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압도한 투수들… kt, 실전보다 뜨거운 첫 청백전

오전까지 내린 비의 영향인지 하늘에는 먹구름이 짙게 깔렸다. 이따금 강한 바람이 불지만 한기(寒氣)는 느껴지지 않는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훈련하기에는 이만한 날씨가 없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kt wiz의 2015시즌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17일 전북 익산시 국가대표 야구장.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캠프 첫 청백전이 열렸다. 쩌렁쩌렁 울리는 선수들의 고함소리, 경쾌한 타격소리, ‘팡’하고 꽂히는 미트 소리, 웃음기 없는 선수들의 표정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10구단 kt는 지난달 27일부터 이 곳에서 마무리 훈련을 해왔다. kt의 훈련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오전 웜업과 기본훈련, 오후 메인 배팅훈련과 기능성 운동, 야간 웨이트 트레이닝이 진행된다. 야수들은 배팅훈련을 가장 힘들어한다. 하루에 많게는 500번 넘게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했다. 투수들은 러닝에 진절머리를 냈다. 특히, 좌완 정대현은 정명원 투수코치의 각별한(?) 지도 아래 누구보다 많은 러닝을 소화했다고 한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이 캠프도 5주 차에 접어들면서 종료까지 열흘 가량 남았다. 교육을 제외하면 실제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남짓이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조범현 kt 감독은 첫 청백전을 진행시켰다. 경기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백팀 내야수 심우준이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덕분에 청팀이 2대1로 이겼다. 스코어가 보여주듯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타선을 압도한 경기였다. kt 관계자는 “이 맘 때쯤 진행되는 청백전은 절대적으로 투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타자들의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투수들은 캠프 동안 연마했던 변화구 위주로 공을 뿌렸다. 청팀 선발로 나선 우완 주권은 최고 구속 142㎞의 직구에 포크볼을 섞어 던졌고, 백팀 선발 좌완 정성곤은 주무기인 써클 체인지업에 커브를 배합했다. 이들 외에도 배우열, 고영표 등도 직구보단 변화구를 점검하는 모습이다. 이성권 kt 전력분석관은 “직구 구속은 다들 무난한 편이었다”며 “변화구는 제구를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익산=조성필기자 인터뷰 조범현 kt wiz감독“선수들 몸 상태 좋아져훈련 성과 만족스러워” “훈련도 막바지 단계인데 성과가 좋습니다.” kt wiz 조범현 감독이 전북 익산국가대표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2015시즌 마무리캠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17일 자체 청백전 후 조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며 “투수들은 제구나 타자를 상대하는 볼 배합 능력 등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타자들은 타격 폼을 수정하면서 스윙 궤적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번 마무리 캠프의 성과에 대해서 “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술 훈련을 한계치까지 시켜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모두가 잘 따라와줬다”며 “여기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겸하면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특히 올 시즌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던 좌완 정대현에 대해서 “투구 시 릴리스 포인트를 앞당기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한 뼘 정도 앞당길 수 있었다”며 “디딤발인 오른발도 수평을 이루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투구 폼을 지니게 됐다”고 칭찬했다. 또한 조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세게만 던지려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제 완급조절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덧붙였다.조성필기자

슈가 레이 마리몬… 강속구·변화구 자유자재

프로야구 kt wiz가 우완 정통파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27)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kt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8년간 활약한 콜롬비아 출신의 투수 마리몬을 6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16일 밝혔다.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마리몬은 키 188㎝, 몸무게 88㎏으로 건강한 신체 조건을 지녔다. 높은 타점에서 뿌리는 평균 140㎞ 후반대 빠른 공과 커브가 주무기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캔자스시티 마이너리그에서는 루키리그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38, 더블A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14, 트리플A 15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56을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하면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고, 총 1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마리몬은 직구와 커브 외에도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투수다”라며 “본인이 한국에서 뛰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강하고, 나이도 젊어 선발 투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앤디 마르테에 이어 마리몬과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kt의 외국인 선수 구성은 이제 두 자리만 남았다. kt는 기존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와 크리스 옥스프링, 타자 댄블랙의 재계약 검토는 물론 미국 FA 시장까지 두루 살펴본 뒤 남은 자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성필기자

숨 돌릴 틈 없는 kt 마지막까지 구슬땀

프로야구 kt wiz가 전북 익산에서 1군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kt는 27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익산 국가대표 야구장에서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kt는 정규시즌 종료 후 약 열흘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 기간 선수들은 단체로 온천을 찾는 등 지친 심신을 달랬다. 꿀맛 같은 휴가를 마친 선수들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로 복귀해 그동안 마무리 훈련을 해왔다. 오전 10시부터 온 종일 그라운드와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오가는 고강도 훈련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차라리 시즌을 치르는 동안이 행복했다”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숨 돌릴 틈이 없다. kt는 27일 오후 3시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익산으로 떠났다. 조범현 감독, 황병일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은 물론 김사연, 오정복, 하준호 등 선수 대부분이 익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프런트 포함 참가 인원만 해도 7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이동이었다.또 이번 캠프에는 투수 박세진을 포함한 신인선수 11명도 모두 참가한다. 다만 이대형, 박경수 등 핵심 주축 선수들은 개인훈련 소화 후 11월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kt 관계자는 전했다. 조 감독은 이번 캠프를 통해 팀을 재정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무리 캠프는 말 그대로 한 시즌을 정리하는 훈련이다”라며 “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팀 어디가 부족했나’를 짚어보고 이를 집중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타 훈련은 물론이고 개인별 맞춤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한다”면서 “내년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동시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특히, 올 시즌 내야수로 활약했던 김동명을 포수로 전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감독은 “동명이가 어깨에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판단 아래 2년 만에 다시 포수 마스크를 씌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투수 정대현, 김재윤은 투구폼 수정에 주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조 감독은 전했다. 조성필기자

kt 외야수 송민섭 “꿈만 같았던 1군 경기 상무에도 꼭 붙고 싶어”

“정말 상무에 꼭 붙고 싶습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kt wiz 선수들은 정규시즌을 끝으로 휴가를 얻어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다.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kt 외야수 송민섭(24)은 휴가도 반납한 채 나홀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입단을 위해서다. 송민섭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신고선수로 kt에 입단했다. 이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50, 30타점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1군 무대를 밟았다. 28경기에 나서 타율 0.250, 1타점의 성적을 남긴 송민섭은 특히, 4월24일 수원 넥센전에서 2루타 2개, 3루타 1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를 때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kt가 5월 이후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에 나서면서 1군 경기에 한동안 나서지 못한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50, 5홈런, 31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가 7월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서기도 했다. 송민섭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군 경기에 나선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며 “어릴 적부터 그리던 순간이었는데 실제 그 무대에 섰다는 사실에 행복했다”고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공수 양면으로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송민섭의 롤모델은 한화 내야수 정근우다. 근성을 바탕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때문에 올 시즌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않은 듯 했다. 현재 송민섭은 수원 성균관대구장에서 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상무 입단 테스트를 위해 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러닝을 중점으로 친형의 도움을 받아 캐치볼,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힌 송민섭은 “상무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며 “만약 합격이 된다면 죽기 살기로 할 각오가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이어 “앞으로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