주권은 스프링캠프에서 중도하차했다.필리핀으로 떠난 재활캠프를 마치고 5월께 다시 합류한 주권은 조범현 감독의 배려 속에 몇 차례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어깨가 또다시 말썽이었다. 완쾌됐다고 생각한 어깨증후군이 재발한 것이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프로데뷔 첫해 성적은 1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은 8.51. 우선지명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만한 성적표였다.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차려진 kt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주권은 “시즌이 끝난 뒤 어깨 통증은 사라졌다. 지금은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몸 자체가 좋아졌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어깨 통증에서 벗어난 주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연신 묵직한 공을 뿌리고 있다. 특히 직구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광호 전력분석팀 과장은 “구속도 올랐지만, 무엇보다 볼 끝에 힘이 붙었다”며 “이번 캠프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전했다. 주권은 새로운 구종도 준비중이다. 지난해 직구, 슬라이더, 커브로 구종이 단조로웠던 주권은 “스플리터를 제4의 구종으로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주권은 인터뷰를 하면서 “아프지 말야야 한다”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한만큼 절실함이 느껴졌다. 주권은 “이제 스프링캠프도 보름 정도밖에 남질 않았는데,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꾸준히 훈련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말했다. 소박했지만,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kt wiz, NC 다이노스와 평가전서 3대2 역전승

프로야구 kt wiz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마운드에서 고영표와 정대현이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타석에서는 김연훈이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kt는 이날 승리로 NC와의 다섯 차례 평가전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kt는 선발 요한 피노가 1회초 제구가 흔들리면서 선취점을 헌납했다. 4회초 1점을 더 내준 kt는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문상철, 유한준의 적시타로 2대2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된 가운데 kt는 6회말 1사 2루에서 김연훈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쐐기점을 뽑았다.피노에 이어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좌완 정대현은 3이닝을 탈삼진 5개를 솎으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7회 등판한 고영표는 무사 1,3루 위기를 땅볼-땅볼-삼진으로 넘겼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조범현 kt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정대현과 고영표가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특히 고영표가 실점상황을 잘 막아 개인적으로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첫 실전 등판을 마친 피노에 대해서는 “기대대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고 평했다.조성필기자

쉼표는 없다… kt 다시 지옥훈련

버스에서 내린 선수단은 매우 지쳐 보였다. 밤을 꼬박 지새운듯한 얼굴에서 그들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숱하게 스프링캠프를 경험한 유한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상현과 이진영에 이어 세 번째로 버스에서 내린 유한준은 기자에게 “언제 오신거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피곤한 표정까진 숨기질 못했다. 프로야구 kt wiz가 2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입성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6시30분께 1차 전훈지인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출발한 kt는 이날 오후 6시께 숙소에 도착했다. 무려 11시간30분이나 걸린 대장정이었다. 샌버나디노는 투산에서 북서방향으로 약 700㎞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부산 사직구장을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중간에 휴식을 취했다곤 하나 이 거리를 육로로 이동해왔으니 선수들의 표정 속에 피곤함이 묻어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거리도 거리지만 정말 힘든 건 따로 있었어요.” 선수단과 동행한 kt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자에게 “이번 여정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끝없이 펼쳐진 마른 땅이 눈에 들어왔다. 심심치 않게 선인장이 그 위를 장식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관계자는 “선수단도, 프런트도 지루함에 계속 잠만 청했다”며 “때문에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푸념했다.장거리 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 시간도 잠시다. kt는 이튿날부터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전 훈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조범현 감독과 선수단 사이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조 감독은 1차 캠프 마무리 날인 지난 16일 박경수와 이대형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15번 타격 중 안타성 타구를 10개 만들어내면 18일 오전 훈련 대신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승자는 박경수와 이대형이었다. 이들은 15번 중 10개를 보란듯이 안타성으로 연결했다고 한다. 꿀맛같은 반나절 휴식을 보장받았으나, 선수들은 18일 오후부터는 다시 맹훈련에 돌입한다. 19, 20일에는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도 예정돼 있다. 특히 20일 NC전에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로스앤젤레스 한인 유소년 야구단 강종우군과 함께 각각 시구·시포를 맡기로 했다. 경기일보는 이 경기 현장을 경기·인천 지역지 가운데 단독으로 현지 보도한다.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추신수가 꿈 키운 그곳서… kt, 2016 도약 꿈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자가용을 타고 동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달리면 샌버나디노라는 중소도시가 나온다. 인구 16만명의 샌버나디노는 1850년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 교도들이 건설한 전형적인 로스앤젤레스의 교외도시다.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의 근원지로도 알려져 있는 이 도시 한쪽에는 샌 마누엘 스타디움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 인랜드 엠파이어 66ers의 홈 구장이다. 프로야구 10구단 kt wiz는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곳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연다.샌 마누엘 스타디움의 주인인 인랜드 엠파이어는 국내 야구팬들에겐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너리그에서도 하부 격인 싱글 A에 속해 있는데다 팀 이름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만일 인랜드 엠파이어를 알고 있는 야구팬이라면 십중팔구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를 떠올릴 것이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지난 2003년 추신수가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으며 메이저리거 꿈을 키운 팀이다.1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이지만, 추신수의 흔적은 아직도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 남아있다. 구장 안으로 들어서 3루 외야 관중석으로 향하다 보면 좌측 벽면에 선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액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속에서 추신수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이 명단은 과거 인랜드 엠파이어 소속으로 뛰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을 모아둔 것이다. 과거 박찬호와 함께 LA 다저스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애드리안 벨트레의 이름도 눈에 들어온다.나름대로 배경을 갖춘 곳이지만, 정작 kt가 샌 마누엘 스타디움을 2차 전훈지로 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따뜻한 기후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로 스프링캠프를 떠난 kt는 영하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 탓에 훈련에 많은 애를 먹었다. 조범현 감독이 지난 시즌 “전지훈련은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가야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하지만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라면 이 같은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될 듯 싶다. 한국이 영하 5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샌 마누엘 스타디움이 위치한 샌버나디노는 푸근하다 못해 더위까지 느낄 정도다. 기자가 구장을 찾은 16일에도 이곳 기온은 영상 30도까지 치솟았다. 다만 습도가 높지 않아 훈련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듯 보인다.여느 스프링캠프가 그렇겠다만, 2차 캠프는 본격적인 실전모드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kt는 이곳에서 다음 달 2일까지 머물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연습경기도여덟 차례 예정돼 있다. NC 다이노스와세 번, 인근 대학팀과 세 번, 마이너 연합팀과 한 번이다. 조 감독은 구단을 통해 “2차 캠프에서는 포지션 및 타순을 확립하고, 시범경기에 임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혼쭐난 kt “공룡군단 무섭네”

프로야구 kt wiz가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컴플렉스에서 NC 다이노스와 스프링캠프 첫 평가전을 치렀다. kt는 평가전이었던 만큼 젊은 선수들의 경기 적응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라인업을 꾸렸다. 박경수, 유한준,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을 모두 제외하고 배병옥, 하준호, 남태혁 등을 내세웠다. 마운드에도 배우열, 안상빈, 주권, 박세진 등을 차례로 올렸다. 경기 결과는 2대11 대패였다. NC는 강민국이 2회초 무사 1, 2루에서 선취 3점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박민우-김준완-김성욱-나성범이 연속 안타를 터뜨려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kt는 배병욱이 4타수 2안타 1득점, 하준호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으나, 초반 벌어진 점수 차를 뒤엎지 못했다. 비록 팀은 완패했으나, kt 좌완 박세진은 신인답지 않은 투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7회말 등판한 박세진은 2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뿌리며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윤병호를 내야 실책으로 출루시켰을 뿐 이후 타석에 들어선 타자 6명을 모두 삼자범퇴 처리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젊은 선수들의 경기 적응 능력을 향상 시키고자 했던 경기”라고 재차 강조한 뒤 “박세진의 경기 운영 능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