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블랙 홈런쇼에도 무너진 kt

kt wiz 돌아온 4번 타자 댄 블랙이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쏴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댄 블랙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12호 아치를 그렸다. 1대1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댄 블랙은 두산 선발 장원준의 128㎞ 체인지업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지난 11일 수원 LG전부터 이어진 3연속 홈런이었다. 하지만 kt는 5회 1점, 7회 2점을 내줘 3대4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5회 1실점은 선발 저스틴 저마노가 2사 후 두산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돼 후속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7회 2실점은 불펜 홍성용이 홍성흔과 박건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내줬다. kt는 9회 김사연의 솔로 홈런으로 3대4까지 추격했으나 추가 득점을 뽑지 못한 채 4연승 문턱서 무릎을 꿇었다. 마산 원정에 나선 SK 와이번스는 다잡은 승리를 놓쳐 2연패에 빠졌다. 11대9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에서 마무리 정우람이 NC 지석훈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아 역전패했다. SK는 이날 선발 메릴 켈리의 호투 속에 6회까지 10대3으로 크게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낚는듯 했다. 켈리는 6이닝을 6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던지는 것)를 기록했다. 그러나 켈리가 마운드를 내려간 7회부터 박정배, 박희수, 윤길현 등 총 5명의 구원 투수를 등판시켰지만, 매 이닝 실점하며 NC에 추격을 내줬다. 결국 정우람까지 투입했으나, 홈런 한 방에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조성필기자

kt ‘약속의 8회’ 블랙이 끝냈다

kt wiz 4번 타자 댄블랙이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의 3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댄블랙은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2대2로 맞선 8회 1사 만루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앞선 1회에도 선취 적시타를 올린 댄블랙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정성곤이 5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버티며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고, 불펜 조무근은 2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8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댄블랙의 맹활약은 의미가 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오른 손목 부상을 입은 댄블랙은 지난 9월1일 롯데전에서 복귀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3할5푼에 육박하던 타율은 한때 3할3푼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9일 대구 삼성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격 컨디션을 회복한 댄블랙은 이날 LG전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SK 와이번스는 안방서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8대1로 제압했다. 김광현은 8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13승(3패)을 거뒀다. 1실점은 8회 김경언에게 홈런으로 내줬다. 부진을 겪던 타선도 모처럼 장단 11안타를 터뜨리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정의윤은 2대0으로 앞선 7회 3점 홈런을 때려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57승2무65패를 기록한 SK는 7위 한화와 격차를 0.5경기로 줄이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조성필기자

수비 실책 하나에 무너진 kt wiz, 삼성에 1대4 패

1대1로 맞선 6회말. kt wiz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던진 커브가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휘두른 방망이에 걸렸다. 타구는 1루 베이스 근처에서 바운드되면서 kt 김상현 글러브에 맞고 튀겼다. 김상현이 허겁지겁 잡아 1루로 베이스 커버 들어온 저마노에게 송구했지만, 공은 뒤로 빠져 세이프가 선언됐다. 이 실책 하나가 이날 승부를 갈랐다. kt는 이후 삼성 채태인과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결승점을 내줬다. kt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삼성에 1대4로 무릎을 꿇었다. 6회말 수비실책으로 점수를 헌납한 이후 8회초 무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득점찬스를 허무하게 날린 대가는 컷다. kt는 8회말에 추가 2실점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시즌 80패(45승)째를 안는 순간이었다. 선발 등판한 저마노는 5.2이닝을 1홈런 포함 9피안타 1자책으로 막았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회말 삼성 선두타자에게 박한이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저마노는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는 아슬아슬한 투구 속에서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8회 구원등판한 장시환은 1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타석에서는 외야수 이대형이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테이블세터로서의 역할을 다했지만, 중심타선인 댄블랙(4타수 1안타)-김상현(4타수 무안타)의 지원사격이 부족했다. 또한 kt는 9안타를 때리고도 1점 밖에 뽑지 못하는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인천에서 SK 와이번스는 롯데 자이언츠에 4대10으로 패했다. 선발 메릴 켈리가 4이닝 만에 홈런 한 방 포함 8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55승2무65패를 기록한 SK는 이날 NC 다이노스에 패한 KIA 타이거즈(58승66패)와의 승차를 줄이지 못해 5위 다툼에서 더욱 멀어졌다. 조성필기자

앉으나 서나 공부하는 ‘모범생 김재윤’

kt wiz 조범현 감독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장(智將)이다. 비시즌은 물론 시즌 중에도 구단 스태프가 작성한 보고서를 읽고 또 읽는다. 선수들에 대한 분석 자료 혹은 타 구단 전력에 대한 내용외에도 그가 살피는 보고서는 상당량이다. 조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도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상대 선수 분석과 함께 자신에 대한 연구를 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게을리할 경우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1군 주축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공부를 소홀히 할 경우 2군 강등도 각오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공부하지만, 감독님 기준이 워낙 높아 미움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지시 여부를 떠나 스스로 공부하는 모범생들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25)이다. 김재윤은 조 감독의 권유로 올해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김재윤이 투수로 자리 잡기까지 약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그는 4개월 만에 팀의 핵심 불펜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세의 비결은 공부였다. 150㎞대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어깨를 지녔지만, 뒤늦게 투수로 전향한 만큼 일반 투수들 이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전력분석원은 새벽까지 자신의 투구를 연구한다며 특히 자신이 등판한 경기의 볼 배합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전했다. 8일까지 3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인 김재윤은 최근 변화구를 연마중이다. 직구 하나만으로 1군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재윤은 열심히 노력해 1군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노력에는 훈련뿐 아니라 공부도 포함돼 있다. 조성필기자

저스틴 저마노, 소사와 맞대결서 판정승… kt, LG 제물로 연패 탈출

kt wiz 우완 저스틴 저마노와 LG 트윈스 헨리 소사는 전혀 색깔이 다른 투수다. 저마노는 최고 구속이 140㎞대 초반이지만, 좌우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과 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를 함께 섞은 다양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반대로 소사는 삼성 알프레도 피가로와 함께 국내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 최근엔 150㎞ 후반대 공을 자유자재로 뿌린다. 지난 시즌 제구가 잡히지 않았으나, 올해 영점이 잡히면서 그 위력이 배가 됐다. 유형이 다른 두 투수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맞붙었다. 소속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인 만큼 두 외국인 투수의 어깨는 무거웠다. 이들은 1회부터 전력투구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저마노는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6.2이닝 동안 LG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볼넷을 6회 정성훈을 상대로 고의사구로 단 1개만을 내줄 정도로 제구가 빼어났다. 안타 8개를 맞았지만, 고비처마다 삼진을 솎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는 삼진 4개를 잡아냈다. 특히 0대1로 뒤진 6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삼진만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잡아내는 장면은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이에 맞선 소사도 최고 구속 158km를 찍는 빠른 공으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그는 7이닝을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5회초에는 장성우-박경수-심우준을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투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소사가 기록한 삼진 11개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보인 이날 승부에서 웃는 이는 저마노였다. 저마노는 1대1로 맞선 7회 2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수를 쌓진 못했지만, kt가 3대1로 이기면서 판정승을 거뒀다. kt는 1대1이던 9회초 1사 1,2루에서 장성우가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박기혁이 쐐기 적시타를 터뜨려 승리를 낚았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벗어난 kt는 시즌 44승(77패)째를 챙겼다. 한편, 인천에서 SK 와이번스는 선두 삼성 라이온즈에 2대14로 완패했다. 선발 크리스 세든이 3이닝 만에 홈런 2방 포함 6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고, 이어 등판한 문광은이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SK는 4연패에 빠지면서 5위 싸움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조성필기자

kt 상승세 비결은? ‘소통의 야구’

2000년대 초반 프로야구의 화두는 믿음과 선수야구였다. 이 믿음의 야구를 대표했던 건 김인식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당시 두산 감독이었던 김 감독이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2015년 프로야구는 소통으로 대변된다. 올해 1군 무대를 밟은 신생구단 kt wiz는 소통의 야구를 펼치며 올 시즌 프로야구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6월 이후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에 따른 효과가 따랐다곤 하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소통이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 소통의 야구를 자리매김하게 한 일등공신으로 지장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꼽는다. 지난달 30일 kt와 SK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그라운드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코치와 선수들이 마운드 주변에 모여 황병일 수석코치의 주도로 5분가량 얘기를 나눴다. 이어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흩어져 훈련을 시작했다. 여전히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답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황 수석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미팅을 하지만 이렇게 경기 전 연습을 앞두고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건이 있다면, 나부터 시작해 모든 코치와 선수들이 인상을 쓰지 않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지시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외야수 오정복도 코치님들과 선수 모두 늘 긍정적인 말을 한다며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잘하고 있어, 앞으로 더 좋아질거야 식으로 서로를 복돋아주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타 팀들과 마찬가지로 kt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미팅룸으로 향한다. 이 자리에는 감독과 코치들도 참석한다. 그날 경기에 대해 복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황 수석코치는 야구에서 복기는 없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공부하는 시간으로 여긴다며 무엇을 잘했고, 또 무엇을 못했는지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처음부터 소통이 원활했던 건 아니다. 선수 절반이 1~2년차 신예들이 대부분이었고, 기존 여러 구단에서 모인 선수들이 나머지를 차지했던만큼 여간 서먹서먹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자연스레 선수들은 청중에 가까운 존재였다.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5월 말께였다. 경청만 하던 선수들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황 수석코치는 스킨십을 중요시했는데 처음 두달 동안은 서로 간의 믿음과 신뢰가 부족했다며 지금은 하나의 팀이 된듯하다. 어린 선수들도 서슴없이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고 전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이 같은 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데 코치들의 공헌이 컸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에는 팀이 아니었어.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삼삼오오 모여 어색한 대화를 나눴거든. 그런 상황에서 경기를 하니 이길 수가 있나라고 초창기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팀 분위기를 만들려고 스킨십을 강조했는데, 황 코치를 비롯해 코치들이 정말 잘해줬어.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달래도 보고 별방법을 다 동원했을 거야.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는 말로 다 헤아릴 수가 없었지. 그 시간을 견디고 이제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맞아 들어가고 있어. 코치들이 정말 고생 많았지라고 얘기하는 조 감독의 말 속에서 코치들에 대한 고마움이 배어 있었다. 조성필기자

잘 터지는 대포군단 kt 20홈런 타자 3명 유력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wiz가 KBO리그 정상급 대포 군단으로 변모했다. 올해 1군 무대에 뛰어든 kt는 118경기를 치른 8월까지 팀 홈런 110개로 두산 베어스와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리그 대표 거포군단 넥센 히어로즈가 176개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로 롯데 자이언츠(146개), 삼성 라이온즈(141개)가 자리하고 있다. kt는 4월까지 3승 22패, 승률 0.120에 그쳤다. 그러자 5월 들어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 등 전력 강화에 돌입했다. 그 결실이 6월부터 나타났다. 6~8월에 kt는 66경기에서 홈런 87개를 터뜨려 넥센(98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타선이 폭발했다. 8월 한 달만 놓고 보자면 무려 39개의 홈런을 몰아쳐 37개를 때린 넥센을 넘어서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홈런 30개 이상을 기록한 구단은 kt와 넥센 뿐이었다. 이 같은 kt의 장타 페이스는 리그 최초의 신생구단 20홈런 타자 3명 배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1일 현재 김상현이 23홈런, 박경수가 21홈런을 쳐 이미 20개를 넘어섰고, 부상으로 89경기 출전에 그친 앤디 마르테가 19개로 2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KBO에 따르면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34년 동안 신생구단에서 20홈런 타자 3명이 나온 적은 없었다. 마르테가 남은 26경기에서 홈런 1개를 추가한다면 신생구단 첫 20홈런 타자 3명 배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된다. 또한, 꼭 20홈런까지는 아니더라도 장성우(11홈런), 윤요섭(8홈런), 댄 블랙(7홈런) 등이 두 자릿수를 넘어섰거나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kt의 방망이가 파괴력이 넘친다는 이야기다. 8월 한달 간 경기당 평균 1.56개 홈런을 터뜨린 kt가 현 추세를 유지한다면 리그 종료까지 최대 150홈런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기자

잘 차리고 잘 먹고… 진수성찬 ‘kt 밥상’

kt wiz 조범현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오정복과 이대형이 출루하고 앤디 마르테가 타점을 터뜨리는 득점 공식이 최근 재미를 보고 있어서다. kt는 8월 한달 간 팀 타율(0.311)과 홈런(39개)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조 감독은 1군 무대에 뛰어든 올 시즌 소득 가운데 하나로 오정복-이대형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 구축을 꼽는다. 1ㆍ2번 타순을 맡은 이들이 꾸준히 출루를 하면서 중심타선에 기회가 나고, 점수를 쉽게 낼 확률이 커졌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1ㆍ2번 타자를 함께 일컫는 테이블세터는 문자 그대로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득점 기회를 만들면 35번 타순의 클린업 트리오가 타점을 올린다. 현대 야구에서의 기본 득점 공식으로, KBO리그에서도 삼성NC두산 등 상위팀들은 강력한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하고 있다. 신생 kt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붙박이 테이블세터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조 감독은 이대형과 함께 김사연, 김동명, 김민혁 등 여러 조합을 시험해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5월 롯데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하준호를 세워봤지만, 기복이 너무 심해 출루율이 들쑥날쑥이었다. 하지만 6월 21일 NC와 1대2 트레이드로 오정복을 데려오면서 원하던 테이블세터진을 완성하게 됐다. 프로 데뷔 후 2군무대서 전전하다 kt로 이적해 주전 리드오프가 된 오정복은 타율 0.294, 5홈런, 26타점, 29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출루율도 4할에 육박할 만큼 선구안이 뛰어나다. 그는 43경기에서 볼넷 27개를 얻어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도 0.841에 달한다. 또 이대형은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가 2번 타자로 자리 잡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117경기에서 타율 0.302, 34타점, 81득점을 기록 중이다. 빠른 발로 도루도 37개나 기록해 이 부문 단독 3위에 올라 있다. 조 감독은 오정복과 이대형 덕분에 1ㆍ2번 타순에 대한 걱정이 없다며 둘 중에 한 명이라도 살아나가서 중심타선과 연결되니 쉽게 점수가 난다며 이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테이블세터진은 오정복과 이대형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감독은 또 마르테가 뒤를 받쳐주기에 오정복과 이대형이 더욱 빛난다고 전했다. 그는 테이블세터가 만든 득점 기회를 마르테가 놓치지 않고 타점을 올려주고 있다. 마르테야말로 우리 공격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개막 후 줄곧 3번 타자를 맡고 있는 마르테는 89경기에서 타율 0.369, 19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kt 공격을 이끌고 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