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제비꽃

제비꽃 박민순 큰 꽃은 대충 넘겨보지만 쪼그리고 앉아 가까이서 본다 어린아이가 기도하는 듯한 너를 자세히 본다 잘났다 뽐내지도 못났다 숨지도 않고 작은 키 곧추세워 꽃을 피우니 아름다운 네 모습에 내가 젖는다. 평범함 속 아름다움 제비꽃은 키가 작다. 키뿐 아니라 생김새도 조그맣다.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만큼 쪼그리고 앉아야 간신히 눈을 맞출 수 있는 꽃이다. 시인은 하고많은 대상 속에서 왜 제비꽃을 시제로 삼았을까. 시인은 제비꽃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들을 찬양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다. 잘났다고 뽐내지도 않을 뿐 아니라 목소리조차 소음이 될까 봐 조심하는 이들. 먼저 달려 나가기보다는 함께 가고 싶은 이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해주려는 이들. 더불어 사는 삶이 곧 행복이라고 여기는 이들. 운동회 때 두 사람이 짝을 이뤄 다리를 묶어 달리기를 한 경험이 있다. 결승선까지 넘어지지 않고 달리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보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잘났다고 뽐내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를 튼튼히 받쳐주고 있는 것을 본다. 목소리만 커가지고 나라니 국민이니 앞세운 사람들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 사람들보다 못한 사람이 더 많았다. 이 동시는 그런 뜻을 은연중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네 모습에/내가 젖는다.’ 그렇다. 꽃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기록에 균열을 내고, 서사를 복원하다”…2025 아트 포 랩 ‘Archive Error : 기록의 바깥’

기록은 인간의 인식을 기반으로 한 기억, 선택, 선형적인 서술 방식의 편집이 작동하는 표준화된 체계를 갖는다. 아날로그에서 벗어난 디지털 세계는 어떤가. 영구할 것이라 믿는 디지털 데이터는 각종 저장 장치와 매체 환경을 옮겨 다니며 때론 소멸된다. 인간에 의한 기억도, 기록도, 디지털도 삭제와 망각이 발생하고 중심부의 이야기만 살아남게 된다.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독립 예술 공간 ‘아트 포 랩(Art For Lab.)’에서 지난 7일 개막한 ‘Archive Error : 기록의 바깥’ 전시는 표준화된 기록 체계에 의구심을 던진다. 관객은 주류에서 제거되고 밀려난 ‘다름’의 존재, 주변화되거나 소외된 존재에 주목하며 예술을 기술에 접목해 잊혀진 서사를 복원하는 시도와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에는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아트 포 랩’의 전시 공모 프로젝트 ‘사각지대’에서 선정된 이진선 기획자와 곽한비, 방선우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2025년 공모 주제인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통해 인간의 존재가 현대의 기술 발전과 어떻게 충돌, 융합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탐구한다. 전시는 한 편의 설화처럼 시작된다. 전시를 기획한 이진선은 “망종 무렵, 전갈별 아래로 은빛 가시가 내려왔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은빛 가시’라는 상상의 매개가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어우름을 설명한다. 선형(線形)을 거부하는 은빛 가시는 오랫동안 억눌려온 기록의 잔해를 어루만지고 근대의 견고한 기록 체계에 균열을 만든다. 시간과 권력의 그늘 속 침묵하던 이들은 깨어났고, 효율성과 체계라는 이름 아래 배제되고 누락된 이야기들이 되살아난다. 곽학비와 방선우의 작업은 기억과 기록을 지우고 다시 쓰는 행위다. 오래된 식물도감과 서랍 속 기록물들을 호출하며 두 작가는 아날로그 기록 매체가 지닌 물질성과 방식을 해체하고 현대 기술언어와 교차시킨다. 곽한비는 디지털 기억의 소멸성과 인간의 망각을 연결하며 기억을 분류하고 저장하는 도서관과 서랍 속 사물에 주목한다. ‘기억의 조건’(2025)은 유년 시절 다니던 도서관의 페계 직전 회전 서가에서 영감을 얻은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한때 공공의 기억와 기록을 보관하던 서가는 개인적 기억과 뒤섞이며 타임머신처럼 작동한다. 관객은 스마트폰으로 작품의 NFC를 스캔해 특정 데이터와 기억에 접근할 수 있다. ‘오래된 서랍’(2025)은 작가와 가족이 오랜 시간 사용해 온 나무 서랍 속 사물들을 통해 사적 시간의 축적과 기억의 층위를 소환한다. 서랍은 기록과 망각이 공존하는 장소로 손때, 긁힌 자국 등 손길이 남아 있다. 그런가하면 ‘잃어버린 것을 위한 청구기호’(2025)는 도서카드목록함의 물리적 구조와 분류 체계를 해체해 작가가 고유의 분류 체게를 따라 청구기호를 새롭게 작성한다. 방선우는 식물 분류학과 명명 체계 속에 숨겨진 권력 구조를 해체한다. ‘조선 식물도설 유독식물편’에 수록된 식물 도상을 분석하고, 도감이 가진 선형적 서술과 편집의 규범성을 비틀며 시적 언어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기록 회로를 벗어난다. 그의 작품은 구조화된 식물 군집에 주목하며 식물의 생태적 네트워크와 우주의 천체 질서까지 아우른다. ‘궤적의 환상근’(2025)에서는 식물 세포 식물 세포의 섬유질 조직(근)은 뿌리의 생태적 네트워크와 은하계 별들의 연결을 은유하며 미시-거시의 이분법 해체를 논의한다. ‘희미한 꽃들의 이탈된 몽상 궤적’(2025), ‘궤적의 환상근’(2025), ‘기억괴’(2025) 등 일련의 작업은 식물 세포에서 우주 구조까지를 연결한다. 아트 포 랩은 “두 작가의 작업은 분류보다 뒤섞임을, 완결보다 열림을, 표준보다 비표준을 택한다”며 “사라졌거나 잊힌 것들, 설명되지 못한 존재들이 다시 나타나는 실험은 밤하늘의 별처럼 흩어져 있지만 결국 연결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전시는 무료이며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매주 금요일 밤 즐기는 문화 예술… ‘문화로 야금야금’ 뜨거운 호응

현충일을 맞아 열린 서울시의 야간 문화프로그램 ‘문화로 야금야금(夜金)’이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서울시가 오는 12월까지 운영하는 ‘문화로 야금야금’ 프로그램은 밤 ‘야’(夜)와 금요일의 ‘금’(金)자를 조합해 ‘금요일 밤을 문화로 맛있게 즐긴다’는 의미를 담았다. ▲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도서관(서울도서관) ▲역사문화시설(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등 8개 주요 문화시설이 매주 금요일 밤 9시까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연장 운영한다. 특히 매달 첫 번째 금요일은 2곳의 문화시설에서 문화 프로그램과 야간 공연이 펼쳐지며,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문화 나들이를 즐기는 관람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한성백제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문화로 야금야금’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고, 호국·안보 의식을 높이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이날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태권 마샬아츠 퍼포먼스’를 통해 호국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공연은 퓨전 판소리, 태권 마샬아츠, 비보이 크루의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뤄졌다. 퓨전 판소리와 비보이 크루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표현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태권 무술 시범팀은 대한민국 호국용사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로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펼쳐보였다. 마지막에는 호국영웅을 위한 묵념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자 인형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6세 이상부터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성인 보호자가 함께 참여한 프로그램은 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 그림자인형을 만들고, 그림자 인형극 놀이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과 호국정신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아이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아이들에게 현충일의 의미를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이 같은 문화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라사랑의 의미를 전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달 ‘문화로 야금야금’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호국보훈의 의미를 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행사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매달 새롭게 구성해 세대를 아우르는 서울의 대표 문화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달 ‘문화로 야금야금’ 특별 프로그램으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마임&마술쇼를 펼치고,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그림자극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포털 누리집과 각 기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 소설, 노래 한자리에… 경기민예총 ‘제11회 경기문학콘서트’ 14일 개최

㈔경기민예총(이사장 김태현)은 오는 14일 오후 1시 30분 수원시 복합문화공간 ‘111CM 라운지’에서 ‘제11회 경기문학콘서트’를 개최한다. 경기도의 후원을 받아 경기민예총이 주최하고,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문학콘서트는 ‘꽃은 붉은 목숨으로 다시 피어나’를 주제로 진행된다. 광복 80주년과 김소월의 ‘진달래꽃’ 출간 100주년을 맞아 시, 소설, 노래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의미있는 큰 행사로 치러진다. 정수자 시조시인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며, 성악가 이연정이 김소월의 시 노래로 막을 연다. 이어 김화연, 신성률 시인의 시 낭송과 박설희(시인), 이종구(시인), 이종숙(소설가)의 소설 낭독이 이어진다. 특별 초청 강연으로는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작가 정지아 소설가가 무대에 오른다. 또 낭송가 남기선, 박성현, 이루다, 박종미가 함께하는 창작시극 ‘별이 되어_윤봉길’이 공연되며,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의 ‘새야새야’ 등의 노래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경기도민의 애송시 낭독’과 ‘문학퀴즈’ 등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부대행사로는 111CM 실외 공간에서 문학위원회 회원들의 시화전이 열려 다양한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다. 경기민예총 관계자는 “일상의 푸르름을 되찾은 지금, 문학위원회 회원들과 경기도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문의 사항은 (사)경기민예총으로 연락하면 된다.

저녁 달빛에 비치는 ‘송악 김복련과 제작백가의 춤12-화성재인청춤 이동안 원류2’

‘송악 김복련과 제자백가의 춤12-화성재인청춤 이동안 원류2’의 공연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시무형유산전수회관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수원문화유산 야행과 더불어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1991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승무와 살풀이춤을 비롯해 화성재인청류의 춤인 한량무를 선보인다. 월드퓨전시나위의 생음악 반주로 20여명이 출연해 춤 공연의 다양한 면모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수원시와 (사)화성재인청보존회가 후원하고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승무·살풀이춤보존회가 주최한다. (사)화성재인청보존회는 송악 김복련 선생이 2003년에 창단해 현재까지 화성재인청의 마지막 예인인 운학 이동안선생의 재인청류 춤과 기예를 정통성 있게 정립하고 전수하는 비영리 경기도전문예술법인단체이다. 송악 김복련 선생은 이동안, 정경파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화성재인청류 춤과 기예들의 정통성 있는 체계적인 정립을 위해 150여명의 제자들과 함께 화성재인청류 춤과 기예들의 고증 및 자료 검증을 통한 학술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전문 교육인을 양성하는 교육과 전문 예술인들과 일반인들에게 화성재인청의 기예를 연수하고 일반인들에게 공연을 선보여 화성재인청을 전승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화성재인청춤 ‘이동안 원류2’라는 이름으로 이동안-정경파-김복련으로 이어지는 화성재인청의 춤 이야기와 정통성 잇는 계보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공연은 화성재인청 춤의 춤본 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재인청류 기본무를 시작으로신예담 전승교육사의 승무와 김복련 예능보유자와 이수자들의 살풀이춤, 화성재인청의 신칼대신무와 김복련류 한량무를 삼현육각의 생음악 반주로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인다. 총연출 김복련 예능보유자는 “제자백가들의 탄탄한 화성재인청의 춤 속에서 이동안, 정경파 두 분 스승님의 손짓과 고갯짓, 발디딤새, 호홉과 신명을 관객분들께서 함께 나눠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정한 만남’에 대한 다섯 작가의 시선… 한강뮤지엄 ‘만나서 반가워’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만남’이란 무엇일까. 점점 희미해지는 관계의 본질을 예술적 시각으로 조명한 전시가 마련됐다. 한강뮤지엄(남양주시 와부읍)은 관계와 교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상반기 기획전 ‘만나서 반가워’를 오는 8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김명종, 강병섭, 김정미, 임승천, 감성빈 등 다섯 명의 작가가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펼쳐보인다. 이들은 만남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 속에서 변화하는 감정, 정체성을 탐색하며 각각의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 속 관계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먼저 김정미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개별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탐구한다. ‘군중’ 시리즈에서는 익명의 무리에 섞여 개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모두가 비슷한 표정으로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 공허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화려한 머리와 액세서리를 통해 현대인의 본능과 욕망을 나타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관계, 또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개인의 모습을 사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임승천 작가는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의 모순을 조각과 텍스트를 통해 풀어냈다. 그의 작업 속 인간 군상은 경쟁과 연대, 소외와 공존 사이를 오가며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갈등과 모순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고리 Ⅰ’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는 인간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텅 비어있는 머리를 가진 두상이 겹쳐져 인간의 가장 연약한 부분인 감정을 드러냈고, 아슬아슬하게 맞물려 교차하는 붉은 실은 쉽게 끊어낼 수 없는 필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고조되는 갈등과 양가감정을 나타냈다. 특히 김명종 작가는 영화적 서사와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미스터 뱀파이어’ 시리즈는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 관찰자와 참여자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조를 구축하며 관계 속에서 자아가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파손 주의’ 스티커가 부착된 포장 과일로 표현돼 있다. 작품은 익숙하게 여겨지는 인물들의 모습과 반대로 익숙하지 못한 콜라주가 함께 나열돼 낯설면서도 안정된 느낌을 준다. 한 명이 촬영한 배경을 다양하게 콜라주하고 변형해 완성된 작품은 다양한 시점에서 마치 여러 명이 따로따로 만들어낸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자아’의 성찰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감성빈 작가는 상실과 슬픔의 감정을 기록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 작가는 감정적 교류 속에서 인간이 서로를 어떻게 위로하고 다시 연결되는지 탐구하며 치유적 요소를 조명했다. 강병섭 작가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긴장 관계를 색채와 공간의 변형을 통해 표현했다. 익숙한 장소를 낯설게 재구성하며 같은 공간에서도 각자가 경험하는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한강뮤지엄 관계자는 “전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만남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관계의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며 “전시를 통해 변화하는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고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시작,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은?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둘째주에 접어들었다. 무더위 속 건강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기다. 여름철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건강 수칙을 살펴봤다. 9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3가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명상과 호흡 운동 ▲감사 일기 쓰기 ▲충분한 수면이다. 하루 10~15분 정도의 명상이나 심호흡은 긴장을 완화하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스트레스로 높아진 심호흡과 맥박이 안정적으로 뛰게 도와주며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감사 일기 쓰기는 하루 중 긍정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것으로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와 몸 건강에 첫 번째 조건이다. 충분한 수면은 신체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햇볕이 강한 여름, 피부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지수(SPF) 30 이상의 자외선차단제를 2시간마다 발라 주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모자, 선글라스, 긴소매 옷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게 좋다.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자외선 B와 자외선 A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용기에 자외선 SPF와 자외선 A 차단 등급(PA)이 표시된 제품을 골라 노출 예상 시간, 자외선 강도, 활동 종류 등 상황에 맞게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SPF 수치가 크거나 PA 등급이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지만,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땀 배출이 많아지는 시기인만큼 하루 최소 8~10잔의 물을 마시고, 야외 활동시에는 더 많은 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수분이 풍부한 음식 섭취 수박, 오이, 오렌지 등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과 채소를 식단에 포함해 평상시 수분을 챙기도록 한다. 더운 날씨에도 적절한 운동은 건강 유지에 필수다. 다만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아침이나 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 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요가나 수영 등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택하고,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며 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식사 소량씩 자주 먹어 소화를 돕고 더위를 이겨낼 에너지를 유지하고 녹황색 채소, 견과류, 생선 등을 포함한 항염증 식단으로 몸의 염증을 줄이고 활력을 높이도록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관계자는 “6월은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한 달”이라며 “이러한 실천법들을 일상생활에 적용해 더위 속에서도 활기차고 건강하게 여름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환자 10명 중 8명 소아 ‘성홍열’ 유행…지난해 대비 2.5배 증가

10세 미만의 소아를 중심으로 감염병 ‘성홍열’이 유행하며 방역 당국이 철저한 예방·관리를 당부했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시설에서의 집단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성홍열 환자 신고 건수는 3천8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배로 증가했다. 성홍열은 A군 사슬알균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갑작스런 발열, 두통, 구토, 복통, 인후통 등으로 시작돼 12~48시간 후 전형적인 발진을 보인다. 발진은 1~2일 후면 작은 좁쌀 크기로 입 주위 및 손발바닥을 제외한 전신에 나타나지만, 병의 첫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혀가 회백색으로 덮이고 돌기가 두드러지다 2~3일 지나면 붉은색을 띠고 돌기가 붓는 딸기 모양으로 새빨갛게 변한다. 대개 겨울과 봄철 소아에게 발생하는데 매년 전체 환자 중 10세 미만 소아가 80% 이상이다. 이러한 성홍열은 8년 만의 재유행으로 지난 2017년 환자 2만 2천838명이 발생해 정점에 달한 바 있다. 성홍열은 호흡기 분비물과의 집적 접촉이나 손이나 물건을 통한 간접 접촉으로 전파되기에 예방·관리를 위해선 비누나 세정제 등을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등이 요구된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와 같은 소아 집단 시설에서는 이외 가구 표면, 장난감, 손잡이, 수도꼭지 등 아동이 빈번하게 접촉하는 환경 표면을 자주 청소·소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홍열 의심 증상이 있을 시 이른 시일 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진단 시 항생제 치료 시작 후 최소 24시간까지 유치원 등 집단 시설에 등원하지 않아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성홍열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방치할 시 중이염,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학부모와 집단 시설에서는 예방 관리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가 감염 증상을 보이는 경우 신속하게 치료받을 것”을 강조했다.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개 부문 석권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한국 뮤지컬이 한류 콘텐츠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ending)이 미국의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석권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순수 창작물이자 한국인 극작가 박천휴가 참여한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면서 ‘K뮤지컬’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상, 각본상, 음악상(작곡 및 작사), 오케스트레이션(편곡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의상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음향디자인상 등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인 최초, 한국 뮤지컬 최초 토니상 수상의 기대는 현실이 됐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날 뮤지컬 부문에서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무대 디자인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총 6개의 트로피를 품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극작가 박천휴와 미국 작곡가 윌 애런슨이 창작했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스 작곡가 콤비는 각본상과 음악상(작사, 작곡), 작품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수상으로 박천휴 작가는 한국 창작자로는 최초로 토니상을 받았다는 새 역사를 썼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아덴은 연출상을, 주연을 맡은 대런 크리스는 남우주연상을, 데인 래프리 조지 리브는 무대디자인상을 받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이다. 한국인인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뭉쳐 개발 단계부터 영어 버전 공연을 함께 준비해 했다. 2016년 국내 초연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 공연을 이어갔고,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초기 창작부터 디벨럽, 상업화, 해외 진출까지 한국 창작뮤지컬 생태계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구현한 금자탑”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창작뮤지컬은 더욱 발전하며 해외 진출의 길을 넒히고 K-콘텐츠산업의 차세대 주력군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위러브유, ‘세계 환경의 날’ 맞아 플라스틱 문제 해법 제시

글로벌 복지단체 (재)국제위러브유와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세계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더스위트호텔 제주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5R+Rethink’라는 주제로 ‘2025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앞서 4일부터 제주에서 시작된 ‘2025 세계 환경의 날’ 국제행사의 주제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맥을 같이 한다. 정계, 학계, 시민사회계 등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 ■“기후위기 막을 마지막 세대…희망의 전환점 만들자” 이승언 국제위러브유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현 세대는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막 세대이자, 희망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최초의 세대”라고 정의하며 “오늘 이 자리가 지식과 실천, 협력과 연대가 만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어머니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에서는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비 존슨이 제안한 환경실천모델 ‘5R[Refuse(거절), Reduce(감축),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Rot(자연분해)] 운동’을 기반으로 ‘Rethink(다시 생각하기)’ 개념을 추가한 ‘5R+Rethink’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4명의 전문가가 발제에 나서 플라스틱 오염의 실태와 대책을 심도 있게 조명하고 인식 전환을 통해 삶의 방식 전반을 변화시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옥현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한국위원회 부회장은 ‘플라스틱의 전 생애, 그 후’를 주제로 첫 발제를 맡았다. 김 부회장은 생산에서 폐기, 그 이후까지 이어지는 플라스틱의 생애 주기별 구체적 감축 방안을 사진자료와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명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과 목표 설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이승아 도의원은 ‘재사용·재활용의 한계와 가능성’이라는 발제를 통해 순환경제의 개념과 중요성, 국내외 성공사례들을 공유한 뒤 앞으로의 과제를 짚었다. 이어 도내 친환경 시범사업과 정책들을 소개하며 “기업과 행정, 민간의 인식 공유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정대연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장은 ‘미래세대의 환경교육과 인식변화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자연은 인간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대명제를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플라스틱 Rethink, 생활 속 작은 실천’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승언 위러브유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사용 실태와 그로 인한 부정적 외부효과를 언급하며 “시민들의 실천과 행동이 정책과 제도 도입 등 큰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포럼 이어 오염없는 지구 위한 지지서명 이어져…위러브유,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 전개 이날 참석자들은 플라스틱 오염 없는 지구를 위한 협력과 소통 의지를 표명하며 지지서명에 동참했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플라스틱 오염의 실태와 해결 방안을 다룬 패널 전시는 참가자들이 포럼 주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포럼에 참석한 스리랑카 유학생 하지타씨(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대학원 박사과정)는 “이런 활동들이 더욱 대중화되어야 한다”며 “아무리 과학적 연구가 많이 이뤄져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면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위러브유는 유엔 DGC(공보국) 협력 NGO인 위러브유는 재난, 질병, 빈곤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돕는 글로벌 복지단체다. 플라스틱 오염을 비롯한 지구환경 문제에 선제적으로 주목해 그간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전개해 왔다. 환경을 정화해 기후재난을 예방하고 환경의식을 증진하는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이 76개국에서 2천106회 전개됐고 31만7천90명이 함께했다(올해 3월 기준). 전 세계에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인류의 터전을 보호하는 ‘맘스가든(Mom’s Garden)’ 활동도 펼쳐 그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페루 등 12개국에서 나무 4만2천187그루를 심어 이산화탄소 127만㎏을 감축하는 효과를 얻었다. 위러브유가 연중 시행하는 ‘실생활 클린액션 캠페인’도 시민들의 자발적 환경보호 동참을 돕고 있다. 플라스틱 업사이클링·분리배출·내컵사용 챌린지 등 SNS를 활용한 흥미로운 활동에 각국에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위러브유는 업사이클링 웨비나, 환경 포럼과 세미나 등 의식증진행사를 열고, 44개국 437명 대학생을 환경리더로 위촉하며 미래세대의 환경활동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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