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필의 정체성 되살린 '문화 랜드마크', 가평한석봉도서관

공간의재발견_가평한석봉도서관

조선시대 서예가인 한호(호 석봉)는 서예 솜씨 하나만으로 벼슬에 올랐다고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가평군은 가평군수였던 ‘한석봉’을 브랜드화해 공공시설 곳곳에 ‘한석봉’의 이름을 쓰고 가평군 서체로 ‘가평한석봉’을 지정해 사용 중이다.

 

가평한석봉도서관 전경. 도서관제공
가평한석봉도서관 전경. 도서관제공

 

한석봉 이야기를 배경으로 재탄생

한호는 김정희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서예가로 손꼽힌다. 호인 석봉으로 더 친숙한 그는 조선 중기 가평군수였다. 비록 서예 솜씨에 비해 군수로서의 행정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그의 서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985년 개관했던 가평중앙도서관을 신축하고 2018년 재개관하며 붙여진 이름 ‘가평한석봉도서관’은 조선 명필 ‘한석봉’의 이름이 갖는 이야기를 도서관에 담고 가평의 자연과 지식의 조화로움을 담고자 새롭게 태어났다.

 

부지면적 7천485㎡, 연면적 3천602㎡, 지하 1층, 지하 3층으로 건립된 한석봉도서관은 1층엔 한카페, 열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로 구성돼 있다. 2층은 문헌정보실, 디지털자료실, 정기간행물 코너가 이으며 3층은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교실과 사무실, 누리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가평군도서관은 한석봉도서관을 개관하면서 가평군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통합브랜드를 개발했다. 한석봉의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손글씨를 써내려 가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한글 자음 ‘ㅎ’을 이용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했는데 다양한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인정받아 한국산업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2017년 핀업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로 선정됐다.

 

가평군도서관 통합브랜드(BI)는 도서관 전체적인 디자인 외에도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 등에 적극 활용됐다. 홍보용품, 행사 배너 등에도 활용돼 가평군도서관의 차별화와 통일성을 이뤘고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서관 이미지를 구축했다.

 

2층 문헌정보실. 도서관제공
2층 문헌정보실. 도서관제공

 

자연 친화적인 인문학특화 도서관

한석봉도서관은 인문학 특화도서관으로 이용자들에게 인문학 북 콘서트, 작가초청 강연회, 독서모임 활성화 지원,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토론형 독서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문학 도서를 소개하는 북큐레이션 공간 또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잠재된 인문학적 소양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역사와 문학이 만나는 곳, 가평 인문학 산책’을 주제로 총 10회 운영된다.

 

수강생들은 가평의 문학과 역사를 통해 가평의 정체성, 가평의 전적지 탐방 등을 경험하고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읽는 공간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문화와 교육 복합공간’이라는 인식을 갖는다.

 

특히 가평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설계된 건물과 야외 공간(담소마당)은 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한석봉도서관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한석봉도서관은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해 다양한 명사를 초청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의 위치적 특징을 고려해 여행, 자연, 문화 등 인문학 기반의 다양한 주제의 작가 손미나, 김영하, 유홍준 교수 등 굵직한 연사들을 초청한 바 있다.

 

인문학특화 도서관의 특성을 반영해 지난 3월 ‘시작해 봄’을 시작으로 4월 ‘다정한 숲’을 주제로 도서 추천 및 전시를 진행했다. 8월에는 ‘여행의 바다’를 주제로 여행서적을, 9월에는 가을의 시 등 계절적 변화에 걸맞은 주제를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민의 독서량 증진을 최우선으로 두고 ‘올해의 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일반 부문에서 선정한 ‘반려의 말들’(김소연 외 4인) 등 선정 도서의 작가 초청 강연과 도서관 주간 및 독서의 달 행사 등 연중 다양한 도서관 독서문화 행사와 연계할 계획이다.

 

음악역1939 공원 야외 공간에서 운영중인 공유서가. 도서관제공
음악역1939 공원 야외 공간에서 운영중인 공유서가. 도서관제공

 

‘책’이 포함된 가평 관광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 내 조성된 음악역1939 공원 등 야외 공간에 공유서가와 북카페를 운영해 도서관이 아닌 장소에서도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공간적 경계를 허물기 위해 지역 카페에 서가와 기증도서를 비치하는 ‘카페애(愛)서(書)’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평읍, 설악면, 청평면, 조종면 내 카페 여섯 곳에 서가 운영을 지원해 보다 풍부한 도서 자료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전반에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석봉도서관을 비롯한 가평군 내 4개 공공도서관의 일반열람실 개관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다. 신정, 설·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휴관일이 없는 도서관은 도내에서 가평군 공공도서관이 유일하며 문헌정보실 등도 오후 10시까지 운영해 이용의 편의를 높였다.

 

가평군 공공도서관은 주거지이자 관광지인 가평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관광 코스에 도서관을 넣을 수 있도록 가평군 4개소 도서관, 공유서가, 스마트도서관, 카페애서, 작은도서관 등과 연계해 ‘가평군 도서관 스탬프 투어’ 행사를 운영해 도서관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

 

가평한석봉도서관 이용 시간

일반열람실: 오전 7시~밤 12시

어린이자료실·키즈잼·디지털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문헌정보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신정, 설·추석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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