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예후 나쁜 췌장암…“조기 진단으로 빠른 치료 중요”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한 치명적인 암이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췌장암’은 대부분 암이 진행된 후 발견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21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췌장암 환자는 9천780명으로 갑상선암을 포함한 전체 암 가운데 발생률 8위를 기록했다. 2018년 췌장암 환자가 7천611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년간 28.5% 증가했다. 특히 췌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예후가 가장 나쁜 암으로 꼽힌다. 췌장이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수술이 가능한 초기 췌장암 환자는 전체의 20% 이내에 불과하며, 수술로 췌장을 완전히 절제해도 미세 전이에 의한 재발률이 높아 75~80%는 암이 재발한다. 항암제,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은 것도 문제다. 이처럼 3, 4기로 넘어가면 치료가 쉽지 않아 증상을 알아두고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암이 발생하면 소변·대변의 색이 바뀔 수 있다. 췌장에 생긴 암 덩어리가 담관을 압박하는데, 이로 인해 담즙이 정체되며 혈액 속으로 들어가 쌓인다. 이때 담즙 속에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소변 색이 콜라나 흑맥주와 비슷한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변 색깔은 하얗게 변한다. 담즙이 장내세균과 만나면 갈색·황토색·노란색 등으로 변하는데, 췌장암이 발생하면 담즙의 정상적인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대변에 담즙이 섞이지 않아 변 색깔이 변하는 것이다. 변에 기름기가 많고 악취가 나며 변기 물을 내려도 변이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는 특징도 나타난다. 소변·대변 변화와 함께 피부와 눈이 노래지고, 피부가 가렵고, 갑자기 없던 당뇨가 생기거나 복통, 메스꺼움, 구토, 체중 감량, 식욕 저하 등이 있으면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명치, 옆구리, 등, 허리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똑바로 누워 자면 허리가 아픈데 웅크리고 자면 괜찮을 때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췌장암 발병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노화, 흡연, 비만 및 대사 질환, 제2형 당뇨병 등이 있다. 또 고기·가공육·고온 조리 음식, 과음 등의 식습관이 있다면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박준성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성 췌장염 환자, 당뇨병이 10년 이상 된 사람, 매일 한 갑씩 10년을 흡연한 사람 등은 고위험군에 속해 40세 이상이면 복부초음파검사를 주기적으로 해보는 것을 권한다”며 “췌장암은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한두 달이 굉장히 중요해 치료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센터, 시그니처 사업 만들어... 백남준 적극 알려야 [홀대받는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산과 규모는 미디어아트를 주요하게 선보이는 다른 지자체 공립미술관과 비교했을 때에도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1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현대미술관은 올해 전시 운영비만 26억원에 달한다. 1년에 일곱 번의 전시를 준비해 2개월 간격으로 새 전시가 펼쳐진다. 소장품 구입비 역시 14억원으로 올해 총 70점의 작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막을 내린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전에는 8억원을 들여 160여점의 백남준 작품을 한데 펼쳐보이며 ‘백남준 사후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은 올해 전시 운영비 8억3천만원으로 4개의 전시를 운영하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5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와 함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열 예정이다. 대형 작품이 많은 백남준의 전시를 효율적으로 선보이기 어려운 백남준아트센터의 협소한 공간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면적은 총 2천354㎡로 역시 부산현대미술관 5천910㎡,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 9천747㎡와 비교하면 매우 비좁다. 특히 구불구불한 구조로 돼 있어 관람 동선이 매끄럽지 않아 전시가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점도 전시 기획 시 매번 고민인 지점이다. 이 같은 문제는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담고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인지도 하향세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백남준아트센터 운영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백남준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매년 10만~20만명의 관람객을 유지 중이다. 이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7개 뮤지엄 중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관람객 수는 2023년 12만3천여명으로 경기도어린이박물관(37만3천여명)과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18만3천여명)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18만6천여명으로 증가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33만6천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관람객 수가 많았지만 백남준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고려하면 여전히 모객 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원정 신라대 디자인대학 창업예술학부 교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운영비 감소로 전시 순환율이 떨어지고 소장품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결국 관람객의 발길을 떨어뜨려 백남준과 백남준아트센터의 인지도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백남준아트센터의 독자성과 유니크함, 실존성을 인정하고 백남준의 위상에 걸맞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뮤지엄을 만들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남준아트센터가 ‘시그니처 사업’을 만들어 백남준을 더욱 알리고, 백남준아트센터를 명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뮤지엄 중 한 곳이므로 해당 미술관에만 예산을 많이 분배할 수는 없는 구조”라며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품 구입 뿐 아니라 새로운 전시를 더 선보일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산 부족 문제는 인지하고 있고 명소화하기 위한 활성화 사업을 고민 중이다. 이달 열리는 백남준아트센터 운영자문위원회에서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내년부터 활성화 사업을 집중적으로 이끌어 가 백남준의 위상에 걸맞은 뮤지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소장품 구입비 ‘0원’... 찬밥신세 ‘백남준’ [홀대받는 백남준아트센터] https://kyeonggi.com/article/20250619580471

소장품 구입비 ‘0원’... 찬밥신세 ‘백남준’ [홀대받는 백남준아트센터]

한국인 최초로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白南準·1932~2006).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꼽히는 백남준은 ‘비디오아트’ 장르를 창조한 뒤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예술세계로 현대미술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용인특례시 상갈동엔 백남준의 이름을 붙인 세계에서 유일한 공립 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이곳에는 그의 예술세계를 통해 새로운 담론을 찾으려는 국내외 예술가들의 발길이 해마다 이어진다. 하지만 백남준의 명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문만 겨우 열고 있다’는 자조 섞인 한숨이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백남준의 사상과 예술 활동을 연구로 발전시키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전시 순환율이 떨어지고 소장품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19일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백남준아트센터는 2008년 백남준의 예술을 소장·연구·전시·보존하고 미래의 백남준을 발굴해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개관했다.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기리는 백남준아트센터는 미디어아트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백남준의 세계적인 명성과 달리 백남준아트센터의 사업·전시 예산은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사업 예산은 15억5천만원으로 지난해(17억6천만원)보다 12% 감소했다. 전시 운영에만 투입되는 예산 역시 올해 5억1천만원으로 지난해(7억2천400만원)보다 3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장품 구입비는 올해 0원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구입비는 2018년 2억9천900만원에서 2019년 2억9천915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0, 2021년 1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3년 0원으로 떨어졌다. 소장품 구입 역시 2019년엔 백남준의 작품 14점을 구매한 뒤 매년 6점, 5점, 3점을 확보하다 예산이 0원인 2023년엔 단 1점도 구입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6천만원의 구입비가 마련돼 백남준의 사진 4점을 겨우 사들였다. 소장품 구입비가 없다 보니 소장 가치가 충분한 작품을 놓치는 일도 허다하다. 미래 세대의 표상을 제시하며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백남준의 ‘해커 뉴비’(1994년)가 지난 2월 서울옥션 경매에 등장하자 전문가들은 “‘해커 뉴비’는 백남준아트센터에 있어야 빛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올해 소장품 구입비가 없는 탓에 1억5천만원인 이 작품은 결국 다른 곳에 소장됐다. 예산 부족 문제는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통해 그의 예술정신을 공유하는 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이는 백남준아트센터는 기자재 장비 등 전시 제반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전시 한 개를 선보이는 데 드는 예산은 대략 3억원. 지난해에는 3개의 전시를 선보였지만 올해 배정된 예산만으론 2개도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백남준아트센터는 예술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의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등 외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올해 전시를 간신히 4개로 늘렸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모니터가 200~300개 있는 ‘백팔번뇌’ 등 백남준의 대규모 작품은 없고 소장할 엄두도 못 낸다”며 “백남준아트센터가 현재 지니고 있는 자산을 제대로 선보이고 싶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센터, 시그니처 사업 만들어... 백남준 적극 알려야 [홀대받는 백남준아트센터] https://kyeonggi.com/article/20250619580470

㈜에클랏 홀딩스, 천연 클레이 소재로 한 특별전 ‘Ancient Future’ 개최

㈜에클랏 홀딩스는 20일 이탈리아의 천연 건축 소재 브랜드 ‘마테오 브리오니’의 천연 클레이를 소재로 국내 현대 작가들과 함께하는 특별전 ‘Ancient Future: 오래된 미래-2225년에서 온 초대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성수동 에클랏 홀딩스 사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래된 것에서 미래를 본다’는 역설적 개념을 기반으로, 흙이라는 가장 오래된 재료를 통해 인간의 감각과 기술, 고전적 미의식과 미래적 상상이 교차하는 시간의 레이어를 시각화한다. 특히 ‘마테오 브리오니’가 천연 점토의 철학을 한국 예술문화의 정서와 섬세하게 연결한 첫 아시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참여 작가로는 도자예술과 조형을 넘나드는 신원동, 자연과 인간의 흔적을 시각화하는 레오 킴,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정우원이 함께한다. 이들은 흙이라는 재료에 각자의 감각을 덧입혀 각자의 시선으로 ‘미래의 흙’을 해석한다. 전시를 주최한 ㈜에클랏 홀딩스는 에클랏코리아, 더디자인웨어앤파트너스, 라티즌, 트렌드프레소 등 분야별 전문 브랜드를 통해 감도 높은 공간과 지속가능한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건축 디자인·공간디자인 자재 전문 기업이다. 건축 외장재부터 인테리어 마감재, 가구, 욕실 디자인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예술·건축·공간을 잇는 지속 가능한 경험을 쌓아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감각적 미래를 제시해 에클랏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하고 감성적인 럭셔리의 철학을 공간 안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마테로 브리오니’는 이탈리아 북부 곤차가 지역에서 채굴한 천연 점토만을 사용해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Earth Surface’ 콘셉트를 제시해왔다. 이는 마테오 브리오니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공간의 분위기와 질감을 결정짓는 자연 본연의 재료이자 감각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테오 브리오니는 샤넬, 발리, 이솝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뿐 아니라 아만, 만다린 오리엔탈 등 세계적인 리조트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해왔다. 국내에서는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논현동 브라이튼 N40, 춘천 한화 무아 제이드 리조트 호텔 등에 마테오 브리오니의 천연 흙 마감재가 적용됐다.

‘여백의 얼굴들’과 마주하며 느끼는 회화의 본질, 유선형 개인전 ‘Temptation’

붉은 머리를 한 여자들의 불명확한 자세와 표정.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게 하는 ‘여백의 얼굴들’과 마주한다. 현실과 상상 사이의 경계. 여기서 잠시 멈추다 보면, 어느새 회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수원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온 서양화가 유선형의 열한번째 개인전 ‘Temptation’이 오는 23일까지 서울 삼청동 선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유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형상과 감정, 상징이 절묘하게 결합된 회화 작업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수성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색하는 섬세하고도 도전적인 시도를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최근작 시리즈인 ‘Faerie’와 ‘Temptation’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정제된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Faerie’는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성의 초상을 통해 존재의 본질과 환상의 경계를 탐구한다. 때로는 눈을 가린 채 정면을 응시하거나, 꽃잎과 같은 머리 장식 속에서 나비를 바라보는 모습은 관람자에게 침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강렬한 붓질과 부드러운 피부 표현이 공존하면서 감각적 긴장감을 더한다. ‘Temptation’은 ‘유혹’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더 밝고 강렬한 색채 대비와 함께 시각적 유희를 강조한다. 이 시리즈의 인물들은 보다 현실적이고 불명확한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배경의 초록 식물과 분홍빛 공간은 자연과 욕망 사이의 아이러니한 경계를 암시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붉은 머리를 지니고 있다. 때로는 눈을 가리거나 가늘게 뜬 상태로 묘사된다. 이는 자아 성찰과 내면의 탐구, 혹은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시각적으로 표출한 장치로 읽힌다. 작품 속 머리카락은 단순한 신체의 일부를 넘어 화려한 붓터치로 구현된 상상적 오브제로 기능하며,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감싸고 있다. 특히 새, 나비, 잎사귀와 같은 자연물과의 교감은 존재와 상호적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작가의 작업은 회화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점이 특징이다. 유려하게 처리된 인물 묘사는 고전적 회화 기법에 기반을 두되, 대담한 색면 분할과 강렬한 브러시 스트로크는 현대적 감각을 구현한다. 붉은색, 초록색, 핑크색 등의 대비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며, 관객들은 ‘고요 속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유 작가는 현재 선과색, 대한민국현대인물화가회, 상형전, 경기미술대전초대작가, 경기구상작가회, 한국미협회원 등으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소리가 아닌 마음으로”… 금난새 ‘푸근한 음악회’, 청각장애 아동과 감동의 만남

지난 14일 서울예술고등학교 도암홀에서 열린 지휘자 금난새의 ‘푸근한 음악회’에 청각장애 아동과 가족 35명이 초청돼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함께 나눴다. 이번 공연은 청각장애 아동에게 생애 첫 실내악 관람이라는 특별한 경험이자, 음악을 통한 새로운 소통과 정서적 연결을 시도한 뜻깊은 무대였다. 이번 행사는 개관 40주년을 맞은 청음복지관이 기획했다.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복지관은 저주파부터 고주파까지 다양한 주파수를 가진 악기를 활용해 아동들의 청능과 언어발달을 돕고 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아이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를 이제 막 접하기 시작한 단계다. 이런 아동들에게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보다 섬세한 챔버 오케스트라 구성 무대는 소리의 질감과 감정을 느끼기에 최적의 무대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악기 소리와 연주자의 표정을 함께 경험한 아이들은 익숙한 악기가 등장할 때마다 눈을 반짝였고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이런 공연을 보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공연 후 금난새 지휘자는 “소리가 아닌 마음으로 연결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주선한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 심계원 이사장은 “음악이 아동들에게 또 하나의 언어가 되어 주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5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1. 공약보다 많은 쓰레기, 선거철 폐현수막의 그림자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가 ‘2025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신은진(22), 양재명(25), 이어진(22), 장하나(23), 전세빈(26) 학생으로 구성된 ‘지구는 처음이라’ 팀은 매년 선거 종료와 함께 버려지는 대량의 폐현수막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선거가 끝난 거리엔 공약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남았다. 선거 기간 전국에 걸린 수십만 장의 현수막 가운데 재활용되는 것은 30%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선거 종료와 함께 그대로 태워지거나 땅속에 묻혔다.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잊히는 ‘소모품’처럼 취급되며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거리에는 수많은 공약이 걸렸지만, 정작 그 뒤에 남은 환경의 책임은 누구도 제대로 짊어지지 않고 있다. 제21대 대선 선거운동으로 전국 각지에는 후보자들의 얼굴과 공약이 담긴 현수막이 거리를 채웠다. 19일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5천 408t에 달했으며 이 중 33.3%(1천 801t)만이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은 폐현수막 발생량 6천 130t, 재활용률 29.6%(1천 817t)로 매년 전국에서 대량의 폐현수막이 발생하지만, 3분의 2 이상은 소모되고 버려진다. 대부분의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수지(PVC)로 제작돼 자연분해에 수백 년이 걸리고, 소각 시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을 배출해 온실가스의 원인이 된다. 더욱이 폐현수막의 재활용이 기술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쉽지 않다. PVC 재질 특성상 재활용을 위해선 세척과 분리 작업이 필수지만, 이 과정에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하고 비용도 상당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를 감당할 설비나 예산이 부족해, 결국 소각 또는 매립 외에는 현실적인 처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폐현수막의 70%가량은 그대로 소각되거나 땅속에 묻히며, 오랜 시간 환경에 잔존하거나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식으로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선거철 반복되는 폐현수막 문제는 제도 개선만으로 한계에 다다랐고, 시민의 인식 전환과 공동의 책임 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선거철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폐현수막이 환경 오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행안부는 ‘제2회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 조성 경진대회’ 개최하고 일부 지자체와 기업은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폐현수막으로 만든 재활용 제품은 위생 문제가 크고, 세척 과정에서 많은 폐수가 발생해 오히려 또 다른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러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아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결국 폐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폐현수막의 새로운 쓰임을 알리고, 시민들이 환경 문제를 ‘나의 일’로 인식하도록 돕는 참여형 캠페인과 기업의 가치 중심 홍보가 요구된다. 폐현수막 문제 해결은 단기적 재활용 정책을 넘어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구조가 필요한 때이다. 글·사진=2025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지구는 처음이라’ 팀 / 정리=이나경기자

[2025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2. 용인 예아리박물관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유월의 숲길을 걸으며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은 나와 무관한 듯 살고 있지만 예고 없이 날아드는 부고를 받으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화들짝 깨닫곤 한다. 장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의 풍경이 궁금하다. 인생의 마지막 통과의례인 상례를 전시하는 예아리박물관에 들어선다.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황토 색깔의 건축물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 죽음 너머를 상상할 수 있을까 5월부터 시작된 ‘2025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운남성 소수민족 생활문물전’은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박물관 맞은편의 체험실에 전시된 중국 소수민족의 독특한 의상을 감상한다. 카페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며 뜻밖의 전시물과 맞닥뜨린다. 나비 및 나방 표본과 하얀 목화와 누에고치다. 고치에 들어있던 누에 번데기가 날개를 가진 나방이 되는 ‘우화(羽化)’는 죽음에서의 부활처럼 신비롭다. 고치에서 1천400m에 달하는 0.02㎜의 가는 명주실을 뽑는 특별한 체험은 관람객들이 삶과 죽음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줬을 터다. 관람객들은 한동안 작가가 돼 자신만의 도자기 만들기에 몰입한다. 초벌을 거쳐 재벌된 도자기에 여러 색상의 유약으로 전시된 유물의 문양 및 형태를 그리고 즉석에서 구워 가는 체험은 인기가 많다. 흙으로 만든 컵이 전혀 다른 성질의 도자기로 변신하는 것도 죽음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다. 피카소의 그림 판화 찍기와 소와 쥐를 비롯한 십이지신상 목판화 찍기 체험도 재미있을 것 같다. 중국의 소수민족은 어떤 옷을 입을까. 이족, 묘족, 동족, 요족, 납고족, 회족까지 여섯 민족의 유물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묘족의 모자는 조선의 유생들이 썼던 유건과 비슷해서인지 정감이 간다. 전시된 옷의 모양과 색상이 화려할 뿐 아니라 문양도 추상적이다. 부츠처럼 생긴 신발도 손으로 직접 만든 수제품이라니 더욱 정겹다. 어깨 부분에 우리나라 전통 베갯잇 비슷한 장식을 단 옷도 시선을 끈다. 장신구의 색깔과 문양이 어쩌면 이처럼 화려하고 정교할까. 18세기 중엽에 제작된 여섯 폭의 화조 병풍은 쉽게 보기 힘든 유물이다. 입체적으로 조각한 새와 꽃이 살아있는 듯 섬세하다. ■ 독수리와 로켓을 타고 하늘로 떠나는 천장과 우주장 장례식의 참뜻은 사람이 죽어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니 이를 축복하고 기뻐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가나의 장례문화가 그렇다. 1층 전시실에서 장례식을 축제처럼 즐기는 영상을 감상한다. 임권택 감독이 1996년 장례를 소재로 한 영화 제목도 ‘축제’였다. “아프리카 가나는 특이하고 유쾌한 장례문화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장례를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으로 마을 사람들이 장례식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지요.” 오정교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장례를 축제로 만든 가나인의 삶을 긍정하는 태도에 공감한다. 도무지 관으로 보기 어려운 관이 여럿이다. 해설에 귀를 기울이니 비로소 의문이 풀린다. “가나 사람들은 고인을 좋은 관에 모시고 싶어 합니다. 고인이 평소 좋아했거나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을 관 모양으로 제작했지요.” 음악에 맞춰 죽은 자를 헹가래 치듯 들었다 놓았다 하고 다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 충격적인 영상이 나온다. “1950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젊은 목수 카네 크웨이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한 할머니를 위해 비행기 모양의 관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그에게 농부는 양파 모양, 어부는 배 모양의 관을 제작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를 ‘아트관’이라 부릅니다.” 아트관 예술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파조의 원작 아트관 8개를 살펴본다. 사자, 코끼리, 독수리, 물고기, 비행기, 배, 자동차를 관으로 사용한 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부럽다. 가마처럼 보이는 상여는 또 무엇일까. “이 좌식 상여는 일본 효고현 히메지에서 1900년대 초에 제작돼 1950년대까지 사용한 것입니다.” 시신을 운구할 때 살아있는 사람처럼 앉히기도 했던 일본의 문화가 재미있다. 세상에 알려진 장례 중에서 ‘천장(天葬)’ 혹은 ‘조장(鳥葬)’보다 놀라운 문화가 또 있을까. 티베트고원 일대에서 행해지는 조장은 고산지대여서 땔감을 구할 수 없어 화장을 하기도 어렵고 땅에 묻어도 쉽게 썩지 않기에 택한 방법이다. 독수리가 가득한 흑백사진을 살펴본다. “사자의 몸을 독수리가 뜯어먹게 하는 천장은 티베트와 윈난성, 쓰촨성에 살고 있는 장족의 장례법입니다. 독수리가 육신을 먹고 하늘로 오르게 한다고 믿었지요.” 흥미롭게도 미국, 일본, 스위스 등 선진국으로 불리는 7개국에서 사람의 유골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날려 보내는 우주장(宇宙葬)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니 천장과 닮은 꼴이다. ■ 한글 소설 구운몽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상여 2층 한국관은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정작 실물은 보기 어려운 칠성판과 마주한다. 일곱 개의 구멍 모양이 밤하늘의 북두칠성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자그마한 백자 그릇들은 무덤에 넣었던 부장품이다. 20세기 초에 제작한 100세가 넘은 전남 진도의 상여와 경주 최씨 상여를 가까이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경주 최부자’로 유명한 경주 최씨의 상여는 실제로 사용했던 유물인데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녹색 치마와 분홍 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비롯해 상여 위에서 춤을 추는 있는 여인들은 누구일까. “서포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한글 소설 ‘구운몽’에 나오는 팔선녀들입니다. 서포는 효자로 유명한 분 아닙니까.” 또 한 분의 효자를 만난다. 바로 18세기 조선의 문예부흥을 주도한 제22대 정조대왕(1752~1800)이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천하의 명당인 화산 현륭원에 모시고 자급자족의 신도시 수원화성을 건설한 효행의 군주. 출판을 비롯한 기록문화를 활짝 꽃피운 정조대왕의 장례를 재현한 것은 아주 멋진 결정이다. “‘정조대왕국장도감의궤반차도’를 바탕으로 3년간 고증과 수작업을 거쳐 국장행렬을 재현했습니다. 행렬에는 20㎝ 크기의 토우 인물 1천384명, 말 341필, 가마 20채가 등장하지요.” 경기감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전체 행렬을 감상하려면 계속 자리를 옮겨 다녀야 한다. 행렬에 여러 가마가 등장한다. 왕의 상여인 ‘대여’와 ‘견여’를 비롯해 왕실 귀중품을 실어 나르는 ‘채여’와 제기를 실은 ‘요여’도 있으니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짐작하듯이 장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은 세계에서도 드물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삼백로에 있는 예아리박물관은 세계의 상장례 유물 5천여점을 보관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으로 2013년 4월 문을 열었다. “예아리는 예가 있는 아름다운 울타리라는 뜻이지요. 상장례(喪葬禮)문화를 북돋우고 효와 예를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상장례문화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절차 및 예법이 시기별 지역별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처럼 특별한 장례 전문박물관은 언제 어떻게 세워졌을까. 설립자는 임호영 관장의 부친 고 임준 회장이다. 임 회장은 종합장례용품 회사인 ‘삼포실버드림’을 운영하며 1991년부터 국내외를 다니며 관련 유물과 자료를 수집한다. “설립자는 재산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세계의 상장례문화를 후대에 전하고자 했습니다. 예아리박물관은 경제성과 편의성을 좇으며 본래 의미가 퇴색·변질된 전통 상장례문화를 연구하고 그 참된 의미를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너무 바쁘게 살아 죽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일까. 우리 시대 어느 철학자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죽음은 삶을 충실하게 살게 하는 원초적인 힘이다. 예아리박물관을 나오며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떠올린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춤으로 이어온 70년... 글로벌 춤꾼 이경화 명무, 세대와 세계를 잇다

“살풀이 한 자락에 담긴 인생의 결, 북춤 한 장단에 스민 세월의 숨결,그녀는 춤으로 시대를 건넜다.” 올해로 무대 인생 70년을 맞은 한국무용가 이경화(오연문화예술원 이사장)명무가 일흔 해 동안 걸어온 춤의 여정을 무대에 담는다. 다음달 6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춤길 70, 이어춤’은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계를 아우르는 대규모 기념 공연으로, 이경화 명무의 예술적 유산을 집약한 감동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살풀이춤, 입춤, 동래학춤, 소고춤, 부채춤 등 전통의 맥을 지키는 대표작들부터, 그녀가 창작한 ‘신바라춤’, 연희와 판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원푸리’ 등 감각적인 작품까지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특히 진도북춤 계열의 ‘설북춤’은 국내는 물론 해외 무용수들까지 합세해 대규모 협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경화 명무는 국가무형유산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자로, 수십 년간 정재, 민속무, 신무용 전 장르를 넘나들며 전통춤의 품격과 정신을 몸소 실천해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무용가다. 19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등 국가행사에서도 안무를 맡아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무대에는 국내외 제자들이 총출동한다. 독일·일본·영국·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에서 활동 중인 제자들도 귀국해 스승의 예술정신을 몸으로 기린다. 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무용단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세대와 국경을 넘어서는 ‘이어춤’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완성한다. 이경화 명무는 “춤은 곧 나의 언어이자 삶이었다. 이 길을 함께 걸어준 모든 이들과 ‘우리 춤’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사단법인 오연문화예술원 주최로 열리며, VIP석 10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이다. 관람은 초등학생 이상부터 가능하며, 예매는 NOL티켓(1544-1555)에서 할 수 있다. 춤으로 세월을 품고, 춤으로 세대를 잇는다. 이경화 명무의 ‘춤길 70, 이어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 예술가의 삶과 한국 춤의 혼이 깃든 역사이자, 다음 세대로 건네는 고귀한 ‘춤의 유산’이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문화강국 정부, 경기도 선도에 설 것”

“‘문화강국’을 핵심으로 내세우는 새 정부의 기조에 경기도가 선도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및 관광 분야에서 중장기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이룬다면 경기도는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지난 17일 열린 문화 분야 언론 간담회에서 “이번 추경에서 공공기관 출연금 74억5천만원 증액 의결은 정부의 ‘K-컬쳐’ 육성 정책에 경기도의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13일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여야 만장일치로▲경기문화재단 운영(28억원) ▲한국도자재단 운영(15억원) ▲경기관광공사 운영(21억원) ▲경기콘텐츠진흥원 운영(7억5천만원) ▲경기아트센터 운영(3억원) 등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황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출범부터 콘텐츠로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소프트파워 ‘문화강국’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과 연계해 현장의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것으로 경기도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서 우선순위로 재편하면 국정과제의 선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문화·콘텐츠 ▲관광 두 분야를 경기도가 선도할 영역으로 손꼽았다. 이어 경기도가 선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정책사업으로 ▲독립영화 생태계 등 문화예술인 창작 지원 ▲콘텐츠 인큐베이팅 ▲마케팅 지원 및 정책 금융 사업 ▲DMZ 생태자원의 독자적인 기반 활용 등을 제안했다. 그는 문화예술 활성화로 특히 공공기관의 전문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행정 및 집행기관은 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현재는 하나로 합쳐진 경기도의 박물관 사업을 중앙처럼 독자적인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향 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나 크리에이터 양성에 있어서도 매년 하는 의례적인 공모사업이 아닌 전문 기관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는 등 양보단 질적인 성장을 늘리거나, 문화재단이 경기도 버전의 예술인 인증사업을 하는 방식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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