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 다음 달 2025수원뮤직페스티벌 개최

수원 지역의 음악인들이 한데 모여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소통과 화합’의 예술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는 다음 달 10일 오후 7시30분에 수원 SK아트리움 대극장 무대에서 ‘2025수원뮤직페스티벌(제17회 수원향토음악제)’을 개최한다. 지난 1998년 제1회 수원향토음악제로 시작한 ‘수원뮤직페스티벌’은 수원출신 전문 음악인들이 수원의 정체성과 위상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다. ‘수원 음악인들의 등용문- 수원시를 빛낸 자랑스러운 연주인’ 등 무대를 통해 지역의 상징적인 음악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에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소통과 화합’이라는 주제로 개최돼 더욱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총연출은 김명신 수원시음악협회장이, 음악감독은 남지은, 홍명표 등이 맡았다. 무대에는 형제 기타듀오 에르마노(김승주,김승원), 정나리(소프라노), 백승화(테너), 송필화(베이스), 벨레콰르텟(김서진, 정지훈, 장석호, 이다빈), 수원시니어합창단(지휘 오현규) 등이 올라 풍성한 음악을 선사한다. 음악회의 시작은 형제 클래식 기타듀오 에르마노의 '호아킨 로드리고-토나디야'(Joaquín Rodrigo-Tonadilla)가 포문을 연다. 이어 성악앙상블의 스페셜 메들리, 수원시니어합창단의 들장미, 당신과 함께, 피아노5중주의 숭어, 피아노5중주와 성악가들이 함께 꾸미는 레미제라블 등 관객에게 친숙한 클래식 음악들을 다양한 장르로 편곡해 감동과 기쁨의 무대를 선사한다. 김명신 회장은 “올해엔 수원음협이 61주년을 맞이하고, 광복 80주년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더해졌다”며 “수원을 음악이 흐르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가꾸고 수원특례시 법정문화도시의 위상을 위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원뮤직페스티벌을 통해 시민에게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으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 중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 학술심포지엄 개최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원장 이지훈)은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 중 하나로 다음 달 13일 오후 1시 경기문화재단 인계동 사옥 아트홀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를 주제로, 오랜 시간 의병사를 연구해온 학자들의 발제와 시민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방향과 기념 방식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헌주한밭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심포지엄은 김상기 충남대학교 교수가 ‘한말 의병운동 연구와 기념사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 한다. 이어 심철기(연세대), 최재성(성균관대), 오수창(서울대), 전진성(부산교육대) 교수가 각각 ▲경기지역 의병운동 연구성과와 ‘무명’의병 ▲의병전쟁 인식의 두 갈래 전승 ▲조선후기 이후 역사 전개와 ‘무명’의 실천 ▲애국주의에서 인권으로: ‘무명’용사 기념의 의의에 관하여를 발표한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이상찬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주제별 연구자 상호토론과 함께 일반청중이 참여해 경기도 의병의 개념, 무명의 범위, 기억방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계획이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해 1월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한말 국권침탈에 맞서 싸우다가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순국한 무명의병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선열들의 숭고한 업적을 계승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무명의병’을 기념하는 사업의 필요성을 찾기 위해서는 역사학적 관점에서의 기본 개념 정립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처음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심포지엄은 역사학자, 역사 애호가, 기념사업 예비 실무자 등 경기도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한 제24회 의정부음악극축제 성황리 폐막

의정부 대표공연 예술축제인 제24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는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번 축제는 지난 18일 밀레니엄오케스트라의 ‘디즈니&지브리 콘서트’를 시작으로 24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졌고, 수퍼밴드 출신 보이밴드 ‘루시’의 폐막콘서트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다양한 작품들을 기반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관객 모두 축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감동이 있는 축제를 목표로 구성했다. 대극장에서는 애니매이션의 고전명작부터 최신 인기작까지 애니매이션 OST를 풀편성 오케스트라로 감상하는 ‘디즈니&지브리 콘서트’와 캐나다 퀘벡을 대표하는 차세대 서커스단인 플립 페브릭의 감성서커스 ‘블리자드’, ‘해군군악대의 특별공연’ 등 시민들의 많은 관심으로 모든 공연이 매진으로 이어졌다. 소극장에서는 ‘빛나는 봄의 향연’, ‘재미있는 음악회’, ‘봄이오면’, ‘사슴코딱코의 재판’이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소극장 로비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의정부시립예술단, 의정부예총 산하 음악협회, 국악협회 공연, 경희대, 경민대, 신한대 공연예술관련학과 학생들 공연, 마중물 프로젝트와 도시가 극장 자연이 무대 공모사업에서 선정된 다양한 공연작품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매년 5월 진행되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예술에 일상을 더한 문화시장 ‘아르츠 마켓’과 부대찌개 먹거리 코너 등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창작자와 예술가를 연계하여 모두 함께 교류하는 문화시장인 아르츠 마켓은 총40개 부스로 운영되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아트 상품 판매도 함께 이루어져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어졌다. 박희성 의정부문화재단 대표는 “올해 축제 진행에 있어 여러 가지 난제가 있었는데 공연마다 매진을 이루며 많은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더 알차고 풍성한 축제가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옹기의 매력, 세계에 알릴 것”…‘옹기장’ 전수자 김희건씨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⑥]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⑥ ‘옹기장’ 전수자 김희건씨 3.3㎡(1평) 남짓한 물레간에 자리를 잡는다. 옹기와 그 앞에 자리 잡은 이, 단 둘뿐이다. 호숫가의 우아한 백조처럼 정적이고 고요한 공간 아래로는 두 발이 분주하고 바쁘게 움직인다. ‘통통통…’. 팔 길이의 동그란 가래떡 같은 점토를 또아리 삼아 쌓아 올리고, 바느질 하듯 점토를 한 땀 한 땀 엮어내며 쌓아 올리다 보면 어느새 여러 겹의 흙덩이는 하나의 옹기로 이어져 있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건조 과정을 거친 옹기를 가마로 옮겨 포개어 쌓는다. 불을 땐 그곳에 은은하고 서서히 온기를 높이며 6일을 보내고, 마지막 7일 차에 1천200도의 뜨거움으로 옹기를 완성한다. ‘옹기’. 투박하면서도 묵직하고, 건조한 이 옹기에는 온 가족의 식탁을 채우는 각종 장과 반찬, 집안의 소중한 물건들을 품어낸 따스함이 담겨있다. 2002년생 김희건씨는 경기도 무형유산 옹기장 전수 장학생이다. 2023년 전수 교육을 받기 시작해 지난해 전수 장학생이 된 그는 8대에 걸쳐 옹기의 길을 얼어 온 장인 집안의 막내로 그의 할아버지는 김일만 국가 무형유산 옹기장 보유자이고, 아버지는 김용호 경기도 무형유산 옹기장 보유자다. 어린 시절부터 전통의 길을 걸어온 그는 현재 현대미술 전공자이자, 유튜버이자,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2만 1천명을 보유한 MZ세대 청년 장인이다. ■ 경기도의 중요한 민속자료가 된 가마, 그 곳에서 놀며 자라나… 옹기의 핵심은 옹기가 파손되지 않도록 잘 구워 완성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가마’란 존재는 옹기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희건씨의 집안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공간이자, 현재 경기도 민속자료 제11호인 여주 이포리 옹기가마는 어린 시절 그의 놀이터이자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집안 어르신들이 옹기를 만들어 가마터로 옮겨오면 희건씨를 비롯한 어린 자녀들은 입구에서부터 25m 길이의 가마 안으로 항아리를 옮겼다. 옹기를 굽는 과정이 끝나면 치킨 한 마리 얻어먹는 뿌듯한 일터이기도, 어느 9살 땐 새벽 2시까지 불을 지켜보다 그곳에서 잠이 들기도 한 공간이었다. MZ 장인인 희건씨는 그의 집안에 젊은 시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정해진 길처럼 ‘틀’이 있는 옹기의 길을 집안 어르신들과 걸어온 그는 현재 대학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있다. 평일이면 의왕의 계원예대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고, 주말에는 가족이 있는 여주로 내려와 전수 교육을 받고 있다. 명확한 ‘틀’이 정해져 있는 옹기와 자유로움의 상징과도 같은 순수예술 사이에서 희건씨는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 팔로워 2만명·숏폼 활용 젊은 장인… 한국 전통 교육으로 해외에서 큰 관심 일으켜 “전통에 매몰되지 않고, 시대에 맞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볼 생각입니다.” 희건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적극 활용해 옹기의 매력을 젊은 세대는 물론 해외에까지 전파하고 있다. 최근 종료한 여주 도자기 축제,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한국 전통 옹기 제작 워크숍’ 등에서 아버지의 작업 과정을 찍어 올린 숏폼 영상은 조회수 220만을 기록했다. 또 해외의 많은 이들이 그의 집안으로 옹기 제작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서며 인기 강사로 거듭나기도 했다. 그가 이 같은 길을 걷는 이유는 사라져가는 전통, 집안의 소중한 과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2000년대 초반엔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들이 줄지어 구매를 기다릴 정도로 한 때 옹기는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김치냉장고, 값싼 플라스틱 용기 등이 인기를 끌수록 옹기에 대한 수요는 줄었다. 이에 희건씨는 전통이 나아갈 길을 젊은 감각으로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삶을 대하는 태도 알려준 인생의 장인 할아버지…“전통 새롭게 일으킬 것” “할아버지는 제게 삶을 대하는 자세를 가르쳐주셨습니다.” 23살. 어린 나이지만 그의 책임감은 여느 장인 못지 않다. 어깨너머 배웠던 옹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높은 벽에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전동물레 대신 수동으로 발을 움직이는 물레, 옹기가 커질수록 더해지는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남몰래 울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를 묵묵히 응원했다. 일평생 ‘옹기’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길을 따라 희건씨 역시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려고 한다. 2027년엔 전통 옹기 기법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그해 아버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옹기 워크숍을 할 계획이며 이듬해엔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와 옹기를 배우는 마스터 클래스를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만든 상태다. “전통과 현대, 그 사이에서 저 만의 길을 찾아갈 겁니다. 전통 공예와 순수미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작가로 전통성과 현대성, 예술성을 모두 갖춘 우리의 훌륭한 옹기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옹기란? ‘옹기’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단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옹기는 선사시대부터 우리 곁을 지켜온 존재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도기’와 ‘자기’를 합친 개념이 ‘도자기’다. 옹기는 이 중 도기에 속하는데, 직접 흙을 채취해 가공한 후 원하는 형태로 성형해 시유·건조하고, 가마에 쌓아서 불에 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옹기는 ‘숨을 쉰다’. 옹기토의 미세한 모래 알갱이가 옹기의 안과 밖으로 공기를 통하게 해 간장, 김치, 젓갈과 같은 발효 음식의 저장 그릇으로 많이 사용되고, 옹기를 가마 안에 넣고 굽는 과정과 잿물유약 등으로 보관품을 잘 썩지 않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 성형 기법은 지역에 따른 차이가 있는데, 경기도를 비롯한 중부지방에선 흙을 가래떡 형태로 둥글게 만드는 흙가래(질가래)를 쓰며, 흙을 층층히 쌓은 기술인 ‘타림’의 측면에선 마치 바느질을 박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여 ‘배기타림’ 기술을 활용한다. ●관련기사 : 광대 왔소, 줄을 서시오…줄타기 이수자 ‘한산하’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02580306 “열 네살에 매료된 양주별산대놀이, 이젠 운명”…이수자 ‘윤동준’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25580062 “세밀함의 예술, 완성에 끝이 없어”…불화장 전수자 ‘정수현’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③] https://kyeonggi.com/article/20250217580401 “마을의 뿌리, 우리가 지키는 것”…화성팔탄민요 전수자 ‘이정민’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④] https://kyeonggi.com/article/20250330580077 3대에 걸쳐 전하는 입사의 매력…‘빛이 된 금과 은의 향연’ 입사 전수자 ‘박승준’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⑤] https://kyeonggi.com/article/20250417580239

일상 속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명상법'…‘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 [신간소개]

현대인의 일상은 바쁘고 복잡하다. 생각은 쉴 틈 없이 흘러가고, 마음은 늘 어딘가에 가 있다. 이런 시대 속에서 ‘명상이 뭐길래?’라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펼친 이들은 아마도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김성수 작가의 신간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이 책은 요가복이나 명상센터, 스승이 없어도 누구나 ‘지금 이 자리’에서 명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명상을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로 정의한다. 실제로 그는 “명상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혼자서 바쁘게 사는 법이라고 대답할 것”이라 말한다. 격식 없이,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드는 명상.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은 독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12가지 명상 제안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은 ▲행복은 의식 있는 죽음이다: 죽음을 자각하는 순간, 삶은 더 생생해진다. 명상은 그 의식을 깨우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모든 순간 두 개의 현실을 산다: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 명상은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다 ▲내가 나를 보면 명상, 내가 너를 보면 망상: 자기 성찰 없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히려 왜곡을 낳는다 ▲거울만 자주 봐도 왕초보는 벗어난다: 거울을 보는 일조차 하나의 명상적 습관이 될 수 있다 ▲시작해 보자, 명상: 어렵지 않다. 지금 이 순간 호흡부터 알아차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 짧은 호흡 명상이 삶의 균형을 되찾게 한다 ▲명상은 변화를 즐기는 일이다: 변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다. 명상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힘을 기른다 등으로 이뤄졌다. 책 전체를 흐르는 작가의 어조는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김성수 작가는 명상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는 제목이 아니라 그가 실천하고 있는 명상법이자 철학이다.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지 않아도, 복잡한 승객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현재에 머물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디서’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순간을 기대한다. 명상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하고 싶다는 것이다. 책은 그 만남의 문을 여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스스로를 향한 초대장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미술창고’ 소장품 기획전 ‘오픈 스토리지 2025’ 개최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 ‘경기미술창고’를 통해 수집한 현대미술 작품 60여점을 펼쳐보인다.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동에서 기획전 ‘오픈 스토리지 2025’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 청년 신진작가들의 작품 23점과 대중미술 장르 작품 19점을 비롯해 회화, 사진,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총 64점을 선보인다. ‘오픈 스토리지’는 공공 소장품의 가치와 의미를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 장소인 ‘공작1967동’은 문서고로 사용되던 공간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쓰임을 다한 기존의 문서 선반을 재구성해 미술작품 보관 랙으로 다시 사용했다. 창고의 물리적 구조와 분위기도 그대로 살렸다. 관람객은 열린 작품 창고 안에서 작품이 보관된 랙 사이를 자유롭게 지나다니며 작품의 표면과 질감, 뒷면까지 세세히 관찰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경기미술창고’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경기지역 시각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경기문화재단의 사업이다. 당시 전시와 작품 판매가 중단된 상황에서 재단은 예술가들의 생계 안정과 창작 활동의 지속을 위해 작품 203점을 매입해 공공이 소유하는 미술 컬렉션을 조성했다. 이후 컬렉션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미술 제도권으로의 진입이 어려운 청년 신진작가들의 작업과 그래피티 아트, 아트토이, 일러스트 등 비주류 대중미술장르의 작품을 수집해왔으며, 현재까지 총 302점을 보유하고 있다. 소장 작품들은 국내외 여러 예술공간과 도내 초·중·고등학교, 공공시설 등 지역 사회 곳곳에 대여돼 도민과 일상에서 만나고 있으며, 대여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신규 작품 구입에 사용돼 공공 컬렉션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을 실현해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경기미술창고 컬렉션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재단의 공공적 역할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로잡은 한국 현대 도자…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앙코르 전시

홍콩에서 2만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찬사를 받은 한국현대도예전 ‘변주; 한국 전통 도자의 재해석’이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앙코르 전시로 개최된다. 한국도자재단은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대표 예술 전시회 ‘2024 파인아트 아시아’에 참가해 선보인 한국현대도예전을 국내 관람객을 위해 새롭게 재구성했다. 오는 8월31일까지 경기생활도자미술관 2층 전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조선백자의 유려한 곡선미, 고려청자의 비색과 연리문 장식기법, 철화·청화백자의 회화적 표현 등 한국 도자의 대표적 특성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며 이어지는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는 강민수, 김덕호, 김호정, 박성욱, 양지운, 유의정, 이동하, 이송암, 이정용 등 총 9명의 한국 현대 도예가가 참여해 한국 전통 도자의 제작 기법과 형태 등을 작가만의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오브제 작품 11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관람객이 작품 세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각 전시 공간마다 참여 작가별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민수 작가는 양구 백토와 장작가마라는 전통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18세기 백자대호, 이른바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부드러운 곡선과 자연스러운 균형미로 조선 백자의 소박하고도 고귀한 미를 그대로 구현했다. 또 김덕호 작가는 조선백자의 ‘면치기 기법’과 고려청자의 ‘연리문 기법’을 접목한 ‘흔적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스며든 백자를 선보인다. 김호정 작가는 고대 빗살무늬 토기와 조선백자에서 형태를 차용하고 청화·철화 등의 색감을 장식적으로 더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미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조선 초기 분청사기 ‘덤벙 기법’을 활용해 분장토 고유의 철학적 미감을 탐구한 박성욱, 고려 전통공예의 ‘금입사 기법’으로 도자 표면의 장식성을 확장한 양지운, 고려청자 특유의 ‘비색’을 바탕으로 색채 스펙트럼을 넓히며 전통 색의 가능성을 실험한 이동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밖에 전통 흑자의 정서와 작가의 내면 세계를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한 이송암, 조선 후기 가마터에서 발굴된 백자편 속 ‘갑발’ 요도구를 모티프로 백자 본연의 물성과 구조를 재해석한 이정용, 조선 청화백자의 형태인 ‘입호’를 중심으로 ‘용문’, ‘모란당초문’ 등의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유의정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세계 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은 한국 현대 도예의 수준과 가능성을 국내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전통 도자의 미학과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확장해 나가는 작가들의 실험과 열정을 만나보고 우리 도자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함께 느껴보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수 자연 유래 천연의약품 녹용 下 [알기쉬운 한의약]

앞서 녹용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어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는 효능에 대해 살펴봤다. 그러나 여전히 녹용에 관한 오해가 많기에 이것도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녹용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질문은 임상 20년 동안 항상 진료실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부끄럽지만 녹용을 활용해 6개월 동안 12㎏ 감량에 성공한 필자의 예를 설명한다. 다이어트에는 녹용 한약뿐 아니라 식이요법, 운동 등 철저하게 계획적인 노력이 수반됐지만 녹용 한약을 통해 몸이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임할 수 있었다. 녹용 한약의 칼로리를 계산하면 실제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니 녹용 한약 자체가 살을 찌게 하지 않는다. 녹용을 통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건강이 개선돼 식욕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식욕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항진되는 것은 아니다. ‘녹용을 먹으면 살찐다’는 말은 비싼 녹용을 먹지 않기 위한 핑계인 경우가 많고 솔직히 살이 찌는 이유는 한약 때문이 아니라 무절제한 식탐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는 고지방 음식 섭취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녹용을 섭취하면 머리가 나빠질 수 있다는 오해 역시 사실무근이다. 앞서 언급한 녹용의 주요 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나 레시틴은 두뇌 활동 개선을 위해 일부러 섭취하는 약인데 천연 의약품인 녹용의 주요 성분이니 이 또한 오해다. 녹용을 섭취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되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다. 지난 가을 뉴질랜드 남섬 제럴딘 사슴농장에서 맑은 눈의 사슴 떼를 만났다. 순하디 순한 사슴의 눈을 마주하며 손에 가득 먹이를 올리고 20년 임상 경력 한의사는 처음으로 사슴과 교감하며 가슴 깊이 울리는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글을 통해 대중에게 근거 없이 퍼진 녹용의 이야기를 바로잡으며 그때 그 사슴의 명예 회복에 동참해본다. ● 관련기사 : 순수 자연 유래 천연의약품 녹용 上 [알기쉬운 한의약] https://kyeonggi.com/article/20250512580193

“가장 오래된 과학, ‘천문학’을 들여다보다”…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外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머리 위 별들을 나침반으로 길라잡이 삼아왔다. 밤하늘을 품은 우주는 태초의 기원이자, 오래된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다. 국내 우주항공의 시대를 기념하는 국가기념일인 제1회 ‘우주항공의 날’(27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과학 ‘천문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소개한다. ■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11월의 어느 밤, 이제 막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연극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길목에 아쉬운 마음을 담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수십억 년의 세월이 쌓여 만들어진 그곳에서 이들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유성이 지나가고 둘은 조용히 소원을 빈다. 마침내 그 소원이 이뤄졌을 때, 남자는 당시는 회상하며 ‘그 밤, 내 인생이 바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의 서문 속 이야기이자 저자인 로베르토 트로타 본인의 러브 스토리다. 우주론학의 세계 권위자이자 이론물리학 교수인 저자가 펴낸 책은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한 편의 시와 같다. ‘별이 없었다면 인류는 어떤 존재였을까?’라는 과학자의 의문에서 시작된 책은 철학, 수학, 천문학, 우주 탐사, AI까지 아우르며 별에서 출발한 인류 문명의 궤적을 따라간다. 동시에 지구와는 정반대의 ‘칼리고’라는 별이 보이지 않는 대체 지구를 문학 가설로 탄생시켜 SF 소설과 같은 몰입감을 전한다. 책은 ‘시인처럼 글을 쓰는 천문학자의 매력적인 인류 역사’(월스트리트저널), ‘황홀한 글’(네이처)이라는 평을 받으며,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스미스소니언’의 ‘2023 최고의 과학책’으로 꼽혔다. ■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태양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의 저자 지웅배 박사는 다소 엉뚱해 보이고 어린아이처럼 느껴지는 이러한 지적 호기심이 천문학을 발전시키는 훌륭한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천문학 역사의 중요한 이론들은 ‘왜 저 별은 그렇게 움직일까?’, ‘지구는 정말 중심일까?’와 같은 사소하지만 거대한 의심과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책은 우리가 놓치기 쉽지만, 중요한 질문들을 다루며 거대하고 광활한 우주의 이야기를 평범한 ‘지구인’들에게 흥미롭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초록색 별은 왜 없지?”라는 질문 하나에서 우리가 빛을 인식하는 방식, 별의 온도와 스펙트럼까지 파고들며 “외계인은 정말 없는 걸까?”라는 의문에서는 우주 생명체 탐사의 현재와 과학적 증거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주는 왜 깜깜하며, 우주의 끝은 어디이고, 블랙홀은 얼마나 뜨겁고 무거울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철학의 문까지 이른다. 저자는 ‘1.4kg의 우주’라는 별명을 가진 인간의 뇌 신경이 우주와 어떤 유사성을 지니는지 살피며 우주와 인간의 연결고리는 두텁다고 말해준다.

알츠하이머병 놓쳤다가 치매된다

최근의 일이나 대화 내용을 반복해 잊는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보통 가벼운 기억력 저하로 시작된다는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50~70%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알츠하이머 발병…쉽게 화 내거나 무기력, 우울감, 수면장애까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은 베타 아밀로이도라는 작은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돼 침착되면서 뇌의 신경세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이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여성, 저학력, 우울증, 두부 손상 병력, 청력 저하도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hippocampus)가 질병 초기부터 손상되기 때문이다. 해마의 주변부 손상이 발생하면서 왼쪽 측두엽 및 두정엽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한다. 또 오른쪽 측두엽과 두정엽이 손상되면 길을 잃는 증상이 발생하는데 드물게는 왼쪽 측두엽과 두정엽이 먼저 침범해 말을 더듬고 이해력이 떨어지는 로고페닉 실어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가 진행돼 전두엽까지 손상되면 성격 변화가 생겨 쉽게 화를 내거나 부지런하던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 밖에 우울감, 의심 증상, 식욕 변화, 수면장애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보호자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 인지기능검사 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전문의가 병의 양상을 확인한 후 일상생활 기능 검사, 혈액검사 등을 실시하고 MRI 및 CT 등의 뇌 영상 검사를 통해 뇌의 구조적, 기능적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이와 함께 뇌의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PET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 필요… 초기 약물과 비약물 치료 병행 도움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완전한 치료 방법은 없다. 다행히 최근에는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같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면역 치료법이 등장해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는 뇌 손상이 심하지 않은 전단계나 초기 환자에게 유용하다. 이전부터 사용돼 오던 아세티콜린 분해요소 억제제는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며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에게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증상 개선 치료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인지재활치료, 기억력·현실 지남력 훈련 등 비약물 치료도 시도하는데 이 역시 가능한 조기에 진행할수록 효과가 좋다. 김종헌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하다”며 “운동 및 청력 저하 예방과 치료, 올리브유, 등푸른 생선을 포함한 지중해식단, 카레 등이 치매 예방에 효과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이나 음주같이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의 완벽한 치료법은 아직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약물과 비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경미한 기억력 감퇴, 업무 능력의 저하 등 초기 전조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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