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처럼 열린 팬심, 야구 불모지 꽃 활짝

kt wiz는 지난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시즌 4번째 매진을 기록하며 누적 관중 수 64만5천465명을 기록했다.이는 신생구단 한 시즌 최다 관중(52만8천739명·2013년 NC 다이노스)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로, 불모지 수원에 비로소 야구의 꽃이 피었음을 의미했다.과거 수원은 야구에 소외된 도시였다.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수원을 연고지로 삼았으나, 관중 동원에는 어려움을 샀다. 당시 현대는 목동구장과 기존 서울 연고의 두산·LG에 내줄 보상금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수원을 임시 연고지로 사용했기 때문에 ‘때가 되면 떠날 구단’에 팬들이 마음을 열어줄리 만무했다. 실제로 현대가 머문 8년 동안 평균 3천명을 넘은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올 시즌을 앞두고도 kt의 흥행 문제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신생구단이라는 특성상 경기력으로 관중을 끌어들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고, 수원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더욱이 수원은 ‘축구 도시’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지난해 평균 관중 수는 K리그 최고 수준인 1만9천608명이었다.그러나 kt는 이런 어두운 전망을 보란 듯이 뒤엎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 속에서도 팬들을 꾸준히 경기장으로 불러모았고, 그 결과 시즌 관중 동원 목표치였던 60만명을 가뿐히 넘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716만3천865명)을 수립한데 있어 신생구단 kt의 흥행이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 시즌 kt는 52승1무91패로 성적은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관중 수에서는 10개 구단 가운데 7위에 올랐다.kt의 흥행 성공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의 조용준 위원(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원 야구장의 경제적 가치’라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kt의 경제파급효과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조 위원은 “시즌 전 59만명이 경기장을 찾는다는 가정 아래 입장료와 지하경제 추정액, 관중들이 주변 상권에서 지출하는 비용을 종합해보니 경제 파급효과가 약 7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kt가 올해 더 많은 관중을 불러모은 만큼 실제 경제 파급효과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원이 야구도시로의 정착 가능성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조성필기자

지갑 열어야 가을 열린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기 전 기자들은 더그아웃을 찾아 감독과 얘기를 나눈다.전력에 대한 이야기, 그날 선수 라인업, 컨디션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때 오간다.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kt wiz 더그아웃은 침묵이 흘렀다. kt의 승률이 1할대에 머물면서 조범현 감독에겐 안부를 묻는게 전부였다.시즌 초반 kt는 뼈대가 약했다. 지난겨울 FA로 영입한 3명(박경수ㆍ박기혁ㆍ김사율)의 계약 총액은 44억원으로 특급 FA 한 명 몸값의 절반도 안 됐다. 외국인 선수 4명(필 어윈, 앤디 시스코ㆍ크리스 옥스프링ㆍ앤디 마르테)의 몸값도 다른 구단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과 FA 선수들을 영입해 2년 전 1군 무대에 뛰어든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비교되기 일쑤였다.물론 kt도 내부 사정이 있었다. kt그룹은 지난해 8천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했다. 야구단에 추가 지원을 내주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수를 영입하려다 보니 골격을 강화하지 못했다.그러나 사정이야 어떻든 전력 평준화가 리그의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서 볼 때 kt가 민폐를 끼치는 것은 분명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시즌 100패 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고, 1982년 삼미(승률 0.188)보다 2015년 kt가 더 약해 보인다는 비아냥도 들렸다.kt는 전력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맞고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망주 투수 박세웅을 포함해 안중열ㆍ이성민ㆍ조현우를 롯데 자이언츠로 보내고, 거물 포수 장성우를 포함해 윤여운ㆍ최대성ㆍ이창진ㆍ하준호를 데려온 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부진을 거듭하던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와 필 어윈의 교체도 과감했다. kt가 올 시즌 신생구단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달성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하지만 다음 시즌 kt가 순위 싸움에 뛰어들기 위해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선발 투수진의 전력보강이 절실하다. 다행히 황창규 kt 회장은 1군 데뷔 시즌에 큰 가능성을 보인 야구단에 통 큰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kt의 관계자에 따르면 황 회장은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조 감독의 포부에 찬사를 보내며 “적극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모기업 최고경영자의 약속이 이행된다면 kt는 정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은 물론 특급 FA 계약을 통해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한 단계 도약을 꿈꿀 수 있을 전망이다.조성필기자

떡잎부터 달랐던 새내기 “이제 날개 펼친다”

▲ 올해 1군에 진입한 10구단 kt wiz는 시즌 전 선수 절반을 신예들로 꾸렸다. 선수층이 얇은 까닭이었지만 신인들에겐 기회의 장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우완 투수 조문근(24)이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kt에 지명된 조무근은 입단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조범현 kt 감독은 “하드웨어(키 198㎝)가 좋아 체계적인 훈련으로 빠른공을 더하면 큰 역할을 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조무근은 올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직구는 경기를 치를수록 빨라져 시즌 막판에는 시속 148㎞까지 찍었다. 43경기에서 71.2이닝 8승5패4세이브2홀드, 특히 평균자책점이 1.88로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그 덕분에 조무근은 순수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고, 투수 중 유일하게 신인왕 후보에 올라있다.우완 김재윤(25)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돌아온 김재윤은 지난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타격이 신통치 않은 대신 송구가 워낙 좋아 실험 삼아 마운드에 세웠다. 5월 중순 1군에 데뷔한 그는 강력한 직구를 뿜어내는 셋업맨이 됐다. 야수가 투수 훈련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김재윤처럼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물다. 그는 올 시즌 42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우완 엄상백(19)도 희망을 쐈다. 1996년 10월4일생으로 팀내 신인 중에서도 가장 어린 엄상백은 덕수고 졸업반이던 지난해 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유망주로 4월말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기복은 있었지만, 시즌 막판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 감독의 기대를 샀다. 올 시즌 성적은 5승6패 평균자책점 6.66.내야수 심우준(20)은 신예들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엔트리 변동이 잦은 팀 사정 상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경기고 시절 고교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은 그는 kt가 미래를 보고 키우는 타자 중 1명이다. 올 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0.169, 14타점, 1홈런에 그쳤으나,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조 감독은 “(심)우준이는 시즌 초반 자신 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곤 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서러움 날린 ‘아웃사이더’ 이제는 당당한 주축 선수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은 kt wiz는 신생구단인 까닭에 선수층이 얇았다.여러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공급받아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데려온 이들은 이전 소속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팬들에게서 잊혀진 선수도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kt 유니폼을 입고 비상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가슴에 깊게 맺힌 한(恨)을 씻어내듯 말이다.우완 장시환은 2006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양현종(KIA)에 이어 전체 2순위로 현대(현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작년까지 프로 1군에선 통산 6패 1세이브 1홀드에 그쳤다. 장시환은 작년 말 kt의 특별 지명을 받아 둥지를 옮겼다. 작년까지 통산 90.1이닝을 던졌던 장시환은 올해 74.2이닝을 던지며 7승 5패 12세이브를 기록, kt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했다.또 좌완 투수 홍성용은 프로 입단 3년 만인 2008년 10월 LG로부터 방출돼 일본 독립리그에서 5년을 보낸 뒤 2013년 트라이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팀 NC에 입단, 이듬해 22경기에서 12.2이닝을 던졌던 그는 올해 6월 kt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이틀 만인 6월 23일 수원 LG전에서 1.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kt가 이기고 있는 경기엔 어김없이 등판해 올 시즌 39.2이닝 동안 10홀드로 kt의 첫 두 자릿수 홀드 투수가 됐다.LG에서 이적한 내야수 박경수도 성남고 시절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이 8개, 12년 통산홈런이 43개에 불과한 ‘똑딱이’ 타자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적 후 그는 조 감독의 지도 속에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며 마법에 홀린 것처럼 홈런포를 쏘아댔다.올시즌 박경수는 135경기에 출전, 타율 0.284, 125안타, 22홈런을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포수 장성우도 kt에서 빛을 본 경우다. 초·중·고교를 거치며 단 한 번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적이 없는 그는 롯데에 입단 뒤 강민호에게 밀려 줄곧 백업 포수로 뛰었다. 그는 조 감독을 만나면서 제2의 야구인생을 꽃피웠다. 출장시간이 늘면서 탁월한 볼 배합을 바탕으로 한 투수 리드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타격에서도 통산 가장 높은 성적인 타율 0.284, 홈런 13개 등으로 kt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성필기자

잘 터진 방망이, 속 터진 마운드… ‘반만 통한 마법’

“투수가 필요하다.”kt wiz 조범현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가리켜 하는 말이었다. “선발 투수가 나오면 몇 이닝을 소화할지 계산이 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올 시즌 마운드 운용이 가장 힘들었다.” 시즌 개막 전 전문가 대다수는 kt 마운드 전력에 대해 합격점을 줬다. 마운드의 외풍(外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준 것이다. 올 시즌 kt는 신생구단 특혜로 타 구단보다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보유했다. 투수 3명, 야수 1명으로 진용을 짰고, 세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토종 박세웅ㆍ정대현과 더불어 탄탄한 선발진이 꾸려질 것이라고 예상됐다.이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맏형’ 크리스 옥스프링이 에이스 역할을 해줬지만,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부진을 거듭했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로 주목을 받은 박세웅은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고, 좌완 정대현은 선발로서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결국 조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시스코를 방출하고 야수 댄 블랙을 선택했으며, 박세웅을 롯데에 내주고 공격형 포수 장성우를 데려왔다. 공백이 생긴 선발 자리는 어린 투수를 육성하겠다고 했다.하지만 영건들의 성장세는 생각보다 더뎠다. 엄상백, 주권, 정성곤 등이 선발로 나섰지만, 당장 1군에서 뛰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그나마 지난해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엄상백이 선발 5승을 챙기면서 가능성을 보인 게 위안거리였다.마운드와 달리 타선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짜임새를 갖췄다. 도루왕 출신인 이대형을 제외하면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없어 고민이었던 테이블세터 남은 한 자리는 오정복을 NC로부터 받아 메웠고, 앤디 마르테 홀로 분전하던 중심타선엔 댄 블랙을 배치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전력 보강이 이뤄진 6월 이후 kt는 강한 타격을 앞세워 중위권 이상의 전력을 보여줬다. 이 기간 팀 타율은 공동 4위(0.290), 팀 홈런은 3위(106개)에 올랐다.특히 8월에는 부상으로 빠진 댄 블랙 없이 25경기를 치르면서도 팀 타율 공동 1위(0.311), 팀 홈런 1위(39개)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생구단 최초로 데뷔 첫해 20홈런 타자 3명 배출이란 기록도 썼다.조 감독은 “내년에는 우리도 순위싸움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건으로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꼽았다. 그는 “타선은 확실히 힘이 붙었고, 성장을 보인 선수도 여럿 있다. 그러나 선발진이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를 2명으로 가기엔 아직 국내 선수들이 부족하다. 결국 젊은 투수들이 얼마만큼 성장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공격올인’ 조범현 신의 한 수 통했다

‘괄목상대(刮目相對)’. 올해 프로야구 1군 무대를 밟은 kt wiz의 모습이 그랬다. 개막 11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승수 자판기’ 취급을 받았던 막내 구단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180도 바뀌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할 정도로 과연 같은 팀이 맞나 싶었다. 지난 3월22일 KIA 타이거즈와 대결을 끝으로 시범경기를 마친 조범현 kt 감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정규시즌에서 우리 팀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지 나도 모르겠다. 계산이 서질 않는다.” 선수층이 엷은 까닭에 제대로 된 라인업을 짜기도 어려운 상황을 설명한 조 감독은 “리그의 질이나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kt는 개막 후 3~4월 25경기에서 3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5월에도 7승20패로 부진했다. 승률은 1할대에서 허덕였고, KBO리그 34년 역사상 처음으로 100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태가 이쯤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고민에 빠졌다. KBO는 kt의 외국인 선수 한도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kt는 보란듯이 일어섰다. 6월 이후 승률이 0.457(43승49패)까지 올라갔다. 공격력 강화에 중점을 둔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가 반등의 원동력이었다. 대부분의 감독은 투수를 중요시하지만, 조 감독은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신인 에이스인 투수 박세웅을 롯데에 내주고 공격력을 갖춘 포수 장성우를 데려온 것도, 투수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고 ‘거포’ 댄 블랙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5월까지 2할 초반대로 리그 최하위를 달리던 타율은 6월 이후 3할에 육박하는 불꽃 타선으로 탈바꿈됐다. 불펜 요원들의 성장도 팀 업그레이드의 밑거름이 됐다. 프로 9년차 장시환은 제구가 잡히면서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돌아와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은 누구보다 강력한 직구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또 ‘원조 장신투수’로 이름을 날린 정명원 투수 코치의 조련을 받은 조무근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kt는 올 시즌 신생 구단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세웠다. 약한 전력으로 기존 구단과 싸우는 입장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다. 조 감독은 기존 구단과 같은 전략으론 그들을 이길 수 없단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기존의 틀을 뒤엎는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그 결과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팬들은 올해 kt의 드라마 같은 반등 덕분에 행복했고, 내년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kt wiz,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서 유종지미(有終之美)

유종지미(有終之美)였다. kt wiz가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4대1로 누르고 기분 좋게 마침표를 찍었다. 1대1로 맞선 6회말 김상현이 결승 홈런포를 작렬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한화 배영수의 6구째 125km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27호. 마운드에선 크리스 옥스프링이 8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12승째를 따냈고, 마무리 조무근은 1이닝 무실점으로 4세이브째를 기록했다. 3회초 1사 1,3루에서 한화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 득점을 빼앗긴 kt는 3회말 박기혁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6회말 김상현의 홈런으로 2대1로 달아난 kt는 이어진 2사 1루 기회에서 장성우가 좌월 홈런을 터뜨려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kt는 시즌 52승(90패)를 기록했다. 홈 경기만 놓고 보자면 30승째. 올해 1군 무대를 밟은 kt는 3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6대8 패배였다. 이후 안방에서 치른 8경기에서 모두 패한 kt는 4월 22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홈 첫승을 수확했다. 6월 17일 NC다이노스와 경기에서 홈 10승을 챙긴 kt는 이후 차곡차곡 안방에서 승수를 쌓았고, 이날 마지막 홈 경기에서 30승째를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kt와 한화의 경기가 펼쳐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차 시즌 4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누적 관중 수는 64만5천465명. 리그 성적은 최하위이지만 관중 수는 10개 구단 가운데 7위에 해당한다. 이는 역대 신생구단 가운데에서 최고 흥행 기록이기도 하다. 조범현 kt 감독은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신 kt 모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kt, 신생구단 최초 ‘3할 트리오’ 배출하나

프로야구 kt wiz가 신생구단 최초로 3할 타자 3명을 배출할 수 있을까. 올 시즌 1군 무대에 뛰어든 kt는 30일 현재 2명의 3할 타자를 보유 중이다. 내야수 앤디 마르테와 외야수 이대형이 각각 타율 0.352, 0.302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마르테는 남은 4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더라도 무난하게 3할 고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허리 통증으로 며칠 휴식을 취한 이대형 역시 큰 부진을 겪지 않는 한 3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3할 타율 기대 선수는 박경수다. 박경수는 타율 0.292를 찍고 있다. 9월까지 428타수 125안타를 터뜨린 그는 남은 4경기에서 8개 이상 안타를 때리면 3할 타율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하지만 3할 타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잔여 경기에서 매번 멀티 히트를 기록해야만 한다. 8월까지만 하더라도 박경수는 타율 0.301을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7ㆍ8월 두 달 동안의 타율은 0.395로 4할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56타수 13안타로 0.232에 그쳤다. 타율 3할 달성을 위해선 떨어진 타격감 회복이 급선무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상대 투수들이 시즌 초반과 달리 박경수에 대한 견제가 심해졌다며 그만큼 박경수도 연구를 해서 타석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34년째를 맞은 KBO리그에서 신생구단이 데뷔 첫 해 복수의 3할 타자를 배출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2013년 제9구단 NC 다이노스는 단 1명의 3할 타자도 배출하지 못했고, 1991년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에선 조용호만이 0.318로 3할을 넘어섰다. 1986년 제7구단 빙그레 이글스 역시 3할 타자는 한 명도 없었다. kt는 앞선 9월 초 김상현, 박경수, 마르테가 20홈런을 넘어서 신생구단 최초로 데뷔 첫해 20홈런 타자 3명 배출이란 기록을 썼다. 1군 첫해 공격 야구 색깔을 입힌 결과물이었다. kt가 20홈런 타자 3명에 이어 3할 타자 3명이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성필기자

kt wiz, 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 축포… 경기에선 삼성에 2대5 敗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가 벌어진 2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활기가 넘쳤다. 1루 출입구 옆 위즈가든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GiGA 자동차 레이싱 게임 등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고, 출입구에는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수십, 수백 명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kt는 이날 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1885년 9월 28일 세종로 공원에 한성전보총국이 개국한 날을 기념한 축제였다. 황창규 회장을 포함한 kt 임직원 8천5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일반 팬 포함 1만4천482명이 들어서 누적 관중 61만2천330명을 기록한 kt는 신생구단 최초로 첫 시즌 홈 60만 관중을 돌파했다. 특별한 시구 행사가 함께 펼쳐졌다. 2015년 kt 신입사원 김선우 씨가 공을 던졌고, 황 회장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았다. 김씨는 시구가 끝나고 포수가 마스크를 벗은 뒤에야 황 회장이라는 걸 알았다. 시구 행사가 끝나고 나서는 외야 파울 폴 양쪽에서 봉화대로 라인 로켓을 발사해 점화하는 화려한 쇼도 열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축포였다. 경기 후에는 대형 LED 불새(5m)가 경기장 상공을 비행하고, 담장 뒤쪽에서 1천300발이 터지는 불꽃 쇼가 펼쳐졌다. 하지만 kt는 본 경기에서 삼성에 2대5로 역전패를 당했다. 2대2로 맞선 8회초 2사 1, 3루에서 삼성 박석민에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채태인에게 우전 2루타를 맞으면서 1점을 더 헌납했다. 지난 5일 1군 말소 후 19일 만에 복귀한 선발 정대현이 4.1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이대형이 도루 1개를 추가해 2010년 이후 5시즌 만에 40도루 고지를 밟았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서울 목동에서는 SK 와이번스가 장단 16안타를 몰아쳐 넥센 히어로즈를 12대4로 크게 눌렀다. SK는 이날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제치고 하루 만에 5위로 복귀했다. 조성필기자

지원 나선 ‘kt’ 마법 꿈꾸는 ‘wiz’

프로야구 kt wiz가 내년 시즌 모기업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가을 야구에 나설 수 있을까. kt는 1군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후반기만 놓고 보면 중위권의 성적을 보여줬다. 파괴력 있는 타선과 조무근, 김재윤 등 젊은 투수들이 돋보였다. 7월부터 kt는 60경기에서 29승31패로 승률 0.483을 기록, 이 기간 성적으로는 6위를 달렸다. 그러나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선발진의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 현재 kt의 선발자원으로는 크리스 옥스프링 외에 마땅한 자원이 없는 상태다. 젊은 투수들을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이들이 내년까지 얼마만큼의 성장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결국 정상급 외국인 투수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를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범현 감독도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최근 조 감독이 다음 시즌 전력 구상에 대해 일단 구단의 운영 방침을 봐야 계산이 설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즉, 모기업이 FA시장과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지갑을 얼마만큼 여느냐에 따라 내년 전력 구상이 달라질 것이란 이야기다. 다행히 황창규 kt 회장은 1군 데뷔 시즌에 큰 가능성을 보인 야구단에 통 큰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황 회장은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조 감독의 포부에 찬사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모기업 최고경영자의 약속이 이행된다면 kt는 정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은 물론 특급 FA 계약을 통해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한 단계 도약을 꿈꿀 수 있다. 물론 투자가 꼭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역대 최약체라는 오명을 씻고 돌풍을 일으킨 kt가 올겨울 스토브리그를 통해 어떻게 변화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kt그룹 임직원 8천여명은 2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찾아 삼성 라이온즈전을 관전하고 kt wiz의 응원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