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이 머무는 곳 시간이 가장 큰 재산임을, 늦게야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하지만 그 하루를 채우는 밀도와 방향은 삶이 품은 깊이만큼 달라진다. 시간은 흘러가고,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남기는 흔적도 달라진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바로, ‘마음이 머무는 방향’. #2. 고요한 저항 해는 낮의 껍질을 벗기며 존재의 이면을 드러낸다. 드러남은 언제나 소멸과 나란히 오며 우리가 무언가를 깨닫는 순간은 무언가를 잃는 순간과 포개져 있다. 이 탈색의 경계에서 진실은 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존재한다. 삶이란 어쩌면 잊히는 것을 운명으로 부여받은 존재를 조용히 거부하는, 한낱 고요한 저항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저항처럼 어슴프레한 저녁의 바닷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3. 삶의 궤적 진흙을 머금은 땅 위, 서로 다른 발자국들이 겹쳐 앉아 한 겹의 이야기로 눌러 있다. 누군가는 이곳에 잠시 머물렀고, 누군가는 조용히 지나갔다. 그 순간의 무게가 부드러운 흙에 흔적을 남겼다. 발의 온기, 형태, 그리고 방향 그 모든 것이 말없이 ‘존재했음’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길 위를 걸으며 그 흔적들을 스쳐 지나왔을까. 삶은 보이지 않는 발자국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길 위에 자신만의 궤적을 조용히 얹고 가는 일.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국 앞에 멈춰 서서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여기, 누가 다녀갔는가.” 홍채원 사진작가
낭만과 정열의 스페인 음악이 수원의 관객과 만난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등 명곡이 글로벌 하모니스트와 협연으로 펼쳐지며 객석에 흥미로움을 전할 예정이다. 수원문화재단은 다음 달 27일 오후 4시 수원SK아트리움에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콘체르토 말라가(Concerto Málaga)’의 내한 공연을 개최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스페인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콘체르토 말라가’는 라틴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클래식 앨범 부문 후보로 주목받는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문 현악 오케스트라다. 1996년 창단된 콘체르토 말라가는 독특한 탄생 배경을 담고 있다. 19세기 말 스페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쇠퇴하던 조국의 영광을 되살리고자 문화 부흥을 외쳤던 ‘98세대(Generación del 98)’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창단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길 데 갈베스(Gil de Gálvez)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세계적인 지휘자 호세 세레브리에르,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나 시르부 등과 협연하며 깊이를 더해왔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1천회 이상의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수원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은 낭만적인 민속 색채가 살아있는 명곡과 함께 클래식과 스페인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번 무대에는 파야, 타레가, 로드리고, 알베니스 등 스페인 국민악파의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과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등 스페인 특화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올해 세계 하모니카 대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의 협연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도 즐길거리 중 하나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스페인 정통 현악 음악과 하모니카의 이색적인 협연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여름의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페어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으나 괜스레 높은 문턱에 망설였던 이라면 이번 주말 광교에 들려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지난 26일 지난해 이어 두 번째 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화랑미술제 in 수원’은 화랑미술제의 오랜 노하우와 광교 호수공원을 배경으로 하는 수원컨벤션센터의 인프라를 접목했다.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미술시장 불균형을 해소하는 의미를 담은 이번 아트페어엔 국내를 대표하는 우수 회원화랑 104곳과 특별전을 포함해 6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하며 수원 지역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수문장’과 어린이 프로그램, 도슨트 및 전문가를 동반한 토크 프로그램 및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야외 공연 ‘레이크 바이크’ 등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젊은 커플,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좋다. 26일 열린 첫날 프리뷰에만 약 4천700여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으며 축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컨셉 ‘눈길’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기계가 구현할 수 없는 ‘어설픈 미학’을 찾아가는 것이 예술가의 몫 아닐까요.” 오묘한 눈빛에 어딘가 촌스러운 헤어 스타일의 피사체가 새빨간 슈트를 입고, 그 옆엔 로봇의 팔이 겹쳐 있다.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에서는 젊은 감각이 반영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 대거 출현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그중 특히 젊은 컬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갤러리박영’의 피 킴(P. Kim, 김태기 작가)이었다. 갤러리박영은 출판사 ‘박영사’의 화랑 겸 복합문화공간으로 파주출판단지의 첫 번째 갤러리이며 피 킴은 수원 출신의 작가로 이번 아트페어의 정체성을 더했다. 회화뿐만 아니라 피규어와 영상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는 그는 지난해 ‘2024 어반브레이크’에서 일본레스링협회에서 직접 협찬받은 레슬링 링으로 전시를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정복자의 유쾌한 골짜기’ 시리즈를 선보이는 작가는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불쾌한 골짜기’ 개념을 뒤집어 완벽하지 않은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미학의 순간을 포착했다. 1970~80년대 특수촬영물을 소재로 택한 그는 필름 너머의 영웅은 완벽한 초인이 아닌 그저 슈트를 입은 배우이며, 그들과 싸우는 괴수 역시 그 너머엔 인간이란 물리적 존재가 있음을 떠올렸다. 허술하고 미숙한 CG 효과는 현실과 허구 사이 불완전함에서 독특한 미학과 유쾌함, 낭만을 가져다준다고 작가는 말한다. 차량의 도색에 활용되는 페인트는 캔버스와 만나 독특한 질감을 자아냈다. 스포츠카의 상징인 페라리의 빨간색은 강렬하면서도 윤택감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치 AI가 구현한 모델 같기도 하지만, 피사체는 작가가 아날로그로 창조한 얼굴이다. ■ 회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치·조각 작품까지 각 부스마다 공간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도 아트페어의 묘미 가운데 하나이다. ‘토포하우스’ 갤러리는 회화에 어울리는 설치미술 작품을 곳곳에 배치하며 마치 누군가의 집에 방문한 듯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테마별로 배치했다. 동물을 소재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재규 작가의 작품은 이번 현장에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은은함을 선사했다. 김 작가는 지난 4월 코엑스에서 열렸던 ‘2025 화랑미술제’에서도 독특한 색감으로 아기자기한 동물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애정을 받았다. 그는 중국, 터키 등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작가다. “자연에서 온 진흙에 시간이 더해지며 우연함을 포착하려 했습니다.” 김 작가의 작품이 주는 부드러움의 힘은 독특한 색감에서 형성된다. 말랑말랑한 진흙 상태의 천연 세라믹에 우리나라 전통 유약의 기법을 차용한 작업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인간의 동반자이자 벗으로 묵묵히 곁을 지켜온 동물은 무대의 중앙으로 올라왔다. 김 작가의 작품과 나란히 자리한 허준 작가의 작품도 지나칠 수 없다. 소치 허련의 5대손인 작가는 한국화 창시 집안의 품격이 드러나는 현대적 산수화를 그린다. 수석 모으기가 취미였던 할아버지 남농 허건 선생과의 추억과 푸근한 놀이터가 되어줬던 그에 대한 애정을 커다란 나무 속 새 두 마리로 표현한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 블루칩이 주는 안정감… ‘미래의 블루칩’은 누구? ‘021갤러리’의 류재하는 블루칩의 명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비주얼 아트를 전공하고 미디어와 물리적 오브제의 결합으로 다양한 키네틱, 미디어 설치, 미디어 파사드, 영상 작업을 해오는 그는 최초란 수식어가 많다. 2010년 ‘G20 정상회담-미디어 첨성대’, ‘덕수궁-중화전 매핑’, ‘광화문-빛 너울’, ‘2018년 평창 올림픽’ 등 다양한 문화유산 미디어 파사드를 선도적으로 이끌었다. 현장에선 그의 신작 등을 만날 수 있다. ‘끝과 끝은 통한다’. 작가는 솥뚜껑, 화투 등 향토적인 소재를 첨단의 기술로 제단한다. 작품 ‘우아한 눈치’(2025)는 마치 인간의 눈꺼풀처럼 눈을 오므려 궁금증을 자아냈다가 깜빡이며 입을 벌린다. 작가는 타인의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대인의 삶을 화투 놀이에서 눈치로 비유한다. 삼등분한 솥뚜껑에서 나타나는 화투, 깜빡이는 눈의 작품들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써포먼트 갤러리’의 권혜조가 그린 도시와 자연의 풍경과 독특한 질감, 파스텔톤의 색감 역시 관람객에게 큰 인기였다. 권 작가는 일상 속 평범한 풍경과 순간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는데 특히 그가 구현하는 트렌디한 색감과 특유의 컬러 팔레트는 상징처럼 자리하며 외국에서 특히 인기이다. 반복적인 붓질과 두꺼운 오일페인팅은 울퉁불퉁한 입체감으로 생동감을 더했다. 그의 작품엔 샴페인이 자주 등장하는데, 항상 축하하고 기념할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번 미술제는 아트페어의 문턱을 낮추고 ‘아트페어 입문자’를 초대하는 의미가 있다. 미래의 블루칩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 ‘노화랑’ 갤러리의 정하진 작품이 그러하다. 1999년생 신진작가인 정하진은 노화랑이 강력하게 주목할 만한 신진 작가로 자신 있게 내보인 인물이다. 꽃이 져야 열매가 나오는 상반된 계절감을 갖는 집 마당에 자리한 모과나무는 그의 작품 소재가 됐다. 차가운 도자기에 특유의 방식으로 따뜻한 색감을 담아낸 그의 설치 작품은 둘러봄 직하다. ■ 문화도시 수원 특별전 ‘수문장:당신의 풍경, 당신의 취향’ 3층의 전시는 1층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치 살롱에 들어가듯 카페트 위로 떨어지는 따뜻한 조명과 분위기는 이번엔 아늑함을 자아낸다. 3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가람화랑’의 구상희 작가의 작품이다.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피사체는 화면을 뚫고 바닥에 정착했다. 구상희 작가는 중앙보다는 프레임 옆을, 가운데보다는 구석이나 모서리에 천착한다. 작가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일 수는 없는 세상에서 어쩌면 주변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폭포가 흘러내리는 순간의 영원함을 포착한 작가는 화면 밖에 영원한 정지 상태로 머무르게 만들며 시선을 잡아끈다. 이외 자개장의 신비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갤러리 아트숲’의 서은경, 모녀 작가의 동화 속 세계를 그린 팀 비비 등이 주목할 만하다. 3층에 자리한 문화도시 수원 특별전 ‘수문장:당신의 풍경, 당신의 취향’은 심사를 통해 선정된 수원의 청년예술가 20인 외에, 수원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예술단체 소속 예술가 21인의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로 작품의 수준 또한 손색 없다. 마은영 작가의 ‘캉가의 화려한 외출’은 독특한 세계관과 아기자기한 작품 구성은 관람객에게 열띤 애정을 받았다. “어느 날 야생 닭이 밖으로 나가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들을 다 같이 한 차에 태워 행복을 찾아 떠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10년간 가족과 아프리카 케냐에서 생활하며 곳곳을 여행 다닌 마 작가는 알록달록한 닭에 현지인과 자기 자신, 가족의 모습을 투영했다. 천으로 재봉한 작품은 얼룩말 등 현지의 동물을 담아냈고, 그가 타고 다녔을 모형의 오토바이는 화면 안에 와이드한 그림으로 확대됐다. 노랑, 분홍, 파랑의 물결은 현지의 바람이 전해지는 듯하다. 현장에 자리한 이성훈 화랑협회장은 “서울이 아닌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간이 수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은 수원화성 등 고유의 문화유산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강력한 인프라로 문화예술이 꽃피울 수 있는 강력한 위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올해 특히 수준 높은 작품들로 중무장했으며 이와 각 갤러리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 작가들을 엄선했으니 이러한 점을 즐겨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아트페어 입문자, 대환영”…더 크고 화려해진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 미리보기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7580276
158개국 청소년들이 모였던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는 100년 잼버리 역사상 최초로 한의진료센터가 개설돼 세계무대에서 한의약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총 77개국의 환자가 다녀갔으며 필자가 의료진으로 참석했던 날도 하루 만에 285명이 찾을 만큼 국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여름 한국의 무더운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보니 여름철 질환에 자주 사용하는 ‘생맥산(生脈散)’과 ‘제호탕(醍醐湯)’의 수요가 특히 많았다. 이 두 처방은 정조대왕과 사도세자가 여름철에 복용하던 한약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생맥산을 여름철에 복용하면 기력이 샘물처럼 솟아난다고 한다. 평창 올림픽 공식 음료로도 선정됐으며 경옥고보다 낫다고 평가한 정조대왕의 기록도 있다. 생맥산은 맥문동(麥門冬), 오미자(五味子), 인삼(人蔘) 세 가지 약재로 구성돼 있다. 세 가지 약재 모두 생진(生津) 작용으로 여름철 소모된 수분을 보충해주는데 맥문동은 청열(淸熱) 작용으로 심폐의 과열을 해소하고 오미자는 수렴(收斂) 작용으로 수분 손실을 막으며 인삼은 보기(補氣) 작용으로 체력을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여기서 핵심 약재는 맥문동으로 ‘본경소증’에 따르면 기름기가 많고 서늘해 건조한 것을 적셔주고 열을 풀어주는 약재다. 성분적으로도 맥문동의 루스코제닌은 소염과 혈관강화 작용으로, 오미자의스키산드린은 거담과 기관지 확장 작용으로 심폐의 과부하를 해소하며 인삼의 프로토파낙사트리올과 프로토판악사디올은 중추신경의 흥분과 억제를 도와 전신기능의 과부하를 해소한다. 잼버리에서 가장 많이 투여된 처방이 바로 생맥산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더위로 열이 뜨고 숨이 막히며 무기력 등의 탈진 증상을 호소했는데 생맥산 복용 후 회복돼 지속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았다. 동의보감에서의 제호탕은 더위로 생긴 답답함과 갈증을 풀어주는 처방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축성 당시 인부들에게 하사했으며 사도세자가 여름철 뒤주에 갇혔을 때 진상됐다는 기록도 있다. 제호탕은 오매(烏梅), 사인(砂仁), 초과(草果), 단향(檀香) 등 네 가지 약재로 구성돼 있다. 매실의 일종인 오매는 생진수렴(生津收斂) 작용으로 여름철 수분의 유지를 도우며 사인, 초과, 단향 세 가지 약재는 이기온중화습(理氣溫中化濕) 작용으로 위장의 운동, 온열과 노폐물 제거를 돕는다. 여기서 핵심 약재는 오매로 본경소증에 따르면 겨울철 냉기를 흡수하며 자라고 과즙이 풍부해 열과 갈증을 해소해주는 약재다. 성분적으로도 오매에는 구연산을 비롯한 각종 유기산이 풍부하여 피로 물질인 젖산의 처리를 돕고 위액 분비를 촉진한다. 사인, 초과, 단향에는 보르네올, 산탈롤 등의 휘발성분이 풍부한데 소화기능을 개선하며 항균작용도 뛰어나다. 잼버리에서 식욕부진, 설사, 메스꺼움 등 위장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제호탕 복용 후 개선된 사례도 많았다. 놀랍게도 생맥산과 제호탕 모두 따뜻한 약재가 다수 함유돼 있다. 여름철 더위에 겉으로는 열이 몰리지만 체내 에너지 생산은 감소해 속은 오히려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름철 냉면집에서 따뜻한 육수를 함께 주는 것도 이러한 원리다. 조선 왕실에서 애용했고 국제 무대에서도 증명된 생맥산과 제호탕으로 무더운 여름철 이겨내기 바란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 감량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다. 특히 짧은 기간 안에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며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유산소 운동 위주로만 체중을 줄이면, 무릎 관절에 예상치 못한 부하가 가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자체보다 근육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절은 근육이 충분히 받쳐줘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근력 없이 반복되는 하중은 결국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릎 관절은 신체의 체중을 직접 지지하는 하중 중심 관절로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낮아 근육, 인대, 연골에 크게 의존한다. 특히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무릎에는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린다. 달리기나 점프 후 착지 시에는 체중의 8배 이상의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 이때 관절의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은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이 담당한다. 그러나 근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반복적인 유산소 운동만 지속되면 근육이 관절을 보호하지 못하고, 그 하중이 연골로 직격되며 손상된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특히 중년 이후에는 근육량이 자연 감소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시 지방과 함께 근육까지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무릎이 받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며 “나이가 들수록 허벅지 근육은 무릎의 방패와 같으며, 다이어트 역시 단순한 체중 감소보다 관절을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릎 관절에 반복적인 마찰과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이 점차 약해지며 다양한 관절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슬개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 연골이 부드러워지고 마모되면서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묵직하거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동반되거나, 오래 앉아 있을 경우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기도 한다. 연골연화증은 심각하게 진행될 경우 연골이 순두부처럼 말랑해지다 실타래처럼 벗겨지면서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경우, 잘못된 운동이나 하중 증가로 인해 관절 내부의 염증이 악화되며 통증과 부종이 심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무릎 통증이 아닌, 근육 약화, 체중, 관절 정렬 이상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힌 질환으로 발전하므로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에 반복적이거나 만성적인 통증과 자주 붓고 열감이 동반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환자의 관절 상태에 따라 히알루론산 주사, 프롤로주사,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 주변 연부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 급성 통증기가 지나면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을 통해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활동량이 많을 때는 무릎 관절을 지지할 수 있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 일상 속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연골 손상이 심화되어 무릎 정렬에 이상이 생긴 경우 관절내시경이나 교정적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해보도록 한다. 허동범 병원장은 “관절을 희생하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신체 기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며 “통증이 단순 근육통인지, 연골 손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려운데, 반복되거나 악화되는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절 보호 전략을 세우는 것이 건강한 감량과 관절 수명을 동시에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의왕시 법인 위탁시설 소속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체험 중심의 실무교육을 위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27일 장애인 복지단체 사단법인 행복연대 징검다리(대표 김경숙)에 따르면 법인 위탁시설인 의왕시 뇌병변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비롯해 의왕시 장애인단기보호센터, 의왕시 장애아재활치료교육센터 소속 사회복지사 8명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일본 후쿠오카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은 후쿠오카 케어텍스 박람회장을 찾아 노인·장애인용품 참관을 시작으로 장애인 재활자립시설 ‘태양의 집’, 장애인 복지센터 ‘후쿠후쿠 프라자’, ‘오히타현 사회복지연구센터’ 등을 방문했다. 또 현지에서 장애인 케어용품 및 요양설비, 케어푸드 및 건강식품, AI 로봇을 활용한 돌봄기술, 장애인을 위한 재활·자립과 주거·편의 제공 등 실무를 직접 보고 경험하는 체험 중심의 실무교육으로 진행됐다. 특히 의왕시 장애인단기보호센터 소속 손진 사회복지사는 일본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경험으로 모든 일정을 계획하고 가이드 역할까지 맡았다. 이지현 의왕시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팀장은 “해외연수에 참여할 수 있어 뜻 깊고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장애인에 대한 돌봄지원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직접 보고 듣고 현지 종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행복연대 징검다리는 지난해 발달장애인 평생설계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움 개최에 이어 해외연수를 주관했으며 3차에 걸쳐 모든 직원이 일본의 모든 장애인 박람회(도쿄, 오사카)와 시설을 방문할 계획이다. 의왕=임진흥기자
제9대 한경국립대 총장으로 문예창작미디어콘텐츠홍보전공 교수인 김찬기 교수가 선정됐다. 지난 26일 한경대가 실시한 총장 임용 후보자 선거에서 김 당선인은 1차 온라인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미치지 못해 2차 결선 투표에서 상대 후보인 편석환 교수를 제치고 68.46%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김 총장 당선인은 고려대 국어 국문학 박사 출신으로 2005년 교수에 임용,한경대 교무처장과 대학행정본부장 등 교내 보직과 한국현대소설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한경대는 1순위 김 총장 당선인과 2순위 편석환 교수를 총장임용 후보자로 교육부에 추천하고 인사 검증과 임명 제청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선정한다.
“저출생과 초고령사회 등 우리는 거대한 시대의 전환점에 서있습니다. 여성의 관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여성 리더 한 사람 한 사람의 단결된 힘과 사명감이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바꿔갈 것입니다.” 반 세기 동안 경기 지역을 이끈 여성 지도자들과 지역사회에서 묵묵히 봉사를 실천하는 여성 단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100년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는 26일 오후 2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40회 경기여성대회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배우자인 정우영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과 정윤경 부의장, 신계용 과천시장, 이순국 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 등 기관·지역사회 단체장과 국회의원·시장·군수의 배우자, 여성단체 회원 1천여명이 참석했다. ‘함께 꿈꾸는 미래, 평등한 사회’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여성발전 유공자 표창 ▲경기도의회 의장상 수여 ▲제40회 경기여성 기·예 경진대회 시상식 ▲카드섹션 퍼포먼스 ▲경기여성한마당(축하공연) 등이 진행됐다. ‘경기도 여성발전유공자 표창’은 강주분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의왕시지회 부회장 등 28명이,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에는 김부영 전 경기도간호조무사회장 등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윤숙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부대표이사 등이 공로상을, 김경숙 한국부인회 경기도지부회장 등이 제18회 이금자 경기여성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40회 경기여성 기·예 경진대회 시·수필·회화·캘리그라피·꽃꽂이 등 부문에선 각 6명이 입상했다. 김동연 지사는 축사를 통해 “올해 광복 80년을 맞이한 가운데 경기도에는 소설 ‘상록수’ 실제 모델인 안산의 최용신 선생, 배화여학교 친구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최연소 독립운동가, 3대에 걸친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광복군으로 헌신한 용인의 오희옥 지사 등 위대한 여성 지도자들의 정신과 유산이 이어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했던 여러 여성 정책들이 새 정부의 대통령 공약에 포함이 됐다”며 “앞으로도 경기도 여성리더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금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는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가 창립된 지 51주년이 되는 해이자,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매우 뜻깊은 해”라며 “지금 시대는 인구구조의 변화, 디지털 전환 등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어 여성의 목소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의 시작이 되기를, 우리가 이룬 변화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몸’보다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사람들은 몸이 아파야 비로소 몸에 관심을 기울인다. 몸에 이상이 오기 전에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돌본다면 훨씬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몸을 공부하기 좋은 의학 전문박물관이 경기도에 있다. 바로 성남 을지대 범석의학박물관이다. 을지대(총장 홍성희) 범석의학박물관은 제1종 전문박물관이다. ■ 몸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공간 ‘범석(凡石)’은 을지재단 설립자인 고 박영하 박사의 아호다. 을지대 본관 8층에 설립자를 기리는 ‘범석홀’과 제1전시실이 있고 아래층인 7층에 제2전시실이 있다. 2003년 개관한 범석의학박물관(관장 김시덕)은 대학박물관에서도 주목되는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범석의학박물관은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설립자인 고 범석 박영하 박사의 인간사랑·생명 존중의 뜻을 기리고 보건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2003년 10월 개관했습니다.” 장례지도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시덕 관장은 국립민속박물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30여년간 학예연구관으로 활동한 현장 경험을 살려 학생과 지역민과 친숙한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해 궁리가 많다. “내 뜻이 사회 곳곳에서 두루 꽃피게 하라.” 을지재단 설립자 고 범석 박영하 박사의 정신이 깃든 곳에서 낡은 책과 두툼한 원고를 만난 것은 뜻밖이다. 1937년 펴낸 ‘동의어사전’은 설립자의 부친인 박봉조 교수가 애용한 것이다. 한글과 한자와 영문 필기체가 단정하게 정리된 노트는 설립자의 박봉조 교수가 1900년 한영사전을 만들기 위해 작성한 초고다. 6·25전쟁에서 군의관 박영하와 간호장교 전증희는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을 겪으며 생명의 존귀함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깊이 체득한다. 부부가 전쟁을 통해 터득하고 실천한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은 을지재단의 설립 이념이다. 2008년 박영하 박사에게 수여한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2020년 재단 명예회장 전증희 여사에게 수여한 국민훈장 모란장 훈장,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가 박영하·전증희 부부에게 수여한 ‘호국영웅기장증’은 이를 잘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1973년 펴낸 ‘보전학보’ 창간호와 2016년의 ‘을지재단 60년사’ 같은 책자는 대학의 역사와 박물관의 뿌리를 보여준다. 설립자의 명함과 가까운 사람들의 번호가 빼곡한 ‘삐삐’, 이제는 구닥다리가 된 전자 손목시계와 두 개의 안경과 만년필도 설립자의 검소한 성품을 보여준다. 하얀 의사 가운과 목제 청진기, 뒤축이 닳은 가죽구두는 의료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설립자의 분주한 일상을 그려본다. ■ 몸을 살피고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제1전시관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물을 마주한다. “유리관 속에 든 것은 실재 인간의 뇌입니다.” 유리관에 담긴 뇌를 보고 머리뼈를 절단해 뇌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형을 함께 전시해 뒀다. 엄마의 자궁에서 자라는 태아를 보여주는 모형도 있다. 한 달 된 태아부터 출산 직전의 모습까지 실재와 비슷한 모형으로 아기가 자라는 과정을 모형으로 살펴본다. 아기처럼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우리의 몸속 들어있는 장기의 위치를 살펴본다. 뼈와 장기와 혈관, 근육 등 인체를 이루는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어 몸을 공부하기에 좋다. 한자로 쓰인 작은 글씨가 가득한 인체도 앞에 서서 동양의 의사들이 이해한 몸의 구조를 살펴본다. 인체를 작은 우주로 봤던 한의사의 인식은 온몸에 그려진 ‘경락’이 입증한다. 한의사가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17세기부터 20세기의 의학 고서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의 근현대 의학 관련 고서적 가운데 국내 유일의 의학 도서도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의 친필 편지와 에칭 초상화, 찰스 다윈 저서 ‘종의 기원’을 마주하는 기쁨도 적지 않다. 제2전시실에는 60여점의 ‘현미경’이 전시돼 있다. 1700년대부터 시작된 현미경의 발전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기대 이상이다. ■ 미지의 광선 X선으로 몸속을 여행하다 17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발명한 온도계는 우리와 가장 친숙한 의료기기가 아닐까. 1816년 프랑스에서 발명한 청진기는 의사의 상징 같은 의료기기로 각인돼 있다. 1851년 독일에서 발명한 검안경이나 1911년 네덜란드에서 발명한 심전계(ECG), 그리고 1913년에 미국에서 개발한 엑스레이 튜브는 의료의 혁신을 이끌었다. 1924년 독일에서 개발한 뇌전도(EEG), 1957년 미국에서 개발한 연성 내시경은 우리 몸속을 자세히 살펴 치료할 수 있게 해줬다. 드디어 1960년대에는 인공판막을 개발하고 심장 이식수술에 성공한다. “1970년대 영국에서 개발한 X선 CT와 MRI는 의료의 혁명을 불러왔습니다. 현대의 의학 기술은 인류에게 100세 시대를 약속합니다.” 130년 전 독일에서 발견한 X선은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을 대발견이었다. 특별 전시실에서 암의 발견부터 코로나19의 확진까지 사람들의 각종 치료에 큰 역할을 하는 엑스레이의 흥미로운 역사와 마주한다.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우연히 몸을 통과해 뼈를 보여주는 광선을 발견하고 이 광선에 수학에서 ‘미지의 속성’을 가리키는 ‘X’를 붙여 ‘X-ray’라 이름을 붙인다. 초기에는 신장 결석을 확인하거나 병사의 몸에 박힌 총알을 찾아내던 이 신비로운 광선은 1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0.3㎜의 미세 병변까지 발견하는 ‘소마톰 포스’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제작한 의료기기를 살펴보면서 건강과 장수를 향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확인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진단 이미지를 분석하고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촬영기기까지 선보이며 엑스레이 기반의 의료기기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지요. 영화처럼 더욱 선명한 3D 영상 이미지는 AI 기술과 결합해 이미지 자동 분석으로 AI가 병변을 잡아내는 수준으로 진화했습니다.” ■ 몸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제2전시실의 주인공은 역시 현미경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소중한 유물들이다. 그중 몇 개를 선택해 자세히 살펴본다. 생물 시료와 금속 시료를 관찰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과 약 15도로 벌어진 2개의 광속을 이용해 시료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입체현미경의 차이와 성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집광기와 대물렌즈 사이에 광학판을 넣어 물체를 통과한 빛의 위상 차이를 명암의 차이로 바꿔줘 살아있는 상태로 조직을 관찰할 수 있는 ‘간섭현미경’도 주목되는 현미경이다. 자외선 같은 단파장 빛을 쪼이면 형광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한 ‘형광현미경’은 아교섬유나 지방조직 등 생체 물질의 관찰에 이용된다. ‘레이저 초점 주사현미경’은 형광 장치가 부착되고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현미경으로 물질을 광학절편으로 자르고 그 절단면은 주사해 나타나는 상을 관찰한다. ‘초고압전자현미경’은 두꺼운 조직의 관찰이 가능하고 ‘주사전자현미경’은 물체의 표면 관찰, 물체 구성원소의 정성, 정량 등의 분석에 이용된다. 100년 전에 사용했던 현미경으로 보는 세포 슬라이드 체험존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유물이다. 의학 발전에 기여한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 이용된 다양한 실험기구도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과학 기술과 의료기기는 인간에게로 향하고 있다. 전시실을 안내하며 김시덕 관장이 들려준 말을 떠올린다. “여러분이 박물관을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박물관을 둘러보면 몸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그린노블클럽이 경기 GREEN NOBLE’S DAY에서 나눔의 가치를 되새겼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본부장 여인미)는 지난 25일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 그린노블클럽 후원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권역 그린노블클럽 후원자 모임인 ‘경기 GREEN NOBLE'S DAY’를 성료했다고 이날 밝혔다. 초록우산의 ‘그린노블클럽’은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1억원 이상을 후원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만드는 진정한 어른’이라는 의미를 실천하는 개인 고액후원자 네트워크 모임이다. 현재 경기권역에는 총 50명의 그린노블클럽 후원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번 ‘경기 GREEN NOBLE’S DAY’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그린노블클럽 후원자들의 뜻을 기리고, 그 마음에 감사를 전하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1부에선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 후원자이자 별별한국사연구소장 최태성 강사의 특별 강연이 열렸다. 최태성 강사는 ‘기여하는 삶’을 주제로 노블레스 오블리제 정신에 관한 강연을 펼쳤다. 2부에서는 초록우산 그린노블클럽 후원자이자 초록우산 홍보대사인 배우 송일국씨가 MC로 나서 특별함을 더했다. 이날 행사에선 신규 그린노블클럽 회원 2명에 대한 위촉식과 1억원을 완납한 4명에 대한 헌액식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초록우산의 대표사업인 인재양성 사업 ‘아이리더’에 참여하는 이한나 아동이 성악 공연을 펼쳤다. 이한나 아이리더는 “후원자님의 따뜻함 덕분에 꿈을 펼쳐갈 수 있었다”라며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성악가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 초록우산을 통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이 무대에 올라 ‘초록우산을 만난 이야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공유하며 후원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후원자들의 따뜻한 나눔이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후원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