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건 재해석… 국현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는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b. 1971~)의 ‘드라마 1882’(2024)였다. 이집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라비 혁명’을 다룬 와엘 샤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8장의 오페라 형식을 빌어 이를 작품으로 재조명했다. 아크람 자타리(b. 1966~)는 레바논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자 중동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이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형식의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2013)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레바논관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국제적 명성의 뉴미디어 작가인 와엘 샤키와 아크람 자타리 2인의 대표작 2점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전시를 6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 2점은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미공개된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소개된다. 두 작가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탐구하고 그것을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역사적 주제를 다루는 현대 미술가들의 태도와 그것이 반영된 동시대 뉴미디어 미술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명인 아더랜드는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세계’를 뜻한다. 두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 실제와 허구가 혼재되며 만들어진 다층적인 공간과 이야기 세계를 말한다. 와엘 샤키는 중동 지역의 역사와 신화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가 감독이자 극본가, 작곡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드라마 1882’는 이집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라비 혁명’을 다룬다. ‘우라비 혁명’은 19세기 말 수에즈 운하 건설을 계기로 프랑스와 영국이 이집트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벌어진 이집트의 민족주의 저항운동이다. 작가는 그동안 서구 역사가들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온 우라비 혁명사가 객관적인 것인지, 제국주의 시기의 역사를 재평가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로 보이는 작품 속 다채로운 배경과 서구 열강에 의해 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종당했던 제국주의 시기 이집트인들을 연상시키는 슬로우 모션 연기가 눈여겨볼 만하다. 작품은 약 48분 길이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매시 30분에 감상할 수 있다. 아크람 자타리의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는 1982년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며 작가의 고향인 레바논의 사이다 시에 이스라엘 조종사가 학교 폭격 명령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확산된 데서 출발한다. ‘이스라엘 조종사는 왜 명령을 거부했을까?’라는 질문은 작가가 예술가로 성장하는 내내 주요한 화두였다. 2012년에는 이 소문의 내용이 포함된 책을 출간했는데, 이를 계기로 작가는 그 소문이 허구가 아닌 실제의 사건이었음을 알게 된다. 작가는 실존 인물인 조종사와 직접 만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제작했다. 제목은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제 2차 세계대전 중 가상의 독일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인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차용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몰입감을 극도로 높이는 데 특별히 신경 썼다. 각각 오페라와 영화 형식의 작품인 만큼 작품의 몰입도를 위해 과천관 1원형 전시실에 특별한 공간을 조성했다. 오페라 극장에서 사용되는 커튼을 포함해 조명, 좌석 등이 배치돼 실제 오페라나 영화를 관람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건강칼럼] 자전거 라이딩의 계절, 바른 자세로 부상을 최소화하자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전거 라이딩은 경치 좋은 코스를 따라 달리다 보면 운동과 동시에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봄철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그러나 자전거 라이딩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관절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에 속하지만 장시간 타거나 잘못된 자세로 타면 무릎에 부담이 쌓여 질환 및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2019~2023년 스포츠안전재단의 부상부위별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무릎이 2천160건으로 가장 많다. 실제로 어디에 부딪힌 적이 없고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 무릎이 아프다고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이 슬개대퇴증후군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은 무릎을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무릎 안에 있는 슬개골과 뒤에 있는 대퇴골 사이가 자극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장시간 자전거 라이딩을 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타면 이 슬개골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슬개대퇴증후군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 슬개대퇴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무릎 앞쪽 관절이 뻑뻑하고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무릎 관절을 굽혔다 펴는 동작에서 뼈가 부딪히는 느낌이 난다 ▲무릎 주변에 열감과 부기가 나타난다 ▲평지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더 심하다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프다 등이다. 치료는 대부분 보존적인 요법으로 진행되며 약물 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물리치료는 통증 완화와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하며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며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간혹 보존적인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연골 부위의 손상이 있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으나 거의 드물다. 슬개대퇴증후군은 평소 생활습관이나 자전거 탈 때 자세만 신경 써줘도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자전거 안장은 페달이 가장 아래에 있을 때 무릎이 살짝 굽혀지는 정도로 높이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뒤꿈치를 들거나 까치발을 한 채 발가락으로 페달을 밟으면 중심이 흔들리고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페달을 밟을 때는 발바닥 전체, 특히 발의 앞 부분이 페달 중심에 오도록 해야 한다. 또 페달을 굴릴 때 양쪽 무릎의 방향이 바깥쪽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자신의 체력에 맞는 주행 거리와 라이딩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무릎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여름철 자외선 노출되면 위험해지는 ‘흑색종’…점과 구별해 빠른 치료 중요

여름철 자외선이 강해지며 ‘피부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을 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제대로 바르지 않으면 불규칙한 흑색의 반점이 퍼지는 ‘흑색종’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7일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약 33만2천건의 흑색종 사례 중 80%(26만7천여건)가 자외선 노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와 눈의 색을 나타내는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동양인은 발바닥·손바닥·손톱 밑 등 신체의 말단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드물지만 안면부·콧속·항문·직장·식도·외음부 등 점막에서도 발생한다. 이에 성인이 된 뒤 신체의 말단부에 검은 점이 생겨 크기가 커지면 병원에 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전이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장 위험하며, 육안으로 봤을 때 점인지 암인지 구별이 쉽지 않아 초기 진단이 어렵다. 그럼에도 악성 흑색종을 조기에 발견해 잘 절개한다면 5년 생존율이 99%에 이른다. 그러나 악성 흑색종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60%, 장기로 전이되면 25%까지 생존율이 떨어지므로 정확히 진단하고 종양 세포의 침습 정도를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점과 흑색종을 구별하는 방법에는 ‘ABCDE 관찰법’이 있다. 먼저 A는 비대칭성(Asymmetry)이다. 점은 대부분 좌우 대칭적인 형태이지만 흑색종은 비대칭적인 모양을 보인다. B는 불분명한 경계선(Border line)을 의미한다. 점의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고 톱니 모양 등을 보이면 흑색종일 가능성이 있다. C는 다양한 색상(Color)을 뜻한다. 점은 한 가지 색으로만 이뤄지지만, 검은색과 갈색 등 여러 가지 색인 경우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다. D는 큰 지름(Diameter)이며, 점의 경우 지름 6mm 이상일 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E는 변화(Evolution)다. 점의 크기, 모양, 색이 달라지거나 통증이 생긴다면 악성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종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시간을 보내고,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 긴 옷으로 피부를 가려야 한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귀까지 꼼꼼히 바르는 것이 좋다. 방숙현 DR피부과의원 원장은 “악성 흑색종의 전조증상이 보인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피부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햇볕 노출을 더욱 조심하고, 인공 태닝을 피하고 피부를 자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쓸모 없어 소중한 것들... 독립서점 '무용(無用)'이 건네는 위로

장자는 무용하지만 가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독립서점 ‘무용(無用)’의 주인 서한솔씨도 삶이 지겨워질 때면 언제나 쓸데없는 것들을 가까이하곤 했다. 여행을 가고, 시를 쓰고, 노래를 듣거나 가만히 앉아 나무를 바라봤다. 늘 그렇듯 무용한 것들은 언제나 서씨를 위로했다. 쓸모 없어 소중한 것들 서한솔씨가 이곳 가평에 서점을 열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쓸데없이 요즘 누가 책을 본다고 서점을 하느냐” 등 돈벌이가 중요한 세상에서 책과 서점은 그다지 필요 없는 존재가 된 것처럼 말했다. 서씨는 ‘무용’의 공간이 쓸모없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담아 서점 이름을 지었다. “삶이 두려울 때 용기를 줬던 무용한 것들, 살아낸 끈기 등을 떠올리며 서점 이름을 지었지만 막상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온갖 먼지를 뒤집어쓰며 셀프인테리어를 할 땐 ‘이걸 쓸데없이 왜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웃음). 물질적인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세상에서 무용함은 소중함을 더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공간에 마음을 담아 공을 들인 것처럼 말이죠.” 서씨는 서른살이 되던 해에 ‘시’를 쓰려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다. 한겨울에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기차에서 쓴 글을 모아 첫 독립출판물을 만들었다. 그 뒤로도 3년 정도 글을 쓰고 정식으로 독립시집을 출간하며 자연스럽게 편집, 인쇄, 출판 등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익혔다. “책 한 장, 글자 하나 손이 가지 않은 게 없는 꼬질꼬질한 경험이었습니다. 독립출판물의 유통과 판매를 진행하다 보니 이 부분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깨달음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내 책을 맡기고 거래하는 과정이 창작물을 생산하는 것과는 또다른 감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책까지 한번 팔아 봐? 독립의 끝을 한번 찍어 보겠다’는 알량한 생각으로 서점 문을 열었습니다.” 지극히 사사로운 만족이 있는 곳 앞서 말한 대로 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서점이지만 서씨는 “자본의 보상이 불분명할수록 목적은 더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만족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씨는 스스로 지친 일상에서 무용에 가만히 앉아있을 때 느끼는 고요함과 적막함을 즐긴다. 또, 사적 취향을 한껏 반영해 꽂아둔 책을 손님이 꺼내 들었을 때의 희열 등 서점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재미, 그리고 이런 곳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작은 사명감도 서점을 지탱하는 데 역할을 한다. “사적인 취향을 담아 시집을 가장 많이 갖다 놓는 편입니다. 슬프거나 이상하고 웃긴 이야기도 좋아하고요. 따뜻한 그림책도 좋아합니다. 때때로 제목을 보고 고르거나 손님들에게 전해 들은 책을 들이기도 합니다.” 무용서점에서는 소모임이나 공연도 종종 진행된다. ‘무용(無用)에서 하는 무용(Dance) 수업’도 진행됐고, 서태지팬덤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책을 팔고 싶은 참여자를 모집, 서점의 책장을 제공해 여러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유 책장을 꾸릴 계획도 갖고 있다. “책장은 하나의 여행지라고 생각하고 만나 주셨으면 합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갈까 말까, 할까 말까 하는 기분으로 발자국을 내디뎌 주세요. 책장은 무해한 우연만이 가득한 여행지니까 마음껏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instagram @mooyong3_41

조선 명필의 정체성 되살린 '문화 랜드마크', 가평한석봉도서관

조선시대 서예가인 한호(호 석봉)는 서예 솜씨 하나만으로 벼슬에 올랐다고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가평군은 가평군수였던 ‘한석봉’을 브랜드화해 공공시설 곳곳에 ‘한석봉’의 이름을 쓰고 가평군 서체로 ‘가평한석봉’을 지정해 사용 중이다. 한석봉 이야기를 배경으로 재탄생 한호는 김정희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서예가로 손꼽힌다. 호인 석봉으로 더 친숙한 그는 조선 중기 가평군수였다. 비록 서예 솜씨에 비해 군수로서의 행정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그의 서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985년 개관했던 가평중앙도서관을 신축하고 2018년 재개관하며 붙여진 이름 ‘가평한석봉도서관’은 조선 명필 ‘한석봉’의 이름이 갖는 이야기를 도서관에 담고 가평의 자연과 지식의 조화로움을 담고자 새롭게 태어났다. 부지면적 7천485㎡, 연면적 3천602㎡, 지하 1층, 지하 3층으로 건립된 한석봉도서관은 1층엔 한카페, 열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로 구성돼 있다. 2층은 문헌정보실, 디지털자료실, 정기간행물 코너가 이으며 3층은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교실과 사무실, 누리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가평군도서관은 한석봉도서관을 개관하면서 가평군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통합브랜드를 개발했다. 한석봉의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손글씨를 써내려 가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한글 자음 ‘ㅎ’을 이용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했는데 다양한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인정받아 한국산업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2017년 핀업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로 선정됐다. 가평군도서관 통합브랜드(BI)는 도서관 전체적인 디자인 외에도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 등에 적극 활용됐다. 홍보용품, 행사 배너 등에도 활용돼 가평군도서관의 차별화와 통일성을 이뤘고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서관 이미지를 구축했다. 자연 친화적인 인문학특화 도서관 한석봉도서관은 인문학 특화도서관으로 이용자들에게 인문학 북 콘서트, 작가초청 강연회, 독서모임 활성화 지원,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토론형 독서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문학 도서를 소개하는 북큐레이션 공간 또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잠재된 인문학적 소양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역사와 문학이 만나는 곳, 가평 인문학 산책’을 주제로 총 10회 운영된다. 수강생들은 가평의 문학과 역사를 통해 가평의 정체성, 가평의 전적지 탐방 등을 경험하고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읽는 공간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문화와 교육 복합공간’이라는 인식을 갖는다. 특히 가평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설계된 건물과 야외 공간(담소마당)은 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한석봉도서관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한석봉도서관은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해 다양한 명사를 초청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의 위치적 특징을 고려해 여행, 자연, 문화 등 인문학 기반의 다양한 주제의 작가 손미나, 김영하, 유홍준 교수 등 굵직한 연사들을 초청한 바 있다. 인문학특화 도서관의 특성을 반영해 지난 3월 ‘시작해 봄’을 시작으로 4월 ‘다정한 숲’을 주제로 도서 추천 및 전시를 진행했다. 8월에는 ‘여행의 바다’를 주제로 여행서적을, 9월에는 가을의 시 등 계절적 변화에 걸맞은 주제를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민의 독서량 증진을 최우선으로 두고 ‘올해의 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일반 부문에서 선정한 ‘반려의 말들’(김소연 외 4인) 등 선정 도서의 작가 초청 강연과 도서관 주간 및 독서의 달 행사 등 연중 다양한 도서관 독서문화 행사와 연계할 계획이다. ‘책’이 포함된 가평 관광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 내 조성된 음악역1939 공원 등 야외 공간에 공유서가와 북카페를 운영해 도서관이 아닌 장소에서도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공간적 경계를 허물기 위해 지역 카페에 서가와 기증도서를 비치하는 ‘카페애(愛)서(書)’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평읍, 설악면, 청평면, 조종면 내 카페 여섯 곳에 서가 운영을 지원해 보다 풍부한 도서 자료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전반에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석봉도서관을 비롯한 가평군 내 4개 공공도서관의 일반열람실 개관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다. 신정, 설·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휴관일이 없는 도서관은 도내에서 가평군 공공도서관이 유일하며 문헌정보실 등도 오후 10시까지 운영해 이용의 편의를 높였다. 가평군 공공도서관은 주거지이자 관광지인 가평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관광 코스에 도서관을 넣을 수 있도록 가평군 4개소 도서관, 공유서가, 스마트도서관, 카페애서, 작은도서관 등과 연계해 ‘가평군 도서관 스탬프 투어’ 행사를 운영해 도서관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 가평한석봉도서관 이용 시간 일반열람실: 오전 7시~밤 12시 어린이자료실·키즈잼·디지털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문헌정보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신정, 설·추석연휴

갱년기 여성 괴롭히는 효모증후군, 장마철 더욱 도드라진다

효모증후군이 무더위 속 장마철 갱년기 여성에게 증상이 도드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6일 대한갱년기학회에 따르면 김기덕 학회 총무이사(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는 지난 1일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갱년기 여성을 괴롭히는 효모증후군’을 강의하며 주의사항 등을 알렸다. 효모증후군은은 장내에 살고 있는 효모군에 의해 발생한다. ▲복부 팽만감 ▲어지럼증 ▲피로감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장내 효모균이 과도하게 증식한 경우, 알코올이 생성돼 숙취와 같은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술을 만들 때 효모를 사용하고, 빵을 만들 때 이스트를 넣으면 빵 속에 당분이 이산화탄소로 바뀌면서 빵이 부풀어 오르는 원리와 비슷하다. 김 총무이사는 “이 외에도 당분이 분해되면서 장내 가스가 발생해 소화불량 또는 복통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특히 습도와 기압에 민감한 효모균은 장마철이 되면 대사가 증가해 독소가 많아져 증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내 효모균을 줄이기 위한 성분으로는 베르베린(Berberine)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베린은 매자나무, 황련, 골든씰 등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장내 유해균 제거, 항산화, 체지방 분해 및 혈당 조절 등에 효과가 있다. 다만 자궁 수축 유도의 가능성이 있어 임산부는 섭취하지 않아야 하며 약물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 총무이사는 “밀가루의 글루텐이나 우유의 카제인 등은 소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하거나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당분 섭취를 줄이고, 양질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등의 식습관 개선도 효모균 증식 억제에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사)경기민예총 “새 정부, 국민 일상 영위하는 세상 꾸리길… 문화예술 공약 이행 당부”

경기지역 예술인으로 구성된 (사)경기민예총(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예술기본법 제정 등 법·제도의 정비와 문화예술 융성을 위한 공약 이행을 당부했다. (사)경기민예총은 4일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이 모인 ‘사필귀정’”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온 국민이 내란성 불안장애에 시달려 왔던 지난 6개월의 과정이 사필귀정으로 마무리됐다”며 “국민들이 선택한 정권교체의 결과에 대해 경기도의 예술인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지난 6개월간 광장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외쳤고, 경기민예총의 예술인들도 춤과 노래로, 글과 그림으로, 풍물을 울리며 함께했다”며 “광장에서 외친 ‘진짜 민주주의’는 헌법을 함부로 유린하면 안 된다는 것에서 시작해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경기민예총은 새 정부에 사회 대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해결하고, 문화예술에 관한 지난 약속이 이행되는 것을 역설했다. 이들은 “내란 세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한 내란 종식과 함께 ‘사회 대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세워 완성해 가야 한다”며 “그것이 온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의 세상은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평화롭고 아름답게 자신의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며 이를 위한 문화와 예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기본법’ 제정 등 법·제도의 정비와 문화예술계 내 내란 청산, 전체 예산 대비 문화예술 분야 예산 3% 증액 등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의 뜻을 잘 헤아려 꼭 성공하는 정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 [신간소개]

AI 기술도입 시대가 도래했다. 과연 교육현장에서 법과 제도는 준비돼 있는가? 사회전반에 AI가 깊숙히 침투하면서 종전 모든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가장 근간이 되는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교육현장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 AI기술의 접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법적 윤리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인공지능 교육과 법’이 출간됐다. 이 책은 AI로 인한 교육의 변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그리고 공정한 교육평가, 이에 따른 교사의 역할변화 등 교육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주요 법적 제도적 이슈 등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또 교육관련 법령이 AI시대의 흐름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반영하고 점검할 뿐더러 AI교육의 정의와 범위, 거버넌스, 품질관리 그리고 교사연수와 재정확보 등 핵심사항들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AI기술을 적용하며 교사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 하고 학생 개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 시대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경계 설정, AI 평가의 공정성 문제, 교사의 전문성 변화 등 새로운 법적·윤리적 논의도 불가피하다. 저자는 “AI기술이 교육 현장에 가져올 변화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주목할 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정책적·재정적 쟁점이다. 이 책은 구독료 체계, 기존 디지털교과서와의 차이,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경험과 보완점 등 실질적인 현장 문제를 면밀히 짚었다. 또 AI기술이 학교교육 현장의 특성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해결책으로 저자는 (가칭)‘인공지능 교육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교육의 공공성과 기회균등을 지키면서도 에듀테크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 교육 정책 담당자, 법조인은 물론, 교육과 기술의 접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 이영호 변호사(법무법인 LKB소속)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정보학(데이터사이언스) 석사를 취득하고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법적 시각을 모두 반영해, AI 시대 교육의 미래를 제안하고 싶었다”며 “교육의 혁신과 공정성, 그리고 학생의 권익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법적 기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 준비되지 않은 현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外

인간은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 수많은 학자가 연구한 공통의 결론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노동의 행위를 이어가는 여러 사례를 분석하며 학자들은 ‘일’이란 인간에게 생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과 자기 효능감, 행복함과 성취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 노동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들여다보면 자신과 주변에 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각종 지표는 한국인이 세계인의 평균에 비해 많이 일하고, 사망 등 치명적인 산업재해에 자주 노출된다고 말한다. 미숙련의 청년·비정규직·하청업·소규모 노동 현장 등에서 반복되는 사고는 때로 뉴스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빈번하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은 편리함으로 무장한 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어둠에 주목한다. 저자인 이승윤 교수는 불안정노동과 사회보장 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연구자로, 책에는 그가 목격한 현실을 각종 데이터와 실제 사례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저자는 디지털 전환 시대 등장한 ‘불안정노동’에 주목한다. ‘불안정노동’이란 청소 노동자, 콜센터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새벽 배달 노동자 등 우리가 채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하루에 존재하며 갈수록 그 대상은 확대된다. 저자는 이들이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티슈’와 같은 일회용 노동력이 된 현실을 지적한다. 1부에서 그는 ‘불안정 노동자’를 전통의 노동자와 비교하며 ‘시간’과 ‘소득’에서의 ‘이중 빈곤’ 문제를 겪는다고 말한다. 근로 시간은 늘어나지만, 소득은 그만큼 발생하지 않으며 시간과 소득 어디에서도 자율성을 갖지 못한다. 2부에서는 과로사 등 산재 문제를, 3부에선 청년 세대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청년 노동 문제를 짚는다. 4부와 마지막 ‘연구 노트’ 파트에서 그는 학문적 성찰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동아시아 사회정책 국제학술대회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자신의 ‘액화(melting) 노동’ 개념을 소개한다. 노동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일의 방식, 작업장 범위, 정해진 노동시간, 고용주와 노동자의 명확한 관계에서 벗어나며 ‘액화’하는데 제도는 여전히 경직돼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며 그 간극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골프장에서 ‘골퍼’의 존재는 필수다. 게임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코스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 말동무가 되어 주는 동반자 겸 전문가다. 이들은 대개 골프장 업체와 개인 사업자처럼 계약을 맺지만, 한 업체에서 이들에게 잔디밭부터 휴지통 정리, 꽁초 줍기 등 잡다한 일을 시키며 직원처럼 이용했다. 벌칙 당번 캐디는 그날 수입도 ‘제로’였다. 여기에 성희롱까지 더해진 각종 갑질에 시달리던 한 캐디는 온라인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가 해고에 해당하는 강제 퇴실을 당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유족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며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 이르렀다. 그보다 더 전엔 서울 강남구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5층에 사는 한 입주민 할머니는 마치 동물을 대하듯 경비원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거나 아파트 내 청소 및 화단 정리를 하지 않았다며 업무 지시도 내렸다. 우울증에 걸린 경비원에게 욕설도 했다. 경비원은 5층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서 분신자살했다. 윤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맡으며 동료 경비원 및 유족과 함께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은 15년이 넘는 세월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윤지영이 그가 맡은 사건 가운데 노동의 현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11개의 사례를 담아냈다. 휴대전화 판매노동자의 족쇄 계약, 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현장실습생의 노동 착취, 이주노동자 노예제도 사건 등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동자와 그들을 돕는 변호사의 투쟁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