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꽃 피우는 야구인생 ‘무주공산’ kt wiz 안방마님 꿈꾸는 김종민

작년 꿈에 그리던 1군 데뷔
장성우 빠진 포수 자리 경쟁 “팀에 보탬된다면 충분하다”

가수 고(故) 김광석이 불렀다.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일 줄 알았는데.”

 

프로야구 kt wiz 김종민(30)은 노랫말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가던 선수였다.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던 청춘에 아픔을 많이 겪었다. 대전고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돌아오는 건 방출통보였다. 육군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그를 불러주는 구단은 없었다.

 

야구공을 놓을 순 없었다. 김종민은 2011년 고양 원더스 창단 멤버로 다시 야구에 도전했다. 매일 프로 무대만을 꿈꾸며 땀을 흘렸다. 그렇게 1년, 2년. 조금씩 지쳐가던 무렵인 2014년 기회가 왔다. 퓨처스리그(2군)에 뛰어든 kt가 손을 내밀었다. kt 유니폼을 입은 김종민은 1년간 2군에서 꿈을 키웠다. 1군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을 그리며 인고의 시간을 버텼다.

 

꿈은 이루어졌다. 2015년 6월26일 1군에 등록돼 7월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7월3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난생처음 타석에도 들어섰다. 그리고 8월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첫 안타를 치고 첫 타점을 올렸다. 서른 즈음이던 그해 김종민이 남긴 성적은 타율 0.219, 1타점. 돌고 돌아온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군 데뷔 2년차인 2016년, 이제 김종민은 또 다른 꿈을 위해 걸음을 내딛는다. 장성우가 SNS와 관련한 논란으로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포수 자리를 메우고자 노력중이다. 꼭 주전이 아니어도 좋단다. 팀에 보탬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단다.

 

하지만 평가가 싸늘하다. 외부에서는 김종민을 비롯해 윤요섭, 이해창 등이 자리한 kt의 포수 포지션에 대해 ‘텅 빈 곳간’이라고 한다. 조범현 kt 감독도 팀 내 가장 앞선 포수가 누구냐는 물음에 “조범현”이라며 자조 섞인 농담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김종민도 이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속상하지만, 현재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송구를 꼽는다.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경기 경험이 적은 탓에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정규시즌 개막을 20여일 앞둔 현재 조급할 법도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단다. 그는 “우선 타자를 잡는 데 집중하겠다”며 “상대의 진루를 견제하는 능력은 차차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야구인생에 사연이 많은 까닭에 절실함이 강하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도 절실함은 묻어났다. ‘절실하면 통한다’고 했다. 2016년, 응원가사처럼 kt wiz 안방마님은 김종민이 될 수도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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