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산·화성 물류단지 이견, 대화가 필요하다

오산시의회가 주목할 입장문 하나를 냈다. 지역 개발과 관련된 우려를 담고 있다. 그 대상이 인근 지자체인 화성시다. 화성시 장지동 1131번지 개발계획이다. ‘동탄2 유통3’으로 불리는 대규모 물류단지다. 이 단지 건립에 반대를 표하는 성명이다. ‘오산시민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일방적 개발이다.’ 개발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입장문의 대상은 민간 시행사와 경기도, 그리고 화성시다. 총면적 62만5천㎡ 정도다.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여기에 지하 3층, 지상 20층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2027년 완공 목표니까 기본 절차는 끝난 상태로 보인다. 오산시의회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해당 부지의 위치다. 행정경계상 오산시와 맞닿아 있는 부지다. 교통 혼잡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오산시 전체 도시 기능을 위협한다고도 밝히고 있다. 오산시민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상되는 교통 흐름도 설명했다. 단지로 유입되는 물류 차량이 거치는 노선이다. 오산IC, 국도 1호선, 동부대로, 운암사거리 등을 거친다고 봤다. 화성시에 대해 몇 가지 구체적 요구를 제시했다. 계획 전면 철회, 교통영향 평가 심의, 오산시와의 협의 등이다. 오산시에 대해서도 ‘화성시에 대해 법적·행정적 대응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정치권도 나섰다. 1인 시위, 캠페인, 서명운동 등이 예고돼 있다. 기본적으로 화성시 행정의 영역이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행정 절차는 지킨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량 유발에 대한 심의 절차도 마치지 않았을까 싶다. 물류단지 조성에 불법은 없고, 또 없어야 한다. 그러면 오산시의 주장은 지역 이기적 발상인가. 인근 지자체 개발에 대한 과도한 트집 잡기인가. 하지만 오산시민의 현실적인 염려도 외면하기 어렵다. 비단 20층짜리 물류센터 건물 한 동의 얘기가 아니다. 계획된 물류단지와 오산시 경계는 직선거리 400m다. 그 중간지대의 현 상황이 복잡하다. I, J 등 복수의 물류센터가 이미 운영 중이다. 컨테이너 등의 대규모 집하 공간도 있다. 대규모 물류단지로 변하는 중으로 보인다. 오산시의회, 정치권에서 이를 경계하는 것이다. 두 지자체의 입장이 이렇게 다르다. 옳고 그름을 판가름 할 기준도 없다. 결국 가장 흔하면서도 유일한 제언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대화다. 우리가 기억하는 경험이 있다. 화성시 함백산 메모리얼파크다. 화성 장사시설인데 수원시민과 충돌했다. 지엽적 문제가 지자체 간 충돌로 번졌다. ‘수원-화성 간 10년 갈등’의 단초가 됐다. 두 시 모두의 행정력 낭비이고 소모적 갈등이다. ‘동탄2 유통3’이 제2의 ‘함백산 파국’으로 가면 안 된다. 대화가 필요하다.

[사설] 2033년이면 포화상태...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서둘러야

지난 2024년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3위 공항에 올랐다. 국제선 여객실적 7천66만명이다. 두바이공항, 영국 히스로공항 다음이다. 국제선 화물실적도 세계 3위다. 홍콩공항, 상하이공항 다음의 화물 허브 공항이다. 인천에 있는 대한민국 관문 공항의 자랑스러운 위상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이 최근 인천공항 관련 화두를 던졌다. 6·3 조기 대선 후보들에게 ‘인천공항 5단계 확장’ 공약을 요구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4단계 확장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8년 후면 다시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추가 확장공사의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시간이 없는 만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올해 초 인천공항공사가 연구 용역 결과를 내놨다. ‘포스트 코로나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인천공항 중장기 개발전략 재정비 용역’이다. 오는 2033년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가 1억1천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나왔다. 현재 여객 수용 능력 1억600만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인천공항 포화에 따른 낙수효과는 인근 경쟁 공항들에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나리타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이다. 인천경실련은 이런 만큼 조속히 인천공항 5단계 확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5단계 확장 때는 현 화물터미널 부지에 제3여객터미널을 짓는다. 또 지금 골프장 자리에는 제5활주로를 건설한다. 5단계 확장을 마치면 연간 1억3천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 AI 기반 스마트 여객 처리 시스템까지 갖추면 1억6천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천경실련은 인천공항 5단계 확장에 정치 논리가 끼어들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는 5단계 확장사업에 소극적이다. 인천경실련은 이를 부산 가덕도신공항 등 지역 공항 신설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장차 이들 공항의 건설 비용 마련이나 승객 확보 등이다. 인천경실련은 공항 정책에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한순간에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도 지난달 한 강연 자리에서 수용 능력 확충을 강조했다. 5단계 확장에 8~10년이 걸리는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비도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국가 기간 SOC 확충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지속가능 발전의 문제다. 30여년 전에도 그랬다. 고속철도도, 신공항도 시기상조라고. 그때 머뭇거렸으면 어쩔 뻔했나. 인천경실련의 이번 인천공항 걱정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시민단체는 늘 ‘결사 반대’만 하는 것 아니었나.

[지지대] 소만과 씀바귀<小滿>

매년 이맘때 들녘에 나가면 발목에 채이는 풀이 있었다. 씀바귀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다. 예부터 뿌리와 줄기, 잎 등은 식용으로 널리 쓰였다.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었다. 소만(小滿)이라는 절기 즈음의 풍광이다. 5월21일이 음력으로 딱 그렇다.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는 의미가 있다. 서해안과 강원도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하면 이 무렵부터 거의 여름 날씨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절기의 분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천인 쑥과 냉이 등이 씀바귀에게 자리를 내준다. 보리도 고개를 숙이면서 익어간다. 야산에선 땅거미가 지면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부터 보릿고개라 불렀다. 지난해 수확한 양식들은 바닥이 나고 올해 농사 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서다. 신록은 우거져 푸르게 변한다. ‘농가월령가’에 “4월이라 맹하(孟夏·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는 대목이 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해서다. 농부들은 모내기 준비로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 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 등이 줄을 잇는다.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 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선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란다.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무쳐 먹는 것도 이때의 별미였다. 냉잇국도 많이 먹었다. 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줘서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 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 불렀다. 옛 성현들이 들려주는 소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세상읽기] AI에이전트

배가 자꾸 나와 스트레스가 높을까? 매일 새벽에 한강을 뛰면 어떨까? 10㎞를 1시간에 주파하면? ㎞당 평균 6분35초 수준이라면 약 740칼로리를 활활 태울 수 있다. 물론 무릎이 아프지 않으려면 보폭을 좁게 하면서 발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통상 180케이던스 이상이면 충분하다. 한 달 내내 740칼로리를 소모한다면 배는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라. 도전해 보라. 아침을 열면서 자기효능감을 온 몸으로 느끼는 인생이 그야말로 멋있지 않은가.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야 가능하지 작심삼일은커녕 ‘작심일일(作心一日)’이 다반사다. 의지가 너무 부족하다며 자기 자신을 무섭게 몰아붙이고 있는가. 나는 역시 안 되다고 자기부정을 끝도 없이 하는가. 굳이 그러지 말자. 알고 보면 사람이 다 그런다. 괜찮다, 괜찮아. 단지 우리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할 뿐이다. 오전 6시. 알람이 울린다. 매일 울리는 사이렌 소리. 무시하고 싶다. 시끄러워 끄긴 꺼야 한다. 그러다가 낯선 존재가 보인다. “러닝을 시작하세요. 러닝을 할 시간인데요. 오늘 달리시겠어요?” 누구냐 너는. ‘시리(Siri)’다. 아이폰에 살고 있는 어느새 친숙한 녀석. 나보고 뛰라고? 가만, 내가 언제 시리한테 알람하라고 했던가. 없는데. 말로만 듣던 귀신? 아무리 뒤져봐도 알람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내가 늘 오전 6시에 일어나 운동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하라고 한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한강을 뛰고 돌아왔다. 자연스럽게 배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발하는 지금. 전광석화처럼 떠오르는 통찰. 누가 시키지 않아도 행동 패턴을 읽고 내가 잘하지 못하는 그러나 하고 싶은 그 욕망을 지지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일종의 촌철살인과 흡사한 메시지를 나에게 의도적으로 송신했다? 아니 도대체 이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것을 인공지능이라 부른다. 우리에게 특별하게 필요한 무언가의 정체. 음력 3월25일. 어머니의 생신이다. 양력으로 4월22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5월8일. 어버이날. 간신히 전화했다. 카네이션은 없었다. 감동도 걱정이다. 나이를 먹으면 성숙할 거라 믿었으나 인정하기 싫지만 갈수록 퇴화다. 역시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엄마의 생신 날짜를 매년 기억하고 선물하는 어버이날에 카네이션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나를 대신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이것을 ‘AI에이전트’라 부른다. 아침운동 이후 조금 전까지 복리 이자처럼 감당할 수 없이 쌓인 AI 정보를 영접한다. 논문, 신문, 뉴스레터, 소셜미디어 내 지인 피드 등. 시간이 없어 잠시라도 놓치면 빚쟁이처럼 자꾸 쫓긴다. 이럴 때는 AI에이전트를 활용해야 한다. 텍스트 정보와 영상 정보를 가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모든 정보를 대상으로 손바닥만 한 크기로 요약해 브리핑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알람을 끄고, 알람 메시지를 외면하면 어떻게 되지? 요요 현상을 경험해야 하나? AI에이전트가 필요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로 모닝콜을 해달라고 하면? 매일 오전 6시가 기다려질까? 오늘은 엄마 생신이니 엄마가 좋아하는 꽃을 보냈다고. 선물은 오늘 아침에 받을 수 있도록 그전에 보냈다고.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카네이션과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줄 가수도 보냈다고. 어제 저녁에 아주 중요한 AI 뉴스가 있어 간략하게 브리핑한다고. 이제 무릎보호대 착용할 시간이라고. AI에이전트가 나에게 알아서 전화하고, 나하고 대화하며, 내 일상을 대행하고,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가 나타날 수 있도록 동기 유발해 행동을 유도한다. 곧 대면할 AI에이전트의 모습. 매력적인가? 상상력이 문제를 해결하고 돈도 되는 시대. 그렇다면 질문해 보자. 운동할 때 이어폰으로 중요한 AI 뉴스를 팟캐스트(podcast) 형식으로 들을 수 있을까. 이것은 AI에이전트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당신의 상상력이 탐나는 세상으로 움직이고 있다.

[조은수의 학습코칭]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입시용어

대학별로 수시입시요강이 발표되고 있다. 9월 초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시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형에 대한 이해와 유불리를 따져 6장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입시용어가 낯설고 생소한 학부모들도 많을 테다. 예전과는 달라도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본적인 입시용어와 개념을 차근차근 소개해 드리겠다. 먼저 수시전형. 학생의 다양한 능력과 잠재력, 발전가능성, 학업역량을 반영하는 선발 방식으로 수능 정시전형에 앞서 대학이 선발하는 전형이다. 수시모집에서 합격한 학생은 정시전형에 지원이 불가능하고 수시에서 미달된 인원은 정시모집으로 이월해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실기전형이 있다. 수시에서는 최대 6회 지원이 가능하다. 다음은 수능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전형이다. 수능 성적 발표 이후 가, 나, 다군중 각 한 번씩 총 3회 지원할 수 있고 수시전형 이후에 실시된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다. 영역별 난이도 차이를 반영해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알 수 있다. 평균이 낮을수록, 난도가 높을수록, 표준편차가 적을수록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즉, 시험이 어려울수록 같은 원점수라도 표준점수는 높게 나오고 시험이 쉬울수록 낮게 나온다. 다음은 백분위다. 자신보다 점수가 낮은 학생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가령 자신의 표준점수가 90점이고 백분위 80이라면 90점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학생이 전체의 80%라는 뜻이고 따라서 나는 상위 20%라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점수를 9개 등급으로 나눈 것으로 9등급 기준표는 다음과 같다. 2028 대입개편안 적용 전인 올해 입시와 내년도 입시까지 적용되고 이후 내신은 5등급제로 바뀐다. 누적비율 4%, 11%, 23%, 40%, 60%, 70%, 89%, 96%, 100%로 분류하며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나눈다. 2028 대입부터는 달라진 등급체계가 적용된다. 10%까지 1등급이고 24%, 32%, 23%, 10% 순으로 5등급제로 변경 적용된다. 변환표준점수란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변환해 산출하는 표준점수로 탐구과목에서 과목별 난이도 유불리를 반영,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수시전형에서 수능 대학별 일정 기준 수준의 학력을 요구하는 제도로 학교가 요구하는 기준을 미달하는 경우 불합격 처리된다. 2027 대입에서 처음으로 수시 비율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비중이 높다. 수시전형 대비가 중요한 이유다. 수시전형은 크게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그리고 논술전형이 있다. 먼저 내신이 중요한 교과전형을 살펴보겠다. 출결상황과 봉사활동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그 비중은 낮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인 만큼 지원율이 종합전형에 비해 낮아 합격 가능성을 대략 예측할 수 있다. 비교과를 반영하는 종합전형에 비해 내신을 점수화하는 정량평가 방식이고 학교생활에 충실한 최고 모범생들, 화려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공부를 충실하게 한 학생에게 최적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수능최저학력을 요구하는 학교들이 있어 교과성적에 수능점수를 반영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2024년 기준 전체 23%를 차지하지만 상위권 대학으로만 보면 45%가 넘을 만큼 비중이 매우 크다. 상위권 학생들은 반드시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전형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말 그대로 종합적인 평가제도인데 교과와 비교과영역을 모두 평가한다. 교과성적이 조금 부족하다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주로 대학 홈페이지에서 입학 관련 카테고리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별로 추구하는 인재상이나 학교 이념, 희망학과 및 커리큘럼, 교수들의 연구 방향,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꼼꼼히 확인하고 그 학교에 맞는 생활기록부로 채워 나가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을 파악하고 우리 학교와 맞는 인재인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천자춘추] 아주 특별한 세계 꽃축제 여행

세계 각국에서 꽃은 특별한 의미를 상징하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각국에선 꽃문화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꽃 축제가 열린다. 그 지역의 자연과 문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미국의 로즈 퍼레이드(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에서 매년 1월1일 새해 첫날 열리는 로즈 퍼레이드는 꽃으로 장식된 차량 퍼레이드로 유명하다. 각 차량은 수만 송이의 장미로 정교하게 꾸며지며 이를 준비하는 과정만도 수개월이 걸린다. 퍼레이드를 관람하며 꽃향기를 느끼고 장미의 다양한 색채가 만들어 내는 화려함에 감탄한다. 새해 첫날 수만 송이 꽃을 통해 새로운 한 해에 대한 설렘과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태국의 치앙마이 꽃 축제(2월). 치앙마이에서 매년 2월 초 열리는 꽃 축제는 태국 북부의 온화한 날씨와 화려한 열대 꽃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꽃으로 장식된 대형 퍼레이드다. 퍼레이드 차량마다 독창적이고 섬세한 디자인의 꽃 장식이 돋보이며 이를 배경으로 전통 복장을 한 무용수들의 춤 공연이 더해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치앙마이 구시가를 거닐다 보면 길거리 곳곳에서 꽃으로 만든 공예품과 장식품도 구매할 수 있다. 태국의 전통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일본의 벚꽃 축제 사쿠라 마쓰리(3~4월). 일본의 벚꽃 축제는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대표적인 꽃 축제다. 특히 교토의 아라시야마에서 진행되는 축제는 강가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로 유명하다. 노을이 질 때 벚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또 야간에는 조명이 더해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 연인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정원(3~5월). 쾨켄호프 정원은 세계 최대의 꽃 정원으로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수백만 송이의 튤립이 만개한다. 정원을 걸으며 튤립의 향기를 맡고 다양한 색상의 꽃밭을 감상하다 보면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Día de Muertos)과 마리골드. ‘죽은 자의 날’은 단순한 꽃 축제가 아니지만 마리골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시기 마리골드 꽃은 돌아가신 이들의 영혼을 안내하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멕시코시티에서는 대규모 행렬이 펼쳐지며 가족들이 만든 제단(오프렌다)을 마리골드로 장식하고 촛불과 함께 기도를 올린다. 슬픔보다는 삶을 축하하는 밝고 화려한 느낌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감동을 안겨준다. 각 나라의 꽃 축제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꽃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고]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한 ‘담배소송’

의사로서 매일 환자들과 마주하며 뼈저리게 느끼는 진실이 있다. “건강은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큰 건강 위협, 흡연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흡연은 폐암,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물론이고 임신 중 태아의 건강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며 매년 5만8천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하루 159명. 우리 가족일 수 있고 우리 이웃일 수 있는 이들의 죽음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국내 주요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폐암·후두암 환자 3천465명에게 지급된 533억원의 건강보험 급여비를 원인 제공자인 담배회사들이 책임지라는 국민의 요구이자 시대적 명령이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며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제 항소심 최종 변론이 5월22일로 다가왔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소송의 승패를 넘어 국민 건강권과 건강보험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담배회사는 여전히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진실일까.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은 국내외 수많은 연구로 명백히 입증됐다. 그럼에도 담배회사는 그 위험성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국민의 생명과 사회적 비용을 담배 소비자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결코 정당하지 않다. 202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연간 3조8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흡연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나눠 부담하는 무거운 짐이다. 이제는 담배의 해악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하고 담배회사의 책임을 명확히 묻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남양주시의사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의로운 소송을 적극 지지하며 국민 건강권 수호와 담배회사의 책임 강화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 아울러 금연이야말로 최고의 예방의학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금연 실천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바꾸는 시작이 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만평] 불사파...

[사설] 中 해커 소행설에 안보로 비화된 SKT 사태

SK텔레콤 해킹으로 가입자 전원의 유심(USIM) 정보가 뚫렸다. 개인정보가 관리되는 서버도 공격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은 시점도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3년여 전인 2022년 6월15일로 특정됐다. 해커가 남긴 기록이 없는 기간도 위험하다.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 핵심 정보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킹 공격의 기간과 피해 규모가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SKT 서버에서 발견된 것은 BPF도어다. 3년 전 최초로 존재가 보고된 백도어 프로그램이다. PwC가 2022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서다. 여기서 중국 해커 집단 레드 맨션(Red Menshen)이 등장한다. 아시아 지역 통신사를 공격하면서 BPF도어를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장기간에 걸친 정밀 추적을 위한 기반 정보 확보가 주 목적이라는 것이다. 특정 인물의 통화 상대, 시각, 빈도, 위치정보 수집과 사회적 관계 파악이 가능하다고 했다. 상황이 심각해졌다. 해킹 사태가 단순 정보 유출의 범위를 넘어섰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중 사이버 전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해 12월 이런 유형의 분석을 내놨다. 중국이 최소 8개의 미국 통신 회사를 해킹했고, 이를 통해 고위 당국자의 통화, 문자 등에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수십개의 다른 국가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했다. SKT 해킹도 그중 하나일 가능성이 커졌다. SKT 해킹의 배후로 지목된 레드 맨션은 3년 동안 국내 통신사에 악성 코드를 심어 침투해 있었다. 장기간이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의심케 하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분은 외교적 문제로 예민해 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과기부는 제한적으로나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류제명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경제적 목적의 해킹과는 양상이 다르다. 해커의 서버 침입 목적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확인했다. SKT 사태 초반, 우리 정부는 정보 유출과 개인 피해 등에 중점을 뒀다. 해킹 사태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에 맞춰진 방향이었다. 하지만 미국처럼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당장 국가 안보 차원의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전면적인 해킹 위험성 점검이 심도 있게 이뤄져야 한다. 추후 정보보호 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적 방향도 수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 핵심 정보의 유출을 밝히는 확인 작업이 급선무다.

[사설] 인천 경제계 “수도권 규제 폐지”... 이제 귀를 열어야

6·3 조기 대선이 2주일여 남았다. 후보들마다 지역별 득표 공약을 남발한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수도 완전 이전 등이다. 그러나 45년 묵은 수도권 역차별에는 입을 닫고 있다. 1980년산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케케묵은 지난 시대의 유물이다. AI 시대를 맞아서도 신줏단지처럼 붙잡고 있을 일인가. 지난주 인천 경제계가 ‘대선 후보에 바라는 인천경제주권 어젠다’를 내놨다.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경제단체협의회,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등이 목소리를 합쳤다. 수도권 규제에 따른 심각한 역차별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 맨 앞에 있다. 기업 활력 회복과 성장 기반 구축, 미래 성장동력 육성, 글로벌 도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다. 10대 과제, 51개 세부 과제를 후보들에게 내밀었다. 특히 인천의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도권 규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인천은 서울, 경기와 경제 규모 차이가 크지만 같은 수도권으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입지, 대학 신설 및 정원 확대, 도시 개발 등에서 규제가 심하다. 규제자유특구 신청도 할 수 없다. 신산업 실증이나 규제 특례 신청 등에서도 제외돼 첨단기업 유치도 어렵다. 인천 경제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폐지를 촉구했다. 규제자유특구 및 강화·옹진기회발전특구 지정도 요청했다. 인천 제조업 현장의 만성적 인력난 해소책도 제시했다. 외국 인력 고용 제도 규제 완화와 인천형 인력 양성 지원 등이다. 인천 노후 산업단지의 구조 고도화,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춘 산업단지 입주 업종 규제 완화 등도 강조했다.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책도 제안했다. 바이오헬스 산업과 반도체 산업, 항공 미래 모빌리티 산업,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지원이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수도권 규제 해소와 기업 규제 완화로 모아진다. 특히 수도권 규제는 불합리를 넘어 역차별을 초래해 왔다. 이미 45년간 수도권을 억눌러 왔지만 그래서 지방이 살아났는가. 수도권의 성장동력을 억누르는 것은 지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도권은 세계 경제 전쟁에 나설 글로벌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중심지다. 수도권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국가 전체의 파이가 줄어든다. 결국 지방으로 흘러갈 수 있는 재정 여력과 투자도 고갈된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생각하면 자해행위다. 수도권을 인위적으로 묶어 두려는 수도권 규제다. 지방 살리기로 연결되지 않음은 그간 충분히 확인됐다.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이런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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